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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132호

■ 시선집중

“간부들은 모든 문제를 감추기 급급해”

평성에 사는 정영호(57세)씨는 “간부들이 주로 하는 사업이라는 게 장군님께 기쁨과 영광만을 드리자고 하면서 모든 문제를 덮어 감추어 버리는 것이다. 그러니 모든 분야에서 진전이나 뚜렷한 개선을 이룰 수 없는 거”라고 현 식량난의 위기에 대해 간부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모든 문제의 원인을 찾아낸다는 것이 툭하면 자연재해 때문이다, 아니면 경제 제재와 봉쇄를 하는 미국 때문이다 그러면서 증오심과 적개심을 불러일으켜 군비를 확대하는 일에만 열중하고 있으니, 대중의 생활 개선은 어느 천년 해에나 하겠는 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개풍군 묵송리, 시인민위원회에 “제발 식량 좀 풀어 달라”

개성직할시 개풍군 묵송리 주민들은 묵송리 전체 주민의 이름으로 “나라에서 방도를 대서 먹을 것을 약간만이라도 풀어 줄 것”을 시 인민위원회에 제기했다. 묵송리는 사방이 산이고 큰 면적의 밭이 별로 없는 대신 뙈기밭이 군데군데 흩어져 있다. 밭이 주로 비탈진 곳에 많아 농사짓기가 힘들고 비료가 부족하다보니 해년마다 생산량도 감소 추세다. 올해 들어와 이른 봄부터 지금까지 대부분의 세대에서 식량이 바닥났다. 민둥산이나 바위산밖에 없어서 다른 고장과는 달리 먹을 수 있는 풀들을 뜯기도 힘들다. 식량이 없고 풀죽도 제대로 먹을 수가 없자, 집에 누워 아예 운신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한 집에 한 두 사람씩 생기고 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다.

김정환(52세)씨는 “조금 건장한 노동력이 농장 밭이나 다른 일을 하려고 해도 먹지 못하고서는 일을 할 수 없는 지경이라 올해 농사가 망태기가 되어가고 있다.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농사나 소토지도 다룰 수 없고 더 지탱해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주민들은 그래도 우리식 사회주의인데 어머니 당에 청원해 얼마간이라도 식량을 해결해 줄 것을 시인민위원회에 제기하기로 하고 리당에서 주민들의 청원하는 요구문을 시당에 올려줄 것을 바랬다. 리당에서도 주민들의 실정을 잘 알고 이런 식량난을 해결 할 수 없는지라 곧 시당에 반영했다”고 했다.

■ 경제활동

“노래를 마음대로 듣는 자유가 인상적”

해외 생활을 한 번이라도 하고 온 사람들은 할 말이 더 많다. 한석주(49세)씨는 “친척 방문을 갔다가 왔는데, 그 뒤부터 우리 생활에 이젠 진저리가 난다. 해외에서는 택시마다 방송이나 노래를 마음대로 들으면서 하고 싶은 말도 마음껏 하는 자유가 가장 인상이 깊었다. 그런데 우리는 해외 소식을 주고받는 것마저 엄금되어 있으니 너무 한심하다”고 말했다.

“특수한 사정 아니면 이혼 접수 받지 마라”

식량난이 점점 험악해 지면서 인심도 따라 박해지고, 가정불화가 심한 가정들도 늘어가고 있다. 요즘엔 주로 여성들이 이혼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생활난에 서로 네탓, 내탓하면서 다투거나 손찌검을 하거나, 술주정하는 일이 빈번하다. 올해들어 평성시에서 이혼율이 부쩍 높아져 중앙에 보고가 올라가기도 했다. 이에 중앙당에서는 전국 녀맹위원회 명의로 “특수한 사정, 특별한 정황이 아니면 이혼 신고 접수를 받지 말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앞으로 가정혁명화를 더 강화해 나갈 것을 제기했다. 게다가 차후 국가재판소에서 이혼하는 가정들에 대해 남편들은 무조건 단련대에 보낸다는 지침이 새로 내려졌다. 이 같은 강도 높은 이혼억제정책을 펴는 것은 이혼을 방지함으로써 사회적 혼란과 폐해를 막기 위해서이다. 이혼하려는 사람들은 재판받기 전에 재판소에 연줄을 놓거나 사업을 해서 단련대에 가지 않아도 되도록 손을 쓴다. 보통 10만원에서 15만 원 정도의 사례비가 든다. 이렇다보니 주민들 사이에는 “마음 안 맞아 따로 살려고 하는데, 이것도 돈 없으면 못하는 세상”이라며 한탄했다.

