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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지(연등회 좋은벗들 홍보부스운영)

활동가 :이정원

 초파일 준비로 분주했던 5월, 회의에 5월 21일 연등회 준비가 안건으로 올라왔습니다.
연등회는 신라시대 시작되어 고려 연등회와 조선 관등놀이를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진 전통축제로,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세계적 축제입니다. 이번에 우리에게는 ‘좋은벗들’ 홍보부스 운영 역할이 주어졌습니다.
외국인들도 많이 참석할 예정이라니 코로나 상황이 이제 정말 마무리가 됐구나, 새삼 실감이 났습니다.

 예전 기획안을 토대로 아이디어를 더해 2023년 부스 참여 계획을 세웠습니다.
통일을 주제로 참가자가 직접 모자를 꾸밀 수 있도록 준비하고, 백두산 천지 사진을 배경 현수막으로 만들어 포토존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평화와 통일에 관련된 디자인으로 페이스페인팅을 기획하고, 북한의 단어와 속담을 우리말과 짝지어 맞출 수 있는 퀴즈도 준비했습니다.
인형극단을 운영하는 봉사자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공연도 2회 준비하여 행사가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통일 염원 포스트잇을 상시 붙일 수 있는 하드 보드지를 준비하는 것으로 프로그램 계획은 마무리했습니다.
5개 지역에서 준비팀과 마무리팀, 부스운영팀으로 일감을 나누고 2시간씩 봉사하는 것으로, 약 3주간의 회의를 거쳐 기획안을 마무리했습니다.
연등회라는 큰 행사에 처음으로 참여하여 낯설기도 했지만, 축제에 참여할 생각에 설레기도 했습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5월 21일 아침, 곳곳에서 모인 축제 참여자들의 분주한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부스 운영 봉사자들도 곧바로 프로그램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제공된 테이블 위치를 정하는 것부터 쉽지는 않았지만, 함께 의논해가며 멋진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Peace 글자와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북한의 꽃인 모란과 무궁화를 함께 디자인한 페이스페인팅 행사에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의 참여가 늘어갔습니다.
페인팅 소임을 맡은 회원의 초등학생 딸도 사람들 손등에 꽃을 그려주며 함께 참여하니 부스의 분위기에 생기가 더했습니다.

 2시부터는 인형극이 진행되었습니다. 표정만 봐도 미소가 지어지는 다양한 인형들이 아기자기 모여 해님 달님 이야기를 맛깔나게 풀어내자 인파가 몰리고 곳곳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재능과 봉사가 어우러진 훈훈한 현장을 지켜보며, 다음에는 통일이나 평화와 관련된 인형극을 해보면 더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인형극을 관람한 아이들이 ‘북에 띄우는 메시지 쓰기’에 동참하여 “같이 놀자”와 같은 짧은 문구를 붙이고 가는 모습도 참 훈훈했습니다.
‘좋은벗들’ 부스만의 특성을 가득 담고 있는 북한말 퀴즈도 인기가 좋았습니다.

 한국어에 능통한 외국인이 단어와 속담을 맞추며 즐거워하는 모습, 이제 막 한글을 깨친 7살 아이가 약간의 힌트를 얻어 퀴즈를 맞추고는 밝게 웃는 모습, 초등학교 2학년이 준비된 문제를 모두 맞추고 진행자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의기양양해 하는 모습 등, 남녀노소를 불문한 다양한 참석자들 덕분에 행사가 종료될 때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하는 포토존은 공간 문제로 진행하지 못했고, ‘통일모자’는 주제가 어려웠는지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참여도가 다소 낮아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통일모자를 멋지게 그려내는 봉사자의 그림 실력에 놀랐고, 다음 행사에 경험이 되니 그 또한 그대로 좋았습니다.

 봉사자들이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한 덕분에 ‘좋은벗들’ 부스가 축제의 한 부분으로 잘 쓰이고 마무리됨을 보았습니다. 연등회라는 큰 축제의 역사와 의미를 알게 되고, 통일과 평화에 대해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 볼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보람되게 잘 쓰이니 참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벌써, 내년 연등회가 또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