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집중

중앙당 회의, “식량 문제 풀릴 가능성이 없다”

지난 5월 21일 중앙당에서 국가 식량 문제에 관해 회의가 열렸다. 이 날 회의에서는 대체로 “현재로서는 식량 문제가 풀릴 가능성이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회의참가자들은 “농사가 완료될 때까지 백성들이 굶어죽지 않도록 최대한 예비량을 탐구해 먹여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고식량조차 거의 떨어져 외국에서 수입하거나 지원이 들어오지 않는 한 별다른 방법이 없는 상태다.

신포군에서도 연이어 아사자 발생

함경남도 신포군에서도 신포양로원에 이어 이 지역 관내에서 아사자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원양수산기지로서는 조선에서 제일 크고 잘 나간다는 신포군 수산사업소의 경기가 좋지 않아 노동자들이 식량난을 겪고 있다. 대체로 농촌지역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이곳에서도 하루 한 끼니를 풀죽으로 연명하는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풀죽으로 배를 채우다보니 기력이 없는 아이들과 노인들이 먼저 죽는다. 신포읍에 사는 최모씨집에서는 얼마 전 68세된 노모가 기력을 다해 그만 숨지고 말았다. 이웃들은 서로 누구네 집에서 누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주고 받으며 불안해하고 있다.

■ 경제활동

“집 없는 사람 지방으로”, 평양시 인구 감축 실시

평양시에 집이 없어서 친척이나 친구, 직장 동료들의 집에 함께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평양시 당국은 이번에 인구 조사 정리 사업을 하면서 특별 사유가 없는 한 집이 없는 대상자들을 모두 지방에 내려 보내기로 했다. 평양시는 그동안에도 주택이 충분하지 않고, 전기, 물, 난방 소비량 등을 고려해 해년마다 직장 인원을 꾸준히 감축해왔다. 신체가 허약 하거나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일차 대상으로 삼아 지방에 내려 보냈다. 이때마다 기업소나 직장에서는 모두 조마조마해하며, 지명당한 사람들이 당 비서나 지배인과 한바탕 크게 다투는 일이 목격된다. 혼인관계를 맺을 때 한쪽이 지방 출신이면 무조건 지방으로 내려 보낸다. 소소한 비법행위에 걸려도 마찬가지다. 평양 시민들 중에 성분이 안 좋거나 범죄 전과자가 단 한 명이라도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평양시의 이 같은 감축은 배급이나 생활필수품 등 시민들의 수요에 비해 공급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데 대한 일종의 자구책이다.

단속 빌미로 주민 괴롭히던 보안원, 군인에게 몰매 맞아

각 시, 군 보안서 주야간 순찰대 보안원들이 단속을 빌미로 주민들에게 물건을 강탈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법에 어긋나는 사안이 아닌데도 물건을 회수하려고 어떤 트집을 잡아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보안원들이 많다. 지난 5월 12일 함경남도 함흥에서는 야간 순찰을 돌던 보안원이 길을 지나가던 주민을 불러 세워 트집을 잡았다. 원산에서 물건을 떼서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라 꽤 쓸 만한 물건이 많았다. 그냥 지나가도록 길을 비켜주지는 않고 계속 꼬투리 잡을 게 없나 이것저것 뒤져보며 시비를 거는 모양을 보고 함께 있던 군인이 보다 못해 싸움을 걸었다. 군인 한 명의 힘을 당해내지 못하고 보안원 2명이 반죽음되게 몰매를 맞아 시병원에 입원했다. 이 소식을 들은 구정미(38세)씨는 “언제고 당할 줄 알았다. 뺏어먹어도 정도껏 해야지. 요즘 식량이 없다보니 뭐 건질만한 거 없나 하고 더 눈이 시뻘개져서 찾고 다니는 것 같다”고 했다. 한 보안원도 “함흥과 흥남시를 보면 정말 못 사는 사람들은 하루 한 끼니 풀죽 한 번 챙겨먹기도 힘들어 한다. 옛날에 아무리 못해도 하루 세 끼를 꼬박 꼬박 옥수수밥으로 먹고 살던 한 40% 정도의 세대는 요즘에 아침, 저녁으로 두 끼니를 겨우 죽으로 때우고 있는 실정이다. 시 전반적으로 식량 사정이 너무 어려워지다 보니 예전보다 더 무리하게 단속하는 사람들도 많아지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살기 괜찮다는 신의주도 냉랭

