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오늘의 북한소식 103호

■ 시선집중

시장 단속 관련 소문만 무성

생계가 너무 어려워지다 보니 곳곳에서 안 좋은 소문만 자꾸 들린다. 평양시 통일거리 시장에서 장사하는 한 상인의 말에 의하면 평양시에 있는 모든 시장들을 다 없앤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한다. 또 개성 공단에서 생산한 제품들을 각 상점에 공급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한쪽에서는 많은 간부들이 “시장 단속이 조만간 풀릴 것이다, 풀릴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일부 평양 시민들은 “곧 풀린다는 건 말 뿐이지, 들리는 소리나 내려오는 지시들은 점점 더 심하게 단속하라는 내용들뿐”이라며 답답해하고 있다.

청진 여성 자살에 민심 동요

청진시 수남 시장에서 채소 장사를 하던 36세 되는 여성이 생계곤란으로 자살해 주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녀는 장사 나이 제한에 걸려 더 이상 장사를 하지 못하게 되자 살아가기가 막막해 자살했다고 한다. 그동안 하루살이 장사를 해서 시부모와 남편, 9살짜리와 6살짜리 자녀 두 명의 끼니를 벌어 먹였다고 한다. 식구 6명이 먹고 살아가려면 부지런히 장사해도 어려운 판에 시장 단속이 심해지면서 장사를 못하다보니 죽물로 끼니를 겨우 때워오다가, 사는 게 너무 힘들고 고달파 결국 자살했다고 한다. 장사가 금지된 이후 자살한 사람들이 있다더라는 소문이 돌다가 이번에 실제로 같은 지역의 여성이 자살하자 청진시 주민들의 충격이 대단히 컸다. 삽시간에 이 말이 주위에 퍼지고, 이에 덧붙여 별의 별 말들이 다 돌면서 주민들이 눈에 띄게 동요하자 급기야 평양에까지 보고가 됐다. 정부에서는 긴급히 중앙 비사그루빠를 조직해 각 지역에 실태조사를 내려 보내기로 했다.

■ 논평

주민들의 목숨 건 하소연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이 먹고 살아갈 거의 유일한 출구인 장사 단속을 아직까지 늦추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 겨우 하루하루 버티다 결국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주민들이 자살하는 충격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청진의 한 여성은 장사 나이 제한에 걸려 장사를 하지 못하자 살아가기가 막막해 어린 자녀와 남편을 뒤로 하고 자살을 했다. 지나친 장사 단속에 가뜩이나 불만이 많던 주민들 사이에 큰 동요가 일고 있다.

주민들의 실질적인 생계 활동은 보장이 되지 않고, 시장 운영의 총괄적인 방침이 없는 상태에서 인민보안성이나 국가보위부, 중앙당 등이 각기 내려 보내는 단속 지침들로 간부는 물론 시장관리원들조차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주민 생계에 대한 아무런 대안도 없으면서 장사 연령 제한과 농산물 이외의 공산품 단속, 국영상점의 독점적 판매 등 어지럽게 쏟아지고 있는 정책으로 시장 물가만 치솟아 가뜩이나 어려운 가계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이로써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살아남았던 강인한 사람들이 당국의 일관되지 못한 방침으로 사지에 내몰리고 있다.

누차 강조하지만 당국이 주민의 생계를 책임질 수 없다면, 주민들이 자력으로 먹고 살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정책의 목표는 주민의 생계 활동 보장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 정책의 목표가 무엇인지 다시금 돌아본 후 시장운영에 대한 총괄적인 방침을 수립하고, 단계적 실천 방안을 실시하기 바란다. 현재의 무조건적인 시장 단속은 주민 생활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북한 당국에서 중요시하는 사상적 정비와 체제 무장을 도리어 이완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북한 당국은 목숨으로 항변하고 있는 주민들의 소리 없는 외침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 여성/어린이/교육

한국 말 사용하다 쫓겨난 여선생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식 열풍이 거세다. 최신 머리 모양, 옷, 바지, 신발 등은 물론이고 말투나 억양까지 한국식을 본 따고 있다. 평양시 김형직 사범대학의 한 여자 교원은 수업을 하던 중 한국말을 써서 문제가 됐다. 그 교원은 학교 운동장에서 군중집회 투쟁을 당하고, 결국 교원 자격까지 박탈당했다. 이 교원은 그동안 한국 영화, 드라마 CD를 즐겨보았다고 한다. 부드럽게 말하는 한국 여성들의 말씨가 듣기 좋아 평상시에도 친구들끼리 농담 삼아 자주 한국식으로 따라했는데, 수업 중에 우스갯말로 남한 말을 사용해 문제가 됐다. 이 같은 사실을 전해들은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에 찾아가 이 여선생이 실력이 우수하고 학생들이 몹시 따르는 교원이므로 선처를 베풀 수 없는지 문의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학교 당국은 남조선과 결부된 것이면 보위부와 보안서에서 필사적으로 근원을 따지고 처리하는 데, 이 정도로 끝난 걸 다행인 줄 알라며 학부모들을 타일러 보냈다.

