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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223호

■ 논평

“장사를 하게 해 달라”는 주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최근 함경북도의 일부 주민들이 장마당 장사 허용을 요구하는 신소를 매일 상부기관에 제출하고 있다고 한다. 주민들이 올리는 이런 제안에는 여러 가지 나름대로의 합당한 이유가 있다.

첫째, 국가가 식의주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둘째, 장사에 능숙한 사람들은 국가의 지원이 없어도 식의주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기에 장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장사를 통제하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이 생계를 꾸리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한다. 이는 정부 정책이 식량 부족 상황을 개선시키기보다는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인식으로 볼 수 있다.

넷째, 생계 수단을 잃어버린 주민들이 생계형 범죄에 내몰려 사회 불안과 치안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북한 당국도 장마당 장사를 전면 허용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을 것이다. 빈부 격차가 점점 확대되는 부작용이 이미 발생하고 있어 평등을 지향하는 사회이념과 맞지 않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또 일부 돈주들이 식량값을 올려 식량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문제도 있다. 국가의 모든 경제인구와 노동력이 장마당에 의지한 채, 하루벌이에 내몰리는 상황에서 장사를 무작정 허용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엄청난 노동력 낭비라고 볼 수도 있다. 또 마약과 외국 록화물, 암달러가 거래되고 꽃제비가 몰리며 저질 식품과 의약품이 횡행하는 것도 심각한 사회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고 주민들의 불법행위를 바로잡기 위해 장마당 단속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요구를 더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배급이 없는 세대들에게는 장사가 유일한 생존 방식이기 때문에 배급이 없는 현 조건에서의 장마당 통제는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쌀장사도 금지시키고 음식 장사도 못하게 하는 일련의 조치는 주민들의 반발만 가져올 뿐, 새로운 사회 갈등을 유발시켜 사회질서를 유지하는데도 오히려 장애가 될 것이다. 특히 생계형 범죄의 증가는 공동체의 근간을 위협하는 요인일 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삶의 질을 하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주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바탕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주민들이 올리는 신소는 지극히 정당한 요구이기에 갖은 명목으로 통제만 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주민들의 생존권은 국가가 가장 우선적으로 보장해야 할 책무이다. “배급을 달라, 아니면 우리대로 밥 벌어먹을 수 있게 장사하게 해 달라”는 주민들의 절규를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다. 아무쪼록 북한당국은 배급을 제대로 줄 수 없는 이 어려운 시기에 주민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그 무엇이든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길 바란다.

■ 시선집중

식량 낭비 없애자며 음식 장사 금지

지난 9월 13일, 중앙당은 “식량 랑비를 없애자면 먹자판을 비롯하여 우리 격식에 맞지 않게 결혼식과 같은 각종 집안 대사를 진행하는 것을 철저히 없애야 한다”는 방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전국 주요 도시에서는 9월 20일부터 시장에서 음식 장사를 금지하기 시작했다.

일반 주민들이 주로 시장에서 사먹는 음식은 두부밥, 국수, 빵 등으로 두부밥은 1개에 200원, 까만 밀가루 빵은 1kg에 1,300원, 옥수수 국수는 1,300-1,500원 등이다. 좀 더 잘 사는 사람들은 떡과 순대 등을 사먹는데, 떡은 1kg에 2,300원하고, 순대는 kg당 2,600원하는 등 매우 비싸다.

그런데 음식 장사를 금지시킨다는 방침을 듣고, 주민들은 “순대나 떡은 워낙 비싸 간부나 돈 많은 사람들만 사먹었던 음식”이라며, 어차피 사먹지 못하는 음식이라 판매 금지시킨다 해도 별 불만이 없다는 분위기다. 다만 음식을 만들어 파는 장사꾼들은 당장 생계벌이가 끊어질 상황이라 한숨만 내쉬고 있다.

