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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213호

■ 시선집중

자강도 군수공장 노동자들에게 미국 지원 식량 배분

자강도는 지역 내에 있는 군수공장 노동자들에게 10일 분량의 식량을 공급했다. 이번에 배분한 식량의 절반은 입쌀이고, 나머지 절반은 미국에서 지원한 밀이다. 그동안 일체 배급을 주지 못하다가 지난 8월, 노동자들의 출근율이 현저히 떨어지자 제2경제위원회에서 부랴부랴 미국 지원 식량을 배급했다.

그동안 이 지역 노동자들은 군수공장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이 많았다. 세대주가 배급을 못 받아오니 그 아내가 부모나 친척집에라도 가서 식량을 꿔오겠다며 여행증명서를 발급해달라고 요청하면 번번이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비밀과 안전 보장을 지키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아예 외부로 못 나가게 한 것이다. 기운이 없어 일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닦달하기도 했다.

로동자 김형오(43세)씨는 “우리 공장에서는 4월부터 식량 공급을 잘 받지 못해서 죽을 해먹는 집들이 많았다. 당장 나부터 작업장에서는 맥이 없어 일 못하고 누워 있다가 퇴근 시간이 되면 겨우 일어나 집으로 들어가곤 했다. 그럴 때마다 공장 간부들이 매달 작업 실적이 낮아진다며 작업 시간에 누워있는 우리들을 몽둥이로 한 매씩 때리기도 했다”며 분개심을 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10일 분량이긴 하지만 식량을 손에 쥐니 꿈만 같지만, 이 식량이 떨어지면 또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막막하다”고 한숨지었다.

북부 지구 탄광기업소에 미국 밀 지원

함경북도 새별군에 위치한 북부지구 탄광련합기업소에서는 지난 8월부터 각 시, 군 탄광 기업소들에 식량을 공급하지 못했다. 일례로 함경북도 은덕군 오봉탄광의 경우 7월에 보름 분량의 통옥수수를 배급한 뒤 8월에는 배급을 하지 못했다. 북부 탄광련합기업소로부터 받은 식량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각 시, 군의 탄광기업소 간부들은 9월에 석탄 채취작업을 하면 그 석탄을 팔아서라도 식량을 공급해주겠다고 노동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간부들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매번 하는 소리가 그 소리”라며 점점 출근하지 않는 노동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겨우 초급간부들만 일하러나가는 형편인 탄광도 있다. 탄광 기업소 간부들도 너무 허기져 있는 노동자들에게 일하라고 더 이상 강요하기도 힘든 형편이다.

석탄 채취 공업성은 북부 탄광 지구의 이 같은 사정을 보고받고, “석탄 생산을 중지하지 말 데 대한” 지시를 내리면서 9월 7일 전에 미국에서 들어온 밀 200톤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 경제활동

강계시 청년 염소 목장의 염소 1/6로 감소

자강도 강계시 청년 염소 목장의 염소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6천 마리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점점 줄어들어 올해 남아있는 염소는 불과 1,300여 마리밖에 없다.

이 목장은 2002년부터 전국 최초로 염소 기르기를 시작해 전국에서 자강도 따라 배우기를 할 정도로 염소 사육으로 이름난 곳이다. 그런데 6년도 안 돼 염소가 크게 줄어든 데는 무엇보다 사료부족과 방목할 풀밭이 적어진 때문이다. 꾸준히 풀밭을 조성해 염소들을 먹이고 보살펴야 하지만, 더 이상 먹일 풀이 없다. 게다가 작년부터 극심한 식량난으로 농장 간부들은 농민들에게 지급할 식량이 없어 염소젖을 팔아 입에 근근이 풀칠해왔다. 그러다보니 목장측은 풀밭 조성에 신경 쓸 여력이 없이 오로지 염소젖을 파는 데만 골몰해왔다.

농민 한 사람 당 매일 50리터 이상 팔도록 해서, 그 날 저녁에 벌어들인 수입을 거둬들이는 식이다. 너도나도 염소젖 파는 일에 동원되다보니 정작 염소 꼴 만드는 작업을 할 인력이 부족한 상태다. 이런 이유로 염소가 늘어나지는 않고 오히려 점점 줄어들어 현재 1,300여 마리에 불과하다.

자강도 군수공장 노동자들에게 미국 지원 식량 배분

자강도는 지역 내에 있는 군수공장 노동자들에게 10일 분량의 식량을 공급했다. 이번에 배분한 식량의 절반은 입쌀이고, 나머지 절반은 미국에서 지원한 밀이다. 그동안 일체 배급을 주지 못하다가 지난 8월, 노동자들의 출근율이 현저히 떨어지자 제2경제위원회에서 부랴부랴 미국 지원 식량을 배급했다.

