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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326호

■ 시선집중

온성 삼봉세관, 라선시에서 관할

북한 세관 총국은 새 경제관리체계가 실시되면서 올해 1월 1일부터, 함경북도 온성군 삼봉과 남양세관을 라선 특별시에서 관할한다는 조치를 내렸다. 이로써 삼봉 등의 세관은 라선시 무역 통로, 즉 물류 운반 통로의 역할을 하게 된다. 중앙당의 한 간부는 “이번 조치가 중국이 두만강 개발을 연변자치주나 길림성 등 지방정부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국가 주도로 ‘장춘-길림-훈춘’ 도로가 건설되고 있는데, 북한의 라선까지 연결될 수 있어 앞으로 중국과의 대규모 무역에 있어 북한에도 유리하다는 것이다. 중앙당 간부들은 “잘만 하면 중국 광동의 성격을 띤 개방도시를 만들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온성군 삼봉과 남양세관의 라선시 관할은 라선특구의 입지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취해진 조처인 셈이다.

“라선시, 국제 무역기지로 활성화시킬 것”

북한 당국은 라선무역지구를 다시 되살리기로 했다. 국제 무역기지와 상품기지로 삼아 중국과 러시아의 무역을 보다 대규모로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국가 주도로 라선시를 대외무역 요충지로 발전시키면, “조선의 개혁을 이룩하면서도 국가의 적통을 공고히 할 수 있다”고 보고, 가능한 국제 물류기지로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1991년 라선자유경제무역지대로 지정하고, 법적, 제도적 체계는 갖추었으나, 중앙집권의 직접적인 통제로 합의사항이 잘 이행되지 못했으며, 결과적으로 해외투자 유치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 후 바로 북핵문제가 불거지면서 해외 자본 유입이 어려워졌고, 사실상 특구의 기능은 발휘되지 못했다. 북한 내부에서도 본격적인 경제난이 시작되면서, 라선이 특급시이긴 했지만 경제적으로는 사실상 함경북도 지방 정부 관할로 편입되고 말았다. 국제적인 물류기지로 만들겠다는 애초의 계획과 반대로, 보따리 장사꾼들의 소소한 변강무역의 중심지로 축소되고 말았던 것이다. 이번에 라선시를 특별시로 바꾼 것은, 라선특구의 기능을 다시 활성화시키겠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앞으로 일개 무역회사나 개인 장사꾼들을 통해서가 아니라, 라선시에서 국내 수요 물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무역성 관할 외화벌이 단위만 무역 허용

종합시장 운영 금지에 이어 무역회사들이 속속 해산되고 있다. 무역회사들의 해산 조치는 첫째, 최근 무역회사 일군들과 연루돼 국가 안전을 해치는 정치적 범죄가 많이 나타나고 있고, 둘째, 무역 단위 실정에 따른 계획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셋째, 국가에서 승인한 무역 와크를 사회의 돈 많은 개인 장사꾼들과 연계해, 일부 사회 장사꾼들의 배를 불리는 ‘모리간상배’ 행위를 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규모가 작은 회사들은 없어지거나 더 큰 단위에 병합되는 등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이미 상당수의 회사들이 해체되거나 축소됐으며, 일단 국내 개인 장사꾼들과 연계가 가능한 물품을 수입하는 무역회사들은 대부분 문을 닫고 있는 상태다. 특히 군부 산하 무역회사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중앙당에서는 지난 해 12월에 이어 올해 1월 5일, 군부 산하 무역 회사들을 모두 해산시키라는 방침을 다시 한 번 내려 보냈다.

