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집중

전기 검열에 정미소, 국수 기계 중단

평안북도 룡천군 북중로동자구에서는 전기교차검열이 시작되면서 국수 기계와 정미소 가동이 중단돼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정미소에 가도 쌀이나 옥수수를 정미하지 못해 집에서 절구를 찧어야 할 형편이다. 옥수수 국수 기계를 돌릴 수 없어 국수 만드는데도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몰래 공업용전기를 끌어다 쓰던 개인들도 가차 없이 검열에 걸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대체로 벌금을 내고 빠져나오고 있다. 김복남(여)씨는 지난 달 25일, 통옥수수를 정미하려고 남편 공장 전기를 사용했다가 걸렸다. 김씨는 기존 벌금보다 3배를 더 주고 문제가 커지지 않도록 손을 썼다. 전기검열에 한 번 걸리면 조서를 쓰고, 벌금을 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직장에 통보되면 직장에서 비판받는다. 게다가 그 집이 속한 인민반이나 아파트에 살면 아파트 전체에 전기가 중단되니까 어떻게든 돈을 더 주고 빠져나간다. 얼마 전에는 김씨의 동생 향남(여)씨도 전기 밥가마(전기밥솥)을 사용했다가 1만원을 주고 무마했다. 벌금은 2천원 정도였으나, 향남씨도 더 복잡해지기 전에 5배나 더 주고 조용히 해결했다.

전력 규칙 어기면 ‘역적’ 취급

평안북도에서는 오는 3월 말까지 전기교차검열을 진행하기로 했다. 수풍발전소의 경우 작년에 비가 적게 내려 수량이 그 어느 해보다 충분하지 않은 상태다. 전력 생산량이 감소하다보니, 전력 공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2경제 산하 공장들까지 전력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지역에서도 ‘1월 18일’ 방침에 따라 교차검열이 진행되면서 전기를 비법(불법)으로 끌어다 쓰는 공장 및 개인들은 ‘역적’ 취급을 당하는 분위기다.

이번에 가장 많이 몰수된 것은 ‘흑연 깔판’이었다. 일종의 북한식 ‘전기장판’이다. 평성에 사는 오영철(34세)씨는 “50cm 너비에 2m 길이로 두꺼운 비닐레자처럼 된 것이다. 이것을 레자 밑에 깔고 전기를 련결하면 방안 온도가 22도까지 오르고, 바닥은 온돌마냥 덥다. 한 개에 1만 5천원”이라고 했다. 주로 간부와 법관, 그리고 돈 많은 개인들이 사용하는데, 전력 소비가 커서 이번 검열에 대거 몰수됐다. 남포의 한 검열일꾼은 “(전력 소비가) 무법천지여서 이런 통제가 필요하다. 전기는 워낙 특세가 많아 물 한 방울, 전기 1와트 사용도 통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전기교차검열도 2경제 산하 공장 부문의 전력 부족이 심각한 데 따른 조치라고 말했다.

도별 전기교차검열 시작

‘1월 18일’ 방침을 관철하기 위해 도별 전기교차검열이 시작됐다. 함경북도와 함경남도, 평안남도, 강원도, 량강도, 자강도 등은 각 도별 교차 검열을 진행한다. 단 황해남북도와 평안북도는 도 자체적으로 교차검열한다. 지역마다 ‘안면’으로 봐주는 현상이 만연해있어 이를 철저히 없애겠다는 것이 이번 교차검열의 목적이다. 이에 따라 도(시/군)당, 보안서, 검찰소, 재판소 등 4개 기관에서 진행하게 돼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검열이 예상된다. 한 검열 일꾼은 “전기를 망탕, 랑비하거나 규정을 어기고 사용하는 공장 책임자들, 그리고 특권으로 전기를 랑비하는 개인세대들을 심문 재판할 수 있는 법적 특수 권한을 부여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강한 대책과 처벌 방법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력공업성, 급한 공장부터 전력 공급

