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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321호

■ 논평

식량과 생필품 공급 대책마련 돼야한다

북한 정부는 화폐 교환 조치가 ‘인민생활 안정과 향상’과 ‘경제관리체계와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목적임을 분명히 했다. 또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물질적 기본 담보를 위한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사회에 만연한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줄이고, 국가의 경제 통제력을 회복하며, 개인이 보유한 돈을 국가 재정으로 회수하려는 목적 때문으로 보인다. 아직 시행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화폐 교환 조치 이후 북한 내부에는 전례 없이 다양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어렵게 모은 돈을 한순간에 휴지조각으로 만들어버린 이번 화폐 교환 조치는 장마당 장사꾼들에게 상당한 충격과 큰 상실감을 주었다. 하지만 다수의 농민과 직장 노동자 및 극빈층들은 모처럼 넉넉한 돈을 손에 쥐어 시장 물건을 구입하느라 여념이 없고 덩달아 모든 물건이 활발히 팔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 질서를 세운다는 측면에서는 아직 불안 요소가 곳곳에 잠복해 있다. 이미 대부분의 물가가 일제히 2~3배가량 인상된 상태다. 게다가 쌀 1kg이 새 국정가격으로는 23원, 배급소 공급가격은 44원이나 시장에서는 50원 이상에서 오르내리는 등 물가가 시시각각 반등을 거듭하고 있다. 또 월급을 현실화하다보니 모든 노동자, 농민들에게 똑같이 구매력이 증가되었고, 이는 고스란히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벌써부터 새돈의 구매력이 오르는 물가를 따라가지 못해 주민 생활 안정화라는 화폐 교환 의미가 ‘도루메기(도루묵)가 되어가고 있다’는 불평도 들린다. 이런 일부 현상을 보고 벌써 화폐 교환 조치가 실패했다는 진단을 내놓는 전문가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역시 관건은 구매력 증가가 아니라 주민들에게 필요한 식량과 생필품 공급 여하에 달려있다. 현재 국가 경제가 시장에 기생하는 기형적인 구조에서 북한 정부가 바라듯이 사회주의 공급 체계를 복원해 주민 생활을 안정화시키려면, 필요한 생필품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조치의 효과는 그리 오래갈 수 없다. 원활한 물자공급이 어렵다면 오히려 시장을 합법화하여 주민들이 스스로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이번 조치가 실패로 끝날 경우, 주민들은 돌이키기 힘든 생활고와 심리적 공황을 겪을 수밖에 없다.

북한 정부는 2010년 신년공동사설에서 인민경제의 중요성을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다. 불과 한 달 전에 화폐 교환 조치가 전격 단행된 뒤, 연이어 경제관련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그 중요성이 더 무게감 있게 들린다. 그러나 물적 자원이 고갈된 조건에서 경제가 회생될 때까지 식량과 생필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북한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은 상당히 제한돼있다. 국방비의 40%를 인민 경제 부문에 투하하겠다는 중앙당 회의는 이런 난국을 타개해 나가겠다는 면에서 높이 평가할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체 생산만으로 어렵다면 외부 지원을 통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올해 신년공동사설이 북미관계 및 남북관계 개선으로 나아가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인 것 같지만, 의지의 표현으로만 그칠 것인지 아니면 획기적인 진전을 이룰 것인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 사건사고

함경남도 수산관리국, 작년 해상 사고사상자 40여명

함경남도 수산관리국 로동부는 작년 1월부터 10월까지 바다에서 사고로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노동자들이 약 40여명이라고 밝혔다. 작년 11월 7일 발표한데 따르면, 사고를 당해 시신이 확인된 어로공 수가 27명, 사고원인 불명으로 확인이 안 된 행방불명자가 13명 등이었다.