다만 무역성에서 직접 관할하는 외화벌이 단위들은 외국과의 무역이 허용되고 있다. 그러나 국가 안보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도 외화를 벌어들이는 우량 회사들이라 할지라도, 무역활동은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무역회사들의 대대적인 정리에 대해 평양의 한 간부는 “지방마다 식량이나 상품을 무역으로 구입하거나 판매하면, 시장 운영을 막을 수가 없다. 무역회사를 막아야 시장을 금지시킬 수 있다. 그런 연후에 국가에서는 국영상점이나 편의 봉사망을 통해 분배나 판매를 하도록 해서, 새로운 경제 질서를 바로 잡을 수가 있다. 그래야 국가의 입지가 공고해질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예전처럼 무역성에서 무역을 독점하려면, 국내에 필요한 모든 생산자재와 설비 등을 보장해주어야 하는데,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사회주의경제체제가 사실상 와해되면서, 자력갱생체제로 바뀐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일이지 않느냐는 의견들이다. 한 간부는 “현재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시장 금지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시장은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군부경제, 당경제, 지방경제 등으로 분할돼있는 상황에서 각 산하에 있는 무역회사들을 없앤다고 해서 당의 의도대로 내각성이 통합경제를 다시 이루리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다. 이미 여러 차례 시도해왔지만, 그때마다 성공하지 못했었다”며, 무역성의 통합 시도에 대해 불신을 표했다.

■ 식량소식

함경남북도 1월 배급, 옥수수 kg당 24원

함경남북도에서는 1월 배급으로 옥수수를 kg당 24원에 공급하고 있다. 올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 탈곡한 옥수수들이 물에 푹 젖어 옥수수 수분이 23%나 된다. 작년 12월에는 국가에서 두부콩을 kg당 45원에 배급했는데 시장에서는 당시 kg에 25원으로 더 저렴했다. 주민들은 배급소가 아니라 시장에서 콩을 구입했다. 그러나 새해 들어, 시장 물가가 폭등해 15일 현재 kg당 90원에 거래되고 있어 콩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뚝 끊겼다.

<표> 평안북도 신의주 12-1월 달러 가격 변동

날짜교환가격

(북한 원/kg)

비고
2009.12.143,800
12.183,400
12.223,000
2010.01.033,20012/28 국내외화 거래 금지 (100달러 3,000원 공시)
01.1215,000전반적인 물가폭등과 국내 외화 거래 단속으로 급상승
01.1730,000

신의주, 100달러 일주일새 15,000원 → 30,000원

전반적인 물가폭등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달러도 심상치 않은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초까지만 해도 100달러당 3,000원대를 유지했으나, 일련의 시장 위축 조치들로 연일 물가폭등이 계속되면서 달러 역시 12일 15,000원에서 17일 30,000원까지 올랐다. 일주일도 안 돼 2배가 오른 것이다. 이는 지난 12월 28일, 국가에서 공시한 3,000원에서 10배 이상 폭등한 가격이다. 신의주 주민들은 “화폐 교환 후 이날까지 (정부에서) 통제하면 할수록 외화 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며, 외화폭등은 당국의 통제 정책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신의주, 시장에 쌀 풀려 kg당 90원 → 일주일 만에 240원

일주일 전, 평안북도 신의주 보안당국은 개인 장사꾼에게서 수거한 수입쌀 13톤을 회수해 채하배급소에 넘겼다. 채하배급소에서는 이 쌀을 kg당 70원에 판매했다. 배급소는 쌀을 사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같은 날 장마당에서도 쌀값이 대폭 떨어져 kg당 90원까지 했다. 주민들은 “이제야 쌀값이 안정되려나보다”면서 대단히 기뻐하는 모습들이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배급소와 장마당에서 쌀 판매가 중지되고, 배급소 책임자는 붙잡혀갔다. 누군가 kg에 44원하는 국정 공급가격보다 높게 판매했다고 신소했기 때문이었다. 쌀값은 그날로 바로 폭등하기 시작해 일주일이 지난 17일 현재, kg당 240원까지 올랐다.

<표> 함경북도 청진 12-1월 쌀 가격 변동

날짜쌀 가격

(북한원/kg)

구화폐 환산가격

(북한 원/kg)

비고
2009.11.282,0002,000화폐교환 조치 이전 11월 2,000-2,200원대 유지
12.10505,0009일 공시가격 23원
12.20505,000시장가격 40-50원에서 유지. 단속할 경우 40원, 안할 때 50원
2010.01.03110→14011,000→14,000쌀값 100원대로 2배 이상 폭등, 시간 단위로 급상승세
01.06 15015,000
01.0810010,000당국의 강경 단속으로 쌀값 하락세
01.10606,000단속으로 60원까지 하락
01.1318018,000단속 느슨해지자, 다시 물가 폭등
01.1524024,000최고 240원까지 폭등

쌀값 비정상적 폭등세, 화폐 교환 전보다 무려 10배 이상

새해 들어 시시각각 물가가 폭등하면서 전반적으로 식량 사정이 매우 악화되고 있다. 함경북도 청진에서는 1월 15일, 쌀이 kg당 240원에 거래됐고, 옥수수는 100원으로 뛰었다. 은덕군에서는 쌀값이 kg당 270원, 옥수수가 110원에 거래됐다. 평안남도 평성에서는 쌀값이 최고 300원까지 치솟았다.

