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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111호

■ 시선집중

구제소 아이들 옥수수 묵지가루 죽으로 연명

평안남도 양덕군의 구제소 아이들은 옥수수 묵지가루 죽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 씹을만한 알갱이도 없이 후루룩 넘겨버리면 그만인 죽을 먹다보니 아이들이 기운이 없다. 어린 아이들도 이렇게 있다가는 얼마 살지 못하고 죽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엄동설한에 갈 곳도 없지만 일단 여기보다 낫겠거니 하고, 구제소를 뛰쳐나가는 아이들이 많다. 양덕군 구제소에는 작년 12월까지만 해도 약 38명가량의 아이들이 있었는데 1월 현재 23명으로, 한 달 새 무려 15명이 빠져나갔다. 뛰쳐나간 아이들은 꽃제비 생활을 한다. 함경북도 청진시 구제소 아이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올해 1월 1일까지만 해도 120여 명이었는데, 2월 현재 88명으로 줄어들었다. 아이들은 배곯으며 규율 생활하느니 차라리 도망쳐 자유롭게 구걸하며 사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한편 회령시는 지난 12월 24일 김정숙 탄생일을 맞아 꽃제비와 구제소 아이들에게 겨울옷과 털 신발, 장갑, 모자 등을 나눠줬다. 아이들은 모두들 선물에 기뻐했으나, 그 중에는 당장 배가 고파 먹을 것과 바꾸는 아이들도 있었다.

평남도 농촌 간부들 집안 단속 지시

지난 12월 5일 평남 문덕군의 종파 사건과 관련해 평안남도 도당은 각 시당에 농촌 간부들에 대해 집중 단속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리당 비서와 관리위원장들이 일반 농장원에 비해 특별히 잘 사는 경우, 또는 그 아내들이 농장 일을 하지 않고 가정주부로 있거나 장사를 다니는 경우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도록 했다. 아울러 사업에서 일의 능률과 성과를 내지 못하는 리당 간부 및 일꾼들은 필요가 없으니 조사가 끝나는 대로 파직시키거나 책임을 추궁하라 일렀다. 농촌 리에서는 결산이 끝나면 당 비서 관리위원장들이 통옥수수나 기타 곡물을 개인적으로 몇 톤씩 빼돌리는 일이 예사였다. 북한 당국은 올해에도 이 같은 행위가 적발되면 시범으로 종파 사건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올해는 농촌 부문 전반에 대한 단속 검열 사업이 보다 철저해지고, 당적 통제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 경제활동

군대에서 1호 사진 매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찍은 이른바 ‘1호 사진’이 장당 2만 5천원에서 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인민군 부대에서는 일부 정치지도원이나 중대 정치지도원들이 김위원장의 군부대 시찰시 함께 찍은 기념사진을 다른 군인들에게 판다. 기념사진을 함께 찍는 영광이 있으면 간부 승급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기념사진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선 대부분 수십 명이 함께 찍으므로 얼굴이 작게 나와 알아보기가 어렵다. 사진을 사서 집에 걸어놓기도 하는데, 사람들이 물어보면 자기가 군대에 있을 때 김정일 위원장이 부대시찰 와서 찍은 것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가정싸움 많은 사람 빙두 복용자로 의심

