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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338호

■ 여성/어린이/교육

신의주 중학생들, 과수밭 조성 위한 노력 동원

평안북도 신의주에서는 닭 공장 주변 야산에 과수밭을 조성하기 위해 시내 중학생들을 노력동원하고 있다. 지난 3월 19일, 종일 비가 내려 스산한 날씨였는데도 아이들은 도시락을 싸들고 노력동원에 나섰다. 작업은 일인당 5미터 정도의 구덩이를 파는 일이었다. 일명 전호파기라고 하는데, 땅에 돌이 많아 쉽지 않은 작업이다. 작업장까지 버스비 왕복 600원에, 일공노동이라 도시락을 2개씩 싸서 가야하는데 나흘째부터 아이들이 하나둘 지쳐 나가떨어지기 시작했다. 일공노동은 하루 보통 8시간 이상 노동을 말하는데, 어른들도 너무 고된 일정이라 원래 아이들에게는 일공노동을 시키지 않기로 되어 있다. 아이들에게 노력동원을 시킬 때는 그저 아침에 와서 잠깐 일하고 점심 먹고 보내는 식인데, 이번에는 일공노동을 시켜서 아이들이 며칠 못 가 기진맥진하게 된 것이다. 부모들은 부모들대로 도로 포장에 쓸 자갈을, 직장에 다니는 세대는 200kg, 부양세대는 250kg씩 바쳐야한다. 만약 못 내면 kg당 20원씩 해서 4,000-5,000원씩 현금으로 바쳐야 한다. 2차 인분토 과제도 세대당 2톤이 내려왔는데, 이것도 못할 것 같으면 돈으로 내야한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부모는 부모들대로 각종 세외부담에 치여 허기진 배가 더 허기지다며 아우성이다.

■ 사회

신의주 인민반 강연회, “평안남도, 구제역 돌아”

지난 3월 20일, 평안북도 신의주에서는 인민반 강연회가 끝날 무렵 “평안남도 일부 지역에서 구제역이라는 가축 전염병이 발생했다”고 간단히 언급했다. 원래 가축들에게 발병하는데, 일부 사람들에게도 증상이 나타났지만 역학조사 결과 가벼운 증상이라고 했다. 구제역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그저 외국에서 들어온 것 같다고만 짧게 덧붙였다.

청진-회령 버스, 하루 6대에서 2대로 감소

화폐교환 조치 이후 장사가 잘 안 되자, 청진과 회령을 오가는 버스도 뜸해졌다. 예전에는 하루 6대가 운행했는데, 이제는 2대만 다니고 있다. 그마저 버스 손님들이 없어 떠나지 못하는 때도 있고, 유류비가 올라 기름이 없어 운행하지 못할 때도 있다. 운행 대수가 대폭 줄면서 버스비는 더 비싸졌다. 2월까지만 해도 600원 하던 버스 요금이 지난 3월 1일부터 1,500원으로 껑충 뛰었다.

■ 정치생활

전국 보안당국, 도시 소요 발생 움직임에 경계령

중앙당에서는 일부 대도시에서 소요현상이 일어날 조짐이 있다며 전국 보안당국에 경계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북한 국내 정세가 매우 긴장한 상태로, 화폐 교환 조치 이후 소요 발생 기미가 보이자 24시간 근무령을 내린 것이다. 현재 주민들은 생활이 더 힘들어지고, 굶어죽는 세대들이 늘어나자, 국가에서 하는 말을 이젠 더 이상 믿지 않는 분위기다. 이에 보안당국에서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어떤 작은 변화라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평안북도 신의주의 전쟁 로병들은 먹을 것이 없다며 시당과 도당에 줄기차게 신소를 올리고 있다. 단천과 평성 등지에서 전쟁 로병들이 시당에 몰려가 시위하던 것과 달리 다소 온건하지만 끈질기게 신소를 올리고 있는데, 이는 집단으로 몰려가 시위하는 것이 사회를 불안하게 만든다며 당에서 철저히 진압하기 때문에 나온 고육지책이다. 신의주의 빈민지구라 할 수 있는 수문동과 민포동 지역에서는 대다수 집에서 먹는 문제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못하고 아이들은 먹을 것을 찾아 밖으로 떠돌고 있다. 함흥과 원산, 강계 등지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앞으로 길거리마다 죽은 시체를 보게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태가 점점 악화되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들 지역의 보안당국에서는 여타 지역들보다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 경제활동

<표2> 3월 달러가격 변동 표

3월 달러가격 변동 표

(단위: 1달러/북한 원)

2일3일4일9일11일12일13일18일19일20일22일
달러1,6001,9302,3001,5001,6301,4501,4001,300800400700

<표1> 함경북도 청진 2-3월 쌀, 옥수수 가격

함경북도 청진 2-3월 쌀, 옥수수 가격

(단위: kg/북한 원)

2월 5일2월 20일3월 1일3월 5일3월 10일3월 20일
4505508001,4001,200530
옥수수280220270550530250

외화 시세 불안정, 쌀값은 급락

평양에 3월 배급이 풀리고, 시장에 쌀이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3월 셋째 주부터 식량 값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평양은 3월 첫째 주만 해도 800-850원대를 유지하다가, 15일경 680원대로 떨어졌고, 3월 20일 현재 300원이다. 함경북도 청진의 경우에는 3월 5일 kg에 1,400원까지 올라갔던 쌀값이 20일 현재 450원대로 떨어졌다(표1 참고). 외화 시세 역시 급락을 거듭하면서도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이다. 3월 4일, 1달러에 2,300원까지 올랐던 가격은 3월 9일 1,500원, 12일 1,450원, 14일 1,300원으로 떨어지더니, 19일에는 800원으로 크게 떨어졌고, 급기야 바로 다음날인 20일에는 400원으로 푹 내려앉았다. 그러나 이틀만인 22일 현재 다시 700원으로 올라서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표2 참고).

