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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284호

■ 시선집중

회령시, 상점 재정비하고 음식거리 조성

함경북도 회령시는 1호도로에 세워져있는 기존의 편의봉사부문시설을 철거하고, 사회급양관리소 식당과 기타 편의봉사망 시설들을 새로 세우기로 했다. 또 남문동과 산업동 지역에 평양시처럼 음식거리를 조성하기로 했다. 특히 남문동의 농촌 지역에서는 6개의 남새상점을 건설하게 된다. 이에 따라 대덕리를 비롯한 인근 농장의 농장원들은 150일 전투 기간 동안 농사에 전념하기보다 남새상점 건설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대덕리 2작업반 각 분조들에서는 부림소를 동원해 모래를 운반하기도 한다. 부림소가 공사 현장에 나가다보니, 정작 농장 밭에는 김매기를 못해 풀과 옥수수 포기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풀이 무성했다.

기업소들은 기업소들대로 편의봉사망 시설 및 상점 건설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해서 고민이 많다. 과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공장, 기업소의 지배인들이 책임을 지고 해임될 각오를 해야 한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지배인은 “툭하면 분공을 내려주는데, 이래서는 기업 관리를 어떻게 하겠나. 본신사업(본업)을 버리고 동원사업에 나서게 되면, 돈은 말할 것도 없고 자재 낭비에 로력 낭비가 심해 건물이 완공되고 나면 빚더미에 앉아 허덕일 공장들이 많다. 내가 해임돼도 할 수 없다”고 해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주민들도 상점을 재정비하는데 필요한 모래와 자갈, 목재 등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한 세대당 12,000원씩 내야 해서 한숨만 내쉬고 있다.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슬쩍 물어보면 주민들마다 “쓸데없이 왜 갑자기 음식거리를 건설한다고 하는가. 식당이 없어 밥을 못 먹는가. 시장에서는 음식 매대를 없애라고 하더니 식당 지어서 누구 좋은 일 시키려고 하는가. 다 간부들 좋자고 하는 일 아닌가?”라며 불평하고 있다.

종합시장 폐지 정책, 차근차근 실시

종합시장 폐지가 차근차근 현실화되고 있다. 북한 당국은 작년 하반기부터 종합시장을 폐지하고 농민시장으로 개편할 것을 여러 번 천명했지만, 각종 사정으로 6개월 유보시킨 바 있다. 종합시장 폐지의 가장 대표적인 징조가 바로 평성 시장 폐쇄이다. 평성 시장의 경우 전국 도매시장 역할을 한다는 이유로 가장 먼저 없애고, 대신 여러 구역에 작은 장마당을 운영하도록 지침을 내린 것이다. 이와 함께 중앙당에서는 상업성에 지시를 내려, 평양시 백화점과 상점들에 중국산 물품을 대량으로 채워 넣으라고 했다. 다른 도시들도 주민들의 수요와 지역 실정에 따라 중국에서 수입할 것을 지시했다. 종합시장이 폐지됨으로써 발생할지도 모를 생필품 곤란 사태를 미연에 막기 위해서다. 일련의 이러한 조치들은, 강압적으로 실시하려고 했다가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유보했던 지난 상황을 참작한 것으로 보인다. 평양의 한 간부는 이번 조치가 주민들의 정서와 불편 사항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앙당에서는) 시장은 무조건 없애야 한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강압적으로만 하면 주민들의 반발이 크다고 보고, 이번에는 회유정책도 겸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이 허튼 생각을 못 하도록 년말까지 계속 동원과 단속에 몰아넣어 정신 차릴 새 없이 만들고, 그 사이 시장체제를 완전히 전변시킬 각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 식량소식

