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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179호

■ 시선집중

량강도 선군청년발전소 하루 세 끼 감자로 연명

량강도 백암군의 선군청년발전소 건설 현장에도 식량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건설노동자들은 통옥수수밥이나 국수를 먹어본 지가 벌써 한 달이 넘는다고 말한다. 7월 초순부터는 하루 세끼를 통감자로 때우고 있다. 그렇다고 감자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사정이 아니다. 끼니마다 몇 개씩 제한돼있어 돌아서면 금방 허기진다고 한다. 건설 지휘부에서는 장마철이 오기 전에 건설 속도를 더 빨리 내야 한다며, 식전인 오전 5시부터 저녁 8시, 늦으면 9시까지 일을 하도록 다그친다. 잘 먹지 못하는데다 노동 강도가 세서 요즘 부쩍 앓아눕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나마 돈이 좀 있는 건설 노동자들은 시장에 나가 먹을 것을 사먹는다. 그렇게 해도 배고프다고 하는데, 이런 여유가 없는 노동자들은 주린 배를 움켜쥐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건설지휘부에서는 이미 여러 번 식량 문제를 해결해달라며 상급단위에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다. 이에 재차 빠른 시일 내에 식량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으면 부득불 건설을 잠시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올리기도 했다.

강원도 안변군, 배급 나올 것이라는 기대 완전 포기

강원도 안변군의 공장, 기업소 노동자들과 주민들은 올해 배급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완전히 접었다고들 말한다. 행여나 하면서 7월까지 적은 양이라도 배급이 나올까 기대감이 있었는데, 이제 7월이 다 가는데도 배급이 나오지 않아 완전히 절망감만 든다고 했다. 금년도는 아무래도 배급을 더 이상 구경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것이 이 곳 주민들의 일치된 견해다.

황금철(49세)씨는 “전국적으로 군인들도 하루 두 끼 먹는 운동을 하고 있다고 하고, 군관 가족들도 배급이 없다는데, 우리 같은 백성들이 무슨 배급을 꿈꿀 수 있겠나. 내 아는 사람들끼리도 앞으로 우리가 배급 쌀을 공급받는 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라고 의론한다. 가을 햇곡식이 나오기 전까지 자급자족해야 하기에 모두 다 먹고 살기위한 생활전선에 떨쳐나서고 있다”고 주민 여론을 전했다.

이 곳 주민들은 황씨의 말처럼, 햇곡식이 나올 가을 수확기 전까지 어떻게든 먹을 것을 확보하기 위해 더욱 바쁜 여름을 보내고 있다. 그들은 사회동원만 시키는 공장, 기업소에 나가는 것을 그만두고, 척박한 땅이라도 힘들게 일궈놓은 소토지에 가을배추나 무 하나라도 더 심으며 소토지 농사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또 일부는 산에서 약재 캐는 일에 매달리거나 돈벌이를 찾아 물고기 잡는 일이라도 찾으려고 바닷가로 떠나기도 한다.

■ 경제활동

무성한 농촌 풀밭, 혁명사업 고장 무색

함경북도 온성군 두루봉리는 김일성 주석이 청년 시절에 혁명 사업을 하던 고장으로서 명절 때나 행사가 있을 때에는 견학을 오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다른 농장들보다 이 농장의 농장원들의 정치사상 각오가 그만큼 높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 식량 사정이 막심한 나머지 이 곳 농장원들도 다들 끼니마련에 분주해 미처 김매기에 나오지 못해 옥수수밭과 콩밭 등에는 풀이 무성하게 자랐다. 이에 군당에서는 온성읍 녀맹원과 온탄구 녀맹원들을 총동원해 김매기를 하고 있다.

현지 지도했던 고장도 이젠 풀죽 먹는 신세

함경북도 연사군 남작리는 산 좋고 물 맑은 고장으로 농사가 아주 잘 되기로도 소문난 곳이었다. 1991년에는 김일성 주석이 몸소 현지 지도한 고장으로, 이 곳 주민들의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오늘날 남작리는 연사군에서도 가난한 고장, 농사가 제일 안 되는 고장으로 유명하다. 남작리에는 모두 44세대가 살고 있는데 이 중에서 옥수수밥을 먹는 세대는 고작해야 서너집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풀죽으로 연명하고 있다. 올해 식량난이 극심해지면서 남작리 뿐만 아니라 이제는 연사군의 연수리, 팔소리, 광양리, 석수리, 삼포리 등 다른 농촌 마을들도 사정이 비슷하다.

“이제는 죄책감 없이 식량 훔칠 터”

황해도 지역의 주민들은 누구나 이제는 독이 오를 대로 올랐다는 말을 많이 한다. 올해 5-6월에 식량이 없어 죽은 사람도 많고, 풀죽으로 하루하루 때우면서 고생이란 고생을 다 하다 보니 자연히 악밖에 안 남는다는 것이다. 가을 수확철만 되면 어떻게 해서든지 닥치는 대로 식량을 거둬들일 것이라 벼르는 농민들도 많다. 그동안 암암리에 곡물을 훔쳐내 왔지만 이제는 일말의 죄책감 같은 것도 전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햇곡식이 일부 나와 맥없이 죽을 걱정을 다행히 면했다고 하지만 갈수록 험산이라고, 앞으로 또 죽을 고비가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올 겨울과 내년에 안 죽고 살아남으려면 올 가을 수확물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최대 관건이라고 한다.