북한 당국이 빙두 단속에 촉각을 세우는 가운데 앞으로 가정싸움을 많이 하고, 빚을 많이 진 대상들을 우선적으로 장악해 심문하라고 했다. 평안북도 의주군 49호 정신병원 신경환자 연구소에서 빙두 중독자들을 부류별로 감금시켜 연구한 결과 공통적으로 발견된 특징이 가정싸움과 빚 문제였다. 연구 결과 국가 규정대로 생산된 빙두는 사람이 복용해도 신경 교란을 일으키지 않았다. 반대로 개인이 제조한 빙두를 복용한 사람들 중에 신경 불안 증세를 보인 사람들이 많았다. 연구소에서는 개인들이 비법으로 생산한 빙두를 장기 복용하면, 신경 불안으로 화를 잘 내고 가정싸움을 자주하며, 모든 것을 의심하거나 쉽게 흥분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했다. 또한 빙두를 구입하려고 여기저기서 돈을 끌어다 쓰는 경우가 많아 빚을 진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결과에 따라 당국은 각 지역에 가정싸움이 많다고 소문 난 집과 빚을 많이 진 대상들을 우선 장악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앞으로 특별 감시 대상이 된 세대에는 도청 장치가 설치되고, 빙두 관련 단서가 나오면 즉각 체포된다. 이 소식을 듣고, 한 간부는 “이제는 부부싸움도 마음 편히 못하겠구나. 이런 것도 연구 결과라고 나오는 것도 그렇고 이걸 가지고 잡으러 나서는 것도 우습지 않은가?”라며 한심해했다.

친척 소식 모르는 게 약

일반 주민들은 몇 십년간 헤어져 사는 형제들이나 일가친척들의 소식을 제대로 듣지 못한다. 교통이 불편하기도 하지만, 한 번 방문이라도 할라치면 가는 길에 여행경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다. 기차를 타면 하루 만에 갈 거리도 정전으로 3-4일 걸리기 십상이라 도중 식사 준비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육로로 자동차를 타고 가려면 써비를 내야 하는데, 한 명당 최소 9천 원 이상, 짐 한 개당 보통 1-2천원 내는 게 돈이 우습게 깨진다. 반대로 친척이 방문하러 오는 것도 달가운 일이 아니다. 앞에서는 반기지만, 뒤에서는 ‘이제부터 먹을 것이 축 나겠구나’ 한숨부터 내쉬기 마련이다. 살림이 다들 곤궁해지면서 언제부턴가 친척들이 서로들 알아서 연락도 하지 않고 오가지도 않으며 단절하고 지낸다. 40대 한 남성은 “누가 20여년을 한 구들에서 같이 생활한 부모 형제가 그립지 않겠습니까? 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나 련락하고 나면 도와주지도 못하고 부담만 되어 십 년이 지나도록 생활형편 때문에 찾을 생각을 못합니다. 가끔 눈물도 못 흘리고 마음으로만 웁니다”라며 오랫동안 못 만난 부모형제 생각에 눈시울을 붉혔다.

평범한 가두 여성들의 한 해 살이

남자 노동자들은 직장에 나가지 않으면 단련대 처벌을 받기 때문에, 월급이나 배급이 안 나와도 출근해야 한다. 아무리 바쁜 농사철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세대주를 대신해 식구들을 먹여 살리는 역할은 결국 가두 여성들의 몫이다. 엄마들은 새벽부터 아이들의 손을 잡고 동네를 한참 벗어난 곳에 있는 산밭까지 올라간다. 학교에서 내라는 게 너무 많아 일찌감치 학교 나가는 걸 포기한 아이들과 함께 텃밭 농사를 짓기 위해서다. 밭에 갈 때 싸가는 점심이라곤 기껏해야 주먹 한 덩이도 안 되는 옥수수밥에 된장, 아니면 배추김치 정도다. 하루 종일 녹초가 되다시피 일하고 저녁이 뉘엿뉘엿 질 때쯤에야 겨우 산을 내려온다. 집에 돌아오면 아끼고 아껴둔 안남미나 보리쌀을 물에 푹 불려 저녁 끼니를 장만한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컴컴한 부엌에서 촛불 하나에 의지해 저녁상을 차린다. 간에 기별도 안 가는 음식을 넘기고 나면 또 다시 피곤에 지쳐 움직여지지 않는 몸을 움직여야 한다. 밀린 빨래와 청소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개인 농사에만 전념할 수가 없다. 농사철이면 인민반별로 농촌 동원을 나가기 때문이다. 5월 중순부터 모내기를 시작해 김매기면 김매기, 가을이면 벼 베기, 볏단 나르기 등의 온갖 농촌 동원에 빠짐없이 참가해야 한다. 작년 가을에는 농장들에서 가두 노력을 더 이상 쓰지 않겠다고 했다. 가두 여성들이 일하는 틈틈이 벼 이삭을 잘라 속주머니에 따로 챙겨가기 때문이다. 일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기 전에 아무리 주머니 단속을 철저히 해도 귀신같이 훔쳐가는 여성들이 많다. 심지어 어떤 여성들은 머리 수건에 벼 이삭을 묻혀가는 경우도 있다. 닭 모이라도 주겠다며 몇 알 안 되는 이삭을 기를 쓰고 묻힌다. 이렇게 가두여성들조차 각종 농촌 동원에 나가면, 이때는 나이 든 부모님들이 대신 산밭에 오른다. 한 해 농사가 끝난 겨울이 되도 여성들의 일은 줄지 않는다. 인민반과 녀맹의 각종 조직 사업이 어김없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녀맹에서는 매주 목요일마다 강연회를 하는데, 하루라도 참가하지 않으면 사상투쟁을 당하기 때문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나간다. 매일 하루도 편히 쉴 날 없이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부지런히 움직이는데, 목구멍에 들어오는 것은 왜 이리 적기만 한 지 모르겠다며 한숨 쉬는 여성들이 많다. 이들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 하루하루에 한탄하면서도 다음 날이면 또 다시 자식과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고단한 몸을 움직인다.

