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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293호

■ 시선집중

황해북도 간부,“간부 사회, 쉽게 바뀌지 않을 것”

황해북도 사리원에 거주하는 도인민위원회의 한 간부는 중앙당의 계속되는 간부 사상검토와 단속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위에서 지시가 내려오고, 정책도 나오지만, 말만 하고 실지 관철되는 것은 아니”라고 단언했다. 이번에 중앙당에서 언급한 실례들을 보더라도, “백성들이 힘들어하고, 왜 당을 불신하게 되는지 문제를 제대로 짚어냈지만, 해결책이 있는 건 아니”라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기성 간부들은 벌써 여러 해 동안 그런 방식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쉽사리 개변하려고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했다. 곧바로 정책 집행자들의 권리를 건드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입으로는 정책을 외치지만, 뒤에서 여전히 뒷문거래나 안면관계로 이어지고 있어 제대로 실시되지 못하고 있다”며, 평양 고위층에서부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요즘에는 일하는 사람들보다 단속, 통제, 감독, 호령질 하는 것으로 세월 보내는 사람이 더 많다. 일하는 사람보다 앉아 놀고먹는 사람(간부들)이 더 많은 것이 바로 우리나라가 일떠설 수 없는 이유이고, 나아가 먹는 문제를 자체로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가 아니겠는가? 문제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좀 두뇌가 있고 분석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라고 했다.

“황해북도 간부들, 백성들을 깔본다”비판 받아

황해북도 도당 간부들과 시 인민위원회, 농촌 경영위원회 등의 일군들이 중앙당으로부터 “백성들을 깔본다”는 이유로 비판받았다. 현재 황해북도의 주민 대다수가 감자와 보리 이삭, 옥수수로 끼니를 이으며 죽지 못해 살아가는데 반해, 간부들은 “특세를 부려 잘 먹고 잘 산다”는 이유 때문이다. 중앙당은 황해북도 도당과 각 시당의 간부들이 “황해북도에는 농민들의 토대, 성분이 나쁜 사람이 많기 때문에 간부들이 다 반말질하고 무시한다. 신소를 올려도 해결해 줄 생각은 하지 않고, 당과 인민을 련결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리간시킨다”며 간부들을 비판했다. 그동안 이 지역 간부들은 월남자 가족이나 치안대 가족이라는 이유로, 70고령 노인에게도 ‘야, 자’ 반말하는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였다.

강원도 주민들의 신소에 간부 대상 비사검열 실시

전국적으로 간부들 대상의 사상 검토 사업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강원도에는 주민들의 신소 때문에 비사검열그루빠가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에만 강원도 주민들이 중앙당에 올려 보낸 신소가 수십 건에 달한다. 간부와 보안일군, 그리고 군인들의 위법 행위를 신고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동안에도 간부들의 부정부패 사안에 대해 여러 차례 검열이 있었으나, 법 처리는 미흡한 편이었다. 간부들끼리 서로 눈감아주거나 처벌을 감해주는 일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중앙당의 한 간부에 따르면, 신소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간부들과 돈이 있는 사람들의 생활은 점점 좋아지고, 대중들의 생활은 점점 못해진다. 중앙당에서는 이 문제를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할 것이다.”(강원도 문천시, 40대 남성)

“사민(일반 주민)들의 비법행위는 거의 하나도 빼놓지 않고 책벌하지만, 간부들의 비법 행위에 대해선 제때 타격하지 못하고 있다. 먹고 살기 위해 백성들이 직장 출근을 제대로 못하면, 담당 보위부원들이 오라 가라 하면서 문초하고, 심지어 단련대 대원 신세가 되고 있으나, 간부들의 비법 행위는 정당한 것처럼 인정되고 있다. 법을 집행할 때는 누구에게도 공정해야 한다.”(강원도 원산시, 50대 남성)

“우리 시(원산)와 다른 도내 도시에서 요직을 차지한 많은 간부들은 호화 주택 꾸리기 경쟁을 하며, 틀어진 권력을 리용하여 자기들의 사리사욕을 챙기는데 열중하고 있다. 풍족하고 사치한 생활을 하는 데만 신경을 쓴다. 그러나 일반 백성들의 생활 질고에는 무관심하다. 백성들의 원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강원도 원산시, 40대 여성)

