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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18호

■ 논평

편집자의 글-2006년 4월호

편집인의 글

4월을 지나면서 꽃은 만개하고 실록은 더욱 푸름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봄은 한해를 준비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북녘들판에도 새로 밭갈이를 하고 도시에서는 거리를 단장하는데 분주합니다. 북한 정부도 새로 군인을 모집하고 태양절맞이 특별공급에 부산합니다.

한편 이런 평온함 속에서도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같은 가슴시린 소식도 들려옵니다. 평양에서의 배급중단위기소식과 함께 눈 속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꽃제비들의 삶은 아직 힘겹기만 합니다.

좋은벗들에서는 을 통해 북한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알리고 북한주민들의 삶과 요구를 대변하고자 합니다. 북녘의 소식이 더 이상 귀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을 때 우리는 이미 통일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통일이 그들에게 고통과 희생이 되지 않도록, 우리의 통일이 그들에게 희망과 기쁨이 되기를 바라면서 4월의 북한 소식을 전합니다.

배급제 정상화 정책에 대한 평가와 전망-2006년 4월

배급제 정상화 시도 7개월: 평가와 전망

양문수(경남대 북한대학원대학교)

북한당국이 지난해 10월부터 식량 배급제 정상화를 시도한지 7개월이 지났다. 일각에서는 배급제의 부활이라고 부르고 있으나 이는 적절치 못하다. 배급제는 공식적으로 폐지된 것이 아니었다.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유명무실해졌을 따름이었다. 그래서 지난해 10월부터 주민들에게 정해진 양을 정해진 시기에 제대로 배급해 보자는 차원에서 정상화를 시도한 것이었다.

물론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힌트는 발견할 수 있다. 역설적으로 지난 7개월 동안 북한의 노동신문이나 조총련의 조선신보에서 배급제에 대한 기사, 특히 배급제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는 기사는 눈을 씻고 보아도 찾을 수 없었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해 주는 것일까.

소식지에 실린 단편적인 정보들을 모아서 조각난 그림 맞추기를 시도해 보자. 우선 평양과 여타 지역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평양은 대체로 안정적으로 배급을 받았으나 여타 지역은 그렇지 못했다(『오늘의 북한소식』 17호 1쪽 참조. 이하 호수만 표기). 함남 함흥에서는 10월과 11월, 쌀과 옥수수가 완전히 탈곡된 형태로 두 달 분량이 정상 공급되었으나 12월에는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12호 2쪽 ). 함북 회령에서는 11월에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12월말에는 배급표를 식량공급소에 가져온 사람에 한해 10일 분량의 쌀이 공급되었다(12호 1쪽).

올 들어서 배급량은 꽤 줄어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2월 16일, 김정일 위원장의 탄생 64돌을 맞아 전국적으로 평균 2일분의 식량이 공급되었을 따름이었다(13·14호 6쪽). 3월 들어서는 식량 사정이 더 나빠지고 있다. 평양의 경우 1, 2월에는 정상 배급이 이루어졌으나(13·14호 6쪽), 3월에는 차질이 빚어지고 있으며 4월에는 10일분만 공급되었고 5월에는 일반 주민에 대한 식량 공급이 전면 중단된다고 하는 소식도 있다(17호 1쪽).

시장에서의 쌀 판매 단속도 일정하지 않다. 북한 당국은 배급제 정상화를 시도하면서 동시에 시장에서의 쌀 판매를 금지시켰다. 그런데 쌀 판매에 대한 단속은 지역에 따라 상이하게 시행되고 있다. 단속이 아예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지역도 많고, 단속이 실시되는 동일한 지역 내에서도 개별 시장에 따라 사정은 상이하다. 또한 단속을 한다 해도 완전히 근절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12호 2쪽). 시장에서 단속이 이루어지면 거래는 개인집으로 옮겨간다(12호 3쪽).