북한 전력공업성은 새해 ‘1월 18일’ 방침을 전국 시, 군에 시달했다. 수력발전소, 화력발전소 등 국가 전력 생산량을 점검한 뒤 보다 긴급한 곳에 전력을 우선 수급하라는 것이 이번 방침의 주요 골자이다. 일단 생산이 저조하거나 아예 중단된 공업 부문에는 전력을 공급하지 않도록 했다. 일반 기업소 및 각 단위에도 전력을 공급하지 못한다. 대신 국가계획에 따라 생산하는 공장 부문에 우선 공급해야 한다. 아울러 각 지역 발전소 전력 생산량과 전력 수급 상황 료해 결과에 따라 수력발전소를 추가 건설하기로 했다. 강원도 안변군, 평안북도 태천군, 함경남도 금야군 등은 수력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보고돼 수력발전소 추가 건설이 결정됐다.

■ 식량소식

성천군 재동탄광 로동자 40% 풀죽 연명

평안남도 성천군 재동탄광 노동자 40%가 풀죽으로 연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성천 로동자구에 위치한 재동탄광에는 약 8천 명 가량의 노동자가 있다. 올해 초 신년공동사설을 학습하고,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올해 임무를 넘치게 완성하자고 결의한 자리에서 이 사실이 제기됐다. 이 날 참석자들은 그동안 참고 있던 말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누군가 “일은 매일 빠지지 않고 시키면서, 배급과 로임은 제대로 안줬다. 위에 있는 높은 급들은 이런 실정을 알고나 있느냐?”고 물었다. “자기네들은 잘 먹으니 밑에 로동자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관계하지 않는 거 아니냐. 죽을 만큼 일해도 (우리에게) 차려지는 것이 뭐냐”는 물음도 나왔다. “로임도 한두 달 밀려서 주는 게 보통인데 우리도 적당히 하면 되지. 갱내에서 언제 죽겠는지도 모르는 판에 먹지도 못하면서 목숨을 걸 필요가 있는가?”하는 얘기도 나왔다.

노동자들은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기름, 고기, 설탕, 술 등이 매일 공급됐는데, 4년 전부터 공급이 끊어졌다”고 말한다. 그동안 식량과 부식물, 영양제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해 노동자들의 불만이 컸다. 탄광의 한 일꾼(40대)은 “작년 한해 탄부들만 19명이 죽고, 120명 가량의 가족들이 식량난에 허덕이다 각종 병으로 죽었다. 현재 로동자의 약 20%가 영양실조자로 분류 된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의 체력 및 생산 의욕 저하는 곧 생산성 감소로 이어진다. 재동탄광의 월 무연탄 생산량은 약 3만 6천 톤인데, 계속 감소추세다. 현재 노동자들의 식량 확보와 노후화된 설비를 보수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함흥, 귀국교포 덕분에 알사탕 선물 공급

함경남도 함흥시는 2.16 명절용 식량을 마련하지 못했다. 시량정부에서는 5일 분량만이라도 공급해주자고 제안했으나, 예비식량을 따져보니 이틀 분량도 되지 않았다. 결국 5일 식량 배급 계획은 취소됐다. 어린이 명절 선물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식량이 없으니 식료품 생산 원료가 있을 리 만무했다. 시당에서는 하는 수없이 각 무역회사마다 밀가루를 갹출했다. 다행히 일본에서 귀국한 한 교포가 사탕가루(설탕)를 20여 톤 무상 지원해주어 알사탕을 생산할 수 있었다. 각 학교에서는 선물을 받아 든 어린이들의 얼굴에 오랜만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명절 선물 공급 못하면 ‘실력 없다’ 평가

