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집중

여자상인 3명, “우리 당은 빈말하는 당”이라고 말해 구속

지난 5월 11일, 함경북도 청진시 수남, 청년, 공원시장에서는 식료품 매대 상인들이 당원 비밀편지에 대해 얘기하다가 큰 곤욕을 치렀다. 리경옥(가명, 40대)씨는 다른 두 명의 여자 상인들과 얘기한 게 보위부에 들어가 조사를 받고 나왔다고 했다. 무슨 얘기를 했냐는 물음에 리씨는 “얘기하다보면 이말 저말 나오는데, 다들 그냥 그때그때 하는 말이었다”고 했다. 리씨는 “우리 당은 빈말하지 않는 당, 한다면 하고, 안 하면 안하는 당이라는데 나는 아무리 봐도 그런 것 같지 않다. 강성대국 문을 열겠다고는 하는데, 문이 열리긴 하겠는지 앞이 안 보인다. 이대로는 강성 대국이 실현될 것 같지 않다. 결국 여느 때와 같이 우리 당은 빈말하는 당이 될 것이다”고 한 얘기가 보위부에 들어간 것 같다고 했다. “누가 듣고 고발했는지 우리 셋 모두 보위부에 끌려가 꼬박 이틀 동안 조사받았다. ‘말 반동’이라고 끌려간 건데, 조사해도 별로 근거가 없었는지 13일 오후에야 풀어줬다. 말과 행동을 조심하라고, 이틀 동안 학습받았다”고 했다.

“일제 때도 이러진 않았다”고 한 말 때문에 구속

함경남도 함흥시에 사는 한덕수(70대) 할아버지는 지난 5월 17일, 보안서에 끌려갔다 사흘 만에 겨우 풀려나왔다. 회상구역에 사는 동네 사람들과 시장 갔다 오는 길에 술 한 잔 하면서 신세한탄을 한 게 문제였다. 할아버지는 “늙어서 방금 말해놓고 뭐라고 했는지 기억도 못하는데, 술 취해 한 말을 자꾸 물어보니 살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 날도 동네 할아버지들과 모여서 사는 게 힘들다는 얘기가 주로 나왔다. 한씨 할아버지는 “고난의 행군 때 우리 함흥에서도 해마다 죽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는데, 어떻게 된 게 아직도 굶어 죽는 사람들이 많다. 풀뿌리나 나무껍질 같은 것을 캐자 해도 산 찾아가는 길이 멀다. 우리 같은 늙은이들은 가는 동안에 길에 쓰러져 죽을 거다. 자식들이라도 변변하게 살면 모르겠는데, 자기들 먹을 것도 없으니 우리 같은 늙은이들은 하루빨리 죽어주는 게 자식들 위하는 길이다. 아무리 지금 세월이 좋다고 당에서 말하지만, 일제 때도 이렇게 살지는 않았다”는 식의 얘기를 한 것 같다고 했다. 할아버지의 큰아들인 경보(50대)씨는 “(우리 아버지 말씀 중에) 어디가 우리 수령님을 모독한 거냐. 일제 때보다 지금 사는 게 더 바쁘다(힘들다)는 게 수령님을 모독한 거냐. 안 그래도 맥이 하나도 없는 늙은이를 (보안서에서) 아주 죽을 고생시켰다”고 분개했다.

