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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동포 좋은 이웃되기를 준비하며

전국통일담당자 회의

3월 20일 대구에서 열리는 전국통일담당자회의를 준비하면서 잠깐 동안 겨우내 이어졌던 회의시간들이 떠올랐다. 1000일을 이어졌던 통일정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며 2003년은 어떤 사업을 할 지에 대해 좋은벗들의 전 성원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참으로 많은 논의를 했다.

전국회의는 그렇게 하여 만들어진 "남북한동포 좋은 이웃되기"를 이제 각 지역의 통일담당자들에게 설명하고 동참을 청하는 자리였다.

올해 하고자 하는 여러 갈래의 사업 중에서 남북한동포 좋은이웃되기는 처음 시도되는 사업이면서 회원들이 함께 하는 사업이기에 그 의미에 대한 공유는 사업 자체의 추진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래서 다른 부분을 제외하고 왜 남북한 동포가 좋은 이웃이 되어야 하고, 이 사업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중점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그간 우리들은 북한의 식량난 및 중국내 북한난민의 실태 등의 조사사업과 현장에서 직접 지원하는 구호사업, 국내에 들어와있는 북한동포들의 하나원 교육과정을 지원해왔다. 작년 까지 국내에 들어온 북한동포들의 수가 이미 3000명이 넘으면서 국내에 들어와있는 북한동포들에 대한 정착지원은 아주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국내정착 북한동포는 남과 북이 서로를 이해하면서 살 수 있는 바로미터이며, 남북한 통일을 준비하는 주체이다. 그전까지는 굶주리는 북한동포를 돕고 지원하는 것에서 이제는 우리 곁에 이미 와있는 북한동포와 어떻게 더불어 살 것인지를 고민하고 같이 하는 장이 바로 남북한동포 이웃되기이다.

북한동포에게는 남한에게 살아가기 위한 안내자역할이며, 남한동포에게는 직접적이며 체험적인 통일교육의 장이다. 서로가 통일의 주체로서 일을 하며 이 과정 자체가 통일을 준비하는 시간에 다름아니다.

남북한동포 좋은이웃되기는 처음에는 서로 만나 친해지고 함께 나누는 시간들이 필요할 것이고 좀더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하여 서로 공동의 활동을 모색하는 것으로 발전하리라 본다. 더 나아가서는 통일이 된 북한에 들어가 같이 복구활동과 개발을 같이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들, 만나는 과정부터도 그리 쉽지많은 않다. 북한동포들의 요구와 우리들의 요구가 만나는 지점이므로. 그러나 다른 한편 이것이 바로 출발점이 되어 이후를 모색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번 회의에서는 북한동포들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다룬 "우리도 남한국민입네다"의 비디오를 짤막하게 보았다. 북한사람이라는 이유로 취업도 안되고 계속적인 차별로 범죄를 일으켰던 사건을 다룬 것을 본 회원들은 정착과정의 어려움을 실감하면서 우리가 뭔가를 해야겠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각 지역에서 무언가를 할지를 가볍게 음식을 나누면서 북한동포들과 만나자는 이야기와 외국에서 일할 때 북한동포들과 오히려 격의없이 만날 수 있었다는 말씀을 나누기도 하였다.

짧은 시간 그러나 그 필요성과 의의를 나누면서 이제는 지역에 돌아가 본격적으로 남북한동포 좋은이웃되기를 준비하자는 의지를 다지면 기념 사진을 찍었다.

우리 가까이 다가온 북한동포들과 같이 살아가는 법을 몸으로 마음으로 해보는 것, 이제 해보는 일만 남아있다. 해봐야 서로가 어떤지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아무리 머리 속으로 그려봐도 직접 만나면서 경험할 것들이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할 것이다. 이미 북한동포들은 우리 안에 살고 있는데 우리가 그들을 모르고 외면하지 않았는가 반성하면서 뒤늦은 참여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