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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209호

■ 시선집중

황해남도 곡창지대, “올해 생산량 예상보다 적어 암울”

황해남도 농촌 경영위원회에서는 황해남도 지역에서도 큰 벌을 끼고 있는 군들의 농사가 잘 안됐다고 밝혔다. 재령군의 경우 서해 지역에서 큰 벌을 끼고 있는 곡창지대로써 벼농사를 기본으로 짓고 있다. 작년에 수해 피해로 생산량이 적어 올해 춘궁기에 굶어죽은 사람들이 생길만큼 농민들의 식량 고생이 막심했다. 특히 다른 지역에서 풀죽을 먹는 동안 이 지역의 일부 주민들은 나무껍질을 벗겨 먹는 극한 상황에까지 치닫기도 했다.

재령군의 올 가을 수확을 기대하기도 어렵게 됐다. 굶주린 농민들이 일하러 나오지 않아 농사가 제대로 안됐고, 올해 날씨가 가물어 논밭의 물이 마른데다 작년 수해 때도 농경지들이 많이 없어졌는데, 올해 7월 중순에 쏟아진 폭우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파괴된 농경지가 많았다.

연안군과 배천군 등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큰 벌이 있는 농촌지역일수록 요소와 질안비료를 약 1.5배 더 공급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농작물 상태가 썩 좋지 않다. 황해남도 지역을 둘러본 중앙당 농업부문의 한 관리일꾼은 “서해 지역을 보면, 벌을 크게 낀 군들일수록 농사가 잘 안 되어 내년이 올해보다 더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농업성, 수확고 판정 위해 각 시, 군 파견

지난 8월 17일, 농업성에서는 각 시, 군 농촌경영위원회에 올해 알곡농사 수확고를 파악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각 시, 군 농촌경영위원회 일꾼과 인민위원회 부원들은 매 농장마다 방문해 옥수수와 벼 등 논밭의 알곡 수량을 조사해 수확량을 산출하게 된다.

예전에는 해당 지역의 농촌관리위원회의 기사장과 기술원들이 알곡 수확고 판정을 했는데, 허위보고가 너무 심해 작년부터 판정 인원을 시, 군 일꾼들로 교체했다. 시, 군 일꾼들은 농촌에 내려가 리관리일꾼들에게 허가받지 않고서도 모든 논밭에 들어가 평당 알곡을 조금씩 뜯어 수분 %를 환산하고, 정보당 수확고를 예측한다. 리농장관리일꾼들은 수확고 판정을 하는 시, 군 일꾼들에게 수량을 줄이거나 늘리기 위해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

■ 경제활동

원산시 갈마동 옥수수 모아 가난한 이웃 도와

강원도 원산시 갈마동 23 인민반에서는 극빈 생활을 하고 있는 세대에 통옥수수를 십시일반 모아 도와주었다. 이번에 도움을 받은 사람은 김성만씨로, 그의 아내는 오랫동안 굶주리다가 지난 5월에 사망했고, 아들은 올해 중학교를 졸업했으나 얼마 전 공장에서 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쳤다. 집에 하도 먹을 것이 없어 군대에 가려고 자원했으나 몸이 너무 허약해 불합격 판정을 받고 인근 공장에 취직을 했지만 올 7월에 사고를 당한 것이다. 김성만씨 자신도 건강이 나빠 생계벌이를 할 수 없는 처지다.

이들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인민반장과 동사무소 소장, 그리고 동사무소 일군들이 생활필수품 몇 점과 끼니거리를 간간이 마련해주었다. 또 각 가정에서도 다들 어려운 형편이지만, 다만 통옥수수 200g씩이라도 도와주었다. 인민반장은 “도움을 주게 되서 기쁘지만 언제까지 도와줄 수도 없는 노릇이라 먹을 것이 떨어지면 이 사람들이 또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옥수수 훔치지 말라”고 하자,“돌격대원에게 지원하는 셈 치라”

평안북도 태천군 덕흥리와 은흥리에는 물길 공사에 동원된 돌격대들이 거주하고 있다. 돌격대원들이 와 있는 올 여름 이 지역 옥수수 밭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고되고 힘든 일을 하면서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돌격대원들이 인근 농장 밭이나 개인들의 텃밭에 들어가 옥수수를 휩쓸었기 때문이다. 채 여물지 않은 옥수수를 닥치는 대로 뜯어가느라 옥수수 밭이 형편없이 망가졌다.

