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오늘의 북한소식 187호

■ 시선집중

김책제철소 꽃제비 못 들어오게 담장 쌓아

함경북도 청진시 송평구역에 있는 김책제철소 재 처리장은 꽃제비들이 주로 모여 자는 곳이다. 그런데 올해 들어 유난히 꽃제비 수가 많아지면서 김책제철소측은 더 이상 가만히 내버려둘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제철소의 석탄, 콕스 등을 도적질하는 꽃제비들이 더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제철소는 꽃제비들이 재 처리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약 4미터 정도의 높이로 높게 담장을 쌓았다. 담장이 올라간 후 더 이상 꽃제비들이 재 처리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원산, 꽃제비 어린이들 매일 한 명꼴 사망

원산시 주민들 중에는 옥수수 죽을 먹는 경우가 많다. 기관, 기업소에서는 자체 부업지에서 수확한 감자를 약간씩 배급해주고 있으나, 아무것도 배급받지 못한 세대가 더 많은 형편이다. 강원도의 가장 큰 도시인 원산이 이 정도니 다른 지역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강원도 인근 마을에서 살던 아이들이 더 이상 먹을 것을 찾지 못해 큰 도시인 원산으로 꾸역꾸역 모여들고 있으나, 원산시 자체가 궁핍한 나머지 구걸하는 일조차 다른 도시보다 더 어려운 형편이다. 전국에서 식량상황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강원도에는 아직까지 미국의 지원 식량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

식량난이 장기화되면서 원산시장에서는 매일 꽃제비가 죽어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원산의 한 간부는 “정확히 세본 건 아니지만, 우리가 보기에 매일 한 명꼴로 (꽃제비들이) 죽지 않는가 싶다. 먹을 것을 발견하면 악착스럽게 싸워들어 제 몫을 챙겨먹는 애가 있는가하면 아무래도 어리거나 힘이 없는 애들은 밀리기 마련이다. 꽃제비들도 점점 조직화되고 있어서 그 안에서 쫓겨나거나 아니면 거기에 들지도 못하는 애들이 더 쉽게 죽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경제활동

“다른 집 애들 학교 오가는 모습 보면 가슴 미어진다”

강원도 원산시 수산성 물고기 판매소에 출근하는 백명선(41세)씨 가족은 백씨가 푼푼히 번 돈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 백씨가 다니는 물고기 판매소는 말이 직장이지, 겨우 명절 때나 한두 번 공급해주곤 그 뿐이다. 남편은 군대에서 몸을 다쳐 영예군인이 됐는데 작년까지는 그래도 얼마간 돈이라도 좀 나오더니 올해는 그마저 끊겼다. 백씨는 열일곱살 난 딸아이와 함께 사카린과 색소를 섞어 만든 단물 음료를 만들어 한 컵에 10원씩 팔고, 그 돈으로 펑펑이 가루나 쇠투리를 사서 죽을 만들어 끼니를 해결한다. 백씨는 배곯는 데는 이제 이골이 나서 배고픈 고통은 참을만하지만, 옆에서 장사를 돕는 딸아이에게는 못내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한다. “우리 아이가 ‘단물 사세요’ 외치며 다니는 동안, 다른 집 아이들은 교복입고 학교에 오가는 것을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 그저 부모노릇도 못하는 내가 죄스러울 뿐이다. 옛날에는 우리 애도 학교에 보내고 나도 기분 좋게 직장 출근하며 배급을 받을 때가 있었는데, 언제면 다시 그런 시기가 오겠는지 모르겠다”며 탄식했다. 딸아이는 엄마의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종종걸음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단물을 권하느라 분주해보였다.

연사군 선생님들 매주 오후 3회 휴가

함경북도 연사군내 학교들의 식량 사정이 힘들다. 얼마 전 연사군의 한 소학교에서는 당 세포회의에서 세포비서를 통해 교장선생님에게 “먹을 것을 해결해야 출근도 하고 교학도 할 수 있다. 학교에서 오후 시간을 단축해서 풀 뜯는 시간을 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당세포비서의 당적 지도를 받아 교장 선생님은 교원들의 어려운 식량사정을 감안해 일주일에 세 번은 오후에 휴가를 받아 풀을 뜯으러 갈 수 있도록 배려하기로 했다.