■ 여성/어린이/교육

“세상에서 제일 운수 나쁜 93년생들”

평안북도 신의주에서는 신년 초인 1월 5일, 대학 예비시험이 실시된다. 졸업 후 군에 가지 않고 바로 대학에 진학하는 직통생들은 1993년생들이 많다. 그런데 93년생 자녀를 둔 학부모와 당사자들은 “세상에서 제일 운수 나쁜 게 93년생들”이라고 자조한다. 의사나 교원 수가 이미 과잉 상태라 신규 모집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딸아이의 예비시험을 앞두고 교장선생님의 호출을 받아 학교에 다녀온 김미례(가명)씨는 딸아이가 불쌍하다며 한숨부터 쉬었다. “교장 선생 호출 받고 갔더니 지금 사정이 대학 폰트가 한 개도 안 나오는 때라고 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의대 입학을 희망했던 딸아이가 막 락심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애처롭다”고 했다. 평안북도 도인민병원에서는 의사와 간호사 모두 합쳐 600명 정도 배치돼야 하지만, 현재 50명이 더 배치된 상태다. 시내의 한 중학교에서는 교직원 40명 중에서 15명이 로임이나 배급을 못 받고 무보수로 일하고 있다.

■ 사회

아들 대신 75세 노모(老母), 건설장에 일하러 나가

함경북도 회령 음식거리 건설장은 요즘 추위가 심해져 잠시 작업이 중지된 상태다. 그러나 작년 11월까지만 해도 춥고 배고픈 상황에서도 일은 계속 진행됐었다. 노동자들은 당원돌격대에서 나온 사람들도 있지만, 대개는 공장, 기업소에서 3개월에 한 번씩 교대제로 나온 사람들이다. 돌격대에서 일하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노동인력이 늘 부족한 형편이다. 한 사람이라도 아파서 못 나오면,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그 사람 몫까지 해야 해서 매우 힘들어한다. 일하러 안 나오는 사람들과 신경전도 대단해서 자체 투쟁할 때면 서로 핏대를 올리고 다투기 일쑤다. 돌격대에 나온 노동자의 약 80% 이상이 생활이 곤란하고, 먹을 식량이 없어 힘들어하는 가난한 세대들이다.

돌격대 2소대에 소속된 김근섭(가명)씨는 집에 먹을 게 떨어져 친척집에 식량을 꾸러 다녀오겠으니 이틀간 말미를 달라고 했다. 허락을 받고 간 후 출근을 하지 않아 돌격대에서 집에 계속 데리러 갔으나 번번이 허탕이었다. 집에는 75세 노모 혼자 살림을 꾸려가고 있었다. 돌격대 일군들은 그 집 어머니에게 아들이 열흘 넘게 안 오는 바람에 일에 지장이 커지고 있으니, 돌아오면 단련대에 보내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만약 집안에 형제나 다른 친척 중에서 김씨를 대신해 일하면 용서해줄 수도 있다고 했다. 자식이 염려됐던 어머니는 아들을 대신해 노구를 이끌고 직접 현장에 나갔다. 25일 동안 돌격대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같이 일하는 젊은 사람들이 감탄을 연발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일을 잘하기도 하거니와 대충 쉬엄쉬엄할 수도 있을 텐데 전혀 요령피우지 않는 모습이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일군들은 이 같은 애처로운 노인의 모습에도 무감동한 모습이라 노동자들에게 지탄을 받고 있다. 노인과 같이 일하는 한만길(가명)씨는 “현장에 나와 있는 일군들한테 도덕적 풍모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아무리 아들이 없어졌다고, 세상에 어디 자기 어머니보다 더 나이 많은 노인을 개처럼 부려먹을 수가 있는가. 더러워도 이렇게 더러울 수가 없다”며 분개했다. 비단 이 노인의 사례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공사장에서 빠져나가는 노동자들이 많아지면서 가족과 친인척에게 대리 참석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 남편이 빠지면 아내가, 아버지가 빠지면 아들들이 대신하는 식이다. 회령 주민들은 “이런 현실은 조선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노력을 통제해 대용 노력들이 나와 일하는 것이 우리 조선의 선군정치, 강성대국건설 현실인가보다”고 냉소하고 있다.

