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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143호

■ 시선집중

함경북도 조류독감 바이러스 비상

지난 6월 9일, 함경북도 청진시에서는 도, 시, 군 비상방역지휘부의 책임자들이 모여 조류독감 바이러스 관련 긴급 비상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는 모든 비상방역 책임자들이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발생한 지역과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방역 감시원을 파견해 수시로 감시할 것을 결의했다. 또 고열을 동반한 질병을 앓고 있는 2-8세 어린이들을 세심하게 관찰하며, 조류독감이라고 판명되는 즉시 그 구역을 격리시켜야 한다고 했다.

한편 함경북도 화성군 16호 보위부 관리소 안에서 수 십 마리의 까치가 죽어있는 것이 발견됐다. 까치가 무리죽음한 지 3일 만에 관리소 보위부원의 5살 된 아이 한 명이 사흘 동안 고열증세를 앓다가 죽었다. 또 이틀 뒤에는 죄인 두 명이 같은 증세를 보였고, 하루 뒤에 또 3명이 감염됐다. 현재 관리소 구역 안에서 사람들을 격리시키고, 수의방역의사들이 긴급히 방역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병명은 아직 뚜렷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단동-신의주 식량 밀수 배에서 총격 사고 발생

지난 5월 초 신의주와 단동 경계에서 총격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로 중국 측에서 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사전 약속 없이 식량을 싣고 들어오던 밀수 배를 조선 측 경비정이 검문하던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황한 중국인 밀수꾼들이 배에 올라온 조선 측 군인 두 사람을 습격해 물에 빠뜨렸고, 급습에 놀란 북한 해상경비대원이 중국 밀수꾼들에게 총을 발사해 밀수꾼 세 명이 이마에 총을 맞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중국에서는 밀수꾼들이 불법적으로 걸려 발생한 사고이기 때문에 아무 항의도 못하고 덮었으나, 이 일로 한 때 국경 정세가 긴장해 식량 밀수가 일체 중단됐었다. 5월 중순을 넘어가면서 다시 밀수가 활발해지고 있다.

■ 경제활동

위조지폐 생산자 구속

지난 5월 23일, 평안남도 평성시 평성동에 사는 차성철(36세)씨와 동료 2명이 위조지폐 생산유통 혐의로 전격 구속됐다. 이들은 그동안 중국에서 인쇄기를 사들여 5천 원짜리 국내 화폐를 만들어 유통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가짜 돈의 출처를 쫓던 국가보위부의 수사망에 걸려 이번에 체포됐다.

남조선 월남하려고 했다며 강제 조사

지난 5월 28일, 함경남도 흥남항에서 낙지잡이(오징어잡이) 배 한 척이 조선 해군 경비정에 끌려 들어왔다. 배에 타고 있던 5명의 노동자들은 남조선에 도주하려고 했다는 혐의로 붙잡혔다. 이들은 국가안전보위부에 인계돼 지금까지 심문을 받고 있다. 낙지잡이 노동자들은 모두들 남조선으로 월남할 생각은 꿈에서조차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들은 이웃들은 “그럴 리가 없다. 가족들이 여기에 다 있고 같이 잡힌 리씨는 애 낳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가려고 했을 리가 없다. 왜 이런 날벼락 같은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하루빨리 오해가 풀려 나왔으면 좋겠다”며 모두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어리둥절해하는 모습이었다.

