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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65호

■ 경제활동

올 초 국경지역 교화소 간 인원, 1만 3천여 명

올 초 국경지역 교화소 간 인원, 1만 3천여 명

지난 1-2월 두 달 간 국경연선지역에서 체포한 죄인들 중에서 중범죄자들은 평안남도 개천을 위주로 그 주위의 교화소, 관리소, 단련대 등에 보냈다. 그 수만 해도 7천여 명에 이른다. 그 외 남성 범죄자들은 함경남도 오로교화소와 단련대에 약 2천여 명, 여성 범죄자들은 평안남도 증산 교화소에 약 3천여 명을 보냈다. 기타 지역을 포함해 두 달 동안에만 함경북도 지역에서 약 1만 3천여 명 이상이 교화소에 보내졌다.

2월까지만 해도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교두와 회령교두로 하루 평균 약 30-40명가량이 강제 송환되었다. 작년 말 이후 단속이 강화되어 하루에 70명 이상 들어올 때도 있었다. 중국에서 새 신분증 교부가 시작되면서 검열 단속이 심했기 때문이다. 3월 중반이 넘어선 요즘에는 그 수가 줄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그동안 강제 송환된 탈북자들은 죄의 경중에 따라 부류별로 인근 노동단련대나 교화소에 보내졌다. 남자는 함경북도 오로 교화소, 여자는 평안남도 증산교화소로 보내진다. 그런데 가족들이 뇌물을 써서 빼돌려 중국으로 다시 탈북하는 현상이 빈번해지자 한국 문세 및 정보유출 관련 탈북자는 특별 관리 차 평안남도 개천 교화소에 호송하도록 조처됐다.

평안남도 개천 교화소가 최근 확대공사를 완료했다. 지난 10월부터 사회 정리사업의 일환으로 범법자들을 대거 잡아들이면서 대부분의 교화소가 수용인원을 초과한 상태이다. 이에 당 중앙 조직지도부에서는 개천 교화소를 확대하기로 하고 군인들을 동원해 약 2개월 만에 확대 건설을 마무리 지었다. 개천 교화소는 주로 국경연선지역의 범죄자들 중에서도 한국 문세 및 중국, 미국 등과 연계를 맺은 범죄자들을 호송해 수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문세란 한국행을 시도했거나 한국 측과 연계를 갖고 국내 정보를 빼돌리는 등의 이른바 조국반역범죄를 일컫는다.

한편 불법월경자들이 늘면서 남겨진 가족들의 생계 문제도 심각하다. 특히 어린이들은 부모가 잡혀가면 바로 꽃제비로 전락하고 만다. 보따리 장사를 하며 중국에 다니던 어머니나 아버지가 잡혀가면서 빚쟁이들이 몰려와 집을 빼앗아가는 바람에, 어린 자녀들이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된다. 친척이나 친구, 마을 이웃들도 이런 어린이들을 감당하지 못해 방치하고 있다.

“조선에 지금 38가지 병 돌아”

“조선에 지금 38가지 병 돌아”

해가 바뀌고 계절이 바뀌었지만 지난 해 가을부터 창궐하기 시작한 각종 전염병 및 질병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의사들은 “일일이 이름을 기억하지도 못할 만큼 각종 병들이 나돌고 있다. 없는 병, 있는 병 다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조선 전역에 지금 38가지 병이 돈다”는 말을 하고 있다. 38가지 병이라는 게 그만큼 병이 많아졌다는 소리다. 양강도 혜산에서는 한센병 환자가 3월 현재까지 수십 명 발견되었고, 황해남도 지역에서는 성홍열이 심하게 퍼져있다. 함경북도 전역에 돌았던 홍역은 이제 평양, 원산, 사리원, 개성까지 내려갔다.