보안서, 도난물품 주인에게 돈 받고 돌려줘

함경북도 청진 시보안서에서는 100일 전투 기간 동안 도난 됐던 물품들을 찾아와 지난 12월 8일부터 주민들에게 돌려주었다. 4명이 한 조로 움직이는 강도무리를 붙잡아 자전거 20여대, 텔레비전 8대, 오토바이 2대, 의류 5마대 등을 회수했다. 잃어버린 물건을 찾았다는 소식에 보안서에 찾아갔던 주민들은 돈을 주고 찾아와야 했다. 보안원들이 물건을 찾으러 다른 도까지 다녀오는데 들었던 유류비와 여행비를 감안한 것이라고 했다. 자전거를 찾는 데 새돈으로 500원, 텔레비전은 400원, 의류는 한 벌당 20원씩 주어야 했다. 주민들은 “물건 찾는데 운행비를 아무리 비싸게 계산해도 자전거 한 대 찾는데 100원 든다고 치면, 한 대당 400원씩 버는 셈이다. 보안원들이 주민 대상으로 장사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 정치생활

법일군들, 친인척 중 탈북자 여부 조사

전국적으로 보위부와 보안서, 검찰소 등 법관들의 친척과 가족 중에 중국이나 한국에 간 탈북자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검열사업과 대오 후렬사업이 곧 진행된다. 친인척 중에 도강자가 있는지 알아보는 신원조회 검열인데, 시당 일군들의 검열은 얼마 전에 끝이 났다. 가족 중 탈북자가 있으면서도 숨겼거나 아무 처벌을 받지 않았던 일군들은 곧바로 해임, 철직됐다. 또 노동 강도가 높은 탄광이나 농장, 공장 등, 그 중에서도 가장 척박하고 살기 힘든 곳으로 추방됐다. 중앙당은 주민등록과에 등록된 출신 성분을 아예 변경시켜 사회로동 1선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내렸다. 앞으로 탈북자 친인척이 있는 일군들의 입지가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주민등록처, 보안성에서 보위부로 이관

2010년 1월 3일부터 보안성에서 관할하던 주민등록처가 국가안전보위부로 이관된다. 이에 따라 각 시, 군 보안서 주민등록과는 보위부로 옮겨진다. 보위부에서는 주민등록과를 인계받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주민등록과가 생기면 일부 간부들로부터 각종 청탁성 뇌물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 이를 막기 위한 준비도 아울러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식량난 때문에 먹고 살기 힘든 집에서 탈북해 중국이나 한국으로 간 주민들이 많았다. 고난의 행군 시절부터 행방불명자가 워낙 많은데다 지금도 계속 발생하고 있어 보안성에서 주민등록 통계를 관장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간부로 임명되기 전에 토대와 친인척 관계를 조사하는 과정에 혹시 드러날지 모를 불미스러운 일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주민등록문서를 담당하는 보안원들에게 상당한 돈을 주고 미리 손을 쓰는 일이 비일비재했었다. 혹시라도 도강한 친척이 있으면, 행방불명을 사망으로 처리하는 식이다. 간부들의 이런 비리들이 단순히 비리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난 회령시 유선병원 초급당비서 간첩사건으로까지 비화되자, 당국에서는 보안성에서 보위부로 이관해 주민등록문제를 보다 엄중하게 관리하기로 했다.