신소를 보낸 주민들은 주로 일반 사무원, 교원, 기타 로동자들이다. 이들은 신소 편지에 간부들의 이름, 직무, 시간, 장소 등을 쓰고 많은 실례를 열거하면서 부정부패를 조목조목 밝히고 있다. 나라 물자를 자기들끼리 나눠 갖거나, 돈이나 물품을 강요하는 일, 직위를 이용해 사리사욕을 도모한 일 등을 상세히 언급하고 있다.

이렇듯 간부들에 대한 불만이 높아가자, 중앙당도 고민이 깊어졌다. 그동안 여러 차례 비사검열그루빠를 동원해 엄격한 단속도 벌이고, 처벌도 했지만 간부들의 범죄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번 신소 편지에 대해서도 여러 번 토론 분석한 뒤, 지난 5월 중순부터 다시 중앙당 비사검열그루빠를 강원도에 내려 보냈다. 이번 비사검열 결과 7월 현재, 80여 명의 간부들이 구류돼 예심을 받았다. 이들 중 일부는 직위 해임 및 철직 처벌을, 일부는 재산과 주택 등이 몰수됐으며, 가족과 함께 추방되기도 했다. 또 20여 명은 교화형을, 일부는 사형 선고를 받기도 했다. 중앙당에서는 “당과 정부에 대한 인민 대중의 신뢰를 높이고, 민심을 크게 얻어야 한다”며 비사검열의 고삐를 늦추지 않기로 했다. 강원도뿐만 아니라 전국 다른 지역에서도 비사검열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신소 편지, 당중앙위원회가 조작한 것

평양의 한 간부는 제대군인이 올려 보냈다는 신소 편지가 실은 조작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제대군인이 1호 편지를 올린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당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에서 일부러 꾸며낸 일이라고 했다. “그동안에도 이런 일이 많았다. 이번에 당중앙위원회에서 민심이 소란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대책을 세우려고, ‘간부를 때려야 되겠다’ 이렇게 해서 신소편지를 만든 것”이라고 했다. 그는 “150일 전투 기간 민심이 대단히 소란한 것이 당중앙위원회에 포착됐다. 이것을 수습하려고 제대군인이 보낸 편지처럼 만들어 간부들에 대한 사상검토사업을 시작했다. 결국 당중앙위원회에서 만든 것”이라고 했다.

제대군인이 보낸‘한 당원의 고백’ 편지에 당․정 일군 사상검토

최근 전국적으로 당, 정 일군들의 사상검토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150일 전투 기간 내내 간부들은 매일 총화를 한 뒤에야 퇴근하고 있다. 중앙당에서는 군에서 갓 제대한 군인이 ‘한 당원의 고백’이라는 제목으로 편지를 보냈다며, 이를 계기로 전국적으로 간부들에 대한 사상검토를 강화하기로 했다. 편지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 사회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사회의 건전한 기풍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어느 곳에서나 비법적인 장사거래와 뢰물 행위가 빈번하고, 안면관계와 술풍이 판을 치고 있으며, 10년 넘어 군복무하고 제대된 군인들이 집이 없어 염소사나 우사에서 살거나, 그렇지 않으면 남의 집 창고에서 살고 있다. 제대군인들은 뢰물을 고이지 않으면 식량이나 집을 분배받을 수 없고, 인민들은 먹을 것이 없어 고생한다. 반면 권력을 쥐고 있는 각 분야의 간부들은 자기 권력을 이용해 매일 흥청망청 쓰기 바쁘다. 식구도 몇 안 되면서 여러 채의 집을 갖고 있는 간부들이 많다. 사회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극심한 빈부차이를 느낀다.”