량강도 선군청년발전소 하루 세 끼 감자로 연명

량강도 백암군의 선군청년발전소 건설 현장에도 식량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건설노동자들은 통옥수수밥이나 국수를 먹어본 지가 벌써 한 달이 넘는다고 말한다. 7월 초순부터는 하루 세끼를 통감자로 때우고 있다. 그렇다고 감자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사정이 아니다. 끼니마다 몇 개씩 제한돼있어 돌아서면 금방 허기진다고 한다. 건설 지휘부에서는 장마철이 오기 전에 건설 속도를 더 빨리 내야 한다며, 식전인 오전 5시부터 저녁 8시, 늦으면 9시까지 일을 하도록 다그친다. 잘 먹지 못하는데다 노동 강도가 세서 요즘 부쩍 앓아눕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나마 돈이 좀 있는 건설 노동자들은 시장에 나가 먹을 것을 사먹는다. 그렇게 해도 배고프다고 하는데, 이런 여유가 없는 노동자들은 주린 배를 움켜쥐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건설지휘부에서는 이미 여러 번 식량 문제를 해결해달라며 상급단위에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다. 이에 재차 빠른 시일 내에 식량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으면 부득불 건설을 잠시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올리기도 했다.

강원도 안변군, 배급 나올 것이라는 기대 완전 포기

강원도 안변군의 공장, 기업소 노동자들과 주민들은 올해 배급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완전히 접었다고들 말한다. 행여나 하면서 7월까지 적은 양이라도 배급이 나올까 기대감이 있었는데, 이제 7월이 다 가는데도 배급이 나오지 않아 완전히 절망감만 든다고 했다. 금년도는 아무래도 배급을 더 이상 구경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것이 이 곳 주민들의 일치된 견해다.

황금철(49세)씨는 “전국적으로 군인들도 하루 두 끼 먹는 운동을 하고 있다고 하고, 군관 가족들도 배급이 없다는데, 우리 같은 백성들이 무슨 배급을 꿈꿀 수 있겠나. 내 아는 사람들끼리도 앞으로 우리가 배급 쌀을 공급받는 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라고 의론한다. 가을 햇곡식이 나오기 전까지 자급자족해야 하기에 모두 다 먹고 살기위한 생활전선에 떨쳐나서고 있다”고 주민 여론을 전했다.

이 곳 주민들은 황씨의 말처럼, 햇곡식이 나올 가을 수확기 전까지 어떻게든 먹을 것을 확보하기 위해 더욱 바쁜 여름을 보내고 있다. 그들은 사회동원만 시키는 공장, 기업소에 나가는 것을 그만두고, 척박한 땅이라도 힘들게 일궈놓은 소토지에 가을배추나 무 하나라도 더 심으며 소토지 농사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또 일부는 산에서 약재 캐는 일에 매달리거나 돈벌이를 찾아 물고기 잡는 일이라도 찾으려고 바닷가로 떠나기도 한다.

올봄 식량난에 가족 모두 여의고 혼자 살아남은 최씨

곡창지대인 황해남도 재령군에서 다섯 가족을 모두 잃어버리고 혼자 겨우 살아남은 최복남(46세)씨는 얼마 전 신의주에 있는 누이 집에 올라왔다. 이번 식량난으로 굶주리다가 아이들과 아내를 하나, 둘 모두 잃어버리고 최씨는 몸과 마음이 모두 피폐해졌다고 말한다. 그 자신도 허약한 상태인데 가족들을 모두 잃어버린 탓에 정신적 충격이 커서인지 가끔 정신을 놓치는 모습도 보인다. 최씨로부터 재령군에서 올 봄에 일어난 일을 전해들은 신의주 주민들은 모두들 그 정도였는지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최씨는 “이번에 식량난으로 산에 올라가 소나무의 속껍질을 벗겨내서 가루에 섞어 먹었다. 늙은이들은 변비가 와서 사망했고, 평균적인 수를 보면 젊은 사람보다 늙은이들이 이번에 많이 죽었다. 작년보다 올해 살기가 더 힘들어서 전기 변압기 뜯어다 판 사람들이 많았는데, 내 친구도 동장사군들에게 동선 넘겨주는 일을 하다가 걸려서 교화소에 갔다. 이제껏 그런 일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친구였다. 그런 짓 안하고도 충족하게 살던 친구였는데 올해에는 비법을 저지르지 않으면 도저히 살아남을 수가 없었으니까 그랬을 것이다. 아무 것도 못한 내가 오히려 더 저주스럽다. 교화소든 처형을 당하든 그럴 재주라도 있었으면 하루 한 끼라도 더 먹였을 것이고, 우리 애들과 안사람을 그렇게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라며 재령군의 소식을 들려주며 가족을 살리지 못하고 혼자 살아남은 것에 심한 자책을 하기도 했다. 최씨 얘기를 듣고 있던 조관현(52세)씨는 “여기도 풀죽 먹는 사람들이 있어서 재령군도 그런 정도인 줄 알았는데, 소나무 껍질 벗겨먹었다는 얘기는 나도 처음이다. 그래도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냐. 그래야 먼저 간 사람들도 편안하게 눈 감을 수 있을 것이다”라며 최씨를 위로했다.