함흥시, 마약 검열 결과 발표

함경남도 함흥시에서는 지난 11월 28일, 9월부터 시작된 마약 검열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검열에서는 마약 장사꾼들과 생산자들을 보호해주고, 편리를 봐주면서 재물을 사취한 당 일군들이 집중 검거됐다. 검열에 걸린 일군들은 도당급간부 4명, 시당급간부 3명, 성천강구역 보안원 2명, 도검찰소 검사 2명, 사포구역 당일군 1명 등이었다. 보안당국은 “당일군으로서 인민들 앞에서 당일군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당과 인민 앞에 극악무도한 죄를 지었다. 마약 거래에 대해 단속과 엄벌에 대해 최고 지시까지 내려지고, 통제가 날마다 이어지고 있는 시기에 이와 같은 범죄는 현 시기 종파와 같은 범죄자와 같다”며 이들의 이름과 직위를 발표했고, 11월 29일부터 현직에서 모두 해임통보하고 법처리에 들어갔다. 현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외 마약생산자들과 판매자들과 거래하던 주민들이나 공장, 기업소 일군들도 검거됐다. 시보안서는 지난 12월 13일, 추평시장 앞에서 주민들이 문 열기를 기다리는 1시간 전에 7명의 범죄자를 끌어내 공개재판을 시작했다. 시보안서장이 앞에 나가 범죄자 개개인의 마약 범죄 사실을 상세히 읊고, “강성대국의 문을 열기 전에 우리당은 사회의 온갖 범죄자들과 오물들을 모조리 쓸어버릴 것”이라 발언했다. 이번에 구속된 당 일군들과 법관들은 군중 앞에 끌어내지는 않고, 12일 일군들의 토요학습 시간에만 공개했다. 이에 주민과 공장, 기업소 일군들만 공개 재판한 것을 두고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뒷말이 많았다.

함경북도, 구화폐 소각한 사람 40여명 적발

함경북도에서는 지난 11월 30일 화폐교환조치 이후 옛 화폐를 내다버리거나 불에 태워버린 자들을 계속 색출하고 있다. 12월 현재까지 적발된 것만 모두 40여 건에 달한다. 도 보안당국에서는 “묵은 돈을 은행에 바치지 않고 불에 태워 없애거나, 공공장소에 내다버리는 행위는 민족 반역죄, 역적죄”라며 강경한 처벌을 예고했다.

■ 경제활동

함흥 목제품공장, 개건 자재 마련하려 노동자들 벌목 보내

함경남도 함흥시 목제품공장에서는 지난 해 150일 전투에 이은 100일 전투에서 노동자들의 희생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100일 전투 초기만 해도, 기업소의 지배인과 당비서를 비롯한 경제관리일군들은 당의 의도와 정보 산업 요구에 맞게 공장 기술 개건화와 현대화를 꾸리기 위한 작업에 출근을 독려했다. 그러나 노동자의 식량 공급이 계속 풀리지 않으면서 결과적으로 노동의욕이 고취되지 못했다. 공장 정문 앞에는 “시대의 요구에 맞는 현대적인 공장으로”라는 구호가 붙어있었지만, 말 뿐이었다. 개건 보수에 드는 건설 자재와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사전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통나무를 판매한 돈으로 개건공사를 했다. 목재가 필요한 일반 주민이나 기관, 기업소 등지에 판자 1장에 구화폐로 600원, 각자 1대에 600원, 문틀자재 후판과 백각을 각 3,000원씩 판매했다. 또 살림집 건설에 필요한 문틀과 문을 만들어주고 받은 돈을 모아 기초공사 자금을 마련했다. 노동자들은 노동자들대로 개건공사 자금과 자재를 마련하는데 동원돼, 이동작업식으로 산골로 들어가 3개월씩 있으면서 벌목작업을 했다. 원래부터도 노동자들에게 배급을 주지 못하는 형편에서, 벌목작업나간 노동자들에게 제기되는 식량과 땔나무도 보장 못해주면서 벌목작업에 계속 내몰았다. 일부 노동자들은 식구들이 먹을 게 없어 굶주리고 있으니 며칠만이라도 소토지농사라도 지을 수 있게 말미를 달라고 요구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 당연하게도 노동자들의 출근 일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노동자들은 “(일군들) 자기들 생활이 괜찮다보니, 당장 먹을 것이 없어 힘든 고생을 해도 로동자들의 처지를 리해하지 못한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런 노동자들의 고생과 희생 끝에 작년 10월 29일 경, 기초 개건 공사를 겨우 마칠 수 있었다.