사를신의주는 전국적으로 일반 주민들의 생활이 비교적 괜찮은 편에 속한다. 살기 좋은 고장이란 뜻이 아니라 국가적 공급이 전혀 없어 모두 장사에 나서는 판에 신의주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그만큼 장사로 돈 벌기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신의주 시민의 약 80% 가량이 시장에 나가 장사를 하거나 도매 장사와 시장 주변의 허드렛일 등 시장 관련한 수입으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몇 잘 사는 간부 집들을 제외한 웬만한 집들은 여자들이 전문 장사에 나서 생계를 유지해왔다. 게다가 이들의 장사가 다른 지역보다 더 유리한 이유 중 하나는 장사 물품을 외상으로 가져다주는 ‘뿌리개’들이 있다는 점이다. 이 뿌리개들은 대부분 화교들로, 단동에서 물건을 넘겨온다. 신의주 주민들은 이들로부터 넘겨받은 물건을 시장에서 소매로 장사하거나 사방팔방의 각 도시에서 온 장사꾼들에게 넘겨주고 중간에서 얼마간 돈을 받는다. 또 직접 원산, 평성, 사리원 등지로 돌아다니며 도매로 넘기기도 한다. 그런데 이 곳 주민들 역시 올해 들어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는 게 여실히 느껴진다고 말한다.

중앙당 비사회주의그루빠 검열과 군부대 관련 무역회 검열하는 보위사령부 검열이 계속되고 있어 무역회사들이 잔뜩 얼어붙은 상태다. 이번 검열로 차압되거나 아예 무역이 중지되는 등 타격을 크게 받은 무역회사들이 많다. 무역회사들이 초토화되다보니 신의주에서 나오는 상품들의 값이 올라가고 있다. 전기전자제품 등 일체 공업품들이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상품이 고갈된 상태다. 텔레비전, 냉장고 등 중기제품을 판매하는 고흥삼(55세)씨는 장사가 너무 안 되자, “인제는 장사하면 할수록 본전마저 까먹는데 죽을 지경”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평안북도의 식량난 여파가 신의주에도 미치면서 사람들이 시장에 나와도 식량만 신경 쓰지 다른 상품들은 쳐다보지도 않는다며 하루 밥벌이하기가 이렇게 어려운 적은 없었다고 말한다. 이렇듯 비교적 괜찮게 산다는 신의주도 각종 검열로 경기가 얼어붙어 돈 벌 길이 끊어지는 바람에 헤매는 사람들이 많다.

“농사 문제 해결하려면 영농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농사 문제에 대해 간부들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협동농장관리위원장인 박모씨는 “해마다 로동자, 학생, 심지어 군인까지 총동원해 농사를 짓고는 있지만, 농장원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로동에 참가하도록 이끌지는 못하고 있다. 농사짓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까 해마다 생산량이 떨어진다. 정치적인 고압수단으로 동원시켜봤자 눈가림일 뿐, 이런 수법으로 장시간 농사를 잘 해낼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사실을 점차적으로 모두들 인식해가고 있다”고 했다.

황해남도의 경우 과거 곡물 생산량을 살펴보면 옥수수는 한 정보당 6-7톤까지 낼 수 있었고, 쌀은 한 정보당 5톤씩 내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다 점차 농토의 산성화로 피폐해지고 비료 부족 등으로 한 정보당 2-3톤 나오면 괜찮은 편이 됐다. 논밭에서 3톤 이상이 나오면 최상에 속한다. 박씨는 이렇게 생산량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 것을 두고 전적으로 수해 피해 탓으로 돌리는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그는 “1960년대부터 등장한 영농 방식을 조금도 변함없이 해왔는데 좋은 일면이 있으면 부정적인 일면도 있을 게 아닌가. 나쁜 점들을 찾아내고 총화해서 나라와 인민 대중에게 보다 리로운 생산 방식을 모색할 것을 바라는 추세가 농장원들 속에서 날로 커져가고 있다”며 사회적으로 이런 논의를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루빨리 농업 문제의 근본 개선 방안을 내는 것이 우리식 사회주의를 지켜나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농사 흉년 예상, “무엇보다 못 먹는 농민들이 핵심 문제”

오성근(57세)씨는 무엇보다 굶고 있는 농민들이 핵심 문제라고 지적했다. “농장원들이 제대로 먹는다고 해도 일을 잘 못하는데, 못 먹으니 일하러 나오는 농민들이 없다. 일을 잘하나 못하나 농민들이 일단 농사를 지으러 나와야 한다. 예로부터 ‘먹은 소가 (똥을) 눈다’고 먹지 못하고서야 어떻게 일하러 나올 수 있겠나. 아무리 1등 훈장 탄(충성심 깊은) 사람이라도 하루 이틀이나 지탱할 수 있지 장기적으로는 힘내 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에 소토지 일은 새벽 3시부터 나갔다가 한밤중에 별을 이고서야 돌아오는 것이 보편적이다. 소토지는 일반적으로 산간지대에 있으며 넓은 벌이 있는 고장에는 별로 없다. 그러다나니 소토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산간지역 사람들이 곡창지대 농장원들 보다 더 버틸만해 보인다. 모두들 소토지에 열중해 힘내서 일하고 농장일은 시간만 때우는 식으로 일하는 것이 너무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아무리 비옥한 땅과 좋은 종자를 구비한다손 쳐도 지금처럼 개인에게 분배가 잘 안 된다면 앞으로도 농사가 잘 될 리 없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농민들, “올해도 심한 흉년일 것”