“굶어 죽어가는 사람 수가 줄었을 뿐, 식량 사정은 아직도 긴장”

황해남도 연안군 오현리, 풍천리, 천태리와 청단군 등의 지역에서는 먹을 것이 없는 세대에 먼저 햇보리를 6-10kg씩 배급해주고 있다. 해당 농장에서 가장 가난한 세대, 즉 허약에 걸려 올해 죽은 사람이 있었거나 당장 쓰러져 움직이지 못하는 농민이 있는 세대에는 4kg씩 더 줬다. 햇보리를 배급받은 집이든 못 받은 집이든 요즘에는 옥수수 이삭을 훔치는 세대가 많다. 지난 5-6월에 식량이 없어 풀죽을 먹다가 굶어죽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7월 들어오면서 죽는다는 소식은 줄어들었다. 주민들은 햇옥수수에 남새(채소)들이 있으니 춘궁기 때처럼 굶어죽을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풀죽 먹는 신세를 벗어나려면 가을 수확까지는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고들 말한다. 아직도 식량이 없어 하루 한두 끼만 겨우 먹는 집들이 많아 식량 사정은 매우 긴장한 상태다.

■ 논평

외국인이 본 것이 이 정도면, 현실은 그 이상이다

관련 문서 다운로드

● 북한 주민 500-600만 명이 끼니를 제대로 못 채우거나, 야생과일이나 초근목피로 연명하는 등 기아 수준으로 전락할 위험에 빠지고 있다.

● 도시 주민들의 1일 평균 배급량이 450-500g에서 150g으로 감소했으며, 도시 주민들은 어린이들을 식량사정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시골로 보내고 있다.

(2008.7.30 WFP 베이징 기자회견 주요 발언)

●영양실조, 소화불량, 설사병 등이 증가하고 있고, 영양부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고 있음.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환자 발생률 20-40% 증가

● 학교 출석과 직장 출근율 5-20% 감소. 아이들은 힘이 없음. 노동자들은 여러 날 근무를 못할 때가 있음.

(미국 NGOs 식량 실사단체의 북한 식량난 실사 보고서 요약본 중에서 발췌)

지난 6월, 북한 식량상황 실사를 다녀온 WFP와 미국 NGO 단체들의 보고서내용이 일부 공개됐다. 주요 발언과 요약본만 보더라도 현재 북한의 식량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WFP는 특히 함경북도와 량강도의 경우 식량부족으로 영양실조가 증가하고, 전염병의 우려가 있으며, 8-9월에는 가장 심각한‘인도주의적 긴급상황’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른 지역들도 ‘만성적인 식량난’상황에서 ‘극심한 식량 및 생계 위기’상황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 정부가 엄선한 일부 지역에서 보여주고 싶은, 그래도 좀 나은 부분만 보고 돌아와서도 이런 결론이 나왔다면, 보여주고 싶지 않은 취약계층 삶의 현실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일 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좋은벗들에서는 6월까지 황해남북도 전역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었으나, 7월 들어 햇곡식이 나오면서 황해남북도가 약간 진정국면으로 접어든 반면, 지대가 척박한 강원도와 자강도의 상황이 보다 심각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지역에 따른 편차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취약계층의 심각한 생계 위기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이들이 아사위기에 놓인 사람들이므로 대량 아사로 이어질 것인지 아닌지는 순전히 이들을 얼마나 신속하게 살리느냐, 살리지 못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한국 정부와 북한 정부는 더 이상 금강산 피격 사건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외교적 망신을 자초할 여유가 없다. 한국 국민들이야 양 정부의 볼썽사나운 외교 싸움에 한 번 창피를 당하는 것으로 말 일이지만, 북한의 취약계층 주민들은 한국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이 없다면 당장 목숨이 위험하다.

북한 정부가 보여주고 싶은 좀 나은 부분만 보고 돌아와서도 심각한 결론을 내린 WFP와 미국 NGO단체들의 경고에 한국 정부는 즉각 조건 없이 식량 지원에 나서고, 북한 정부도 지원된 식량을 아사위기에 처한 최빈곤층에 우선 배급될 수 있도록 긴밀한 협조에 나서야 한다.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는 정치적으로 풀되, 인도주의적 사안은 정치와 엄격히 분리해 인도주의적 원칙에 따라 풀어나가기를 다시 한 번 간곡히 촉구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