요즘 낙지잡이를 시작할 시기인데 함흥시를 포함한 동해안 지역에서는 낙지잡이 배가 작년보다 줄어들었다. 당국이 바다출입증명서를 작년보다 잘 내주지 않기 때문이다. 당국의 이 같은 제약에 대해 함흥의 김철언(43세)씨는 “작년 8월인가? 청진시 송평구역에서 남조선으로 도주한 세대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사건이 컸다. 그 때부터 제한이 더 심해졌다”고 얘기했다. 청진에 사는 려민구(47세)씨도 “작년에 동해바다 지역 관내에서 낙지벌이 배타고 월남한 사람들이 있어서 올해는 청진시나 함흥시에서 많은 낙지배들이 회수됐다. 또 신분이 명백하지 못한 사람들은 일체 바다출입을 중지시키고 배를 회수한다. 지금도 회수작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낙지잡이(오징어잡이)배들에 대한 당국의 단속은 국가보위부의 특별 지시에 따른 것이다. 당국은 작년 함경북도 청진에서 한 세대가 월남한 사건이 발생한 뒤 올해는 원천봉쇄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바 있다. 동해안의 선박을 단속하는 초소들은 고깃배들의 움직임을 더 세심하게 주시해야 한다. 또 기름을 많이 가지고 바다에 나가는 대상을 단속하고, 다른 지역에서 온 어부들은 바다에 나가지 못하게 한다. 만약 탈북자가 나오면 해당 초소의 초소장과 그날 근무했던 사람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이 소식에 청진 주민들은 낙지 잡으러 바다에 나가지 못하면 살기가 더 바빠질 것이라며, 올해 낙지를 못 잡으면 어떻게 살겠느냐며 한숨만 쉬고 있다.

농촌 동원에서 자녀 빼내는데 10-15만원

올해 농촌 총동원 기간은 지난 5월 15일부터 7월 25일까지 70일 동안 진행된다. 학생들은 이 기간 동안 약 한 달간 동원되는 데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일해야 하니 어린 학생들로선 너무 고된 노동일 수밖에 없다. 어느새 당연한 일이 됐지만 돈 있는 학부모들은 농촌 동원에서 자녀를 빼내려고 아무리 큰돈도 마다하지 않고 학교 선생님이나 관련 간부들에게 뒷돈을 찔러 넣는다. 간부나 잘 사는 집들에서는 여러 이유를 만들어 10-15만원 상당의 돈을 주고 자녀를 빼낸다. 청진시 포항 중학교에 아이를 내보내고 있는 장철남(49세)씨는 “선생님들한테는 이 기간이 돈 벌 기회나 마찬가지다. 사회상에 제기되는 여러 가지 동원이나 훈련에 돈만 있으면 참가 확인 증명서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이제 일도 아니다. 자식 아끼는 마음이야 돈 있는 사람, 없는 사람 다를 게 없어 할 수만 있다면 누구나 자녀를 동원에서 빼내고 싶어 하기 때문에 크게 비난하는 사람도 없다”며 달라진 세태를 지적했다.

“중국은 개혁해서 개들도 이밥 먹는다는데”

앞에서는 목이 쉬도록 만세를 불러도 뒤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현재 주민들의 모습이다. 한두 해도 아니고 10년 넘게 식량난, 생활난이 계속되는데도 각종 명목으로 밤낮 충성의 모임만 끝없이 하는 것에 너무 지치고 고되다는 것이 주민들의 일반적인 목소리다. 원산에 사는 고충덕(43세)씨는 “모범을 보여야 할 간부들과 사법 일꾼, 군인들이 오히려 법을 잘 지키지 않고 있다. 어떻게 하면 백성들의 피와 살점을 뜯어먹을 수 있을까 혈안이 돼서 강도, 도적, 사기 협작에만 열 올리고 있다”고 간부계층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중국에서는 개혁을 해서 그 많은 인구들이 먹고 입는 문제를 해결했다고 들었다. 사람은 물론이고 개들도 이밥을 먹는다고 한다니 그저 꿈처럼 들린다. 그런 세상을 언제쯤 볼 수 있겠느냐”고 탄식했다. 그는 이어 “간부들이 개혁을 못해서 조선 백성들은 중국 개보다도 못한 생활을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신양군에서는 산나물 뜯기 운동

평안남도 신양군에서는 식량난에서 살아남기 위해 산나물 뜯기 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 지역의 산과 들에는 민들레, 냉이, 뽕구대, 씀바귀 등 각종 풀들을 대량으로 뜯는 사람들로 새까맣게 뒤덮였다. 단오가 지나면 풀독이 심해질 것을 우려해 단오절이 지나기 전에 산나물을 많이 뜯어야 한다면서 너도나도 산나물 뜯기에 나선 것이다. 주민들은 산나물이 벼 뿌리를 갈아먹는 것보다 훨씬 먹기가 좋다며 산나물을 하나라도 더 뜯기 위해 애썼다. 단오절을 보낸 후에도 산에는 여전히 풀을 뜯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평성에서 무장 강도 집단 활개

