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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19호

■ 경제활동

2006년 5월호 폐기될 위기에 놓인 청진 제철소

폐기될 처지에 놓인 청진 제철소

함경북도 청진에는 북한 철강부문의 최대 생산지로 알려진 김책제철연합기업소와 3대 제강소 중의 하나인 청진 제강연합기업소가 있다. 각각 청진시 송평구역과 포항구역에 위치한 이 기업소들에 소속된 노동자들만 몇 만 명을 헤아린다. 이른바 특급기업소로 분류되는 이 기업소들은 산하에 수십 개의 제철소와 제강소 공장들을 거느리고 있다. 이 중에서도 청진 제강소는 일제시대에 만들어져 약 5만 여명의 노동자를 거느리는 특급 기업소로 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제난으로 새로운 기계설비 투자 미비와 기술 부족, 기계설비 도난 등으로 한때 가동이 중단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그동안 중국 도문에 있는 기업에서 기계 설비와 자금 투자를 해서 부분적인 재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청진 제강소에 속한 청진 제철소는 곧 폐기될 처지에 놓여 있다. 용광로 세 대 중 2대가 멎은 상태에서 남은 한 대마저 곧 가동을 중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농사에 필요한 농기구를 생산하고 있는데, 앞으로 보습(땅을 갈아엎는데 필요한 삽 모양의 쇳조각)을 약 5만 개 정도 더 생산하게 되면 재료와 연료 부족으로 더 이상 가동하기도 어렵다. 청진 제철소와 비슷한 처지의 공장들이 많아 청진 제강소 재건 작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06년 5월호 4월초부터 약초장사 성행

4월초부터 약초장사 성행

4월초부터 산과 들에 풀과 약초가 본격적으로 돋아나면서 약초 캐는 주민들이 많아졌다. 장사 밑천이 없는 주민들은 새벽 3시부터 산에 오르기 위해 집을 나서고 있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열심히 약초를 채취해 되거리 장사꾼에게 kg당 2,500-3,000원을 받고 넘긴다. 시장에서는 kg당 보통 3,5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약초는 매매행위 금지품목으로 단속대상이다. 장사하다 적발될 경우 전량 몰수당한다. 약초 중에서 어린잎은 식용으로 뿌리는 이뇨제와 건위제로 쓰이는 삽주(Atractylodes japonica)의 가격이 높아 약초 채취자들에게나 장사꾼들에게 인기가 많다.

2006년 5월호 당중앙위, 위폐 유통 단속 지시

당 중앙위, 위폐 유통 단속 지시

당 중앙위원회로부터 각 지방 당 조직들에 지시 문건이 내려갔다. 3월 26일에는 현재 “조선에서 가짜 돈(위폐)이 나돌아다니는 현상을 없애기 위한 대책을 세울 데” 대한 지시가 내려졌다. 또 4월 2일에는 “중국으로 비법월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 나가지 않는 무결자, 병결자, 행방자들을 장악하고 퇴치하라”는 내용의 지시가 내려졌다.

2006년 5월호 은행 예금 ‘애국헌납’ 호소

은행 예금 ‘애국헌납’ 호소

북한에서 은행은 개인예금을 주 업무로 취급하지 않는다. 북한의 대표적인 은행으로는 한국은행처럼 발권은행인 ‘조선중앙은행’이 있고, 국제금융거래를 전문 담당하는 ‘조선무역은행’, 노동당 중앙위원회 39호실이 운영하는 「조선대성은행」, 비사회주의국가와의 거래를 주로 담당하는 「금강은행」, 나진선봉지역의 외국환은행인 「황금의 삼각지은행」등이 있으나 개인예금을 중요하게 취급하지는 않는다. 다만 각 지역 중앙은행 산하의 저금소에서 개인예금을 받고 있는데, 주민들이 예금을 기피하는 경향이다. 국가에 돈이 없어 10년 전에 예금한 돈도 필요할 때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저금을 하지 않고 집에 돈을 모아두는 개인들의 돈을 끌어들이기 위해 북한 당국은 그동안 여러 방안을 모색해왔다. 공채와 복권 발행, 예금 유치 선전이 그 실례이다. 최근 들어서는 예금한 돈을 국가에 아예 헌납하라고 당 조직을 활용한 선전에 주력하고 있다. “지금 나라가 어려울 때 헌납하면 표창을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애국헌납’을 호소하는 형편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돈 한 푼이 귀한 요즘 같은 시대에 누가 돈을 바치겠느냐며 냉소하고 있다