지난 달 27일, 중앙당에서는 각 도당 책임비서와 인민위원장들이 모인 가운데 공동사설 집행 정형 회의를 진행했다. 이 날 2.16 명절과 4.15 명절 선물 생산 문제가 제기됐다. 국가에서 식료품 원료를 대주지 못하므로, 각 일꾼들은 지역 특성에 맞게 실무적으로 해결하라고 했다. 어린이들에게 무조건 명절 선물을 공급하라는 것이 요지였다. 선물을 마련하지 못할 시 해당 일꾼들을 실력 없는 것으로 평가하고, 경우에 따라 해임 처벌까지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앙당 회의에 참가했던 일꾼들은 지역에 돌아가 다시 도당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함경북도 도당 책임비서는 2월 16일 명절 하루 전날인 15일까지 선물 견본을 도에 올려 보내라고 지시했다. 선물 견본을 보고 평가하겠다고 했다. 함경북도 회령시는 선물 견본용에는 과자 15가지를 준비해 올려 보냈지만, 실제 아이들에게는 5가지를 겨우 공급해주었다.

김책제철소, 2.16명절 맞아 15일분 식량 배급

함경북도 청진시 김책제철소는 2월 16일 명절을 맞아 보름 분량의 식량을 배급했다. 입쌀 0.5kg와 통옥수수 5.5kg, 그리고 옥수수 국수 1kg 등을 가족원 수와 급수에 따라 배급했다. 식량 외에도 술 1병과 콩기름 200g을 명절맞이 특별공급으로 주었다. 콩기름은 하루 결근할 때마다 50g씩 제하고 주었지만, 술은 결근 유무에 상관없이 지급됐다.

한편 청진시당은 콩사탕, 사탕, 껌, 엿 등 어린이에게 줄 명절 선물 마련에 골머리를 앓았다. 원료 부족으로 식료품 공장이 가동하지 않자, 김책제철소에 밀가루 15톤을 긴급히 빌렸다. 올해 춘궁기 비상용으로 마련해두었던 밀가루였다. 시당에서는 통옥수수로 갚기로 하고 일단 밀가루를 받아 식료품공장에 넘겼다.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명절 선물은 이틀 전인 14일에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이 날 각 학교에서는 구역당 일꾼들이 참관한 가운데 아이들에게 다섯 종류의 과자가 담겨진 선물 봉지를 전달했다. 다음 날, 시당에서는 참관 자료를 토대로 중앙당에 선물공급자료 보고를 올려 보냈다.

■ 경제활동

결근하면 소토지 농산물 몰수

함경북도 청진시 부윤구역에 있는 한 공장에서는 결근자가 많아 대책을 강구중이다. 공장 측은 결근할 경우 개인들이 지은 소토지 농산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이들에게서 거둔 농산물은 출근자들에게 배분된다. 노동자들이 항의하면, 공장 측은 “출근 날짜에 출근하지 않고 농사지은 것은 모두 공장의 것이다. (농산물을) 바치기 싫으면 출근하라”고 한다. 이에 전명호(40대)씨는 “먹지 못해 출근 못하는 사람들에게, ‘국가 사정으로 배급을 못 주고 있으니 소토지라도 많이 가꾸라’고 했던 것은 바로 공장 간부들이었다. 소토지 농사를 하면 그걸 공장에서 배급 준 것으로 대체하겠다고 하더니 이제는 출근을 안 했다고 다 바치라고 한다. 출근 안했다고 다른 사람들한테 배분한다니 기가 막힌다”고 했다.

강양희(40대)씨는 “여기는 소토지 농사도 잘 안 된다. 남새도 잘 자라지 못해서 작년에 겨울 김장도 제대로 못했다. 로동자들의 식생활 상태가 한심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노동자들이 어렵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강씨는 “한주일(1주일)만 출근 안 해도 공장 보안서에서 로동자 집들을 돌아다니며 잡아들여 공장 로동자 단련대에 보낸다. 두 달간 힘든 일만 시키면서 교양한다”며, 개인 농산물을 뺏기지 않으면 단련대에 가야한다고 했다. 노동자들은 “배급이나 주면서 나오라고 하면 좋겠다”고들 말한다.