중앙당위원회는 빈부격차를 고발하는 내용의 이 1호 신소 편지가, 내용이 간절하고 도당과 시당 주요인원들의 이름이 직접 언급돼 있어 가볍게 처리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소편지에 제기된 일군들에 대한 검토와 함께 전당, 전국적으로 검열총화사업을 실시하게 됐다. 이에 간부들은 매일 퇴근할 때마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07년부터 나타난 사소한 부정적 현상이라도 글로 적어내고 있다.

■ 식량소식

개천 118호 미사일엔진공장, 올해 2월부터 식량 공급 중단

평안남도 개천시 각암로동자구에 위치한 118호 미사일엔진공장은 올해 2월부터 7월 현재까지 식량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약 1만 여명의 전체 노동자들에게 배급된 것은 그나마 지난 4월 15일, 태양절을 맞아 5일 분량의 통옥수수가 전부였다. 7월에 입쌀 3톤이 들어왔으나 직장장급 이상의 일군들에게만 지급됐을 뿐이다. 노동자들은 하루하루 감자로 연명하며 겨우 출근하고 있다. 점심 식사 시간이 돼도 집에 먹을 것이 없어 집에 다니러가는 사람이 없다. 대신 아침에 출근할 때 점심식사용으로 감자를 3-4알 정도 챙겨가는 사람이 많다. 이들은 점심시간에 그렇게 대충 때우고 한 숨 자고난 뒤에 오후 일을 시작한다.

150일 전투 기간이라 하루도 결근해선 안 된다는 엄포가 떨어졌으나, 7월 중순 들어 로동자들의 출근율은 점점 떨어지는 추세다. 직장 초급당비서를 비롯한 공장일꾼들을 동원해 결근자들을 데리러 가지만 별 소용이 없다. 장동익(가명, 50대)씨는 “출근을 안 하는 로동자들의 집에 찾아가 무조건 출근하라고 선전하고 설복하며 요구하지만, 직장에 나와 봐야 일할 수 없는 처지들이 많다”고 했다. “식량 공급이 정상화돼야 로동자들이 먹고 힘내 일하러 나오겠는데, 가보면 온 집 식솔들이 풍 맞은 사람들처럼 행동이 굼뜨고 어리어리하다”고 했다. 영양실조 상태가 심각해 운신조차 하기 힘든 집들이 많다는 얘기였다.

출근을 종용하러 갔던 다른 일꾼들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한 초급당 일꾼은 “동원하러 다니는 게 아니라 위문하러 다니는 기분”이라고 했다. 그는 “누워서 일어 못 나는 사람들을 상대로 공장당위원회의 지시를 전달하지만 결국 그 집을 나올 때는 ‘병을 잘 치료하라’거나 ‘영양보충 잘해 빨리 일어서라’는 말밖에 더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이렇듯 공장 당위원회에는 “그런 사람들은 직장에 안 나오는 게 낫다”거나 “나와도 도저히 일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보고들이 주로 올라가고 있다. 식량을 얼마간이라도 풀지 않는 한, 현재로선 더 이상 나오라고 강요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반미 투쟁의 날, 전쟁 노병들에 식량 공급

황해북도 사리원시는 지난 6월 25일, 반미 투쟁의 날을 맞아 전쟁 노병들에게 식량을 공급했다. 시당의 지시로 시인민위원회 량정부 량정사업소에서는 전쟁 노병 80여명에게 일인당 입쌀 3.8kg씩 나눠주었다. 다음 날 뒤늦게 찾아온 3명의 노병에게는 쌀이 없어 옥수수국수를 6kg 분배해주었다.

