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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11호

■ 여성/어린이/교육

12월 중국의 탈북난민 여성의 생활(2005년)

북한 여성 난민 생활

중국 동북 3성의 일부 마을들에서는 호구 검사를 할 시점이 되면 촌장들이 미리 북한 여성이 있는 집에 알려준다. 요녕성의 어느 산골 마을에서도 촌장들이 공안들과 연계를 갖고 호구 검사 날짜를 알려준다. 이들은 당국의 검열로부터 보호해주는 대신 여성들이 몰래 달아나지 않도록 단속하고 있다.

이런 마을들은 대체로 한족들이 씨족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곳이 많다. TV 수신이 잘 되지 않거나 산 능선에 옥수수와 수수 농사를 지어 먹고 사는 등 깊은 산골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 마을과 부근 마을에는 북한 여성들이 13명, 15명 등 대체로 열 명 이상 머물러 있다

요녕성에서 중국 남성들은 북한 여성을 맞아들이는 댓가로 소개자에게 보통 7천 위안을 지불한다. 돈을 주고 샀다는 생각에 어떤 한족 남편들은 북한 여성들을 함부로 대하기도 한다. 폭력은 물론 밖으로 다니지 못하게 단속하거나 외부와 접촉하지 못하도록 가두어놓는다.

26세의 한 여성은 하반신마비 남편을 만났다가 폭력에 못 이겨 달아나와 현재 성매매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17세 소녀는 서른다섯 살 한족 남자에게 팔려왔다. 원래 중국에 있는 고모를 찾아 나선 길이었는데 도중에 팔리게 된 것이다. 한족 남편과 말이 통하지 않는데다가 고모와 전화통화를 하지 못하게 하고 돈을 주지 않아 매우 어려운 처지에 있다.

반면 중국 거주 기간이 길수록 중국 남성과의 결혼 생활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여성들이 많다. 비록 목욕비 3위안(한국 돈 약 390원)이 없어 목욕도 하러 가지 못하고, 15위안(한국 돈 약 1,940원)짜리 내복이 비싸 7-8위안짜리를 사 입거나 움막집에 사는 등 가난하게 생활하더라도 쌀밥을 먹고, 전기도 들어오고 돈을 어느 정도 재량껏 쓸 수 있게 되면서 굳이 한국에 가야겠다거나 북한에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12월 청진 도집결소 송환된 탈북자들의 생활(2005년)

"담당 주재원 안 오면 못 돌아가"

함경북도 청진 도 집결소에는 국경을 넘었다가 잡혀들어 온 도강자들만 모인다. 이 곳에는 상시적으로 약 1,500여명의 인원이 모여 있다. 이들은 출신 지역의 담당 주재원이 데리러 오기 전까지 이 곳에 대기상태로 지내게 된다. 청진이나 회령 등 비교적 가까운 지역 사람들은 대체로 6개월 이내에 나오게 된다.

그러나 평안도, 황해도 등 먼 거리 지역 출신자들은 1년 가까이 지내도 나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평안도, 황해도 등에서는 도강자 인원수도 적고 교통사정도 열악하여 담당 주재원들이 연락을 받고도 방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수감자들은 만성적인 영양부족으로 대부분 영양실조에 걸리기 쉽다. 때로는 체력이 점점 떨어져 사망하는 사람도 발생한다. 이렇듯 함경북도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평안도, 황해도, 강원도 등-사람들은 국경을 넘는 일 자체도 힘들지만, 잡혀서 돌아올 경우 더 열악한 조건에 처하게 된다.

졸면서 하는 오락회

청진 도집결소 수감자들이 외부에 있는 부업지로 나가서 일을 할 경우가 많다. 수감자들은 배정받은 지역에 가서 각종 노동을 하며 지낸다. 경성 승암 부업지, 경성 흥마 부업지 등에 나가 농사를 짓거나 부령 장흥 발전소, 어랑 발전소에 나가 시멘트 만들어 나르는 등의 건설 관련 일을 한다.

사람들은 먹을 게 충분하지 않고, 고된 일을 하다보니 육체적으로 많이 피곤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몹시 피로한 상황에서도 저녁 시간에는 오락회에 무조건 참여해야 한다.

어스름이 깔리면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디젤유 병에 등불을 켠 상태에서 약 60여명의 수감자들이 빙 둘러앉아 노래와 춤을 차례로 돌아가면서 한다. 사람들은 자기 차례가 될 때까지 꾸벅 꾸벅 졸다가 차례가 되면 일어나 노래를 부르게 된다. 담당 보안원은 누가 조는지 안 조는지 보기 위해 갑자기 손전등을 얼굴에 비추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보안원조차 꾸벅 꾸벅 졸기 일쑤이다.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하는 도집결소 부업지에서의 오락회는 이렇듯 졸음 속에 밤이 이슥해진 다음에야 끝나기 마련이다.