함경북도 청진의 경우, 화폐 교환 전인 11월에 2,000원대를 유지하다가 화폐 교환 조치 이후 12월 내내 40-50원대를 유지해왔다. 그러다 새해 들어 장사 금지와 무역회사 해산 조치, 물류 유통 중단 등으로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중이다.

청진에서는 1월이 되자마자 쌀값이 kg당 50원에서 100원대로 2배 이상 뛰었고, 매일 시시각각 큰 폭으로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당국이 강력하게 단속하면 잠시 가격이 하락했다가, 약간이라도 느슨해지면 다시 치고 올라가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15일 현재, 쌀값은 240원까지 오른 상태다. 화폐 교환 조치 이후 한 달 반 만에 무려 10배 이상 폭등한 셈이다.

쌀값의 무시무시한 폭등으로 당장 어려워진 것은 집에 비축 식량이 거의 없는 주민들이다. 보유식량이 없는 집들에서는 속수무책 굶을 수밖에 없다. 식량이 있는 사람들이라도 사정이 어려워진 것은 마찬가지다. 이밥에 고깃국 먹던 집에서는 옥수수와 쌀을 5대 5로 섞은 5대 5밥으로 식량 절약에 들어갔다. 5대 5밥을 먹던 사람들은 옥수수밥으로, 옥수수밥을 먹던 사람들은 죽으로, 다들 식량을 아껴먹으며 물가가 정상화되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돈이 있으면 무얼 하냐. 화폐가치가 없어 백짓장이나 마찬가지가 됐다”며 살기가 더 어려워진 것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 경제활동

“화폐교환 100대 1이라고, 상품도 100대 1로 파는 게 아니다”

전국 각지에서는 단위, 직장별로 화폐 교환 조치 이후 주민들의 잘못된 인식으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고 보고, 주민 강연회를 잇달아 실시하고 있다. “화폐 교환을 100대 1로 했다고 해서, 상품 가격도 100대 1로 맞추는 것은 아니다. 물가가 많이 오르는 것을 두고 국가의 시책에 의심을 품는 자들이 생기고 있는데, 이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강연의 주된 내용이다. 그러나 왜 상품가격을 100대 1로 하지 않는지에 대해 “국영상점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을 100대 1로 팔지 않는 데 대해 의견과 질문을 하지 말며, 모든 것은 국가 가격위원회에서 제정한 대로 판매되는 것”이라고만 말할 뿐이다. 한편 각 단위, 기업소 당에서는 주민들에게 “국가에서 제정한 가격이 화폐 교환처럼 100대 1로 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똑바로 하고 생활하라”며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다.

내각, 공장, 기업소에“보유 물자 목록 작성해 시, 군에 반환하라 ”

내각은 지난 1월 10일, 전국에 “공장과 기업 관리를 위해 저축하거나 보유하고 있던 식량물자와 상품을 모두 목록을 작성하여 해당 시, 군에 반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11일부터 전국 시, 군당에서는 전원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각 공장, 기업소에 전달했다. 공장, 기업소에서는 내부 회의를 열고, 보유 물자와 식량을 반납하기 위한 사업에 착수했다. 개인이 물자를 빼돌릴 경우를 감안해, 시, 군당 검열위원회와 검찰소 등에서 진행 과정을 감시하고 있다. 이렇게 모인 식량과 물자는 장사를 못하게 돼 당장 생계위험에 처하게 된 주민들의 생활을 안착시키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 정치생활

국경연선지역, 친인척도 무단숙박 신고 되면 처벌

함경북도 국경연선지역 보안당국에서는 두만강이 얼면서, 불법도강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경연선지역에서는 2선 경비 인원을 두 배로 증강하고, 경비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가족 도주자가 많은 것과 관련해 무단숙박자들을 보다 철저히 단속하기로 했다. 다른 지역에서 방문한 사람은 물론이고, 친인척이라고 해도 무단숙박 신고를 당하면 처벌을 면하기 어렵다. 다른 지역 주민을 무단으로 숙박시킬 경우엔 이주 및 추방을 당하고, 친인척일 경우엔 노동단련대 2-3개월 형에 처해진다. 주민들에게는 무단 숙박 행위를 절대 하지 말 데 대한 교양을 실시하고 있다.