빙두 범죄는 도보안서에서 직접 취급

함경북도는 앞으로 빙두 100g 범죄자들은 국경연선의 시, 군 보안서가 아니라 도보안서에서 직접 취급하기로 결정했다. 장사꾼들이나 중독자들에게 빙두를 100g 이상 팔거나, 국경지역에서 밀수하다가 보안서에 체포된 사람들은 시, 군보안서에서 관할하는 대신 바로 도보안서에 넘겨진다. 함경북도의 이 같은 결정은 대부분 지역 내 주민들과 안면관계로 시, 군 보안서에서 너무 쉽게 범죄자들을 내보낸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도강자 잡으면 국경경비대원 입당

올해부터 국경 경비대 군인들이 중국에 도강하는 사람을 잡으면 입당이 가능해진다. 군관들이 사관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양에서 사회 사람들이 중국으로 도강하거나 밀수하겠다고 하면, 일단 할 수 있다고 유인 전술을 펼쳐 무조건 잡으라고 했다. 그러면 제대한 뒤 당당히 입당한 모습으로 부모님 앞에 나설 수 있다며, 가문의 영광이 차려질 것이라 교양했다. 이 같은 내용은 경비 초병 교양잡지에도 실렸다.

과외는 평등한 교육에 위배

과외 단속에 대한 북한 당국의 입장은 확고하다. 한 간부는 과외 단속이 “조선에서 어느 개인 하나를 특수 대우 안하고 모두 평등한 기초 상에서 배워야 한다는 규정”에 입각한 것이라 말한다. 물론 평양의 경우 최고의 교육시설과 교육진이 집중되어 있고, 간부계층 자녀들이 집중 분포해 있어 비교적 과외가 허용되어 있는 편이다. 간부들 역시 돈이 얼마가 들더라도 좋은 교사를 선택해 개인 교습을 부탁하는 일이 많다. 북한 당국은 평양의 경우 전반적으로 교육의 질이 높기 때문에 일부 학생이 과외를 받더라도 교육 수준 차가 크게 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해 별다르게 단속하지 않는다. 반면 기타 지역에서는 돈을 받고 가르치는 경우 교사들이 돈벌이를 위해 몇 명의 학생에게만 집중하는 현상이 나타나 단속을 심하게 한다. 교사들이 상학시간(학교 정규수업)에 잘 가르쳐주면 개별지도를 받으려는 학생이 없으므로, 돈을 내는 학생들에게만 신경을 쓴다는 이유다. 이에 북한 당국은 모두 공평한 대우와 환경 속에서 가르치라고 거듭 지시하고 있다.