12월 청진 라남의 노동 단련대 생활(2005년)

무단결근자, 결근일수만큼 단련대 생활

함경북도 청진시 라남구역에 위치한 라남 노동단련대에는 무단결근자, 폭행범, 불법 월경자(도강자)등이 약 50명 가량 수감되어 있다. 성별 비율을 보면 남성이 약 30명, 여성이 20명 가량 된다. 무단결근자는 무단결근 1개월이면 1개월, 6개월이면 6개월간 기일을 채워야 한다.

노동단련대 안에서 식사는 한 끼니에 150g, 하루 세 끼니 450g 정도를 준다. 원래는 한 끼니에 100g이지만 힘든 노동을 감안해 경리지도원이 배려차원에서 조금씩 더 주는 것이다. 식사는 수감자 전원에게서 일인당 옥수수 30kg씩을 거두어들인 것으로 충당한다.

이들은 주로 수도관 보수공사, 외화벌이 사업소와 같은 기관 건물 건축, 주택 건설 등에 일꾼으로 동원된다. 그런데 수감자 50명 중 20명 정도는 뇌물을 주고 나오거나 식당 일과 같이 더 쉬운 일에 배치되기도 한다.

12월 황해남도 연백벌의 농작물 조기수확과 단속(2005년)

훔쳐야 살 수 있는 사람들

황해도 연백벌(주. 황해남도 연안군, 배천군, 청단군에 걸쳐있는 평야 지대)의 농장원들은 가을 수확철이 되면 이중으로 바빠진다. 수확하는 일로 바쁜 것은 물론이고, 시시때때로 틈을 봐서 농장의 곡물을 몰래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빼돌린 곡물은 이듬해 보릿고개를 넘는데 대단히 중요한 식량이 된다. 벼 가마로 대략 9-10마대(약 300kg) 가량 훔친다고 해도 이듬해 보리가 나올 때까지 먹고 살기가 힘들다.

작년 가을 수확기에는 그렇게 빼돌려 비축한 양이 턱없이 부족해 올해 상반기까지 농장원들의 식량곤란이 심각했다. 추수기간 동안 비가 내리는 날이 많으면 많을수록 빼돌릴 수 있는 여지가 많다. 그런데 전년도의 경우 비가 내리는 날이 적어 탈곡 기간이 짧았다.

2003년도에는 탈곡을 12월 말까지 했는데, 작년에는 11월 중순에 끝이 났다. 이러다보니 벼를 빼돌리지 못한 사람들이 많아져서 그 해 겨울부터 굶주리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심지어 죽는 사람들도 생겼다. 연안군 라진포리에서는 일가족 3명이 사흘 동안 연달아 굶어 죽기도 했다.

용케 곡물을 빼돌린 사람들도 보관하는 일이 쉽지 않다. 리 보안서, 군 보안서, 리 규찰대 등에서 보안원들과 규찰대원들이 나와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각 집의 곡물량을 조사한다. 쌀, 콩, 감자, 옥수수 등이 얼마씩 있는지 조사하고 국가에 바쳐야 하는 양을 회수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신고 이외의 비축량을 발견하면 무조건 회수한다.

이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땅을 파서 쌀을 묻고 그 위에 마늘을 심어둔다. 마치 마늘밭인양 위장을 하는 것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돼지우리 밑바닥에 묻어두기도 하고, 재를 버리는 곳에 묻은 뒤 재로 덮어놓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은 비닐 박막으로 싸서 묻은 뒤 위에 판자를 대놓기도 한다.

갖가지 묘안을 짜서 저장을 해두지만 단속이 나오면 적발되는 경우가 많다. 조사원들도 대충 어디에 묻어놓는지 파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바닥을 막대로 두드려가면서 손쉽게 찾아내는 편이다.

황해남도 연백벌의 텃세부리는 꽃제비들(2005년)

텃세부리는 연안군 꽃제비들

황해남도 연안군, 배천군, 청단군 등의 꽃제비들은 주로 연안군 시장에 모여든다. 해주에서 온 꽃제비들도 간혹 눈에 띈다. 다른 고장에서는 규찰대들의 단속이 심한 편인데 그나마 연안군이 나은 편이라 이 쪽으로 모여드는 인원이 많다. 여러 고장에서 오다보니 각자 출신지역별로 모인다. 연안파, 봉천파, 배천파, 청단파 이런 식으로 세를 형성한다. 이 때 연안군의 꽃제비들이 다른 지역의 꽃제비들을 견제하거나 해당 구역에서 텃세를 부린다.