■ 경제활동

강계 기초식품공장 원료 보급 위해 농장 작업반 신설

자강도 강계시 기초식품공장에서는 주민들에게 된장, 간장 등 기초식품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올해부터 별도의 원료 보급용 농장 작업반을 3곳에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료로 쓰일 옥수수 농사만 전담하는 작업반을 새로 만든 것이다. 이 작업반에는 농장원들 대신 공장 노동자들이 투입됐다. 한 작업반 당 약 90여 명의 노동자로 구성돼있어, 기존 농장의 작업반보다 인원수가 많은 편이다. 공장의 한 간부는 “직장으로 하면 로동 행정상 복잡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일군들이 토론 끝에 작업반으로 하자 했다. 12명씩 7개 분조로 조직하여 올해 3월부터 농사를 시작했다. 원료 기지에 소속된 작업반들은 한 작업반 당 25~30정보의 땅을 다룬다. 총 90정보의 땅을 농사를 지어 수확한 옥수수로 전부 된장, 간장을 생산한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농사짓는 노동자들은 농장원들처럼 분배를 받지 않고, 대신 국가로부터 식량 배급을 받게 돼있다. 올해 배급이라곤 4월 15일 명절 특별 공급으로 일주일 분량의 옥수수를 받은 게 전부였지만, 8월부터 감자 배급을 받고 있다. 노동자들은 감자와 옥수수묵지가루를 섞은 죽을 하루에 2끼 정도 먹으며 일하고 있다.

그러나 농사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편이다. 넓은 면적에 비해 땅의 질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자강도 안에서 “농사가 잘 안 되는 지대”라는 소문이 나 있을 정도로, 지력이 낮고 산성화가 심한 곳이다. 이곳에서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있는 농장원들은, “아무리 비료를 잘 주고, 김을 매면서 죽도록 일해도 가을에 수확해보면 한 정보당 1,300kg 나올까 말까한다. 알갱이도 쭉정이 같아서 수확을 한다 해도 된장 원료 보장이 잘 안 될 것”이라고 말한다.

간부 가족들, 통전부 외화상점 취업 경쟁 심해

평양시 통전부에서 운영하는 외화상점에 취업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나 마찬가지다. 중앙당 간부들은 물론이고, 평양에서 내로라하는 일군들이 자녀와 아내를 이곳에 취직시키지 못해 안달한다. 직원 공급이 대단히 좋기 때문이다. 실제 명절마다 직원들에게 공급되는 물품도 다양하고 질도 좋은 편이다. 직원 한 사람에게 지급되는 물품을 조선 돈으로 계산하면 약 20여만 원에 이를 정도다. 분기마다 상점 판매 계획이 달성되면 TV나 세탁기 등 중기 가전제품이 나올 때도 있다. 통전부 상점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은 주로 식품과 공업품을 비롯한 건재품(건축 재료 물품) 등인데, 일본과 싱가폴, 태국 등 3개국에서 들어온다. 물건이 들어오면 외화상점에서 직접 비행장과 남포항에서 가서 지표에 따라 받아온다. 지난 8월 3일부터 13일까지에는 남포항에 들어온 사탕가루(설탕) 1,300톤을 수송하는 전투를 벌이기도 했다.

■ 정치생활

전국적인 마약 상인 6명 검거

지난 6월, 6명으로 구성된 마약 상인이 체포됐다. ‘특대형 범죄’로 간주되는 큰 사건이다.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평성, 평양, 사리원, 개성 등지까지 아우르는 전국적인 마약 상인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함흥에서 생산된 마약을 평성시로 운반해 평양과 사리원, 개성 등에 퍼뜨리는 방식으로 장사를 해왔다. 이들은 작년 2월부터 올해 검거된 6월까지, 각 지방 고위간부들과 긴밀한 연계를 맺고 마약을 유통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함경남도와 평안남도, 황해남북도 등 각 도검찰소에서는 해당 지역의 보안서와 검찰소를 통하지 않고, 직권으로 수사하고 있다. 마약 상인들에게 막대한 뇌물을 받고 각종 편의를 봐준 혐의가 있는 간부들을 색출해내기 위해서다. 황해북도 사리원에서는 관련 간부들을 도검찰소로 압송해 집중 수사를 벌이고 있다. 150일 전투가 끝나는 대로 이번 사건을 총화하면 범죄자들에게 법적 처벌을 내리기로 했다. 주동자는 교수형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해진다. 그 밖의 동업자들은 정도에 따라 교화형에서 무기징역 등이 선고될 예정이다. 이번에 전국적으로 활약한 마약 판매자들이 검거되면서, 각 지역마다 이 사건에 연루된 시당 간부, 보안 일꾼, 법관들이 속속 밝혀지면서 줄줄이 철직 또는 해임되고 있다.