한편 이 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 보자. 시장에서의 쌀 가격의 추이를 통해 고찰하는 것이다. 표에도 나타나 있듯이 함북 회령의 경우가 유일하게 1년 동안의 추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배급제가 실시된 직후 가격이 일시 상승했다가 몇 달 후에 종전의 가격대로 돌아왔다. 그 수준에서 올 1, 2, 3월은 비교적 안정된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올 3월은 작년 3월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전국적으로 보아도 유사한 추세를 읽을 수 있다. 배급제가 실시된 직후 10월과 11월에 일시적으로 가격이 상승했다가 종전의 가격 수준으로 돌아왔다.

무엇을 읽을 수 있는가. 배급제 정상화 시도는 시장에 일시적인 충격은 주었지만 큰 흐름으로 보아서는 뚜렷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달리 본다면 북한당국은 배급제 정상화를 통해 쌀값을 하락시키고자 했지만 이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왜 그랬을까. 사실 현재 북한의 여건에서 배급제 정상화 시도는 장기간 지속되기 어렵다. 여기서 중요한 변수는 공급량이다. 그리고 주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10% 공급이 이루어지는 것이나 90% 공급이 이루어지는 것이나 본질은 동일하다. 전량을 공급받지 않는 한, 즉 쌀을 100% 공급받지 않는 한, 그 나머지 부족분은 시장에서 구할 수밖에 없다. 다른 방법이 없다. 시장에서 구입하는 양이 10%냐, 90%냐 하는 차이가 있을 따름이다.

따라서 당국이 100% 공급을 맞추어 주지 못한다면 암시장은 근절시킬 수 없다. 게다가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지 못한다면 암시장에서 식량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 투기적 자본의 행위까지 겹치면 암시장 가격은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 10, 11월의 쌀값 상승은 이렇게 설명될 수 있다.

그런데 북한에서의 쌀 가격 변동의 계절별, 월별 추이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쌀값은 전통적으로 가을 수확기인 10, 11월에 다소 하락했다 12월에 소폭 오른 후 안정세를 유지하다 3, 4월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그러한 패턴을 보인다. 중국, 한국 등 외부에서의 쌀 유입량이 영향을 주기는 하나 이는 부차적이다. 기본적으로는 북한 내 생산 물량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 그래서 북한 내 생산 쌀이 나오는 지난해 12월 혹은 올1월부터 종전의 수준으로 회귀했다. 다만 문제는 이른바 춘궁기인 올 4월 이후이다. 국경지역에서는 이미 쌀값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결국 배급제 정상화는 평양 이외의 지역은 지난해 12월, 올 1월부터 흔들리기 시작했고 평양 지역은 올 3월부터 휘청거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쌀 가격의 움직임에도 반영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의 전언에 의하면 북한 내부에서도 배급제 정상화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한다. 지도원급이나 과장급 간부들조차 현재 북한에서 생산된 식량으로는 전국적인 배급제 실시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배급제는 이미 실패한 것으로 판명나지 않았느냐는 목소리조차 나오고 있다(12호 3쪽).

이러한 배급제 정상화 시도에서 드러나듯이 북한당국의 의지가 있다고 해서 시장화의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북한에서의 시장경제는 방임적 시장경제, 자력갱생적 시장경제로 규정할 수 있다. 즉 국가가 시장경제활동에 대해 아무런 자원을 제공해 주지 않는 상태에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시장경제이다. 그런 상태에서 북한당국이 과거의 계획경제로 회귀하고 싶어도 이는 불가능하다. 왜냐 하면 계획경제를 유지할 수 있는 수단, 자신이 기업, 농장 등 생산주체에게 내리는 명령을 수행할 수 있는 수단, 즉 자원과 자본을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장경제활동이 합법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느냐, 불법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느냐 하는 그 차이만 있을 뿐, 일정 수준의 시장경제활동은 계속 존재할 수밖에 없다.