■ 식량소식

황해북도 식량난 심화, 노동자들이 더 심해

황해북도 사리원을 비롯해 황주군, 서흥군, 봉산군 지역의 식량난이 심화되면서 굶어죽는 사람들의 수도 늘고 있다. 농촌 지역에서는 군량미를 바친 뒤 결산분배량이 세대당 2-3개월도 못되는 집이 많았다. 그래도 장사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던 노동자들보다는 아직까지 사정이 다소 나은 편이다. 2008년도에 식량난의 직격탄을 맞아 많은 농민들이 굶어죽었던 기억 때문에 정 가난한 집 아니면 알곡을 수중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난 화폐 교환 조치 때 현금을 받은 덕분에 알곡을 시장에 내놓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반면 노동자들은 갖고 있는 현금이 제한돼있고, 알곡을 사먹고 싶어도 시장에 식량이 잘 나오지 않을뿐더러 그 가격 역시 너무 비싸 상황이 더 어렵다. 배급이 일절 없기 때문에 식량을 사먹어야 하는 집들에서는 옥수수묵지가루죽이나 국수를 끼니로 대충 때우는 집들이 많다. 영양이 부실한 식사를 간헐적으로 하다 보니 얼굴과 손발이 퉁퉁 붓거나 힘이 없어 일하러나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덩달아 살인, 강도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도 심해지고 있다. 황해북도 어느 지역엘 가든 저녁 7시가 넘어가면 큰길과 골목길에 사람구경하기가 어렵다.

평양시, 3월 배급 완료

평양시는 최근 중국에서 구입한 식량으로 3월 상·하순 배급을 완료했다. 3월 상순 배급은 입쌀 대 옥수수를 5대 5로 분배했고, 하순엔 4대 6으로 주었다. 평양 국가과학원 산하 연구소에 다니는 아버지와 아들이 있는데 3급으로 하루 공급량이 700g이면 실제로는 절반이 조금 넘는 450g을 받았다. 상순 배급으로 450g을 15일 동안 받는다고 계산하면 아버지와 아들은 각각 6.75kg씩 받은 것이다. 여기에 부양자 여성의 공급량이 300g인데 역시 절반 정도만 받을 수 있어 150g을 15일 받는다고 하면, 2.25kg이다. 이런 식으로 세 가족인 이 집은 15.75kg의 알곡을 받았다. 입쌀과 옥수수의 비율이 상·하순이 달라졌지만, 결과적으로 한 달 배급으로 31.50kg을 받았기 때문에 식량 사정이 매우 좋아졌다. 반면 지방들은 올해 들어 지난 2월 16일 명절 배급으로 옥수수영양가루를 받은 것 외에 여전히 아무 배급이 없다.

■ 시선집중

중앙당,“나라의 첫째 무역은 식량” 다시 강조

중앙당은 내각 성 일군들이 참석한 가운데 “백성들의 생활을 급히 추켜세울 데 대한” 회의를 진행했다. 중앙당은 “나라의 첫째가는 무역은 식량”이라고 강조하고, “식량을 들여오는 것은 외국의 어느 나라든지 제한하지 말고, 국내 내부의 무역 원천을 모두 동원하여 마련하라”고 거듭 지시했다.

중앙당, 모든 물가 “100대 1로 환산하라”

중앙당에서는 내각에 “모든 물가를 100대 1로 환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동안 주민들에게 각종 강연을 통해 “화폐를 100대 1로 교환해주었다고 해서, 상품도 100대 1로 파는 것이 아니”라고 선전해왔던 것과 달라진 태도다. 화폐 교환 조치 초기만 해도 주민들은 100대 1로 환산해 물건을 거래하며, 돈의 가치가 그만큼 올라가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당국에서는 100대 1로 환산해 물건을 거래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공시가격으로 시장 물가를 정돈시키려는 의도에서였다. 그러나 이런 의도와 정반대로 100대 1 환산가격보다 물가가 더 가파르게 상승했고, 식량이 시장에 안 풀리면서 굶어죽는 사람들이 나타나자, 3월 들어 물가를 100대 1로 환산하기로 한다는 결정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내각의 1차 회의에서는 “물가가 (공시가격보다) 몇 십 배로 올라 계속 이렇게 가다가는 정부가 거짓말한 것이 된다. 사람들이 처음에 인식했던 대로 100대 1 가격으로 생각하고, 국가 기업 관리운영도 마찬가지로 한다”고 했다. 2차 회의에서는 내각 성마다 ‘백대일 가격 지도소조’를 조직해 각 시, 군에 파견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 지시에 따라 현재 전국 시, 군당에서는 인민위원회와 보안일군들을 뽑아 백대일 가격대로 하기 위한 지도 통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중앙당 백대일 상무위원회에서는 백대일 가격을 지도할 수 있는 학습요강을 전국 시, 군당에 내려 보내, 3월 16일부터 18일까지 각 시, 군당에서는 백대일 상무성원들을 자료에 따라 학습시켰다. 현재 그루빠 성원들이 각 시장에 나가 물가를 통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