사리원, 6월 비사검열 때 조직생활누락자 집중단속

황해북도 사리원시는 지난 5월 30일부터 시작된 비사회주의검열그루빠의 단속 결과를 중간 총화했다. 그동안 시당과 보안당국은 물론 청년동맹, 직맹, 녀맹, 농근맹 등에서 선발된 25명의 검열일꾼들은 각 인민반마다 샅샅이 훑다시피 하며 검열을 해왔다. 시당 조직비서가 한 달에 두 차례씩 검열 결과 및 처리 방법을 보고받는다. 지난 6월 검열 결과, 직업이 없이 조직 생활에 누락되거나 출근하지 않고 개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주로 단속됐다. 한 녀맹일군은 “직업이 없는 조직 생활 루락자 58명, 당원 27명, 청년동맹원 37명, 농장일 안 나가는 농장원 30명 모두 시 단련대 처벌을 주었다. 공공장소들에 나가거나 불건전한 사람들 소개로 남성들에게 녀성의 풍모를 저버리고 몸을 팔아 돈을 받은 현대 기생 10명은 공개 재판하여 처리하였다”고 전했다.

사리원, 미등록 거주자 단속

지난 7월 29일, 황해북도 사리원시는 “150일 전투 기간에 사회를 좀먹고 비법 범죄 행위를 하는 자들을 깨끗이 색출해 사회를 건전한 분위기로 만들어야 한다”며 검열 중간 총화를 했다. 특히 “2012년 강성대국의 문을 열 때는 사회의 참된 사람들만 있고, 교양 개조된 주민들만 사리원시에 살 수 있도록 정돈돼 있어야 한다”며 미등록거주자들에 대한 단속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을 시사했다. 지금까지 사리원시가 적발해 추방한 미등록 거주자는 약 60여 세대에 이른다. 이들은 원 거주세대에 끼어 살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시보안서와 분주소, 순찰대 등이 총 단속을 벌였는데, 약 40여 세대는 벌금 처리를 받았고, 약 20여 세대는 본거주지로 쫓겨나다시피 추방됐다. 쫓겨난 세대들은 거주 이유가 분명치 않고, 거주 등록 조건이 갖춰질 수 없는 세대들이었다.

■ 사회

제대군인, 생계 비관해 자살

지난 7월 6일, 함경북도 온성에서 남양 방향으로 달리는 화물 열차에 한 젊은이가 뛰어들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지 몇 개월 안 된 제대군인이었다. 그의 여동생, 김옥화(가명, 20대)씨는 “(오빠가) 집에 돌아와서 보더니 무척 절망해했다”고 전했다. 부모님 모두 병으로 앓아누워 계시고, 옥화씨가 혼자서 소토지 농사를 지으며 간신히 생계를 꾸려가는 모습을 보고 나서였다. 옥화씨는 춘궁기가 되면 산나물을 뜯으러 산에 다니고, 겨울에는 등짐으로 나무를 해다 나르며 부모님을 공양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부모님의 치료비는커녕 약값 벌기에도 도저히 역부족이어서 자신이 캐온 약초를 달여 드릴 뿐이었다. 운신조차 못하는 아버지, 고생하는 딸을 도우려고 쇠약해진 몸을 일으켜 집안일을 하다가 넘어지고 다쳐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어머니, 그리고 두 분을 먹여 살리면서 깡마르게 변한 여동생의 모습에 젊은이는 점차 말을 잃어갔다. 그러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는 며칠 동안 탄광에 출근도 하지 않고 집에서 술만 마시면서 힘들어했다. 옥화씨는 오빠가 병중에 계신 부모님께 효도 한 번 하지 못한 게 너무 죄스럽고 한스럽다는 하소연을 했다고 한다. 다음 날 그는 술을 진창 마신 뒤 달리는 열차에 몸을 던져 결국 아까운 목숨을 버리고 말았다.

