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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66호

■ 경제활동

“이젠 어떤 선전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젠 어떤 선전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요즘 대민 강연회는 주로 인민의 신심을 돋우는 내용들이 많다. “1-3년이면 우리 인민들이 허리를 쭉 펴고 풍창거리며 살게 된다. 먹고 입는 걱정은 아예 하지 않아도 된다. 남의 나라를 넘겨다보지 말고 조금만 더 견뎌내자”는 것이 요지이다. 이에 대해 주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견딜만큼 견뎌도 개변은 커녕 점점 살기가 막막한데 무슨 희망이 있다고 이런 선전을 하는가. 이젠 어떤 선전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눈치껏 수군거린다. 한 마디로 허황된 소리라는 것이다. 그런 소리 말고 검열한다는 명목으로 더 이상 못살게 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한다. 작년부터 시작된 보위사령부검열이 3월 말로 일단락 지어진다는 소문에, 일부 주민들은 “검열 명목 밑에 받아 챙긴 뢰물량이 얼마나 많겠는가. 착취자들이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며 몸서리를 쳤다.

시장 쌀장사 단속 심해져

시장 쌀장사 단속 심해져

함경북도 청진에서는 2월부터 배급으로 풀린 군량미가 시장에 나오면서 식량단속 상무 그루빠의 통제가 심해졌다. 한동안 조용하던 시장들에서 그럭저럭 쌀장사를 해왔으나, 이번 단속 강화로 다시 혼란에 빠졌다. 상무위원들은 시당과 인민위원회의 조직 하에 선발된 사람들인데 행정 일꾼, 당 일꾼, 보안원들로 구성되었다. 쌀은 전량몰수하고, 몰수한 쌀값은 국정가격으로 환산해 지불한다. 개인 식량판매금지령이 내린 지 오래됐으나 간간이 단속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렇게 전격적으로 단속한 것은 올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단속은 개별 상인들의 매점매석 행위 현상을 막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실제 시장에서 쌀을 파는 상인들 대부분이 쌀을 얼마간 넘겨받아 파는 소매상들이라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 말한다. 매점매석하는 상인들이 시장에 내놓는 쌀은 얼마 되지 않는다. 큰 단위의 수요자가 생기면 집에 직접 배달해주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하루에 쌀 5kg도 팔기 힘든 소매상인들만 울상 짓고 있다. 현재 쌀 판매가격은 대체로 800-900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삶은 달걀 1알이 옥수수 1kg

삶은 달걀 1알이 옥수수 1kg

1월 초만 해도 한 알에 110원하던 달걀 가격이 1월 중순부터 200원으로 껑충 뛰었다. 삶은 달걀은 3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달걀 값이 오르자 쌀과 마찬가지로 달걀 사는 사람들이 없어 달걀 장사꾼들도 안색이 좋지 않다. 강원도 원산의 한 시장에서는 이런 대화가 있었다. 한 손님이 왜 달걀이 이렇게 안 팔리느냐 물으니 한참 물끄러미 쳐다보던 장사꾼 하는 말이 “식량 떨어지는 판에 강냉이 한 키로 사는 돈으로 닭알 하나 사먹자고 하겠는가. 손님 집안 형편은 바쁘지 않나봅니다. 어디에 사십니까?”라고 되물었다는 얘기다. 주민들은 안 그래도 시름 깊은 장사꾼에게 그렇게 물어볼 건 뭐냐고 하기도 하고, 달걀 사러 간 그 사람은 꽤나 먹고 살 만한가 보다며 좀처럼 풀리지 않는 자신들의 식량 사정에 한숨 쉬기도 했다. 예전에는 달걀 국가 수매 가격이 달걀 5알당 옥수수 1kg이었는데 달걀 3알에 옥수수 1kg으로 조정된 바 있다.