은퇴한 선생님들 과외 단속

전국적으로 과외 단속이 계속되는 가운데, 년로 보장을 받고 은퇴한 교사들의 과외 역시 집중 단속되고 있다. 은퇴한 선생님들 중에 간부나 돈 많은 집의 자녀 몇 명을 모아 공부를 가르쳐주고 한 달에 1-2만원 받아 생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 각 지역 보안서들은 담당 주재 보안원들을 시켜 자택에서 가르치는 교사들을 색출해 벌금을 물리고, 심한 추궁을 하고 있다. 한 은퇴 교사는 현직 교사들도 밥벌이를 위해 과외를 하는 마당에 은퇴한 교사가 과외 하는 것이 그렇게 큰 문제냐고 불평하면서도 더 이상의 말을 삼갔다. 그 교사는 당국의 단속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며, 걸리지만 않으면 계속 할 뜻을 비치기도 했다. 입에 풀칠이라도 하려고 다들 목숨 거는 판에 이 정도도 못하면 진작 죽었어야 하지 않았겠냐며 쓴 웃음을 지었다.

전기 대체는 자동차 밧데리와 초

주민들이 전기를 점점 더 보기 힘들어지면서 중국산 12V 충전 밧데리나 자동차 밧데리, 또는 양초 등 대체물을 찾고 있다. 자동차 밧데리는 주로 잘 사는 주민들이 사용한다. 일반 노동자들은 출근할 때 손전등이나 작은 충전기를 가지고 가 직장에 나오는 공업용 전기를 충전해 퇴근한다. 간부들이나 비교적 좋은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사무실에 충전하는 충전지 개수가 보통 5개 정도인데 많으면 10개가 넘는 경우도 있다. 공업용 전기를 볼 수 있는 직장이 흔치 않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돈 없는 사람들은 양초를 구입해 불을 밝히고 있다. 평남 순천시는 작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1일 설날 주민용으로 5시간 온 전기가 거의 유일하다. 직장에서 흔히들 하는 얘기가, “저녁에 퇴근해 집에 돌아오면 불도 없지, 먹을 것도 없지, 참으로 답답하여 살기가 힘들다. 이젠 정말 못 살겠다”는 한탄이다.

전기 없어 전기 제품 안 팔려 울상

전국적으로 전력 사정이 열악한 가운데, 전기 제품 판매율이 저조해 상점들마다 울상이다. 청진시 포항구역의 한 외화 상점은 작년 10월부터 올해 2월 현재까지 전기가 안 들어와 전기 제품이 거의 팔리지 않았다. 이에 판매원들은 몇 달째 월별 계획을 달성하지 못했다. 전력난이 심해지면서 전기제품을 찾는 손님이 뚝 끊어져 2월 현재에도 별다른 판매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생활 형편 좋은 함흥 5․18 기업소

함경남도 함흥시에는 5․18이라는 도시 건설사업소가 있다. 이 기업소가 함흥에서 노동자들에게 생활 보장을 제일 잘 해주는 곳 중의 하나다. 이 사업소에서는 현재 함흥 시내 단층집들을 허물고, 6-7층 살림집 아파트를 건설하고 있다. 5․18 기업소는 건설 노동자들에게 한 달 식량은 물론 하루 점심과 저녁 두 끼를 보장해준다. 또 이번 아파트 건축이 완공되는 대로 매 동마다 3층을 팔아 노동자 월급과 배급을 보장해주기로 했다. 월급은 한 달 3천원인데, 식량과 임금을 지속적으로 보장해준다. 1층부터 4층까지는 주로 간부나 돈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고, 5-7층은 노동자나 돈 없는 사람들이 입주한다. 대다수 직장이 배급과 임금을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5․18 기업소 노동자들의 생활 형편은 함흥에서 제일 높은 편에 속한다. 그래서 다른 주민들의 많은 부러움을 사고 있다.

