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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프로그램과 인터뷰 – 열린아침, 정용석…

* 프로그램명 : "생방송 열린 아침 정용석입니다"(KBS 제2라디오 FM 106.1 Mhz)

* 방송시간 : 월-토요일 AM 06:05 – 07:55

* MC : KBS 정용석 앵커

* 방송 일자, 시각 : 8월 20일(화) 오전 6시 40분

* 작가 : 신연정 011-9537-3086

8월 20일 (화) 열린아침 6시 40분 방송원고

"21명의 보트피플… 잇따르는 탈북자문제 어떻게 봐야하나?"

인터뷰 : (사) 좋은벗들 이승용 부장

북한을 탈출한 21명의 ‘보트피플’이, 어제 인천항을 통해 입국했습니다. 올해 들어, 입국한 탈북자만 해도, 무려 500여명이 넘습니다.

잇따르는 탈북자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도움말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제평화인권난민지원센터, 사단법인 좋은벗들의 이승용 부장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1) 탈북자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그동안 굉장히 바쁘셨을 것 같습니다만…좋은벗들은 어떤 단체입니까?

– 좋은벗들은 96년 북한의 식량난이 처음으로 알려지던 당시 북한돕기를 위해 창립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북한을 지원하던 방법이 적십자사를 통해 물자를 보내는 방법밖에 없었으므로 활동 초기에는 모금을 하여 적십자사로 보내던 활동을 시작하다 97년부터는 중국에서 직접 탈북자들을 지원하는 현장 구호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현재까지 23,000여명의 탈북자들에게 생필품과 의복, 금전 지원 등을 지원해 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내에 들어와 있는 탈북자들이 올바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나원과 함께 정착 프로그램을 공동운영하고 있으며 평화 운동과 통일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 순종식씨 가족 사건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일가족이 한꺼번에 망명을 한 경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 않습니까?

– 87년에 김만철씨 가족이 넘어온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북한의 식량난이 시작되기 이전이므로 체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귀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근데 최근에는 장길수 가족과 이번 사건의 경우처럼 탈북 현상이 북한의 어려운 식량난과 열악한 인권 상황에서 기인하고 있습니다. 만일 북한의 식량난과 인권의 개선이 없다면 유사한 사건이 재발할 가능성도 많습니다.

이번 순종식씨 가족의 경우는 사건이 알려지고 입국하기까지 굉장히 속전속결이라는 느낌을 받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예전에는 한국 정부에서 정보 가치가 있는 사람만 선별적으로 수용했습니다. 또한 이들을 북한과의 체제 경쟁의 수단으로 이용하여 탈북자들이 국내에 들어오면 대대적인 선전을 하곤 했습니다. 99년에 들어서서는 탈북자들 누구라도 국내에 오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전원 수용한다고 정부 방침이 변경되었습니다. 그 방침에 따라 최근에는 큰 문제없이 바로 처리가 되고 있습니다.

3) 사실, 올 들어 ‘탈북자 문제’의 도화선이 된 것은, 중국주재 해외 공관에, 탈북자들이 진입하면서 부터였는데요, 최근 알바니아 대사관 진입까지, 끝이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 97년경에 대량 탈북 사태가 있었습니다. 당시 어려운 식량난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압록강과 두만강을 넘어 중국으로 갔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내 단속이 심해지고 한국으로 오려는 사람이 늘면서 소위 기획망명이란 사건까지 생겼습니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탈북 사태는 북한의 식량난과 열악한 인권 상황이 겹쳐서 발생한 것이므로 이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대량 탈북은 아니더라도 산발적인 탈북 사태는 지속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런데 기획망명을 주도했던, 중국내 탈북자를 지원하는 민간단체의 활동이 금지되지 않았습니까… 앞으로는 망명 시도가 어려워지지 않을까요?

– 중국에서는 이러한 일이 발생되면 재발 방지를 위해 탈북자들에 대한 검문과 검색을 강화합니다. 따라서 탈북자들은 물론 그들을 지원하는 민간단체 활동가들까지도 활동을 하기가 힘들어집니다. 최근에는 북경과 심양 등 외국 공관이 들어있는 대도시부터 연변이나 중국의 남쪽지대 등 국경변까지 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4) 기획망명에 대한 평가랄까요… 탈북자들의 운신의 폭이, 오히려 좁아진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 기획망명이란 것은 성과와 동시에 한계가 분명한 사업입니다. 국제적인 공론화에 성공했고 중국의 정책을 전환하는데 기여한 성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획망명을 할 경우 경비와 인력 소모가 많습니다. 또 중국 국내법을 어기는 일이 많습니다. 실패할 경우를 생각해 볼 때, 탈북자 본인에게도 굉장히 위험한 선택입니다. 기획망명의 결과 다른 탈북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과 검색, 강제송환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전체 탈북자의 입장을 고려해서 신중히 결정이 되어야 합니다.

5) 여러 루트를 통해서 어쨌든 탈북자들이 대거 입국을 했고, 앞으로도 줄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늘어난 탈북자를 우리는 수용할 능력이 충분히 있는가? 어떻게 보십니까?

– 전원 수용의 방침에 따라 많은 탈북자들이 국내에 들어오고 있고 하나원이란 교육기관에서 적응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예상했던 수치 이상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수가 늘어나서 현재는 수용 능력의 한계치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국내에 들어오면 1인당 3,700만원의 정착금을 받고 있지만 정착금에 대해서는 부족하다는 의견과 정착금이 없어야 한국사회에서 자립해 나갈 수 있다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국가 정책으로 봤을 때는 탈북자들이 생기는 요인을 없애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전 예방 차원에서 북한 지원을 늘리고 북한에서 중국으로 식량을 찾아 넘어가는 사람을 없애는 것이 보다 중요하고 근본적인 해법입니다.

탈북자들이 정착을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는 말씀이신데, 그렇다면 어떤 점이 보완돼야 할까요?

– 정착 시설의 확충도 필요하고 하나원 교육의 내용성도 탈북자들이 실제 생활에서 적응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현실에 맞게 연구되어야 합니다.

탈북자에 대한 인식도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냉전적인 시각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기에 정보기관에서나 상대하는 사람들, 또는 대하기 두려운 사람들이란 생각이 많습니다. 또는 가족을 두고 혼자 살겠다고 내려온 사람이라는 냉소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이제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서 인도주의적인 입장에서 그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따뜻한 관심을 가지고 도우면서 이러한 모든 것이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하나의 과정으로 이해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예,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좋은벗들의 이승용 부장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