“한참 생각하고서야 옥수수 국수 사먹을 용기 내요”

요즘 전국 시장에서 제일 잘 팔리는 알곡은 옥수수다. 쌀은 너무 귀해 명절이나 가족 생일이 되면 겨우 한 줌 살까말까하고, 그나마 잘 사는 집들도 쌀보다는 옥수수를 주식으로 사며 그렇지 않은 집들은 간혹 벌이가 괜찮을 때만 옥수수를 사는 편이다. 옥수수를 주식처럼 먹다보니 이제는 주민들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도 옥수수 국수이다.

평안북도 신의주에 사는 조명현(29세)씨는 “어쩌다 옥수수 국수를 사먹을 때가 있는데, 이것도 반나절 이상 생각하고 나서야 결단을 내린다”며 먹고는 싶지만 형편이 안 되기 때문에 옥수수 국수를 마음껏 사먹기 어렵다고 말한다. 옥수수 국수 한 그릇에 보통 1,500원씩인데, 대부분의 농민이나 장사벌이가 시원치 않은 집들에서 통옥수수 몇 알을 띄워 풀죽을 쒀먹는 사정을 감안하면 옥수수 국수는 요즘 형편에 쉽게 사먹기 힘든 음식이 됐다.

시장에서 옥수수 국수 장사를 하는 장인순(43세)씨는 “옥수수 국수는 소화가 잘 되기 때문에 웬만한 사람들은 2-3사발씩 먹어도 배부른 것 같지가 않다. 큰 맘 먹고 한 그릇 사먹으면서도 다들 얼마나 아쉬워하는지 모른다. 어려운 살림 형편에 아주 특별한 날이 아니면 옥수수국수를 사먹기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 경제활동

“올 겨울 훈련에는 콩을 갈아 비지를 해먹이라” 방침

올 겨울 12월 1일부터 시작되는 동기 훈련에는 콩을 갈아 만든 비지를 군인들에게 급식하게 됐다. 각 부대에서는 농사지은 두부콩을 탈곡 저장했다가 훈련날짜에 맞춰 급식해야 한다. 그런데 평양시의 일부 부대에서는 식량이 너무 없다보니 부업 농사로 지은 콩을 이미 다 소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대에서는 두부콩을 꼬투리까지 삶아 급식으로 내주는 바람에 저장용 콩이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이에 소대별로 하루빨리 콩을 마련하라는 과제를 주어, 각 군관들은 농장 밭에 나가 훔쳐서라도 콩을 저장할 판이라며 걱정했다.

식량 낭비 없애자며 음식 장사 금지

지난 9월 13일, 중앙당은 “식량 랑비를 없애자면 먹자판을 비롯하여 우리 격식에 맞지 않게 결혼식과 같은 각종 집안 대사를 진행하는 것을 철저히 없애야 한다”는 방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전국 주요 도시에서는 9월 20일부터 시장에서 음식 장사를 금지하기 시작했다.

일반 주민들이 주로 시장에서 사먹는 음식은 두부밥, 국수, 빵 등으로 두부밥은 1개에 200원, 까만 밀가루 빵은 1kg에 1,300원, 옥수수 국수는 1,300-1,500원 등이다. 좀 더 잘 사는 사람들은 떡과 순대 등을 사먹는데, 떡은 1kg에 2,300원하고, 순대는 kg당 2,600원하는 등 매우 비싸다.

그런데 음식 장사를 금지시킨다는 방침을 듣고, 주민들은 “순대나 떡은 워낙 비싸 간부나 돈 많은 사람들만 사먹었던 음식”이라며, 어차피 사먹지 못하는 음식이라 판매 금지시킨다 해도 별 불만이 없다는 분위기다. 다만 음식을 만들어 파는 장사꾼들은 당장 생계벌이가 끊어질 상황이라 한숨만 내쉬고 있다.

“한참 생각하고서야 옥수수 국수 사먹을 용기 내요”

요즘 전국 시장에서 제일 잘 팔리는 알곡은 옥수수다. 쌀은 너무 귀해 명절이나 가족 생일이 되면 겨우 한 줌 살까말까하고, 그나마 잘 사는 집들도 쌀보다는 옥수수를 주식으로 사며 그렇지 않은 집들은 간혹 벌이가 괜찮을 때만 옥수수를 사는 편이다. 옥수수를 주식처럼 먹다보니 이제는 주민들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도 옥수수 국수이다.