꽃제비 소매치기 극성에 주민 피해 호소

꽃제비 소매치기 극성에 주민 피해 호소

전국 시장들에 꽃제비 소매치기에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꽃제비들의 소매치기야 어제 오늘 일도 아니지만 날이 갈수록 주민들 사이에 그들에 대한 일말의 동정심마저 사라지는 분위기다. 시장에서 활개 치는 소매치기와 강도 대부분은 10대 청소년들이다. 부모가 없거나 새어머니나 새아버지 때문에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 갈 곳 없는 그들이 근거지로 삼은 곳은 주로 시장이나 역 대합실, 쓰레기 소각장과 같은 재무지 등이다. 아이들은 흉기를 들고 다니며 주로 힘이 없는 여성이나 노인들을 상대로 소매치기나 도적질을 한다. 면도칼이나 끝이 코바늘처럼 생긴 10-15cm 가량의 갈고리 같은 도구를 사용해 가방을 쫙 긋는 것이 주요 수법이다. 한 여학생은 산 지 얼마 안 되는 새 옷을 입고 시장에 나섰다가 옷을 면도칼에 갈기갈기 찢기고 말았다. 좋은 옷을 입고 있으니 돈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표적이 된 것이다. 그 여학생은 결국 길거리에 주저앉아 통곡을 했다.

북한 당국에서는 꽃제비들을 무조건 구제소에 보내고 있지만, 열악한 식사에 배곯기 일쑤이고 구제소의 규율이 심해 누구도 안에 있으려 하지 않는다. 황해남도 해주에서 4개월간 구제소에 있었다는 13세 꽃제비 아이는 “못 먹어 죽는 아이들이 많았다. 거기 있으면서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있으면 나도 죽겠구나. 도망가야겠다”고 말했다. 가족이 모두 죽고 어머니가 행방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바람에 친척 집을 떠돌다가 구제소에 맡겨졌지만, 죽물만 먹고 도저히 살 수 없다는 생각에 어린 마음에도 살고 싶어 탈출했다는 것이다. 다 낡은 옷 실밥 한 올, 한 올 마다 이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을 정도로 온 몸에 이가 득실거리는 그 곳을 생각하면, 비록 추워도 시장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게 더 낫다고 했다. 주민들은 주민들대로 저런 아이들을 언제까지 저렇게 방치해서 장도 제대로 못 보게 할 거냐고 불평들이 많다.

손 전화 단속하면서 탈북자 유인

손 전화 단속하면서 탈북자 유인

회령, 온성을 비롯한 국경지역은 연일 원거리 전화 탐측기를 이용한 손전화기 단속이 한창이다. 각 보위부, 보안서, 순찰대들은 전화 탐측기를 단 차량으로 이동하며, 마을과 외따로 떨어져있는 집까지 감시하고 있다. 무역일꾼들을 비롯해 이 지역 주민들은 단속이 워낙 심하다보니 전화하기가 어려워졌다고들 말한다. 함경북도 도 보위부에는 올 초에 중국에서 들여온 원거리 탐측기가 70여 대 가까이 배치되었다. 이 탐측기의 성능이 뛰어나 500미터 안에서는 전화기 사용 위치를 감지하고, 200미터 안에서는 장소까지 찾아낼 수 있다.

이렇게 전화기 단속이 강화되면서 전화로 연결된 상대방까지 유인해 잡아들이는 방법이 등장했다. 주로 중국에 체류하는 탈북자와 국내에 남아있는 가족들이 많이 걸린다. 한 50대 여성은 얼마 전 연길에 사는 딸과 통화하다가 전화기 단속에 걸려들었다. 보위부에서는 며칠 동안 심문하면서 이 딸을 잡아들이기 위해 “연길 친척집에 간다고 하고 통행증 내갈테니 나와 만나자. 도와 달라”는 말을 하도록 수십 번 반복해서 연습시켰다. 떨지 않고 자연스럽게 말이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딸과 전화 연결을 하도록 했다. 이 여성은 딸의 안부를 물어보는 등의 대화를 하다 느닷없이 “나 보위부에 잡혔다, 너 절대 오지 말고 더 멀리 들어가서 안으로 쑥 달아나라, 너 오면 죽는다”고 소리쳐서 결국 전화기를 빼앗겼다.

