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봄볕 같은 소식이 더 많이 들려오기를

함경북도 교육부에서 인쇄용지와 자재 부족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지급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많게는 7권, 적게는 4권씩이라도 고루 공급했다고 한다. 새 교과서를 받고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는 학부모들 역시 흐뭇해했다고 한다. 모처럼 북한에서 들려온 봄볕 같은 소식을 반가운 마음과 함께 널리 전하고 싶다.

원래 무상교육이라 해서 교과서를 비롯한 학용품, 교복 등을 국가에서 공급해야 하지만 어려운 경제난이 지속되면서 교육 기자재에 대한 부담이 일반 가정으로 넘어온 지 오래다. 그러다보니 양식을 사기도 빠듯한 가정 형편에 교과서와 학용품을 구입하는데 많은 비용이 지출됐다. 학생들은 너무 낡아 너덜너덜해진 교과서를 물려받아야 했고, 옥수수 껍질로 만들어져 글자를 알아보기도 힘든 재생 학습장으로 공부해왔다. 부모들은 집집마다 다니면서 낡은 교과서를 구입하려고 품을 팔았다. 교과서 값이 웃돈을 얹어도 사기 힘들 정도로 오르기도 했다.

비록 일부 지역에서의 배려지만, 주민들은 교육부 일꾼들의 노고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늘 고달픈 삶으로 힘겨워하던 주민들은 아이들의 웃음 속에서 삶의 희망을 찾고 시련을 극복할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식량가격이 계속 오르고 단속이 심해지는 이 때, 주민들의 근심을 덜어주고 희망을 주는 사례가 더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 시선집중

작년 생산량 250만 톤 추정

내각에서는 작년 수확량을 도별 생산량을 포함해 총 220만 톤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모작 생산량을 포함한다 하더라도, 250만 톤을 넘지 않는다. 작년에는 홍수 피해로 이모작 생산량 역시 감소했다고 하니 30만 톤을 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2006년도보다 약 15% 감소한 것이라 한다. 전국적으로 고난의 행군보다 더 심각한 식량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곡창 지대로 불리는 황해남북도가 작년 수해 피해로 생산량이 저조한 것이 가장 큰 타격이었다. 현재 이 지역의 식량 보유량은 전국 식량의 55-60% 수준에서 30%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 지역의 식량 사정이 긴장되다보니 평양 역시 타격을 받아 4월부터 식량배급이 중단된다.

식량난 여파로 직장 이탈자 증가

함경남도 함흥시에서는 공장 노동자들의 출근율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함흥시 주민 중에는 하루 두 끼를 겨우 연명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광혁씨는 이 상태로 몇 달만 더 가면, 1996년처럼 굶어 죽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날 것 같다고 불안해했다. 함경북도 청진시 송평구역 김책제철소 로동자들도 식량 공급이 전혀 없어 출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월급이라고 해봐야 한 달에 1,000원도 받을까 말까한데, 식량 값은 2,000원에 육박하니 이제 쌀 1kg도 사기 어렵다. 로동자들은 출근하는 대신 멀리 물건 떼러 가는데 운전을 해주거나 인력거꾼, 짐꾼 등 다른 돈벌이를 찾는다. 그런가하면 아내의 장사를 돕는 사람들도 많다. 김책제철소 초급당은 결근자들을 다시 직장에 나오도록 하기 위해 순찰대를 동원한다. 한편 청진의 돈주들은 식량 값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돈을 끌어 모아 식량을 있는 대로 사들이고 있다.

■ 여성/어린이/교육

공책 나눠 준 교육부 칭찬 자자

4월 1일 전국 초중등학교가 새 학기를 시작했다. 전국 각 지역에서는 학생들의 학용품 수요조사를 벌여 지역 사정에 맞게 학용품을 공급해주었다. 함경북도 청진에서는 중학교 최우등 학생에게는 과목 수에 관계없이 교과서를 7권 공급했고, 나머지 학생들에게는 보통 4-5권씩 차등 지급했다. 교과서 인쇄용지 및 자재 등의 부족으로 모든 학생들에게 새 교과서를 공급해주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대물림해서 사용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종이 질이 나빠 3-4년 이상 보기 어려울 정도로 쉽게 해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예년에 비하면 교과서 공급이 비교적 원활한 편이다. 회령시에서는 중학생들에게 일인당 공책 3권씩 공급해주었다. 소학교 학생들에게는 공책 6권에 연필 한 자루씩 지급됐다. 학부모들은 큰 물품은 아니라 해도 아이들이 학교 갈 마음에 들떠하는 모습을 처음 본다며, 교육부의 이번 조치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발 우리들까지도 먹을 수 있게 많이 지원해 달라”

