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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을 걷다, 그 뜻을 잇다”

 2025년 아시아지역 평화 실천 릴레이 1탄

지난 여름 북미지역의 평화 실천 릴레이 소식을 접한 아시아지역 회원들은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독립운동 자취가 많이 남아 있는 아시아 지역에서도 독립운동가의 숭고한 뜻을 이어가기로 마음을 모았습니다. 9월 14일부터 12월 14일까지 ‘그 길을 걷다, 그 뜻을 잇다’라는 슬로건 아래 각 지역에서는 독립운동가와 평화운동가의 희생과 헌신을 오늘의 평화로 잇고자 합니다. 평화 실천 릴레이는 역사탐방, 걷기, 명상, 봉사, 영화보기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 했습니다.

1. 중국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광복군 사령부(9월 14일-9월17일)    – 류유신

2025년 9월 14일 상하이 모둠 임정 로드 역사기행단은 중국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와 광복군 사령부 구지(옛날 터)를 방문했습니다. 이곳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1945년 1월부터 11월까지 사용한 마지막 임시정부 청사입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19년 3·1운동 직후, 국권 회복을 목표로 상하이에 수립한 이후 항저우·창사·광저우 등을 거쳐 1940년 충칭에 정착해 광복(1945년)을 맞이할 때까지 정치·외교·군사 전반에서 독립운동을 이끌었습니다.

청사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백범 김구 선생의 동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머나먼 이국 땅에서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독립운동에 헌신하신 분들께 묵념하고, 기념관의 전시물들을 차례로 관람 했습니다.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9월 16일은 한국 광복군 총사령부 구지(옛날 터)를 방문했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산하 한국광복군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1층 전시실을 다 같이 둘러보고 2층 전시실로 올라갔습니다. 그곳에서는 한국 분들이 행사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다음 날, 한국광복군 창설 85주년이라 국회의원 두 분(민병덕 님, 김용만 님)이 참석하는 기념식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활동가들은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창설 제85주년 기념식까지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기뻤습니다.

“국군의 날은 6.25전쟁 당시 38선을 통과한 10월 1일이 아니라, 대한민국 임시정부 군대인 한국광복군이 창설된 9월 17일이 되어야 한다”. 기념식 중 한국광복군 기념사업회 이형진 회장의 기념사가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2부 행사인 ‘기억의 울림, 약속의 선율’은 자리를 옮겨 하얏트호텔에서 열렸습니다. 충칭의 국제 학교 한국 학생들이 부른 ‘나그네 설움’, ‘고향의 봄’, ‘오빠 생각’ 등의 노래는 그 시절 고향땅을 그리워하던 독립운동가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재중 동포 음악가들의 공연도 이어졌습니다. 박예란 모녀의 바이올린 2중주와 소프라노 최향 교수의 독창에 뒤이어 출연자와 관객 모두 함께 ‘아름다운 나라’를 합창했습니다.

한민족 혈통으로서 중국인으로 살아가는 재중 동포들이 또 하나의 K-문화인으로서 예술적 재능을 꽃피우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일제의 핍박을 피해, 강제로 이주 당하여 저 멀리 타국 낯선 땅에서 살 수밖에 없었던 모든 동포들을 생각하게 하는 자리였습니다.

역사기행을 하며 내가 걷고 있는 이 땅이 그 옛날 순국선열들의 피와 혼이 서려 있는 곳이라는 것에 감동했습니다. 조국을 위해 피 흘리신 순국선열들의 희생이 가슴 깊이 느껴졌습니다. 김구 선생께서는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 하셨습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남과 북이 대결의 길이 아닌 평화의 길로 나아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충칭 한국광복군 사령부 구지>

2. 태국과 미얀마 국경지역 매솟  난민 학교 지원[ 9월 17일]  – 김은주

아시아지역 활동가들은 9월 17일부터 4일간, 태국-미얀마 국경 지역의 매솟 난민 학교를 찾았습니다.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 열악한 환경과 위생 상태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흙바닥 교실과 슬레이트 벽돌로 나눈 공간, 밀집된 기숙사 속 학생들의 살림 더미 속에서도 아이들의 해맑은 눈빛과 학구열은 빛났습니다. 이번에는 매솟, 매파, 매카사 지역을 돌며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지막 날은 매파(Mae Pa) 지역의 스카이 블루 학교를 방문 했습니다. 학교로 향하는 길에, 거대한 매립지를 지나야 했고, 역겨운 냄새와 낙후된 환경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학생들은 다른 지역 아이들보다 야위고 힘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번 활동으로 전쟁과 분쟁으로 아이들이 고통받는 현실, 어른들의 이익을 위해 이유도 모른 채 아이들이 희생되는 비극을 보았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을 안고 국경을 향했습니다. 국경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태국과 미얀마가 나뉘어 있었습니다. Rim Moei Market에는 남루한 상점들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군인이 천천히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여기가 국경임을 실감했습니다.

