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UN인권위의 북한결의안에 대한 우리의 입장

1. 이번 4월 16일 제 59차 유엔인권위원회에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그간 북한인권 개선을 요구해온 국내외 민간단체들의 꾸준한 노력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번 결의안이 그동안 북한주민들이 겪었던 비인간적인 상황을 개선하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기를 바란다.

2. 그러나 여기에서 간과되어서는 안될 점은 북한의 인권문제가 광범위한 인권탄압, 정치범 수용소, 강제 송환된 탈북 난민에 대한 비인간적 처우문제 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북한인권의 최우선 과제는 북한주민의 생존권 보장이다. 배고픔의 굶주림과 질병의 고통 속에 있는 사람에게 무엇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살아남는 것 그 자체이다. 대다수 북한 주민들에게 있어 식량난의 해결이 없이는 어떤 인권 개선 노력도 피부로 느껴지기 어려울 것이다.

3. 국제사회는 그간 북한의 식량난을 개선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식량난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장기간 식량지원에 따른 피로감과 분배의 투명성 문제로 식량사정이 호전되지 않았는데도 식량지원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특히 작년 말 불거진 북한의 핵개발 의혹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을 급격히 축소시켰다. 또한 KEDO를 통한 중유공급 중단으로 북한주민들이 겪는 실제적인 어려움은 다른 어느 때보다 더 심각한 상태이다.

4. 북한인권에 대한 비판과 개선요구는 북한주민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범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북한인권은 생존권의 보장으로부터 출발하여 민주적인 제 권리의 보장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따라서 국제사회는 인도적 지원을 통한 북한주민의 생존권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인권개선을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 인도적 지원과 인권개선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인도적 지원은 오히려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여 주민들의 의식 전환에 커다란 기여를 할 것이다.

5. 북한인권에 대한 비판이 북한체제에 대한 부정과 비판으로만 일관될 때 자칫 남북관계를 경직시킬 수 있으며, 인도적 지원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우리는 우려한다. 또한 한국정부는 남북관계의 개선에만 매달려 북한 인권에 대해 침묵하거나 외면해서도 안 된다. 인도적 지원과 인권개선 요구는 정치적인 사안과 별개로 진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남북한 정부와 국제사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북한정부는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인권상황에 대해 책임 있는 답변을 하고 인권개선을 위한 노력을 보여주기 바란다.

2. 한국정부는 북한민중의 기본적인 생존권 보호를 위한 대량의 식량지원과 의약품 지원, 에너지 지원을 하여야 하며, 또한 국제사회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길 바란다.

3. 국제사회는 북한의 인권 개선뿐만 아니라 식량난 해결을 위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경제난 해결을 위한 광범위한 지원을 하길 바란다.

우리는 유엔인권위원회의 결의안이 북한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인권개선을 위한 출발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