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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278호

■ 시선집중

개인 소토지 농사도 빈익빈 부익부

개인 소토지 농사가 금지되는 가운데, 일부 힘 있는 사람들은 인력을 구해 농사를 짓고 있다. 일종의 소작농을 구하는 셈인데, 이들에게는 하루 일당으로 두 끼니의 식사와 통옥수수 3kg를 준다. 밭갈이를 하는 경우 식사 보장에 100평당 2,000원씩 쳐준다. 고용인의 형편이나 사정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이 수준에서 지급된다. 가난한 주민들은 혹 어디에 이런 벌이가 없는지 열심히 찾아다닌다.

함경남도 함주에 사는 최현정(40대)씨는 자신도 그렇게 소작농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요전 날은 옥수수와 콩 종자를 심으러 갔댔는데, 그 집은 국수 죽을 해주었다. 작은 두부에 양념을 넣어서 그렇게 주더라. 그 집 밭 옆에는 옛날에 군당 책임비서하던 아바이와 검찰소장네 밭이 있다. 군 간부들도 다 5-600평 이상 소토지를 가지고 있다. 그 집들은 로력(노동력)을 공짜로 쓰다시피 한다. 돈 없는 사람들은 산꼭대기에 밭을 만들어 농사짓는다. 인분 퇴비를 머리에 이고지고, 등짐 메고 그렇게 올려가서 있는 고생, 없는 고생 다하면서 짓는다.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은 그냥 편안히 먹을 것 조금 주고 사람 쓰고, 요소비료 사서 파종한다”며 개인 소토지 농사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하다고 지적했다.

함경남도 중학교, 농촌 지원 전투 시작

함경남도 함흥, 흥남, 신포 등 각 지역의 중학교들도 지난 4월 27일부터 일제히 농촌 지원 전투에 나섰다. 지역에 따라 5월 5일부터 전투가 시작된 곳도 있다. 농촌 지원에 참가하는 중학교 3학년부터 6학년 학생들은 2일 분량의 식량을 자체로 준비해갔다. 이후 식량은 각 농장에서 통옥수수 또는 국수로 공급해주기로 했다. 그 외 부식물과 필요 물자는 학생들이 부담하게 된다.

농사 부문 150일 전투 시작

5월 10일, 전국적으로 150일 전투가 시작된 가운데 농사 부문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기 시작했다. 전국 각 단위와 공장, 기업소에서는 “모든 일에서 마력을 내지 못하면, 우리나라 경제가 10년 이상 떨어지게 된다”며 선전과 독려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새벽 5시부터 밤 9시까지 온종일 모내기 등 농사일에 투입된다. 부득이하게 일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하루 1,000원씩 낸다. 이 돈은 일하는 주민들의 점심 식사를 마련하는 데 쓰인다. 만약 일하러 나오지 않거나 돈을 내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인민반별로 사상투쟁회의를 열어 비판한다. 경고를 받았으면서도 태도가 바뀌지 않으면, “사상이 썩었다”는 비판과 함께 단련대로 보내질 예정이다.

앞으로 150일 전투 기간 동안에는 거리마다 담당 보안원들이 검문검색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단속해 정당한 사유가 없이 돌아다니면, 무조건 농사일에 투입시킬 예정이다. 주민들은 150일 전투가 특별한 일은 아니라고 말한다. 해년마다 5월부터 농촌 총동원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그 기간이 150일로 정해졌을 뿐이라고 한다. 5-6월 모내기 전투, 7-8월 김매기 전투와 풀베기 전투, 9-10월 가을 농촌 동원 등 기존의 각종 전투를 따지면 결국 150일이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다만 “150일이라고 못 박은 이상 어쨌거나 이 기간에는 발 편히 잠자기는 글렀다. 안 그래도 장사도 못하게 하고, 소토지 농사도 못 짓게 하는데 150일 전투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더 조이겠느냐. 벌써부터 골(머리)이 띵하다”고 말한다. 한편 평양의 한 간부는 150일 전투를 하는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하도 일을 안 하고 제멋대로 장사하러 다니고, 소토지 하러 가고 그러니까 이렇게 (강압적으로)라도 하는 거다. 사람들이 많이 나가 한 삽이라도 더 파서 알곡 한 알이라도 심으면 생산이 늘어날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 식량소식

