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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291호

■ 시선집중

함경북도, 저온 현상으로 옥수수벌레 번성

함경북도에서는 저온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옥수수 밭에 벌레가 번성해 걱정이다. 함경북도 도농촌경영위원회 농업기술원들은 “해가 안 나고 흐린 현상이 이제 보름만 더 지속돼도, 올해 함북 지방 농사 수확고가 작년보다 많이 줄어들 것이다. 살충제 약이 아무리 좋아도 계속 흐리면, 옥수수밭에 벌레들이 더 많아질 위험이 크다”고 염려했다.

회령에서는 시교육부의 협조를 받아 소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을 동원해 옥수수벌레 잡기에 나섰다. 오산농장 1작업반 6분조에서는 옥수수밭을 9정보 가량 경작하고 있는데, 이번에 벌레 피해가 너무 커 수확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현재 벌레들이 옥수수알을 다 파먹어 옥수수대만 남아있는 상태이다. 농장 일꾼들은 더위가 시작되면 벌레가 자연히 없어진다며, 하루 빨리 무더위가 시작되기를 바라고 있다. 회령 이외에도 새별군, 온성군, 은덕군 등지에서도 옥수수벌레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또한 부령군 고무산로동자구와 창평 농장 등에서도 작년보다 비료를 더 잘 준 편인데도 옥수수가 잘 자라지 못한다며 걱정이 많다. 창평농장 일꾼들은 흐린 날이 많아 (옥수수가) 잘 자라지 못한다며, 올해 농사 수확이 작년보다 더 떨어질까 봐 걱정이 크다고 했다.

농업성, 저온 현상으로 농사 걱정

최근 농업성 일꾼들은 올 여름 저온 현상이 지속되자 농업생산에 미칠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농업성의 한 책임일꾼은 “여름 기온이 낮아 현재 날씨 조건이 불리하다. 비료가 풍족히 공급되지는 못했어도 전반적으로 주요 농경지에는 비료가 다 들어갔는데, 날씨 관계로 옥수수와 벼농사에 지장이 있지 않겠는가?”라고 걱정을 내비쳤다. 그러나 다른 일꾼들 앞에서는 “날씨가 흐려 지장은 있겠지만 수확고가 떨어질 일은 없다”고 말한다고 했다. 한편 농업성에서는 저온 현상에 대한 언급은 없이 각 도, 시, 군당에 “강성대국 문을 열자고 하여도 제일 관건은 올해 자국 내 지방들의 농사가 잘 되어야 한다. 식량 문제 해결하는 데서도 전국이 떨쳐나서 150일 전투에 잘 조직 동원돼 김매기 전투에 한결같이 떨쳐나서야 된다. 올해는 전반적 어느 지역이라고 할 것 없이 농사를 잘하여 식량을 외국의 무역이 없이도 자력으로 살아야 한다”고 여러 번 반복하고 있다.

■ 식량소식

온성 왕재산 돌격대, 식량 공급 잘 안 돼 탈영자 발생

함경북도 온성군 왕재산 박물관 수복사업이 식량 공급 문제로 차질을 빚고 있다. 돌격대원들 중에 배고파 집에 도망가는 탈영자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돌격대에서는 탈영한 돌격대원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돌격대의 한 소대장 역시 탈영한 소대원을 찾으러 나왔다가 “식량 사정이 좀 바쁘다(어렵다)”고 얘기했다. 그는 끼니마다 옥수수쌀에 묵지가루를 섞은 밥을 주고 있다고 했다.

“지금 우리 생활 형편이 말이 아니어서 (나도) 배고파서 뭘 좀 얻어먹자고 주민 집에 찾아갈 정도다. 식량이 바쁘다나니 세멘트가 들어오면 어느새 그걸 훔쳐내는지 절반 정도는 계속 빈다. 통제를 한다고 하는데도 아무 자재나 들어오면 먹을 것을 사먹거나 술하고 바꿔먹는다”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혁명 전통 교양 장소를 꾸리는 곳이어서, 준비된 사람들을 돌격대로 뽑았어도 이 모양이니, 다른 건설장들은 더 말해 무엇 하겠나?”라고 한탄했다. 그나마 집에서 돈을 좀 가져온 사람들은 저녁에 나가 술이라도 사먹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밤에 잠을 자지 않고, 읍까지 나가서 도적질한다고 했다. 도적질하지 않으면 너무 배가 고파서 버텨낼 수가 없다며 “긴장한 식량 사정이 하루빨리 풀리면 좋겠다”고 했다.