각종 검열 단속에 주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는 건 하나도 없이 시장 단속하지, 모두 직장으로만 내몰지, 이게 모두 가둬 죽이자는 심산이 아닌 가 근심하기도 한다. 남포에서 만난 도매상인 박기정(37세)씨는 “우리 장사꾼들 일부에서는 이렇게까지 말한다. 외부 지원 덕분에 간부들이 먹고 살만하니까 기운이 나서 통제에 열을 올리는 게 아니냐고. (한국 정부가) 이왕 지원을 해줄 거면 우리까지 먹을 수 있게 지원해주든지, 아니면 아예 주지를 말든지 할 것이지, 공연히 도와준답시고 소문만 굉장히 내고, 우리만 괴롭히는 게 아니냐고들 그런다. 얼마나 속이 타면 그러겠느냐. 속마음이야 하나라도 더 주면 고맙겠지만 양이 너무 적어서 생색만 내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힘없는 백성들은 사는 게 너무 지겨워 입버릇처럼 ‘전쟁이라도 콱 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고 요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말을 마치며 “가진 게 없는 사람들이 바라는 건 하나뿐이다. 오늘 하루 먹을 것이 있고 내일까지 살아남는 것. 외부에서 지원해주시는 분들이 들을 수 있다면, 제발 우리들까지 먹을 수 있도록 많이 지원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 경제활동

사건사고 소식

지난 3월 12일, 평양시 승호구역에서는 체신소의 한 노동자가 이 지역 보안원의 단속에 걸려 심한 구타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내장파열로 그 자리에서 숨졌다. 보안원은 피해자가 고분고분하지 않고 단속에 잘 응하지 않아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은 보안원이 사람을 때려죽이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며, 살인자를 잡아들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현재 보안원은 구속된 상태다.

지난 3월 25일, 함경북도 어랑군 수산사업소 배 한 척이 갑작스런 풍랑에 뒤집혀 탑승 선원 5명이 전원 사망했다. 이 사고로 수산사업소 간부들이 책임을 지고 책벌을 받았다.

지난 3월 27일, 함경북도 부령군 무산령에서 청진 금은산 회사 컨테이너 차량이 제동 불량으로 산 아래로 굴러 떨어져 크게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운전수를 포함한 탑승자 5명이 사망했다.

지난 3월 29일, 새별군 룡계리에서 차량이 농장 소와 사람을 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함흥시의 한 기계공장 화물 차량이 길을 가던 룡계리 농장원과 소를 쳐 농장원은 다리 부상을 입고, 소는 그 자리에서 죽었다.

“아무리 희망 보인다 말해도 이젠 지긋지긋하다”

바닥 민심은 점점 험악해지고 있다. 주민들은 식량난, 전력난, 에너지난에 각종 검열로 구석까지 몰려있는 상태다. 1kg에 1,000원 넘어가는 통옥수수를 아무리 어렵게 구했다손 쳐도, 아껴먹으려고 옥수수쌀로 찧어야 하는데 전기가 없어 가공을 못한다. 결국 여자들은 집에서 손수 맷돌로 갈아야 한다. 황해북도 사리원에 사는 이선옥(28세)씨는 “언제 단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쫓겨 가며 장사하느라 하루 종일 기진맥진해 있던 차에 집에 돌아오면 깜깜한 세상과 산더미처럼 밀린 집안일뿐이다. 하루 두세 시간 오는 전기도 그나마 12만 원짜리 적산계를 달아야 준다고 하니 기가 막히고 억이 막힐 뿐이다. 그 돈이 있으면 당장 허기진 배부터 채우지 적산계 달 여유가 어딨나?”고 말한다. 녀맹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오문희(42세)씨는 “이건 정말 너무하다. 사람이 살라는 건지 죽으라는 건지. 차라리 책임을 못 질 바에야 가만히 둬두기나 하지. 맨날 회의 때마다 강성대국이 가까이에 왔다고 말은 잘하면서 나아지는 건 하나도 없고 점점 더 못해가니 이제는 이 고통을 도저히 이겨 못 내겠다”고 하소연했다. 함께 모여 있던 다른 여성들도 “이젠 사는 게 지긋지긋하다. 아무리 회의 때마다 희망이 보인다고 해도 우리한테는 아무것도 안겨 오는 것이 없다. 강연회를 열 번, 백 번 해봐라, 콧방귀만 나온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무역회사는 허울 좋은 이름뿐”

