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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17호

■ 경제활동

2006년 4월 농번기철의 주민 총동원

아내가 농촌 출신이면 남편도 농촌으로 내려가야

해마다 농번기철이 되면 전국적으로 총비상이 걸리다시피 한다. 학생, 노동자, 노인 할 것 없이 모두들 모내기철에는 모내기를, 김매기철에는 김매기를, 추수철에는 추수를 하러 농촌으로 총동원된다. 이때는 마을 골목길에 사람 그림자만 보여도 곧장 논과 밭으로 보내질 정도로 농촌노력지원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도 농촌에서는 상시적으로 일손이 부족하다. 이에 북한 당국은 노동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년에는 남성 노동력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라는 당국의 특별지시로 인해 농촌 출신인 도시 거주자가 우선적으로 농촌노력지원에 동원되고 있다. 또한 남성 노동력 확보를 위해 아내가 농촌출신인 남편도 농촌으로 내려 보내라는 지시가 내려져, 농촌 출신 아내를 둔 도시 출신 남편까지 농촌으로 동원되는 비상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농촌 노동력이 모자라는 원인은 여러 가지이다. 우선 농기계 활용률이 매우 저조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모내기, 추수, 탈곡 등 기계로 대체할 수 있는 일들이 많지만, 정작 기계가 없어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것이 북한 현실이다. 게다가 에너지 사정이 열악하여 있는 기계도 돌리기 힘들다. 또한 개인농과 달리 협동농장은 소속 농장원들의 생산능률을 기대하기 힘들다. 개인이 가꾸는 텃밭에 들이는 열성과 노력에 비해 협동농장에 들이는 열성과 노력은 너무 낮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는 북한 당국은 일종의 인해전술식 노력동원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열악한 영농 여건을 대량의 노동력을 투입으로 개선해 보겠다는 시도이다. 그래서 해마다 농번기철에는 “전당, 전군, 전민이 농촌을 로력적, 물질적으로 힘있게 지원하자”는 구호를 강조하면서, 농장원이 아닌 주민들까지 의무적으로 농촌에 동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농촌 연고자를 우선적으로 농촌으로 불러들이고, 농촌 지원자를 받는 등의 유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자발적인 농촌 지원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실은 강제적으로 불러들이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문제가 발생한 당원들이 추방되어 가는 곳도 농촌인 경우가 많다. 본인이 농촌 연고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아내가 농촌 연고자라면 함께 농촌으로 내려가야 하는 것도 이와 같은 연유에서이다. 이와 같은 농촌 노동력 지원정책은 농촌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상황이 초래될 경우 중앙당 차원에서 종종 시행해 온 단골 정책이었으나, 작년부터 농업문제 해결을 주공전선으로 하여 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국가적 의지를 천명한 이후 더욱 강화된 인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는 농촌출신 아내를 둔 남자 노동력까지 확보하라는 지시가 떨어진 것이다

2006년 4월 중국 국경연선 경계 강화

중국 측 국경연선 경계 강화

4월 들어 중국 동북 3성 지역에서 중국 당국은 외부인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북한 사람들이 연루된 사건이 이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9일 길림성 훈춘시에서는 대마초 밀수거래를 하던 북한 밀수꾼들 사이에서 칼부림이 일어나 세 명이 부상을 당하고 그 중 두 명이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 훈춘 공안은 붙잡은 한 명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또 4월 11일 연길시 조양촌에서는 술집에서 일하던 북한 여성들에게서 마약이 발견되어 조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들 중 한 명에게서 약 2.5mm 크기의 앰플병에 담긴 마약이 4병 나왔는데, 주사기와 함께 발견되었다. 이렇듯 북한의 대마초와 마약이 중국에 비밀리에 들어오면서 사회적 물의가 빚어지자 중국 당국은 경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4월 현재 연길 역전은 물론 국경 지역 일대에서 수상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짐과 몸수색을 세밀히 하고 있다.