꽃제비 무리에는 두령과 부두령이 있는데 이들은 필요에 따라 휘하 꽃제비들을 소집해서 함께 행동하기도 한다. 가령 물건을 덮칠 때 조직적으로 움직이거나 자기네들 안에서 물건이나 돈을 도둑맞는 등의 문제가 생기면 긴급소집을 해서 범인을 색출하기도 한다.

배천군 방현리 출신의 한 아이는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꽃제비가 되었다. 평안남도 덕천에 살다가 어머니의 재가로 황해남도 배천군으로 왔는데, 어머니와 자기 형제 다섯 명에 새 아버지 식구 다섯 명이 모여 열 명의 가족이 되었다. 그런데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어머니를 따라온 4형제가 뿔뿔이 흩어지게 되면서 본인도 집을 나와 꽃제비가 되었다. 이 아이는 시장에서 옷이나 음식을 훔치거나 밭에서 감자를 몰래 캐다가 팔면서 살고 있다.

한편 신의주의 꽃제비들은 옷차림이 깔끔한 편이다. 여기 꽃제비들도 보통 8-9명이 무리지어 다닌다. 신의주 꽃제비들의 텃세도 세서 외부에서 들어온 꽃제비들이 상대적으로 기를 펴지 못한다.

함경북도 새별군 주민들의 사회인식(2005년)

한국 경제와 북한 군사, 합치면 강성대국

비교적 외부 정보를 많이 접하는 함경북도 새별군의 일부 주민들은 통일이 되면 강대국이 될 거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한국은 경제가 발전되었고 북한은 군대가 강하니까 하나가 되면 당연히 강대국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옛날 강성했던 고구려의 영광을 재현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래서 차라리 한국 주도로 흡수 통일했으면 좋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흡수통일이든 무력통일이든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자신들도 잘 살게 되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나라 중의 하나이고, 한국에서 비료와 쌀을 지원해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북한이 잘 살려면 미국과도 관계 개선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한국이 잘 살게 된 것은 미국의 지원 덕분이 아니었느냐며 북한도 처음부터 미국과 관계를 가졌어야 했다고 말한다. 일본이나 미국이나 과거에는 ‘철천지 원수’로 알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져서 어떤 나라이든 자신들이 잘 살수 있도록 지원해주면 상관없다고 여긴다.

그런데 중국에 대해서는 한국이 통일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북한이 미국과 일본, 한국 등과 직접 대치하지 않아도 되는 일종의 방파제 역할을 해왔는데 통일이 되면 경제보다 군사력 증강에 더 신경을 써야 하므로 중국 입장에서는 달가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 역사를 봐도 고구려가 강성했을 때 중국이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에 ‘통일 한국’에 대해서 경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 논평

편집자의 글-2005년 12월호

날씨가 부쩍 추워지고 고유가 시대를 맞이하면서 난방비에 대한 가계 부담을 걱정하는 집들이 늘어나고 있다. 월동 준비를 해야 하는 서민들에게 있어 겨울은 그리 반가운 손님은 아닐 것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김치를 믿고 사먹기 힘든지라 김장 준비가 한창인 이 때 한동안 보기 힘들었던 연탄 배달 모습도 만나게 된다.

이번에는 북한 가정의 생활경제라 할 수 있는 가계부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조사해 보았다. 대표적 표본 사례라 할 수는 없지만 북한 주민의 생활 경제 규모를 가늠해보려는 나름의 기초적인 시도로 봐주었으면 좋겠다. 추후 계속 보완하여 남북한 가정에서의 경제생활 차이에 대해 비교해볼 생각이다.

여기에 제시된 세 사례는 세 끼니를 쌀밥으로 먹는 꽤 잘 사는 가족들이다. 그런데도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생계비에서 쌀(곡물)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사실이다. 옷이나 신발, 가정 살림도구 등의 지출은 최대한 줄이는 대신 우선적으로 식량을 구입하는데 많은 돈을 쓴다.

쌀밥만 먹는 집들이 이러한데 오대 오 밥이나 옥수수 국수로 끼니를 연명하는 가정들이 다른 지출을 어떻게 언감생심 꿈이나 꿀 수 있을까.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 속에서 석탄 살 돈이 없어 몇 십리 되는 길을 걸어가 나무를 구해 와야 하는 북한 주민들의 겨울 살이를 생각하면 가슴 시릴 뿐이다. 이래저래 어려운 살림살이로 고통 받는 우리의 가난한 남북한 이웃들이 올 겨울 부디 따뜻하게 보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 시선집중

2005년 12월 북한주민의 가계부 지출내역 1

사례1) 함경북도 회령시 3인 가족

* 부부의 직업 : 도매상인

* 1달 평균 소득 : 60만원(생계비 예산 : 10만원)

북한 주민의 생계비용(가계부)

북한 주민들은 한 달 생계비용으로 얼마나 지출하고 있을까? 가계부라고 부르지는 않지만 북한 주민들에게도 생활 경제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안정적인 소득원이 있는 집들은 자기 가족의 한 달 소득과 지출을 면밀히 계획하고 조정하고 있다.