부강조국 건설 기치에 여성들의 노고 지대

“여성들은 부강 조국 건설 사업에 애국의 한 마음을 다 바쳐 나가자!”며, 부강조국 건설 기치에 여성들이 더욱 바빠졌다. 여성들은 장사나 뙈기밭 농사, 가정부나 각종 허드렛일을 찾아 어떻게든 가족들을 먹여 살리는 일을 하고 있다. 세대주들이 생계 부양 역할을 했던 것은 과거 배급이 그나마 잘 되던 시기의 얘기다. 미공급으로 넘어오면서 그 후 10년이 넘도록 가족들이 죽지 않고 버틸 수 있도록 한 데는 여성들의 노고가 지대하다. 가정사뿐만 아니라 각종 사회사업도 여성들이 단단히 큰 몫을 한다. 마을 청소부터 도로공사, 수해 복구공사 등 남자들도 하기 어려워하는 육체노동까지 거침없이 하고 있다. 오랫동안 녀맹생활을 하고 있는 리금영(52세)씨는 “지금 북한 현실은 80%의 세대가 여성들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성들이 없으면 국가가 유지되기 힘들 정도다. 지난 해 평양시 보통강 바닥 흙 파내기 공사도 시 가두녀맹원들이 해제꼈다. 여러 실례 많지만 신의주도 3월달 남신의주까지 도로 개건 확장공사를 시내 가두 여자들이 했다”고 말했다. 려민구(43세)씨는 여성들의 사회 노동 참가가 많은 데 대해 “남자들보다 여자들 시켜먹기가 한결 쉬워서 그런다. 무보수 로동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여자들이 고생을 많이 한다”고 했다.

계속되는 신의주 검열에 무역상인들 등 돌려

100일을 예정하고 내려온 신의주 검열이 한정 없이 길어지고 있다. 마지막 하나의 범죄까지 검열해야 한다는 방침 때문에 언제 끝날 지 아직 미지수이다. 신의주 내부에서는 검열이 올해 말까지 진행될 것으로 내다본다. 검열이 대폭 강화되면서 기간도 길어지다 보니 신의주의 무역 상인들과 화교들, 밀수업자들, 손전화기 휴대자들 등 법에 저촉될만한 사람들은 평양이나 평성, 해주, 남포, 원산 등으로 모두들 피신했다. 다른 도시에서 온 무역 상인들도 거듭되는 검열과 조사 때문에 불똥이 튈까 두려워 가급적 신의주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한다. 피치 못할 경우 최대한 신속하게 일을 보고 빠져나가려는 분위기다. 순천에서 신의주에 오가는 한상덕(52세)씨는 “하도 검열을 세게 하니까 신의주에 발붙이기가 아예 싫다”면서 자신 역시 예전에 비해 신의주 방문 횟수가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

“조선을 비렁뱅이 취급하지 마라”

함경북도 무산시의 산기슭에 초막집을 짓고 사는 한 늙은 부부가 소토지 밭에 일하러 나간 새 집안에 있는 옥수수 한 자루 반, 말린 산나물, 토끼, 옷 몇 벌 있는 것 마저 몽땅 도둑맞았다. 두 노인이 시당을 찾아가 통곡하면서 신소했다. 시당에서 보안서에 수사를 의뢰했고, 보안서에서는 곧 수사를 하겠다고 답했다. 이 두 노인의 사연을 우연히 듣게 된 중국 동포가 안타까움에 지갑에서 돈을 꺼내 주었다. 그러자 보위부 일꾼이 여권을 보자고 하면서 “우리 조선을 비렁뱅이 취급하는 가. 당장 내일 돌아가라”고 하면서 버럭 화를 냈다. 혹여 방문 중인 친척집에 불똥이 떨어질까 봐 그 중국 동포는 재삼재사 잘못했다고 사과했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이 사건을 전해들은 무산시 주민들은 “죽어가는 사람 살리는 것과 같은 좋은 일을 하려고 한 사람한테 이 무슨 웃기지도 않은 처사냐. 이건 정말 웃지도 울지도 못할 일”이라고 의견들이 많았다.