아직 세상물정을 잘 모르는 아이들은 한국이나 중국에 나가있는 친척의 연락처로 연락하도록 시키면 따라한다. 전화만 잘 하면 감옥에 간 제 엄마나 아빠를 풀어준다는 말에 시키는 대로 순순히 따르는 것이다. 그렇게 전화를 해서 친척의 도움이나 얼마간의 지원을 받도록 한다. 아니면 어디로 나오라고 유인해 직접 잡아들이기도 한다. 중국의 심양, 흑룡강성, 북경에 있는 탈북자들은 연길 쪽으로 오라고 하면 오기도 해 간혹 잡히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반면 상해에 있는 탈북자들은 연길 쪽으로 나오기가 어려워 돈을 부치는 경우가 많다. 이 돈은 대체로 보위부에서 갖는다.

2월 28일 법무일꾼대회 등 각종 대회 열려

2월 28일 법무일꾼대회 등 각종 대회 열려

2007년 2월 28일 평양에서 전국 법무일꾼대회를 시작으로 3월 초 전국 인민 반장 대회, 혁명사적 일꾼대회가 연달아 열렸다. 인민반장대회를 비롯한 각 대회에서는 지난해 군과 인민이 이룩한 성과와 함께 새해에도 군과 인민이 이뤄야할 성스러운 과업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각 대회의 중심 내용은 “무엇보다도 인민의 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한데 모든 힘을 기울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전국이 떨쳐나 퇴비생산에 박차를 가해 농업에 새로운 전성기를 가져와야 한다. 지금은 “제일 급박한 것이 식생활이므로 먹는 문제를 하루빨리 풀기위해 새해 농사준비에 필요한 전력과 노력을 전국적으로 투자 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또 집 문제를 풀기 위해 살림집 건설을 대대적으로 해야 한다고 제기되었다.

■ 시선집중

손 전화 단속하면서 탈북자 유인

회령, 온성을 비롯한 국경지역은 연일 원거리 전화 탐측기를 이용한 손전화기 단속이 한창이다. 각 보위부, 보안서, 순찰대들은 전화 탐측기를 단 차량으로 이동하며, 마을과 외따로 떨어져있는 집까지 감시하고 있다. 무역일꾼들을 비롯해 이 지역 주민들은 단속이 워낙 심하다보니 전화하기가 어려워졌다고들 말한다. 함경북도 도 보위부에는 올 초에 중국에서 들여온 원거리 탐측기가 70여 대 가까이 배치되었다. 이 탐측기의 성능이 뛰어나 500미터 안에서는 전화기 사용 위치를 감지하고, 200미터 안에서는 장소까지 찾아낼 수 있다.

이렇게 전화기 단속이 강화되면서 전화로 연결된 상대방까지 유인해 잡아들이는 방법이 등장했다. 주로 중국에 체류하는 탈북자와 국내에 남아있는 가족들이 많이 걸린다. 한 50대 여성은 얼마 전 연길에 사는 딸과 통화하다가 전화기 단속에 걸려들었다. 보위부에서는 며칠 동안 심문하면서 이 딸을 잡아들이기 위해 “연길 친척집에 간다고 하고 통행증 내갈테니 나와 만나자. 도와 달라”는 말을 하도록 수십 번 반복해서 연습시켰다. 떨지 않고 자연스럽게 말이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딸과 전화 연결을 하도록 했다. 이 여성은 딸의 안부를 물어보는 등의 대화를 하다 느닷없이 “나 보위부에 잡혔다, 너 절대 오지 말고 더 멀리 들어가서 안으로 쑥 달아나라, 너 오면 죽는다”고 소리쳐서 결국 전화기를 빼앗겼다.

아직 세상물정을 잘 모르는 아이들은 한국이나 중국에 나가있는 친척의 연락처로 연락하도록 시키면 따라한다. 전화만 잘 하면 감옥에 간 제 엄마나 아빠를 풀어준다는 말에 시키는 대로 순순히 따르는 것이다. 그렇게 전화를 해서 친척의 도움이나 얼마간의 지원을 받도록 한다. 아니면 어디로 나오라고 유인해 직접 잡아들이기도 한다. 중국의 심양, 흑룡강성, 북경에 있는 탈북자들은 연길 쪽으로 오라고 하면 오기도 해 간혹 잡히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반면 상해에 있는 탈북자들은 연길 쪽으로 나오기가 어려워 돈을 부치는 경우가 많다. 이 돈은 대체로 보위부에서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