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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280호

■ 시선집중

함흥 추평시장, 장사 안 되니 사람 구경만

함경남도 함흥 추평시장 상인들은 장사가 잘 안 돼 사람 구경만 하고 있다는 말을 많이 한다. 전국적으로 장사 지표를 바꿔 장사하라는 시장 관리소의 지시가 내려와 가뜩이나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 잘 팔리지 않으니 한 마디로 “죽을 맛”이라고 한다. 현재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장사는 남새(채소), 나물과 같은 농산물뿐이다. 정순금(50대)씨는 “온 시장이 남새 장사꾼들뿐이다. 하루 내내 팔아도 알곡 1kg 사기가 어렵다. 그래도 부식물이라도 좀 사려면 이 장사라도 해야 한다. 사람들 얼굴 봐라. 항상 괴로운 상태이고, 얼굴에 웃음빛이 없다. 장사는 안 되고 사람구경해도 다 그런 얼굴들이니 좋을 일이 뭐가 있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다른 장사꾼들도 5월 들어 모내기동원이 시작되자 장사가 더 안 된다며 울상이다.

수남시장에서 중고 옷 단속하다 큰 싸움

지난 5월 5일 오후, 함경북도 청진시 수남구역에서 중고 옷 장사 여성과 보안원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다. 김혜영(가명, 40대)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남 시장에 자기 매대가 있었지만, 중고 옷을 판매하지 못하게 해 매대에서 쫓겨났다. 김씨는 “아무리 쫓겨났어도 먹고 살아야겠기에” 시장 바닥에 물건을 펼쳐놓고 장사를 계속했다. 그동안 용케 단속원을 피해 다녔는데 이날만큼은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보안원 2명이 발견한 즉시 김씨의 몸을 거칠게 밀며, 단속실에 가자고 했다. 김씨가 못 가겠다고 버티자 한 명이 옷가방을 채가려고 했다. 김씨가 그를 밀치며 황급히 옷가방을 배로 꼭 감싸 안았다. 나이가 젊은 축에 속하는 보안원이 화가 나 김씨에게 여러 차례 발길질을 했다. 그러자 이를 지켜보던 주위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들어 젊은 보안원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비난했다. 주위의 험악한 시선에도 아랑곳없이 두 보안원은 김씨를 끌고 가려고 했다. 김씨는 끌려가면서도 손톱을 세워 얼굴을 할퀴고 옷을 찢는 등 몸부림을 쳤다. 더 화가 난 보안원들이 구둣발로 걷어차면서 점점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 뒤늦게 달려온 김씨의 남편이 보안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시장 한 구석이 몹시 소란해지자, 질서 유지를 하러 나온 순찰대원 2명이 급히 달려와 김씨의 남편을 폭행하는데 가세했다. 심한 매질을 당한 김씨의 남편은 결국 정신을 잃고 말았다. 땅바닥에 쓰러져 정신을 못 차리는 남자를 보안원 4명이 팔다리를 들고 분주소에 들고 갔다. 김씨는 남편이 정신을 잃은 채 잡혀가는 동안 울면서 뒤따라갔다. 그 와중에도 여러 차례 발길질을 당했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 가운데 누군가 “이 OOO들아, 사람 때리지 말라. 이 날강도 같은 놈들아”라며 큰 목소리로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자 보안원을 욕하는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이 사건을 죽 지켜보던 한 할아버지 당원은 이 날 보안원들의 난폭 행위를 규탄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도당에 신소했다.

국수 장사꾼들 시장 떠나 시골로

국수 장사꾼들이 시장을 떠나 시골을 부지런히 누비고 있다. 원래 국정가격으로 100원 하는 중국산 옥수수국수가 되걸이장사꾼들에게는 700원에 넘어간다. 이것이 다시 시장에서는 800-850원대에 팔린다. 시장 매대에서 판매하던 장사꾼들은 장사가 잘 안 되는데다, 당국의 잦은 단속을 피해 농촌마을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국수 장사꾼들은 농장원들이 옥수수가 있어도 전기가 없어 국수를 못 만들기 때문에, 시장보다 장사가 잘 되는 편이라고 말한다.

5월 8일부터, 전국 시장마다 음식 판매 금지

지난 5월 8일부터, 전국적으로 시장에서 음식을 팔 수 없게 됐다. 식량 랑비 현상을 막기 위한 조처라고 한다. 판매 금지 물품에 음식이 추가됨에 따라, 시장마다 상인들과 단속원 사이의 실랑이가 여느 때보다 더 자주 목격된다. 단속원들은 금지 상품을 회수하는 한편 최소 3천원에서 많게는 1만원까지의 벌금을 물리는 등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갔다.