이에 대해 한 간부는 중국 동포가 처신을 잘 못한 것이라고 했다. “이럴 때는 대체로 보위원에게 먼저 수고 많으셨다며 ‘남은 돈이 좀 있어서 사례하고 싶어 그러니 좀 받아주십시오, 내 인사입니다’하고 먼저 찔러줘야 한다. 그 다음에 자기 친척이나 이번 일처럼 도움을 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넉넉지 않지만 그래도 잘 사는 것 같아 마음이 좋습니다. 그래도 좀 성의표시라도 하고 싶어 그러는 거니 부디 받아주십시오’ 이러면서 돈을 줘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이번처럼 바로 앞에서 돈을 주면 당의 체면이 어떻게 되겠나. 당의 자존심이 훼손당한 것이라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니, 그 보위부원더러 뭐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문화적 차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간부들은 모든 문제를 감추기 급급해”

평성에 사는 정영호(57세)씨는 “간부들이 주로 하는 사업이라는 게 장군님께 기쁨과 영광만을 드리자고 하면서 모든 문제를 덮어 감추어 버리는 것이다. 그러니 모든 분야에서 진전이나 뚜렷한 개선을 이룰 수 없는 거”라고 현 식량난의 위기에 대해 간부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모든 문제의 원인을 찾아낸다는 것이 툭하면 자연재해 때문이다, 아니면 경제 제재와 봉쇄를 하는 미국 때문이다 그러면서 증오심과 적개심을 불러일으켜 군비를 확대하는 일에만 열중하고 있으니, 대중의 생활 개선은 어느 천년 해에나 하겠는 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개풍군 묵송리, 시인민위원회에 “제발 식량 좀 풀어 달라”

개성직할시 개풍군 묵송리 주민들은 묵송리 전체 주민의 이름으로 “나라에서 방도를 대서 먹을 것을 약간만이라도 풀어 줄 것”을 시 인민위원회에 제기했다. 묵송리는 사방이 산이고 큰 면적의 밭이 별로 없는 대신 뙈기밭이 군데군데 흩어져 있다. 밭이 주로 비탈진 곳에 많아 농사짓기가 힘들고 비료가 부족하다보니 해년마다 생산량도 감소 추세다. 올해 들어와 이른 봄부터 지금까지 대부분의 세대에서 식량이 바닥났다. 민둥산이나 바위산밖에 없어서 다른 고장과는 달리 먹을 수 있는 풀들을 뜯기도 힘들다. 식량이 없고 풀죽도 제대로 먹을 수가 없자, 집에 누워 아예 운신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한 집에 한 두 사람씩 생기고 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다.

김정환(52세)씨는 “조금 건장한 노동력이 농장 밭이나 다른 일을 하려고 해도 먹지 못하고서는 일을 할 수 없는 지경이라 올해 농사가 망태기가 되어가고 있다.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농사나 소토지도 다룰 수 없고 더 지탱해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주민들은 그래도 우리식 사회주의인데 어머니 당에 청원해 얼마간이라도 식량을 해결해 줄 것을 시인민위원회에 제기하기로 하고 리당에서 주민들의 청원하는 요구문을 시당에 올려줄 것을 바랬다. 리당에서도 주민들의 실정을 잘 알고 이런 식량난을 해결 할 수 없는지라 곧 시당에 반영했다”고 했다.

“불만이 있어도 없는 척”

평양의 고위 간부들이라고 할 말이 없지 않다. 한 고위 간부는 “나처럼 그런대로 먹고 살만한 간부들도 올해에는 식량난 타격을 확실히 받고 있다. 전기와 물 사용도 제한 받고 있어 제대로 목욕도 못하는 생활을 한다. 아예 못 먹어 굶주려 죽어가는 사람들에 비하면 나 같은 사람은 별천지 생활을 하고 있는 거지만, 확실히 주위 분위기를 탐색해보면 하도 사는 게 험해지다보니 옛날에 비해 불만이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식량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생각은 고위 간부들도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나부터도 감히 내 모가지를 내놓을 수 없어 불만 있어도 없는 척, 하고 싶은 말 있어도 없는 척 꾹 참고 있을 뿐이다. 괜히 말 한 마디 잘 못했다가 대대손손 풍비박산 날 일이 뻔한 데 어떤 강심장이라고 감히 뭐라고 건의 하겠냐”라며 여론 형성의 어려움을 얘기했다.

“농사는 천하지대본이라는데”

한 주민은 “농사는 자고로 천하지대본이라고 일컬어왔는데 우리 장군님이 나라 일에 너무 애쓰시기 때문에 그러시겠지만 농사를 크게 중시하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 그 례라면 기념행사, 정치적인 대회에는 빠지지 않고 모습을 보이시지만, 농업 대회와 같은 실무 대회에서는 모습을 잘 나타내지 않으신다. 공장이나 농장을 현지지도 하는 차수(횟수)가 군인 초소나 군부대를 찾아다니시는 차수(횟수)보다 너무 적지 않은 가하는 말들도 있다. 간혹 현지 지도를 하시는 농촌이나 공장들도 다 운영이 그런대로 잘 되는 곳들이 대부분이라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인민들의 생활이나 경제 문제에 대한 료해가 적으니 그만큼 해결 대책도 안 나오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라고 말하며, 농민들이 느끼는 섭섭함을 조심스럽게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