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오늘의 북한소식 90호

■ 시선집중

순천 주민, 수해 때 8일 동안 밖에 못 나와

올해 8월 수해 당시 평안남도 순천시의 일부 지역이 물에 잠겨 주민들이 일주일 동안 밖에 나오지 못하는 곤란을 겪었다. 물에 잠긴 지역이 지대가 낮아 물이 쉽게 빠지지 못했다. 전력부족으로 양수기를 돌리지 못해 배수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이 아파트 2층까지 차오르자 위층 주민들은 집안에서 꼼짝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8일 동안이나 식수난과 식량난을 겪어야 했다.

순천시 전체 수해 피해를 보면, 수해 사망자가 약 30여명, 완전히 무너진 살림집 수는 72세대, 반파돼 재보수해야 할 집은 약 98세대에 달했다. 수해 당시 쌀 가격이 한 때 1,6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한편 지난 해 수해로 약 3만 여명의 인명피해를 입었던 양덕 지구에서는 이번 수해로 사망자가 약 360 여명에 달했다고 한다.

단동 – 신의주 국제 열차에서 마약 발견

9월 12일, 단동 -신의주 국제급행열차에서 마약이 발견돼 짐과 몸수색이 한창 벌어졌다. 평양-신의주-단동-북경까지 연결되는 국제열차에서 마약이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발견된 마약으로 북한 세관일꾼들과 공안당국은 물론 중국 공안당국 측에서도 긴장 상태에 빠졌다. 이제까지는 신의주 통과 후 중국 쪽에서는 별다른 검사가 없었으나 이번 마약 발견으로 중국 측에서도 마약견을 대동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또 승객들 전원을 일명 ‘찍찍이’라는 기계로 짐과 몸을 수차례 검사하고 있다.

■ 논평

잦은 검열보다 살아갈 길부터 열어줘야

비사회주의그루빠 검열이 여기저기서 한창 진행되고 있다. 마약, 인신매매, 성매매, 불법CD 유통 등, 이른바 ‘비사회주의적’인 범죄가 당국의 집중 검열 대상이다.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고, 혼란을 부추기는 사회 범죄적 행위를 단속하고 처벌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의무이기도 하다.

그런데 가뜩이나 식량난과 수해로 사회가 어려운 때에 북한 당국의 잦은 검열은 주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시기마다 하는 통상적인 검열 외에 끝난 지 얼마 안됐는데 다시 시작하는 지역도 있다. 이렇게 잦은 검열은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기보다 주민들의 불평불만만 불러일으키기 쉽다.

“백성들을 못살게 굴려고 작정하지 않고서야 해도 너무하지 않나. 아무리 단속해도 쉽게 없어지겠는 가”라는 한탄의 소리가 높다. 일부 주민들은 불법을 저지르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직장에서 임금과 배급은 안 나오지, 기댈 곳은 오로지 제 두 손 밖에 없는데, 식량 원천도 없는 상황에서 밀수든 마약이든 돈이 된다면 그 무엇을 못하겠느냐는 항변의 목소리도 있다.

이렇듯 죽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법으로 금하는 일도 해야 한다는 의식이 널리 퍼져있어 잦은 검열은 그다지 효과가 없다. 한편에선 불법을 행하지 않고도 살아갈 대책을 먼저 마련해달라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북한 당국은 과도한 검열로 주민들을 불편하게 하기보다, 법을 지키면서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데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 경제활동

고무산령에서 또 다시 차량 전복 사고 발생

지난 8월 28일 청진 모란지사 화물자동차가 청진으로 가던 중 함경북도 부령군 고무산령을 내려가다 전복되는 사고가 있었다. 앞 타이어가 갑자기 터져 차가 낭떠러지에서 굴러 내리면서 사고가 커졌다. 이 사고로 차에 실린 기름 8톤이 벼랑 밑에 물처럼 흘러내렸고 운전수를 비롯한 4명이 현장에서 즉사했다.

건설 동원 군인들, 옥수수 묵지밥으로 연명

회령시 건설에 동원된 군인들은 순 옥수수 묵지밥으로 연명하고 있다. 고된 일을 하다 보니 이것만으로는 너무 배고프다고 한다. 그 중에는 중국 땅에 건너가 밥을 빌어먹고 오는 경우도 있다. 9월 3일에는 회령시 강둑 바닥 정리에 동원된 군인들이 오봉리의 어느 한 농민 집에서 염소를 도둑질했다. 이를 안 농민은 손에 몽둥이를 쥐고 보안원들을 이끌고 함께 염소를 찾으러 군인들이 있는 곳에 갔다. 막상 도착해 군인들이 늄 밥그릇에 옥수수 묵지밥을 먹는 것을 보고 측은한 마음에 그냥 돌아섰다고 한다. 현재 회령시 건설에 동원된 군인들은 식량부족으로 옥수수 묵지가루에 풀을 섞어 먹고 있는 형편이다.