물론 남한 사람들처럼 생계비용에 대해 세부적인 항목을 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공통적으로 식량구입과 콩기름구입에, 다음으로 채소류, 맛내기, 소금, 설탕 등과 같은 조미료 구입에 부식비를 사용하고 있다. 그 외 국가에서 허용하지 않고 있는 밀수, 개인 명의가 불가능한 배를 기업소 명의로 빌리면서 바치는 뇌물 등으로 들어가는 돈과 자녀 교육비, 그리고 계절에 따라 난방비 등을 지출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TV, 자전거, 살림도구 등 가구가사비(가구집기가사용품비)는 매달 지출해야 하는 생계비가 아니라 따로 비축해 놓는 가용금(저축, 은행 예금이 아니라 집에 비밀리에 숨겨놓는 돈)을 모아 필요에 따라 지출한다는 점이다. 피복비(의류, 신발류)도 여기에서 지출한다.

일례로 사례1 가족의 경우 30만원짜리 일본산 자전거 1대를 사기 위해 6개월 동안 자전거 구입비용으로 돈을 따로 모았다. 사례2 가족은 의류나 신발을 명절이나 생일 등 특별한 날에만 구입한다.

여기에 제시된 사례들은 전문적으로 장사하는 가족들의 한 달 생계비용이다. 농장원들이나 다른 빈곤 가족들과 달리 이 세 가족은 최소 두 끼니에서 세 끼니를 쌀밥으로 먹는 꽤 여유 있는 생활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이 세 사례들의 가장 큰 특징은 부부가 모두 맞벌이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형적인 가족은 남편인 세대주가 직장에 출근하고, 아내는 부양자로 있으면서 장사를 하러 다니는 경우이다. 그런데 이 세 사례의 가족들은 아내와 남편이 모두 장사를 하러 다니거나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는 등 일을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어느 한 사람의 수입만으로는 쌀밥(이밥)을 먹고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2005년 12월 북한주민의 가계부 지출내역 2

사례2) 황해남도 룡연군 3인 가족

* 남편의 직업 : 선주

* 아내의 직업 : 잡화 되걸이장사

* 1달 평균 소득 : 50만원

– 생계비 예산 : 10만원

– 선박 운영 경비 : 15만원

– 부모, 가족 지원금 : 10만원

– 가용금(저축) : 10-15만원

다음 사례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또 하나 두드러진 특징은 생활비 중에서 식량 구입비의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이는 아무리 쌀밥을 먹는 여유 있는 계층이라 하더라도, 반찬과 부식물은 그리 풍족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위 사례 2의 경우 선박운영비를 뺀 실질소득은 35만원인데 이 중 전체 생계비용의 20% 이상(약 8만원)을 식비로 지출한다. 식비만 따져 봤을 때 쌀이나 옥수수 등 곡물(식량 구입)을 사는데 50% 이상을 쓴다. 이들은 돼지고기(1kg 2,500원)나 어류 등 다른 반찬들은 거의 먹지 않는다. 다만 가족 세 명이 한 달 동안 쌀을 50kg 이상 먹고 있다.

이에 반해 보통 우리나라 4인 가족이 한 달 먹는 쌀의 양은 20kg에 불과하다. 대신 식료품비에서 육류, 어류, 채소류 등 다양한 반찬류와 간식비, 그리고 외식비 등의 비중이 높다. 가정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월소득 300만원인 4인 가정에서의 식비를 대략 40-50만원이라고 하면, 쌀 20kg 사는데 4만원 지출하고 나머지를 다른 식료품 구입과 간식비, 외식비로 지출한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봤을 때, 상대적으로 북한 가정의 곡물 의존도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2005년 12월 북한주민의 가계부 지출내역 3

사례3) 남포시 2인 가족

* 부부의 직업 : 어업 (꽃게, 조개잡이)