단천 시계공장 파산

함경남도 단천시 시계공장도 자금난으로 결국 파산했다. 200여명의 노동자들 중 다른 공장에 들어간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실직 상태다. 노동자들은 직장을 잃었지만 당장 큰 타격은 없다고 말한다. 실제 이 공장에 제대로 출근했던 노동자는 5명 정도에 불과했다. 10년 넘게 이 공장에 다녔다는 조명규(40대)씨는 “내가 있던 동안 10년 넘게 배급이 없었다. 모두 살기 위해 장사 길에 나선지 오래됐다”고 했다. 조씨는 “공장을 운영하자고, 공장 측에서 로동자들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선전도 많이 했다. 그때마다 식량을 구하려고 장사 길에 나선 로동자들이 많아 종적을 찾지도 못했다”며 사실상 노동자들이 일찌감치 직장을 그만둔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공장 일꾼(50대)은 “기계 설비를 하루빨리 돌려 생산물을 만들어 내서, 그걸 팔아야 다음 생산할 수 있는 자재를 보장할 수 있겠는데 그게 안됐다. 공장이 안 돌아가는데 어디에서도 (자재) 보장해주는 데가 없었다. 고심 끝에 하는 수 없이 공장을 폐기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고난의 행군 이후에 그럭저럭 지탱해오던 공장들이 작년 식량난 때문에 많이 파산했다. 그래서 실업자 수가 전례 없이 많다. 거기에다 시장 폐지 소문까지 돌아 모두들 ‘이젠 다 죽게 됐다, 살려면 뭘 해야 하느냐’며 말들이 많았다. 아직까지는 시장이 그대로 돌아가고 있어서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단천 철재 일용품 공장 문 닫아

함경남도 단천시 철재 일용품 공장이 작년 말, 원자재 부족과 자금난으로 결국 문을 닫았다. 이 공장에 다니던 300여 명의 노동자들은 당장 오갈 곳이 없어졌다. 원자재 부족으로 오랫동안 공장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다보니 출근자는 하루 평균 10여 명에 불과했다. 공장 폐쇄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노동자들은 이들이다. 이들은 장사거리나 부업거리를 마련하지 못해 그나마 간간이 나오는 로임에 의지해왔다.

작년까지 공장에 다니던 황미숙(40대)씨는 공장 얘기가 나오자 한숨부터 쉬었다. 그동안 공장에서 생산하던 철못을 팔아 생계를 이어왔는데 이제 팔 것이 없어 타격이 크다고 했다. “우리 공장에서는 철바게쯔(양동이), 철소래(대야), 철판 못 위주로 생산해왔다. 철판 못은 못이 아니라 철판을 못 길이만치 절단한 것이다. 못 대가리도 없고 끝만 뾰족하게 해서 절단한 것이라 그 질이 형편없다. 나무판에 못을 치면 못이 휘어질 정도다. 그래도 시장에 내다팔면 사람들이 사간다. 시장에 제대로 된 못을 구하기가 어려워서 그런대로 장사가 됐다”고 했다. 이 공장 생산품을 팔아왔던 주경미(49세)씨도 “(원자재) 아무리 없어도 그래도 조금씩 철제품을 만들었는데 작년에 딱 문을 닫아버리더라. 재료가 없어서 놀고 있다가 어디서 재료를 구하면 조금씩 생산하고, 그거 내다팔아서 또 재료 조금 구입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그것도 없어져서 아쉽다”고 했다.

■ 정치생활

국경지역, 통행증 없는 사람 벌금 최소 10만원

국경연선지역에서는 이번 달 9일부터 통행증이 없는 사람들을 무조건 구류장에 보내고 있다. 구류장에서 나오려면 최소 10만 원 이상 내야한다. 2월 16일 명절을 앞두고 더 강화된 조처이다. 통행증을 소지하고 있더라도 외지에서 온 숙박자들은 행선지와 방문 목적을 상세히 밝혀야 한다. 방문지에 결혼이나 환갑잔치 등 집안 행사가 있는 친척 방문자들도 하루 이틀 정도만 머무를 수 있다. 행사가 없는데도 친척을 방문한 사람들은 따로 보안서에서 심문받는다. 한편 보안당국은 국경연선 2선에 인원을 보충해 집중 근무를 세우고 있다. 지나가는 주민들을 단속하는 것은 물론이고, 2선 주변 마을 집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번갈아가면서 숙박검열을 실시하고 있다.

