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물가폭등, 생필품 공급대책 시급하다

화폐 교환 조치 이후, 물가 폭등세가 예사롭지 않다. 전국 주요 시장에서는 매 시간마다 가격대가 달라지는 불안정한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물가가 널뛰기하다보니, 가격이 고정될 때까지 기다리려는 사람들은 판매를 기피하고 있다. 물가 혼란이 어느 정도인지는 쌀 판매가격 변화만 봐도 알 수 있다.

화폐 교환 조치 전인 11월만 해도 전국의 쌀 가격은 kg당 1,800-2,000원선으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화폐 교환조치 이후 국정가격이 23원, 공급가격이 44원으로 책정되는 동안, 시장에서는 30-50원 사이로 거래됐다. 그러다 1월 2일 이후부터 60원, 70원, 80원, 100원, 130원, 140원, 150원으로 시시각각 폭등하기 시작했다. 1월 8일, 100원, 50원으로 잠시 떨어지긴 했으나, 얼마 못 가 다시 200원으로 폭등하며 물가 널뛰기는 계속되고 있다. 도대체 가격을 얼마로 해야 할 지,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누구도 짐작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저 그때그때 조금씩 거래하고 있을 뿐이다.

경제 일꾼들은 이번 화폐 조치로 일시적 혼란이 있을 수 있으나, 1월이 되면 새 경제 질서가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해 왔다. 그러나 시장이 안정화되기보다는 물가 폭등, 상거래 위축, 도매시장 폐쇄에 대한 불만 증가 등으로, 경제 정책에 대한 불신이 오히려 팽배해지는 모습이다. 더군다나 장마당 혼란으로 생기는 피해가 일반 주민들의 생활고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이미 여러 차례 지적했듯이, 이번 화폐개혁의 성공 여부는 북한 정부의 생필품 공급 여하에 달려있다. 국정가격대로 상거래가 이뤄지도록 물가를 통제하고, 주민 생활을 안정화하려면 식량을 비롯한 생필품이 충분히 공급되어야만 가능하다. 이것이 어렵다면, 이번 화폐개혁으로 주민 생활을 안정화시킨다는 목표는 달성될 수 없을 것이다. 북한 정부에게 그럴 능력이 있는지, 혹은 물품공급 대책이 얼마나 마련돼 있는지 묻고 싶다.

식량과 생필품의 원활한 공급이 어렵다면, 북한 당국의 시장 폐쇄 정책은 재고(再考)돼야 한다. 지난 10년간 주민들은 스스로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해 몸부림치며 장마당 장사를 개척해왔다. 주민들의 자생력이 입증된 시장을 폐쇄하거나 축소하는 것은 주민들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가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시장을 합법화하고 활성화시키는 것이 현재로선 인민 생활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신 화폐가 통용된 지도 한 달이 다 되어 가고 있다. 다수 주민들은 구매력이 오른 기쁨을 채 누리기도 전에 교환 조치 이전보다 더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이번 화폐 교환은 국민 경제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한 실패작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하루빨리 생필품 공급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집행하기를 바란다. 시간은 결코 북한 정부의 편이 아니다.

■ 시선집중

청진, 한 때 화폐 교환 다시 한다는 헛소문 돌아

함경북도 청진시 수남시장에서는 한 때 화폐 교환을 1월 중순에 다시 한다는 소문이 돌아 주민들 사이에 혼란이 일었다. 2천원권과 5천원권 등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소문에 3일 오후부터 상품을 팔지 않은 상인들도 생겼다. 4일 저녁과 다음 날 5일 저녁에는 수남구역 당일군들이 동사무소 인민반에 돌아다니며 이 같은 소문은 허튼 소리라고 설명했다. 국가에서 발표한 지시나 강연에서 말해준 것들만 진실이라며 주민들을 납득시켰다.

중앙당 일군, “중국과의 전면합작으로 가는 길 뿐”

북한 당국은 화폐 개혁 이후 2가지 방향이 있는데, 이번 화폐개혁을 잘 이용하면 강성대국을 빠르게 건설할 수 있을 것이나 못하게 되면 공황상태에 빠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근 식량과 물품이 부족한 상태라 국정가격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상태다. 중앙당의 한 일군은 “중국과의 전면합작으로 중국의 유상, 무상지원을 받아 그 의도를 따라가는 형국이 되어가고 있다. 며칠 전 라선시를 특별시로 지정한 것도 이와 연관되어 있다”고 전했다.

