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이 제일 기뻤습니다

최 정 철 (28. 하나원 졸업생, 현 좋은벗들 자원활동가)

최정철 님은 북한동포 자원활동가로 현재 좋은벗들의 막내 활동가입니다.

남한역사기행의 사전, 사후준비와 한번씩 엄청나게 힘을 쏟을 일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점점 미소가 밝아지는 최정철님과 활동에 대한 소감을 나누어 봅니다.

하나원 있을 적에 불교 포교원에서 온 분을 통해서 좋은벗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은 정토회라는 절에 살려고 왔습니다.

이 곳에 올 당시에는 세상 살기가 싫었습니다.

외롭기도 하고, 집도 없고,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에 눈물이 나기도 하고.

지금 생각해도 끔찍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승용 부장님을 알게 되었는데, 사정을 얘기했더니, 1주간의 시간을 줄 테니까 우선 지내보다가 결정을 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부장님의 말을 따라서 며칠간을 다닌 것입니다. 그 후에 가만 생각해보니까, 내가 정말 절에 살려고 남한까지 왔는가, 이렇게 살려고 남한에 온 것은 아닌데 하는 생각도 들고, 절에서 살려니 힘들 듯 했습니다.

그 때 사무실을 가만 보니까, 실무자들 보다 자원봉사자들이 더 많은 것입니다.

부서원의 반 이상이 자원봉사자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아, 나도 자원봉사자를 하면 되겠구나, 한국이란 곳에 자원봉사라는 것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됐습니다.

나도 남을 돕는 자원봉사라는 것을 한 기억이라도 남기자.

나도 남을 위해 작은 보탬이라도 되어보자 라는 맘으로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처음에 일을 하면서는, 마음이 달랐습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욕망은 큰 데, 별 다르게 배운 것이 없으니까 시키는 일만 하게 됐습니다. 비디오 편집, 사진 정리, 역사기행에 따라가서 물품정리, 사진찍기 같은 일을 했는데, 이렇게 따라 다니면서 하는 이런 것이 무슨 도와주는 일인가. 일을 하려면 컴퓨터 앞에 앉아서 같이 글도 쓰고, 자료도 내주는 것이 도와주는 것인데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내가 도와주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곧 그만두려고 마음먹고, 올 1월에는 자원봉사를 그만두고 일자리를 얻으려고 마음을 먹었더랬습니다.

그런데, 문득 나도 일자리를 얻기 전에 뭔가를 배우자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운전면허도 배우고, 자원봉사도 계속 하고 있습니다.

내가 자원 봉사를 하면서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몰라도,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이니까, 그저 그렇게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여기서 하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그저 하라는 대로 잔심부름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자존심도 상하고, 신경질 나서 관뒀을 텐데, 요즘은 내가 봐도 사람이 많이 됐는지 신경질이 없습니다.

내가 일하면서 제일 기뻤던 것은 내가 누구를 위해서 조금이라도 해줬구나 하는 그런 감이 들 때입니다. 어떤 것이든 좋은벗들에 작은 것이라도 도와줬구나, 기뻤습니다. 다들 밝은 웃음으로 생활하는 것을 보며 나도 밝게 일해야겠다 하는 그런 생각뿐입니다.

이 곳에서 제일 좋은 점은 사람들이 너무 좋다는 겁니다. 좋은벗들, 말 그대로 좋은 친구들입니다. 무슨 일을 해도 화내지 않고, 무슨 일을 잘못해도 신경질을 안냈습니다. 이 세상을 만드는 것도 사람이고, 가꿔가는 것도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사람들 자체가 하지 못한다는 일이 없어요, 그냥 해낸다 하는 생각으로 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또 동포들에 대한, 동포들을 위한 마음이 진심입니다. 허세 없이 정말로 진실된 마음이 좋았습니다.

일을 하면서 내 자신의 성실함 말고는 다른 바램은 없지만, 다만 동포들 중에 독신들이 많고, 그들의 생활이 힘드니까, 그들을 위한 멋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물건이나 돈으로 유혹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말로라도 진심으로 도와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