■ 식량소식

어랑천발전소 식량 조달 어려워 곤란

함경북도 어랑천 발전소 건설 현장의 식량 사정이 어렵다. 옥수수가루가 기본 식량이다. 잘 먹는 날에는 하루 두 끼를 옥수수 국수로, 점심에는 옥수수밥을 먹는다. 그렇지 않으면 죽을 먹는 날이 대부분이다. 부식물(반찬)로는 간간히 미역국과 염장 배추 또는 염장 무 정도이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돌격대는 2중대 4개 소대로 구성돼있다. 이 중 3개 소대에서는 하루 3교대로 블로크 만드는 일을 한다. 시멘트와 모래 등을 섞어 고강도 블로크를 만드는데, 하루 계획량은 6,000매이다. 한 소대당 2,000매씩 만들어야 하는 셈이다. 만약 2,000매 계획량을 달성하지 못하면, 교대 시간이 지나도 완수할 때까지 일을 계속해야 한다. 일이 힘들고 먹는 게 부실하다보니 노동자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애초 3개월 계약으로 돌격대에 나오지만 교체해줄 인력이 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도주자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도주하지 않고 몇 년씩 오래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를테면, 부모형제가 없는 고아이거나 이혼 후 오갈 데가 없어진 사람들이다.

■ 경제활동

평안남도, 농사준비 점검회의

평안남도는 지난 5월 4일, 도당 조직비서와 농촌 경영위원장들이 모여 회의를 했다. 이 날 회의에는 평남에서도 농지면적이 넓은 축에 드는 숙천군, 문덕군, 평원군, 안주시 등의 리당비서와 농장 관리일꾼들이 모두 참석했다.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식량위기를 맞아 먹는 문제를 자체로 해결하자”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이 날은 특히 간부 한 사람, 한 사람을 찍어가면서 “올해 계획된 수확고에 도달하기 위해 농사 준비를 어느 정도 했느냐?”고 물었다. 농사에 필요한 비료와 기름, 노동력 등이 얼마나 준비됐는지 철저히 점검하기 위한 회의였다.

이 날 회의에서는 또 당의 농업 방침을 관철해야 한다며, 간부들에게 일일이 다짐장을 받기도 했다. “모든 방법을 다 해 농장원들을 무조건 내몰아서라도, 올해 농사를 잘 지어야 한다”며, 심지어 농사가 잘 되면 설혹 개인 비리가 있다 해도 어떤 추궁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암시도 했다. 한편 평안남도에서 5월 초 현재 모내기를 시작한 농장은 20% 정도이다. 기름이 없어 농기계를 움직이지 못하는 농촌에서는 학생과 군인들의 도움을 받아 인력으로 써래질을 하고 있다.

황해남도, “비료 확보에 총력전 기울이라” 지시

지난 5월 2일, 황해남도는 해주시에서 도당 전원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황해남도 시, 군당 책임비서와 농장관리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 날은 비료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주로 얘기됐다. “전국의 곡창지대로써 황해도 농사를 잘 지어 강성대국의 대문을 여는데 이바지해야”하는데, 올해 화학비료가 적어 비료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에 농촌 일꾼들은 흙보산 비료와 마른 거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황해도는 나라 농업을 볼 때 제일 농사가 잘 되는 지역이니, 화학비료도 그만큼 제일 많이 투하해야 한다. 그러나 올해는 비료가 충분하지 않아 산골 지방과 어떤 농촌에는 전혀 비료를 못 주는 곳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모든 시, 군에서는 중학생 이상은 무조건 한 명당 퇴비를 20kg씩 해내야 한다”고 과제를 내렸다.

그 외에는 일군들에 대한 사상 교육에 많은 시간이 할애됐다. “150일 전투는 강성대국의 문을 열자는 위대한 장군님의 원대한 구상인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일군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려 일을 대담하게 해야 한다”고 여러 번 말했다. “일군들이 실력을 얼마나 발휘하였는가는 올 가을철이 되어 농사 수확고를 보면 엿볼 수 있다”며, ‘농사를 잘 지을 데 대한’ 분발을 촉구했다.