2006년 5월호 낡은 돈 일만 2천원, 새 돈 만 원으로 교체

낡은 돈 일만 2천원, 새 돈 만 원으로 교체

지폐의 질이 떨어져 가짜 돈 판별이 쉽지 않아 유통에 혼란이 빚어지자 ‘낡은 돈 유통을 금지’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이에 국가 은행에서는 각 지방 단위별로 통계원(회계원)들이나 개인을 상대로 새 지폐로 교환해주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헌 지폐를 새 지폐로 바꾸려면 웃돈을 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새 돈 1만원 권으로 교환 받으려면 헌 지폐 1만 2천원을 주어야 한다. 2천원을 더 얹어 주어야 새 돈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신권 교환 방법을 놓고 국가가 속임수를 쓴다고 불평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

2006년 5월호 여름철 식량부족 대비 양곡확보 비상

여름철 식량부족 대비 양곡확보 비상

매년 파종시기인 4월부터 햇곡식이 나오기 전인 8-9월 사이에는 식량 보유량이 많지 않아 곡식 값이 오르는 현상을 보인다. 올해에도 북한 당국은 양곡 부족으로 여름철 식량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 이 시기를 잘 넘기기 위한 식량 비축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식량 확보를 위해 벌써부터 각 지역의 양정사업소들은 일반 주민에게 쌀을 풀지 않고, 오히려 양정사업소가 시장에서 쌀을 사들이고 있다.

4월 들어, 중앙 양곡관리국으로부터 각 지역 양곡관리국에 쌀 판매 중지와 보유식량을 철저히 보관하라는 지시와 함께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각 농장과 개인들로부터 쌀을 사들이라는 공문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이를 받아 각 지역 양곡관리국은 다시 양정사업소에 같은 내용을 하달했다. 이에 따라 양정사업소들에서는 돈이 있으면 돈으로, 돈이 없으면 물건으로, 물건도 없으면 후불을 약속하면서 입쌀 1kg은 750-850원, 옥수수 1kg은 250원씩에 구매하고 있다. 일단 이렇게 구입한 쌀은 여름 ‘식량긴장상태’가 닥치면 시장가격보다 100-150원 가량 저렴한 600-750원선으로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방안을 세워놓고 있다. 참고로 옥수수는 170원선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 때 발생하는 손실분은 양정사업소에서 양곡관리국을 거쳐 평양 국가양곡관리국에 보고하게 되는데, 보고된 내용을 기초로 전체 통계를 낸 뒤 국가에서 손실금 전액을 각 배급소에 지불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2006년 5월호 시장 쌀 매매 눈감아 줘

시장 쌀 매매 눈감아 줘

“인심이 민심이니 민심을 사야한다”

지난 4월초부터 배급중단을 예고하고 있는 북한 당국은 민심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식량을 구하기 위해 주민들이 집단 탈북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평양시의 경우 작년에 배급이 몇 개월 중단되었으나 식량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주민들의 동요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식량긴장상태’가 재연될 조짐이 보이면서 “더 이상 가만히 앉아 굶어죽을 수 없다”고 생각하며 국경을 넘어갈 주민들이 많아질 것을 우려한 까닭이다(『오늘의 북한소식』17호 기사참조).