전국 주요 도시 한국식 바지 단속

함흥, 평성, 평양, 신의주 등의 주요 도시에서 바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일부 청년들이 유행이라며 한국식 바지와 중국식 바지를 입고 다니는 것을 단속할 데 대한 포치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녀맹과 직맹, 청년동맹, 근로단체들에서도 길거리에 나와 지나가는 사람들의 바지를 유심히 살피며 단속하고 있다.

■ 경제활동

뙈기밭 옥수수 소출량 작년보다 감소

함북 온성군 주원구의 일부 로동자 세대에서는 봄철부터 곽지와 호미로 산에서 밭을 열심히 일궈 농사를 지었지만 800평에서 옥수수 500kg을 겨우 수확했다고 울상이다. 돈이 없어 비료를 제대로 주지 못해서 수확량이 적었다고 한다. 4인 가족에서 한 해 먹을 식량을 순 옥수수로만 마련하려고 해도 최소 1,000kg가 필요한데, 500kg로는 6개월 버티기도 힘들다. 로동자들과 농민들은 올해 먹을 식량도 마련하지 못했는데 내라는 것은 점점 더 많아진다고 하소연한다. 돌격대 지원용 옥수수 3kg, 어랑천 발전소 지원 옥수수 2kg을 말로는 자원적으로 지원 하라고 하지만 사실은 강압적으로 거둬들이고 있다. 또 인민반 반장들이 세대별 명단이 적힌 책을 들고 다니며 지원물을 내라고 종용한다. 11월 달에만 세대별로 군대 지원 마대 2개씩과 외화 콩 6kg, 아니면 낱알이나 현금을 낼 것을 3차례나 포치했다.

회령시 마을 꾸리기 사업 진척 더뎌

회령시는 12월 24일 행사를 위해 중앙건설 지휘부가 나서서 집집마다 외부 창문에 유리를 끼워 넣고, 지붕을 다시 씌우고 색을 칠해 밖에서 볼 때 사람 사는 집처럼 하라고 요구했다. 현재 지휘부의 요구대로 한 곳은 8호동 아파트 한 곳 뿐이다. 아직도 실행하지 못한 단위에서는 추위에 떨며 작업하느라 고생이 많다. 한편 회령시는 행사를 대비해 떠돌이 꽃제비들을 집중 단속하고 있다. 꽃제비들이 돌아다니면 무조건 붙들어 꽃제비 구제소에 넣는 바람에 요즘은 돌아다니는 꽃제비들이 거의 없다.

위탁판매 가격, 상점 맘대로

상점마다 상품가격 차이가 대단히 크다. 개인들이 상점에 위탁판매를 하는 현상이 늘어나면서, 각 상점들이 자의적으로 가격을 붙이고 있다. 국영 상점들은 개인들에게서 상품을 위탁받아 판매한 금액의 몇 %를 공제한 나머지를 수입으로 잡는다. 이것으로 직원들의 로임을 주는데, 상품가격이 규정되어있지 않다보니 저마다 마음대로 값을 매긴다. 물건 사러 간 사람들이 판매원들더러 ‘내놓은 강도들’이라고 말할 정도다. 한편 국가에서 개인 장사를 대폭 제한한 데 이어 개인 투자 사업 단속을 강화하고 있어 기업이 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절대로 개인 기업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에 따라 그동안 기업소나 각 단위 명의로 개인들이 투자해 운영했던 목욕탕이나 식당들이 최근 철폐되고 있다.