■ 정치생활

150일 전투 첫날에도 삯벌이 나갔다가 처벌

함경남도 흥남시 선박수리소 노동자들과 당원들이 당 처벌을 받았다. 150일 전투가 시작된 첫날부터 삯벌이를 나간 것이 빌미가 됐다. 제관 직장 1작업반의 경우 150일 전투가 시작된 것에 아랑곳없이 바다에 나간 노동자들이 많았다. 한 명당 7천 원씩 받고 일하는 삯벌이를 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초급당위원회는 “150일 전투 첫 시작부터 이런 편향이 제기된다”며 상급당에 보고하고, 당세포 소속 당원 6명에게 각각 6개월 당 처벌을 내렸다. 올해 중앙 간부들과 도당 파견원들이 선박 수리 현장에 내려가 일꾼들에게 올해 공동사업 관철을 위한 방안을 강조했지만, 노동자들의 부업활동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하루 이틀 바다에 나가 부업활동을 하면 7천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걸려 처벌받은 당원들은 “당원이 되면 뭐하냐? 필요 없다. 당원이 오히려 시끄럽다. 당원이라고 해서 배급을 더 주는 것도 아니고”라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말한 당원은 곧바로 출당조치를 받았다. 이렇듯 당의 방침과 정책을 강조하고 있으나, 배급이 따라주지 않아 점점 결근자가 늘고 있다.

■ 사회

말 한 마디 잘못했다가 철창 갇혀

함경북도 청진시 포항구역에서 사는 최향남(30대)씨는 두 아들과 남편을 둔 평범한 가정주부다. 김책제철소에 다니던 남편이 2년 전 큰 사고를 당해 바깥출입을 못하면서, 네 가족을 부양하는 억척여성이기도 하다. 바닷가에 나가 곤포, 미역을 줍는 것은 물론 소금장사에, 집집마다 파마염색약을 팔러 다니기도 하고, 이것저것 안 해본 일이 없다. 그런데도 끼니 사정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그저 운이 좋을 땐 옥수수밥을, 그렇지 않으면 옥수수국수나 죽으로 때울 때가 많았다. 그마저 남편과 아이들을 먼저 먹이고 나면 자신은 굶기 일쑤였다.

그날도 역시 하루 종일 길바닥에 앉아 나물을 팔다가 거의 못 팔고 집으로 돌아오던 때였다. 삼삼오오 모여 함께 장사하던 아주머니들과 장사가 너무 안 된다고 푸념하다가, “강성대국의 령마루가 보인다고 매일 선전하는데, 왜 점점 어려워지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이 화근이었다. 누가 일렀는지 다음날 보안서에서 나와 조사할 것이 있다며 바로 구속했다. 말 한 마디 잘못했다가 졸지에 철창에 갇히게 된 것이다. 최씨는 “그런 말 한 기억이 없다, 누가 나를 모함하려고 한 것이다, 강성대국을 향해 150일 전투에 모두가 일떠난 이 마당에 어떻게 감히 그런 말을 하겠느냐?”며 강하게 항변했지만, 일주일이나 갇혀있다 사상교육을 받고 겨우 풀려났다.

한 교사 가족, 밤새 토론 끝 각자 헤어져 살기로

김정환(가명, 47세)씨는 1년 전만 해도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중학교 선생님이었다. 위로는 노부모님과 아내, 그리고 아들 둘, 딸 하나를 둔 세대주이기도 했다. 부모님은 나이가 많아 별다른 생계벌이를 못하고, 아내는 집에서 시름시름 앓고 있어 가족 생계를 김씨 혼자 감당해야 했다. 김씨는 하는 수 없이 학교를 그만두고, 사금 채취하러 다니기 시작했다. 그럭저럭 죽물이나 떨어지지 않게 생활해왔지만, 그것도 얼마 가지 못했다. 본인마저 위암 판정을 받은 것이다. 김씨가 자리에 눕자 세 아이들이 먹을 것을 빌어 와 할아버지, 할머니, 어머니, 아버지를 먹여 살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는 얼마 못 갈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온 가족이 모여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밤새 토론하기에 이르렀다. 뾰족한 수가 없어 결국 각자 먹을 것을 찾아가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김씨가 큰아들과 함께 부모님을 모시고, 아내는 둘째 아들과 막내딸과 함께 친정에 보냈다.

