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집중

“군량미 부족으로 확보 비상”

농민들이 식량이 없어 도저히 일하러 나가지 못하겠다고 아우성인 요즘 농사지을 종자마저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방위원회는 각 지역마다 얼마간 남아있는 식량마저 부족한 군량미로 접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각 지역 양정부 담당자들은 “종자도 모자라는데 군량미 임무까지 떨어지니 큰 야단이다”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감추지 못한 채 군량미 확보에 나섰다. 한편 전국적으로 식량이 부족하다보니, 당국에서는 각 농장들이 식량을 감추거나 빼돌린 것이 있는지 샅샅이 조사하고 있다. 특히 농장 관리위원장들과 책임자급의 개인 식량 보유 상태까지 조사 중이다.

3월 중순 곡물 가격 가파르게 상승 중

3월 초에 이미 1,400원대로 오르더니 3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일제히 1,600원을 넘었고, 하순에 접어들면서 다시 1,800원으로 올랐다. 이 달 말에는 곧 2,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옥수수 가격의 상승률이 가파르다. 3월 20일 현재 평성과 원산은 각각 870원, 880원대에 거래되고 있고, 평양과 사리원은 이미 900원에 올라섰다. 다른 도시들도 마찬가지로 이미 800원대를 넘어섰다. 지난 1월에 김책시 주민들이 4-5월이면 옥수수 값이 1,0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 단순한 기우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1월 당시 김책시의 통옥수수 값은 520원이었다.

2008년 2-3월 전국 주요도시 쌀 가격

(kg/북한 원)

평양평남 평성평북 신의주황북 사리원강원도 원산
021,4001,3501,350-1,4001,300-1,3501,400
03 초순1,500-1,5501,4001,4001,4001,450
03 중순1,6001,6501,500-1,6001,5001,600-1,700
03 하순1,7001,9001,6001,6001,800
참고: 환율 3/20 신의주 100달러=311,000원, 100위안=44,400원

■ 경제활동

“사건사고소식”

사건사고 소식

지난 3월 9일, 함경북도 청진 청암구역 로창리 수산사업소 차량이 연진리 도로에서 자전거를 탄 38세 여성을 치여 숨졌다. 사고를 당한 여성은 청진시 도의대병원에서 만 하루 동안 응급치료를 받았으나 회생하지 못했다. 사고차량 운전수는 현재 도보안서에 구류중이다.

지난 3월 12일 밤 평안남도 평성시에 주둔하고 있는 호위국 려단 사관 훈련소 군인들이 평양시 순안 구역으로 넘어가는 도로에서 강도짓을 벌였다. 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남녀를 위협해 자전거와 돈 12만원, 기타 물건을 빼앗았다. 젊은 남자가 반항하자 심하게 구타해 결국 숨졌다. 보안서에서는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이들을 추적했는데 순천시에서 자전거를 팔아넘기는 것을 현장에서 붙잡아 현재 평성시 보안서에 구류중이다.

지난 3월 13일, 함경북도 회령시 대성담배 련합회사 담배 직장에 화재가 발생했다. 밤 10시에 불이 붙었으나 진화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 자정을 넘어서면서 불길이 점차 세져 담배공장 전체로 화재가 번지는 바람에 온 회령시에서 불길을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주민들 중에는 자다가 일어나 불타는 공장을 보고 놀라 한참 동안 구경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화재 현장에 급히 동원된 이 공장 노동자 약 50여명은 담배 기계를 해체해 밧줄로 끌고 나오기도 했다. 불길이 번져가자 주변 주민들이 부랴부랴 진화 작업에 동원됐다. 이러는 와중에도 시보안서의 소방대 차량은 물 부족인지 고장인지 별 활약을 못한 채 그냥 서있기만 해서 주민들의 빈축을 샀다.

“대학생들 장사하다 퇴학”

대학생들 장사하다 퇴학

강원도 원산시에서는 대학생들도 장사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일례로 조군실공업대학(전(前) 원산공업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 중 일부 수완 좋은 학생들은 교수나 교원들에게 월 3만 원가량 바치고 은밀히 일본 중고품 장사를 하고 있다. 학교 측은 몇 차례 주의를 주었으나 개선되지 않자 지난 2월 7일 이 학교 재학생 11명을 퇴학 조치했다. 이 날 전교생이 모인 자리에서 “공부를 잘 못하고 대학 생활에 성실히 참가하지 않은 대상, 자주 싸움을 하는 대상”으로 이들 11명을 지목한 뒤 퇴학시킬 것을 공표했다. 아울러 만약 다시 학업에 전념하고 싶다면 예비 시험부터 다시 치러야 한다고 했다.