“강성대국 대문은 아무나 여나”고 말해 구속

함경남도 단천시 해안동에 사는 김남중(70대) 할아버지는 평소 친한 노인 10여명과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보내곤 했다. 모여 앉으면 자연히 이말, 저 말 나오기 마련인데, 하다보면 결국 사는 게 어렵다는 얘기를 가장 많이 한다. 지난 5월 초, 그 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하다 별 생각 없이 다음과 같은 얘기를 했다. 누군가 “우리나라도 2012년이면 강성대국 문이 활짝 열려 다른 나라 부럽지 않게 잘 살 수 있다더라”고 하자, 김씨 할아버지가 “활짝은 못 열려도 조금만치라도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지금 사는 게 어디 사람 사는 생활이냐? 강성대국 대문은 아무나 여나”라고 했다. 그렇게 말한 다음날, 김할아버지는 보안서에 붙잡혀갔다. 현실에 불만이 많고, 조국과 수령님을 모독했다는 죄목이었다. 이웃들은 “다 늙은 령감을 붙잡아가서 어쩌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큰 말도 아니고 그냥 못 들은 척하면 될건데, 보안원들이 뭐라도 받아먹을 게 없나 해서 잡아간 것 같다”, “뭘 그리 대단한 말 했다고 잡아가나?”, “성한 사람도 들어가면 개고생하다 나오는데, 령감님이 무사할지 모르겠다”고 한 마디씩 했다. 한편 평양의 한 간부는 “사회안전성에서 인민보안성으로 바뀌면서부터 말 단속을 거의 안했다가 요즘 다시 하기 시작한 것 같다. 중앙당에서는 사람들이 모였다 하면 못 살고 힘들다는 말만 하다 보니 사회 불안의 불씨가 된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다시 바짝 조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 식량소식

4.25 훈련소, 7월 식량 공급 지연 예고

황해북도 서흥군과 평산군에 주둔하고 있는 4․25호 훈련소 련대와 대대들에서는 7월부터 식량 공급이 수송 등의 문제로 지연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군인들 사이에 파문이 일고 있다. 평산군 방사포 련대와 신병 훈련소의 군 관계자들은 현재 식량 상황을 보면, 6월 까지는 공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지역 군부대의 식량 실태를 보고받은 후방총국에서는 수송 및 가공에 더 신경을 써 너무 늦지 않도록 하겠으나, 자체적으로도 최대한 확보할 것을 지시했다. 군 간부들은 책임지고 농사를 잘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젖이 나오는 염소를 확보해 염소젖을 급식할 것을 지시했다. 4.25 훈련소 공병련대의 한 중대가 염소 8마리를 확보해 효과를 본 사례를 들었다. 다른 중대에서는 영양실조자가 많았으나, 이 중대는 염소젖 급식으로 영양실조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염소젖 급식하기 운동이 거세게 불고 있다.

■ 경제활동

녀맹원들, 장사 나가려 열심히 모내기 과제 완수

함경북도 청진시 녀맹원들은 농촌 동원에 나가 하루하루 목표 달성에 열심히 일한다. 개인별 도급제(할당과제)를 빨리 마쳐야 그만큼 장사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22일, 수남구역 청남동사무소 녀맹원들은 오전에 모내기와 모판 정리 작업, 모뜨기 등을 했다. 한금심(40대)씨는 하루하루가 고달프고 힘들다며, “장사 나가려면 열성껏 일을 해서 작업 과제를 끝내야지. 언제 150일이 다 지나갈지 까마득하다. 거기다 사람들이 그러는데 150일 전투 끝나면 100일 전투 또 한다고 그러더라. 갈수록 험산이다”고 말했다. 농촌 동원에 나가지 않는 여성들도 있다. 하루 빠지는데 3천 원 정도 초급단체에 바치면 된다. 어떤 여성들은 자기가 직접 일하러 나가지 않는 대신, 후방사업의 일환으로 동원 나간 여성들의 식사를 일정 부분 담당하기도 한다. 수남구역 청남동 사무소 녀맹원인 김미옥(가명, 40대)씨는 외화벌이사업하는 남편 덕분에 돈을 내고 동원에 빠진다고 했다.

강원도, 밭갈이용 기름 팔아 식량 구입

강원도 농촌에서는 현재 밭갈이가 70% 정도 끝난 상태다. 안변군, 평강군, 철원군, 회양군 등의 농촌에서는 밭갈이용 기름이 없어 기계를 사용하지 못했다. 일할 만한 부림소도 몇 마리 안 돼 인근 부대 군인들의 도움을 받았다. 뒤늦게 도 농촌 자재 공급소에서 기름이 조달됐지만, 이미 밭갈이가 어느 정도 끝난 뒤였다. 이에 각 농장에서는 뒤늦게 내려온 기름 중에 일부를 팔아 일하러 나온 군인들에게 식량을 마련해주었다.

