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오늘의 북한소식 8호

■ 경제활동

2005년 7월, 국경변에서 팔리는 한국 상품

국경변에서 팔리는 한국 상품

함경북도 두만강 국경변 시장에는 한국 드라마 CD, 녹음기, 녹화기(비디오), 옷, 신발, 시계 등과 같은 한국 상품이 거래되고 있다.

중국에 왕래하는 사람들이 많아 한국 영상물이 담긴 CD를 구입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얼마 전까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흥행했던 프로그램으로 , , , , , 등이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의 주제곡이 북한의 혁명적인 노래들보다 아동들의 정서에 맞고 현실감이 있다고 좋아한다.

한국 영상물이 담긴 CD는 한 장에 600원 정도에 팔린다. 그러나 입수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그냥 넘겨주면 넘겨주지 팔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국 영상물을 보다 적발되면 처벌을 받으므로 비밀리에 보기 때문이다. 한국 영상물을 보는 사람들은 아직까지 권력층이나 부유층이 많다.

한국 영상물을 접한 주민들의 평가는 좋다. 북한의 방송매체나 영상물보다 자연스럽고 꾸밈이 없고 진실하다고 평가한다.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북한 사회와 남한 사회에 대한 인식이 변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2005년 7월, ‘가내 편의 옷 수리’ 상점

‘가내 편의 옷 수리’ 상점

2002년도 7·1 조치 이전에는 편의 협동 재봉작업반에서 옷 수선을 했다. 재봉반에는 4시간 감정대상자들 7-8명 가량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재봉반 노동자들은 재봉틀을 두고 함께 모여서 작업을 했는데, 7·1 경제조치 이후 일감이 줄어들면서 각자 집으로 돌려보내졌다. 개별적으로 가내 수작업을 한 뒤 수입금을 기업소에 바치는 식으로 바뀐 것이다. 기업소에 바치는 수입금은 2002년 당시 600원이었는데, 2004년도에는 그 두 배인 1,200원으로 올랐다.

개별적으로 집에서 재봉 일을 하는 사람들은 ‘가내 편의 옷수리’라는 간판을 달고 한다. 결혼 예복, 환갑 잔치 의복으로 양복을 맡기는 경우가 많으며 가끔 한복 수선도 일감으로 들어온다.

양복 한 벌 수선하는데 900원이다. 7?1 조치 이전에는 300원이었다. 3-4일만에 한 벌씩 일감이 들어오면 잘 들어온다고 하는데, 그렇게 한 달에 10벌을 한다고 하더라도 9,000원을 벌기가 빠듯하다. 쌀값이 1kg에 1,000원대까지 올라 옷 수선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으로는 쌀밥 대신 옥수수밥을 근근이 먹게 된다. 게다가 한 달에 10벌 정도의 일감도 들어오기 어려워서 가내 옷 수선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는 힘들다.

* 4시간 감정대상자란?

경로동자. 일반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8시간 기준으로 했을 때, 신체 허약자, 장애인 또는 질병보유자들은 그 절반인 4시간 노동을 한다고 해서 4시간 감정대상자들이라고 한다. 2004년 상반기부터 4시간에서 6시간으로 늘어났다.

2005년 7월, 평안남도 신양군 밀주판매와 숙천군 49호 보양소

밀주 판매

개인이 술을 빚어 파는 것은 불법이다. 그러나 수요가 끊이지 않아 어느 지역에서나 밀주가 성행한다.

전형적인 산골인 평안남도 신양군은 물이 좋기로 유명해서 인근 지역에서 술도 으뜸으로 친다. 이 곳에서는 도토리술을 빚어 판다. 도토리는 주로 한여름에 채취한다. 소토지 농사를 짓는다 하더라도 8월에는 시간이 있어 주로 이 시기에 채취해 말려 보통 겨울까지 보관한다.

하루에 보통 30-40kg 가량의 도토리를 줍게 되는데 300kg 정도의 도토리를 모았을 때 절구통에 찧어 알맹이만 남기면 약 200-240kg 정도가 남는다. 이것을 푹 삶아서 ‘암뿔’(주. 앰플ampoule의 일본식 발음. 약품포장용 용기)에 들어있는 발효시키는 약을 넣고 버무려 48시간 가량 놔둔다.

이것을 다시 통에 담아 담요를 씌워 10일 정도 두면 부글부글 끓어오르다가 가라앉는다. 이것을 가마에 넣어 끓이면 더운 김과 차가운 김이 섞여 나오는데 이것이 술이 된다. 술이 잘 나올 때는 약 35도 농도로 나온다. 여기에 물을 타서 농도를 24-25도 정도로 조정한다.

농한기인 겨울에 주로 술을 뽑지만 이 때는 판매가격이 높지 않다. 공급자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반면 수확기로 한창 바쁜 가을철에 술을 판매할 때는 좀 더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농사짓는 사람들이 술까지 뽑을 여력이 없어 밀주 생산자가 현저히 줄어드는 탓이다.

현금을 받기도 하지만 옥수수로 받는 것을 더 선호한다. 옥수수가 쌀 때 옥수수를 많이 받아 보관해두었다가 나중에 비싸질 때 팔면 이득이기 때문이다.

신양군에서 술 한 병의 용량은 450g으로 계산하는데 술 10리터는 약 20병 가량 된다. 술을 사러오는 사람들은 병으로 사가기도 하지만 리터 단위로 사기도 한다. 겨울에는 술 한 병에 옥수수 0.6kg을 받지만, 가을에는 옥수수 1kg을 받는다.