그동안 이 지역 노동자들은 군수공장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이 많았다. 세대주가 배급을 못 받아오니 그 아내가 부모나 친척집에라도 가서 식량을 꿔오겠다며 여행증명서를 발급해달라고 요청하면 번번이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비밀과 안전 보장을 지키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아예 외부로 못 나가게 한 것이다. 기운이 없어 일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닦달하기도 했다.

로동자 김형오(43세)씨는 “우리 공장에서는 4월부터 식량 공급을 잘 받지 못해서 죽을 해먹는 집들이 많았다. 당장 나부터 작업장에서는 맥이 없어 일 못하고 누워 있다가 퇴근 시간이 되면 겨우 일어나 집으로 들어가곤 했다. 그럴 때마다 공장 간부들이 매달 작업 실적이 낮아진다며 작업 시간에 누워있는 우리들을 몽둥이로 한 매씩 때리기도 했다”며 분개심을 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10일 분량이긴 하지만 식량을 손에 쥐니 꿈만 같지만, 이 식량이 떨어지면 또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막막하다”고 한숨지었다.

북부 지구 탄광기업소에 미국 밀 지원

함경북도 새별군에 위치한 북부지구 탄광련합기업소에서는 지난 8월부터 각 시, 군 탄광 기업소들에 식량을 공급하지 못했다. 일례로 함경북도 은덕군 오봉탄광의 경우 7월에 보름 분량의 통옥수수를 배급한 뒤 8월에는 배급을 하지 못했다. 북부 탄광련합기업소로부터 받은 식량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각 시, 군의 탄광기업소 간부들은 9월에 석탄 채취작업을 하면 그 석탄을 팔아서라도 식량을 공급해주겠다고 노동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간부들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매번 하는 소리가 그 소리”라며 점점 출근하지 않는 노동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겨우 초급간부들만 일하러나가는 형편인 탄광도 있다. 탄광 기업소 간부들도 너무 허기져 있는 노동자들에게 일하라고 더 이상 강요하기도 힘든 형편이다.

석탄 채취 공업성은 북부 탄광 지구의 이 같은 사정을 보고받고, “석탄 생산을 중지하지 말 데 대한” 지시를 내리면서 9월 7일 전에 미국에서 들어온 밀 200톤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서흥군 농장, 옥수수 도적질한 군인 총격으로 시비

황해북도 서흥군 서흥읍 협동농장에서는 옥수수 도둑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자, 급기야 군보안서의 협조를 받아 한 개 작업반당 2개의 장총을 지급했다. 지난 8월 26일 저녁 2작업반 옥수수밭에서 4․25훈련소 공병대대 군인 두 명이 도적질하다가 무장한 농장 경비원에게 발견돼 총격을 받았다. 도주하던 군인 한 명은 허벅지에 총알을 맞아 다리를 절단할 수밖에 없었다.

4.25훈련소에서 지휘관과 병사들이 무리지어 나와 농장관리위원장을 비롯한 농장원들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당장 손해배상금을 내라. 그렇지 않으면 끊어진 다리를 붙여라”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농장 당비서와 관리위원회 일꾼들은 긴급회의를 연 뒤, “이번 총격으로 다리를 절단하게 된 군인이 완치될 때까지 먹을 것과 치료받을 의약품 등 일체 비용을 농장에서 책임지겠다”며 지휘관들에게 사과했다. 군부대에서 돌아가자 해당 작업반에서 이번 사건 경위서를 군당 비서에게 올려 보냈고, 군당에서는 군당 간부들을 회의에 소집했다. 회의 결과를 토대로 군당에서는 다시 인민무력부에 사건 경위서와 항의서를 보냈다. 인민무력부에서 현장에 파견된 일꾼은 농민들을 일일이 만나 사건 경위를 다시 조사한 뒤, “훈련소 군인들이 도적질하다가 총에 맞은 것은 그들 잘못이지, 농장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결론내리고, 농장에 몰려가 일꾼들을 협박해 손해배상을 하라고 한 공병대대 군관들을 엄중히 비판했다. 이에 따라 공병대대 중대장 정치지도원은 당책벌 6개월형을, 사건 당일 두 사병의 도적질을 허락해준 분대장은 하전사로 강직처벌 됐다.

