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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262호

■ 시선집중

장연군, 농민 분배량 잘라 3대혁명판정사업 빚 갚아

황해남도 장연군 눌산리 협동농장에서는 3대혁명판정사업을 위해 꾸려놓았던 작업반이 2007년도 큰물피해로 파괴된 뒤 작년 봄부터 다시 정비에 들어갔다. 작년 춘궁기에는 식량부족으로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었는데도 무리해서 개인(돈주)들에게 돈을 빌렸다. 가을 수확철에 알곡으로 갚기로 하고 빌린 돈이었다. 이렇게 탈곡장, 선전실, 축사, 속보판 등의 보수공사에 들어간 돈이 총 420만 원이었다. 그런데 지난 해 가을 수확철에 군량미를 먼저 바치다보니 빚 갚을 식량이 부족해 결국 농민 분배량에서 3kg씩 덜어냈다. 군량미로 이미 분배량이 줄어든 데다 3대혁명판정비용으로 몫이 또 줄어들어 농민들의 불만이 컸다.

서흥군 식료품공장, 3대혁명판정 부담에 로동자들과 말싸움

황해북도 서흥군 남한리 식료품공장에서는 3대혁명판정사업을 받기 위해 각 직장별로 15만원씩 거둬 노동자들과 마찰을 빚었다. 공장 측은 환경 개선에 필요한 도색, 자재비 구입비 등의 재원이 없어 노동자들에게서 돈을 거뒀다. 노동자 김학순(51세)씨는 “로동자들이 무슨 돈이 얼마나 있겠는가. 이번에도 ‘먹을 것도 제대로 못 먹는 사람들한테 (공장이) 임금을 제대로 주나, 배급을 주나, 해도 너무 하는 거 아니냐?’고 말들이 많았다”며 돈을 거두는데 공장 일꾼들과 노동자들 사이에 말싸움이 심했다고 전했다.

“3대 혁명 자체가 비법 조장”

지난해 연말까지 ‘3대 혁명 붉은기 쟁취운동’ 판정사업(이하 ‘3대혁명판정’)에 따라 전국 각 공장, 기업소, 농장들마다 과업 달성에 노력했으나, 기준에 못 미친 단위에서는 책임 간부들이 엄중한 비판을 받았다. 3대혁명판정 규정 자체가 워낙 높기 때문이다. 농촌 같으면, 한 개 농장에서 작업반을 한 곳 선정해서 탈곡장, 선전실, 축사 등을 비롯해 유치원까지 건물을 거의 새로 꾸리다시피 정비해야 한다. 도저히 한 개 농장에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큰돈이 필요한데, 규정에 따라 잘 받으려면 최소 몇 백만 원에서 많게는 몇 천만 원까지 든다.

황해북도 사리원의 한 간부는 “3대혁명 붉은기쟁취운동 자체가 비법을 조성시킨다”고 말했다. 농장이든 공장이든, 어떤 기업소든 자체 재원이 없는 상황에서 3대혁명판정사업을 따르려면 결국 농민과 노동자들로부터 돈을 거둘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돈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농민과 노동자들의 반발도 반발이지만, 순순히 낸다고 하더라도 재원 마련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농장에서는 알곡을 빼돌리고, 공장에서는 생산 원료 등을 불법 거래해서 꾸리기 비용을 마련한다. 아무리 3대혁명판정사업을 잘 꾸렸어도 나중에 불법행위가 탄로 나서 일꾼들이 해임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일꾼들은 3대혁명판정사업을 잘 못하면 못해서 비판받고, 무리해서 잘 꾸린다고 해도 불법행위로 처벌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고 아예 3대혁명판정사업을 하지 않으면 왜 하지 않느냐고 비판받는다. 황해남도 해주시에 사는 조동국(48세)씨는 “국가에서 투자하는 것이 전혀 없어 농장 자체로 거의 모두 부담해야 한다. 그러니 비법을 조장하는 건 국가가 아닌가?”라고 물었다.

■ 식량소식

원산시 11월 통옥수수 하루 공급

강원도 원산시는 11월 하순 통옥수수 하루치를 공급한 뒤 현재까지 공급이 없다. 제대로 돌아가는 공장, 기업소가 없다보니 배급을 받는 노동자들도 없다. 그나마 12월에 전쟁 로병들과 영예군인 1부류, 그리고 전쟁 유가족 등만 배급을 받을 수 있었다.

