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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취약계층에 먼저 분배한 청진시를 본받기 바란다

"이러다가는 곧 죽고 말겠다”며 꽃제비 아이들 11명이 집단으로 도주했다. 옥수수쌀을 만들고 남은 찌꺼기로 범벅을 만들어 반 그릇 될까 말까한 양으로 배식 받다보니 배고픈 아이들이 죽을 것만 같다며 뛰쳐나간 것이다. 지난 5월 28일, 함경북도 청진시의 꽃제비 구제소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청진에서 이번에 적은 양이나마 구제소에 통옥수수와 옷가지를 배급했다는 소식은 매우 고무적이다. 명절도 아니고, 특별 방침도 없었는데 시에서 자발적으로 다른 주민들보다 꽃제비들에게 우선 지원했다는 사실은 타의 귀감이 될 만하다.

지원해주는 쪽에서는 가장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원한다. 자기가 도와주지 않아도 얼마든지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계층에 지원 식량이 들어가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 이런 면에서 이번 청진시 사례는 시당국의 판단에 따라 구제소에 먼저 식량 배려를 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무엇보다 일차 배급 대상으로 꽃제비를 염두에 뒀다는 사실만으로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북한 당국은 청진시의 꽃제비 구제 노력에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를 해주기 바란다. 이와 함께‘취약계층 우선 분배 원칙’을 확립하기 바란다. 고위층 간부와 군인들에게는 북한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한 식량으로 배급해주고, 외부에서 지원된 식량을 전량 취약계층에 먼저 배분하면, 국제사회의 신임을 얻을 수 있어 지원 식량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북한 당국은 이번에 어렵게 외부 지원이 재개되는 만큼 취약계층에 먼저 배분하라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응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보편적 원칙을 준수하는 국가로 인정받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