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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110호

■ 시선집중

해주 주민들, “꼭 죽여야 했느냐?”며 성토

이번 사망 사건은 해주시 주민들 사이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먹을 것이 없어 헤매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닌데 정부에서 구제는 못할망정 집 식솔들을 먹여 살리겠다는 사람들을 꼭 그렇게 죽여야 했냐는 성토의 목소리가 높다. “조용히 교육하거나 그에 응당한 벌을 주면 되지, 훔치는 사람들을 적으로 간주하고 마음대로 살상하면 먹을 것 없이 헤매는 사람들은 다 적들인가?”라고 열변을 토하는 주민도 있다. 이 사건을 접한 황해남도 인근 도시의 일부 주민들은 쌀을 훔친 철도 노동자들이 물론 잘못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겠느냐며, 그래도 그게 죽을죄는 아니지 않느냐고 말한다. 또 다른 주민들은 “철도국에서나 지방 관리들이 백성들을 잘 돌봐주었으면 먹을 것을 도둑질하는 일까지 했겠느냐”면서 “백성들의 목숨을 초개같이 알고 총으로 사격하여 죽인 호송원도 정당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을 죽인 죄로 같이 처벌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해주에서 쌀 훔치다 총격 사망

지난 1월 6일 밤 11시경, 황해남도 해주시에서 철도 노동자 두 명이 쌀을 훔치다가 그 중 한 명이 총격을 맞아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해주역에 정차해 있던 쌀 실은 화차에서 쌀을 훔치던 두 사람은 호송원들이 공포탄으로 위협사격을 했음에도 멈추지 않았다. 말을 안 듣는 것에 분개한 호송원들이 실탄을 쏘자 한 명은 현장에서 사망하고, 다른 한 명은 붙잡혔다.

■ 여성/어린이/교육

평양 노인들, 너무 추워 지하철 홀로 모여들어

평양시도 함북 지역과 마찬가지로 전기 사정이 안 좋아 온수난방이 거의 안 되고 있다. 날은 추운데 집에 온기가 하나도 없어, 일부 나이 든 노인들은 아침에 간단하게 요기할 거리를 싸들고 담요 한 장 들고 지하철도로 출근한다. 지하 깊숙한 곳이 집보다 훨씬 따뜻하기 때문이다. 거기서 하루 종일 있다가 저녁 6-7시쯤에야 집으로 돌아간다. 질서 유지를 단속하는 보안원이나 지하철도의 검열원들이 이런 노인을 발견하면 집에 가라고 돌려보낸다. 노인들은 돌아섰다가도 안 보이면 다시 꾸역꾸역 모여든다. 어떤 노인들은 집이 너무 추워 도저히 못가겠다고 사정을 설명하기도 한다. 이런 노인이 많아지자 단속원들은 아들, 딸이 어느 공장에 다니는 지 묻고 그 공장의 당위원회에 통보한다. 그 공장에 다니는 모씨가 늙은 부모를 천대해 지하철도에 나와 있으니 로인을 당장 데려가라고 하는 것이다. 사실은 너무 추워서 집에 있지 못하고 지하철도에 나와 있는 것인데, 그 자녀들은 졸지에 부모를 잘 모시지 못하는 불효자로 낙인찍히고 당 비서의 추궁을 받기도 한다.