■ 경제활동

새별군, 중국 깨 수출 타격

지난 해 가을부터 깨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여러 해째 중국에 깨를 팔아 생계를 유지해 오던 함경북도 새별군 농장들은 중국이 깨를 수입하지 않자 타격을 받았다. 지금까지 kg당 2,000원씩 받았던 깨가 수출길이 막히면서 1,300원으로 떨어졌다. 이로써 깨 농사를 짓던 농민들도 생계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평양 화장품공장, 로동자 월급으로 개건 공사

공장 개건사업의 일환으로 작년 10월까지 외부 공사를 끝낸 평양시 화장품공장은 1월 현재 내부공사에 들어갔다. 이 공장에서는 그동안 원료 부족으로 재원마련을 위해 세숫비누, 치약, 칫솔 등을 생산해왔다. 이번 개건공사에 들어간 돈은 총 8,500만원 상당에 이른다. 국가 차원의 투자가 없어 부득이하게 노동자들을 약 6개월간 파견 근무시켜 돈을 벌어들였다. 노동력이 필요한 회사나 무역 기관에 노동자들을 보내고 그 대가로 받은 돈을 개건 자금으로 돌렸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일을 하고서도 아무런 대가를 받지 못해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다.

■ 정치생활

주요 도시, 미등록 개인 컴퓨터 회수

전국 주요도시에서는 록화기를 비롯해 등록하지 않고 사용하는 컴퓨터를 회수하고 있다. 지난 12월 22일, 평안남도 평성시는 록화기, 컴퓨터 등록 검열을 진행한 뒤 주민 총화를 했다. 시당 선전부부장이 나와 검열에 걸린 주민들을 앞에 불러 세워 비판했다. 평성시에서는 미등록 컴퓨터 20여대를 회수했는데, 그 중 10여 대는 공장, 기업소에 나눠줬고, 나머지 10여 대는 벌금을 받고 주인에게 돌려주었다. 개인들이 금지된 자료, 주로 컴퓨터 게임 프로그램을 저장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컴퓨터 회수와 벌금 여부가 달라졌다. 함경북도 청진시에서도 약 30대의 컴퓨터가 회수됐다. 컴퓨터를 되찾으려고 약 20만 원 상당의 뇌물을 바치는 개인도 있었다.

강서군, 전문 담배 생산자 가족 6세대 적발

지난 해 12월 26일, 평안남도 강서군에서는 전문적으로 담배를 만들어 파는 세대를 적발했다. 강서군 보안당국은 주민 식량 상황 조사를 하다가 주민 6세대가 흐름식공정으로 잎담배를 고양이담배로 가공해 판매하는 사실을 알아냈다. 긴급히 군당에 보고돼 그 날 오후 가택수사에 들어갔다. 담배 생산을 중단시키고, 원료와 기자재를 모두 몰수했다. 회수물건을 실어 나르는데 2대의 트럭이 필요했다. 몰수품은 일단 군 상업관리소 창고에 보내졌는데, 이들이 몰수한 담배 원료와 기자재만 해도 5천 600만원어치에 달한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주민들은 12월 30일까지 예심을 받았다. 물건을 모두 빼앗긴 주민들 중에는 실의에 빠져 병원에 입원하거나, 심지어 자살한 주부도 생겼다. 이번 사건에 걸린 주민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라고 그러느냐. 국정가격으로라도 처리 해달라”고 신소했으나, 군당에서는 “(교화소에) 잡아넣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히 생각해라. 일체 무상몰수는 변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전국 시당 전원회의, 살림집 관련 간부 처벌

전국 주요 도시들은 지난 해 연말 시당 전원회의에서 살림집 관련 간부 처벌에 관한 방침을 전달했다. 량강도 혜산시는 도당 조직비서의 회의 지도 아래 12월 14일 전원회의를 열고, 살림집 관련 간부 처벌 건을 전달했다. 이날 당국은 살림집을 새로 짓거나 호화주택에서 살고 있는 54명의 간부들을 해임 철직시킨다고 발표했다. 또 독채로 살던 간부 집에 제대군관 3-4세대를 입주시키고, 공로자 및 전사자 가족을 우대해 먼저 입사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함경북도 회령시에서도 같은 날 전원회의를 열고, 국가 자재로 사사로이 살림집을 지은 간부들을 비판했다. 이 날 시당 책임비서가 살림집 건으로 비판받던 시검찰소 책임검사를 도조직부에 넘겨 해임시켰다. 이번에 집을 빼앗긴 간부들은 노동자 신분으로 새로 개발한 회령 탄광에 보내거나 농민으로 전출시켰다.