백암군 옥천분장, 생활 형편 60년대와 비슷

량강도 백암군 옥천분장의 주식은 감자이다. 원래 감자 농사를 주로 짓는데다 옥수수가 잘 자라지 않기 때문에 옥수수를 구경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이곳 농장원 가족들의 토대가 나쁜 것도 식량 사정이 열악한 이유이다. 옥천분장에는 7개 작업반이 있는데, 농장원들의 약 80%는 평양, 개성 및 기타 황해남도 지역에서 추방된 가족들이다. 이곳에 있는 친척을 방문하러 온 신학림(60대)씨는 마을 사람들의 생활 형편이 1960년대 농촌 주민들이 사는 모양과 같다고 말했다. 신씨에 따르면, “옥수수 구경은 눈 씻어도 볼 수 없고, 전깃불이 들어오지 않아 소나무 강솔을 전깃불 대용으로 켜고 있다”고 한다. 그는 보안당국의 감시와 통제가 워낙 심해 친척들에게 식량을 가져다주는 것도 눈치 보인다고 덧붙였다.

■ 경제활동

온성 상화탄광 탄부들, 생계보장 안 돼 생산의욕 저조

함경북도 온성군 상화탄광에서도 채탄 임무를 초과 완성하자는 결의 모임이 여러 번 진행됐으나 실제로는 거의 진척되지 않고 있다. 회의를 하면 탄광 책임일꾼과 군당, 로동자 대표들이 차례로 “당에서 맡겨준 과업을 꼭 완성하여 강성대국 건설에 한몫을 담당하자”고 한 목소리를 내지만, 정작 일해야 할 탄부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탄부들은 “죽을 위험을 무릅쓰고 아무리 뼈 빠지게 일해도 (우리에게) 차례지는 것이 너무도 적다”는 말들을 한다. 조광식(가명, 50대)씨는 “미공급이 되기 전만 해도, 식량이 잘 공급되고 기름이며 고기며 술이며 영양제품들이 공급돼서 일할 재미가 있었다. 그러다 미공급 들어가면서는 굶주림에 시달리게 됐고 1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먹는 걱정에서 벗어 못나고 있다. 일을 잘하나 못하나, 많이 하나 적게 하나, 내 손에 떨어지는 게 별로 없다. 배급으로 나오는 통옥수수도 제때 나온 적이 별로 없고, 한 달에 보름 분량도 못 준다. 아예 안 나오는 달도 숱하게 많다. 그러니 무슨 기분으로, 어디서 맥이 생겨나서 일하겠는가?”라고 말한다.

류정애(가명, 40대)씨도 “만출근을 하여도 우리 집 식구들 먹여 살리기는 고사하고 제 먹을 것마저 해결할 수 없는데 원통하기 그지없다. 한 끼를 먹고 나면, 다음 끼니를 근심하여야 하고, 오늘 지나면 내일은 또 뭘 먹을 수 있을까, 시시각각 걱정해야 하니 이게 어디 사람이 살아나갈 세상인가? ‘빨리 콱 망하라’는 말을 내놓고 공개적으로 하지는 못하지만, 다수 사람의 마음 심리는 다 이러하다”고 말했다. 또 일부 탄부들은 “자체 힘으로 살아나가자니 곤란이 한심한데도 도처에서 이러저런 단속을 하다나니 원성이 절로 나온다. 앞날이 탄갱 막장 안처럼 컴컴한 게 환한 날이 보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탄부들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이렇다보니 생산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탄광의 한 일꾼은 “회의나 강연 모임을 자주 진행하여 선전 동원을 하면서 힘내서 일하자고 하고 있으나, 탄부들의 생활 조건을 최소한이라도 보장하는 대책이 없기에 생산 임무 완성에는 아무런 영향도 못 준다”며 생산의욕이 쉽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청진 라남탄광기계공장 설비생산율 30% 미만