금요일은 시당 간부들 농사짓는 날

금요일 노동날은 시당 간부들이 농사짓는 날이다. 당 간부들은 배급을 전량 받고 있으나, 주로 아내들이 시 당 가족 분조에 소속돼 농사를 짓기도 한다. 시당 가족분조는 농사를 지어 농작물의 일부분을 국가에 바치고 나머지는 자기네끼리 나눠 먹는다. 금요 노동 날에는 남편들이 나가서 가족 분조원인 아내들의 농사를 돕는다. 시당은 이 가족분조에 힘을 실어주고, 동원 노력을 더 들여 다른 단위의 모범으로 만들어낸다. 사실 말이 농장 가족 분조이지 일반 농장원들보다 훨씬 편한 농장원들이라고 할 수 있다.

단속 피해 산골짜기에서 얼음(빙두) 생산

마약이 주로 생산되는 함경남도 함흥시에서는 마약 단속이 강화되자 생산자들이 함흥을 벗어나 인근 골짜기에 들어가고 있다. 생산자들은 인적이 드문 골짜기에 막을 설치하고 그 안에 실험기구와 약 제조품을 들여놓고 생산한다. 함흥화학공업대학 졸업생들이 주로 마약 제조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만든 마약은 얼음 장사꾼들에게 1g당 2만원에 판매된다. 이것이 다시 국경 밀수업자들에게는 1g당 인민폐로 10-20위안씩 더 붙여 판매된다. 이렇게 팔린 얼음은 대부분 중국과 한국의 밀수업자에게로 넘겨진다. 소매도 활발하다. 청진, 회령, 함흥 시내에서는 얼음을 조금씩 봉지로 팔기도 한다. 대개 봉지 한 개당 5천원-1만 원선에 판매된다. 소매인들은 대체로 보안원을 끼고 하기 때문에 별 탈 없이 장사하는 편이다.

군대 보급 담배공장, 처음으로 생산 중지

회령 백승 담배 공장(이전 곡산공장)이 원료부족으로 두 달 전부터 생산이 중지됐다. 원료공급이 될 때까지 대기하고 있는 중인데, 빠르면 햇담배가 나오는 10월이나 늦으면 11월쯤 돼야 재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공장은 그동안 각 담배 농장들의 지원으로 원료를 받아 북한 인민군 전체 부대의 담배를 보장해 온 가장 큰 담배공장이다. 그런데 불경기와 원료 고갈로 끝내 생산이 중단되고 말았다.

이번 생산 중단에 대해 “백승 담배공장으로 전환된 이래 여태껏 생산을 중지한 적이 없었는데 종업원들이 요즘 어려운 생활형편에서 자기 사욕을 많이 채워서 그렇다”는 신고가 있어 전격적으로 비사그루빠 검열이 들어갔다. 모든 종업원들의 가택 수색을 철저히 했는데 종업원들 집에서 담배가 적게는 몇 막대기(보루)부터 수십 막대기까지 나왔다. 백승 담배 한 막대기에 약 800원의 이윤을 보는데,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공장 직원 누구라 할 것 없이 모든 종업원들이 직장으로부터 담배를 빼돌려 생계를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지배인들과 공장 책임자들은 격리 심사 중에 있다.

시집 와 친정 한 번 못 다녀와

40세의 한 여성은 매일 시장에 나가 짐을 운반해주고 삯벌이로 산다고 한다. 그런데 시장이 오후에만 열어 아주 열성적으로 잘해야 겨우 몇 천원 벌까말까 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이렇게 혼자 벌어들인 돈으로 네 식구 입에 겨우 풀칠하고 산다. 그녀의 남편은 척추병 환자로 사회보장자이고, 어린 아들과 딸이 있다. 만약 그녀가 벌지 않거나 병들어 눕는다면 가족 전체가 꽃제비로 길거리에 나앉을 판이다. 그녀는 지속적인 생활난으로 지금껏 시집 와 친가에 한 번 다녀오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만 그러겠느냐. 생활난으로 가족이나 친척 왕래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너나 없는 요즘 조선의 실정”이라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락원도 빈부격차 심해

사회적으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 남신의주 락원도 예외는 아니다. 시장에 나가면 주로 극빈층이 하는 손수레꾼, 짐 운반꾼 등 삯벌이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데 거의가 락원 사람들이다. 그 중에는 아무 힘없는 예순 넘은 노인들도 많다. 이렇게 극빈자가 대다수를 차지한 가운데 비록 소수지만 120~200㎡(36-61평)의 1만-2만 달러 넘는 집들을 서슴없이 구입하는 부자들도 있다. 이런 부자들은 이밥에 고깃국도 싫증내는 생활을 한다. 하루 한 끼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사람들 중에는 이런 부유한 사람들을 보며, 조선이 점점 배부른 자들을 위한 세상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고 씁쓸해하기도 한다.

반찬이라야 양배추 절임 하나

남신의주의 락원은 논밭 옆에 아파트들이 있고 근처에 공장 몇 개와 사범대학과 도 1고등학교가 있다. 이 곳 주민들에게 요즘 생활을 물어보면, “죽지 못해 살고 있는 처지”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곳에선 하루 두 끼니 먹으면 생활이 괜찮은 집들이고, 대부분의 주민들은 하루에 옥수수 가루에 삶은 감자 몇 알 섞어먹는 게 전부일 정도로 매우 가난한 지역이다. 간혹 반찬을 먹는 집들이 있는데, 반찬이라야 양배추 절임 하나가 전부이다. 염장 무 먹는 집도 있으나, 이 정도면 좀 생활이 나은 축에 속한다.

