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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114호

■ 시선집중

“너무 가혹한 처벌이다”

이번 공개처형에 온성 주민들의 충격이 대단히 크다. 일부 주민들은 여자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파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한 여성은 “제발 여자들은 죽이지 말고 교양해서 남편과 아이들을 만나게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에 굶어죽을 사람들이 끔찍이도 많을 것 같은데, 이렇게 쏴죽이기까지 하면 몇 명이나 살아나겠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이번 총살이 너무하다. 모두 살자고 한 일인데 너무 가혹한 처벌을 받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그들은 “이번 총살은 시범으로 죽인 것이다, 이번에 걸린 사람들은 재수가 없었다, 어떤 사람들은 많이 해 먹고도 일없는데 시기에 따라 변하는 우리 법이다보니 정말 억울하게 죽었다, 여자들은 눈도 제대로 감은 것 같지 않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마치 자기 가족이 당한 일처럼 마음 아파했다.

또 온성 읍에 사는 한 여성은 “이번 총살은 사람들의 민심을 더욱 소란스럽게 만들었다”고 하면서, “먹을 것이 없어 모두 불안해하고 있는데다가 총소리까지 내니 백성들을 분노하게 하였다”고 말했다. 공개처형을 지켜봤던 한 40대 남성은 “범죄자를 엄하게 다스리라는 포고를 내리는 사람이나 그것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범죄를 범하는 사람들처럼 배고픈 고생을 해보았는가?”라며 강하게 반문했다. 그는 “자기네가 직책을 휘둘러 잘사니 백성들이 얼마나 고달프게 사는지 모르는 모양이다.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 조치할 것이지 왜 그렇게 못했는가? 오죽이나 살기 바빴으면 사람들이 그런 일을 저질렀겠는가?”하면서 범죄를 저지른 자들보다 그렇게 하게끔 정치한 간부들이 더 큰 범죄자들이라고 말했다.

온성군 15명 공개처형

지난 2월 20일, 함경북도 온성군 주원구의 한 다리 위에서 남자 2명, 여자 13명이 공개처형됐다. 당국은 각 기관, 기업소, 인민반들에 모두 참가하도록 사전에 공지한 데 이어 당일 빠지는 사람이 없도록 단속했다. 이번에 처형된 사람들은 대체로 중국 친척들과 연계해 생활에 도움을 받으려고 도강하거나, 도강하겠다는 이웃을 도와주거나, 아니면 다른 도강자들 알선해주는 등의 혐의로 구속됐었다.

■ 여성/어린이/교육

도강자들 형기 높아져

2007년 3월 1일부터 중국에 도강하려다 붙잡혔거나, 중국에서 살다가 잡혀 들어온 범죄자들에 대한 형기가 높아졌다. 예전에는 한국 문세만 아니면 최고형 3년에 그쳤으나, 이제부터는 5-7년까지 형기가 올랐다.

“이번 총살은 비법월경자 막기 위한 것”

한 간부는 이번 공개처형을 봄철 비법월경자들이 늘어날까봐 취한 사전 경고 조치라고 말했다. “올해 모든 주민들이 바빠하는 것이 눈에 띈다. 돈 좀 있다고 하던 사람들도 살기 어려워 아우성이니 하루하루 겨우 끼니 살이 하던 사람들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요새 주민들이 하는 신고는 모두 먹을 것이 없어 부부싸움을 해 가출하였다느니, 누구는 중국에 가자고 시도한다느니, 또 중국 친척한테서 도움을 받자고 전화기를 한번 쓰는데 2만원을 내고 하였다느니 이런 것들이다. 그리고 지역적으로 볼 때 하루에 몇 명씩은 매일 없어지고 친척집에 왔다가 비법 월경하는 현상, 심지어 학교 졸업반 학생들이 없어지는 현상이 매일 발생 한다. 그래서 이번에 이런 사정과 관련하여 사람들한테 인식을 바로 주자고 총소리를 낸 것이다”라고 말했다.

■ 경제활동

배 고장으로 6일간 바다 표류

함경남도 홍원군 수산사업소의 선원들은 지난 2월 18일 고기잡이에 나섰다가 봉변을 당했다. 그동안 고기잡이하러가고 싶어도 디젤유를 구하지 못해 선장과 선원 12명이 갹출해서 겨우 출항할 수 있었다. 그런데 배기관 고장으로 6일 동안 바다 위를 표류하다가, 24일 저녁에 홍원 해군기지 전대 경비에 의해 가까스로 구출됐다.