■ 경제활동

2006년 4월 함경북도 회령시 폭설로 인한 꽃제비 동사

회령시 갑작스런 폭설로 꽃제비 동사

지난 4월 19-20일경 북한 함경북도 지역에 갑작스러운 폭설이 내렸다. 이 날 내린 눈으로 회령시의 변압기 3대가 고장을 일으켜 21일에서야 복구되었다. 이 바람에 3일 동안 정전 상태가 계속되어 주민들이 큰 혼란과 불편을 겪어야 했다. 전화선도 끊어지고 교통이 마비되었으며 수도 동파로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었다. 주민들은 눈을 녹여서 마시거나 밀차를 끌고 강가에 물 길러 다니는 등 갑작스러운 사태에 대처하느라 분주했다.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는 바람에 쓰레기장에서 숙식하던 꽃제비들이 동사하기도 했다. 발견당시 동사한 꽃제비 두 명은 서로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얼굴을 제외한 몸 전체가 눈에 파묻혀 있었다. 인민보안서는 이들을 소달구지에 싣고 가서 매장했다. 이 날 내린 최대 적설량은 63cm였다. 4월 22일에야 눈이 녹기 시작해 교통이 회복되었다.

북한 측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함경북도 선봉의 19일 강수량이 21mm, 20일은 10.3mm였고, 청진은 각각 17.6mm, 24.0mm였다. 적설량으로 바로 환산하기는 어려우나 대체로 지역에 따라 30~60cm 안팎의 눈이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 연변자치주에도 지난 4월 19일-20일경 폭설이 내려 큰 피해를 입었다. 중국 소식통에 의하면 이번 폭설로 8개 현․시의 36개 향진 단위, 223개 행정촌에 사는 주민 3만 여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2006년 4월 함경북도 회령시 주택 60동 건설 계획의 차질

회령시 주택 60동 건설 차질

회령시는 대덕농장에 살림집 60동을 4월 25일까지 건설하기로 결정했으나 25일이 지난 현재까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27일 건설관계자 협의 당시 3월 1일 공사를 시작해서 4월 25일까지 건설하기로 협의했었다(『오늘의 북한소식』 13호 기사 참조). 그러나 필요한 자재 구입 및 운영 자금을 중앙에서 지원하지 않고, 지역 기관과 각 단위들에서 담당하도록 했기 때문에 차질은 이미 예상되었던 일이다. 3월 초만 하더라도 땅이 얼어붙어 있어 상하수도 공사도 하기 어려웠다. 상하수도 공사가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에서 주택 공사를 시작하다보니 공사장에 물이 없어 소달구지로 강가에 나가 직접 물을 길어 쓰는 형편이다. 또 시멘트도 없고 운송수단도 부족해 지난 3월 한 달 동안 겨우 기초공사를 끝낸 상태이다. 건설 관계자들은 자재부족도 자재부족이지만 땅 파는 기계 1대, 트럭 4대 등으로 공사를 4월 25일까지 마무리 지으라고 한 것은 무리였다고 말한다. 이 상태로는 5월까지도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전국 다른 농촌 지역에서도 새 주택 건설 공사를 진행시키고 있으나 비슷한 사정에 놓여있다

2006년 4월 빈곤이 초해하는 군관들의 비리행위

월급만으로 군관생활 유지 곤란

특별 명절 공급이나 바랄 수밖에 없는 일반 주민들과 달리 간부, 법 기관 일꾼, 군관들은 여전히 어느 정도 배급의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런데 군관들은 식량배급을 받기는 하지만 쌀이 아니라 옥수수일 경우가 많고, 월급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가정생활을 유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그래서 돈을 벌기 위해 국경 지역의 군관들은 골동품 장사, 마약밀매, 도강문세(불법으로 도강하도록 도와주고 도강비를 받는 일) 등 불법적인 일도 서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당국의 통제가 심해져 위험부담이 더 커졌지만 군관들의 불법행위는 여전히 암암리에 행해지고 있다. 운이 나빠 적발되는 경우 목숨까지 내놓아야 하는 위험한 행위이지만, 운이 좋아 적발되지 않으면 적지 않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심정에서 불법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들과는 달리 당 간부를 비롯해 인민보안서, 국가안전보위부, 검찰, 재판소 등의 법 기관 일꾼들은 식량 배급 외에 국정가격으로 상품을 구입할 수 있어 생활하는데 어려움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한편, 이번 태양절(4.15)을 맞아 국경 지역의 교도대와 국경경비대 군관들은 일반주민보다 사흘치가 더 많은 5일분의 입쌀을 공급받았다