인민무력부 총정치국, 희천시에 경무원 추가 파견

지난 7월 9일, 자강도 희천시에는 동평양과 서평양 경무원(헌병)으로 구성된 1개 중대가 들어갔다. 희천발전소 공사에 대규모의 군대가 파견됐는데, 군인들로 인해 대민 피해가 급증하면서 희천시 경비를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6월 2일에도 경무부 1개 중대가 들어갔는데, 도처에서 일어나는 군인들의 범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에 추가 파견한 것은 희천발전소에서 일하는 군인들이 민가에 내려가 먹을 것을 빼앗거나 도둑질을 하는 등 군민 관계에 엄중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인민무력부 총정치국에서는 희천시 인민위원회와 보안서들의 사건 경위 보고서 등을 검토한 뒤 평양시 위수사령부에 지시해 경무원들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파견된 경무원들은 “자유주의로 도적질하거나 주민 지역에 나가 먹을 것과 담배 같은 것을 빼앗아 군대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것을 막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경무부에 군인들이 단속되면 소속 중대나 대대의 지휘부에도 통보되는데, 부대 평가에도 반영된다. 그 부대가 아무리 전투력이 강하고, 일을 잘해도 군민관계 훼손 사실이 드러나면, 총지휘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게 된다.

전깃불 환한 원산항, “남조선 항구에 잘못 들어선 줄 알았다”

올해 초 강원도 원산청년발전소가 완공되면서 각 공장, 기업소 등지에 전기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원산항에도 전기가 들어가자, 원산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낮과 밤이 따로 없이 화물선에 물건을 싣고 부리는데 불편함이 없다. 전기 공급이 정상화되다보니 일 진척이 빠르다”며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먼 나라로 원항을 떠났다 돌아오던 배들 역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얼마 전에 돌아온 ‘강남호’의 한 선원은 “항구의 조명이 많아지다 보니 대낮처럼 환해져서 놀랬다. 항구에 들어오는 데 너무 환해서 ‘혹시 우리가 물길을 잘 못 들지 않았는가, 남조선의 어느 항구에 들어가는 게 아닌 가’하며 걱정 아닌 걱정도 했다”며 웃었다.

강원도 도당에서는 원산청년발전소가 완공되자, 전기 사정이 어려운 평양시에 전력 일부를 돌리겠다고 건의했다고 한다. 중앙당에서는 “강원도의 전기 사정이 평양시보다 더 어려운데, 발전소의 전기를 모두 주민 생활과 지방 공업에 우선적으로 돌려쓰라”고 지시했다. 이 덕분에 원산시를 비롯한 도내 공장, 기업소는 물론 농사와 주민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 여성/어린이/교육

학교 ‘풀씨 과제’에 아이들 토끼풀 장사 나서

7월 현재 함경남북도 각 시, 군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풀씨 과제를 내주고 있다. 소학교 학생들은 일인당 1kg의 풀씨를, 중학생들은 2kg를 바쳐야 한다. 함경남도 함흥시 사포시장에서는 생활 형편이 나쁜 주민들이 풀씨를 훑어와 kg에 3,500원씩 판매하고 있다. 풀씨 장사에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도 보인다. 세투리와 같은 토끼풀을 캐다 kg당 400원에 파는 소학교 어린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무리지어 앉아 어른들에게 토끼풀을 사달라며 장사하고 있다.

중학생들에게 빙두 팔던 상인 추방에 주민들 환호

지난 6월 28일, 황해북도 사리원에서는 마약을 판매하다 적발된 3세대를 재판하고, 150리가량 떨어진 농촌에 추방했다. 이들은 중학교 4-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빙두를 판매해온 혐의다. 그동안 사리원시는 학생들이 마약에 정신이 팔려 집에서 돈을 훔쳐내거나, 힘 센 학생들이 약한 학생들에게 돈이나 옷, 귀중품을 빼앗아 마약과 바꾸는 등 범죄 현상이 심각했다. 여러 해 동안 학부모들이 마약을 판 세대들을 시당과 시보안서에 줄곧 제기했으나 제대로 처벌된 적이 거의 없었다. 마약 장사꾼들이 간부들에게 뇌물을 주고 비호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150일 전투를 맞아 내려온 책임자들이 이 문제를 직접 챙겼기 때문에 법적 처벌을 할 수 있었다. 이들이 재판받던 날, 사리원 제1중학교에는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이들의 재판을 지켜보았다. 추방 결정이 선고되자, 학교가 떠나갈 듯 주민들의 환성이 터져 나왔다.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큰 해를 덜어냈다. 참 장한 일을 했다”며 감사 편지도 속속 올라가고 있다. 이에 고무된 150일 전투 검열성원들은 도당회의에서 감사 편지를 공개하고, 지금까지의 문제점과 앞으로 대책에 대해 토론했다. 이 날 회의에서 책임일군들은 “앞으로도 각종 범죄를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 내부 비리가 없도록 감독하고, 모든 범죄를 공정하고도 엄하게 처리하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수영장 부족해 수영 교육 곤란