연사군 중학생들 학교 보수한다고 기와 벗겨내다 혼쭐

함경북도 연사군의 한 중학교는 교실에 비가 새고, 책걸상이 너무 낡고 고장 난 게 많아 보수공사를 해야 하는데 자금이 없어 학생들에게 1인당 5천 원씩 내라고 종용하고 있다. “식량난으로 당장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형편에 5천원이 누구 집 애 이름이냐”며 학부모들의 반발이 크다. 여러 날 동안 5천원을 내라고 강조했지만 돈을 내는 학생이 거의 없어, 학교에서는 5천원을 몇 번에 나눠 내거나, 돈 대신 5천원에 상당하는 기와나 목재, 횟가루 등을 내도된다고 제안했다.

이런 와중에 이 학교에 다니는 열 명 가량의 남녀학생들이 단속 초소로 쓰던 집의 기와를 벗겨내다 군인들에게 도적으로 몰렸다. 군인들의 단속 초소라고는 해도 몇 해 전부터 비어있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곳이라 여기고 기와를 벗겨낸 것이 화근이었다. 군인들에게 발각돼 도망가던 남학생들은 군인들에게 호되게 얻어맞았고, 여학생들은 군부대 밭에서 반나절동안 김매기를 해주고서야 풀려났다. “학교에서는 보수공사를 한다고 돈을 빨리 내라고 하지, 집에는 돈 나올 구석이 없지, 어떻게든 해보려고 한 게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며 학생들도 면구스러워하고, 선생님들도 달리 꾸짖지 못하고 딱히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친부모가 애육원에 제 자식 맡기는 세상”

평안북도 신의주 평화동에 위치한 애육원과 유아원은 요즘 새로운 원생들이 넘쳐나는 바람에 골치를 썩고 있다. 부모가 없는 고아들과 버려진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날로 극심해지는 식량난으로 자식을 먹여 살리기 힘들 지경이 되자 친부모들이 직접 애육원으로 아이를 버려두고 가는 일들도 많다. 지난 7월 초에는 한 엄마가 제 자식을 안고 찾아와 “역에 버려진 아이니 애육원에서 키우라”고 한 일도 있었다.

함미화(33세)씨는 “얼마나 먹고 살기가 힘들면 부모들이 이런 일까지 해대고 있겠는가. 훗날 생활이 안정되면 제 자식을 찾으러 오겠지만 어느 세월에 그럴 날이 있을 지 누가 알겠냐”며 한숨을 쉬었다. 함씨에 따르면 다행히 애육원이나 유아원에서 잘 자란 아이라 해도, 중등학원에 가게 되면 그 곳 사정이 더 열악하고 자유가 없어 달아나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그는 “2년 이상 거기서 배우지를 못하고 다 달아나서 나중에는 신체장애만 있는 아이들만 남아서 배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애육원과 유아원은 아이들이 넘쳐나서 야단이고 중등학원은 다 달아나 비어 있어서 야단”이라고 했다.

김책제철소 꽃제비 못 들어오게 담장 쌓아

함경북도 청진시 송평구역에 있는 김책제철소 재 처리장은 꽃제비들이 주로 모여 자는 곳이다. 그런데 올해 들어 유난히 꽃제비 수가 많아지면서 김책제철소측은 더 이상 가만히 내버려둘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제철소의 석탄, 콕스 등을 도적질하는 꽃제비들이 더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제철소는 꽃제비들이 재 처리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약 4미터 정도의 높이로 높게 담장을 쌓았다. 담장이 올라간 후 더 이상 꽃제비들이 재 처리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원산, 꽃제비 어린이들 매일 한 명꼴 사망