* 1달 평균 소득: 30만원

– 생계비 예산: 10만원

– 가용금(저축): 20만원

덧붙여 주목할 점은 콩기름(식용유)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북한 주민들에게 콩기름은 단순한 식료품이 아니라 영양실조를 막기 위한 필수적인 영양 식품이다. 일반 주민들은 돼지고기나 쇠고기, 닭 등 육류나 생선류를 섭취하기가 매우 어렵다. 1kg 사먹는 데만도 식비 부담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별한 명절이나 생일이 아니면 사먹을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래서 거의 유일하게 지방을 섭취할 수 있는 식용유를 구입하고 있다. 물론 이마저 풍족하게 사용하지는 못하고 아주 아껴 쓴다. 식용유 2kg 이상 구입하는 가정은 잘 사는 축에 속하며, 더 가난한 주민들은 조그만 종지로 필요에 따라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교적 여유 있는 가정의 식생활이 이런 수준이라면, 가난한 주민들의 끼니 사정이 어느 정도일지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 2002년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0년도 조사 당시 우리나라 전 가구의 평균 소비지출 중 식비 지출은 483,900원이다. 이중 연간소득 1천만원 이하 계층은 식료품비로 소득원의 약 31%를 지출하고 있다. 이는 전 계층 평균 25.2%보다 높은 수치로써 소득이 낮은 가구일수록 식료품비가 높음을 알 수 있다.

■ 경제활동

2005년 12월 북한주민의 가계부 지출내역 1

사례1) 함경북도 회령시 3인 가족

* 부부의 직업 : 도매상인

* 1달 평균 소득 : 60만원(생계비 예산 : 10만원)

북한 주민의 생계비용(가계부)

북한 주민들은 한 달 생계비용으로 얼마나 지출하고 있을까? 가계부라고 부르지는 않지만 북한 주민들에게도 생활 경제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안정적인 소득원이 있는 집들은 자기 가족의 한 달 소득과 지출을 면밀히 계획하고 조정하고 있다.

물론 남한 사람들처럼 생계비용에 대해 세부적인 항목을 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공통적으로 식량구입과 콩기름구입에, 다음으로 채소류, 맛내기, 소금, 설탕 등과 같은 조미료 구입에 부식비를 사용하고 있다. 그 외 국가에서 허용하지 않고 있는 밀수, 개인 명의가 불가능한 배를 기업소 명의로 빌리면서 바치는 뇌물 등으로 들어가는 돈과 자녀 교육비, 그리고 계절에 따라 난방비 등을 지출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TV, 자전거, 살림도구 등 가구가사비(가구집기가사용품비)는 매달 지출해야 하는 생계비가 아니라 따로 비축해 놓는 가용금(저축, 은행 예금이 아니라 집에 비밀리에 숨겨놓는 돈)을 모아 필요에 따라 지출한다는 점이다. 피복비(의류, 신발류)도 여기에서 지출한다.

일례로 사례1 가족의 경우 30만원짜리 일본산 자전거 1대를 사기 위해 6개월 동안 자전거 구입비용으로 돈을 따로 모았다. 사례2 가족은 의류나 신발을 명절이나 생일 등 특별한 날에만 구입한다.

여기에 제시된 사례들은 전문적으로 장사하는 가족들의 한 달 생계비용이다. 농장원들이나 다른 빈곤 가족들과 달리 이 세 가족은 최소 두 끼니에서 세 끼니를 쌀밥으로 먹는 꽤 여유 있는 생활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이 세 사례들의 가장 큰 특징은 부부가 모두 맞벌이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형적인 가족은 남편인 세대주가 직장에 출근하고, 아내는 부양자로 있으면서 장사를 하러 다니는 경우이다. 그런데 이 세 사례의 가족들은 아내와 남편이 모두 장사를 하러 다니거나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는 등 일을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어느 한 사람의 수입만으로는 쌀밥(이밥)을 먹고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2005년 12월 북한주민의 가계부 지출내역 2

사례2) 황해남도 룡연군 3인 가족

* 남편의 직업 : 선주

* 아내의 직업 : 잡화 되걸이장사

* 1달 평균 소득 : 50만원

– 생계비 예산 : 10만원

– 선박 운영 경비 : 15만원

– 부모, 가족 지원금 : 10만원

– 가용금(저축) : 10-15만원

다음 사례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또 하나 두드러진 특징은 생활비 중에서 식량 구입비의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이는 아무리 쌀밥을 먹는 여유 있는 계층이라 하더라도, 반찬과 부식물은 그리 풍족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위 사례 2의 경우 선박운영비를 뺀 실질소득은 35만원인데 이 중 전체 생계비용의 20% 이상(약 8만원)을 식비로 지출한다. 식비만 따져 봤을 때 쌀이나 옥수수 등 곡물(식량 구입)을 사는데 50% 이상을 쓴다. 이들은 돼지고기(1kg 2,500원)나 어류 등 다른 반찬들은 거의 먹지 않는다. 다만 가족 세 명이 한 달 동안 쌀을 50kg 이상 먹고 있다.