한편 북한 주민들은 먹고 살 수 있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라도 한다는 심정으로 마약 밀수와 같은 불법적인 일도 서슴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1일자로 마약 단속을 천명한 포고령이 인민보안성 이름으로 발표된 바 있듯이 북한 당국도 마약 단속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오늘의 북한 소식』제13호 참조). 마약 단속을 공식화 하는 포고령 발표가 마약생산국이라는 국제사회의 의심과 비난을 의식한 의도적인 행동이라는 해석도 새겨볼 만 하지만, 북한 사회에 미치고 있는 마약의 폐해를 감안할 때 북한 당국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결과라고 해석하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북한 주민들의 마약 밀거래와 밀수 행위는 북한 사회에 만연하고 있다. 그러나 마약 밀매가 가져오는 이익이 워낙 크기 때문에 북한 당국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빠른 시간에 근절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06년 4월 청진-평양행 기차 암표 거래

청진-평양행 기차 암표 성행

청진-평양행 기차의 일반 급행차표는 1,100원이고, 침대표는 4,200원이다. 그러나 차표 수량이 제한되어 있어 예비표제를 실시하고 있다. 예비표를 받은 승객들은 다음 기차가 올 때까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열차 운행이 정상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3~5일간 역에서 기다려야 하는 것이 보통이다. 역 일꾼들 중에 아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먼저 들어가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 기다리는 일 외에 별다른 대책이 없다. 이 때문에 암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차표를 판매하는 일부 출표원(표 판매원)들이 차표를 일정 수량 빼돌려 암상인을 통해 웃돈을 받고 팔고 있는 것이다. 암표로 일반 급행표는 3,500~4,000원에, 침대표는 8,000~10,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익금은 출표원과 암상인이 일정하게 나누어 갖는다. 암표값이 이렇게 바싼 데도 암표가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특히 도매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차표 가격이 아무리 비싸더라도 하루라도 빨리 목적지에 가는 것이 그나마 돈을 적게 지출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며칠간 기차역에서 기다리며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 가욋돈을 쓰는 것보다 더 경제적이라는 계산이다

2006년 4월 꽃제비들의 생활

“중국 가서 덮쳐먹을 것이지”

기차역, 시장, 쓰레기장 등은 꽃제비들의 주 활동지역이다. 이 중에서도 꽃제비들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곳은 시장이다. 함경북도 연사 시장에는 꽃제비가 약 20명 가량 몰려다닌다. 이들 중에는 황해도에서 올라온 꽃제비들이 많다. 어머니가 안 계시냐고 물으면 부모가 갈라지면서 집을 나왔다고 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들 중 12명 가량은 여자아이들이다. 열여덟 살 꽃제비 여자아이들은 머리핀이나 감자 가루 등을 조금씩 놓고 장사를 하기도 한다. 제일 어린 아이가 10살이고 대부분은 10대 후반이다. 열아홉 살 넘은 여자 꽃제비들 중에는 시장에서 간혹 성매매를 하는 경우도 있다.

시장 꽃제비들은 그래도 형편이 좋은 축에 속한다. 시장에서 쌀을 조금씩 모아 밤에는 근처 대기숙박소에 가서 잠을 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꽃제비들은 비교적 단정하게 입고 다니고 가끔 예의를 차리기도 한다. 오전에 어느 매대에서 빵을 훔쳐 달아났다 해도 돈이 생기면 그 매대에 가서 두 배로 값을 치르는 후한 꽃제비도 있다. 그럴 경우 다시 돈이 떨어지면 안면이 생긴 매대 주인이 그 꽃제비에게는 빵을 계속 주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꽃제비들을 여전히 눈엣가시로 여긴다. 꽃제비가 지나가면 “중국에나 가서 덮쳐먹지 없는 우리 살림 더 거덜 낸다”고 욕을 한다. 사리원 상매동 시장에서는 신의주에서 붙잡혀 호송되어 오는 중국 난민 꽃제비들이 많아 중국 생활에 대한 정보교환이 활발한 편이다. 꽃제비들끼리 정보가 오고가는 것이다.

반면 쓰레기장에서 숙식하는 꽃제비들은 더 비참 한 생활을 하고 있다. 십대 중후반, 이십대 초반의 다 큰 꽃제비들이 쓰레기장을 근거지로 삼아 먹고 잔다. 이들은 혹시나 쓸 만한 물건을 구할 수 있는지, 다 헤어진 누더기라도 입을만한 옷이 있는지, 신을 만한 신발이 있는지, 추위를 버틸 수 있는 비닐이라도 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곧잘 쓰레기를 뒤지곤 한다.