시장관리원들도 매일 지시 달라져 난처해

평성의 한 시장 관리원에 의하면 위로부터 내려오는 지시가 매일 달라지기 때문에 집행자들도 난처하다고 한다. 그는 정확한 계선이 없어 골치 아프다며, 오늘은 이것을, 내일은 저것을 단속하라고 하니, 도대체 시장에서 뭘 허용해야 하는지 조차 알 수가 없다 한다. 아직도 시장 건물 밖은 판매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완장을 낀 보안원들이 하루 종일 호각을 불며 시장 밖 울타리 밑에 서서 장사꾼들을 단속하고 있다. 평성 시장에서는 시장에 드나드는 사람들을 단속하려고 모든 출입문을 막고, 단 한 개만 열어두고 있다. 단속한 물품은 국가에 상납한다고 하지만, 정작 국가에 들어가는 것은 몇 가지 안 된다. 평성시는 중앙당 차원의 특별 감시에 따라 새로 나온 시장 관리 운영에 따라 통제하고 있다.

평양시에서도 보위부와 보안서가 시장 단속을 위해 백일 전투에 들어갔다. 곳곳마다 장사 단속을 하며 지하철 입구마다 사법 일꾼들이 늘어서서 보따리가 조금만 커보여도 검문해 물품을 회수한다. 상인들은 단속에 맞서 재주껏 시장 관리원들의 눈을 피해 장사하거나 국영 상점 등에 위탁수매 식으로 상품을 거래하고 있다.

시장 단속 관련 소문만 무성

생계가 너무 어려워지다 보니 곳곳에서 안 좋은 소문만 자꾸 들린다. 평양시 통일거리 시장에서 장사하는 한 상인의 말에 의하면 평양시에 있는 모든 시장들을 다 없앤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한다. 또 개성 공단에서 생산한 제품들을 각 상점에 공급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한쪽에서는 많은 간부들이 “시장 단속이 조만간 풀릴 것이다, 풀릴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일부 평양 시민들은 “곧 풀린다는 건 말 뿐이지, 들리는 소리나 내려오는 지시들은 점점 더 심하게 단속하라는 내용들뿐”이라며 답답해하고 있다.

청진 여성 자살에 민심 동요

청진시 수남 시장에서 채소 장사를 하던 36세 되는 여성이 생계곤란으로 자살해 주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녀는 장사 나이 제한에 걸려 더 이상 장사를 하지 못하게 되자 살아가기가 막막해 자살했다고 한다. 그동안 하루살이 장사를 해서 시부모와 남편, 9살짜리와 6살짜리 자녀 두 명의 끼니를 벌어 먹였다고 한다. 식구 6명이 먹고 살아가려면 부지런히 장사해도 어려운 판에 시장 단속이 심해지면서 장사를 못하다보니 죽물로 끼니를 겨우 때워오다가, 사는 게 너무 힘들고 고달파 결국 자살했다고 한다. 장사가 금지된 이후 자살한 사람들이 있다더라는 소문이 돌다가 이번에 실제로 같은 지역의 여성이 자살하자 청진시 주민들의 충격이 대단히 컸다. 삽시간에 이 말이 주위에 퍼지고, 이에 덧붙여 별의 별 말들이 다 돌면서 주민들이 눈에 띄게 동요하자 급기야 평양에까지 보고가 됐다. 정부에서는 긴급히 중앙 비사그루빠를 조직해 각 지역에 실태조사를 내려 보내기로 했다.

장사 금지에 불만 터뜨리자 구속

함흥시 추평 시장에서도 50세 이상만 장사하도록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는 “왜 나라가 이 지경이 되었는가?”, “나라 정치를 정말로 잘 못한다”, “정부가 인제는 썩을 대로 썩었다”, “곧 망하게 생겼다”는 등의 말들이 돈다. 이에 당국은 말의 출처를 찾기 위해 보안원 및 보위부원 등 법 기관 인원을 비상소집해 사람들을 잡아들이고 있다. 무심코 말을 옮긴 사람들이 줄줄이 붙잡히고 있다. 심문 과정에 고문이 가해지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이 아주 심하다.

“도대체 어쩌자는 건지”주민 불만 고조

시장 단속을 둘러싼 주민들의 불만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도대체 어쩌자는 건지, 시장단속을 이렇게까지 하면서 만약 공급이 안 될 때는 무엇으로 사태를 막자고 그러는지 근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평양의 한 간부는 “미국과 대화해서 모든 것을 풀자는 심산인 것 같은데 그러다 지원이 올해 초처럼 늦거나 변동이 생기면 어쩌자고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걱정한다. 또 다른 간부는 “정부 립장에서는 지금 통제를 안 하면 더 이상 수습을 하지 못할 지경이라 하지만, 모든 것을 이렇게 막다른 골목까지 몰고 갈 필요가 있겠는가”라며, 정부의 강경단속을 우려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