청진 삼해동은 과부동

함경북도 청진시 청암 구역 삼해동은 과부동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해마다 바다로 나간 어부들이 풍랑을 만나 영영 돌아오지 못해 여자들만 남은 집이 많은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난 해 8월 달에도 바다에 나갔다가 태풍으로 돌아오지 못한 배가 많았다. 이 중에는 아버지와 아들, 사위 등 일가족 남자들이 모두 한 배를 타고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겨울 바다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겨울 날씨는 한 순간에 풍랑에 휩쓸려 배가 뒤집혀 죽는 일이 많다. 고기잡이 그물을 들어 올리면 간혹 바다에 빠져 죽은 사람들의 시체를 건져내는 경우도 있다.

교통사고로 악명 높은 마천령

함경도의 마천령 고개는 도로 사정이 매우 나빠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나는 곳으로 악명이 높다. 여름에는 폭우, 겨울에는 폭설이 나면 도로에 진입조차 힘들 정도로 험한 곳이다. 지난 2월 말, 평양 대성총국 산하 컨테이너 차량이 이 고개를 오르다가 사고를 당했다. 차량은 완전히 파손됐고, 운전수와 탑승자 8명 중 6명이 사망하고, 2명은 중상을 입었다. 이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군중동원해서 대충 땜질하듯이 도로 손질을 하면 안 되고, 국가적 투자를 해서 도로를 정비해야 사고가 줄어들지 않겠냐 한 목소리를 냈다. 한편 지난 2월 23일에는 함경남도 단천시 금골행 열차가 전복됐다. 이 사고로 승강대에 서있던 열차원 한 명과 승객 13명이 사망하고, 15명 가량이 부상당했다. 철도성에서 중앙당까지 1호 보고로 올라가 부상자들의 치료의약품이 곧바로 전달됐다.

구장에서 살인 사건 발생성공

지난 2월 15일 밤 10시경, 평안북도 구성공장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이 공장의 공급 지도원인 이모씨가 쇠몽둥이에 맞아 쓰러져 있는 것을 공장 사람이 발견했다. 이모씨는 식량을 비롯해 모든 후방 공급을 도맡아 해오던 사람이다. 당시 피해자의 가방 안에는 장부책이 있었는데, 공장 자금 수십만 원과 함께 도난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수사 당국은 살인자 색출에 집중하고 있다.

전염병 돌아 우량품종 토끼 죽어

평안남도 평성에서는 지난 2월 6일부터 전염병이 돌아 토끼들이 죽어나갔다. 우량품종 토끼 종축장에서 새로 들여온 품종들의 사향관리를 잘 못하는 바람에 전염병이 돌았는데 14일에는 같은 품종의 토끼들이 모두 죽었다. 이번에 피해 입은 토끼들은 각 농장들로부터 돈을 거둬 사들인 것이다. 토끼 관리자들은 이제 더는 농장들에 토끼를 사자고 농장원들에게 호소하기 어렵게 됐다며 면목 없어했다.

강계시, 40세 미만 여성 직장 배치 대책

자강도 강계시에서는 3월 1일부터 40세 미만 여성들을 무조건 직장에 배치하도록 했다. 강계시는 시장에서 장사할 수 있는 여성들의 나이를 40세 이상으로 제한했다. 강계시에서는 여성 장사꾼을 제한하고 대신 직장에 들어가는 것을 전 군중적 본보기로 만들겠다며 시당 및 시장관리소 일꾼들이 결의했다. 이에 시로동부와 시보안서에서는 40세 미만 여성들을 장악해 로동부에서 파견장을 떼주기로 했다. 만일 이에 응하지 않는 여성이 있으면, 남편 직장에까지 통보해 직장에 의무적으로 들어가도록 강력히 권고할 계획이다.

눈치만 늘어가는 아이들

보호받지 못하는 어린아이들에게 느는 건 눈치뿐이다. 생활 곤란으로 부모들이 돈 벌겠다고 타향과 타국으로 떠나는 바람에 오갈 데 없어진 아이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기도 하다. 할머니나 삼촌, 고모 등 친척들이 있어 얹혀살게 되면 눈치 보기는 더 심해진다. 아이들은 눈치를 보다가 결국 꽃제비로 떠돌아다니게 된다. 도적질을 배우고, 도적질한 물건을 시장에 싼 값으로 넘기거나 음식점들에서 떨어진 음식들을 주워 먹는다. 이 아이들에게는 목숨 연명하기가 하루하루의 최대 목표다.

부모와 함께 생활하는 아이들의 사정도 그다지 좋을 것은 없다. 생활이 곤란한 집의 아이들은 학교에 가면 매일 돈을 가져오라, 토끼 가죽을 가져오라, 술과 담배를 가져오라 등 세외부담이 너무 많아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 집에 돌아와 마지못해 학교에서 가져오라는 것들을 말하면, 부모들에게 욕먹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빈손으로 학교에 가면 선생님들이 욕하고 때리니, 아이들은 차라리 학교에 안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선 선생님 눈치보고, 집에선 부모 눈치 살피면서 여기저기서 화풀이의 대상이 되는 게 요즘 아이들의 처지다.