2006년 4월 부실한 학교 교육과 십대 청소년의 일탈행위

부실한 학교 교육, 십대 청소년 일탈행위로 이어져

무상교육이 유명무실해진 요즘, 십대 청소년들의 일탈행위가 부쩍 증가하고 있다. 먹을 것이 없어 학교를 나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여전히 많은 가운데, 학교에 다니더라도 학습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 열심히 공부를 해도 상급학교에 진학하여 출세를 할 수 있는 대상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학습동기가 현저히 낮은 편이다. 회령시 모중학교 5학년 한 반의 경우 출석하는 학생 중 열명 중 아홉 명은 책가방을 챙겨오지 않고 있다. 교과서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데다 필기도구와 학습장을 갖추려면 돈이 많이 들어 이를 미처 구비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돈 없는 집의 자녀들은 결석을 하거나 시간 때우러 학교에 다닌다. 그런데 돈 있는 집의 자녀들은 과외학습도 받고 준비물도 잘 챙겨 온다. 식량난이 극심했던 1990년대 중후반 먹을 것이 없어 꽃제비로 떠돌아다니는 아이들이 대다수였던 상황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고난의 행군 이후 장사로 돈을 잘 버는 계층이 생기면서 학생들도 잘 사는 부유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으로 나뉘고 있다. 부유한 계층의 남학생들에게는 여학생들이 잘 따르며, 이들은 친구들과 어울려 술도 마시고, 밤에는 부모의 눈을 피해 뒷골목에 모여 외국음악에 맞춰 디스코 춤을 추기도 한다. 남녀학생이 한데 어울려 한 방에서 비디오를 보고 먹고 자고 마시면서 놀다가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가기도 한다. 담배를 피우지 못하는 남학생들이 거의 없고, 여학생들은 책 대신 가방에 화장품을 챙겨 다닌다. 또 학생신분으로 가기에 적잖이 부담되는 식당에 출입하기도 하고, 노래방에 가서 빙두(氷豆)(각성제의 일종, ‘얼음’이라고도 함)를 흡입하며 노는 것을 즐긴다. 그런데 학교 측에서는 이런 학생들의 동태를 파악하고 있다하더라도 특별한 대응을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교사들이 간부 집 자녀들이나 부유한 집 자녀들의 눈치를 보는 형편이다. 비록 밖에서 학생들에 대해 문제제기가 들어와도 교사들이 알아서 무마하는 경우가 많고, 학과 성적이 좋지 않아도 올려주는 등 알게 모르게 신경을 많이 써준다. 교사들도 어려운 생활난으로 학부모의 지원이나 선심에 기대야 하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2006년 4월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도로와 주택 건설

신의주시, 도로와 주택 건설

최근 신의주시 각지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주요 도로와 주택을 개보수하고, 시장을 다시 짓고 있다. 남신의주와 비단섬까지 직통 도로를, 신의주와 중국 둥강(東港)사이에는 다리를 건설하고 있으며, 자동차 전용도로까지 만들고 있다. 건설에 필요한 자재 및 시멘트 등은 중국에서 공급해주고 있다.

주택은 중국 단동시의 건물과 비견될 수 있을 만큼 고층건물로 짓는다고 한다. 신의주시 도시건설대와 평안북도 도시건설대의 책임 아래 각 기관 기업소에서 선발된 노동자들이 이 주택 공사에 참여하고 있다. 또 남포도로 건설에 동원되었던 청년 돌격대 중 일부를 투입하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장은 국제시장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사업 진행이 신의주 특구를 대비한 공사인지는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다. 북한 당국 관계자들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만 답변하고 있다

