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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지(청년광주역사기행)

청년, 광주에서 민주주의를 배우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6월, 청년 지부 소속 회원들이 광주로 역사기행을 다녀왔습니다.

 서울, 부산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역사 현장을 실제로 보고 느끼기 위해 65명의 청년이 참여했습니다.
이번 역사기행은 우리나라 민주화 발전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을 통해 자유와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고, 개인적 차원의 문제를 뛰어넘어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보자는 취지로 마련하였습니다.

 6월 17일 망월동 구(舊)묘역에서 평화재단 역사연구 개발팀장 이승용님의 인사말씀과 함께 역사기행이 시작되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시대적 배경과 발생 원인, 주요 저항 장소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그 당시 역사 현장 속으로 몰입 했습니다.

 이승용님은 강렬한 햇볕에도 불구하고 구(舊)묘역을 돌며 민주화 유공자 한 분 한 분의 당시 상황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민주화 유공자분들의 사진과 숨겨진 사연들을 보고 들으며 묘지를 참배하니 먹먹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민주화 역사에 큰 의미가 있는 곳이라 북받치는 감동과 경외감을 느낀 참가자도 있었습니다. 구(舊)묘역 바로 옆에 있는 5.18 민주묘지에서는 호국영령의 위훈을 기리기 위해 함께 참배했습니다.

 혼자 참배할 때와 달리 여럿이 모여 ‘임을 위한 행진곡’에 맞춰 행진한 후 참배하니, 민주화 유공자들의 간절했던 열망이 함께 전해져 엄숙하고도 경건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도심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는 배고픔도 잊고 오랜만에 만난 회원들과 반가움을 나누며 웃음꽃을 활짝 피웠습니다.
더운 날씨, 긴 시간 역사 기행을 했던 터라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뜨거웠던 열기를 식히고 역사기행 중 느꼈던 마음도 나누었습니다.

 그룹별로, 봉사자 팀별로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한 후 전일빌딩 옥상으로 향했습니다. 전일빌딩 옥상에서는 당시 시위가 진행되던 옛 전남도청과 금남로 거리 등 광주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사진과 미디어로 접했던 장소를 눈으로 직접 보니, 도청에서의 최후의 항쟁과 시위들이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그려지며 항쟁의 열기가 그대로 느껴져 마음이 아프고 뭉클했습니다.

 전일빌딩에서는 민주화 항쟁을 직접 경험하신 광주 시민분께 직접 설명을 들어 생생한 이야기에 감동까지 더했습니다. 많은 참가자가 가장 인상적인 장소로 전일 빌딩을 꼽았습니다.
빌딩에 남겨진 선명한 총알 자국을 보며 당시 독재 정권의 시민을 향한 무차별 총격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분수대와 시계탑을 지나 마지막 역사기행 장소인 5.18자유공원으로 이동했습니다.
그 당시 상무대, 영창이었던 자리에 조성된 자유공원은 전시 인물 모형과 사진들을 재현해 두었습니다.
민주열사들이 어떻게 희생되고 탄압 받았는지를 보여주는 인물 모형은 더욱 더 강렬한 충격을 주었고 참가자들은 민주열사들의 고통에 마음 아파했습니다.

 자유공원 벤치에 앉아 마음 나누기로 역사 기행을 마무리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역사 기행을 하며 지금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체득할 수 있었다.”,
“열사들에게 감사하고, 당시의 시대적 과제인 민주주의는 이루어 냈지만, 여전히 시대적 과제로 남아있는 통일문제가 쉽사리 해결되지 않아 아쉽고, 이 시대를 사는 청년으로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한 사람의 우매함과 욕심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 삶에서 독재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잘 들여다보고 내 삶부터 민주적으로 살아야겠다.”,
라는 소감을 나눠주셨습니다.

 이번 광주 역사기행은 자발적으로 참여한 봉사자들로 구성하였습니다.
봉사자들 중에는 처음 소임에 참여한 사람도 있었지만, “처음 합을 맞춰보는 것이 즐겁고 좋았다.” 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한 “봉사하면서 봉사하는 사람들의 노고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라며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고 전했습니다.
참가자로만 참여했던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봉사하면서 같이 하니까 더욱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다”라는 소감을 나눠 주었습니다.

 이번 광주 역사기행에서 실무총괄 봉사를 맡은 저는 광주 역사기행을 준비하면서 ‘작년에도 광주 역사기행을 갔는데 올해도 똑같은 곳을 가야 할까?’ 라는 고민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봉사자들과의 협력, 서로를 이해하고 배우는 즐거움, 참가자들과의 따뜻한 공감, 그리고 역사기행 전체를 주관하는 책임자라는 자리가 이러한 의문을 말끔히 해결해 주었습니다.
지난 해에는 ‘광주’라는 도시가 아프고 슬픈 도시로만 생각했지만,
올해는 민주주의를 성공적으로 이뤄낸 도시로서 자긍심과 희망이 느껴졌습니다.

 이번 역사기행을 통해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깊이 느꼈으며, 어려운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고 보다 깊고 넓고 긴 안목으로 현실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얻었습니다. 

 앞으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역사기행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역사적 의미를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미래를 함께 구축해 나가길 바라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