■ 정치생활

함흥, 9월 9일까지 마약 집중 단속

함경남도 함흥시는 공화국 창건일인 오는 9월 9일까지 집중적으로 마약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함흥역 앞에는 2미터 간격으로 검열관들이 늘어서 여행자의 짐 가방과 몸수색을 벌인다. 또 각 구역마다 마약 밀매매자로 파악된 사람들을 구속 및 심문하고, 가택 수색도 진행한다. 함흥시에서는 주로 청년들이 마약 중독에 빠져 정신병 환자가 많다며, 노동력 손실이 크다고 보고 젊은이들의 마약 단속을 더 강도높게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일부 구역에서는 보안원들이 단속 시늉만 하거나 실적 위주로 단속해서 단속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호(가명, 40대)씨는 “보안서 (마약) 단속검열관에게 마약 장사꾼이 누군지 알려줘서 300g을 회수했다 치자. 그러면 신소(고발)한 사람에게 회수한 300g 중 100g을 준다. 검열관들이 이런 수법을 쓰는 것은 함흥시 보안서 각 구역마다 공통적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 사회

해주시, 전쟁참가자 굶어죽어 파문

황해남도 해주시에서는 올해 여든 세 살인 리만복씨가 지난 5월 1일 오랜 굶주림 끝에 사망한 사건이 큰 파문을 일으켰다. 리만복씨는 1950년대 6.25 전쟁에 참전했던, ‘전쟁참가자’였다. 이 사건으로, 당시 련대장까지 했던 한성국(가명, 80대)씨는 다른 전쟁참가자 노인 몇 명과 함께 황해남도 도당을 찾았다. 지금 살아있는 전쟁 참가자가 몇이나 된다고, 굶어죽이느냐는 항변을 했다. 지금이라도 다 굶어죽기 전에 보름 분량만이라도 식량을 배급해달라고 제기했다. 도당에서는 해산물을 취급하는 무역회사들로부터 식량 갹출을 받아, 5월 14일 전쟁로병 배급에 착수했다. 해주시 인민위원회 량정부에서는 동사무소에서 파악한 로병 명단을 받아 식량 공급 확인서를 발급했다. 권춘길(80대) 할아버지는 지난 15일, 해안동 배급소에 가서 알곡을 받아왔다. 권할아버지는 “(가족은 안 주고) 본인 배급만 주지만 이거라도 잠깐 동안은 살 수 있어 고맙다”고 했다.

“나라의 식량 문제 해결은 못 사는 사람들만 하느냐?”

지난 5월 22일, 함경북도 온성군에서는 농촌 동원에 나가는 여성들이 녀맹위원장을 찾아가 강력히 항의했다. 잘 사는 사람들이 2만원을 내고 너도나도 동원에 빠지자 공평하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여성들은 녀맹위원장에게 “나라의 식량 문제 해결은 못 사는 사람들만 하느냐. 돈 많고 잘 먹는 사람들이 맥이 나서 일을 더 잘할 것이 아니냐. 150일 전투가 무슨 돈 내는 전투인가? 누구는 돈 있다고 빠지고, 돈 없는 놈들만 일하게”라며 항의했다. 어떤 여성들은 “돈 없는 사람들은 억울해서 어떻게 살겠느냐”며 울고불고 난리를 피웠다. 하루 종일 일하러 나가지도 않고, 녀맹위원장 앞에서 크게 떠드는 통에 군당일꾼들까지 나와 말렸으나 허사였다. 몇 시간이 지나 보안원들이 제지하고서야 차츰 잦아들었다.

여성 강도 사건, 나날이 증가

여성 강도 사건이 전국적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함경북도 회령시의 경우,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범인이 붙잡힌 강도 사건 20여 건 중 여성 사건이 약 15건에 이른다. 강원도 원산에서는 떼를 지어 강도 행각을 벌이는 여성들이 붙잡히기도 했다. 원산의 한 간부는 “젊은 여자들이 장사를 못하게 하다나니 강도, 폭행까지 서슴없이 하고 있다. 붙잡힌 여자들 말을 들어보면, 먹지 못해 허약에 걸려 있는 남편이나 부모들, 특히 한창나이에 제대로 먹지 못해 눈만 판들거리는 자식들을 보자니 세상에 무서운 게 없다고 했다. 대다수 여성범죄가 떼돈벌이를 하려는 게 아니라, 장사 나이 제한에 걸린 여성들이 보편적으로 선택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원산시 보안서에서는 여성 범죄자 수가 증가하는 것도 문제지만 날이 갈수록 죄질이 나빠져, 앞으로 여성 강도만 따로 ‘특대형 사건’으로 취급하기로 했다. 지난 5월 18일, 원산시에서는 밤 9시에 여자 강도가 칼을 꺼내들고 자전거 타고 가는 로동자 리성옥(40대)씨를 위협해 자전거와 현금, 장사 물품 등을 빼앗아간 사건이 발생했다.