국경선 옆에서 아시아 각지에서 온 활동가들은 “전쟁 반대!”를 외치며 미얀마의 평화, 한반도의 평화 통일, 그리고 온 세상의 평화를 기원했습니다. 낙후된 환경, 전쟁의 폐해, 경제적 빈곤이 겹겹이 쌓여 있는 미얀마-태국 국경 지역에 부처님의 자비와 평화가 가득하길 바랬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평화 실천을 이어갈 것입니다.

3. 작은 평화가 모여 큰 세상을 바꿉니다 [싱가포르 배틀박스, 9월 20일]   – 윤은주, 김영호

2025년 9월 20일 ,싱가포르 지역 활동가 13명은 포트 캐닝공원에 모였습니다. 이곳은 일본의 침략에 싱가포르를 점령 중이던 영국군이 항복을 결정한 지하 벙커가 숨겨져 있던 곳입니다. 활동가 중 한 명이 배틀 박스라고 부르는 비밀 벙커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숨겨진 철문을 열고 들어가니, 포탄 소리와 총소리가 나 그 당시의 공포가 느껴졌습니다. 지휘실, 통신실, 작전지도 등을 둘러보며 전쟁의 긴박한 상황을 몸으로 체험했습니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아시아 지배 확대를 목표로 동남아 여러 나라를 침략했습니다. 싱가포르는 당시 영국의 지배하에서 동남아 전략 거점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으나, 불과 7일 만에 영국군이 항복함으로써 영국 역사상 최악의 패배로 평가 되었습니다.

3년 반 동안의 일본 통치하에서 5만 명이 강제노동, 식량부족, 학살로 희생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무차별 학살로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다는 사실에 놀랐는데, 우리 나라처럼 반일감정이 심하지 않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전쟁을 기념하는 유적지에서 “Say no to war”라고 미리 써 온 피켓을 들고 평화 구호를 외쳤습니다. 영상 촬영 중, 지나가던 싱가포르인 부부가 박수를 쳤습니다. 공원 안에서 자연을 느끼며 명상 시간도 가졌습니다. 올해는 싱가포르/한국 수교 50주년으로 역사적 의미를 더 한 해입니다. 이번 평화실천 활동으로 싱가포르 역사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어 싱가포르를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늘의 작은 활동이 평화의 밑거름이 될 거라는 믿음과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는 싱가포르 전쟁 기념관의 문구를 마음에 새기며 평화실천 릴레이를 마쳤습니다.

<싱가포르 포트 캐닝공원>

4. 재일교포의 삶, 이쿠노 코리아타운 [오사카 코리아 타운 역사 자료관 , 9월 21일]  – 박진희

2025년 9월 21일, 히로시마, 나고야, 오사카의 활동가들과 일반인들이 함께 모였습니다. 아시아지역 평화 릴레이가 시작되어 오사카 이쿠노 코리아타운을 방문 했습니다. 코리아타운은 소설 [파친코] 배경무대로 자이니치(일본에 거주하는 동포)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자이니치는 고대 백제 등지로부터 건너온 이들이 터전을 잡았던 곳입니다. 이곳은 제주 4.3사건, 남북 관계, 한류 등 여러 면에서 한국과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어 작은 한국이라고 할 만 합니다.

오카야마현에서 오신 관람객은 자이니치지만 한국어를 능숙히 하지는 못한다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 깊이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며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하시며 한국어로 소통하시려는 모습이 감동이었습니다. 갈등의 역사를 넘어 이제 공생으로 같이 한다는 마음을 새기며 코리아타운 역사자료관 앞 ‘공생의 비’에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코리아타운 역사자료관 앞 ‘공생의 비’>

다음은 함께한 활동가의 나누기입니다.