한국 CD와의 끝나지 않는 전쟁

아무리 불법 CD를 단속해도 근절되기는커녕 더욱 은밀히 유통돼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03-2006년도에는 CD 녹화기 수입이 비교적 자유로웠다. 그러다 작년 7월부터 CD 녹화기 수입이 금지되면서 신의주, 혜산 등 국경지역에서는 국경경비대원을 낀 밀수단이 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불법 CD 유통이 단속되기 어려운 이유는 불법 CD의 상당수가 한국 드라마나 영화인데, 여기에 호기심을 갖거나 즐기는 사람들의 저변 층이 그만큼 넓어졌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서울 말씨를 따라하고, 여성들은 머리모양과 옷차림에 관심을 갖는다. 당장 먹고 살기 힘든 백성들보다 오히려 돈 있고 권력 있는 간부층에서 이런 현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심지어 단속을 하는 검열 일꾼들도 암암리에 한국 CD를 보고 있으며, 군대나 교화소 등 어느 단위든 높은 지위에 있을수록 이런 현상이 만연해있다. 처벌 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그만큼 단속 효과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부 주민들은 처벌하는 사람들부터 몰수한 CD를 팔아넘기며 제 이득을 보거나, 자기들끼리 돌려보며 즐긴다면서 결국 힘없는 사람만 걸려드는 게 아니냐는 말들을 한다.

순천 주민, 수해 때 8일 동안 밖에 못 나와

올해 8월 수해 당시 평안남도 순천시의 일부 지역이 물에 잠겨 주민들이 일주일 동안 밖에 나오지 못하는 곤란을 겪었다. 물에 잠긴 지역이 지대가 낮아 물이 쉽게 빠지지 못했다. 전력부족으로 양수기를 돌리지 못해 배수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이 아파트 2층까지 차오르자 위층 주민들은 집안에서 꼼짝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8일 동안이나 식수난과 식량난을 겪어야 했다.

순천시 전체 수해 피해를 보면, 수해 사망자가 약 30여명, 완전히 무너진 살림집 수는 72세대, 반파돼 재보수해야 할 집은 약 98세대에 달했다. 수해 당시 쌀 가격이 한 때 1,6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한편 지난 해 수해로 약 3만 여명의 인명피해를 입었던 양덕 지구에서는 이번 수해로 사망자가 약 360 여명에 달했다고 한다.

단동 – 신의주 국제 열차에서 마약 발견

9월 12일, 단동 -신의주 국제급행열차에서 마약이 발견돼 짐과 몸수색이 한창 벌어졌다. 평양-신의주-단동-북경까지 연결되는 국제열차에서 마약이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발견된 마약으로 북한 세관일꾼들과 공안당국은 물론 중국 공안당국 측에서도 긴장 상태에 빠졌다. 이제까지는 신의주 통과 후 중국 쪽에서는 별다른 검사가 없었으나 이번 마약 발견으로 중국 측에서도 마약견을 대동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또 승객들 전원을 일명 ‘찍찍이’라는 기계로 짐과 몸을 수차례 검사하고 있다.

평양, 평성 등 불법 CD 관련 포고문

평양을 비롯해, 평성, 원산지역에 불법 CD 관련 포고문이 내렸다. 불법 CD를 보거나 소유 및 유통하다 적발될 경우 강력한 처벌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당국에서는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 한국 영화보기가 유행하는 것에 경각심을 갖고 처벌 강도를 높이고 있다. 평양과 평성, 원산 등지에서는 벌써 처벌받은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평양의 한 집은 온 가족이 잡혀 들어갔다 나왔는데, 얼마 전 스물 네 살인 딸이 고문 후유증으로 자살하기도 했다. 이 집을 포함해 처벌받은 다른 가족들은 모두 평남 증산군으로 추방됐다. 포고문이 나온 후 처벌이 더욱 엄격해지면서, 역적으로 취급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북한의 전국 각지에 현재 109호 상무가 조직돼 단속 사업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직통 전화 모두 압수 지침

함경북도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비사회주의그루빠 검열 과정에서 군부대들과 중앙당직속기관 회사, 시, 군당이나 개인들이 설치한 직통 전화를 모두 압수하거나 회수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제부터는 교환수를 통해서만 전화해야 한다. 국내 정보 유출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다만 평양 국방위원회 산하의 선경무역회사와 보위부 부문등과 같은 일부 국가 무역 단위나 특수 부문들은 중앙당 비준으로 국경 연선에서 손전화기를 사용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이를 제외한 일반 무역회사 및 개인들은 앞으로 손전화기 사용이 더욱 어렵게 됐다. 평안북도 신의주에서도 손 전화기 검열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국가보위부 12국 인원들이 신의주에 내려와 각 동을 담당해 24시간 살피면서 위반자들을 잡아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