회령시 검열원 가장 사기사건 발생

회령시 검열원 가장 사기사건 발생

청진, 온성, 회령 등 국경연선지역에 각종 검열이 끊이지 않으면서 검열원을 빙자한 사기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월 29일 회령시 덕흥리에서는 록화기 검열원으로 가장한 사기단이 각 가정을 방문해 록화기 4대를 회수해갔다. 록화기 주인들에게 다음날 록화기 단속실에 찾아오라고 해서 가보니 그런 일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다른 지역에서도 몇 건 더 제기되자, 시당국에서는 검열 성원들은 앞으로 인민반장에게 신분증과 단속 허가증을 확인시킬 것을 지시했다. 한편 록화기, 변압기 등에 대한 검열이 계속되자 주민들은 물론 각 공장, 기업소, 단위들은 일시적으로 창고나 김치움 등에 전자제품을 숨겨놓고 지낸다.

나이 제한 여성, 공장 기업소에 입직시킬 데 대한 방침 재하 확인

나이 제한 여성, 공장 기업소에 입직시킬 데 대한 방침 재차 확인

지난 3월 4일부터 5일 오후까지 전개됐던 청진 시장 집단 항의 사건에 대해 중앙에서는 9일 까지도 아무런 지침이 없었다. 3월 11일에 비로소 중앙당은 시장 관리법상 나이 제한에 걸린 여성들을 모두 공장, 기업소에 입직시킬 데 대한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각 시, 군의 관계 당국은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시장 관리 운영을 바로 잡기 위한 대책을 강화하는 동시에 그 어떤 타협 없이 무조건 방침을 집행할 것을 다짐했다. 청진시에는 중앙 지침을 반드시 관철하라는 지시가 내려지고 있다. 청진시 사례가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신의주와 함흥 등 다른 주요 도시의 단속도 보다 심해지고 있다.

청진시, 숨 가빳던 1박 2일

청진시, 숨 가빴던 1박 2일

지난 3월 4일 청진시 시장 곳곳에서 벌어진 사건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다. 3월부터 전국적으로 시장 단속이 본격화되면서 청진시 각 시장 관리소에서는 3월 3일, 나이 제한에 걸린 여성들을 모조리 시장에서 몰아내자며 매대를 시장 밖으로 내놓게 된다. 이것이 기폭제였다. 여성들은 그동안 30세 미만, 40세, 45세, 심지어 49세 미만 장사 금지 등의 조처로 장사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좁아져 당장 생계에 직접적인 고통을 받아왔다. 그들은 뒷돈을 찔러주거나 나이 든 여자들과 동업을 하거나,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를 장사에 대동하는 등 갖가지 방법으로 장사를 겨우 이어왔다. 이런 와중에 매대를 아예 없애버리는 강경 조처에 여성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다음날 4일 오후 1시부터 각 시장에는 여성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시당국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날 수남 시장에만 수천 명, 다른 시장에도 적은 곳은 수백 명이 모여들어 전체적으로 약 1만여 명이 넘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나가던 아주머니들도 합세하고 장사를 못하고 있던 아주머니들도 합류했다. 강명희(47세)씨는 “아줌마들이 시장 관리소를 찾아가서 막 성나서 이야기를 하고 그랬다”며, 한 여성이 큰 소리로 “쌀을 달라”고 외치자 다른 여성들이 함께 외쳤다고 전했다. 한정애(38세)씨는 “너네만 먹고 살려는가. 우리도 절로 먹을 수 있게 장사하게 해 달라. 아니면 배급을 주든지. 둘 중의 하나는 해줘야 할 거 아니냐고 했다”고 당시 했던 말을 다시 들려줬다. “아마 남자가 있었다면 당장 잡아갔을 거다. 여자들이니까 손도 못 대고 답답해했다”며 당국이 강경진압을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보안당국의 한 관계자 역시 “이것을 진압하면 정말 폭동이 일어난다. 아줌마들이 혹시 다치기라도 하면 노동자들이 일어나니까 큰일이다. 여자들이 잘못 다치면 남자들과 자식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나가보면 동네 아줌마들도 있고, 여동생도 있고, 가까운 친척 식구들도 있으니까 누구 하나 차마 손댈 생각은 못했다”고 했다. 여자들이 뭔가를 부수거나 사람을 때리는 폭력을 사용한 것이 아니고 옳은 말만 했기 때문에 누구도 강경 진압할 생각을 못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노동자들의 배급이 일체 중단된 상태에서 그 아내들이 장사하지 못하게 하면서 벌어진 사태라 노동자들의 반응이 가장 염려됐다고 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시장 관리소와 시당국이었다. 시당국은 급히 전원회의를 열었다. 다음 날까지 중앙당의 답을 기다렸으나 아무런 답변이 오지 않았다. 여성들은 그 날 밤 헤어지고, 다음 날 다시 모여들었다. 아침부터 아기를 등에 업고 온 여성, 밥도 못 짓고 나온 여성, 동네아줌마와 시어머니, 친정어머니를 대동하고 나타난 여성들로 다시 인산인해를 이뤘다. 여성들의 열기가 수그러들기는커녕 갈수록 커지는 모습을 지켜본 당국은 마침내 5일 오후 시당국 차원에서 시노동국명의로 시장을 열면서 나이 제한 조처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청진시 6만 노동자 굶고 있어