“강타기 하면 무조건 조국을 배반한 반역자 취급”

함경북도 청진시에서는 군중 강연회에서 “강 타기 하면 무슨 이유에서든지 조국을 배반한 반역자로 취급 한다”고 했다. 강연에서는 “중국에 가면 중국에서 활동하는 남조선 안기부들이 붙잡아 미국 하와이에 보내 특수훈련을 시켜 다시 조국에 들여보낸다. 훈련 중에 쓸모없는 사람들은 모두 소리 소문 없이 죽여 버린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 모른다. 그러니 탈북을 생각도 말라 ”고 경고했다. 또 “손전화기로 중국과 내통하거나 탈북한 사람들에게 도움 받지 말라. 만약 사실이 드러나면 무조건 교화형에 처하겠다”고 했다. 한편 강 타기 문제와 더불어 2월 1일부터 모든 골목 장사와 메뚜기 장사를 철저히 금지시킬 것이라는 경고도 있었다.

3월 8일 선거 선전, “한 사람같이 영예로운 공민의 한 표를 행사하자”

오는 ‘3월 8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전국 시, 군에 당적 지시가 계속되고 있다. 우선 이번 선거에 18세 이상 공민증 대상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참가시킬 것을 강조했다. 지시문에는 “백성들에게 선거의 중요성과 올바른 인식, 그리고 선거에 공민적 자각을 가지고, 한 명의 루락자도 없이 찬성투표를 해야 한다. 한 사람같이 영예로운 공민의 한 표를 행사하도록 하자”고 했다. 아울러 선거 분위기 조성 사업에 대한 지침이 내려졌다. 각 시(군)당은 시(군) 청년동맹 예술선전대, 동사무소 녀맹 선전대, 각 공장, 기업소 선전대가 거리와 마을에서 춤과 노래 소리를 울려 분위기 조성 사업을 잘 하도록 지시했다. 이를 위해 시당에서는 선전부 일꾼들을 모아 “선전 활동을 짜고 들어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경비도 계속 강화하고 있다. 보위부와 보안서 등 보안당국은 선거장 분구 경비 조직사업을 잘 해야 한다고 했다. 또 “선거장 분구 정문에는 경비생과 보초병 2명을 세우고, 선거장 내부에 당 지도일꾼들이 긴장하게 근무를 서 한 건의 정치적 사고와 비행 없이 대의원 선거를 보장할 데 대한” 지시도 포함됐다. 한편 보안서 주민등록과(개인의 출신성분, 사회관계, 사상동향 등을 기록한 비공개 문건 취급)와 공민등록과(공민증 발급, 출생, 사망, 이사, 해외출장, 여행증명서 등 취급)에서는 해당 지역 동사무소 인민반 등에 없어진 사람들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 사회

평양 대동문 영화관 북적북적

작년에 개건한(개보수한) 평양 대동문 영화관이 연일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대동문 영화관은 새해부터 계속 새로운 외국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500석 규모의 홀이 두 개나 있지만 아침 9시부터 매표구에 늘어선 줄 때문에 표를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쟁로병, 영예군인, 공로자들은 특별 우대로 표를 구매하는데 우선권이 있다. 이들을 제외한 사람들은 하는 수없이 웃돈을 주고 야매가격(암거래가격)으로 사는 경우가 많다. 표를 샀다가 일부러 야매가격으로 파는 사람들도 생겼다.