명천군 주민들 작년 1월부터 식량 배급 못 받아

함경북도 명천군 주민들은 작년 1월부터 올해까지 식량 배급을 구경해본 적이 없다. 농사가 잘 안 되다보니 작년에는 군량미 계획조차 다 완수하지 못했을 정도다. 명천군의 작년 군량미 계획량은 2,800톤이었으나 실제로는 2,200톤밖에 못했다. 나머지 600톤을 아직까지 보충하지 못하고 있다. 국방위원회에서는 군당 책임비서부터 군협동농장 경영위원회 위원장 등에 이르기까지 책임일꾼들에게 군량미를 완수하지 못하면 현직을 내놓아야 한다며 엄중 경고를 하기도 했다. 군량미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라, 80% 이상의 주민들은 바다에서 미역, 곤포 등을 채집해 자력으로 살아가고 있다. 칠보산 근처에 사는 주민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외국 관광객과 국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봉사하며 ‘먹을 것’을 챙기기 때문이다. 명천군 주민들은 “시장에서도 이제는 알곡을 못 팔게 하니, 우리 같이 돈 없고 못 버는 사람들은 갈수록 알곡 구경하기가 바쁘다(힘들다). 이럴 때 나라에서 (식량)배급 한 번 주면 얼마나 좋겠냐만 살아생전 그럴 날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한다. 김채준(80대) 할아버지는 명천군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김씨 할아버지에 따르면, 명천군은 일제 시대때부터 잘 살기로 이름난 곳이라고 한다. 김씨 할아버지는 “봐서 알겠지만, 여기는 종가집도 많고 텃세가 세다. 여기 사람들 콧대가 얼매나 높은지 모른다. 그런데 지금은 봐라. 알곡 한 알 구경하기 어렵지 않냐. 내가 너무 오래 살았다”며 씁쓸해했다.

■ 경제활동

청진 시장 물품 제일 잘 돌아

상인들은 함경북도 청진 수남 시장을 제일 선호한다. 물건도 돈도 그만큼 빨리 돌기 때문이다. 인구가 많다보니 남새, 음식, 쌀은 물론 공업품들도 팔려나가는 속도가 빠르다. 다른 곳 같으면 5일 넘게 안 나갈 상품도 청진 시장에서는 순식간에 빠진다. 기름, 설탕, 밀가루 등은 함경남도 함흥과 단천 등지에서 들어오는데, 청진까지 가져오는 이유도 비교적 빨리 판매되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밑돈(투자금)이 적어도 물건을 빨리 굴리니 하루벌이를 쉽게 할 수 있다며 못 사는 사람들일수록 청진 시내로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청어살이 멸치, 라진이 제일 싸

함경북도 라진에서는 요즘 청어살이 멸치가 많이 잡혀 kg에 800원씩 거래되고 있다. 청진에서도 멸치들이 나오지만 라진만큼은 아니어서 kg당 1,300원에 팔린다. 내륙 쪽으로 가면 더 비싸지는데, 회령, 온성, 길주, 김책 등지로 가면 1,500원에서 1,800원까지 한다. 까나리는 황해남도 은률, 은천, 평안남도 남포, 온천 등지에서 kg당 2,000원씩 하는데, 동해안으로 가면 kg에 5,000원으로 뛴다. 까나리가 북쪽으로 올라가면 좀 더 비싸지는데, 함경북도 청진에서는 5,500원, 온성과 회령 등지에서는 8,000원에서 최고 10,000원으로 급등한다. 이렇게 가격 차이가 큰 것은 유통비용을 감안한 것이기도 하지만, 150일 전투 때문에 이동이 자유롭지 않아 유통이 잘 안 되는 탓이 크다. 달리기 장사꾼들은 가격이 비싸다고 좋은 게 아니라고 말한다. 살 수 있는 사람이 그만큼 없기 때문이다. 하루빨리 150일 전투가 끝나 물량도 빨리 돌고, 판매도 잘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이구동성 하는 말이다

중국산 신발 모방은 순천이 최고

시장이 자생적으로 발달하면서 각 지역마다 유명 상품이 생기고, 가격도 다르게 형성되고 있다. 평성시장과 청진 수남시장이 전국 도매 시장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제는 물품에 따라 도매지가 달라진다. 기성복이나 신발 등은 전국에서 라진 쪽이 가장 싼 편이고, 손전지나 전구, 텔레비전 부속품 등은 량강도 혜산에서 도매지 역할을 한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들어오는 선풍기 등 가전제품은 신의주로 들어와 평성에 나가 전국 각지로 퍼진다. 평성에서는 수입산 기성복을 모방한 제품들이 많이 나오는데, 어지간한 사람들은 구분을 못할 정도로 잘 만들어낸다. 중국 신발을 가장 그럴듯하게 모방하는 것은 순천이다. 순천에서는 개인들이 공장에서 신발 자재를 받아 집에서 수작업을 해서 시장에 넘긴다. 겉모양으로 보면 중국산과 구분이 잘 안 갈 정도지만, 질이 좋지 않아 얼마 못 신는다.