청진시 6만 노동자 굶고 있어

청진 김책 제철소를 비롯한 청진 시 주요 기업소들은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전혀 배급을 주지 못하고 있다. 작년 11월 함경북도에 들어온 한국 쌀 5천 톤 중 3천 톤이 김책 제철소에 들어간 것 빼고는 식량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3월 4일 청진 시장 사건 때 급히 열린 시당 전원회의에서 시노동국은 3월 현재 노동자 6만 여명이 굶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 3개월 동안 하루 한 끼도 공급하지 못한 셈이다. 이 날 시당 간부들은 노동자들이 하루 한 끼 죽 먹기도 힘든 현실을 공식 확인했다.

식량 사정으로 비법월경자 다시 증가

식량 사정으로 비법월경자 다시 증가

현재 식량사정이 긴박해지면서 비법월경자가 늘고 있어 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지난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숱한 사람들이 두만강을 넘어 중국으로 건너갔다. 이 같은 현상이 재연될 것을 우려한 당국은 비법월경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 조항을 개정했다. 이전에는 1-2번 비법월경해도 단련대 정도로 처리하고, 뒷돈만 잘 주면 그럭저럭 무마할 수 있었다. 반면 이제는 단 한 번이라도 비법월경 사실이 발각되면 교화형 3년에 처해진다. 만약 적발된 건수가 2-3회 이상이면 교화형 5-7년, 5회 이상이면 이미 처벌을 받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교화형 10년형을 언도할 수 있다.

온성군 보위부와 보안서에서는 비법 월경이 왕성해지는데 대한 대책으로 야간 순찰을 더 강화하고 주민들에 대한 조사와 그들의 동향 자료를 수시로 거둬들이고 있다. 또 매 단위와 리, 동마다 담당 법관들이 증가했으며, 특히 전과자들에 대한 감시가 더욱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에 도강했던 전력이 있는 사람들은 항상 마음을 놓지 못하고 감시 속에서 사는 것에 대해 “(중국에) 갔던 사람이 나오고 싶어도 못나오고, 나왔던 사람도 다시 가게 된다”면서 불평한다.

“제일 바빳던 1996년도가 돌아온 느낌”

“제일 바빴던 1996년도가 돌아온 느낌”