■ 여성/어린이/교육

농촌 동원 중학생들은 도시락 지참

황해북도 사리원시 제 1중학교 학생들은 농촌 동원 기간 동안 도시락을 지참해간다. 학교 당국은 아침과 저녁 식사는 집에서 해결하고, 점심 식사는 도시락을 싸오도록 했다. 원래 학생들이 농촌 동원에 나가면, 점심 식사는 국가에서 보장해주게 돼있다. 사리원의 한 중학교 교사인 림주희(가명,30대)씨는 “통옥수수로 한 명당 한 끼마다 133그람 씩 준다. 학급들마다 그걸로 한 끼 식사를 한다. 농촌 동원 전 기간 동안 한 학급에 학생이 보통 30명 되니, 배급을 준 옥수수에다 좀 잘 사는 집에서 쌀이라도 좀 보태주거나, 좀 바삐 사는 집들은 열콩이라도 많이 넣어주는 식으로 돌아가면서 밥을 대준다. 두부국은 어느 집이나 해주는데, 교원(선생님)들 점심밥은 경쟁적으로 잘 싸온다. 덕분에 나도 그런대로 얻어먹는 편이다”고 했다.

중학교 2학년 딸아이를 둔 장옥란(40대)씨는 “집이 잘 살던 못 살던 아이들이 무슨 관계있는가. (선생님 도시락을) 무조건 잘해달라니 애들 기 안 죽이려고, 울며 겨자 먹기로 빚까지 지면서 해주는 엄마들도 있다. 아이들을 밤 8시까지 일을 시키는데, 잘 사는 집들에선 오후 중참으로 4시 때쯤 떡이나 밀가루 빵을 해준다. 사는 게 힘든 집들은 옥수수빵, 펑펑이가루떡 이런 것들을 해주는데, 우리 집 애도 자기 친구들이 혼합반(남녀합반)이니 창피하다고 울면서 제 부모들한테 그런 것 좀 해주지 말라고 부탁하고 그런단다. 애들이 아직 속이 없어서 제 부모가 펑펑이가루떡이라도 해먹이려고 얼마나 힘들게 해준 건지도 모르고, 부모들은 부모들대로 속상해한다”고 했다.

농촌 동원 대학생들, 식량 없어 기숙사 출퇴근

황해북도 지역 대학생과 전문학교 학생들은 출퇴근 식으로 농촌 동원에 나가고 있다. 예년 같으면 해당 농장 마을에서 숙식했겠지만, 올해는 숙식을 학교에서 해결해야 한다. 동원 나가는 농장에서 식량을 대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점심은 소대별로 각 학교 식당에서 옥수수묵지가루밥을 타오고, 염장무 반찬과 된장국은 농장에서 농장원들이 교대로 준비해준다. 식사를 부실하게 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한 뒤 겨우 눈 붙이는 날이 계속되면서 학생들의 고초도 커지고 있다.

■ 사건사고

강선 천리마제강소, 안전사고 발생

지난 5월 14일, 평안남도 강선군 천리마제강소에서 작업 부주의로 사고가 발생했다. 이 공장 압연 직장에서 열간압연기 롤라를 교체하던 노동자들이 기계에 깔리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작업하고 있던 노동자 3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한 명은 팔다리가 절단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당시 현장을 지휘했던 기사는 안전사고의 책임을 물어 곧바로 구속됐다.