2006년 4월 지원 비료의 시장 유통과 당국의 단속

강력한 지시에도 불구, 불법유통비료 시장에서 인기

한국을 비롯한 외부에서 지원된 비료는 일단 각 도, 시, 군 경영위원회에서 접수한 다음, 각 리의 농장 관리위원회에 골고루 배분하고 있다. 관리위원회에서는 받은 비료를 작업반과 분조들에게 필요량만큼 재분배한다. 이 때 관리위원회 직원들과 작업반장, 분조장 등 비료분배 책임자들이 불법으로 비료를 빼돌려 시장에 ‘야매가격’(북한식 표현)으로 파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외부에서 지원된 비료는 무조건 100% 농장에 공급하도록 당국에서 강력히 지시하고 있고 시장에서의 비료매매를 금지하고 있으나, 워낙 비료를 찾는 사람이 많고 돈벌이가 잘 되는 인기 품목이라 비료의 불법유통 행위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006년 4월 2호사업부(양곡관리국)에서 관리하는 군량미

군량미, 2호사업부(양곡관리국)에서 관리

전국 각 도, 시, 군 인민위원회 안에 2호사업부가 있는데, 이를 양곡관리국이라고도 한다. 양곡관리국 산하에 양정사업소가 있는데, 양곡관리국은 해당 지역의 모든 식량을 파악해서 전시양곡, 군량미, 애국미 등을 가장 우선적으로 확보한다. 이런 다음 산하 양정사업소들은 각 농장들에 가서 국정가격으로 식량을 사들인 뒤 일반 주민에게 공급한다. 이 때 양정사업소는 수매량과 공급량을 계산해서 다시 양곡관리국에 보고한다. 군량미를 ‘2호미’라고도 하는데, 2호사업부(양곡관리국)에서 관리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2006년 4월 태양절 맞아 전국 특별 공급

태양절 맞아 전국 특별 공급

북한은 지난 4월 15일 태양절을 맞아 전국적으로 소학교 학생들에게 선물을 공급하였다. 공급품은 2월 16일(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에 공급한 것과 같이 1인당 국산 과자 200g, 사탕 200g, 쌀 튀김 100g, 껌 5개 등을 나눠주었다. 아울러 일반 주민들에게도 2일 분량의 배급을 공급했다. 또 한 세대 당 입쌀 1kg(46원), 강냉이 1kg(24원), 술 한 병(200원), 간장 1kg(64원), 된장 1kg(72원), 맛내기 100g(460원)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했다. 또 명절공급 명목으로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전기를 낮에 6시간, 밤에 6시간씩 특별 공급해 주었다. 이러다보니 주민들은 명절이 가까워 오면 명절날 뭘 하고 보낼까 기대하는 게 아니라 이번엔 무엇을 얼마나 줄까에 더 관심 있어 한다

■ 시선집중

회령시 갑작스런 폭설로 꽃제비 동사-2006년 4월

회령시 갑작스런 폭설로 꽃제비 동사

지난 4월 19-20일경 북한 함경북도 지역에 갑작스러운 폭설이 내렸다. 이 날 내린 눈으로 회령시의 변압기 3대가 고장을 일으켜 21일에서야 복구되었다. 이 바람에 3일 동안 정전 상태가 계속되어 주민들이 큰 혼란과 불편을 겪어야 했다. 전화선도 끊어지고 교통이 마비되었으며 수도 동파로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었다. 주민들은 눈을 녹여서 마시거나 밀차를 끌고 강가에 물 길러 다니는 등 갑작스러운 사태에 대처하느라 분주했다.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는 바람에 쓰레기장에서 숙식하던 꽃제비들이 동사하기도 했다. 발견당시 동사한 꽃제비 두 명은 서로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얼굴을 제외한 몸 전체가 눈에 파묻혀 있었다. 인민보안서는 이들을 소달구지에 싣고 가서 매장했다. 이 날 내린 최대 적설량은 63cm였다. 4월 22일에야 눈이 녹기 시작해 교통이 회복되었다. 북한 측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함경북도 선봉의 19일 강수량이 21mm, 20일은 10.3mm였고, 청진은 각각 17.6mm, 24.0mm였다. 적설량으로 바로 환산하기는 어려우나 대체로 지역에 따라 30~60cm 안팎의 눈이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 연변자치주에도 지난 4월 19일-20일경 폭설이 내려 큰 피해를 입었다. 중국 소식통에 의하면 이번 폭설로 8개현·시의 36개 향진 단위, 223개 행정촌에 사는 주민 3만 여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