원산시 주민들 중에는 옥수수 죽을 먹는 경우가 많다. 기관, 기업소에서는 자체 부업지에서 수확한 감자를 약간씩 배급해주고 있으나, 아무것도 배급받지 못한 세대가 더 많은 형편이다. 강원도의 가장 큰 도시인 원산이 이 정도니 다른 지역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강원도 인근 마을에서 살던 아이들이 더 이상 먹을 것을 찾지 못해 큰 도시인 원산으로 꾸역꾸역 모여들고 있으나, 원산시 자체가 궁핍한 나머지 구걸하는 일조차 다른 도시보다 더 어려운 형편이다. 전국에서 식량상황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강원도에는 아직까지 미국의 지원 식량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

식량난이 장기화되면서 원산시장에서는 매일 꽃제비가 죽어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원산의 한 간부는 “정확히 세본 건 아니지만, 우리가 보기에 매일 한 명꼴로 (꽃제비들이) 죽지 않는가 싶다. 먹을 것을 발견하면 악착스럽게 싸워들어 제 몫을 챙겨먹는 애가 있는가하면 아무래도 어리거나 힘이 없는 애들은 밀리기 마련이다. 꽃제비들도 점점 조직화되고 있어서 그 안에서 쫓겨나거나 아니면 거기에 들지도 못하는 애들이 더 쉽게 죽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안원이 꽃제비 시켜 도둑질

식량난이 심해지면서 전국 각지에 꽃제비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강원도 원산 역에도 어린 꽃제비들뿐만 아니라 어른 방랑자들까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런 꽃제비들과 방랑자들은 구걸을 하거나 주로 열차 안을 헤집고 다니면서 여행자들의 짐을 소매치기해 살아간다. 그런데 간혹 원산시 보안원들 중에 꽃제비들의 소매치기를 묵인 또는 방조하거나 오히려 적극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기차가 들어올 시간이 되면 꽃제비들이 무리지어 모여 있는 곳에 신호를 준다. 이 때 꽃제비들은 승객들이 열차에서 내려서 혼잡한 틈을 타 짐 꾸러미를 날치기하거나 주머니를 턴다. 이렇게 훔친 돈이나 물건들 중에서 값나가는 것들을 검열원들에게 절반 이상 바친다. 그렇지 않으면 여행자 집결소에 잡혀 들어가기 때문에 뇌물을 잘 바쳐야 한다. 이렇게 비호해주는 보안원들 덕분에 꽃제비들도 활개치고 다닌다. 그러다 혹여 다른 보안원에게 걸려 위험해질 것 같으면 대개 다른 역으로 이동한다.

“검열할 시간 있으면 꽃제비 대책이나 마련해라”

평안북도 신의주 중앙당 비사회주의그루빠 사회 부문 검열이 앞으로 한 달간 진행될 예정이다. 경제 부문 검열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또 다시 검열이 시작되니 주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민들은 “그럴 시간 있으면 꽃제비 구제 대책이나 제대로 세워라. 괜히 벌어먹고 살려고 애쓰는 백성들 괴롭히지 말고. 꽃제비들은 저렇게 방치해두면서 무슨 검열을 끝도 없이 하는 거냐”며 문제를 제기한다.

신의주 동상동 지구에는 꽃제비 구제소가 있는데, 말이 구제소지 수용소나 다름없는 곳이다. 아직 나이 어린 꽃제비들은 바깥출입을 못하게 하고, 하루 한 끼만 겨우 배식해 준다. 지난 6월 달에 이미 3명이 죽었고, 7월에도 벌써 2명이 죽었다. 사정이 너무 열악하다보니 큰 아이들은 기어이 구제소를 탈출하고 만다. 신의주시에서 꽃제비를 구제한다는 명목으로 구제 물자를 많이 거두지만 정작 꽃제비 당사자들에게까지는 정확히 전달되지 않고 있다. “이런 사실을 안다면 검열을 강화할 것이 아니라 구제소 구호물품이 꽃제비들에게 정확히 전달되는데 더 신경을 쓰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 일부 주민들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