이에 반해 보통 우리나라 4인 가족이 한 달 먹는 쌀의 양은 20kg에 불과하다. 대신 식료품비에서 육류, 어류, 채소류 등 다양한 반찬류와 간식비, 그리고 외식비 등의 비중이 높다. 가정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월소득 300만원인 4인 가정에서의 식비를 대략 40-50만원이라고 하면, 쌀 20kg 사는데 4만원 지출하고 나머지를 다른 식료품 구입과 간식비, 외식비로 지출한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봤을 때, 상대적으로 북한 가정의 곡물 의존도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2005년 12월 북한주민의 가계부 지출내역 3

사례3) 남포시 2인 가족

* 부부의 직업 : 어업 (꽃게, 조개잡이)

* 1달 평균 소득: 30만원

– 생계비 예산: 10만원

– 가용금(저축): 20만원

덧붙여 주목할 점은 콩기름(식용유)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북한 주민들에게 콩기름은 단순한 식료품이 아니라 영양실조를 막기 위한 필수적인 영양 식품이다. 일반 주민들은 돼지고기나 쇠고기, 닭 등 육류나 생선류를 섭취하기가 매우 어렵다. 1kg 사먹는 데만도 식비 부담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별한 명절이나 생일이 아니면 사먹을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래서 거의 유일하게 지방을 섭취할 수 있는 식용유를 구입하고 있다. 물론 이마저 풍족하게 사용하지는 못하고 아주 아껴 쓴다. 식용유 2kg 이상 구입하는 가정은 잘 사는 축에 속하며, 더 가난한 주민들은 조그만 종지로 필요에 따라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교적 여유 있는 가정의 식생활이 이런 수준이라면, 가난한 주민들의 끼니 사정이 어느 정도일지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 2002년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0년도 조사 당시 우리나라 전 가구의 평균 소비지출 중 식비 지출은 483,900원이다. 이중 연간소득 1천만원 이하 계층은 식료품비로 소득원의 약 31%를 지출하고 있다. 이는 전 계층 평균 25.2%보다 높은 수치로써 소득이 낮은 가구일수록 식료품비가 높음을 알 수 있다.

2005년 11월 함경북도 함흥의 시장가격과 분석글

함흥의 시장 가격에 대한 분석

배급제를 재개한다는 발표와 함께 식량 거래를 단속하면서 함흥 지역에서는 타 지역보다 식량이 크게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11월 하순 회령의 쌀값이 800원 선인데 비하면 함흥에서는 각종 식량이 회령보다 몇 백원이 비싸다.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이는 요인으로는

첫째, 함경남도의 돈주들이 국경 무역과 밀수 거래가 용이한 함경북도로 옮겨가는 바람에 물자 유통과 거래량이 큰 폭으로 줄었다.

둘째, 배급제 재개 발표 이후 되걸이 장사꾼들의 식량 운반을 통제하므로 수요공급의 편차가 심해졌다.

셋째, 황해도와 평안도는 농토가 많고 국경 지역은 중국쌀을 수입하기 쉽지만 함흥의 경우 식량을 구하기가 어렵다.

2005년 12월 평안북도 곽산의 조개잡이

조개 1kg 잡으면 밀가루 1kg

평안북도 곽산 해안에서는 (배의 선주가 고용한 어부들에게)조개잡이를 한 사람들에게 조개 1kg에 밀가루 1kg을 주는 식으로 노임을 계산한다. 조개 잡이를 잘 하는 사람은 밀가루를 보통 3포대 정도 받는다(1포대당 25kg). 반면 조개를 잘 잡지 못하는 사람들은 10kg이나 한 포대를 겨우 받기도 한다.

평안북도는 밀가루가 쌀보다 귀해 가격이 약간 더 높은 편이다(2005년 상반기, 쌀 800원대일 때 밀가루 1,100-1,200원대). 그래서 쌀보다 밀가루로 받는 게 유리하다. 밀가루를 팔아 그 돈으로 쌀을 사 먹는다. 밀가루 외에도 가끔 맥주, 당과류, 과일류 등을 지급받기도 한다. 잡은 수산물을 중국 측에 팔면서 이런 부식물을 받아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조개 잡이는 여성들이 많이 한다. 곽산의 한 외화벌이 무역선에는 생산부문 700g 배급자가 26명, 비생산노동부문 300g 배급자가 약 200명 정도 고용되어 있다. 비생산 노동력자들은 대부분 여성들로 채워진다. 30명당 반장 한 명씩을 두게 되고, 피조개, 우렁이, 소라, 개량조개 등을 잡는 일을 한다. 한 번 승선하면 보통 5일에서 일주일가량 작업을 한 뒤 집에 돌아가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나온다. 바다에 나가 있는 동안에는 배 위에서 취침과 끼니를 해결하거나 가까운 섬에 들어가 천막을 치고 생활한다.