억울한 죽음에 회령 주민들 통분

작년 12월 28일 배전부 전공 한 명이 교통사고로 억울하게 죽은 사건이 있었다. 당시 회령시 망양 분주소 소장이었던 김모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퇴근을 하다 자전거를 타고 마주오던 배전부 전공을 쳤는데, 그 전공이 뒤로 나가 떨어졌다. 분주소장의 오토바이 뒤에 타고 있던 보안원이 땅에 쓰러진 전공을 살았는지 죽었는지 발로 몇 번 찼다. 전공이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을 보고, 그제야 그를 부축해 시 건설 기업소 경비실에 급히 옮겨놓고 자기들은 집으로 돌아갔다. 사고를 당한 전공은 오토바이와 충돌해 떨어지면서 장이 파열된 상태였다. 전공의 호흡이 자주 끊어지는 것을 보고, 시건설 기업소 경비원이 망양 분주소와 진료소에 환자의 상태를 알렸다. 보안원과 진료소 의사가 시인민병원에 옮겼으나, 의사들은 환자가 가망이 없다며 아예 손조차 대지 않았다. 결국 그 환자는 사고 난 지 3시간 만에 숨을 거뒀다. 량강도 혜산에 장사를 떠났던 피해자의 아내가 남편의 사망 소식에 긴급히 돌아왔다. 그녀는 너무 어이 없이 죽은 남편의 죽음을 따지러 보안서에 쫓아가 “우리 남편 묻은 옆에 분주소 소장도 같이 묻으라. 남편을 죽인 사건 주범을 죽여 버리겠다”며 울분을 표했다. 보안서에서는 가해자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피해자의 성화가 심해지자 마지못해 분주소장과 동행했던 보안원을 보안서 구류장에 넣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별다른 처벌이 없는 상태다. 이에 주변 사람들이 “보안원들은 모두 백성의 기름을 짜먹는 벌거지”라며 같이 격분하며, 법적으로 처리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번에 사망한 전공은 시 배전부에서 체계적으로 기술을 가르쳐 키운 인재로, 전공 전기 기술이 배전부에서도 매우 뛰어났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들 아까운 인재가 죽었다며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빙두 과잉단속으로 대학생 중상

얼마 전 청진시 보안서의 빙두 단속조 보안원들은 빙두 단속하는 과정에 과잉 단속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이들은 실적을 올리기 위해 빙두 판매자 색출을 목적으로 밤 9시 30분부터 지나는 사람들의 온 몸을 수색했다. 빙두 판매자로 짐작되는 집 앞에서 잠복근무하며 밤에 들어가고 나오는 사람들을 계속 감시하기도 했다. 그러다 포항구역 에 사는 광산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군이 친구 집에 갔다 오다가 빙두 단속조에 걸렸다. 김군의 몸수색 결과 빙두를 복용할 때 사용하는 공구가 나와 단속실에 끌려갔다. 빙두의 출처를 캐는 과정에 말을 잘 안 듣는다는 이유로 보안원들에게 너무 심하게 몰매를 맞아 중상을 입었다. 결국 무혐의로 풀려나 집에 돌아갈 수 있었지만 너무 심한 매질에 운신하기가 어려워 학교에 나가지 못했다. 주민들은 단속도 좋지만 애꿎은 사람을 잡아서야 되겠느냐며 비난의 소리를 높였다.

해주 주민들, “꼭 죽여야 했느냐?”며 성토

이번 사망 사건은 해주시 주민들 사이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먹을 것이 없어 헤매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닌데 정부에서 구제는 못할망정 집 식솔들을 먹여 살리겠다는 사람들을 꼭 그렇게 죽여야 했냐는 성토의 목소리가 높다. “조용히 교육하거나 그에 응당한 벌을 주면 되지, 훔치는 사람들을 적으로 간주하고 마음대로 살상하면 먹을 것 없이 헤매는 사람들은 다 적들인가?”라고 열변을 토하는 주민도 있다. 이 사건을 접한 황해남도 인근 도시의 일부 주민들은 쌀을 훔친 철도 노동자들이 물론 잘못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겠느냐며, 그래도 그게 죽을죄는 아니지 않느냐고 말한다. 또 다른 주민들은 “철도국에서나 지방 관리들이 백성들을 잘 돌봐주었으면 먹을 것을 도둑질하는 일까지 했겠느냐”면서 “백성들의 목숨을 초개같이 알고 총으로 사격하여 죽인 호송원도 정당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을 죽인 죄로 같이 처벌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해주에서 쌀 훔치다 총격 사망

지난 1월 6일 밤 11시경, 황해남도 해주시에서 철도 노동자 두 명이 쌀을 훔치다가 그 중 한 명이 총격을 맞아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해주역에 정차해 있던 쌀 실은 화차에서 쌀을 훔치던 두 사람은 호송원들이 공포탄으로 위협사격을 했음에도 멈추지 않았다. 말을 안 듣는 것에 분개한 호송원들이 실탄을 쏘자 한 명은 현장에서 사망하고, 다른 한 명은 붙잡혔다.