시장에 잔돈 부족해 장사 어려워

전국 주요 도시의 시장들은 물론이고, 국영상점 등 국가 편의봉사망들까지 새 화폐 잔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5원, 10원, 50원 짜리가 많이 부족하다. 상인들은 상품을 판매하고 싶어도 잔돈을 거슬러주지 못해 장사를 잘 못하는 상황이다. 식료가공봉사소나 자전거 보관장 받는 곳에서는 잔돈이 없어 손님들에게 껌이나 알사탕 같은 것을 잔돈 대신 주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외화 사용 금지 이후 함경도 물가 올라

외화 사용을 금지시키고 바꿈돈을 사용하게 되자, 외화상점에서 팔던 물품들이 함경남도와 함경북도 등 북쪽으로 올라가지 못하면서 물가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바꿈돈은 개인이나 회사가 외화를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지 노출되기 때문에, 가능한 외화를 많이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바꿈돈으로 외화상점에서 상품을 구입해 북쪽에 내다팔던 사람들이 자연히 감소하게 됐다. 북쪽 시장에서는 물품이 상대적으로 더 부족해지고, 결국 물가가 오르는 연쇄 효과가 일어나고 있다. 일례로, 12월 31일에 고양이담배 한 갑에 25원하던 것이, 다음날 50원으로 껑충 뛰었는가 하면, 사탕가루(설탕)는 70원에서 100원으로 뛰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일부 주민들은, “정부에서 배려금과 로임을 지급해주었지만 주민들 생활에 도움이 안 되고, 돈 가치가 떨어져 오히려 백성들 처지가 더 어렵게 됐다”고 말한다. “(외화사용금지) 포고가 내린 다음부터 외화로 주고 들여오는 모든 무역 상품 가격이 올랐다. 현재 백성들이 사는데 모두 바쁘게 됐다”고 생활난을 토로하는 주민들도 있다.

■ 식량소식

평안남도, 지난 해 두벌농사 성과 없어

평안남도 농촌경영위원회 일군들은 지난해 수확량을 살펴보니, 두벌농사의 성과가 그다지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한 일군은 작년 강성대국 전환의 해에 알곡 소출을 높이려는 당의 농업혁명방침에 따라 두벌농사를 잘하여 년간 알곡 소출을 높이자는 기치를 높이 들었으나, 영농자재와 기술력이 부족해 농사가 잘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두벌농사를 처음으로 실시했던 농장에서 수확량이 저조했다. 두벌농사를 처음 하다 보니 모 심는 시기, 비료 주는 시기 등을 적절히 맞추지 못했고, 노동력 배치를 잘 못 하는 등 전반적인 관리 미숙이 성과가 없는 이유였다. 평안남도 도농촌경영위원회 기술실무일군들은 “두벌농사를 하기 위한 당의 농업혁명방침관철에서 방침관철이니 무조건 농사가 안되어도 해야 한다”는 사상을 아래단위 농촌 일군들에게 주입시켰다.

순천시와 평성시, 대동군, 평원군, 문덕군 등에서는 두벌농사를 심은 알곡들이 많이 죽었다. 농촌관리일군들은 차라리 두벌농사로 심는 면적들에 배추나 무를 심었으면 가을 남새(채소)를 해결할 수 있었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평안남도 농민들은 두벌농사를 성공하려면, 토지개량사업을 개선해서 경작지를 기름지게 만들어야 알곡 생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농업일군들이 방침만 내세우고 조건을 다지지 않으면서 알곡을 심어 잘 자라지 못해 결과적으로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순천에 사는 강성애(가명)씨는 “되지도 않은 농사를 내미는 일군들의 사업에 나서야 되니 답답하기만 하다. 농민들은 자기 먹을 것도 없어 생활이 안타까운 상황에서 두벌농사 로동에까지 시달리니 대단히 살기가 힘들다”고 했다.