평안북도 신의주에 사는 조명현(29세)씨는 “어쩌다 옥수수 국수를 사먹을 때가 있는데, 이것도 반나절 이상 생각하고 나서야 결단을 내린다”며 먹고는 싶지만 형편이 안 되기 때문에 옥수수 국수를 마음껏 사먹기 어렵다고 말한다. 옥수수 국수 한 그릇에 보통 1,500원씩인데, 대부분의 농민이나 장사벌이가 시원치 않은 집들에서 통옥수수 몇 알을 띄워 풀죽을 쒀먹는 사정을 감안하면 옥수수 국수는 요즘 형편에 쉽게 사먹기 힘든 음식이 됐다.

시장에서 옥수수 국수 장사를 하는 장인순(43세)씨는 “옥수수 국수는 소화가 잘 되기 때문에 웬만한 사람들은 2-3사발씩 먹어도 배부른 것 같지가 않다. 큰 맘 먹고 한 그릇 사먹으면서도 다들 얼마나 아쉬워하는지 모른다. 어려운 살림 형편에 아주 특별한 날이 아니면 옥수수국수를 사먹기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허약한 군인들 때문에 가능한 힘들지 않게 훈련

평안남도 강서군 태성리에 주둔하고 있는 91훈련소의 보병 구분대에서는 올해 12월 1일부터 들어갈 동기 훈련의 강도를 낮추기로 결정했다. 영양실조에 걸린 군인들이 너무 많아 고된 훈련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들 부대는 하루 3식을 밀쌀 밥으로 배식하고 있으나, 세 끼 양을 모두 합쳐봤자 300g 밖에 안 된다. 일체 다른 부식물이 없어 아이들도 배고파할 정도밖에 주지 않으니 자연히 영양실조자가 늘어난다. 91훈련소에서는 100여 명의 군인 중에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이 무려 70명 가까이 되는 중대도 있다. 그래서 군복무를 더 이상 지속하기 힘들 정도로 영양실조가 심각하다고 판단되는 군인들은 10월 전에 제대시키기로 결정했다. 인민무력부에서는 사회에 소문이 나가지 않도록 조용히 제대시킬 것을 당부했다.

한편 군의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 식량이 부족해지면서 군인들의 몸 상태가 허약해진 상태이다. 부대원들에게 작업을 시키고 싶어도 너무 몸이 허약해서 맘대로 시키지 못하고 있다. 12월 1일부터 시작되는 동기훈련을 제대로 수행할 군인들이 있을 것 같지가 않다”면서 지난 9월 14일, 평양시와 인근 지역의 91훈련소 구분대들의 대대급 지휘관들과 후방부 군관들을 모아 강습을 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이번 동기훈련에서는 힘든 훈련을 가급적 피하고, 간단한 기본 동작을 중심으로 군인들을 훈련시키기로 했다고 한다.

인민무력부, “농장들로부터 정해진 군량미를 다 받아내라”

군부대의 식량 사정이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인민무력부에서는 군량미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농사 수확량이 기대 이하라는 보고가 계속되면서 군량미 확보가 더욱 힘들어진 탓이다. 특히 전연지대인 황해남북도의 수확량 저조는 군부대 식량 사정에 직접적인 타격이 된다.

이에 인민무력부에서는 후방부 군관들이 모인 자리에서 “농장이든 어디서든 일단 구분대들의 식량을 받으면 한 알의 허실도 생기지 않도록 잘 받아오라. 중간에서 그 어떤 비법(불법)으로 롱간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혹시 농장들이 군량미를 내지 못하겠다고 하더라도 받기로 정해진 군량미는 무조건 다 받아와라. 만약 올해도 군량미를 제대로 못 받으면 허약자들이 더 늘어나게 되고, 그러면 전투력 약화로 이어진다. 부대 규율도 제대로 세울 수 없으니 후방부 군관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높여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데 목숨을 바치듯 최선을 다하라. 가을철 김장무와 배추 등 부식물을 확보하는데도 끝까지 노력을 다하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