남포시 농장, 단독결정으로 옥수수 배급했다가 논란

평안남도 남포시 신령리 농장에서는 농민들에게 옥수수를 35kg씩 배급해주었다. 이 농장의 농민들은 9월 들어서도 먹을 식량이 없어 하루 한 끼만 먹는 세대가 많다. 리당 비서와 농장 관리위원장은 이대로 있다가 군량미로 보내고 나면 정작 농민들에게 돌아갈 식량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제일 농사가 안 된 약 1,500평 부지의 옥수수밭에서 옥수수를 조기 수확했다. 여기에서 거둬들인 옥수수 이삭을 각 농가마다 35kg씩 나눠준 것이다.

그런데 누군가 “농장 관리일꾼들이 제 멋대로 옥수수를 조기 가을(수확)해서 농민들에게 공급했다”는 소식을 도 농촌경영위원회에 신고했다. 도 농촌경영위원회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군당에 통보해 신령리 리당비서와 농장관리위원장을 조사하도록 했다. 군당 조직비서는 “국가의 승인 없이 옥수수밭을 제 마음대로 조기 가을해서 주면 과오가 된다는 것을 잘 알 만한 사람들이 왜 그랬느냐?”고 물었고, 이에 리당비서는 “어디서도 식량을 변통할 데 없는데 농장원들을 더 죽일 수는 없지 않는가? 그렇게라도 사람을 살려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대답했다. 현재 이 사건은 어떻게 처리해야할 지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 논평

지금은 인도적 위기 해결 위해 중지 모을 때

요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 문제가 연일 언론에 주요하게 보도되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신변 문제가 북한의 체제 변화에 중요한 변수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다수의 언론들은 마치 경쟁하듯 갖가지 추측성 기사를 쏟아내며 북한의 급변 사태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WFP(세계식량계획)와 FAO(식량농업기구)가 공동 실시한 북한의 식량 상황에 대한 조사 보고서가 공개되었다. 이번 보고서는 그동안 북한 식량난의 실태와 심각성에 대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기에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이 하루 두 끼를 겨우 죽으로 연명하고 있다는 보고서의 내용은 그동안 ‘오늘의 북한소식’을 통해 언급된 주민들의 증언이 사실이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좋은벗들에서 식량난 악화의 원인으로 지적했던 수해 피해, 외부의 지원 중단, 그리고 중국의 식량 수출 통제 등을 WFP 보고서 역시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게다가 식량 부족은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주민들의 구매력을 감소시켰다. 대다수의 주민들은 뙈기밭 경작 등으로 자구책을 마련하거나 야생식물 채집(풀죽을 끓이기 위해 풀을 뜯으러 다니는 행위)에 나서고 있다는 것도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북한 사회를 여러 지역에서 다방면으로 고찰해 온 좋은벗들은 이번 공동 조사 보고서가 북한 사회의 현실을 비교적 사실적으로 반영하고, 북한 식량난의 실태를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사실 정보가 통제된 북한의 식량난 소식을 외부로 알리는데 많은 반론이 있어왔다. 일부 민간단체가 식량난을 과장하고 있고, 곡물 가격 상승은 북한 정부의 시장 통제 정책의 일시적 결과일 뿐이라는 것, 식량이 부족하지만 그리 심각하지는 않다는 것, 또는 현재의 식량 부족은 북한 정부가 기근의 정치로 사회 통제를 하는 일환이라는 여러 가지 주장이 제기됐다. 그렇지만 이제는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의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보고서가 공개되었다.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은 줄이고 2천만 북한주민들에게 맞닥뜨려진 인도적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중지를 모아야 한다. 우리 모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변과 그로 인해 야기될 북한 사회의 급변 사태라는 문제에만 매몰되어선 안 된다.

설혹 급변사태가 일어난다고 해도, 당국자 간 대화 단절로 인한 협상통로의 부재, 인도적 지원의 중단, 민간교류 위축, 경협사업의 퇴보 등 무엇 하나 남한 정부가 통일한국 사회를 만들기 위해 주도해나갈 수 있는 입지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큰 문제다.

이 난국을 타개하는 데 가장 손쉬운 방법은 누누이 강조하지만, 북한 주민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해줌으로써 당면한 고통을 덜어주어 민심을 사로잡는 것이다. 인도적 지원은 통일로 가기 위해 한국 정부가 가장 적은 비용과 뚜렷한 명분으로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사안이다. 한국 정부는 조건 없는 대북 식량 지원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당면한 고통을 해결하고, 북한 정부와의 대화를 재개하여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 그 어떤 사태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개입하고,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회복해야 한다. 식량난으로 인해 다수 주민의 희생이 계속되는 작금의 현실이야말로 우리가 직시해야 할 북한의 급변 사태임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