잘못된 약물치료도 계속되고 있다. 성홍열과 홍역에 얼음(빙두)이 최고라는 소문이 널리 퍼져 약물의 오남용에 따른 의료사고에 전혀 대책이 없는 상태다. 영양상태가 고르지 못한 아이들이 얼음을 쓰는 바람에 눈과 귀가 멀게 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구제역까지 발생했다. 구제역 방역에 참가한 한 의사는 “소병, 돼지 병이 올해 초부터 돈다. 작년에 개인에게 맡겨 두었던 소를 병이 돌면서 농장에 다시 넘겼다. 작년처럼 전국적으로 도는 것은 아니고 지방마다 돼지나 소병이 조금씩 돈다. 아직 다 죽거나 그런 것은 아니나 병이 돌아서 닭도 그렇고 병 걸려서 헐거나 콧물 흘리거나 다리가 갈라지거나 돼지는 털이 빠지고 일어서지 못한다. 작년처럼 대량으로 무리로 죽어가는 것은 아니고 드문드문 돈다. 짐승 병들이 주로 원산, 개성 쪽에 많이 돈다”고 했다.

현재 북한 당국은 전역에 30리마다 초소를 세워 통행증과 위생허가증을 가진 사람만 통과시킨다. 만일 허가증이 없으면 돌려보내거나 벌금을 부과한다. 함주에서 함흥으로 장사를 다니던 한 상인은 함흥에 친척이 있어 약 가지러 나간다고 했다가 사실여부를 확인한다고 하는 바람에 일주일 넘게 초소에 묶여 있었다. 다행히 친척이 확인돼 곧 풀려났지만 그동안 숙식비를 본인이 모두 감당하는 바람에 혼쭐났다고 했다. 행처나 연고지가 없는 사람들은 단속이 간단하게 끝나지 않는다. 보위부로 넘어가기 때문에 더 골치 아파진다. 그래서 차라리 벌금을 내거나 급기야 초소를 피해 산을 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함경북도 전 지역, 홍역 예방주사 접종 실시

함경북도 전 지역, 홍역 예방주사 접종 실시

홍역이 전국을 휩쓰는 가운데 함경북도 지역은 군, 리에까지 사람 사는 곳이면 안 퍼진 곳이 없을 정도로 만연해 있다. 주민 3-4명 중 한 명꼴로 홍역에 걸렸다고 할 정도이다. 새별, 회령, 온성, 남양 등 국경연선지역에서는 통행을 차단하고, 홍역이 발병한 집에는 패를 달아 출입을 금지시켰다. 중앙당에서는 도 병원과 지방 병원까지 모두 동원해 전문 예방소조를 만들고 치료를 맡겼으나 약이 없어 역부족이다. 전염병 기세가 수그러들 기미는 보이지 않고 점점 거세지면서 어린이들의 사망률이 높아졌다. 이에 북한 당국은 3월 15일부터 18일 사이에 함경북도 전 지역에 비행기로 약을 실어 날라 남녀노소 구분 없이 홍역예방주사 접종을 실시했다. 농장에서는 여전히 홍역이 심해 사망소식이 들려오고 있으나, 그 외 도시와 마을에서는 사망자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한 간부는 “사람이 죽는다는데도 여태껏 약을 공급 안하다가 갑자기 공급하는 것을 보니 전번 2월에 평양에서 남조선과 무슨 회의를 했다는데 남조선에서 지원해 준 것 같다. 우리나라 수준으로 이렇게 많은 약을 단 시기 내에 생산하지 못한다”며 이번 대대적인 예방접종의 배경을 추측했다.

(지난 3월 초 북한 보건성과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3월 15일부터 30개 군의 어린이 약 600만 명과 북한 주민 1천 20만 명을 상대로 홍역 예방접종 및 비타민A 접종을 실시하기로 합의했었다. 한국 정부는 홍역 치료를 위해 3월 22일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해 약 100만 달러 상당의 약품을 지원했다. 또한 구제역 방제 지원을 위해 총 33억 원(330만 달러)을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3월 28일에는 소독약 등 약품 6종, 고압분무기를 비롯한 장비 5종 등 총 2억 8천만 원 상당을 1차로 지원했다. 나머지 지원물자는 오는 30일 개성에서 열리는 남북 수의방역 당국 간 실무접촉을 통해 확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작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중단된 수해 복구물자 지원도 3월 28일부터 모포 6만 장 수송을 시작으로 재개됐다.)