못 먹으니 느는 건 가정불화

주민들은 못 먹고 못 살다보니 가족끼리 웃는 날은 별로 없고, 화내는 날이 많아졌다고 한다. 흔히 부부가 다툴 때 보면 이렇게 못 사는 건 다 네 탓이라고 하면서 싸우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아이들에게까지 속이 타면 입 하나라도 덜게 좀 없어지라고 호통 치면서 화풀이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보니 학교에 나가지 못하는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모이면 “돈이 없어 장사를 못할 바에는 줄시(연줄)나 잡아서 중국에 가겠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해주 철도 노동자 3개월째 식량 없어

해주의 철도 노동자들은 현재 3개월째 식량을 공급받지 못해 가족 생계가 매우 어려운 형편이다. 이번 총격 사망 사건으로 철도 노동자들의 생활 형편이 사회에 알려지면서 자신들과 별 다를 바 없는 처지에 연민과 공감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많다. 가뜩이나 사회에 불만이 많던 주민들은, “누구 때문에 이렇게 못 먹고 못 사는가?”라고 물으며, 식량에 목숨 거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건 사회주의를 하자고 하면서 주민들 배급도 못 주는 당국의 무능력 때문이 아니냐며 정부를 강도 높게 질책하기도 한다.

■ 경제활동

청진 무궤도전차 수명 다 해

지난 1월 11일 청진시 무궤도전차가 운행을 멈췄다. 벌써 25-30년 전에 만들어져 지금껏 운행해오는 동안에도 고장이 잦았다. 전동 버스가 너무 낡아 버스인지 파철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인데, 고치려고 해도 부속품이 없거나 수리할 돈이 없는 상태다. 원래는 전동 버스 운행비로 부속품 구입비를 충당하려고 했으나, 현재 운행시킬만한 버스가 몇 대 안된다. 그마저 전기가 안 오면 도로 위에 3시간이고 4시간이고 서버리기 때문에 이용객이 적다. 전차 사업소에서는 앞으로도 무궤도 전차를 다시 운행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책제철소 노동자 배급 중단

청진 장생무역회사가 휘청거리면서 그 여파가 김책제철소에도 미치고 있다. 작년 10월부터 김책제철소 노동자들의 배급이 중단됐다. 아무리 어려운 때라도 장생무역회사 덕분에 그나마 통 옥수수라도 받을 수 있었는데, 사장이 구속되고 한국의 지원 식량이 떨어지면서 배급이 완전히 중단된 것이다. 먹을 게 없다보니 보안서의 호출 경고에도 불구하고 출근을 하지 않는 노동자들이 늘고 있다. 철 장사꾼들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파철, 선철, 철판 등 일체의 철 판매를 못하게 됐다. 한편 북한 당국에서는 장생무역회사를 국가에서 직접 관리하기로 하고, 사장을 새로 임명했다.