단천 문암협동농장 농민들, 미역죽으로 연명

함경남도 단천시 문암협동농장 농민들은 현재 미역죽으로 연명하고 있다. 이 농장은 바다 옆에 있어 모래층이 많고, 흙이 적어 땅이 척박하다. 이 때문에 알곡 소출이 적다. 한 해 농사를 아무리 열심히 지어도 알곡 먹는 집이 많지 않다. 농민들은 바닷가에 나가 미역, 곤포 등을 채집하는 일에 더 열중한다. 아니면 시내에 잘 사는 집에 가서 가을에 3배로 갚아주기로 하고, 옥수수를 가져다 먹는다. 농민들은 “이 곳은 살 곳이 못 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단천 농민들 “6월 넘기기 힘들다”

함경남도 단천시 농민들은 식량 사정이 나빠 올해 6월을 넘기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한 간부는 “단천시에는 30여개의 농장이 있다. 이 농장 농민들을 대강 상층, 중층, 하층 3개 부류로 나누면, 상층은 한 15%, 중층은 25%, 하층은 60% 정도 된다. 중층 계층은 6월을 넘기기 바쁘다. 하층 농민들은 식량이 벌써 떨어져 이미 식량 고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봉리 농장에서 일하는 고병득(40대)씨는 “(우리 농장은) 일제시대 때부터 마그네슘크링카 공장 오염이 심해서 소출이 많이 나지 않는 곳”이라고 말했다. 고씨는 “마그네슘크링카 공장에서 나오는 먼지가 토지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이 먼지가 땅에 앉은 데는 풀도 나지 못한다. 소출이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농장원들 사이에 저 공장을 없애버렸으면 좋겠다는 소리가 나온다. 국가에서 알곡을 보상해줘도 괜찮을까 말까인데, 가을에는 국가에 오히려 바쳐야 하니 (농민들에게) 식량이 남아있을 게 뭔가?”라고 말했다. 신호협동농장도 단천제련소에서 뿜어대는 매연으로 농산물 피해가 심각하다. 정순금(40대)씨도 “저 공장을 없애버리던지 우리 농장 땅을 묵이든지 해야지, 일년 열두달 일해 봐야 소출은 적고, 그나마 국가에서 다 가져가버리니 농사 지어봤자 뭐하나. 그러다나니 우리 농장 인원 절반이 다 구차하게 생활하고 있지 않은가. 다른 데로 이사를 가든지 해서 여기를 뜨고 말겠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단천시 2월 빈곤 가족 통계

2009년 2월, 함경남도 단천시의 ‘식량 사정이 아주 심한 세대’(빈곤 가족)에 대한 통계에 따르면 금봉동 100여 세대, 복천동 90여 세대, 양산동 120세대, 내문동 190세대, 항구1동 80여 세대, 항구2동 100여 세대 이상이 현재 하루하루 겨우 연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 노동자가 없거나, 장사와 같은 생계벌이가 없는 세대, 가족 중에 장기 환자가 있는 세대들이다. 조사에 따르면, 이 세대들은 작년부터 올해 2월까지 밥 한 끼를 제대로 먹지 못해 죽으로 연명해왔다. 겨울에는 아침과 점심을 굶고, 저녁에야 묽은 죽을 먹었다. 그것도 힘들 때는 4-5인 가족 중 1-2인은 끼니를 전혀 먹지 못하고 보내는 경우도 많았다.

군수공장도 ‘식량 자체 해결하라’ 강연

군수공장에서도 당분간 식량 배급이 어려울 전망이다. 자강도 강계시 각 군수공장 일꾼들은 노동자 대상 강연회에서 “앞으로 9월까지는 자체적으로 식량을 해결해야 한다”고 예고했다. 그렇다고 해서 출근율이 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강연회의 핵심 요지였다. 공장 간부들은 “이미 량정사업소에 알곡이 없어 운영이 중단된 곳이 많다고 들었다. 세계적으로 식량이 부족하고, 우리나라도 식량이 충분하지 않으니, 어떻게든 우리 자체 노력으로 사업을 잘 조직해서 식량 문제를 잘 극복해 나가자”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3월까지만 해도 조금씩이나마 나오던 식량이 지난 4월부터 끊겼다. 올해 춘궁기를 어떻게 넘길지 걱정이 크다”고 말한다.