공장 정상화 맹세, 하긴 했지만

공장 정상화 맹세, 하긴 했지만

함경북도 청진시 화력발전소 공장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의 공장 지배인들이 때 아닌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1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지 지도할 당시 김 위원장 앞에서 한 맹세 때문이다. 원자재 부족도 부족이지만 고질적인 전력난과 물 부족으로 생산 활동이 여의치 않은 모습을 보고 실망한 김 위원장 앞에서 지배인들은 3-6개월 이내로 전기와 물을 다 공급하겠다고 맹세하는 손도장을 찍었다. 문서로 계획서를 제출한 게 아니라 위원장 앞에서 직접 맹세한 것이라 못 지키면 감옥 갈 사람이 숱하게 많을 것이라고 걱정들이 많다. 허언을 하면 큰 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따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모두 스스로 해결해야 하므로 앞이 깜깜해서 끙끙 앓고 있다. 노동자들에게 돈을 거두려고 해도 당장 쌀 사먹을 돈도 없는데 무슨 수로 걷겠냐며 하소연한다. 뾰족한 대책이 없어 이래저래 불면의 밤만 늘어갈 뿐이다.

도시에서는 노약자가 먼저 죽어가

도시에서는 노약자가 먼저 죽어가

평양을 비롯해 청진, 함흥, 원산, 평성 등 큰 도시에서는 힘없는 노인과 병자들이 오랜 추위와 배고픔에 먼저 죽어가고 있다. 전력문제로 승강기가 멈춘 상태에서 계단으로 오르락내리락 하기 힘든 아파트 주거 노인들은 집안에 꼼짝 못하고 있다가 죽어간다. 추위가 계속되고 있어 얼어 죽는 사례도 많다. 자녀들이 농촌동원이다 식량을 구한다 해서 멀리 지방에라도 다녀와 집에 들어오면 시체 썩는 냄새와 함께 부모의 싸늘한 주검을 마주하게 된다. 독거노인의 경우 며칠씩 아무 소식이 없어 집에 올라가보면 얼어 죽거나 굶주려 죽은 채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막상 집에 쌀이 있어도 연료가 없어 밥을 지어 먹지 못하거나 난방이 안 되서 추운 상태로 여러 날 지내다가 변을 당하기도 한다. 평양만 해도 각 동별, 인민반별로 이런 사례가 수없이 보고되고 있다. 각 도시의 동별, 인민반별 긴급회의를 열지만 회의 참석자 수는 1/3 수준도 안 된다. 당장 자기 먹고 살 일을 걱정해야 하는 판에 회의에 쫓아다닐 시간이 어딨냐는 분위기다. 각 회의에서는 어느 동, 어느 인민반에서 몇 명이 죽었으니 얼마씩 부조금을 내라는 식으로 결정하고 통보한다. 그러나 주민들의 살림살이가 곤궁하다보니 제대로 걷힐 리 만무하다. 지난 3월 초 전국 주요 도시지역에 배급이 잠깐 풀렸으나 노약자에 대한 보호책은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다.

회령시 김정숙 사적관, 연이은 도난사고

회령시 김정숙 사적관, 연이은 도난사고

함경북도 회령시 김정숙 사적관이 두 차례에 걸쳐 도난 사고를 당했다. 지난 1월에는 사적관의 유리, 주단, 전구 등을 도난당한데 이어 2월 명절 전날에는 또 다시 김정숙 동상을 장식한 전구들이 사라졌다. 지난 1월에 도난당한 물품을 2월 명절에 맞춰 재정비한 것을 재차 도난당한 것이다. 사적관 경비가 엄중한 편인데도 잇따른 도난사고가 발생하자 담당자들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적관 자체 경비와 별도로 각 기업소와 사업소마다 경비대를 조직해 1주일마다 순번제를 정해 24시간 경비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 논평

물, 전기 문제는 담당 전문가에게 맡겨야

올 초 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전국 주요 도시의 특급기업소들을 잇따라 방문했다. 원자재, 설비, 전력문제 등 전반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던 현장 노동자들로선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이 아마도 큰 격려가 되었을 것이다. 이에 공장 지배인들이 먼저 나서서 고질적인 문제인 전력난과 물 부족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충성의 맹세를 했을 것이라 짐작된다.