무역일꾼들은 무역회사들이 대부분 이름만 요란했지 무역 실무는 없다고들 말한다. 무역회사라기보다 대부분 거간꾼 역할에 머물고 있어 사실상 주머니가 텅 빈 회사들이 많다. 그나마 능력 있는 사람이 있는 회사들은 외상으로 물건을 구입해 판매한 뒤에 환급하는 수준으로 그럭저럭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농사철을 맞아 비닐박막과 비료, 종자, 식량 및 일용품 등 각종 임무가 무역회사들에 정신없이 떨어지고 있다. 무역일꾼들은 너나없이 돈이 없으니 누가 후불로 주겠는가하며 걱정만 늘어간다고 말한다.

신의주 세관, 기중기 고장으로 작업 못해

신의주 세관 운영이 행정부로 이관된 후 정책상 모순점이 나타나 무역일꾼이나 상인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국방위원회는 컨테이너 차량을 통째로 항까지 운반하지 못하도록 명령했다. 교두 세관에서 이적하려고 하니 세관 마당에서는 할 수 없고, 그렇다고 40피트짜리 컨테이너를 그대로 옮기려 해도 들어 올릴만한 기중기가 마땅치 않다. 그나마 갖고 있는 기중기는 현재 고장 난 상태다. 계명성씨는 “전국 어디를 가 봐도 하부 말단부터 이렇게 락후한 지경에 차마 할 말이 없다. 이렇게 락후함이 통절히 느껴지는데도 우리 정부는 개선하려고 하거나 뭔가 상응 조치를 취할 생각조차 안한다. 오히려 각종 규정과 방침을 내걸고 단속만 하니,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어 모든 것이 점점 어려워지기만 한다”고 개탄했다.

“국방위원회가 산림 검열한다니 우스워”

강원도의 산림 부문에 소속된 한 노동자는 국방위원회가 산림을 검열하러 내려온다니 우습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도 산에 올라가 보면 제일 법을 지키지 않는 건 군대다. 일이 먼저 번지기 전에 우선 군대들이 병영을 짓거나 훈련 기재 만들라고 내리 먹이지나 말라. 군부에서 목재나 해결해주면서 꾸리라고 해야지 그냥 막무가내로 명령하니까 하전사 아이들이 도끼 들고 산에 올라가 아무 나무나 마구 도벌하는 게 아닌가. 우리가 그런 걸 단속하면 군민일치가 어쩌고저쩌고 떠들면서, 단속원들을 오히려 물매를 때려서 병원에 입원하게 만든다. 검열 핑계로 결함을 만들어내서 돈 벌려고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검열 한 번 떴다하면 얼마나 쉽게 돈 벌 수 있나 말이다”고 길게 푸념했다. 강원도 원산의 한 간부도 “이제 나라의 산림과 국토 문제까지 국방위원회에서 검열하니, 우리나라 다른 기관은 모두 없어지고 국방위원회 하나만 존재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산림 부문도 국방위원회가 검열

산림 부문에서도 국방위원회의 검열이 시작됐다. 지난 해 7월 연사군에서 구호나무 벌목 건 등으로 공개처형당한 사건이 있었던 만큼 이번 국방위원회의 산림 검열이 보다 엄격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전국 어디를 가도 산림이라고 할 만한 것을 찾아보기가 힘든 상태다. 미공급 시기에 야산을 일궈 뙈기밭을 만들기 시작했던 것이 이제는 나무를 구경하기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나무를 하러 첩첩산중 깊은 산골에 들어가도 한참 돌아다녀야 겨우 한 그루 찍을까말까 할 정도다. 산에 나무가 없어지면서 산사태가 수시로 일어나고, 그만큼 국토 피해도 심각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국방위원회 검열이 시작되면 안 걸리고 무사히 넘어갈 수 있는 간부가 없을 전망이다. 포치 내용에 따르면 산림 부문 대책을 대대적으로 세우는 한편, 행정 처리상 어떠한 결함이라도 발견되면 용서하지 않겠다고 해서 많은 간부들이 더욱 불안해한다.