■ 경제활동

흥남비료공장 잦은 고장으로 생산 지장

함경남도 흥남비료련합기업소가 잦은 기계 고장으로 비료 생산에 지장을 받고 있다. 이 공장 기술일꾼인 홍남식(가명, 50대)씨는 보수 작업 때마다 제일 애를 먹고 있는 것이 급수 직장의 전해용 물 저장 땅크(탱크)의 앙금 처리 작업이라고 했다. 이 작업은 노동자들 150명을 다 동원해도 일주일 넘게 걸리는 방대한 작업이다. 그런데 배급을 못 받은 노동자들이 “먹지 못해 힘쓰기 어렵다”며 일을 잘 하지 않는다. 아무리 초급당 일꾼들이 나와서 소리쳐도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로력 영웅 채방석이 감탕 처리 물 펌프를 만들었지만, 고장률이 높고 성능이 썩 좋지 않다. 촉매제 교체 작업도 문제다. 합성 직장에서 촉매제 교체 작업을 하려면, 용접기 작업을 하러 촉매제 땅크(탱크)문을 열고 들어가야 하는데, 그 속에 들어가겠다는 사람이 없다. 서로 눈치만 본다. 지난 3월에는 직장 부문 당비서가 반장과 세포비서, 초급당일꾼들을 40분씩 교대로 들여보내 작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가스 유출로 2명이 질식해 그 중 한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시장 운영 방침, 재 강연

전국적으로 각 인민반에서는 시장을 당의 의도대로 관리 운영할 데 대한 강연을 실시했다. 내용은 지금까지 했던 시장 소식을 종합한 것이다. “시장은 비사회주의의 서식장이요, 자본주의의 본거지”라며, 차판 장사, 도매 장사를 엄중히 금지한다고 했다. 또, 국가적으로 못 팔게 된 상품들은 철저히 단속할 것을 여러 번 강조했다. 그밖에 시장 주변에서 장사 행위가 없어지지 않고 계속되는 현상, 기관, 기업소들에서 개인 장사꾼들이 장사하도록 조성시켜 주는 현상, 기업소 자체로 장사 판 벌려 놓는 현상, 젊은 여자들이 계속 장사하는 현상, 평성 시장이 전국 도매 시장이 되고 있는 현상, 시장 자체적으로 판매소를 만들어 장사하는 현상, 손구루마 끄는 사람들이 많은 현상 등을 일일이 지적하며 이런 현상을 철저히 근절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다시 사상교양을 철저히 해 ‘밝아오는 강성대국에 애국의 한 마음 다 바치자’”고 결론 내렸다.

무역성,“특산품 팔아 농자재 마련하라”

무역성에서는 해외에 파견돼있는 각 무역대표부 일꾼들에게 “특산품을 팔아 농자재를 마련하라”며 계약 항목을 수정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렸다. 기존 계약 조건을 바꿔 농사에 필요한 농자재를 구비하라는 지시였다. 이에 따라, 량강도 삼지연군은 감자전분을 팔기로 했으나 마땅히 팔만한 데가 없어 걱정이 크다. 군당은 무역대표부 일꾼들에게 좀 싸게 해서라도 하루빨리 팔아 비료를 구입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함경북도 각 지역에서는 종자가 부족해 시름이 깊다. 돈 있는 사람들은 아무리 비싸더라도 시장에서 종자를 구입한다. 하지만 농장들에서는 자금이 없어 종자를 구입하지 못하고 있다. 농사 준비가 늦어지자 상부의 비판이 언제 떨어질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농업성의 한 간부는 “올해 비료와 종자, 비닐박막 등 농사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현저히 부족해 큰 걱정이다. 현재 중국으로부터 대량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 정치생활