남포 신령협동농장, 벼 정보당 평균 2톤

평안남도 남포시 신령협동농장의 지난 해 알곡 수확량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옥수수는 정보당 2.5톤, 벼는 2톤에 불과했다. 최고 3톤, 적게 나온 곳은 1.5톤 정도 나왔는데, 농장 일군들은 아무래도 지난 해 날씨 문제가 영향을 줬던 것으로 분석했다. 농장원들의 현금 분배 상황을 보면, 만 가동(출근) 농장원들은 14,000-15,000원, 2-4개월 결근한 농민들은 6,500-9,500원 받았다. 리농촌경영위원회에서 농사 실적과 출근 일수 등을 따져 배분한 결과다. 그러나 작년 식량난 때 알곡을 끌어다 먹은 농민들은 현금분배에서 그만큼을 공제해야 했다. 농민 세 가족의 경우 올감자 30kg, 보리 24kg 등 약 20일분 알곡을 미리 끌어다 먹었는데, 현금 분배에서 그 값으로 580원을 지불해야 했다. 농장원들은 이렇게 알곡을 빌린 양만큼 평균 500-800원씩 지불했다.

■ 시선집중

“로동자 생활비 전량 줄 데 대한”방침 내려

중앙당은 지난 12월 28일, “국가 조치 실시 이후, 로동자 생활비를 전량 줄 데 대한” 방침을 내렸다. 이와 함께 “일부 일군들이 국가 은행에서 지급한 로동자들의 생활비를 사회 동원 등 여러 명목으로 전량 내주지 않고, 자기들이 빼돌려 사욕에 탕진하는 현상을 철저히 없앨 데 대한” 지시도 내렸다. 현재 전국 주요 도시의 몇몇 공장, 기업소 실태를 보면, 생산이 안 되고 있는 공장, 기업소와 비생산 부문, 건설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소들에서 제정된 임금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노동자의 기본 로임이 1,500원인데, 출근일수에 따라 1,200원 선에서 지급한 곳이 많았다. 함경남도 함흥에서는 11월 달에 출근일 25일 중 10일 동안 출근을 못한 한 노동자가 500원만 지급받기도 했다.

12월에는 퇴비 과제하느라 출근을 못한 것인데도, 출근일수에 따라 임금을 감해 노동자들의 원성이 높다. 퇴비를 한 명당 1.5-1.7톤씩 해내라는 요구에 휴일 날 쉬지도 못하고, 퇴비를 모으거나 만드는 일을 하는데도 시간이 부족해 자연히 결근하는 날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공장 일군들은 한편에서는 “강성대국이 실현되자면 먹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므로, 퇴비 과제 수행을 못하면 로임을 제외한다”고 하고, 또 출근을 못한 날짜만큼 월급에서 감한다고 하니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하소연이다. 이것은 결국 월급을 제량대로 주지 않겠다는 속셈이지 않느냐는 원성이다. 만약 퇴비를 못하면, 밤 8시나 9시까지 퇴근을 안 시키고 늦게까지 잡아두며 온갖 비판과 쌍욕까지 퍼부으니, 노동자들로선 심신이 피곤하고 고달플 수밖에 없다. 일부 노동자들은 “차라리 로임을 안타겠으니, 사회 과제를 덜 주고, 국가 로동 행정규률에서 정한 시간대로만 일을 시켜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함흥의 조관현(가명)씨는 “일군들이 자기들 능력 부족은 탓하지 않고, 로동자들에게 관료주의적 착취와 억압을 강행하고, 강한 로동규율만 강압한다. 로동자들 사이에 나라에서는 이번 국가적 조치가 농민과 로동자들 살기 더 좋아지라고 했다는데, 이제는 이런 맹목적인 로동을 시키지 말아야 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고 민심 동향을 전했다.