“신혼부부는 아이 낳지 말라”

아이를 많이 낳아 잘 키우라는 북한 당국의 권고와 반대로 갓 결혼한 부부들은 주위 어른들로부터 아이를 낳지 말라는 말을 듣는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자식을 낳은 게 자식에게 못할 짓 하는 일이라며, 부모 노릇 못하는 죄인의 심정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난한 집 부모들은 학교에 나가야 할 아이에게 가을에는 논에 나가 벼 이삭을 잘라오라, 옥수수를 도적질해오라, 산에 가서 나무를 해오라, 소토지 밭에 가서 김을 매라, 집에서 동생들을 봐라 하며 온갖 잔심부름을 시킨다. 이들은 추운 겨울 아이의 두 발이 퉁퉁 얼어 터져도 신발 하나 제대로 신기지 못하는 너무나 찌든 살림에 진절머리가 나서 이젠 자식 앞에 부끄러운 신경도 마비될 정도라고 말한다. 이에 누가 아이를 낳겠다고 하면 기를 쓰고 말리고 싶다고 말한다.

애 많이 낳으면 나이 관계없이 장사 가능

출산율 감소로 북한 당국은 계속해서 다산을 장려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 15년에 걸쳐 미공급이 계속되고, 주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면서 출산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북한 당국은 해마다 “녀성들이 후대들을 많이 낳을 데 대한”방침을 내리고 있다. 올해에도 또 다시 “아이를 세 명씩 낳은 다산모 녀성들을 우대해줄 데 대한” 방침이 내려왔다. 다산모 우대 방침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산모 녀성들에게는 새롭게 건설 중인 현대적인 아빠트에서 제일 좋은 집을 배정해줄 것, 일체 녀맹 조직을 비롯해 인민반과 아이들 학교 등에서 세외부담을 주지 말 것, 배급소 상점에서 주는 량식과 부식물을 무상으로 공급할 것, 1년에 한 번씩 가족 료양소에 갈 수 있도록 할 것” 등이다. 이밖에도 기차 이용시 다른 사람을 우선해서 봉사를 받을 수도 있다. 특히 다산모는 나이에 상관없이 시장에서 장사를 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북한 당국은 다산모를 우대할 것이라며, 아이를 많이 낳을 데 대한 포치 및 강연회를 계속 열고 있다.

재령군 식량 없어 울상

황해남도 재령군에서는 2월 5일부터 9일까지 제 4군단 후방부에 군량미 1,800톤을 보냈다. 작년 수해로 생산량이 저조한데다 이번에 군량미로 대거 빠져나가 주민 배급

룡천군도 쌀 떨어진지 오래

평안북도 룡천군도 쌀이 떨어진지 오래다. 아직 군량미 계획도 못해 농장원들에게 줄 식량이 없는 상태다. 룡천 주민들은 지난 정월 대보름날 집집마다 밖에 나와 달을 쳐다보며 소원을 빌기도 했다. 장사를 다니는 한 여성은 “먹을 것이 없다보니 정말 난감하다.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보름달 달님께 마음 속 소원을 아뢸 수밖에. 달이 눈부시도록 너무 밝아 마음이 편안했다. 우리 아이들도 자지 않고 달님 기다리다 창문 열고 올려다봤다. 우리 동네 사람들도 다들 밖에 나와 달님구경하면서 소원을 비는 것 같았다. 둥근 달처럼 만사가 편안해졌으면 좋겠다”며 소박한 소망을 피력하기도 했다.

식량 떨어져 은덕군 군수공장 출근율 저하

새해 들어 함경북도 은덕군에 소재한 한 군수공장의 출근율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공장 책임자들과 노동과에서 상무를 조직해 일하러 나오지 않은 사람들을 데리러 가면, “집에 먹을 것이 없어 도저히 일하러 나갈 수가 없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공장 간부들이 부랴부랴 노동자들의 식량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군수 총국에 요청했으나, “식량이 없어 줄 수가 없으니, 일단 해설과 설복의 방법으로 노동자들을 일하도록 시키라”는 답변만 들었다. 현재 이 공장 노동자의 절반 이상은 옥수수 죽으로 하루하루를 겨우 연명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난 2월 1일에는 이 공장의 한 직장에서 용접기, 변압기, 동선 등이 도난당하는 사고가 있었다. 공장 설비 중 팔 수 있는 것만 있으면 중형을 각오하고라도 훔치려는 게 요즘 노동자들의 실태다. 한편 공장 보안서에서는 이번 용접기 동선을 도적질한 자는 무조건 교화소에 보낼 것이라며 노동자들에게 으름장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