평성시 보안당국은 집단 무장 강도가 출몰하는 바람에 비상에 걸렸다. 올해 들어 5-6명씩 무리 지어 전문적으로 도적질, 강도, 날치기 등을 하는 집단이 등장했는데, 심지어 총과 마취제 등을 소지하고 다니는 것으로 밝혀져 주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주로 기차에서 승객들을 대상으로 탈취하는데, 한 장사꾼은 이들이 권하는 음료수를 잘못 마셨다가 변을 당했다. 마취제가 들어있는 줄 모르고 마셨다가 당시 소지하고 있던 장사 물품과 현금 170여만 원을 모두 털린 것이다. 이밖에도 밤에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총을 들이대는 통에 혼비백산하고 가진 것을 모두 내주고 겨우 목숨을 부지한 주민들도 여럿이다. 무장 강도 집단에 대한 소문이 퍼져나가면서 평성 시민들은 가급적 밤에 집밖으로 나가지 않고 있다. 이 일이 중앙당에 직보되면서 짧은 시일 내로 무조건 해명하라는 지시에 따라 보안당국이 전면 수사에 나섰다.

아직 여물지 않은 감자 도둑 극성

햇감자가 나오려면 멀었는데, 아직 여물지도 않은 감자를 벌써부터 도적질해가는 통에 감자가 남아나지 않아 비상이다.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에 사는 최광철(67세) 할아버지는 얼마 전 군인들에게 감자밭을 몽땅 털렸다. 할머니와 단둘이 풀죽으로 연명하며 그나마 감자 먹을 희망으로 살고 있는데, 지난 6월 1일 밤에 군인들이 다 헤집어 가는 바람에 유일하게 남은 희망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할아버지는 당장 읍사무소 사무장을 찾아가 주둔군 5사단 10연대에 있는 군인들이 감자를 도적질해간 것 같다고 신소(신고)했다. 당국은 범인 2명을 찾아내 군민관계를 훼손시킨 죄로 강직시키는 등의 처벌을 내렸다. 최씨 할아버지는 “그 군인들을 벌 줘봤자 뭐하겠느냐. 감자가 다시 나올 것도 아니고. 우리 두 늙은이가 이제는 뭘 믿고 살아야 할 지 정말 깜깜하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하소연했다. 한편 철원군 주민들은 현재 식량이 없어 풀죽을 먹고 있는 세대가 가장 많고, 그것조차 먹지 못해 굶고 있는 세대들도 상당히 많은데 이들은 아직 여물지 않은 감자를 캐먹고 있다. 감자 농사를 짓는 주민들은 도둑이 들까 봐 바짝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교장선생님, “앞쪽 주민들이 굶어죽는데 운동회 열 수 없어”

6월 6일 소년단 창립절을 맞아 함경북도 회령시에서도 학교별로 체육대회를 조직하는 등 선생님과 학생들이 오랜만에 흥겨운 하루를 보냈다. 다만 강안중학교에서는 이 날 아무런 행사를 하지 않고 조용히 지나갔다. 요즘같이 살기 힘든 시절에 학교에서 학부모들을 도와주기는커녕 운동회를 한답시고 도리어 부담을 줘서야 되겠느냐는 교장선생님의 지침 때문이었다. 일부 선생님들이 “다른 학교들은 다 하는데 우리만 안 하면 학생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겠느냐”며 재고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장선생님은 “우리가 운동 경기를 조직해서 하루 쓸 돈이면 그 돈을 모아 굶어죽고 있는 강원도 주민들을 도와주는 것이 낫다. 황해도, 강원도 등 앞쪽에서는 백성들이 식량이 없어 굶고 있고, 굶어죽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래도 좀 살만하다고 경기대회를 여는 것은 사람 도리 상 맞지 않다. 우리는 장군님의 배려 덕분에 배급이라도 나오지만 앞쪽이 얼마나 어려우면 여기까지 와서 식량을 구해가려고 사람들이 계속 찾아오겠냐.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자숙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황해남도 지역, 소년단 창립절 기념행사 못 열어