일부 주민들은 “이번 화폐 조치로 (국가에서) 사람들을 너무 고생시킨다. 백성들에게 미안해서라도 빨리 국가 가격을 발표하고, 주민들 애로를 살펴주어야 한다. 백성들의 혼잡한 생활 실태를 바로잡고 안착을 시키는 것이 중요한 사업이 돼야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편 식량을 비롯한 모든 물가가 일제히 올라가면서, 죽을 먹는 집들이 크게 늘고 있다. 또 지난 2일부터는 사회급양관리소 식당망들에서 영업을 중단한 곳이 많다. 매일 떡, 순대, 두부밥, 팥죽을 팔아 그 돈으로 끼니살이를 하는 주민들이 많은데, 현재 음식 영업이 중단돼 생계에 당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정부, 장사꾼들의 돈 끌어 모으려는 말없는 싸움”

현재 조정된 국정 가격이 발표되지 않아 전국적으로 물가가 시간 단위로 뛰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민들은 “생활에 난리가 난 것 같다”며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일부 수완 좋은 장사꾼들은 이 기회에 2배 이상의 비싼 값에 물건을 팔아, 화폐 교환 조치 때 날린 돈을 재빨리 만회하고 있다. 평양의 한 간부는 현재 국가에서 조정된 국정가격을 발표하지 않는 이유가 “나라에는 상품이 없고 돈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에서 돈을 풀었지만 돈이 개인 손에 들어가 있고, 은행에는 잘 안 들어오는 상태여서, 정부가 경제 관리에 나서 가격을 제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은 장사꾼들의 돈을 끌어 모으기 위해 정부가 말없는 싸움을 벌이는 것”이라고 했다.

함흥과 청진의 일군들은 “현재 북반부 지역 어디나 할 것 없이, 모든 시, 군 시장에서는 장사군들이 상품을 팔지 않고 있다. 국내 형편을 볼 때 농사가 안 돼 식량 원천이 없고, 돈 교환 이후 정부에서 주민들의 생활은 충족시키지 못해도, 최소 필요한 물품 정도는 공급해주어야 하는데 그만한 조건도 보장 못하고 있다. 나라에 돈이 없고 물건이 없으니 상황이 나빠지는 것”이라며 물가폭등에 대해 비슷한 진단을 했다.

상인들, 물가 폭등에 아예 판매 중단

거듭되는 물가 폭등세 속에서 상인들은 판매를 멈추고, 물가가 고정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얼마나 더 오를지 모를 상황에서 섣불리 물건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시장을 단속하던 보안원들도 엄청난 물가 상승에 어떻게 손 쓸 도리가 없어 단속을 멈춘 상태다. 갑작스런 물가 폭등에 대해 주민들은, “국가적인 (화폐 교환) 조치 이후에 국가에서 가격을 정해주지 않고, 그렇다고 상품도 풀어주지 못하고, 외화는 사용하지 못하게 하니 장사 유통도 큰 타격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안남도 순천시의 한 간부도 “지난 해 11월 30일 화폐개혁 이후 12월 9일에 국정가격이 발표된 뒤, 약 20일 동안 전국적인 의견수렴과정을 통해 새롭게 조정할 계획임을 밝힌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식량과 물품부족으로 새로이 국정가격이 제시되지 않고 있어 시장 물가가 크게 불안해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평양을 비롯한 평성, 순천, 함흥, 청진, 신의주 등 전국 주요 도시 시장에서는 상품 가격 폭등이 너무 심해 아예 상품을 팔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그동안 물가가 고정되지 않아, 시장은 물론 국영상점에서도 상인이나 판매원들이 정한대로 판매되는 등 가격이 유동적이었다. 주민들은 “교환 조치가 끝난 지 한 달이 지났는데 국가에서 대책을 세워주지 않고 있다. 장사를 못하는 주민 생활이 정돈되지 않고 있고, 안착감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했다. 곡물 외에 공업품류, 식품류, 일용잡화류 등의 매대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팔러 나온 사람들 수도 점점 줄고 있고, 나왔다고 해도 판매할 상품이 부족하거나 없어서 그냥 앉아있는 모습들이다. 농민들의 현금분배와 노동자들에게 임금이 지급되면서 한 때 시장이 흥성거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급격히 썰렁해진 분위기다. 함흥시 주민들은 “평성시장 폐쇄에 뒤이어 청진 수남 시장, 함흥 추평 시장이 폐쇄될 예정이어서 이런 상황이 더 가속화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걱정했다.

쌀 최고 200원, 시간 단위로 폭등 거듭

새해 들어서면서 전국적으로 물가가 비정상적인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3일, 평안남도 순천시장에서는 쌀이 kg당 90원, 옥수수가 45원에 거래됐다. 12월 30일까지만 해도 쌀이 40-50원, 옥수수 20-25원선에서 거래되던 것에 비하면 2배 가량 오른 가격이다. 함경북도 청진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같은 날 3일 오후, 청진 수남시장에서는 쌀이 kg당 110원에 거래되다가 1시간도 못 돼 140원까지 치솟았다. 폭등세는 6일에도 이어졌다. 평양시 만경대구역 당상시장에서는 쌀이 kg에 120원, 옥수수는 70원까지 뛰었다. 같은 날, 청진 수남 시장에서는 최고가를 다시 한 번 갱신해 쌀이 150원, 옥수수가 75원에 거래됐다. 청진과 경쟁이라도 하듯이, 다음 날인 7일 평양에서도 쌀이 150원으로 올랐다. 청진에서는 8일 오후 100원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50원으로 떨어졌지만, 얼마 못 가 200원으로 치솟았다. 이렇듯 물가 널뛰기가 9일 현재까지 계속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