작년 9월이 되자 70고령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고, 김씨가 그 뒤를 이었다. 김씨의 노모는 남편과 아들을 연달아 잃은 슬픔을 못 이겨 한 달도 못돼 눈을 감았다. 두 아이와 함께 친정에 갔던 김씨의 아내는 혼자 남은 큰아들을 불러들였다. 친정에서는 자신들 먹고 살기도 어려운 마당에 아이들을 셋이나 데리고 들어온 딸을 마땅치 않아했다. 얼마 못 가 네 가족은 다시 먹고 살 길을 토론했다. 아직 5살밖에 안 된 딸아이는 엄마 옆에 남기로 하고, 각각 16살, 11살 된 두 아들아이는 따로 나가 살기로 했다. 이렇게 헤어진 네 가족은 해가 바뀌었지만 아직까지 모이지 못하고 있다.

■ 여성/어린이/교육

군입대 도주자, 함북 출신 학생들이 최다

올해 초모사업에서 중학교 졸업 출신 중에 도주자가 제일 많은 발생한 지역은 함경북도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군사동원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4월 13일 이후 5월 현재까지 한 달도 못돼 벌써 도주자가 27명이 나왔다. “군복무 기피자들을 제일 힘든 탄광, 광산, 림산 부문에 배치하라”는 ‘8월 20일’방침에 따라, 앞으로 도주자들은 해당 부문에 배치될 예정이다. 인민무력부에서는 함경북도 도당에 오는 가을 초모사업에서는 “최대한 검증된 학생들을 입대시키라”고 지시했다. 한편 함경북도 길주군 초등학원의 경우 올해에도 초모자가 한 명도 없다. 토대가 ‘복잡한’ 아이들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교사 김영규(50대, 가명)씨는 “미공급(고난의 행군) 시기에 부모들이 굶어죽었거나 중국에 도강한 아이들, 또 사회적 범죄를 지어 총살당한 사람들의 자식, 아니면 부모가 리혼하여 가족이 해체된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군대 보내기에는 토대가 바쁘고, 출신성분이 복잡한 아이들이라 군 입대가 전혀 안 된다”고 했다. 졸업생들은 평양속도전 돌격대에 12명, 김책시 청년염소목장에 25명, 어랑군 각 협동농장 청년작업분조에 20명 등 주로 농장과 건설현장 등에 배치됐다.

흥남시 교육부 실태 조사 결과, 평균 1/3 결석

지난 5월 2일부터 실시한 함경남북도 교육부 실태 조사 결과, 학교마다 평균 1/3 가량의 학생들이 가정형편문제로 장기 결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함경남도 교육부 관계자에 따르면, 학생들의 상학률(출석률)이 대단히 낮아 각 시당에서 교육부 료해(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했다. 일례로 함경남도 함흥시 사포 중학교 3학년 한 학급의 경우 34명 중 12명이 장기간 학교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학생들이 장기 결석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부모와 함께 장사를 다니거나, 역이나 시장 등에 나가 짐을 메주는 삯벌이, 야생 나물 채취 등 아이들도 생계 활동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흥남시 모 중학교에 근무하는 한 교사는 “생활환경이 대단히 빈곤한 아이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집에 가보면 부모들마다 하는 말이 다 똑같다. 하루 장사벌이가 안 돼 6-8월 먹고 살기가 어렵다며, 아이들이라도 장사에 보내야 올해 목숨을 붙어 넘길 수 있다고 한다”고 했다. 여기에 학교에서 거둬가는 각종 세외부담도 한 몫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함경북도 청진시에서도 학생들의 상학률 관련 료해가 벌어졌는데, 라남구역 주민들은 “학교가 부담을 너무 많이 주니까 출석률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사건사고

련대 소대장, 청혼 거절당하자 앙심품고 살해

지난 4월 27일, 강서군 강서읍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평소 흠모하던 읍내 여성에게 구혼했던 한 소대장이 거절당한 앙심으로 여성을 살해한 사건이었다. 보안서에 끌려간 소대장은 자신이 술에 취해 있었으며, 홧김에 몇 대 때렸을 뿐 죽일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뒤늦게 군부대 보위부에서 나와 사건을 이관 받으려고 했으나, 보안서에서는 ‘특대형 살인사건’이라며 자체 수사하기로 결정했다. 피해자가 사회인이기 때문에 사회(보안서)에서 취급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군부 보위부와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소식을 접한 군관들은 “총각 군관들은 여자 만나기가 힘들다. 군관들에게 시집오겠다는 여자들이 없어서다. 사회가 식량 문제로 고생하는데, 군대에서도 별 방법 없이 식량 고생을 하고 있다”며,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