의약품은 함흥이 최고다. 함흥이 특히 ‘얼음’(마약) 제조로 유명한 것은, 이 지역 의대생들이나 화학자들의 약품 제조 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두부 파는 집들이 많은 것만큼이나, 함흥에서는 얼음을 제조하는 집들이 많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이다. 함흥에서 얼음 만드는 기술이 전국으로 퍼져 나가, 이제는 평안남도 평성과 순천 등은 물론 자강도에서도 얼음을 제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얼음 외에도 환을 짓고 생 약초 즙을 짜서 만드는 각종 동약(한약) 기술도 함흥이 뛰어나다. 최근 들어선 자강도 동약이 더 인기가 높다. 자강도에서 나온 약이 효능이 제일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아예 ‘자강도 동약’이라는 이름으로 팔릴 정도다.

■ 정치생활

[284호[은덕군 밀주 단속 위해 가택 수색

함경북도 은덕군에서는 지난 6월 2일부터 4일까지, 밀주 행위 단속을 실시했다. 밀주는 비사회주의적인 일일 뿐만 아니라, 식량 허실과 랑비가 심하다는 이유로 그동안 여러 차례 단속이 실시돼왔다. 보안당국은 인민반장들로부터 밀주를 만드는 세대를 파악해 가택 수사에 들어갔다. 이번에는 총 30여 세대가 가택수사 대상이었는데, 밀주기계 28대와 통옥수수 약 7.2톤이 회수됐다. 회수된 옥수수는 현재 옥수수쌀로 가공해 농촌 동원에 나간 학생들의 식량으로 공급하고 있다. 밀주로 통옥수수를 회수당한 주민들에게는 군 량정사업소에서 1kg에 30원씩 국정가격으로 계산해 보상해주었다.

검찰일꾼들 부정부패 관련 군중강연 실시

평안북도 신의주에서는 사법당국의 부정부패 사례들을 집중적으로 고발하는 간부 및 군중 강연을 실시했다. 이 날 강연에서는 사법일꾼들의 부정행위 사례들이 낱낱이 열거됐다. 대표적으로 암달러 거래상들에게 1,000달러 이상의 돈을 받고 눈감아주려고 했던 검찰일꾼의 사례가 소개됐다.

평안북도 신의주시에 사는 김성희(가명)씨가 그동안 평양, 사리원, 평성 등 다른 도시의 암달러상들을 주도적으로 관리해온 사실이 드러나 수사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김씨를 비롯해 걸려든 사람들이 수사담당일꾼들에게 1,000달러 이상의 뇌물을 바쳤고, 이 사건은 그대로 종결되는 듯했다. 이 사실을 눈치 챈 상부에서 수사를 다시 지시했는데, 재수사를 담당한 일꾼들마저도 1,200달러씩의 뇌물을 받고 서둘러 마무리 지었다. 그렇게 끝나는 가 싶었는데, 결국 누군가의 신고로 검찰일꾼들의 뇌물수수 혐의 전말이 드러났다.

군중강연을 할 때는 대부분 졸거나 잡담하기 일쑤인데, 이번에는 1시간 반 동안이나 조는 사람 없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흥미롭게 듣는 모습이었다. 한 간부는 “여느 때보다 말썽부리거나 잡담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걸 보아, 주민들도 간부들 비판하는데 관심 있어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강연에 참석했던 심미화(30대)씨는 “비사회주의 현상을 뿌리 뽑는 투쟁의 선봉에 나섰던 검찰들부터가 제 배 부르자고 나라 법을 어기니 비법행위를 안 하고 살 사람이 누가 있겠나. 이제는 비법이 아니면 그 누구도 먹고 살 방법이 없는 세상”이라며 일반 주민들만 비법하는 게 아니라고 몇 번이고 목소리 높여 말했다.

강연이 끝난 뒤 모든 당원들은 앞으로 한 달 동안 자기 사업에 대해 반성 검토하는, 자아 비판서를 써야 한다. 예를 들어 산과의사(산부인과의사)는 불법 낙태 시술을 얼마 받고 몇 건이나 했는지, 의사들은 약품을 얼마나 시장에 빼돌렸는지, 법관들은 돈을 받고 범죄를 무마시킨 건수가 몇 건인지, 교원들은 돈 받고 가정 교사한 적이 없는지 등으로 자기 직책에 대해 반성 검토해야 한다.