함경북도 청진시 라남구역에 위치한 라남탄광기계공장의 탄광설비 생산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150일 전투가 시작된 지 벌써 1/3이 훨씬 지났는데도, 아직 생산률은 30%대에도 못 미친다. 평안남도 개천 탄광련합기업소 등지에서 기계 설비를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도 못 보내고 있다. 이에 지난 7월 17일, 이 공장 초급당 일꾼들이 모여 설비 생산 증진을 위한 대책 회의를 열기도 했다. 이 공장에 파견 나온 중앙당 지도 성원은 회의에서 “설비 생산 계획을 달성하지 못하면, 150일 전투 총화 때 당적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에 대해 한 초급당 일꾼은 요즘 당중앙위원회에서 당 지도를 더 강력히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 도시와 농촌, 공장, 기업소, 기타 각종 건설장에 파견된 지도성원들을 보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150일 전투 마감 총화 때 계획을 달성하지 못하면, 그곳에 파견된 지도성원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러니 그 기업소가 계획을 수행할 때까지 필사적으로 현장에 남아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다. 우리 공장도 예외는 아니다”고 했다.

청진 기초식품공장 된장, 질 낮아 주민들 외면

함경북도 청진시 기초식품 공장에서 생산되는 된장과 간장 등이 주민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구역별로 식료 상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편이지만, 위생 상태가 안 좋고 질이 너무 떨어져 주민들이 사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시에서는 빨래비누에 된장이나 간장을 끼워 팔기 시작했다. 빨래비누를 사려는 주민들은 하는 수 없이 된장이나 간장도 같이 구입해야 한다. 일반 주민들에게 공급되는 된장과 간장의 질이 이렇게 낮은데 반해, 간부와 유자녀 등에게 공급되는 것은 쇠고기 등을 첨가해 질이 좋은 편이다. 주민들은 “평백성에게는 질 나쁜 것만 준다”며 시당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 정치생활

“마약, 방치하면 적들에게 붕괴될 수 있어”

보안당국은 전국의 마약 실태를 파악한 뒤 각 지역에 마약에 대해 경각심을 높이라는 주문을 했다. 조사 결과, 전통적으로 마약이 집중 생산되고 있는 함경남도 함흥은 물론이고, 최근 새로운 마약 생산지로 급부상한 평안남도 순천시와 평성시 등지에서 마약 사범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생산된 마약은 평안북도 신의주, 량강도 혜산, 함경북도 무산, 회령 등 국경연선지역 뿐만 아니라, 평양에도 대량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정확한 숫자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보안당국은 전국적으로 각 정신병동에 입원중인 마약중독자들의 숫자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당국은 이 같은 마약사범의 급증이 사회 질서를 어지럽힌다고 보고, “적들의 내부 책동에 리용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난 2007년부터 2009년 3월까지 당 보위부, 보안서, 사법 검찰 기관들이 마약 검열을 많이 진행하였는데, 적선에 흡수돼 간첩을 책동하는 범죄자들이 많이 잡혔다. 이들은 정치적으로 우리 사회에 혼란을 주려는 반동분자들”이라고 단정했다. 이에 따라 2008년 6월부터 마약 규모가 크거나 정치적 문제에 연루된 사건들은 모두 보위부에서 취급하기 시작했다. 중앙당의 한 간부는 “보위부에서 올린 자료를 보면, 마약 중독자의 숫자가 각 지역마다 엄청나게 많아 우리 사회 내부가 무질서해지고 손댈 수 없을 정도로 썩어가고 있다”며 사법처리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적 처리가 약하면, 인차 적들에게 (우리 사회가)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안당국에서는 마약 중독자보다 마약 생산자 및 유통자에 대한 사법처리를 강화하기로 하고, 보위부 관리소의 닫힌 구역에 보내는 무기징역형을 내리는 건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마약 제보 받고, 마약으로 보상

지난 7월 15일, 함경북도 부령군 고무산로동자구 보안서 10호 초소에서 마약 밀매매자를 검거했다. 이 날 오전 함경남도 단천시에서 아이 둘을 동반한 한 마약밀매매자가 국경지역에 들어가다 단속에 걸린 것이다. 그의 짐 속에는 약 500g 상당의 마약이 숨겨있었다. 당시 고무산초소에서는 미리 제보를 받고 이들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마약밀매매자를 붙잡는데 성공한 초소 검열관들은 제보자에게 보상금으로 마약 200g을 내주었다. 마약 밀고를 받고 마약으로 보상해준 것이다. 흔치 않은 일이긴 하지만, 150일 전투 성과달성에 급급한 일부 보안일꾼들이 제보자에게 회수품을 나눠주는 식의 불법행위가 알게 모르게 발생하고 있다.