평안남도 평성시당도 살림집을 독채로 쓰던 간부들을 적발해 처벌하고, 집은 무상몰수했다. 12월 21일 시당 전원회의에서 살림집 검열에 걸린 간부 39명 중 21명을 직무 해임시키고, 당적 처벌을 내렸다. 간부들의 집은 전사자 가족, 전쟁 참가자, 로병, 제대군관들에게 우선 배정해주기로 결정했다.

5인조 제대군인 강도 공개처형

작년 12월 21일, 그동안 강원도 원산시 칠봉리에서 황해북도 사리원으로 가는 도로에 출몰했던 강도가 붙잡혀 처형됐다. 군복 입은 5명의 강도들은 그동안 길을 지나가는 사람과 차량을 급습해 물건을 빼앗고 저항하는 사람을 살해하기도 했다. 간혹 흉기를 들고 버스를 습격해 승객들의 짐을 빼앗고 몸을 뒤져 돈과 값비싼 물건을 빼앗아가는 일도 있었다. 지금까지 버스 승객들이 보안서에 신고한 액수만 2천여만 원을 넘는다. 서비 차량을 강탈할 때는 운전자와 물건 임자들을 살해해 차를 산골짜기 벼랑에 밀어버리기도 했다. 이렇듯 군복 입은 강도무리가 백주대낮에 자주 출몰해 재물 강탈은 물론 생명까지 위협하다보니 민심이 극도로 불안해지고 악화됐다. 주민들이 강원도 각 지역 보안서에 여러 번 신소를 올려 당국이 체포에 나섰으나 번번이 실패였다. 그러다 지난 11월 20일 오후 3시경, 강도들이 차량을 털고 있을 때 마침 그 길을 순찰 중이던 기동대가 붙잡을 수 있었다.

군인 복장을 한 이들 5명의 강도는 지난 2007년 9월에 제대한 군인들이다. 집에 돌아왔으나 직장 생활이 맞지 않은데다 생계를 영위하기 어려워 모일 때마다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그러다 작년 봄 춘궁기에 접어들어 식량난이 가중되면서 가족들이 굶어 병들어 쓰러지고, 자신들도 굶주림에 지쳐갔다. 무리 중 한 제대군인의 여동생이 아이를 낳은 지 며칠 안 돼 영양실조로 죽고 말았다. 이것을 계기로 “이렇게 굶어죽을 바엔 남의 것을 빼앗아서라도 살아남아야 한다”며 본격적으로 강도행위에 나섰다. 그간 이들이 벌인 강도 사건은 조사된 것만 200여 건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살인사건만 4건이고, 무려 200여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치명상을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가택 수사 결과 3천만 원이 넘는 물품과 현금 8천만 원 상당이 회수됐다.

지난 12월 21일, 원산시 보안당국은 주민들이 모인 자리에서 강도 4명을 공개처형하고, 나머지 1명에게는 교화소 12년형을 내렸다. 이들의 죄질이 나빠 체포된 지 40여일 만에 처형이 신속하게 집행됐다.

■ 사회

식량난이 빚은 한 가족의 참극

지난 해 12월 26일, 함경북도 온성군 온성읍에서 간복수를 앓던 한 60대 아버지가 18세 막내딸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버지는 오랫동안 간복수를 앓고 있어 그동안 가족들의 생계는 어머니가 담당하고 있었다. 그런데 병 수발을 들며 어렵게 식량난을 버티던 어머니가 영양실조로 그만 작년 9월에 돌아가시고 말았다. 어머니는 사망 직전까지도 아버지 병구완 때문에 약 한 첩 써보지 못했다. 군대에 갔던 스물 두 살 난 큰 딸마저 영양실조로 감정제대해서 돌아왔는데,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시고 집에는 하루 먹을 식량마저 없었다. 큰딸은 제 몸도 성치 않은 상태에서 집에서 누워 앓고 있는 아버지와 세상물정 모르는 동생을 보살피려고, 이집 저집 돌아다니며 허드렛일을 해주고 끼니거리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것마저 생계유지가 여의치 않자 결국 며칠씩 남자들의 ‘밤 동무’일을 하게 됐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동생은 언니만 보면 울었다.