지난 6월 6일은 소년단 창립절이라 전국의 각 학교에서는 봄 체육대회와 등산놀이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그러나 황해남도 배천군, 룡연군, 옹진군 등에서는 별다른 행사를 열지 않았다. 당장 굶고 있는 세대가 많은 데 괜히 체육대회 등을 조직해 학부모들에게 더 큰 부담을 지울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함경북도 조류독감 바이러스 비상

지난 6월 9일, 함경북도 청진시에서는 도, 시, 군 비상방역지휘부의 책임자들이 모여 조류독감 바이러스 관련 긴급 비상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는 모든 비상방역 책임자들이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발생한 지역과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방역 감시원을 파견해 수시로 감시할 것을 결의했다. 또 고열을 동반한 질병을 앓고 있는 2-8세 어린이들을 세심하게 관찰하며, 조류독감이라고 판명되는 즉시 그 구역을 격리시켜야 한다고 했다.

한편 함경북도 화성군 16호 보위부 관리소 안에서 수 십 마리의 까치가 죽어있는 것이 발견됐다. 까치가 무리죽음한 지 3일 만에 관리소 보위부원의 5살 된 아이 한 명이 사흘 동안 고열증세를 앓다가 죽었다. 또 이틀 뒤에는 죄인 두 명이 같은 증세를 보였고, 하루 뒤에 또 3명이 감염됐다. 현재 관리소 구역 안에서 사람들을 격리시키고, 수의방역의사들이 긴급히 방역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병명은 아직 뚜렷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단동-신의주 식량 밀수 배에서 총격 사고 발생

지난 5월 초 신의주와 단동 경계에서 총격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로 중국 측에서 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사전 약속 없이 식량을 싣고 들어오던 밀수 배를 조선 측 경비정이 검문하던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황한 중국인 밀수꾼들이 배에 올라온 조선 측 군인 두 사람을 습격해 물에 빠뜨렸고, 급습에 놀란 북한 해상경비대원이 중국 밀수꾼들에게 총을 발사해 밀수꾼 세 명이 이마에 총을 맞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중국에서는 밀수꾼들이 불법적으로 걸려 발생한 사고이기 때문에 아무 항의도 못하고 덮었으나, 이 일로 한 때 국경 정세가 긴장해 식량 밀수가 일체 중단됐었다. 5월 중순을 넘어가면서 다시 밀수가 활발해지고 있다.

함경남도 장진군에서 수족구병 발병

함경남도 장진군에서 수족구병이 발병했다. 수족구병에 걸린 어린 아이들이 고열에 시달리고 있다. 병원에서는 특별한 치료약이나 대책이 따로 없어 기본적으로 격리시키고 관찰하는 선에 머무르고 있다. 부모들은 병을 앓고 있는 자녀를 유치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보살피고 있다. 부모들은 딱히 치료약이 없다는 소리에 애만 태우고 있다.

함경남도 정평군 조류독감 발병

지난 6월 3일 오후 5시경, 함경남도 정평군 공군사령부 소속 고사총 구분대 뒷산에서 여러 마리의 새들이 죽어있는 것이 발견됐다. 함흥시 비상방역지휘부에서 내려와 실태파악에 나선 결과 조류독감 전염병으로 판명됐다. 정평군 당국은 조류독감이라는 발표를 하지 않고 대신 비슷한 형태의 병이라고만 전했다. 다음날 아침에도 정평군에서 여러 마리의 제비들이 죽어 있는 것이 발견됐다. 당국은 주민들이 자주 다니는 도로를 전염병 발생 구역으로 지정하고, 주민들에게 집짐승(가금류)을 잘 관찰해 이상이 생기면 비상방역지휘부에 알리라고 했다. 지휘부는 아직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태다. 현재 전국적으로 모든 공장, 기업소, 단위나 공공건물에는 “조류독감 전염병을 미리 막자”는 글을 붙여놓고 주민들이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