장생무역회사 사장 예심기간 중 사망

김철 장생무역회사 사장은 국가 보위부 예심국에서 예심을 받던 중에 사망했다. 국가보위부 구류장에서 총살됐다고 하기도 하고, 원래 당뇨병 환자라 심문을 받던 중 사망했다는 소문도 있다. 또, “나이는 60대이지만 당뇨병도 없고 건강한 사람이었다. 고문이 혹독했기 때문에 결국 죽음에 이른 게 아니겠느냐”고 달리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의 사망 소식에 김책제철소 노동자들은 물론 그의 명성을 들어 잘 알던 다른 시, 군 주민들의 충격이 대단히 컸다. 한 주민은 “뼈 빠지게 돈 벌어 나라에 기여해도 종당에는 꼭 뒤를 조사해 무슨 이유를 붙여서라도 죽여 버리는 게 이 나라다. 없애버리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강제로 죄를 꾸며 죽이는 것이 보위부가 하는 짓”이라며 대단히 분개했다. 한 간부는“정말 이런 말을 들을 때면 자유도 없는 이 땅에서 뭘 보고 이 생을 바쳐야 하는지 의문이다. 충신은 역적의 모해에 걸려 죽고, 간신들은 아부아첨으로 사는 더러운 이 땅에서 사는 우리네 인생이 불쌍할 뿐”이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청진 장생무역회사 사장 구속

작년 8월, 국가 보위부에서 청진시 김책제철소에 있는 장생무역회사 사장인 김철을 구속하면서 함북 제철업계에 큰 타격을 입었다. 장생무역회사 사장은 뛰어난 수완으로 외화를 많이 벌어들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표창을 받았고, 애국자라는 평가를 들어왔다. 그는 철판을 팔아 콕스와 옥수수 등으로 바꿔 김책제철소의 원료와 식량 보급 문제를 해결했다. 또 함경북도 제철 무역의 절반 이상을 책임질 정도로 능력이 뛰어났으며, 함경북도에 없었던 쇠 녹이는 로 5대, 연유유조차 3대, 자동적재차량 15대, 컨테이너 차량 8대 등을 구비하는 등 안팎으로 기반을 착실히 다져 칭송이 자자했다.

국가보위부에서는 장생무역회사가 중국에 넘기는 선철, 열강판, 파철 일부가 중국 대방을 거쳐 한국에 들어가는 것을 알아내고 작년 8월 사장을 전격 구속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통전부를 통하지 않고선 대남무역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장생무역회사의 선철 등이 한국에 넘어가는 사실을 정말 몰랐겠느냐는 데 수사의 초점이 맞춰졌다. 경제 사업을 잘 하기로 소문난 김철 사장이 구속된 데는 해당 보위부의 비위를 잘 맞추지 못한 이유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보위부원들에게 고정적으로 얼마간 뇌물을 줘가며 잘 봐달라고 부탁하는 일명 ‘보위부 사업’에 소홀했다 보는 것이다. 실제 보위부에서는 장생무역회사의 거래에 대해 국가보위부 해외 반탐국에 조사를 의뢰했다. 해외 반탐국에서 선철 판매 경위를 조사하는 과정에 한국 판매 사실이 드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고되었고, 비준이 내려져 김사장이 구속된 것이다.

“개인 농사만이 희망”

개인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밭에 모든 희망을 걸고 산다. 봄철이면 땅을 일궈 옥수수씨를 심고, 여름에는 김을 매고, 가을이면 가을걷이를 한다. 이것만이 일 년 동안 가족들이 살아가는 희망의 전부이다. 그렇기에 악착같이 농사를 짓는다. 삼복더위 철에는 한낮 뙤약볕을 피해 새벽부터 산밭에 올라가 일한다. 저녁에 내려올 때는 너무 힘든 나머지 다리가 떨려 걸음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러다 길바닥에 쓰러지면 아예 일어나지 못할 것 같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이를 악물고,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내디뎌가면서 집으로 돌아와 겨우 쓰러진다. 가을철 옥수수에 이삭이 달리면 산밭에 막을 짓고 경비를 선다. 그리고 10월 중순에 추수를 하는데 옥수수를 집에 가져오려면 반출증을 떼야 한다. 개인 소토지 농사가 아니라는 증거로 반출증을 보여줘야 보안원에 단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1년 애써 지은 농사가 모두 회수당하고 만다. 비배관리 땅도 주지 않고, 여전히 국가에서 나오는 건 없고, 장사도 힘들어진 요즘 오직 살 길은 개인 농사뿐이라는 생각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장사하지 말라는 건 탈북 하라는 소리