큰딸은 한 번 집을 나가서 며칠 만에 들어오면 그 때마다 돈과 옥수수를 들여놓고 다시 또 조용히 나가곤 했다. 막내딸은 이 모든 것이 아버지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그때부터 잘 운신도 못하는 아버지를 욕하거나 구타를 하기 시작했다. 사건 전날 저녁에 언니가 왔다간 후, 언니를 붙잡고 한바탕 울었던 동생이 다음날 태연히 아침밥을 먹는 아버지를 보자 심사가 더 뒤틀렸는지 큰소리로 욕하기 시작했다. “어머니를 죽인 것도 모자라서 언니까지 저렇게 만들고 무슨 체면에 살려는가?”하고 울면서 허리띠로 아버지를 때렸다. 딸에게 그동안 구타와 숱한 괄시를 당하면서도 묵묵히 참아오던 아버지가, 그 날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옆에 있던 절구공을 딸에게 던져버렸다. 절구공에 머리를 맞은 딸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딸이 죽은 것을 보고 놀란 아버지는 딸의 시체를 드럼통에 넣어 창고에 깊숙이 숨겨놓았다. 그러다 올해 1월 1일 양력설에 뭐라도 먹이려고 끼니거리를 장만해 들어온 큰딸이 동생이 보이지 않아 찾아다니다가 며칠 후 보안서에 신고했다. 보안서에서는 사건 정황을 듣기 위해 집에 왔다가 아버지에게서 수상한 점을 발견하고 추궁한 결과 살해 결과를 자백 받았다. 시체는 곧 회수됐고 아버지는 바로 구속됐다. 이 사건을 자세히 전해들은 주민들은, 식량난 때문에 일어난 비극이라며, “누구를 더 동정해야 될지 모르겠다. 아버지한테 죽은 딸도 불쌍하고, 그동안 딸한테 맞고 살았던 아버지도 불쌍하고, 이미 죽은 그 집 여자(어머니)도 불쌍하고, 몸까지 팔면서 아버지랑 동생을 살리려고 했던 큰딸도 불쌍하고. 뭐 이런 세상이 다 있냐”고 씁쓸해했다.

국경연선지역, 빚 많이 져도 감시대상

국경연선지역 보안당국은 최근 집중 감시 대상을 선정했다. 첫째 예전부터 감시대상이 되어 살기 힘들어하는 집, 둘째, 직장이 있으나 수입이 분명치 않으면서 잘 먹고 잘 사는 집, 그리고 남의 빚을 많이 진 집 등이다. 이들을 특별히 집중 감시 대상으로 지목한 데 대해, 한 간부는 “이런 사람들은 십중팔구 바쁘면(어려워지면) 적선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흥군 방사포련대, 영양실조로 훈련 미참가자 220여명

황해북도 서흥군 방사포련대는 작년 3월부터 8월까지 식량부족으로 감자와 옥수수죽을 하루 두 끼씩만 공급했다. 방사포련대 산하에 3개 대대가 배속돼있는데, 영양실조로 군사 훈련에 참가하지 못한 인원이 약 220여명에 달했다. 식량 문제가 심각해지자, 군 당국은 결혼생활 2년 미만인 젊은 군관들의 아내와 자녀들을 처갓집으로 보내라고 지시했다. 11월 군사훈련이 시작되기 전에 부대로 복귀하라고 했으나, 12월 현재 부대로 돌아온 여성과 아이들은 거의 없다. 남편 옆에 살려고 해도 먹을 것이 없으니 어떻게 살 수 있겠느냐며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군관들은 군관들대로 식량이 없어 아내와 아이들을 떨어뜨려놓고 언제까지 혼자 살아야 하느냐며 군복무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상태다. 사병들은 영양실조로, 군관들은 가족과의 생이별에 따른 사기 저하로 훈련 참여 수준이나 열의가 급감하고 있다. 련대장을 비롯한 상급 훈련참모들과 지휘관들이 훈련 회의 때마다 아무리 비판하고 강하게 책망을 해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 여성/어린이/교육

강서군 학교들, 날씨 추워서 출석률 감소

평안남도 강서군 학교들마다 11월 겨울이 되면서 출석률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교실이 너무 춥다보니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민학교에서는 한 학급당 절반 이상이 결석하는 수준이다. 학생 출석률이 급감하자 군당 교육부에서는 담임교사들을 닦달하고 있다. 하도 비판을 많이 받는 바람에 일부 교사 중에서는 사표를 내기도 했다. 군당교육부장은 11월 12월, 두 달간 학생 출석률이 낮은 학교의 교장과 교원들을 모은 뒤 학생들의 세외부담을 덜어주고 출석률을 높일 데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 사건사고

태탄군 공군, 휘발유 사용부주의로 화재발생

지난 1월 2일, 황해남도 태탄군 공군사령부 전투 폭격기 비행장 경비구분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중대교양실을 꾸리려고 도색제를 칠하던 군인들이 인화성 물감에 휘발유를 섞어 사용했다. 그런데 사용을 잘못해 화재가 발생해 색칠하던 군인 두 명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교양실 내부가 상당부분 소실됐다. 이번 화재로 교양실 내부에 걸려있던 유화작품과 각종 도서, 그리고 텔레비전, 녹화기 등의 기자재들이 불타 재산피해를 입었다.