이에 양정사업소에서의 쌀 판매는 중단하되, 대신 시장에서의 매매는 암묵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작년 10월 배급재개를 선포하면서 시장에서의 쌀 판매를 단속했던 것과 달라진 점이다. 공식적으로 허용한 것은 아니지만 실제 단속은 하지 않고 있다. 단, 판매량을 은근히 제한하고 있는데 100kg 이상이 넘어가면 제재를 한다. 대신 마대 한 자루 정도 파는 것은 눈감아 주고 있다. 그래서 상인들은 쌀 한 포대만 내놓고 팔다가 다 팔리면 숨겨두었던 새 포대를 내놓는 식으로 장사하고 있다. 구매자와 상인 간에 가격흥정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구매량이 많아지면 가격을 더 낮게 조정한다. 구매자는 한 번에 쌀을 20-30kg가량 사는 경우 1kg에 쌀이 900원대라면 흥정을 해서 850원대에 살 수도 있다.

한편 함경북도 지역에서 쌀은 주로 온성, 회령에서 청진, 라진으로 유통되고 있다. 온성, 회령지역이 청진, 라진 지역보다 20-50원 가량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넘어가는 양곡량은 하루 약 5-6톤에 달한다. 낱알 장사꾼(쌀, 옥수수 등 식량 장사꾼)들은 청진, 라진에 양곡을 파는 대신 공업품을 사들인다. 이렇다보니 공업품 가격은 양곡 가격에 영향을 받게 된다. 양곡 가격이 비싸지면 공업품 가격도 그만큼 비싸지는 것이다. 특히 옥수수 가격이 공업품 가격에 더 민감한 영향을 미친다. 쌀보다 옥수수의 유통량이 많기 때문이다.

2006년 5월호 무상교육 시절의 교육 혜택들

무상교육 시절의 교육 혜택들

북한은 지금까지 무상교육을 위해 여러 차례 제도 정비를 해왔다. 학비면제는 물론 교과서와 학생복을 원가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왔다. 의무교육 11년 기간 동안 무료로 배울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에서 배려를 해온 것이다. 그러나 식량난과 경제난이 이어지면서 북한이 자랑하던 무상교육이라는 말이 무색해진지 이미 오래이다.

다음은 2002년 7·1경제관리개선조치 이전까지 어떤 혜택들이 주어졌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 경제개혁조치로 임금, 가격, 환율 등을 현실화하면서 모든 물가가 비교적 큰 폭으로 인상되었으나, 교육 관련 비용은 당국이 되도록 소폭 인상하는 쪽으로 노력하여 다른 물가에 비하면 인상폭이 크지 않은 편이다.

■ 논평

식량부족 사태 지속, 식량지원은 계속되어야!-2006년 5월호

식량부족 사태 지속, 식량지원은 계속되어야!

올해 식량배급 중단 소식을 듣자마자 들었던 의문은 전년도 농사가 풍작이라고 했는데 왜 올해 식량이 부족하다고 하는 가였다. 사실 이 의문은 쉽게 풀린다. 대풍이 들었다고 해도 예년에 비해 수확량이 많아진 것일 뿐 절대필요량에는 여전히 못 미치기 때문이다. 해년마다 상시적으로 약 150만 톤 – 200만 톤 가량의 부족분이 발생했던 것에 비춰보면 올해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십여 년 넘게 식량부족이 장기화되다보니 급기야 일부 지역에서는 군량미 창고가 텅 비게 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사실 선군정치의 기치를 내세우고 있고, 체제안정을 우선적으로 도모하는 북한 당국 입장에서 군량미 확보는 무엇보다 중대한 과제일 것이다. 그러나 일반 주민들의 식량 부족 사태는 더욱 심각한 문제이기에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해 온 것도 사실이다. 농업주공전선을 주창했으나 실제 농사짓는 인력들이 굶주림 때문에 일을 못할 정도에 이르자 결국 일부에서는 군량미를 군인이 아닌 일반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지난해 춘궁기에는 북한의 대표적 곡창지대인 황해도 배천군, 연안군, 청단군 등의 연백벌에서 농장원들이 먹을 식량이 없어 농사일을 하지 못할 정도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이에 당국에서는 본격적인 농사철을 맞아 2호 창고(군량미창고)의 식량을 풀었다. 배천군의 경우 물길리에 있는 2호 창고를 열어 농장원들에게 하루 300g씩 배분을 조건으로 농장 출근을 유도했다. 일을 하러 나오는 사람들에 한해 일인당 300g 정도의 쌀이나 옥수수를 공급했던 것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공급을 제대로 하다가 곧 필요량을 맞추지 못해 지급이 지연되기도 하고, 끝내 주지 못하기도 했다. 다행히 보리와 감자가 나면서 가장 긴박했던 고비를 넘기고, 가을 농사도 잘 되어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함경북도 회령시, 무산시, 온성군 등 국경연선지역에서는 애초 군량미 계획량 7천 톤에서 무려 5천 톤을 감량한 2천 톤만을 거두는 등 주민들의 군량미 부담을 줄여주려 애썼다. 저간의 이런 사정 때문에 올해에는 텅 비어있는 군량미를 우선해서 보충하려 할 수도 있다. 그렇다하더라도 이 군량미가 얼마나 오랫동안 보관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식량상황이 악화되면 다시 군량미를 풀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식량수급문제의 만성적인 불안정성을 엿볼 수 있다.