남조선으로 뱃머리 돌린 배, 포 사격 받아 모두 사망

지난 5월초 황해남도 옹진군 수산사업소 양식반에 다니던 리옥화(가명, 20대)씨는 같은 직장의 남자 노동자 두 명과 함께 남조선으로 달아나다 변을 당했다. 이들은 8마력짜리 배를 타고 바다 양식 작업을 하던 중, 틈을 노려 뱃머리를 남조선 쪽으로 돌려 달아났다. 이들이 남조선으로 달아났다는 보고를 받은 해군 경비정들이 그 뒤를 쫓았다. 해군 경비정은 그들이 조선 측 영해를 벗어나기 직전에 생포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포 사격을 했다. 세 발의 포를 맞은 배는 곧 박살이 났다.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 논평

말 반동’의 기준이 궁금하다

‘말 반동’이란, 북한 체제를 비난하거나 수령을 모독하는 등 정치적으로 말을 잘 못한 죄를 일컫는다. 말 한 마디 잘 못해서 처벌받는 것은 결국 가장 기본적인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말과 같다. 그런데 북한 형법 어디에도 ‘말 반동’이라는 항목을 찾을 수 없다. 다만 형법 제10조, ‘범죄의 개념’을, “범죄는 국가주권과 사회주의 제도와 법질서를 고의 또는 과실로 침해한 형벌을 줄 정도의 위험한 행위”(2005년 개정판)라고 정의한데서, ‘말 반동’이 포괄적 범죄행위에 들어간 게 아닌가 짐작된다. 또는 제61조 반국가선전, 선동죄 항목이 ‘말 반동’의 근거가 아닌 가 추측해볼 뿐이다. 그러나 이 또한 말하는 이가 국가를 반대하려는 목적으로 선전선동하려는 의도가 있어야 죄가 성립할 텐데, 처벌한 사례를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사)좋은벗들이 1997년 6월부터 2000년 3월까지 약 2만 5천 명의 탈북자들을 면담했던 자료에 따르면, “이러다간 우리 조선 사람들 다 굶어죽겠다”고 얘기했다가 구류장에 갇힌 사례들을 예사로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놈의 고생 언제면 끝이 나겠는지, 망하면 빨리 망하던지”라고 말했던 홍원군의 한 40대 남성은 보안서 구류장에 40일 동안 갇혀있어야 했다. 그나마 돈을 써서 빨리 나왔지만, 심한 고문에 정신 분열증을 앓았다고 했다. 이밖에도 “중국은 개도 이밥(쌀밥)을 먹는다는데, 우리는 사람이 푸대죽도 못 먹으니 어떻게 살겠는가?”, “우리 공화국은 날이 갈수록 더 곤란해진다”, “딸네 지역은 다 죽게 생겼더라” 등의 말들이 모두 처벌 대상이 됐다. 심지어 친구와 헤어지며 “우리 좋은 날 다시 만나자”라고 했다가 ‘반동분자’로 몰린 사람도 있었다.

그들의 증언 면면을 아무리 살펴봐도, 반국가를 선전선동하며 ‘정치적 봉기’를 일으키려는 의도는 읽을 수 없다. 그렇다고 ‘사회주의 제도와 법질서를 고의 또는 과실로 침해’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그저 매일 굶어 죽어가는 이웃들을 바라보며, 또 자신 또한 역시 당장 한 끼니를 마련하지 못해 불평하는 주민들의 일상이 보일 뿐이다.

당시에는 사회가 극도로 혼란했을 때라, 사회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국가가 다소 과하게 통제했던 것이 아니겠냐며 이해를 구할 수는 있겠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가? “강성대국은 아무나 여나?”, “일제 때도 이러진 않았다”, “우리 당은 빈말하는 당”이라는 등의 말이 형법 어느 조항에 위배되는지 궁금하다. 당 간부들에 대한 비판과 욕설, 조소 등의 표현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등 과거에 비해 주민들의 발언이 한결 자유로워진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 소개된 사례들도 구속은 됐지만, 사상교양을 받는 수준에서 2-3일 만에 풀려나는 등 상대적으로 관대한 처분을 받았다. 그런 점에서 점차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도 평가할 수는 있겠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주민들의 말을 단속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누군가의 말을 고발하는 상호감시체제도 없어져야 한다. 그것이 어렵다면, 최소한 형법에 ‘말 반동’의 기준이라도 명확히 제시돼야 한다. ‘말 반동’을 처벌하면 그 사람 입은 막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처벌이 부당하다’는 사람들의 생각은 어떻게 막을 것인가? ‘말 반동’ 처벌은 사회주의 법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마땅히 재고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