군마훈련소, 말 전염병으로 30마리 무리죽음

지난 해 12월 23일 오후부터, 평안남도 평원군 어파구에 있는 군마훈련소에서 말들이 전염병에 걸려 무리죽음했다. 수의사들이 즉각 조사와 예방에 나섰으나 전염병이 수그러들지 않아 말들이 30마리 가까이 죽고 말았다. 수의사들은 치료약이 소독약밖에 없는 상황이라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미 병든 말들을 치료할 방법이 없어 다만 말사(마굿간)에 소독약을 뿌리는 정도로 예방처치를 할 뿐이다. 아직 정확한 원인도 파악하지 못해 말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 논평

아무리 3대혁명운동이 중요해도 주민 고통을 가중시켜서야!

“3대혁명 붉은기쟁취운동 자체가 비법(불법)을 조성시킨다.” 3대혁명 붉은기 쟁취운동이 어떤 모순에 처해있는지 정확히 지적하는 사리원시 한 간부의 말이다. 북한 당국은 3대혁명운동이 주민들에게 어떤 유무형의 고충을 떠안기고 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3대혁명 붉은기쟁취운동은 1960년대 천리마 운동 이후 사상ㆍ기술ㆍ문화 혁명을 표방하며 주체사상을 통한 사회 통합을 위해 1975년에 시작된 대중동원운동으로 알려져 있다. 당과 수령을 위해 충성하도록 교양하는 ‘사상혁명’, 경제 부문에서 기계화․자동화를 중심으로 과학기술발전을 꾀하는 ‘기술혁명’, 공산주의적 생산 문화와 생활 문화를 구현하는 ‘문화혁명’을 통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북한 당국은 이 3대혁명을 추진하는 전위대로 ‘3대혁명소조’를 구성해 각 생산 및 행정 단위에 파견하고, 3대 부문에서 큰 성과를 올린 단위를 선정해 시상하며 대중운동을 선도해 왔다.

문제는 이 운동이 당에 대한 충성심의 척도로 인식되면서, 간부들이 겉으로 드러나는 성과물을 만드는데 급급해한다는 점이다. ‘붉은기 수여 판정위원회’의 판정을 잘 받으려고, 각 단위별로 피나는 경쟁이 벌어진다. 무엇보다 문화혁명 분야에서 건물 보수사업, 내부 시설꾸리기 등을 하는데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려고 공장, 기업소의 노동자들과 농민들에게 그 부담을 지우고 있는 형편이다.

황해남도 장연군의 한 개 농장에서만 내부 꾸리기에 420만원을 사용했고, 어떤 사업장은 꾸리기비용이 천만원대를 넘기도 한다고 한다. 강원도 세포군 보안서는 돈주들에게 부탁하는 것만으로 부족해, 보안서에 드나드는 사람이나 길가는 사람에게까지 돈을 요구해 주민들의 기피대상이 되기도 했다. 또 황해북도 서흥군 식료품공장에서는 직장별로 15만원을 거뒀고, 장연군 농장도 농민 분배량에서 3kg을 제하는 방식으로 3대혁명으로 지게 된 빚을 갚았다. 옥수수 1kg을 사 먹을 1~2천원도 아쉬워 죽물로 연명하는 주민들에게 규정에도 없는 돈을 거두고, 사전 동의도 없이 배급 식량을 제하며, 반발과 문제제기를 하면 충성심이 부족하다고 비판하니 3대혁명판정사업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간부들은 간부들대로 고충을 느낀다. 주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거의 강제로 돈을 거두지만 성과물을 만들어내기에는 재원이 충분하지 않아 대부분 비법행위나 불법거래를 하기 마련이다. 판정사업을 잘 받았다손 치더라도 후에 이것이 빌미가 돼 처벌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렇다보니 간부들의 사기 진작에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시작한 운동이라도, 작금에 이르러 그 효과가 미비하거나, 주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공공질서를 무너뜨리는데 일조하고 있다면, 그 운동은 마땅히 폐지되거나 개선되어야 한다. 3대혁명 붉은기쟁취운동이 궁극적으로 주민들의 복리 향상에 기여하는 운동으로 전환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