국방위원회에서 철도 검열

국방위원회에서 철도 검열을 시작했다. 얼마 전 함경북도 철도 검열을 위해 국방위원회는 청진시 함북 철도국에 검열성원을 내려 보냈다. 이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침에 따라 새해 철도 부문에 맡겨진 과업을 잘 수행 하는지를 주요하게 검열한다. 주로 각 시, 군의 역에서 철도 수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기관차와 화물칸 수리가 제때 되는지, 철도 간부와 노동자들이 국가 물자를 비법적으로 도적질해 가지는 않는지, 노동자들이 출근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조사한다. 특히 석탄을 화차 화물칸에서 직장 사무실과 자기 집에 빼돌려 난방하고 있는 지의 여부도 조사 대상이다. 이렇다보니 청진에 도착한 검열소조가 조만간 지역에 내려간다는 소식에 난로 불을 피우지 않고 있는 역들도 있다. 철도 노동자들은 사무실이나 노동자 휴게실에 설치한 난로 불을 때지 못 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추위 속에서 떨다가 집에 돌아가기 일쑤다. 현재 회령 역에서도 철도성 검열소조가 청진에 도착해 조만간 지역들에 내려간다는 소식을 듣고 검열과 관련해 사무실과 로동자 휴게실에 설치된 난로 불을 때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애꿎은 로동자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추위 속에서 떨다가 집에 들어온다. 한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국방위원회에 철도 수송 관련 지시를 내리면서 올해에는 철도 부문에서 큰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철도 수송 문제 방침 내려

올해 철도 수송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침에 따라 철도성이 분주하다. 철도성에서는 객차 수송은 그나마 되는 편인데, 거의 모든 역에서 기관차 견인기가 모자라 철도 수송에 애를 먹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객차가 역에 들어오면 화차를 수송하던 견인기를 떼어 객차를 끌고 나가야 하므로, 화차 수송에 그만큼 시간이 걸린다. 철도 수송 문제가 풀리려면 일단 기관차 견인기와 짐을 실을 수 있는 화차 화물칸이 많아야 하고, 전력이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한다. 또 탈선 사고를 방지하려면 철로 침목 공사를 잘해야 한다. 철도성의 한 간부는 “철도 수송 문제를 풀라는 방침은 내렸으나 전기도 없고 침목나무도 없고 화차도 없고 뭐 하나 있는 게 없어서 한숨만 난다”고 했다.

구제소 아이들 옥수수 묵지가루 죽으로 연명

평안남도 양덕군의 구제소 아이들은 옥수수 묵지가루 죽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 씹을만한 알갱이도 없이 후루룩 넘겨버리면 그만인 죽을 먹다보니 아이들이 기운이 없다. 어린 아이들도 이렇게 있다가는 얼마 살지 못하고 죽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엄동설한에 갈 곳도 없지만 일단 여기보다 낫겠거니 하고, 구제소를 뛰쳐나가는 아이들이 많다. 양덕군 구제소에는 작년 12월까지만 해도 약 38명가량의 아이들이 있었는데 1월 현재 23명으로, 한 달 새 무려 15명이 빠져나갔다. 뛰쳐나간 아이들은 꽃제비 생활을 한다. 함경북도 청진시 구제소 아이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올해 1월 1일까지만 해도 120여 명이었는데, 2월 현재 88명으로 줄어들었다. 아이들은 배곯으며 규율 생활하느니 차라리 도망쳐 자유롭게 구걸하며 사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한편 회령시는 지난 12월 24일 김정숙 탄생일을 맞아 꽃제비와 구제소 아이들에게 겨울옷과 털 신발, 장갑, 모자 등을 나눠줬다. 아이들은 모두들 선물에 기뻐했으나, 그 중에는 당장 배가 고파 먹을 것과 바꾸는 아이들도 있었다.