함흥시 시장 공업품 매대에 앉은 렴미옥(43세)씨는 올해는 1996년도가 돌아온 느낌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그녀는 “내가 미공급 타격을 받아 제일 바빴던 때가 바로 1996년도다. 올해는 1996년도가 반복된 해라는 예감이 든다”며 자꾸 무섭고 소름끼친다고 말한다. 그 어렵던 시절을 겨우 넘긴 렴씨는 천성이 부지런하고 손재간이 좋아 이것저것 만들어 내다팔며 식구들을 건사해왔다. 점차 돈 버는 기술도 늘어 남편과 딸 하나를 포함한 세 식구가 제법 남 보기 섭섭지 않게 꾸밀 수 있을 정도는 됐다. 2005년도에는 더 크고 좋은 집으로 이사도 했다. 그러느라 돈을 많이 썼지만 그래도 작년까지는 그런대로 어려움 없이 살만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사람들이 돈이 없어서인지 눈에 띄게 장사가 안 되고, 무엇보다 식량 가격이 작년 최고치보다 더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부식물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고, 중국에서 물건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콩기름 값은 엄청나게 뛰었다. 자연히 입쌀밥 먹던 처지에서 옥수수밥으로 식사의 질이 바뀌었다. “그래도 나는 배부른 소리 하는 거다. 내 생활이 이때껏 꽤 괜찮은 수준이었는데, 내가 이렇게 바빠하는 정도면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바쁘겠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군량미 부족으로 확보 비상

군량미 부족으로 확보 비상

농민들이 식량이 없어 도저히 일하러 나가지 못하겠다고 아우성인 요즘 농사지을 종자마저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방위원회는 각 지역마다 얼마간 남아있는 식량마저 부족한 군량미로 접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각 지역 양정부 담당자들은 “종자도 모자라는데 군량미 임무까지 떨어지니 큰 야단이다”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감추지 못한 채 군량미 확보에 나섰다. 한편 전국적으로 식량이 부족하다보니, 당국에서는 각 농장들이 식량을 감추거나 빼돌린 것이 있는지 샅샅이 조사하고 있다. 특히 농장 관리위원장들과 책임자급의 개인 식량 보유 상태까지 조사 중이다.

3월 중순 곡물 가격 가파르게 상승 중

3월 중순 곡물 가격 가파르게 상승 중

3월 들어 쌀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고 있다. 3월 초에 이미 1,400원대로 오르더니 3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일제히 1,600원을 넘었고, 하순에 접어들면서 다시 1,800원으로 올랐다. 이 달 말에는 곧 2,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옥수수 가격의 상승률이 가파르다. 3월 20일 현재 평성과 원산은 각각 870원, 880원대에 거래되고 있고, 평양과 사리원은 이미 900원에 올라섰다. 다른 도시들도 마찬가지로 이미 800원대를 넘어섰다. 지난 1월에 김책시 주민들이 4-5월이면 옥수수 값이 1,0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 단순한 기우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1월 당시 김책시의 통옥수수 값은 520원이었다.

2008년 2-3월 전국 주요도시 쌀 가격

(kg/북한 원)

평양평남 평성평북 신의주황북 사리원강원도 원산
021,4001,3501,350-1,4001,300-1,3501,400
03 초순1,500-1,5501,4001,4001,4001,450
03 중순1,6001,6501,500-1,6001,5001,600-1,700
03 하순1,7001,9001,6001,6001,800
참고: 환율 3/20 신의주 100달러=311,000원, 100위안=44,400원

청진 라남탄광기계공장도 배급 없어 무단결근 증가

3월 들어 청진시 라남탄광 기계공장 노동자들의 무단결근이 증가하고 있다. 식량 공급이 전혀 없다보니 지난 1월보다 3월 현재 출근하지 않는 사람들이 현저히 많아 특별히 순찰대가 조직됐다. 이 순찰대는 무단 출근자들의 집에 찾아가 노동자들을 다시 공장에 데리고 오는 임무를 맡았다. 만약 계속 나오지 않을 경우, 공장에서 가장 힘든 부문에 배치해 단련대 기관처럼 기일을 정해 교양 개조할 것이라 엄포를 놓고 있다. 이에 노동자들의 항의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제일 잘 산다는 양화수산사업소마저 배급 없다니”

함경남도 신포군 양화수산사업소는 노동자들 배급이 전혀 없어 출근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배꾼들이 고기잡이도 못 나가 하루 2끼도 겨우 먹을까 말까한 집들이 많다. 수산사업소 지배인이 노동자들 배급 문제를 풀려고 작년 10월에 무역회사에서 식량을 꿔다가 12월 달 잡은 명태로 돌려주려고 했는데 이게 잘 풀리지 않았다. 고기가 예상보다 잡히지 않아 아직도 식량 빚을 갚지 못했다. 매일같이 빚 독촉이 들어와 전반적으로 수산사업소의 경기 상태가 매우 힘든 상황이다.