북한 당국은 꽃제비들을 주기적으로 단속해서 구제소에 보내고 있다. 그러나 구제소의 환경이 매우 열악하여 이들의 보호처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 오히려 시장이나 쓰레기를 뒤지며 사는 게 나을 정도이다. 그래서 구제소에 들어가더라도 어떻게든 빠져나오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학교, 가정, 직장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며 걸인생활을 하는 이 아이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북한 당국이 구제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나, 중앙 차원의 지원은 하지 못하고 있다. 그저 각 지역의 공장, 기업소, 단위, 인민반 등에서 자체적으로 알아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다들 어려운 형편이라 지원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사회의 소외계층인 이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현실적인 고민과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앞으로도 꽃제비 소식을 지속적으로 실음으로써 이들을 도울 수 있는 현실방안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2006년 4월 평양시의 배급 중단 전망

평양시, 앞으로 5-6개월간 배급 중단

평양시도 더 이상 배급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평양 양곡관리국 관계자에 따르면 4월에는 10일 분의 식량만 공급하고 5월부터는 시민에 대한 식량공급이 전면 중단된다고 한다. 그동안 평양 시민들은 다른 지역과 달리 대체로 안정적으로 배급을 받아왔다. 2004년도까지만 하더라도 식량은 물론 특별명절 공급 때는 과일과 그 밖의 부식물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작년부터 건너뛰는 달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작년 봄부터 여름 사이 약 5~6개월간 배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평양 시민들은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일부 평양 시민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위험부담을 안고 국경 지역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국경만 넘어가면 최소한 먹고 살 수는 있다는 인식들이 널리 퍼진 데서 나온 행동이다.

그런데 올 들어 3월에 다시 배급이 나오지 않았다. 4월에는 10일 분만 공급되고 있다. 작년처럼 5월부터 또다시 식량공급이 5~6개월간 중단된다면 국경 지역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를 의식한 당국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시민들의 동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식량 부족 현상에도 불구하고 생산이 되고 있는 큰 공장기업소를 비롯하여 당 기관, 법 기관, 경제기관 등에는 배급이 평상시와 다를 바 없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6년 4월 식량배급량 허위보고 관행

식량배급량 허위보고시 불이익

그동안 자체배급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하더라도 당비서나 지배인 등 책임자들이 자신들의 책임을 면피하기 위해 허위보고를 올리는 것은 일종의 관례였다. 그러나 최근 북한 당국은 허위보고가 적발될 경우 이에 해당하는 엄중한 책임과 불이익을 주기로 결정했다. 예컨대, 1~2개월 식량 공급도 제대로 하지 못했으면서 6개월 분량의 공급을 했다고 거짓보고를 하는 경우, 해당 단위에 대해 계획된 배급을 줄이는 방침을 실행할 것임을 하달했다.

실제 북한 현실을 보면, 하부단위에서부터 조금씩 부풀리다보니 상급단위에 올라가면 차후 식량수급 계획을 세울 때 터무니없는 오류가 생기는 것이 상례였다. 중앙단위는 이러한 허위보고에 기초해 계획하다보니 한 개 군 단위에 해당하는 식량이 제외되는 어처구니없는 계획이 수립되기도 했다. 농장에서도 비료 지원을 더 받기 위해 생산량을 부풀리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수매 계획과 배급량을 계산하기 어려웠다. 이 같은 허위보고의 폐해를 직시한 북한 당국은 앞으로 허위보고가 적발될 시 해당 단위에 한해 3~4개월 분량의 배급을 자르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책임을 면하기 위해 책임자급이 허위보고를 하게 되면 해당 단위에 속한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게 되는 결과도 예상된다. 한편 계획 대비 생산 실적이 저조하더라도 정직하게 보고한 단위에 대해서는 배급을 정상적으로 공급하기로 하였다

2006년 4월 주민들의 민간신앙 행위 단속

북한 당국, 주민들의 민간신앙 단속

“공민은 신앙의 자유를 가진다. 이 권리는 종교건물을 짓거나 종교의식 같은 것을 허용하는 것으로 보장된다”고 명시하고 있듯이, 북한 헌법은 를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각종 종교단체들도 조직을 갖추고 활동하고 있다. 예컨대, 조선불교도연맹,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조선카톨릭교협회, 조선천도교회 중앙지도위원회, 정교회조선신도연맹위원회와 이들 종교단체의 협의체인 조선종교인협의회가 공개적인 대외 활동을 하고 있다. 기독교계를 보면 1983년 신약성서와 찬송가를 발행했고, 1984년에는 구약성서를 간행했다. 또 봉수교회와 칠곡교회를 각각 1988년과 1989년에 건립했다. 불교계를 보면 조선불교도연맹은 묘향산 보현사를 위시하여 석가탄신일, 성도일, 열반일 등 각 사찰마다 기념법회를 해년마다 열고 있다. 특히 불교의 사찰은 전통문화유산 보존의 측면에서 보수, 유지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비록 관 주도의 명목상 종교조직일 뿐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으나 종교 활동이 전면 금지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반 주민들이 종교 활동을 얼마나 자유롭게 하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판의 여지가 남아있다. 사실 북한 주민들은 종교는 아편이고, 건전한 혁명사상을 해치는 비과학적인 사상으로 굳게 믿고 있다. 따라서 특정 종교 활동을 하고자 하는 요구가 거의 없다. 북한 주민들에게 가장 절박하고도 당면한 문제는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어떻게 나와 가족이 살아갈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인가에 있다. 아직까지 종교 문제는 북한 주민들에게 시급히 획득해야 할 권리의 영역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등 기성종교에 대한 주민의 관심은 극히 희박하다고 할 수 있다.