2005년 12월 바닷가 일용직 선원 노동자의 불안정한 고용 형태

배 식모도 연줄 있어야 가능

배의 식모 일자리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배 선장이나 갑판장, 기관장 등과 연계된 여성들, 이를테면 처제나 형수, 조카 등 개인적인 친분관계에 있는 여성들을 주로 고용한다. 그 외 아무런 연고가 없는 여성들은 식모일자리를 얻는 게 사실상 힘들다.

4-5년 전만 하더라도 전국 각지에서 해안가로 몰려든 각양각색의 여성들이 식모로 고용되었다. 이 여성들 중에는 선장이나 갑판장 등과 연줄을 트고 인간관계를 돈독히 해서 큰 돈을 모으기도 했다. 이런 소수의 여성들이 큰 돈을 모으자, 식모 일을 하면 큰 돈을 쥘 수 있다는 소문이 돌게 되었다. 실제 나선항의 식모들은 배에서 밥을 해주는 대가로 한 끼니에 오징어 두 세 마리를 받아 꽤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일반 기업소 노동자들이 임금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장사가 아니면 돈을 벌기가 어려운 현실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높은 임금(해산물과 같은 현물)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식모 일자리는 인기가 많다. 그래서 때로는 고용권을 갖고 있는 선장에게 아내나 딸, 친척 여성들을 소개하는 로비가 치열하게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작은 배들은 식모를 굳이 고용하지 않으려고 하고, 큰 배들도 인맥중심으로 직접적인 연줄이 있는 여성들을 선별하고 있어 일자리 구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지게 되었다.

2005년 12월 북한 해안의 선박 가격

20마력 기관선 한 척에 150-170만원

남포, 순천 등지에서 생산되는 20마력짜리 기관선 한 대를 사려면 최소 150-170만원(북한 돈)을 주어야 한다. 평안북도 서해안의 큰 외화벌이 단위에서는 중국 배를 수입하기도 한다. 중국 배 22마력짜리는 2,200~3,000달러, 54마력은 5,400~7,000달러, 84마력은 8,400~10,000달러 정도에 거래된다.

북한의 어업 형태는 주로 연안어업에 집중되어 있고, 유류부족, 정비불량, 부품부족, 기관고장 등으로 동력선의 성능 수준은 매우 떨어진다. 이에 동력선보다 동력을 사용하지 않는 어선들의 고기잡이가 더 많은 실정이다. 전마선과 같은 무동력배들은 7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무동력배들은 돛을 단 것부터 노를 젓는 것까지 약 4,000-9,000척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포시의 어장에서는 이런 전마선만 약 200여척 가량 어업중이다. 전마선에는 서너명이 올라타 교대로 노를 저어 조업을 한다. 이런 배들은 6월 꽃게철이 되면 모선을 따라 꽃게잡이를 하고, 8-9월에는 근해에서 조개잡이를 주로 한다.

꽃게는 올해 2005년도 6월에 1kg에 38,000-40,000원에 거래되었다. 조개는 12월에서 2월 사이 겨울철에 단가가 제일 높고, 6-7월 여름철에 제일 낮다. 올해 남포에서 최고단가는 1,400-1,500원선이었고, 최저단가는 600-700원선에 거래되었다. 무동력배를 타고 조개잡이를 하면 하루 평균 20kg 정도 잡을 수 있다.

* 우리나라 어선의 평균 마력은 약 131마력으로 중국 어선의 평균 32마력에 비해 강한 동력을 보이고 있다. 반면 북한은 엔진마력수가 현저하게 낮은 편이다. 서해안에서 꽃게잡이에 쓰는 30톤 내외의 트롤 어선이 약 900척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노후화가 심하고 엔진마력 수준이 떨어져 실제 조업가능한 배는 400여척에 불과하다(안국전, 홍성걸, 「남북 수산협력의 현황과 발전방안」, pp.11-12).

2005년 12월 평안남도 순천의 여성 미용사의 생활

손님 찾아 산골 돌아다니는 미용사

도시의 미용실에서가 아니라 산골로 농장으로 찾아다니면서 일을 하는 미용사들이 있다. 이들은 정식으로 미용기술 교육을 받지 않고, 알음알음을 통해서 머리 자르고 파마하고 염색하는 몇 가지 기술을 익힌 사람들이다.

평안남도 순천의 한 여성 미용사는 평안북도 박천과 운전 등지에서부터 평안남도 일대 산골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미용 일을 해왔다. 숙박은 그 날 들어간 마을의 탁아소나 인민학교, 또는 손님의 집에서 주로 한다. 탁아소에 거처할 때 탁아소 선생님들의 머리는 무료로 손을 봐준다. 개인 집에서 잠을 잘 때에도 그 사람의 머리는 무료로 해준다. 농장마을에 들어가면 농장원들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바로 머리를 해주기도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 일과가 끝난 뒤 하룻밤 거처하게 될 탁아소나 개인 집으로 손님들이 찾아오게 된다.