이 소식에 평양의 한 간부는 “제일 잘 산다는 양화수산사업소마저 배급이 없다니 도대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가?”라며 장탄식을 했다. 그는 충격에 한동안 할 말을 찾지 못하다가 “양화수산사업소는 공화국에서도 제일 잘 나가는 수산사업소로, 해마다 집집마다 명란젓이 그득 차 있고, 이밥에 고깃국, 기와집이 실현되는 공화국에서도 손꼽히는 꿈의 수산사업소”라며, “여기가 망할 정도면 다른 데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앞으로 어떻게 되려고 이러는 지 도무지 앞길이 안 보인다. 깜깜 절벽에 서 있는 기분이다”고 힘겹게 말을 이었다.

■ 여성/어린이/교육

“어린 남동생이라도 유치원에 보내고 싶어요”

“어린 남동생이라도 유치원에 보내고 싶어요”

함경북도 무산시에 사는 12살 정영주양은 어린 나이에 벌써 세대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어머니는 몇 해 전 가정 형편이 너무 어려워 중국으로 떠났고, 올해 마흔 살 된 아버지는 간복수로 와병 중이다. 어머니가 떠난 뒤 석탄을 캐며 근근이 끼니벌이를 하던 아버지가 절망감에 몇 년간 빈속에 찬 술을 들이키는 게 습관이 되다 보니 건강이 몹시 악화된 것이다. 하루아침에 집안 살림을 도맡게 된 정양은 또래 아이들이 학교에 갈 때 산으로 들로 강으로 바지런히 다니며 먹을 것을 구한다. 봄과 여름에는 동네 아주머니들 따라 다니며 약초를 캐고, 가을에는 떨어진 이삭 하나 더 주우려고 고사리 손이 부르트는 줄도 모르고 온 논밭을 샅샅이 훑고 다닌다. 겨울에는 7살 난 어린 동생과 함께 얼어붙은 강에 얼음 구멍을 내서 물고기를 잡아 지금껏 아버지 병구완을 하고 있다.

읍내 아이들이 예쁜 옷과 신발을 차려입고 학교에 가는 모습이 부러울 법도 하지만 정양은 자신에 대한 걱정은 안중에 없는 듯하다. 정양의 가장 큰 소원은 앓고 있는 아버지에게 비록 약 한 첩은 못 사드리더라도 따뜻한 이밥 한 그릇 대접해드리는 것과 동생에게 공부를 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다른 애들은 유치원에 가는데 우리 영석이는 못 가잖아요. 동생한테 미안해요. 제가 조금만 더 빨리 자라서 돈을 벌 수 있게 되면 신발과 학용품을 사서 동생이 학교에 가는 걸 보고 싶어요”라고 어른스럽게 말한다.

청진 여성들, 온성 여성 공개처형 소식에 자극

청진 여성들, 온성 여성 공개처형 소식에 자극

청진 여성들의 집단 항의에는 지난 2월 20일에 있었던 온성군 15명 공개처형 소식이 얼마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경미씨(44세)는 “여기에 영향을 미친 게 온성 여자들 총살당한 게 소문이 세게 나갔다. 그 여자들도 다 먹고 살자고 탈북을 돕거나 도강을 연계한 것이다. 이것을 모르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여자들 하는 말이 그렇다. 배급을 달라. 배급을 못 줄 거면 알아서 먹고 살게끔 놔두라는 거다. 그 여자들이 살려고 하다가 죽는 것을 보고 아차 저게 내가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여기 여자들이 다 그런 소리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간부는 “여자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온성 공개처형 문제는 단순히 인신매매나 도강 문제가 아니었다. 정보 유출이 더 큰 문제였다. 그 사람들이 시장 가격이나 내부 소식을 알려주고 그랬는데 그런 것까지 공개하면, 지금 형편에서는 오히려 그런 것도 먹고 사는 방법이라고 충동질할 것이라고 봤기 때문에 밝히지 않은 것이다. 남조선에 있는 가족과 연계해서 시장 가격을 알려주면서 돈을 벌었다고 하면 다들 그렇게 하려고 할 거다. 도강하는 것보다 그 쪽이 훨씬 쉬우니까. 그래서 주민들에게는 이런 내용까지 밝히지는 않고 단지 인신매매나 도강 공모 등의 혐의로만 알렸다. 이번에 처형당한 여자들은 보통 서너 번 이상 걸렸던 사람들이다”고 공개처형의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