농장 관리위원회에서는 여러 차례 물길 공사 지휘부를 찾아가 농장밭과 개인들의 텃밭 피해 실태를 전하고, 대책을 마련해 달라 요청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물길공사 지휘부에서는 “나라의 중대한 일을 하고 있는 우리 돌격대원들에게 지원 사업을 하는 셈 치라”고 응수했을 뿐이다. 농장원들과 주민들은 물길 공사 돌격대가 도적 무리나 다름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1군단 46사단 춘궁기 때 풀밥으로 연명

강원도는 전반적으로 군대 부업지가 적기 때문에 군관 가족들의 생활이 대단히 곤란하다. 군대에 식량이 들어온다고 해도 군관들이 중간에 빼돌리는 바람에 일반 사병들에게까지 식량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1군단에는 가급적 배치 받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강원도 1군단에서 군사 복무를 마친 한 제대군인은 올해 4월 말부터 6월까지 하루 두 끼를 풀밥으로 연명했다고 전했다. 간혹 옥수수 낱알이 섞인 밥을 먹을 때도 있었지만, 많지는 않았다고 한다.

1군단 46사단에 배치된 군인들의 건강 실태를 보면, 100명에 40-50명이 영양실조에 걸렸다. 심한 영양실조에 걸려 집으로 돌아가라는 조치를 받은 군인들도 상당수 된다. 그러나 앙상한 몰골로 집에 돌아가면 부모님들이 끌어안고 내내 통곡하며 가슴 칠 것이 뻔하다며, 고향에 돌아가기를 꺼려하는 군인들도 있다. 이런 여론을 반영해 일부 중대에서는 영양실조자만 따로 모아 보양 치료를 하고 있다.

황해남도 곡창지대, “올해 생산량 예상보다 적어 암울”

황해남도 농촌 경영위원회에서는 황해남도 지역에서도 큰 벌을 끼고 있는 군들의 농사가 잘 안됐다고 밝혔다. 재령군의 경우 서해 지역에서 큰 벌을 끼고 있는 곡창지대로써 벼농사를 기본으로 짓고 있다. 작년에 수해 피해로 생산량이 적어 올해 춘궁기에 굶어죽은 사람들이 생길만큼 농민들의 식량 고생이 막심했다. 특히 다른 지역에서 풀죽을 먹는 동안 이 지역의 일부 주민들은 나무껍질을 벗겨 먹는 극한 상황에까지 치닫기도 했다.

재령군의 올 가을 수확을 기대하기도 어렵게 됐다. 굶주린 농민들이 일하러 나오지 않아 농사가 제대로 안됐고, 올해 날씨가 가물어 논밭의 물이 마른데다 작년 수해 때도 농경지들이 많이 없어졌는데, 올해 7월 중순에 쏟아진 폭우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파괴된 농경지가 많았다.

연안군과 배천군 등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큰 벌이 있는 농촌지역일수록 요소와 질안비료를 약 1.5배 더 공급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농작물 상태가 썩 좋지 않다. 황해남도 지역을 둘러본 중앙당 농업부문의 한 관리일꾼은 “서해 지역을 보면, 벌을 크게 낀 군들일수록 농사가 잘 안 되어 내년이 올해보다 더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농업성, 수확고 판정 위해 각 시, 군 파견

지난 8월 17일, 농업성에서는 각 시, 군 농촌경영위원회에 올해 알곡농사 수확고를 파악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각 시, 군 농촌경영위원회 일꾼과 인민위원회 부원들은 매 농장마다 방문해 옥수수와 벼 등 논밭의 알곡 수량을 조사해 수확량을 산출하게 된다.