“올해 150일 전투만 잘하면 강성대국은 완전한 우리의 것”

150일 전투가 진행되는 가운데 학습강연자료도 각 단위에 계속 내려가고 있다. 평안남도 평성의 각 공장, 기업소에서는 2차 핵실험이 실시된 지 일주일 뒤에 “이젠 군사력에서 우리와 맞설 자가 이 세상에 없다”는 내용으로 정세학습을 했다. “미국과 그 추종 국가들이 우리나라에 대한 경제봉쇄를 한다면, 우리는 전쟁도발책동으로 보고 무력으로 맞설 것이다. 우리나라가 올해 150일 전투만 잘한다면 강성대국은 완전한 우리의 것이다. 인민군대의 혁명적 군인정신을 온 나라가 따라 배워 강성대국의 대문을 하루빨리 열어야 한다”는 등의 선전과 격려가 주된 내용이었다.

■ 사회

외손녀 중국에 팔아넘긴 할머니, 슬픔에 곡기 끊어 사망

함경북도 청진시 청암구역 인곡동에 사는 최점순(70대) 할머니는 자기 손으로 외손녀를 팔아넘긴 일로, 보름 넘게 곡기를 끊다시피 하다가 결국 숨을 거뒀다. 최씨 할머니는 올해 16살 되는 외손녀를 중국에 팔아넘긴 뒤 죄책감에 시달려 울면서 음식을 전혀 입에 못 댔다고 한다. 작년 춘궁기에는 딸이 사망하고, 유행성출혈열에 걸린 사위는 오랜 투병생활 끝에 작년 12월에 세상을 떠났다. 그동안 사위의 치료비로 빚을 많이 진데다, 중학교에 다니는 외손녀의 학비를 대줄 능력이 없어 할머니의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 둘째 딸과 상의 끝에 5천 원에 손녀를 중국에 넘기게 됐다. 할머니는 그동안 7년 넘게 같이 살던 손녀딸을 중국에 팔아넘기고, 그 돈으로 사온 식량을 어떻게 목구멍에 넣을 수가 있겠냐며 내내 울기만 했다고 한다. 할머니는 생계난으로 아이를 중국에 보내야 했지만, 중국에서 좋은 남편 만나 잘 살라고 죽어서나마 빌어주겠다며 눈을 감았다.

함흥시 결핵환자 1,500여명 추산하지만, 실제 10배 넘을 것

함경남도 함흥시에서는 결핵환자가 1,500여명, 간염환자가 1,470여명이고, 이 중 사망자가 380명에 이른다고 했다. 한 의료일꾼은 함경남도 제2예방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올해 2009년 5월 4일까지 간염, 결핵 환자 병력서를 종합 분석한 결과 환자 수가 이렇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라 제2예방원에서는 결핵, 간염 치료약 필요량을 추산해 보건성에 신청했다. 결핵과 의사 장성만(가명, 40대)씨는 “(결핵환자가) 1,500명이라는 것은 거짓말이다. 침윤성 폐결핵 환자들은 환자로 취급도 안 하니까 그러는 거다. 결핵이 영양 상태와 관계가 있는 질병이라, 영양 상태가 나빠지면 결핵균이 활동한다. 의사들이 개방성 환자가 아니면 대부분 본인에게만 몰래 말해주고 아예 등록도 안 한다”며, 결핵 환자가 비공식적으로 10배는 더 넘을 것이라고 했다.

간염, 결핵 약품 시장 유출 심각

지난 5월, 보건성은 간염 및 결핵 약품을 각 시, 군에 내려 보냈으나, 환자들이 받아보기도 전에 대부분 시장으로 흘러나갔다. 평성 시장과 청진 수남 시장을 비롯해 함흥 사포시장 등에서는 5,500-7,000원대에 팔리고 있다. 함경남도 함흥에 사는 김동학(50대)씨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의사들의 비법 행위가 심해진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료소에서 전염병 검진 확인서를 받아 시병원 간염결핵과에 찾아가면, “(결핵을) 앓는 사람에게도 건강 상태가 일없다고(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고 했다. 약이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는 주지 않고, 대신 그 약을 개인 장사꾼들에게 팔아 돈벌이를 한다는 것이다. 병원에서 약을 주지 않아 사포시장에서 약을 샀다는 정미혜(가명, 30대)씨는 “약을 시장에서 사는 게 뭐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번에 장군님께서 특별히 배려해주셔서 내려 보낸 간염약까지 이렇게 빼돌리다니 해도 해도 너무 하다”고 분개했다.