올 여름 식량부족으로 집단 탈북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북한 당국은 다시 허리띠를 졸라맸다. 앞서 전했듯이 위기 상황에 식량을 공급할 수 있도록 농장은 물론 시장에서도 쌀을 사들이고 있다는 소식이 그것이다. 농업생산량을 안정적으로 높여가기 위해서는 북한 내부적으로 개혁하고 극복해야할 과제들이 많다. 종자개량, 토지산성화 문제, 농자재 확보, 농업기술력 향상 문제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한국 정부의 꾸준한 비료지원과 식량지원은 북한 주민의 식량권 확보에 도움을 주는 좋은 사례가 된다. 북한과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정치적 논리로 갈등을 빚는 동안에도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하루 한 끼니의 식량을 걱정해야 한다. 벌써 10년 넘게 식량부족으로 고통 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생존 노력은 눈물겹기만 하다. 한국 정부는 물론 국제사회는 앞으로도 농업생산량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기까지 충분한 식량과 비료 등의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직접적인 식량 지원 외에도 자생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다각도의 농업개발 지원이 앞으로 활발하게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 시선집중

여름철 식량부족 대비 양곡확보 비상-2006년 5월

여름철 식량부족 대비 양곡확보 비상

매년 파종시기인 4월부터 햇곡식이 나오기 전인 8-9월 사이에는 식량 보유량이 많지 않아 곡식 값이 오르는 현상을 보인다. 올해에도 북한 당국은 양곡 부족으로 여름철 식량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 이 시기를 잘 넘기기 위한 식량 비축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식량 확보를 위해 벌써부터 각 지역의 양정사업소들은 일반 주민에게 쌀을 풀지 않고, 오히려 양정사업소가 시장에서 쌀을 사들이고 있다. 4월 들어, 중앙 양곡관리국으로부터 각 지역 양곡관리국에 쌀 판매 중지와 보유식량을 철저히 보관하라는 지시와 함께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각 농장과 개인들로부터 쌀을 사들이라는 공문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이를 받아 각 지역 양곡관리국은 다시 양정사업소에 같은 내용을 하달했다. 이에 따라 양정사업소들에서는 돈이 있으면 돈으로, 돈이 없으면 물건으로, 물건도 없으면 후불을 약속하면서 입쌀 1kg은 750-850원, 옥수수 1kg은 250원씩에 구매하고 있다. 일단 이렇게 구입한 쌀은 여름 ‘식량긴장상태’가 닥치면 시장가격보다 100-150원 가량 저렴한 600-750원선으로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방안을 세워놓고 있다. 참고로 옥수수는 170원선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 때 발생하는 손실분은 양정사업소에서 양곡관리국을 거쳐 평양 국가양곡관리국에 보고하게 되는데, 보고된 내용을 기초로 전체 통계를 낸 뒤 국가에서 손실금 전액을 각 배급소에 지불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