■ 사회

“남포갑문 건설하다 다친 뒤 지금껏 살아있는 게 기적”

군입대한 뒤 20대에 남포갑문 건설에 동원됐던 리갑수(가명, 60대)씨는 건설 현장에서 한쪽 다리를 잃었다. 그는 “불구의 몸으로 지금까지 살아있는 게 기적”이라며 자신의 얘기를 들려주었다.

“제대 후에 정부와 조직에서는 적지 않은 도움을 주었고, 생활상에서도 여러모로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시기 1980년대 말부터는 나라의 사정이 악화되면서부터 영예 제대 군인에 대한 사회 각 방면에서의 모든 대우가 없어지게 되었다. 그때로부터 먹고 살며 살아나기 위하여서 생활의 모든 애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체 조건이 정상적인 사람과 마찬가지로 뛰어야 했는데 그 고생이 한 두 마디로 말할 수가 없다. 초기에는 피복 공장의 영예 군인 직장에서 일하였는데 옷의 실밥을 뜯어내거나 단추 구멍을 뚫고 다는 일들을 하였다. 그런데 월급도 얼마 주지 못하고 배급 공급도 제때에 하여 주지 못하던 것이 직장이 거의 마비되다시피 했다. 결국 생산이 중단돼서 사회에 나와서 먹고 살기 위한 전투를 하였다. 단물 장사, 남새 장사, 수산물 장사 등 여러 가지를 해 오면서 지금까지 목숨을 부지해오고 있다. 이렇게 마음을 눅자치고(편안하게 하고) 달래면서 사는 것이 너무나도 힘겹고 어렵다. 생활이 넉넉하지 못한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신세지지 않았다면, 이미 저 세상 사람이 됐을 것이다.”

그는 60대 나이에 어린애들처럼 소리 내 울면서 이렇게 하소연했다. 그는 양로원에 가려고 해도 환경이 너무 열악해서 갈 엄두가 안 난다고 했다. 그는 “양로원에서 식생활하는 것을 보면 단련대나 교화소나 별반 구분이 안 간다”고 했다. 국수죽물에 배춧국을 주는데 이마저 배부르게 먹지 못한다고 했다. 먹는 문제가 이 정도니 신발, 옷 공급이 잘 될 리가 없다. 리씨는 “옷을 제때 세탁해주지 않아서 냄새가 난다. 목욕도 못하니 때에 절어있고, 머리와 몸에는 이투성이다. 병이 나도 강다짐으로 앓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과 정부가 무능해서 나라 사정이 점점 못해지고 있어, 사람마다 불만의 정서가 높아지고 있다. 전국은 마른 나무와 같이 점점 마르고 있어서, 언젠가는 한 점 불꽃이 튀면 활활 타 번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자신의 말을 갈무리했다.

■ 여성/어린이/교육

옹진군 녀맹원들, “우리는 녀맹단련대생” 자탄

황해남도 옹진군 녀맹원들은 “우리는 녀맹원이 아니라 녀맹단련대생들”이라고 자탄하고 있다. 녀맹위원회에서는 150일 전투 기간 동안 녀맹원들을 강도 높은 농장 일에 배치해 만출근 농장원 못지않게 일을 시킨다. 녀맹원들은 이른 아침부터 밤 8시가 넘어서까지 하루 종일 김매기 등의 일을 하고 있다. 녀맹 농촌 동원조는 5일 간격으로 교대하고 있다.

■ 사건사고

백암 옥천분장 부림소 축사 화재사고

지난 5월 중순, 량강도 백암군 옥천분장의 부림소 축사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보안당국에서는 이곳에 새로 이주한 3세대를 방화범으로 지목했다. 군보위부에 잡혀간 세 명의 세대주들은 방화를 강하게 부인했으나, 곧 도보위부로 호송됐다. 이에 농장원들은 “부림소 축사 화재 사고는 보위부에서 꾸민 짓”이라고 보위부에 의혹을 보내고 있다. “정치적으로 떨려 난 사람들을 골탕 먹이려는 수작”이라고 분노하는 주민도 있다. 일부 주민들은 “화재 원인을 정확히 알아보기도 전에 하필 새로 들어온 세대주 3명을 방화범으로 잡아간 것이 무슨 이유이겠냐?”며 강제로 범행 진술을 받아내 교화소에 보냈다며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