파마와 염색을 할 때 필요한 약품은 순천 시약공장에서 구입한다. 시약 한 병으로 약 스무 명의 머리를 할 수 있다. 파마는 뽀글뽀글하게 감아주는 한 가지 형식밖에 없다. 감는 도구로 매싸리 나무를 잘라서 사용하는데, 약 10cm 정도의 길이로 잘라 머리를 둘둘 만 뒤에 고무줄로 묶는다. 그 위에 약을 바른 뒤 비닐 모자를 씌워주고 40분 정도 기다린다. 염색약은 흰머리를 까맣게 하는 검정색만 있다. 머리를 감겨주고 마지막에 빗겨주면서 약간의 손질을 해주면 완성이다. 이렇게 해서 긴 머리는 한 건당 500원을 받고 있다.

짧은 머리는 길이에 따라 150원 또는 300원을 받는다. 별다른 자본금이 필요하지 않고, 시약 가격이 저렴해 미용 수입은 꽤 짭짤한 편이다. 잘 버는 날은 하루에 1만원 이상 벌 때도 있다.

어려운 점은 낯선 산길을 많이 걸어야 하고 제때에 끼니를 못 챙길 때가 많다는 점이다. 또 장마철이나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철에는 돌아다니기가 쉽지 않아 일을 못하는 날이 많다. 이렇듯 계절이나 기후에 따라 수입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일을 하는 동안에는 단지 머리만 해주는 건 아니다. 설사약, 감기약 등 시골 농촌에서 필요로 하는 약품이나 기타 가벼운 잡화들을 판매하기도 한다. 대신 이동거리가 많기 때문에 무거운 물품은 갖고 다니지 않는다.

* 북한에는 각 시, 군의 편의봉사관리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발소와 미용원이 리, 동마다 1개소씩 있으며 각각의 이발소와 미용원에는 보통 3~4명, 큰 곳은 10여명 정도의 이발사와 미용사가 근무하고 있다. 특히 평양의 창광원, 문수원 등에는 현대적인 시설의 미용원이 설치되어 있다. 이발사와 미용사는 고등중 졸업생이나 기업소에서 추천받은 사람들 중에서 시?군별로 1년에 1회 이상 개최되는 이발강습소와 미용강습소 교육을 통하여 양성된다. 이들은 미용 자격을 획득한 후 거주 지역의 노동과에 의해 직장 배치를 받고 있다(통일부,「북한의 직업세계」; pp.58).

2005년 12월 노동당 당 간부들의 학교 생활

간부들도 학교 결석

시나 도의 비서, 지배인, 국장 등 이른바 지방 당 간부, 기업소 간부, 각종 근로단체의 모범일꾼들은 1년에 일정 기간동안 당 학교에서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 교육기간은 예전 6개월에서 현재 1개월로 줄어들었으나 당의 지시에 따라 3개월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교육을 받는 기간 동안에 결석하는 간부들도 일부 존재한다.

결석 사유는 식량을 구하러 다녀야 한다고 흔히 보고한다. 실제 식량을 구하러 다니는 사람도 있지만 대체로 학습 받기 싫어서인 경우도 많다. 그렇다고 무작정 빠지는 것은 아니다. 한 학급에서 결석자가 많다싶으면 자기들끼리 결석 날짜나 시간대를 조정하기도 한다. 대략 오전 시간에 3-4명이 결석하고, 오후에는 2/3 이상이 빠지기도 한다(한 학급당 정원은 25-30명 선이다).

수업은 아침 8시에 시작해서 세 강의를 하는데 90분 강의한 뒤 15분 휴식한다. 오후 3시 45분부터는 참가희망자에 한해서 보충수업을 한다. 교과 내용은 주로 당의 새로운 방침에 대한 해설, 사회분배원칙에 대한 내용, 새 경제관리개선조치에 대한 강연 등이 많다.

수업 분위기가 많이 변했다. 1995년 이전 만해도 수업 참가 열의와 집중도가 높은 편이었으나 이제는 마지못해 참석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또 예전에는 중앙당 방침에 대해 아무런 이견을 내지 않았으나 이제는 본인들의 의견을 내놓는 추세이다.

전에는 당의 방침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는 것 자체가 ‘말( 3) 반동’으로 문제가 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교사나 다른 학생들도 당에 대한 불평 섞인 말을 듣는다 하더라도 대체로 흘려듣거나 눈을 감는 분위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