월급 6개월간 생산 관계없이 전액 지급 방침

중앙당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2010년 4월까지 6개월간 공장, 기업소별 생산 실적에 상관없이 전액 지급하라는 방침을 내렸다. 12월에 지급한 임금은 11월 임금으로 계산해 4월까지 총 6개월로 계산한 것이다. 이 방침은 “나라에서 로동자와 농민들의 생활수준을 전보다 잘 살게 해준다는 것을 현실로 보여줄 데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12월에 임금을 지급할 때만해도, 2010년 1월부터는 생산량과 출근일수에 따라 월급을 차등 지급할 것이라 전원회의에서 결정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지시가 내려오자 일군들이 난처해하는 분위기였다. 평안남도 평성시의 한 일군은 “그래도 방침인데 어쩔 수 없지 않느냐. 아직은 공개 안 하고, 내달 로임 지불할 때 로동자들한테 전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조치 역시 “우리 정부에서 로동자, 사무원, 농민 세대들의 생활수준을 완전하게 개선된 생활수준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중앙당 회의, “국방비의 40%, 인민경제에 투하할 것”

지난 12월 10일, 중앙당은 당 조직부와 내각 경제관리 일군, 각 성기관의 공업부문 일군들을 불러 인민경제를 추켜올릴 데 대한 회의를 진행했다. 이 회의에서 “몇 해 동안 국방력 강화 발전을 위해 국방비에 만투하해 만천하에 성과를 알렸다. 그러나 자연재해로 농사가 잘 안 돼 국내 식량문제, 먹는 문제가 잘 풀리지 않았다. 주민들에게 식량 공급을 제대로 못 해 나라가 일시적 곤란을 겪었지만, 이제는 소리를 칠 때가 되었다. 인민 경제를 추켜세우기 위해 국방비에 들어가는 비용을 전에 100%라면, 이제는 그 중 40%를 인민경제 여러 부문에 투하하여, 강성대국을 실현하여 인민생활에서 소비품을 생산하는 공장, 기업소를 활성화해야 한다. 이러 저러한 원인으로 나라가 15년간 지속된 어려움 속에서 그동안 백성들의 생활이 못해져 백성들이 국가 정부의 정책을 믿지 않을 수가 있는데, 이제 국력이 강화되어 2012년 4월 15일 김일성 수령님 100돐 탄생일을 맞아 강성대국이 완성된 나라가 된 것을 온 세계에 보여 줘야겠다”고 했다.

전국 당 전화 회의, “주민들에게 상품을 풀 데 대한” 대책 마련

지난 12월 29일, 전국 도, 시, 군당위원회 회의실에서는 중앙 정부 전화 회의가 진행됐다. 참가 대상은 시, 군 관내 공장, 기업소의 당비서와 지배인들이었다. 회의 내용은 “국가적인 조치로 화폐 교환을 하면서, 주민들에게 상품을 풀 데 대한 대책안을 론하는” 것이었다. 이 자리에서 일단 평양시에 물자를 먼저 풀고, 이어 전국적으로 생필품을 풀어주기로 했다. 1월 2일부터, 주민들은 모든 상품을 국가가 새로 제정한 가격에 따라 구입해야 한다. 3일 현재, 시장에서는 물가가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도록 하는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3월내, 개성공단 상품 전국 공급 예정

북한 중앙당은 올해 1월부터 3월 사이에,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한국 상품을 전국 국영상점에 보급해 주민들에게 분기별로 공급할 예정이다. 대신 전국 주요 도시 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을 일체 판매하지 못하게 할 계획이다. 그동안에도 여러 차례 장사 금지 물품 목록을 제시하며 단속을 벌여왔지만, 시장에서나 밖에서나 개인 상인들과 주민들 사이에 암암리에 거래돼왔다. 이번 개성공단 물품 보급 결정은 “국가에서 공급하는 상품 가지 수에 한해 시장의 장사 지표를 무조건 없애고, 그에 맞는 상품들을 주민 수요에 맞춰 국가 부담으로 국영상점을 통해서만 세대에 공급하도록 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중앙당에서는 국가에서 공급해주는 상품을 개인들이 일체 장사하지 못하게 한다는 방침을 다시 확고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