2월 16일 명절을 앞두고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았다는 김모씨(40대 남성)는 “평양시에 영화 애호가가 그렇게나 많은지 몰랐다”고 했다. 그는 “보안원들과 규찰대들이 통제해도 완전히 사람사태였다. 600석 좌석 테두리에 보안원들이 앉아 디지털 사진기로 영화를 잡지(찍지) 못하게 엄하게 단속했다”고 했다. 중구역에 사는 한 간부는 “이상한 것은 남녀로소할 것 없이 외국 영화라면 오금을 못 쓰고 기를 써가면서 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현상을 “세계를 알고 싶은 마음”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아무리 부르주아 사상문화적 침투를 막는다며 록화물 단속을 엄중하게 해도, 단속하는 사람들부터 불순록화물을 먼저 보는 게 그 이유이지 않겠냐고 했다. 대동문 영화관에 다녀왔다는 한 30대 여성은 “알고 싶고 보고 싶은 게 인간의 본성 아니냐. 그걸 자꾸만 강제로 억제하려고 해도 근절이 안 된다”고 했다.

선교구역에 사는 최모씨(40대 여성)는 영화관은 먼 나라 얘기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씨는 “당장 하루 끼니 버는 것도 바쁜 세상에 영화는 무슨 영화냐”고 했다. 최씨와 함께 장사를 다닌다는 동료 여성(40대)도 “로병, 영예군인들이 자기들한테 떨어진 영화관 표 팔아서 밥값 한다는 얘기는 들었다. 그거라도 있으니 그 사람들 복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평양에는 빈부차이가 아주 심하다고 한 마디 했다. “고려호텔 1층 평양랭면칸에 가면 국수 한 그릇에 3유로한다. 지하 목욕칸에 가면 5유로한다. 그런데 여기에 고정으로 와서 목욕하고 국수 먹는 사람들이 평양에는 차고 넘친다. 그것도 온 가족이 택시를 타고 와서 먹고 가기도 한다. 다 팔자라고 생각하면 별일 아니겠지만 옥수수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이건 아니다 싶다”고 말했다.

화상 입은 농장원 위해 청년들 너도나도 자원

평안북도 운전군 운전읍에서는 도로 건설에 동원됐던 한 농장원이 화약 취급 부주의로 팔, 다리에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환자는 긴급히 신의주 병원으로 이송됐다. 40% 화상으로 환자의 상태가 매우 심각했다. 운전읍 리당 비서가 도로건설에 동원된 청년들에게 피부이식과 헌혈을 긴급 호소했다. 이에 70여 명의 청년들이 서로 돕겠다며 피부이식과 헌혈에 너도나도 자원했다. 자동차 적재함에 30여명밖에 탈 수 없어 나머지 청년들은 아쉬워하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 선발된 인원을 태운 차량은 3시간 만에 신의주 병원에 도착했다. 원래 운전읍에서 신의주까지 5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인데, 새벽 4시에 떠나 7시에 도착했다.

사람 목숨을 구하려는 젊은이들의 열의는 이 지역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리당 비서는 “청년들의 기세를 보니 정말로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이 바쁜 세월에 제 몸 하나 돌보기 어려운 판에, 이름 석 자도 모르는 생면부지의 사람을 위해 제 피와 피부를 서슴없이 내놓다니 정말 감동된다. 이것이 우리 민족의 얼이었던가?”라며 너도나도 감동스러워했다. 운전군의 한 간부는 “고난의 행군 이후에 이미 없어진 줄 알았던 우리의 미덕이 이렇게 살아있다니 정말 뭐라고 말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슴 벅차다”고 했다. 운전읍 주민들은 “자기가 건강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에서 이런 일은 일어나기가 힘들다. 아무리 우리가 어렵게 살지만 아직도 우리 민족 고유한 품성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고맙다. 정말 고맙다. 그 젊은이들도 한 가정의 생계를 유지하느라 바쁠텐데(힘들텐데), 자기 피와 살을 서슴없이 떼 주려고 떨쳐나서니 그저 고맙다”고 울먹이는 농장원들도 있었다. 리당 비서는 “우리는 가난해 젊은이들에게 보상해줄 것은 없지만, 이들의 품성만큼은 세상 널리 알리고 싶다”며 “만나는 이들마다 이들의 사적을 선전하련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 여성/어린이/교육