지난 5월 20일, “학생들이 몸을 단련할 수 있도록 여름철 수영 훈련을 잘 할 데 대하여”라는 방침이 내려진 후 일선 학교에서는 수영 대중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각 학교에서는 체육 시간에 수영만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전국적으로 수영장 시설을 갖춘 학교가 거의 없어 애로가 많다. 함경북도 회령시의 경우 수영 수업을 할 만한 물놀이장이나 야외 수영장이 한 곳도 없다. 지난 7월에는 비가 많이 내려 강물이 많이 불어나는 통에 수영 수업을 실시하지 못했다. 다만 강안동분주소 옆에 비교적 수심이 얕은 물놀이장이 있어 대부분 그곳에서 수업하는 형편이다. 소학교는 물론이고 중학교, 전문학교, 대학교 학생들까지 이곳에서 수영을 배운다. 매일 3-5개의 학교들이 나와 순서대로 수영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사건사고

사리원 전기 공사하던 중 감전사고

지난 6월 24일 오후 4시, 황해북도 동사리원 송배전부에서는 군수공장에 들어가는 공업선 전기의 전봇대가 넘어져 수리작업을 하다 사고를 당했다. 3시간 정도 전기를 끊고 수리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마지막 선 연결을 앞두고 배전부 전기 감독원이 신호를 잘못해 전기를 투입하고 말았다. 전신주에 매달려 일하던 전기공 2명 중 한 명은 갑작스러운 고압전기에 튕겨나가 떨어져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나머지 한 명은 전기가 하반신을 통과해 마비되고 말았다. 급히 병원으로 호송해 다행히 목숨에는 별 지장이 없다. 사고 소식이 중앙당에 보고돼 희생자는 기관 장례 절차에 따라 장례식이 거행됐으며, 사회주의 애국 희생증과 메달이 수여됐다.

쌀 실은 차 굴러 떨어져 2/3 손실

지난 7월 4일, 함경북도 라선시 대흥관리국 산하 무역회사 화물차량이 쌀을 싣고 가다 굴러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은덕군과 새별군 사이의 한 고개를 지나던 중 제동기 고장으로 굴렀다. 이 사고로 쌀을 호송하던 새별교도사단 군인 3명 중 2명이 죽고, 나머지 한 명과 운전수와 장사꾼 3명이 크게 부상당했다. 사고차량에는 쌀이 8톤가량 적재돼있었는데, 모두 쏟아지고 말았다. 구조하러 간 대흥관리국 노동자들이 쌀을 수습했지만 8톤 중 3톤 정도만 가져갈 수 있었다.

■ 집중탐구

평양통신 – 류경호텔인가, 류경탑인가?

7월 어느 날, 평강(평양-강계)선 열차가 아침 5시경에 짙은 안개 속에서 평양본역에 서서히 들어갔다. 기지개를 켠 뒤 짐을 챙겨든 나는, 경석침대칸의 문을 힘껏 열고 나왔다. 1년 만의 귀환이었다. 작년에 북부지대 수력발전소 건설, 설계, 심의 담당 차 1년 남짓 기간에 자강도와 량강도, 함북도 일대 수력건설 현장에 다니다가 인사교대로 이번에 평양에 돌아오게 됐다. 렬차에서 내리자, 우리국의 책임부원이 령접하러 나와 있었다.