평남도 농촌 간부들 집안 단속 지시

지난 12월 5일 평남 문덕군의 종파 사건과 관련해 평안남도 도당은 각 시당에 농촌 간부들에 대해 집중 단속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리당 비서와 관리위원장들이 일반 농장원에 비해 특별히 잘 사는 경우, 또는 그 아내들이 농장 일을 하지 않고 가정주부로 있거나 장사를 다니는 경우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도록 했다. 아울러 사업에서 일의 능률과 성과를 내지 못하는 리당 간부 및 일꾼들은 필요가 없으니 조사가 끝나는 대로 파직시키거나 책임을 추궁하라 일렀다. 농촌 리에서는 결산이 끝나면 당 비서 관리위원장들이 통옥수수나 기타 곡물을 개인적으로 몇 톤씩 빼돌리는 일이 예사였다. 북한 당국은 올해에도 이 같은 행위가 적발되면 시범으로 종파 사건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올해는 농촌 부문 전반에 대한 단속 검열 사업이 보다 철저해지고, 당적 통제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개인 유령 회사 더 이상 허용 안할 것”

북한 당국은 개인 유령 회사를 더 이상 허용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천명했다. 작년부터 각 도에서 무역 거래자들이 집중 단속돼 공개처형까지 당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동안 각 기관, 기업소들은 자력갱생을 이유로 개인들의 투자를 받아 무역 및 장사를 할 수 있도록 명의를 빌려주고, 대신 일정한 소득을 벌어들였다. 전국 어디서나 돈이 있는 개인과 기관, 기업소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이 같은 일들이 행해지고 있다. 그런데 북한 당국은 개인이 어느 기관, 기업소 등에 적을 두고 투자해 식당이나 봉사소, 또는 버스, 어선 등을 운영하는 사실을 눈감아주다가도, 시시때때로 대대적인 검열을 벌이곤 했었다. 그러다 작년에는 단순히 운영권 박탈과 재물 회수로 그치지 않고, 시범적으로 연달아 공개처형까지 했다.

일부 무역일꾼들은 여태껏 가만히 놔두다가 각 도 검찰 검열을 붙여 차례로 총살하는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한 간부는 “개인들이 국가의 무역 와크로 유령 회사를 운영하는 것을 모르는 척 하다가, 어느 순간 가차 없이 칼을 내리친다. 개인들이 한창 잘 하는 것을 놔두지 못하고 그냥 죽여 버리던지 투자해 꾸린 건물을 무조건 빼앗는 것이야말로 우리 공화국 법의 본질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까지 총살된 사람들이 없었더라면 아마 북조선 백성들은 거의 다 굶어죽었을 것이다”고 한탄했다.

“승리의 신심을 안고 후대 교육 사업을 잘 합시다”

지난 해 12월 23일, 함경북도 청진에서는 모든 대학의 박사, 준박사, 실무력이 뛰어난 교원들과 중학교 교원들, 보건 부문의 의사 등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 있었다. 평양에서 내려온 강연자는 약 4시간 정도 강연하고 돌아갔다. 이 날 강연에서는 “여기 모인 교원과 선생님 여러분, 조금만 있으면 잘 살게 됩니다. 이때까지 여러분 같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돈 많은 사람들이 국가 무역 와크를 가지고 장사하게 놔두고 개인들이 제멋대로 유령회사를 차리고 무역하는 것도 놔두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게 마음대로 돈을 움직이고 돈으로 행세하던 사람들을 뒷조사하고 법적 대책을 할 때가 왔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법적으로 대책하는 것이 응당하다고 봅니다. 조금만 극복하시면 이제 우리나라가 잘 살 수 있으니 그럴 때에는 직업이 없는 사람들이 살기가 곤란할 것입니다. 여기 모인 여러분들이 잘 살게 될 날은 아주 가까운데 있습니다. 승리의 신심을 안고 후대 교육 사업을 잘 합시다”라고 말했다. 다른 주요 도시에도 당 중앙 선전선동부의 지시에 따라 중앙통신사와 노동신문사 기자들이 파견돼 비슷한 내용으로 강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