내가 태어난 무렵의 1964년도 츠루하시 풍경 사진을 접하니 감동이었습니다. 어릴 때 서울에서 봤던 하얀 한복을 입은 아주머니, 김치 젓갈을 파는 상점 모습에 그리움이 묻어났습니다. 타국 일본에서 차별과 멸시의 눈총을 이겨내며 버텨오신 1세, 2세 동포 분들 덕분에 지금 한류를 더욱 크게 발전시킬 수 있구나를 느꼈습니다. 세계의 평화 속에 한일의 평화도 자리함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인의 자긍심으로 일본인 속에서 더불어 잘 살아가야겠다 다짐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김신조)

역사 자료관에서 어머니 학교 교재를 봤을때 코가 찡했습니다.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에 모두가 힘을 합치고 가족의 힘으로 극복하고자 했던 마음을 느꼈습니다. 그러한 경험들이 쌓여서 마음으로부터 타인을 좀 더 배려할 수 있게 되고, 개인도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승목)

코리아타운 역사 박물관에 전시된 사진, 책 등을 보면서 평소 잘 인식하지 못했던, 우리 재일 교포들의 역사를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전시 당시 긴박했던 코리아타운의 현장 슬로건이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 민족은 전쟁 후폭풍으로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여러나라에 뿔뿔이 흩어져 살았습니다. 남한과 북한이 뜻이 달라 전쟁 후 분단이 되었지만, 두 번 다시는 전쟁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고, 크고 넓은 마음으로 서로 이해하고 받아들여 평화통일이라는 큰 그림을 하나하나씩 그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세계 어디에서든 전쟁이 일어나서는 절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평화를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습니다. (박경희)

지금은 한류가 크게 유행하면서 발 디딜틈이 없을 정도의 코리안타운 거리가 되었습니다. 백제 때부터 이어져 온 한민족의 역사가 일제시대를 거쳐 분단, 그리고 제주 4.3사건 등으로 늘 함께 했다는 것을 이 작은 역사 자료관에서 충분히 느꼈습니다. 재일 교포 역사를 더 자세히 들여다 보니 처음부터 민단과 조총련이 둘이 아니었고 한뿌리였음을 알았습니다. 다시 그 뿌리가 합쳐지기를 염원하며 활동가들과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박진희)

5. 지워진 역사, 그곳에 조선인이 있다 [방콕 10월9일]  – 박동주

방콕 모둠은 광복 80주년 특집 PD 수첩「지워진 역사, 그곳에 조선인이 있다」영상을 온라인으로 함께 보고 소감을 나누는 평화 실천 릴레이 활동을 했습니다. 영상 시청 후 회원들의 나누기를 소개합니다.

보는 내내 마음이 찡하고 애타고 먹먹하고 뭐라고 표현이 안 되었습니다. 유가족분들의 마음을 생각하니 눈물이 나고 돌아가신 분들 생각하면 미어질듯한 아픔을 느꼈습니다. 하루 속히 유골이 부모 형제의 품으로 돌아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 입니다. (이인옥)

조세이 탄광에 대한 얘기를 이번 영상을 통해 처음 들었습니다. 보는 내내 마음이 먹먹하고 눈물이 났습니다. 수장된 유골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일본 내 단체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 내에서도 전쟁 전범을 칭송하는 사람과 전쟁을 참회 하는 사람들이 대립하는 상황을 엿볼 수 있어 우리나라랑 다르지 않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정혜송)

강제징용도 고달팠을 텐데 80년 지난 지금까지도 먼 나라에 묻혀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픕니다. 유골을 수습하고자 노력하는 일본 시민들에게 감사합니다. 일본의 교과과정에서 식민지 침략을 아시아 해방을 위한 행위였다고 포장하는 상황에서 일본의 과거 식민지 침략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인류애로서 마음을 내어 도우려는 모습이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이은지)

조세이 탄광 희생자들의 유해발굴 모습을 통해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역사 왜곡에 맞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가는 개인들의 아름다운 모습에 가슴이 먹먹합니다. 아픈 역사 속에 희생된 모든 고인들의 명복을 바라며 이런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발원합니다.(박동주)

<광복 80주년 특집 PD 수첩 「지워진 역사, 그곳에 조선인이 있다」영상 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