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오늘의 북한소식 309호

■ 시선집중

평양, 오늘 외화 사용 금지 공시 내려

평양시는 오늘 외화 사용을 금지한다는 공시를 내렸다. 이에 각 외화상점의 전기제품 매대를 비롯한 각 매대가 텅텅 비었다. 한때 돈 있는 사람들은 겁에 질려 전기 제품을 몽땅 사들이는 소동이 벌어졌다. 신의주에서는 화교집을 찾아가 미화 1백 달러를 주고, 환율 대비 40% 액수의 중국 돈으로 교환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달러는 사용이 금지됐지만, 인민폐는 사용 가능하다는 소문 때문이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돈주들의 촉각이 예민하게 곤두서있다.

주민들, 타인과 마주서면 입 봉인

버릴 수도 어쩔 수도 없는 돈을 처리하려고 주민들 사이에 갖가지 방식이 나타나자, 전국적으로 보안원들이 일체 잠복 상태에 들어갔고, 일부는 주민 동향을 은밀히 수집하고 있다. 이를 눈치 챈 주민들은 친한 지인과 가족들에게 “타인과 마주서면 절대 입을 봉인하라”고 주의를 주고 있다. 신의주 채하시장에서 과일 장사를 하던 김금숙(가명)씨는 “올해가 변이 나는 해라고 자꾸 선전하길래 무슨 변인가 했더니 이런 변이였다고 사람들이 통탄한다. 배급을 풀어주고 이러면 아무 말도 안하겠는데, 3일 굶으면 못할 짓 없다. 암담한 앞날을 앞두고 한숨만 나온다. 우리 집은 앞으로 2천원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어떻게 살란 말이냐”고 한탄했다.

평북 철산군, 2일째 쌀 한 됫박에 25만원 거래

평안북도 철산군 철산읍 장마당에서는 12월 1일 장날까지도 비교적 조용했다. 그런데 오늘(2일) 인근 농촌마을 농민들이 소식을 들었는지, 쌀 한 됫박씩 들고 나와 25만원에 팔고 있다. 10만원은 교환할 돈으로 챙기고, 나머지는 옷을 사고 있다. 그동안 장사를 못해 큰돈을 쥐어보지 못했던 농민들은 이번에 교환 돈 10만 원 이상을 챙기려고 부랴부랴 쌀을 판매하려 분주한 모습이다.

신의주, 쌀 1됫박에 한때 30만 원까지 치솟아

12월 1일, 평안북도 신의주 남송시장에선 쌀 한 됫박이 한때 30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인근 농촌의 농민들이 쌀을 팔러 남송시장까지 나와 30만 원에 팔고 갔다. 이밖에 솜옷은 한 벌에 25만 원, 콩기름 한 병에 25만원, 고구마 1kg 6만원에 거래됐다. 석탄덩이는 100개에 4달러였고, 원주필(볼펜)만한 양초 10대 한 묶음들이로, 6묶음이 1달러에 팔렸다. 화폐 교환이 전격 실시되기 바로 전날 100달러에 40만원이었던 것을 기준으로 상인들끼리 임의로 정한 가격이었다. 옥수수국수 1kg는 옥수수 1.3kg하던 것이 2kg와 교환됐다.

신의주 채하시장에서는 돼지족발 1kg에 10만원, 도루묵 1kg에 6만원, 고양이담배 한 곽에 1만원, 배추 한 통에 5천원, 사탕 1kg에 1만 원 등으로 가격이 치솟았다. 돈 보따리 들고 와서 물건을 닥치는 대로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매우 침통한 기색인데 아무도 불평 한 마디 못하고 있다. 사회 제일 밑바닥에서 피땀흘려 돈을 벌던 여성들은 너무 기가 막혀 눈물만 줄줄 흘리는 모습이다. 길가에 앉아 빼람 장사를 하던 할머니는 화폐 교환 소식에 그 자리에서 기절하는 일도 있었다. 그 할머니는 그동안 식구들 먹여 살리려고 제대로 못 먹고 못 입으면서 악착같이 돈을 모았는데, 그 돈이 4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화폐 개혁 내각 결정 내려져

화폐 교환에 관한 내각 결정 제423호가 내려졌다. 제423-1은 “인민생활 안정과 향상을 위하여”이고, 2는 “경제관리체계와 질서를 바로잡기 위하여”이다. 한편 화폐교환 관련 부정행위에 대해 “무자비하게 징벌하라”는 내적 지시가 내려졌다. 1992년도 화폐 개혁 때와 달리, 이번에는 모두 당에서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신의주, 신종 독감 발생

평안북도 신의주에서는 신종 독감이 돌고 있다. 어제, 오늘 담당 의사들이 집집마다 돌면서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오늘은 열나는 사람들이 어제보다 더 많아졌다고 한다. 일반 감기처럼 시작해 기침이 심해지고, 발열현상에 뼈마디가 쑤시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혜란(가명)씨는 어린 딸이 감기에 걸린 줄 알았는데 기침이 너무 심해 진료를 받았더니 신종 독감이라 들었다고 한다. 서씨는 “의사가 돼지 비루스(바이러스)에 발생한 신형 비루스 독감이라고 하던데 개성지구는 완전 차단됐다고 하더라. 딸아이가 이젠 폐가 막 아프다고 한다. 해열제든 항생제나 비타민이든 무슨 약이든 필요한데, 지금은 어디서도 살 수가 없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의사들은 신종 독감 치료제는 아니지만, 일단 3세대 항생제 세프탁심이라는 정맥주사용 약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소한 페니실린병 들이로 한 크루(10대)가 있어야 하는데, 개인 약장사들에게 가면 한 대당 1,200-1,300원 했지만 지금은 구하기가 어렵다. 화폐교환이 시작되면서 판매가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신종 독감 바이러스에 국가적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