개인 투자 사업장 조사 실시

지난 3월부터 개인이 투자한 회사 및 편의봉사망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 최근 북한 당국은 기관, 기업소, 단위 등의 명의를 빌려 개인이 투자해 돈을 벌어들이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국가보위부, 보위사령부, 인민보안성 합동 검열을 지시했다. 그 사람들이 무슨 돈으로 어떻게 경영하고 있는지 출처를 철저히 캐내고, 그 사업장을 다시 환수하는 것이 목적이다.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잘 살던 사람과 못 사는 사람을 동등하게 만들고, 2012년도가 되면 다 잘 살게 하는 사업의 첫 단계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황해남도 농사 준비 관련 도당 전원회의

지난 3월 21일 황해남도 도당 전원 회의가 열렸다. 황해남도는 나라의 기본 곡창지대로, 올해 농사를 잘 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주로 토의됐다. 각종 애로사항을 논의하고 대책을 세우는 데 주력했으나, 별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어 회의 참가자 모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농사 준비가 늦어지고 있는 이유 중에 디젤유가 없어 밭을 갈지 못하는 것을 지적하고, 디젤유 공급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황해남도 각 시, 군의 공장기업소들은 담당한 농장들에 해당 수량만큼 디젤유를 무조건 지원해줄 것을 결의했다. 한 간부는 “매년마다 내놓는 대책이 똑같다. 하긴 다른 방법이 생길 수가 없다”고 한탄했다. 회의 참가자들은 어쨌거나 최대한 무슨 수단을 강구해서라도 올해 농사를 잘 지을 데 대한 결의를 다지며 회의장을 나섰다.

온성군 4.25 담배농장 작업반장들 사직서 제출

온성군 4.25 담배 농장에서는 국가에서 식량을 알아서 자급자족하라는 바람에 작업반장들이 지레 겁먹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지금껏 담뱃잎을 생산해 바치면 식량을 받을 수 있었는데 자급자족으로 바뀌면서 식량을 구할 방도가 막연하게 됐다. 다른 농장들의 반장, 분조장들도 그만둬야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국가 알곡생산 계획이 높아지면서 꼼짝없이 비판받을 일만 남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국가가 생산 계획량을 낮추지 않으면 반장, 또는 분조장 사업을 못하겠다고 한다. 농장원들도 손맥이 풀려 더 일하고 싶지 않다고 제기한다. 해주의 한 농장에서 작업반장을 하고 있는 김용환씨는 “국가가 알곡 수매 계획을 높인 것은 구차한 우리 농민들의 생활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농장에서 분조장 사업을 하고 있는 구종수씨도 “아무리 국가에서 알곡생산 계획을 높인다 해도 우리 농장원들이 먹을 것이 없는데 일을 나와야 계획을 달성하든지 말든지 할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알곡 생산량 계획 전년도보다 높게 잡아 불만

지난 3월말, 내각에서는 군량미를 많이 바칠 데 대한 대책을 토의했다. 군량미 해결 방안으로 전국 모든 농장마다 소출을 많이 낼 수 있는 방도를 강구해 생산량을 높이라며, 올해 알곡 생산 계획량을 높였다. 이 같은 내각 결정으로 알곡생산 계획량이 전년도보다 높아진 데 농업부문 일꾼들의 불만이 대단하다. 농장 관리위원장과 기사장들은 농업경영위원회에 찾아가 “아무런 대책도 없이 알곡생산 계획만 높이면 어떻게 하는가? 현재 농장원들의 생활을 뻔히 알면서도 이런 식으로 내리먹이면 누가 농장일을 하자고 하겠는가? 우리들부터 그들한테 일 나오라는 소리를 차마 하지 못하겠다”고 잘라 말했다. 차라리 사표를 내겠다고 제기하면서 “개인이 사표 내는 것이야 법에 걸리는 일은 아니겠지” 하고 간부들에게 항의하는 사람도 있었다.

농장의 작업반장들과 분조장들도 “비료도 제대로 공급 안하고 식량도 제대로 주지 못하면서 알곡생산 계획만 잔뜩 높여 놓는 것은 우리 농민들을 아예 사람 취급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더는 농사를 짓지 못하겠으니 결정한 당신들이나 농사를 지어보라. 지금까지도 생산계획량을 한 번도 달성 못했는데 생산계획량만 높인다고 저절로 생산량이 올라가겠느냐”고 말한다. 매년마다 생산계획량 대비 실질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해 허위보고가 만연한 마당에, 현실에 맞게 조정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높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영농자재 어디서든 지원받을 수 있었으면”