예전에는 해당 지역의 농촌관리위원회의 기사장과 기술원들이 알곡 수확고 판정을 했는데, 허위보고가 너무 심해 작년부터 판정 인원을 시, 군 일꾼들로 교체했다. 시, 군 일꾼들은 농촌에 내려가 리관리일꾼들에게 허가받지 않고서도 모든 논밭에 들어가 평당 알곡을 조금씩 뜯어 수분 %를 환산하고, 정보당 수확고를 예측한다. 리농장관리일꾼들은 수확고 판정을 하는 시, 군 일꾼들에게 수량을 줄이거나 늘리기 위해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

사료용 묵지가루 배급했다가 처벌

평양시 주변구역에 있는 한 축산 협동 농장에서는 너무 먹을 것이 없어 농민들에게 사료용 옥수수 묵지가루 3kg을 배급했다. 여름이 지나면서 먹을 것이 떨어진 농민들이 더 이상 일하러 나오지 않은데 따른 고육책이었다.

농장 관리위원장이 조회시간마다 “식량난을 이겨내고 농장을 잘 경영해 나가자”고 얘기하고, 저녁에는 일하러 나오지 않는 농민들의 집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나오라고 독촉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싸늘했다. “소나 말도 먹어야 일할 수가 있는데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니냐, 먹지 못하고 어떻게 일하나? 먹을 것을 농장에서 해결해 주지 못하니 자체로 해결해 나설 수밖에 없지 않나. 아니면 그 누가 해결하여 주겠는가?”라는 것이 농민들의 항변이다.

하는 수 없이 가축들에게 사료로 주고 있는 옥수수 묵지 가루 일부를 배급해준 것인데, 검찰소에 신고가 들어갔다. 이 농장 관리위원장은 “대중을 불러일으켜 세울 줄도 모르는 가”라며 호된 비판을 받고, 축산업에 피해를 준 데 대한 책임을 물어 권리정지 6개월 처분을 받았다.

안주시 운송리, 춘궁기 아사자 38명

올해 춘궁기에 평안남도 안주시 운송리 농장에서 굶어죽은 농민은 모두 38명이다. 8월에 햇옥수수와 줄땅콩 등이 나오면서 지금은 굶어죽는 사람은 없어졌으나, 일하러 나오지 않는 농민들의 수는 여전히 많다. 운송리 농장은 올해 춘궁기를 넘기려고 돈 많은 개인들에게서 식량을 꿨는데, 올 가을에 벼 8-12톤을 갚아줘야 한다. 올해 농사가 잘 안 되는 바람에 벌써부터 빚 갚을 걱정이 크다.

■ 논평

축산업을 유지하려니 사람 목숨이 가축 목숨보다 못해

이번 주엔 북한 정부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지도 모를 소식이 전해졌다. 평양 주변구역의 한 축산협동농장에서 먹을 것이 없는 농민들에게 가축 사료를 배급했다는 소식이다. 이 소식이 충격적인 것은 사람에게 가축 사료를 줬다는 사실이 아니라, 이 때문에 가축들이 먹을 게 없어져 축산업에 피해를 줬다는 이유로 그 농장관리위원장이 6개월 권리정지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올해 농민들은 가축 사료로 준 옥수수 묵지가루보다도 더 나쁜 풀을 뜯어 먹으며 근근이 연명해왔다. 여름이 지나면서 미국의 지원 식량도 벌써 떨어지고, 햇곡식은 인근 부대나 건설노동자들과의 피 터지는 경쟁 속에 무장경비까지 서 가며 어렵게 지켜내고 있다. 농업성에서 알곡 수확고를 추산하기 위해 각 농장에 사람들을 파견했더니 다들 암울한 보고만 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먹을 게 없으면 쓰레기장을 뒤져서라도 먹고살아야 하는 게 사람목숨인지라 농장관리위원장 입장에서는 당장 입에 풀칠할 수 있도록 가축사료라도 내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 목숨을 살리겠다고 가축을 굶겨 죽이는 바람에 축산업에 피해가 생겨 농장 관리위원장이 책임을 져야하는 것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사실 이 소식만으로는 북한 관리들이 축산업을 보호할 책무와 농민들의 목숨을 지킬 책무 사이에서 어떤 갈등과 고민을 겪고 있을지 속속들이 알기는 힘들다. 다만 사람 목숨을 살리기 위해 가축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하는 현실, 또 가축 목숨을 살리기 위해 사람 목숨을 외면해야 하는 현실이 매우 가슴 아프고 안타까울 뿐이다. 몇 번이고 강조하지만, 지금이라도 한국 정부는 북한에 조건 없이 식량을 지원해야 한다. 그것만이 현재로서는 사람 목숨도 살리고 축산업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