청진시, 백두산 건설 노력 보장 지시에 진땀

함경북도 청진시는 백두산 건설 로력을 보장하라는 지시에 무척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일단 인민위원회 로력 동원부에서 노동력을 선발하고, 후방 물자로는 통옥수수를 가공한 펑펑이 가루와 강낭콩, 소금, 미역 등과 양말, 장갑 같은 물자를 준비하기로 했다. 그런데 선발된 노동자들이 가지 않겠다고 강력하게 버티고 있어 시당에서도 어찌할 바 모르고 있다. 당비서가 아무리 당 정책을 내세우며 강압적으로 명령해도, 노동자들마다 갖가지 이유를 들어 도저히 갈 수 없다고 항변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각 기업소 노동과에서는 3개월 혹은 6개월마다 반드시 교체 인력을 보내주겠다고 하고, 이번에 동원되지 않은 노동자들로부터 2천원 또는 5천 원씩 거둬 적게는 20만원, 많게는 50만원까지 생활비를 대주겠다고 하지만 노동자들이 선뜻 움직이지 않고 있다. 노동자들은 “속는 것도 한두 번이지, 그 말을 누가 믿느냐. 그렇게 해줄 것 같으면 지금까지는 왜 사람들이 다 도망가게 내버려뒀느냐”며 냉소하는 분위기다.

백두산 건설 노동자 보장 못하는 간부들 해임 예고

백두산 건설 책임 간부가 해임된 후 중앙당과 내각에서 새로운 간부들을 구성해 내려 보냈다. 이들은 내려가자마자 먼저 각 돌격대마다 현재 남아있는 인원과 배급 상황을 검토했다. 그런 후 각 려단 산하 돌격대 중대장과 정치 지도원급 지휘관들을 불러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회의에 회의를 거듭해도 별다른 대책과 방도가 나오지 않자, 결국 중앙당에서는 지난 5월 2일, 돌격대의 모든 생활비용을 담당하는 각 시, 군당 책임비서들에게 방침을 하달했다. 오는 15일까지 각 시, 군에서 백두산 건설 동원 로력(노동력)을 보장할 것, 그리고 돌격대생의 식사와 필수품 등을 보장해줄 것이 방침의 주요 골자였다. 혹 이를 보장하지 못하는 시, 군당 책임비서는 중앙당 검열위원회에 회부될 것이며, 처벌과 함께 해임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백두산 건설 중단 위기로 중앙당 부부장 해임

백두산 건설 책임자인 중앙당의 한 부부장이 노동자 부족으로 건설 진척이 늦어지자 비판받고 해임됐다. 그동안 전국 각 지역에서 조직된 돌격대들이 백두산 건설에 참여해왔으나, 식량이 보장되지 않아 이탈자들이 속출하는 문제가 있었다. 강원도 원산, 평안남도 평성, 순천, 함경북도 김책, 청진 등 각 지역에서 돌격대를 몇백명씩 뽑아서 보내도 남는 인원은 수십 명에 불과하다. 원래는 건설에 동원되는 기간 동안 식량을 보장해주고, 또 일정 기간이 끝나면 다른 인력으로 교대해줘야 하는데 대부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한 돌격대는 300명 중에 40-50명만 남고 다 집에 가버린 사례도 있다. 노동자 집단 이탈 사태로 한때 백두산 건설이 중단되기까지 했다.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중앙당 간부가 해임되기에 이르렀다.

■ 사회

단천, 하루에 한 끼 먹기 운동

함경남도 단천시의 가난한 동에서는 주민들 자체적으로 하루 한 끼 먹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덕흥동에는 약 1,500명 정도가 살고 있는데, 이 중 끼니 걱정을 하지 않고 사는 가족은 약 20%에 불과하다. 그럭저럭 굶지 않고 사는 세대는 약 30% 정도이고, 나머지 50%는 생계가 매우 곤란한 형편이다. 하층 세대는 굶는 날이 먹을 날보다 많고, 끼니도 멀건 죽이 전부이다. 식구가 많거나 장기 환자가 있는 집에서는 하루 한 끼 먹는 것도 감지덕지하며 산다.

복천동에 사는 김정현(30대)씨는 부모님과 아내, 그리고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김씨는 직장에 출근은 하지만 로임을 받지 못한 지 오래됐다. 김씨와 그 가족들은 아침 식사를 오전 10시경에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이것이 그 날 하루동안 유일하게 먹는 식사다. 옥수수쌀에 옥수수겨를 섞어 먹거나, 배추 시래기를 옥수수쌀 약간과 옥수수겨를 끓여 먹기도 한다. 노인들은 영양실조에 걸려 밖에 나가지 못하고, 아이들도 꽃제비로 떠돌아다닌 지 오래됐다.