“남편 바람나 재산 날리는 것보다 고달파도 내가 달리는 게 낫다”

신의주 남송동에 사는 한홍섭(50대 여성)씨는 시장 안에서 신발 장사를 하며 가족들을 먹여 살리고 있다. 남편과 시어머니, 그리고 올해 대학 졸업반이 되는 딸과 중학생 아들을 혼자 뒷바라지한다. 하도 장사가 안 되다 보니 작년 말에는 평성까지 ‘달리기 장사’를 했다. 50만원을 들고 가 신발을 싸게 사와 보름 만에 다 팔았더니 10만원의 이윤이 남았다. 한씨는 “내가 이번에 처음으로 평성에 가봤다. 평성 시장 신발매장에 갔더니 남송 장마당 통째만한 크기여서 너무 놀랐다. 그렇게 크고 넓은 매장은 태어나서 처음 봤다”고 평성으로 ‘달리기 장사’한 소감을 말했다.

한씨는 “내가 몸도 아프고, 달리기를 하면 기름 값이다 뭐다 복잡해서 안하려고 했다. 그래도 식구들 먹여 살리고, 딸 대학은 졸업시켜야겠기에 나섰다”고 했다. 남편더러 달리기 장사를 해달라고 하면 안 되겠냐고 하니 당장 정색한다. “여자들은 로비(경비)를 절약하느라 500원도 아껴서 몇 끼씩 굶으면서 갔다 온다. 그런데 남자들은 한 번 길 떠나면 술, 안주, 담배 값을 못 당해낸다. 더욱이 돈을 많이 차고 다니니깐 여자들이 어떻게든 따라붙는다. 딴 여자 만나 바람이 나면 재산이고 남편이고 다 망쳐 먹게 되니까 고달파도 내가 달린다”고 했다. 그는 “(밖에) 나다니는 남편들 치고 길에서 바람 안 피는 사람이 없다. 생활이 어려우니까 도처에 여자들이 돈 있어 보이는 남자들을 따라다닌다. 그런 꼴 당하느니 그냥 내가 고생하고 만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가족 생계부양 고달파 가끔 이혼 생각

평안북도 신의주 근화동에 사는 안정옥(30세)씨는 서른 살이다 보니 단속을 피해 다니며 장사한다. 유치원 다니는 딸과 시어머니, 그리고 남편을 먹여 살리는 것은 오로지 안씨의 몫이다. 남편은 취직을 못해 집에서 주패장(카드)으로 신수 보는 게 하루 일과다. 시어머니가 늙고 쇠약한 몸으로 시래기라도 주워오지만 실제로는 안씨 혼자 가족을 먹여 살린다. ‘2월 16일’ 명절 전날에는 구두 열 켤레를 팔아 1만원을 벌었다. 그에 따르면 “하루 평균 5천원은 놓지 않고 번다. 단속에 걸리면 모든 게 허사지만 그래도 먹고 살자면 이 짓을 안 할 수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엔 아무리 부지런히 하루도 안 쉬고 벌어도 물가가 워낙 비싸 옥수수밥 먹기도 어렵다고 한다. 안씨는 벌이가 시원찮을 때에는 사는 게 힘들어 이혼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했다. “우리 장사하는 사람들끼리 그런 말 한다. 진작 이혼해서 혼자 벌어먹었으면 부자 됐겠다고. 그래도 내가 없으면 당장 식구들이 배곯을 걸 생각하면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지 어쩌겠나?”라며 웃었다.