중장년 농장원들 사이에서는 올해 농사가 심한 흉년일 것이라는 데 별 이견이 없다. 평생 농사만 짓고 살아온 이들은 한결같이 “농사를 잘 지으려면 종자가 일단 알쭌해야(알이 통통하고 골라야) 하고, 땅이 비옥하고, 화학비료가 넉넉해야 하며, 기상조건이 알맞아야한다”고 말한다. 농사만 서른다섯 해 넘게 지어왔다는 김한석(58세)씨는 “여러 해째 우량종 종자 개량이라는 것이 거의 없는 것은 그렇다 치고, 올해 식량이 일찌감치 바닥나면서 많은 농장들에서 식량이 부족해 종자마저 식량으로 먹느라 종자가 얼마 남지도 않았다. 특히 올해에는 화학비료가 전혀 없이 농사를 하라고 하니 모두들 아연실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농사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바로 비료라는 얘기다.

림화승(63세)씨도 올해 흉작이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로 비료를 꼽았다. “나라에서는 매 사람당 말린 퇴비를 5kg씩 모으라고 하면서 자력갱생 농사를 해내야 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나만이 아니라 많은 농장원들이 이런 비료는 채소 심는 데에나 적합한 것이지 논밭이나 큰 면적의 밭에는 적합하지 못하며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농작물에 해를 끼친다고 한결같이 말한다. 가금류를 키우는 것도 예전만 못해서 가축들의 똥으로 퇴비 만드는 일도 쉽지 않다. 흙을 절반 이상 섞기 때문에 비료의 질이 확실히 떨어진다”며, 비료 대책이 별로 없다고 한숨지었다.

중앙당 회의, “식량 문제 풀릴 가능성이 없다”

지난 5월 21일 중앙당에서 국가 식량 문제에 관해 회의가 열렸다. 이 날 회의에서는 대체로 “현재로서는 식량 문제가 풀릴 가능성이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회의참가자들은 “농사가 완료될 때까지 백성들이 굶어죽지 않도록 최대한 예비량을 탐구해 먹여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고식량조차 거의 떨어져 외국에서 수입하거나 지원이 들어오지 않는 한 별다른 방법이 없는 상태다.

중앙당 회의, “식량 문제 풀릴 가능성이 없다”

지난 5월 21일 중앙당에서 국가 식량 문제에 관해 회의가 열렸다. 이 날 회의에서는 대체로 “현재로서는 식량 문제가 풀릴 가능성이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회의참가자들은 “농사가 완료될 때까지 백성들이 굶어죽지 않도록 최대한 예비량을 탐구해 먹여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고식량조차 거의 떨어져 외국에서 수입하거나 지원이 들어오지 않는 한 별다른 방법이 없는 상태다.

신포군에서도 연이어 아사자 발생

함경남도 신포군에서도 신포양로원에 이어 이 지역 관내에서 아사자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원양수산기지로서는 조선에서 제일 크고 잘 나간다는 신포군 수산사업소의 경기가 좋지 않아 노동자들이 식량난을 겪고 있다. 대체로 농촌지역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이곳에서도 하루 한 끼니를 풀죽으로 연명하는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풀죽으로 배를 채우다보니 기력이 없는 아이들과 노인들이 먼저 죽는다. 신포읍에 사는 최모씨집에서는 얼마 전 68세된 노모가 기력을 다해 그만 숨지고 말았다. 이웃들은 서로 누구네 집에서 누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주고 받으며 불안해하고 있다

산간지역은 소토지덕분에 그나마 생계유지

작년에 수해 피해가 심했던 지역인 황해남북도와 평안남북도 등 서해안 일대 지역에는 기본적으로 주민들의 식량이 없고 풀죽도 먹기 어려워 아사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반면 수해 피해가 상대적으로 덜한 산간지대들은 소토지로 먹고 살고 있다. 특히 조중국경지역에서는 그래도 옥수수밥을 먹는 집이 아직 다른 지역보다는 많은 편이다. 소토지를 갖고 있는 주민들은 농작물 관리에 작년보다 더 신경을 많이 써야할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해마다 아직 여물지 않은 농작물을 파헤쳐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식량이 일찌감치 떨어진 집들이 많아 가만 놔두지 않을 게 아니냐며 농사하는 것도 힘들지만 지키는 건 더 어렵다고 말했다.

강서군 강제로 농촌동원 나서

평안남도 남포시 강서군에서는 모내기가 한창이어야 할 때 일하러 나오는 농민들이 없어 농사 진척을 제대로 못 시키고 있다.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농민들이 꼼짝도 하지 않자 급기야 강경 동원에 나섰다. 지난 5월 25일, 강서군당은 “보안서가 책임지고 해당 작업반장과 함께 세대들에 가서 끌어내다가 일을 시키라”고 지시했다. 이에 보안원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산나물 뜯으러 다니는 농민들은 물론 몸져누워있는 농민들까지 억지로 일으켜 세워 농장으로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