현재 영농 자재와 식량문제 관련한 제안서들이 각 도 무역부문들에 긴급하게 제기되고 있어 무역일꾼들이 많은 압력을 받고 있다. 북한 정부는 평양과 평안남북도에 필요한 비료를 우선 보장해준 반면, 다른 지역에는 비료구입비용의 일부만 지원해준 상태다. 함경북도에는 15개의 시, 군이 있는데 모든 지역에서 영농자재가 부족하다. 이 중에서도 길주, 은덕, 새별, 연사군은 외지와 동떨어진 지대로서 영농자재 관련 애로가 더욱 심각하다. 0.07 또는 0.12mm 비닐박막과 요소 비료 및 각종 농약 등이 요구된다. 매 군마다 필요한 비닐박막은 최소한 20만 평방미터, 요소 비료 500톤 이상, 농약 50-100톤 정도이다. 길주, 은덕, 새별, 연사 등지는 전에 이런 물자들을 구입 판매하던 회사들을 없애버려 올해는 물자를 구하러 다닐 사람이 없어 막막한 상태다. 이 지역 농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 무역일꾼이나 간부들은 어디에서라도 지원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함경북도 일부 지역 식량 없는 세대 50% 예상

함경북도에서 땅이 매우 척박한 새별, 은덕, 연사, 부령, 명천 등의 지역은 4월부터 50%이상의 세대에서 식량이 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4월부터 6월 보릿고개 동안 각 군마다 최소 800-1,000톤 이상씩 필요한 상황이다.

작년 생산량 250만 톤 추정

내각에서는 작년 수확량을 도별 생산량을 포함해 총 220만 톤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모작 생산량을 포함한다 하더라도, 250만 톤을 넘지 않는다. 작년에는 홍수 피해로 이모작 생산량 역시 감소했다고 하니 30만 톤을 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2006년도보다 약 15% 감소한 것이라 한다. 전국적으로 고난의 행군보다 더 심각한 식량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곡창 지대로 불리는 황해남북도가 작년 수해 피해로 생산량이 저조한 것이 가장 큰 타격이었다. 현재 이 지역의 식량 보유량은 전국 식량의 55-60% 수준에서 30%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 지역의 식량 사정이 긴장되다보니 평양 역시 타격을 받아 4월부터 식량배급이 중단된다.

식량난 여파로 직장 이탈자 증가

함경남도 함흥시에서는 공장 노동자들의 출근율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함흥시 주민 중에는 하루 두 끼를 겨우 연명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광혁씨는 이 상태로 몇 달만 더 가면, 1996년처럼 굶어 죽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날 것 같다고 불안해했다. 함경북도 청진시 송평구역 김책제철소 로동자들도 식량 공급이 전혀 없어 출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월급이라고 해봐야 한 달에 1,000원도 받을까 말까한데, 식량 값은 2,000원에 육박하니 이제 쌀 1kg도 사기 어렵다. 로동자들은 출근하는 대신 멀리 물건 떼러 가는데 운전을 해주거나 인력거꾼, 짐꾼 등 다른 돈벌이를 찾는다. 그런가하면 아내의 장사를 돕는 사람들도 많다. 김책제철소 초급당은 결근자들을 다시 직장에 나오도록 하기 위해 순찰대를 동원한다. 한편 청진의 돈주들은 식량 값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돈을 끌어 모아 식량을 있는 대로 사들이고 있다.

“식량은 자급자족 원칙에 따라 알아서 공급하라”

지난 3월 말 중앙당에서는 식량 사정에 관해 긴급회의를 했다.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일단 각 도들은 “자급자족 원칙에 따라 알아서 식량을 공급하라”고 결론내렸다. 단 군량미 확보가 매우 시급하므로, 국가 무역으로 들어오는 식량은 군대에 먼저 공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몇 년 동안 가장 우선적으로 식량을 공급해 온 지역은 평양, 개성, 회령 정도였다. 회령시는 지난 3월 로동자 당사자와 자녀 몫으로 통옥수수 보름분량을 배급했다. 그 외 지역에서는 자급자족에 대한 뾰족한 수가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3월 말 쌀, 옥수수 가격 사상 최고 경신

식량가격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지난 3월 30일, 남포는 전국 최초로 쌀 가격이 kg당 2,000원을 넘긴 2,050원에 거래됐다. 옥수수는 더 심각하다. 4월이 되면 1,000원대로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드디어 현실로 나타났다. 평양, 청진, 함흥 등에서 1,000원에 거래됐고, 남포는 1,050원까지 올랐다. 그 밖의 지역에서도 900-950원으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다만 온성과 회령 등 함경북도 일부 국경 지역에서만 쌀이 1,600원, 옥수수가 650-750원대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3월 하순 주요 도시 쌀, 옥수수 가격

(단위:kg/북한 원)

평양남포평성함흥사리원원산청진
1,800-

1,900

2,0501,900-

1,950

1,9001,9001,9001,800-

1,850

옥수수1,0001,050950950900900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