■ 사건사고

장애 영예군인들, 역무원 폭행

지난 2월 9일, 평안남도 평성 역에서 폭력사건이 발생했다. 혜산-평양 1열차에 표 없이 타려던 서너 명의 영예군인들이 탑승 거부를 당하면서 열차원과 싸움이 붙었다. 영예군인들은 다리를 다친 장애인들이었다. 이들과 시비가 붙었던 열차원은 너무 심한 폭행을 당해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말았다. 경무장과 경무원이 달려갔지만 영예군인들이 너무 흥분한 상태라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평성역 분주소 보안원 8명이 출동한 뒤에야 사태가 진정됐다. 상황을 지켜보던 승객들은 “아무리 화가 나도 그렇지 사람을 죽일 정도로 팬 것은 너무 심했다”는 의견이 많은 가운데, “사회에 대한 불만을 렬차 안내원에게 분풀이한 게 아니겠느냐”며 영예군인들을 이해한다는 의견도 제법 많이 나왔다.

■ 논평

언제까지 전기검열에 의지할 것인가?

얼마 전 ‘1월 18일 방침’이 나왔다. 급한 부문에 우선 전력을 공급하라는 방침이다. 개인이든 공장, 기업소든 허가 없이 전기를 끌어다 쓰면 엄중 처벌할 것이라 경고했다. 전력 규칙을 어기는 자에게는 ‘역적’이라는 표현도 썼다. 얼마나 집행이 잘 되는지 교차검열도 시작했다. 전력 관련 연례행사가 올해에도 시작된 것이다.

문제는 전기교차검열이 다른 모든 검열과 마찬가지로 단기처방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수많은 방침을 내려 보내도 구조적인 문제가 바뀌지 않는 한 그 때뿐이다. 일꾼들 중에서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른 문제는 제쳐두고 전기 분배 문제만 보자. 전기를 분배하는 배전소는 각 도당, 시당, 군당 산하에 속한다. 당연히 배전소 일꾼들은 그가 속한 지역(도, 시, 군)당에서 당 생활을 한다. 당적 지시와 당적 분공을 받는 것은 물론 총화가 모두 그 안에서 이뤄진다. 당연히 지역당의 입김이 중앙당의 입김만큼이나 셀 수밖에 없다.

아무리 전력공업성에서 이러저러한 공장에 먼저 전기를 보내라 지시해도, 지역당에서 전기를 요구하면 그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례로, 함경북도 김책제철소는 청진시 송평구역에 위치해있지만, 중앙당의 직접 관할 아래에 있는 특급기업소다. 아무리 중앙에서 김책제철소에 전력을 우선 공급하라고 해도, 청진시당에서 송평구역의 다른 부문에 전기를 요구하면 그 쪽에도 공급해주게 된다. 시당에서 당생활을 하는 시배전소 일꾼으로선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이렇듯 한정된 전력을 여러 곳에 분산해 나눠주다 보면 자연히 전압이 떨어지고 전기 질이 나빠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공장에서는 생산 오작동이 발생하고, 기계가 멈추거나 파손되는 경우도 생긴다.

‘1월 18일 방침’의 맹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전기교차검열을 하는 기간에는 방침대로 아마 순조롭게 진행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검열기간이 끝나면 어떻게 될까? 다시 또 문제는 반복될 것이다. 물론 북한 당국도 전력 생산량을 높여 전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 기존 발전소 보수 공사와 새로운 발전소 증강 계획이 그것이다. 여기서 또 다른 문제는, 발전소 건설 및 보수공사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이다.

현재의 남북한 대결국면이 대단히 안타까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남북한 당국은 전력문제를 포함해 건설적인 협의를 할 수 있는 사안이 얼마든지 많음에도 아직까지 서로를 겨눈 칼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치켜들 기세다. 정미소 기계를 돌릴 전기가 없어 알곡을 찧지 못하는 북한 주민들의 고통은 아무도 염두에 두지 않는다. 전력문제는 남북한 당국이 협의하면 얼마든지 풀어갈 수 있는 문제이다. 부디 남북한 당국은 대결을 멈추고, 당장 먹고 살아야 하는 북한 주민들의 생존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