다만 그들의 속 앓이 역시 충분히 공감 가는 바이다. 맹세는 했지만 애시 당초 지키기 힘든 약속이라 감옥 갈 생각에 잠도 못 이룬다는 말이 엄살로 들리지 않는다. 충성을 다하고 싶었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하려다 보니 실패하게 되고, 결국 충성심에 의심을 사 죄 값을 치러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배인들이 무슨 능력으로 물과 전기 부족을 해결할 수 있겠는가. 수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를 새로 짓는 게 더 빠르고 근본적인 해결방식일 수 있다. 그러자면 남북경협을 활성화해서 한국 정부의 협조를 받든지, 아니면 외국의 투자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것도 쉽지만은 않다. 북핵 문제도 물론이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막대하게 소요되는 만큼 투자비용회수에 대한 보장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누구도 선뜻 투자에 나서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북한 당국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서 해야 한다. 전국의 전력 공급과 수요를 가장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조절하는 방식에 대해 누구보다 관련부처 담당 실무자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물과 전기는 공장 지배인들이 아니라 관련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당에서 무조건 권한을 움켜쥐고 있을 것이 아니라, 먼저 담당 부서의 전문가들을 신임하고 전폭적으로 권한을 이양해주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어떤 의견을 냈을 때 잘못하면 사상 문제에 걸려 실무자들이 합리적 의견을 제안하거나 집행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어왔다. 이제 북한 당국은 보다 유연한 자세로 담당 부서 실무자의 의견을 적극 청취하고 받아들여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나가기 바란다.

■ 시선집중

올 초 국경지역 교화소 간 인원, 1만 3천여 명

지난 1-2월 두 달 간 국경연선지역에서 체포한 죄인들 중에서 중범죄자들은 평안남도 개천을 위주로 그 주위의 교화소, 관리소, 단련대 등에 보냈다. 그 수만 해도 7천여 명에 이른다. 그 외 남성 범죄자들은 함경남도 오로교화소와 단련대에 약 2천여 명, 여성 범죄자들은 평안남도 증산 교화소에 약 3천여 명을 보냈다. 기타 지역을 포함해 두 달 동안에만 함경북도 지역에서 약 1만 3천여 명 이상이 교화소에 보내졌다.

2월까지만 해도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교두와 회령교두로 하루 평균 약 30-40명가량이 강제 송환되었다. 작년 말 이후 단속이 강화되어 하루에 70명 이상 들어올 때도 있었다. 중국에서 새 신분증 교부가 시작되면서 검열 단속이 심했기 때문이다. 3월 중반이 넘어선 요즘에는 그 수가 줄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그동안 강제 송환된 탈북자들은 죄의 경중에 따라 부류별로 인근 노동단련대나 교화소에 보내졌다. 남자는 함경북도 오로 교화소, 여자는 평안남도 증산교화소로 보내진다. 그런데 가족들이 뇌물을 써서 빼돌려 중국으로 다시 탈북하는 현상이 빈번해지자 한국 문세 및 정보유출 관련 탈북자는 특별 관리 차 평안남도 개천 교화소에 호송하도록 조처됐다.

평안남도 개천 교화소가 최근 확대공사를 완료했다. 지난 10월부터 사회 정리사업의 일환으로 범법자들을 대거 잡아들이면서 대부분의 교화소가 수용인원을 초과한 상태이다. 이에 당 중앙 조직지도부에서는 개천 교화소를 확대하기로 하고 군인들을 동원해 약 2개월 만에 확대 건설을 마무리 지었다. 개천 교화소는 주로 국경연선지역의 범죄자들 중에서도 한국 문세 및 중국, 미국 등과 연계를 맺은 범죄자들을 호송해 수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문세란 한국행을 시도했거나 한국 측과 연계를 갖고 국내 정보를 빼돌리는 등의 이른바 조국반역범죄를 일컫는다.

한편 불법월경자들이 늘면서 남겨진 가족들의 생계 문제도 심각하다. 특히 어린이들은 부모가 잡혀가면 바로 꽃제비로 전락하고 만다. 보따리 장사를 하며 중국에 다니던 어머니나 아버지가 잡혀가면서 빚쟁이들이 몰려와 집을 빼앗아가는 바람에, 어린 자녀들이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된다. 친척이나 친구, 마을 이웃들도 이런 어린이들을 감당하지 못해 방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