함경북도 온성군에서는 옥수수로 술을 빚는다. 옥수수를 10kg 정도 가루 내어 빚으면 술이 약 13-14리터 정도 나온다. 수요자가 많은 가을 수확철에는 술 1병에 옥수수 1.2kg을 받고 판매한다. 공급자가 많아지는 겨울에는 술 1병당 옥수수 0.8kg을 받는다.

술을 다른 지역에 넘겨 팔기 위해서는 새벽 3-4시에 집을 나서야 한다. 오전 8시쯤에는 보안원들이 검문을 나와 걸리면 회수를 당하기 때문에 일찌감치 서두르는 것이다.

49호 보양소(정신병원)

49호 보양소(병원)는 남한의 정신병원과 같다. 각 도, 시, 군 소재지마다 한 곳씩 있다. 진료와 검진은 도단위 병원에서 주로 한다. 군 단위의 49호 보양소는 일종의 정신질병환자 관리소라 볼 수 있다. 도 단위의 49호 보양소에서 검진을 해서 일정기간 치료한 뒤 군 단위의 보양소로 환자를 내려 보낸다.

군 보양소는 치료보다 관리에 중점을 둔다. 도 보양소에서 회복불능판정을 받은 환자들이 소속행정단위 보양소로 내려가기 때문이다. 시, 군 보양소에 입원하려면 도 보양소의 치료 병력서가 있어야 한다.

치료방법이란 특별히 없고, 취침 30분전에 한 번 약물을 투약하는 것이 전부이다. 약물의 종류가 극히 제한되어 있고, 동일한 약을 장기 투여하다보니 약물중독에 걸리는 환자들이 전체 환자의 약 30% 이상을 차지한다. 양약의 약물 치료 효과가 없어서 침, 뜸과 같은 한방 치료를 병행하지만, 효과는 여의치 않은 편이다.

약제사들은 도라지, 두충, 대황, 율무, 결명자 등을 직접 가꾼다. 환자들이 정신질병 증세 외에도 심장, 폐, 장 질환 등을 같이 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먹을 것과 먹지 못할 것을 구분하지 못한 환자들이 모래나 흙을 집어먹어 장 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다.

해당 시, 군에 등록된 환자들 중 중환자들은 보양소에 입원한다. 증세가 매우 심한 환자들은 77호 보양소로 보낸다.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기에 정신질환자 사망자와 발병자가 급증하였다. 평안남도 숙천군 보양소에서는 1981년 환자가 약 270명이었으나, 1996년에서 1999년까지 약 50여 명이 사망하였다.

이 시기에 여성 질환자들이 급증하였는데, 특히 산후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굶은 산모들이 많았다. 여성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이런 여성들이었다. 식량난 이후 환자들의 공격성향이 이전보다 높아졌다. 약물이 없기 때문에 병이 더 악화된 사례도 많다.

환자들에게 배급되는 식량은 하루 600g이 정량이나 식량난 이후 450~500g으로 감소되었다. 식량으로 외국에서 지원된 밀가루와 옥수수 가루를 준다. 때로 환자들과 직원들이 산나물을 뜯어 먹기도 한다.

2005년 7월, 국경변 개구리기름 밀매

개구리 기름 밀매

개구리 기름이 노화를 방지하고 정력제 효과 및 만년장수에 효능이 있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매우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이에 북한에서 개구리 기름을 중국에 넘기는 밀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늦가을 첫 서리가 내리면 개구리가 겨울잠에 들어간다. 개구리는 동면 기간 동안 유낭에 저장된 기름을 분해해서 생명을 유지하게 되는데, 이 기름을 채취해서 넘긴다. 개구리 포획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으나 단가가 높아 근절되지는 못하고 있다.

개구리 기름이 중국에서 거래되기까지 몇 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1단계로 개구리를 잡는 사람들이 있다. 개구리 한 마리당 북한 돈 300원을 받기 때문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개구리를 잡아 말린다. 특히 아이들은 개구리철이 되면 학교를 가지 않고 개구리 잡는 데 열중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포획된 개구리들을 넘겨받고, 이것을 받아 중국에 나가는 단계, 그리고 최종적으로 중국 상인에게 넘겨주는 단계가 있다.

기름 1kg을 얻으려면 개구리를 약 500마리 가량 잡아야 한다고 한다. 양강도나 함경남도 홍원 등지에서 많이 하는데, 개구리 기름을 팔다 걸릴 경우 징역 2년 이상 엄격한 처벌을 받기 때문에 조심하는 편이다.

개구리 기름은 배 쪽에 있는데 개구리를 말린 뒤 물에 살짝 불려 뜯어낸다. 물에 잘 불리지 못하면 부서지기도 한다. 개구리 알과 기름을 분리하는 것도 중요한 작업이다. 기름은 고체 상태인데 양이 워낙 적다보니 여기에 수분을 주어 무게를 불린다.

개구리 한 마리당 300-350원에 사서 기름 1kg를 만들면 약 15-18만원이 드는데, 이것을 중국에 넘기면 넘길 때 중국 돈 1,500위안(주. 북한 돈 약 45만원, 인민폐 300대 계산)을 받는다. 약 세 배의 이윤이 남게 된다. 국경을 넘어가서 중국의 상인에게 넘겨질 때는 약 2,000위안(주. 북한 돈 60만원) 선에서 거래된다. 최종적으로 소비자들은 이보다 더 비싼 가격에 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