대신 경제난으로 당장 내일을 기약하기 어려운 암담한 현실을 타개해보고자 점을 보는 민간신앙 행위 현상이 암암리에 널리 퍼져있다. 무슨 장사를 해야 돈을 벌지, 언제 국경을 넘어야 잡히지 않고 무사히 갈 수 있을지, 헤어진 부모형제를 언제쯤 만날 수 있는지, 과연 살아있기는 한 건지, 누구와 결혼해야 원만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지 등등 개인의 신변에 관한 잡다한 궁금증을 점치는 것으로 다소나마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 당국은 이러한 전통 문화를 ‘미신’이라는 이름으로 단죄하고 있다.

지난 해 7월 발행된 종교 관련 에서 미신은 종교처럼 “반동적인 세계관이 리론적으로 체계화되고 조직적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종교를 퍼뜨리려는 사람들의 일차 대상자가 바로 미신행위에 젖은 사람들이므로 그 같은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적들은 종교를 퍼치는데서 미신행위에 물젖은 자들에게 제일 눈독을 들이고 손을 뻗친다”는 것이다. 이에 당국이 금지하고 있는 구체적인 미신행위들은 다음과 같다.

․ 점쟁이를 불러들여 점을 치는 현상

․ 손금을 보거나 (띠를 놓고 운수 푸는 것)를 하며 를 보는 현상

․ 궁합을 보며 혼례를 치르는 현상

․ 에 맞춰 를 치르거나 집 이사나 집 수리를 하는 현상.

․ 심지어 려행이나 출장을 가도 에 맞춰가는 얼빠진 현상 등

이와 같은 미신행위에 재미를 붙이면 결국 종교에 말려들어 “적들의 낚시에 걸려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북한 당국은 외래종교 유입으로 야기될지 모를 사회혼란을 방어하는 차원에서 미신행위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북한 당국의 경고와 우려는 북한 주민들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감이 크다.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언제 식량이 떨어질지 모르는 초긴장 상태가 10년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실제적 전망을 내놓지 않은 채, 무조건 주민들의 사상 각성만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다. 사회가 불안하고 희망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조건 속에서는 어떤 예지적, 신령적 힘에 기대고 싶은 것이 역사 이래 인간의 오랜 습성이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민간신앙과 관련된 주민들의 행위를 종교탄압의 차원에 놓고 같은 수준으로 단속한다면 북한 주민들이 겪는 심적 압박감은 생각보다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 시선집중

평양시, 앞으로 5-6개월간 배급중단-2006년 4월

평양시, 앞으로 5-6개월간 배급 중단

평양시도 더 이상 배급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평양 양곡관리국 관계자에 따르면 4월에는 10일 분의 식량만 공급하고 5월부터는 시민에 대한 식량공급이 전면 중단된다고 한다. 그동안 평양 시민들은 다른 지역과 달리 대체로 안정적으로 배급을 받아왔다. 2004년도까지만 하더라도 식량은 물론 특별명절 공급 때는 과일과 그 밖의 부식물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작년부터 건너뛰는 달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작년 봄부터 여름 사이 약 5~6개월간 배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평양 시민들은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일부 평양 시민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위험부담을 안고 국경 지역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국경만 넘어가면 최소한 먹고 살 수는 있다는 인식들이 널리 퍼진 데서 나온 행동이다. 그런데 올 들어 3월에 다시 배급이 나오지 않았다. 4월에는 10일 분만 공급되고 있다. 작년처럼 5월부터 또다시 식량공급이 5~6개월간 중단된다면 국경 지역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를 의식한 당국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시민들의 동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식량 부족 현상에도 불구하고 생산이 되고 있는 큰 공장기업소를 비롯하여 당 기관, 법 기관, 경제기관 등에는 배급이 평상시와 다를 바 없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