■ 여성/어린이/교육

돌격대 나간 꽃제비들 대부분 탈영

평안남도 각 시, 군 구제소에서는 꽃제비 80여명을 백두산 건설 돌격대에 보냈으나, 탈영한 꽃제비가 60여명에 달한다. 먹을 것이 부족해 영양실조에 걸린 데다 장 질환에 걸린 꽃제비들이 많았다. 또 날이 추워 감기에 걸리거나 수인성 전염병에 걸린 꽃제비들도 있었다. 그러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안 돼 그저 알약 몇 알만 공급받을 뿐이었다. 이런 이유로 더 이상 있다가는 죽을 것 같다며, 대부분의 돌격대원들이 달아나고 말았다. 현재 남아있는 꽃제비 돌격대원은 17명 정도이고, 63명이 탈영해 그 중 일부는 자신들이 지내던 구제소로 돌아갔다. 이 일로 량강도 도당 조직부 책임지도원이 평안남도 려단에 내려가 관련 일꾼들을 비판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사건사고

개성시 고려청자 밀매매자 무기징역

개성시 보위부에서는 지난 5월 초 고려청자 밀매매자들을 붙잡아 재판에 넘겼다. 이번에 붙잡힌 이들은 고려무역회사 노동자들과 개성역 철도기관사 한 명이었다. 이들은 작년 10월부터 고려청자와 각종 골동품들을 수집해 국경연선지역에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기관에서는 이들이 넘긴 고려청자 등이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빠져 나간 것으로 보고, 유통 경위에 대해서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가 끝난 뒤 지난 5월 20일, 이들은 ‘적선’이라는 비판과 함께 각각 교화소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 논평

시장, 막는다고 막아지나?

서서히 종합 시장 폐지 정책이 가시화되고 있다. 원래는 2009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했으나 주민들의 반발이 빗발쳐 6개월 뒤로 연기했었다. 공업품은 국영 수매상점에서, 식량은 각 구역 배급소에서 판매하고, 대신 시장에서는 식량과 공업품을 제외한 각종 농산물만 판매하도록 하는 것이 종합 시장 폐지 계획의 주요 골자였다. 즉 농민시장으로만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6개월이 지나자, 드디어 평성 시장 폐지를 필두로 점차 다른 도시의 시장들도 폐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책을 시행하기에 앞서, 북한 당국은 “나라에서 (우리들에게) 줄 쌀이 있는가?”라는 주민들의 질문에 아직까지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의 쌀 판매 금지가 소토지 농사 금지와 산림반 해체 등의 조처와 맞물려 주민들의 식량난을 가중시키는 것에 대한 대책 역시 눈에 띄지 않는다.

“집에서 팔다나니 값을 깎지도, 흥정도 못한다. 여러 가지 것 중에 제일 좋은 것을 고르지도 못한다. 누구 좋으라고 이렇게 단속하느냐?”는 질문에도 답이 없다. 공업품 판매 금지 후 암거래가 확산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도 없다. 국영상점에 물건을 채워 넣으라고 지시했다고 하나, “몇 달이나 가겠냐?”는 회의적인 시선 역시 피하지 못하고 있다. 과연 무슨 돈으로, 물품을 끊이지 않고 조달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들에 적절한 대책이 없다면, 종합 시장 폐지 정책은 결국 암시장 확산 등으로 왜곡 변형되거나 자연스레 좌초되고 말 것이다. 북한 당국은 시장 때문에 빈부격차가 커지고, 도적질이 늘어난다고 하지만, 사실은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빤한 일이다. 누누이 말하지만, 주민들이 자력으로 먹고 살 길이 없는 상황에서 시장을 막는다고 폐지되겠는가. 시장을 없애려면 다른 생계 방법을 마련해주고, 대책이 없다면 시장을 막지 말아야 한다. 대신 시장에서 파생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다른 방안을 고심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실현되지 못할 종합시장 폐지에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는 것은 불필요한 자원 및 인력 낭비일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고통을 배가시키는 것이다. 주민들이 자력으로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선 장마당 장사와 뙈기밭 농사(소토지 농사)밖에 없다면 이를 보호해주어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종합시장 폐지 정책은 재고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