전국 5.1 로동절 맞이 행사 열려

5월 1일 국제로동절을 맞아 전국적으로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각 공장, 기업소들에서는 체육대회를 실시했는데, 밧줄 당기기, 윷놀이, 귀 잡고 돌기, 물동이 이고 달리기, 공 안고 달리기, 보물찾기 등 여러 종목들이 벌어졌다. 노동자들은 모자, 수건, 양말 등 1등부터 3등까지 주는 상품을 타려고 모두들 열심히 경기에 참가했다. 여기저기에서 모처럼 웃음꽃이 피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성들은 치마, 저고리를 걸치고, 역 앞에서 벌어지는 경축 무도회에 참석했다. 치마를 입지 않은 여성들은 무도회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무도회가 시작된 뒤에는 도중에 나오지 못하도록 사로청원들이 지켰다. 시장은 오후 2시부터 열었는데, 상당수의 녀맹원들은 무도회를 포기하고 계속 장사를 하기도 했다. 한편 명절을 맞아 아침 9시부터 특별히 전기도 공급됐다. 전기가 들어오자 오랜만에 집에서 TV를 보려는 사람들로, 길거리가 한산해지는 지역도 있었다.

■ 여성/어린이/교육

자녀들 봄 소풍에 학부모들 걱정

5월이 되자 유치원을 비롯한 각 학교에서는 봄철 등산(소풍)을 가기 시작했다. 살림살이가 괜찮은 집 부모들은 아이들의 소풍 도시락 싸는데 정성을 기울인다. 계란, 떡, 김밥, 인조고기에 돼지고기, 사탕, 과일 등 평소 먹기 힘든 음식들을 싸서 보낸다. 선생님의 것도 물론 함께 준비한다. 이렇게 풍족하게 준비해 가는 아이가 있는가하면, 없는 집 아이들은 아예 소풍 갈 생각도 못한다. 가봤자 친구들 앞에서 주눅이 들거나 망신만 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수준의 학부모들은 아이 기를 죽이지 않으면서 너무 과하게 돈을 쓰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골머리가 아프다고 말한다.

휴학생들 조기 졸업시켜 군대 배치

인민무력성에서는 올해 군입대한 초모생들의 신장이 작아 교육성에 협조를 요청했다. 초모생 신장이 적어도 158cm 이상이어야 하는데 이런 학생을 찾기가 쉽지 않아 휴학생들을 조기 졸업시키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것이다. 교육성에서는 입학 연령보다 1-2년 늦게 학교에 들어갔거나, 치료를 받으려고 1-2년 휴학했던 학생들을 조기 졸업시켜 군대에 보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교육성은 “나이가 되는 학생들은 일단 졸업시켜 군대에 보낼 방침이다. 전국적으로 바로 실시하라”고 말했다.

■ 사건사고

화성군 16호 관리소 2명 도주하다 붙잡혀

지난 4월 28일, 함경북도 화성군 16호 보위부 관리소에서 죄수 2명이 도주하다 붙잡혔다. 한 명은 도주한 지 한 시간도 못돼 붙잡혔고, 나머지 한 명은 다음날 청진시에서 발견돼 한동안 대치하다가 사살됐다. 당시 탈옥범이 보위부원의 칼을 빼앗아 한데 뒤엉켜 난투극을 벌였는데, 결국 다른 보위부원들의 총에 맞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붙잡힌 한 명은 그 다음 날, 교화소 범죄자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공개처형됐다. 한편 당시 이들을 담당했던 농산과 계호원 2명은 이들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이유로, 생활제대 됐다.

회령시 산불 피해 산림 2만 정보

지난 4월 11일 발생한 함경북도 회령시 대형 산불 피해 규모가 집계됐다. 공업림 삼림경영소 림산과에 따르면, 이 날 발생한 화재로 총 2만 여평의 산림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이로써 이번 화재가 최근 일어난 산불 중 가장 피해가 큰 산불로 기록됐다.