지금까지 대다수 주민들은 봄부터 가을까지 농사를 일 년의 주요 생계벌이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텃밭을 일궈 생계를 꾸려왔다. 농사와 별도로 주민들이 가장 중요하게 매달리고 있는 생계활동은 다름 아닌 장사다. 주로 젊은 여성들이 시장에 나가 장사를 하며 가족들을 먹여살려왔다. 그러다 지난 해 10월부터 40세 미만 또는 49세 미만 여성의 장사를 금지하고, 직장에 나가라는 방침이 떨어진 뒤 일반 주민들의 생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

여성들의 전반적인 여론을 들어보면, “이 세월에 장사도 못하게 하고 배급도 주지 않는 직장에 들어가 일을 하라고 하면 어떻게 먹고 살겠는가? 장사하지 말라는 건 우리더러 한국이나 중국으로 탈북 하라는 거나 마찬가지다”라는 목소리가 많다. 하는 수 없이 나이 드신 시어머니나 본가(친정) 어머니를 시장에 모시고 가서라도 장사를 하는 여성들이 많다. 어머니가 안 계시면 나이는 되는데 돈이 없어 장사를 못하는 나이 든 여성들과 동업을 하는 일도 새로 생겼다. 나이가 되는 여성들은 뒤에 대리인으로 서 있다가, 시장 관리원이 단속하러 돌아다니면 앞에 나서고, 지나가면 다시 뒤로 빠지는 식으로 장사한다. 이들은 물건을 팔고 남은 이윤을 얼마간 분배한다. 이런 식으로 장사하는 여성들은 가뜩이나 장사하기 힘든 요즘에 다른 사람 몫까지 떼 줘야 하니 밥벌이가 아니라 죽벌이도 어렵다 하소연한다.

먹고 살 게 없어 자진해서 농장 들어가기도

일부 직장에서는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어 할 수 없이 자진해서 농장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직장에 다녀봤자 나오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이 무보수 노동만 하기 때문에, 차라리 힘들더라도 농장에 가서 분배 몫이라도 받는 게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딸이 있는 집들은 시집가면 도로 나올 수 있다는 이유로 농장에 딸을 보낸다. 여자가 없는 집에서는 남자들이 가기도 한다. 이들은 비록 소수지만 농장에 한 번 들어가면 결코 나오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처자식을 먹여 살리려면 할 수 없지 않느냐며 들어가고 있다.

“죽어도 농장원에게는 시집 안 가”

요새 젊은 여성들은 죽어도 농장원에게는 시집가지 않겠다고 한다. 농장원과 결혼하면 본인들은 물론이고, 자식들까지 대대로 농장에 뼈를 묻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농장일이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 다들 피하고 싶어 한다. 한창 나이에도 농장 여성들은 돈이 없어 군인들이 신는 발목까지 오는 지하족이나 남자 운동화를 신고, 무더운 삼복더위 철에 숨이 턱턱 막히는 옥수수 밭 속에 들어가 김을 맨다. 체온이 38도까지 올라 열이 펄펄 끓어도 공수를 잘리지 않으려고 휘청휘청하며 농장에 나가는 농장원들도 있다. 1년에 단 하루라도 결근하면 분배 몫이 그만큼 적어지기 때문에 아무리 힘들더라도 애써 나가는 것이다. 도저히 일할 형편이 못되면 부모나 자녀들이 대신 나가기도 하는데, 그래야 공수가 잘리지 않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농장에 다니는 여성들도 농장에서 나오려고 하는데, 아무리 가난하고 못 살더라도 일반 직장인들에게 시집가려고 애쓴다. 그나마 여자들은 시집가면 농장에서 나올 수 있지만, 남자들은 여성 직장인과 결혼하더라도 죽을 때까지 농장에서 나올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