반갑게 인사 나눈 뒤, 책임부원이 “부국장동지, 그동안 수고하셨는데 오늘은 집에 돌아가서 쉬고, 내일 당위원회에 와서 보고해도 되지 않겠습니까? 차를 가지고 왔으니 집으로 모시겠습니다”라며 집에 가자고 했다.

“요즘 150일 전투 기간에 내가 집에 가면 너희들이 당생활총화시간에 비판하지 않겠나. 빨리 성에 가자. 집에 가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웃으며 맞받았다.

대기해있는 차를 보니, 휘파람 자동차였다. 내가 있을 때만 해도 닛산 자동차였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 싶어 물었다.

“닛산 차가 어디 갔어? 차가 왜 교체됐는가?”

“닛산 차는 이미 돌려주고, 일본 차 수입이 금지됐기 때문에 평화자동차에서 만든 휘파람차를 받았습니다”고 했다. 그는 약간 멋쩍은 듯, “8,000km 뛰었는데 괜찮습니다. 휘파람 차가 서방 차보다 질이 떨어지지 않습니다”라고 한마디 덧붙였다.

보통강을 건너가기 전 신설다리 앞에 이르니, 그때 류경호텔의 거대한 모습이 눈앞에 나타났다. 1년 전만 해도 앙상해보이던 류경호텔이 유리 포장 다 되고, 꼭대기에 있는 기중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서 면모가 몰라보게 일신돼있었다.

아주 좋아 보여서 나도 모르게 흥분해서,“벌써 외부 장식이 돼있으면, 내부공사가 적어도 80% 이상 끝난 게 아니냐. 야, 이거 정말 기적이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아이고 말마시오. 설계 변경했습니다. 내부는 뭐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 전의 류경호텔 설계가 아닙니다”라고 했다.

류경호텔은 원래 설계로 치면 방도 한 5천 개 넘고, 승강기만 해도 47개 정도 되는데, 대체 어떻게 변동했다는 말인지 궁금했다.

책임부원은 대뜸 “우리가 상관할 바가 아닙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이걸 류경호텔이라고 해야하겠는지, 류경탑이라고 해야하겠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했다. 더 자세히 말해보라는 내 채근에, 그는 “중앙당의 의도대로 백두산건축연구원에서 이태리사람들과 합의한 다음에 설계를 변동한 것입니다. 아래 몇 층하고, 꼭대기 전망대만 완성하고, 중간에는 쾌속 승강기로 련결 시켜놓고, 가운데 있는 방들을 다 없애버렸습니다. 이게 호텔이라기보다도 하나의 탑 비슷하죠.”

아니, 5천 개의 방은 다 어디로 갔냐는 물음에, “그냥 외관만 보기 좋게 유리로 포장해놓고, 가운데 방들은 다 못 쓰게 된 것이죠”라고 했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나도 모르게 “이런 식으로 하면 되냐. 눈 감고 아웅 하는 식이지. 이게 어떻게 류경호텔이라고 할 수 있느냐. 세계 최대 호텔이라고 자랑했는데, 쓸 수 있는 방이 아래층 몇 개와 꼭대기 층 방밖에 없다면 이게 무슨 자랑거리가 될 수 있는가. 앞으로 우리 후대에 뭐라고 얘기하겠는가?”라고 언성을 높였다.

그랬더니 당장, “부국장 동지, 중앙당에서 결심해서 만든 거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친히 말씀 내린 건데 그리 시비하면 되겠습니까?”라는 말이 돌아왔다.

“장군님 말씀이 계셨다고 하니 내가 할 말은 없는데, 어쨌든 동무들은 생각이 없는가. 이렇게 하면 되느냐?”고 걱정을 쏟아놓았다. 2012년 강성대국의 대문을 환히 열어제끼는 공화국의 상징물이 될 류경호텔이 어쩌다 이런 괴상한 탑으로 변모하고 말았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돈이 없어도 그렇지, 이게 무슨 부끄러운 일인지 모르겠다. 앞으로는 류경호텔을 자랑하기도 어렵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