■ 논평

150일 전투, 주민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지난 4일, 로동신문은 “우리 당은 전당, 전군, 전민이 더욱 분발해 150일 전투를 벌릴 것을 열렬히 호소하였다”는 사설을 실었다. 6일 중앙방송은, “강성대국 건설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제끼기 위한 150일 전투에서 선봉대, 돌격대가 되기 위한” 결의모임이 5일 각지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다음날인 7일, 로동신문은 또 다시 “일심단결의 위력으로 150일 전투에서 빛나는 승리를 이룩하자”는 사설을 실었다. ‘비약의 룡마타고 폭풍쳐달리자’와 같은 선전포스터도 등장했다. 바야흐로 전투의 계절이 시작된 듯하다.

이로써 북한 주민들은 150일 전투기간 동안 꽉 짜인 시간표 속에서 움직이고, 매일 사업총화로 하루를 마감해야 한다. 일례로 농촌 전투에 투입된 주민들은 새벽 5시부터 밤 9시까지 모내기와 기타 농사일을 하게 된다. 소속 직장이나 단위의 승인 없이 거리에 나섰다가는 보안원에게 즉각 단속당하기 십상이다. 사정상 좀 늦게 출근하겠다거나 중간에 일찍 다른 일을 보러 나가겠다고 할 수도 없다. 전투 기간에는 어떤 곤란과 난관이 있어도 시간을 엄수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당 세포비서가 주관하는 일일 사업총화에 사사건건 비판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전후 천리마대고조운동으로 강국으로 발돋움했듯이, 2012년 강성대국을 앞두고 다시 한 번 혁명적인 대고조로 모든 전선에서 비약의 폭풍을 일으키자”고 한 지 4개월 만에 천리마운동은 소리 없이 자취를 감췄다. 대신 당이 주도하는 일종의 강제적 조직사업이 ‘150일 전투’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여기에서 천리마운동에 대한 중간 평가를 짐작해볼 수 있다. 철저히 대중의 자발성에 기초하는, 대중운동으로서의 천리마운동에 주민들의 호응이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각 경제 분야마다 원자재와 자본 등이 부족한 상황에서 올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내려면 당으로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을 것이다. 결국 대대적으로 노동력을 동원해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북한의 간부들은 “한 삽이라도 더 파서 알곡 한 알이라도 더 심으면 어찌됐건 생산량은 늘어날 것이 아니냐”고 말한다. “사람들이 일을 안 하니까” 강압적으로라도 일을 시키는 것이라고도 말한다. 대내외적으로 무엇 하나 쉽지 않은 조건 속에서 ‘강성대국’의 비전을 보여주어야 하는 당국의 고민을 짐작해볼 수 있다. 그런데 이 150일 전투에서 과연 주민들은 무엇을 얻을 수 있는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무보수 로동에 익숙한 북한 주민들이라지만, 무슨 방법으로 식량을 자체 해결하면서 춘궁기를 넘기라는 말일까.

물론 생존력이 강해진 주민들은 삼엄한 150일 전투 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갈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일어서기 힘든 취약 계층 주민들은 무슨 수로 춘궁기를 넘기고, 나아가 150일을 버틸 것인가. 과연 누구를 위한 150일 전투인지 되묻는 것은, 결과에 상관없이 150일 전투 자체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앞으로 주민들이 얼마나 더 시달리고, 어려움을 겪게 될 지 눈에 선해 가슴 아프고 안타까울 뿐이다.

■ 집중탐구

2007-2009년 춘궁기 식량 가격 비교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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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009년 춘궁기 식량 가격 분석

5월 초순이 되면서 식량값이 전국적으로 오름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4월까지의 곡물 가격은 2008년 상반기(2~4월)에 비해 안정적인 추세를 보였다. 특이한 점은 2008년도에 비해 옥수수 가격이 쌀 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일반 주민들이 주식으로 이용하는 옥수수 가격이 2008년보다 쌀값 대비하여 낮은 가격을 유지한다는 것은 식량 사정이 작년 이맘때보다는 심각성이 덜하다는 것을 뜻한다.

2007-09년 2-4월 평성 쌀 가격표

(단위: kg/북한 원)

날짜

연도

2/12/153/13/154/14/15
2007900900880870870850
20081,3501,3501,5001,6501,6502,650
20091,6001,6001,7001,8001,9002,000

2007-09년 2-4월 청진 옥수수 가격표

(단위: kg/북한 원)

날짜

연도

2/153/13/154/14/15
2007250250270280300
20086006007001,2501,400
2009730730730750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