간첩사건 연루된 회령시당 조직비서, 부령읍농장에 배치

회령시당 조직비서는 유선병원 간첩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임, 철직돼 부령군 부령읍 협동농장에 농장원으로 배치됐다. 간첩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시당 행정일군들과 친척 중에 중국에 도주한 사람이 있는 간부 27명 역시 해임, 철직돼 노동자나 농장원으로 떨어졌다. 회령시 체신소 소장의 경우 딸이 도강한 사실이 드러나 탄광기계공장 노동자로 배치됐다. 일군들에 대한 조사와 재배치는 당분간 계속될 예정이다. 2월부터는 2차 간부 제명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때는 회령시당은 물론 기관, 기업소, 농장 작업반 등 하급 일군, 그리고 대학, 전문학교, 소중학교, 유치원 등 교육부문 일군들에 대한 조사도 함께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유선병원 간첩사건 후폭풍 거세

함경북도 회령시 유선 인민병원 초급당비서 간첩 사건이 함경북도 도당 문제로 번져 후폭풍이 거세다. 회령시 시당과 행정 일군들의 사상 상태가 변질됐다며 16명이 해임, 철직된 데 이어, 얼마 전에는 11명이 추가로 해임, 철직됐다. 현재 시당 행정간부들을 중심으로 조사가 계속되고 있는데, 중국에 연고가 있는지, 가족이나 친인척 중에 도주 사례가 있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일군을 새로 임명할 때에도 가족과 친인척 중에 도강자가 없는 사람들로 특별히 선별하고 있다. 지금은 간부들 위주로 재배치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각 단위별 하급간부들은 물론 일반 주민들까지 인구 이동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중국 또는 한국에 도주해 간 가족이나 친인척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살고 있는 세대는 2011년까지 무조건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키겠다는 것이 당의 방침이다. 일군들 배치가 끝나는 대로 1차적으로 주민 료해한 뒤 이주사업이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 사회

시장 금지정책에 주민 여론 악화

농민시장 전면 전환과 함께 강력한 종합시장 금지 정책으로, 철도로 유통되던 장사물품이 거의 근절되다시피 하고 있다. 이에 전국 주요 도시마다 생필품이 없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예전에는 장마당 단속을 하면 장마당 밖에서라도 장사를 하던 주민들이, 이제는 장사물품을 받을 수가 없어 장사를 못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정부에서 식량과 상품을 풀어주지 않으면, 리혼 세대가 많이 나오며, 길가는 곳마다 꽃제비들이 욱실거릴 것이다. 어떤 변화가 일어나 주민 경제를 일떠세워주겠는지 모르겠지만, 시장 관리 운영을 못하게 하므로 힘들게 벌어 살던 우리 같은 사람들은 다 죽어나게 생겼다”며 불안과 동요를 숨기지 않고 있다. 공장, 기업소에 출근한 노동자들도 삼삼오오 모여 앉으면, 앞으로 어떻게 벌어 살 것인지 걱정과 근심에 가득 찬 얘기들을 나눈다. 노인들은 노인들대로 “내 살아생전에 백성들을 잘 살게 하는 시책이 펼쳐지겠나, 우리 자식들이 잘 사는 것을 보고 죽으면 죽어도 원이 없겠다”고 말한다. 화폐교환 조치 이후, 주민들의 생활이 안착되지 못하고 불안한 하루하루가 계속되자, “국가 조치(화폐 교환 조치)가 정당치 못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장사까지 금지되면서, 가족들의 생계를 꾸려가는 여성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수중에 얼마간 돈을 쥐게 된 주민들 사이에 잠시나마 좋은 평가를 받던 화폐 교환 조치가, 물가 폭등과 장사 금지 정책 등으로 금세 인기를 잃어버리는 양상이다.

■ 여성/어린이/교육

대학교 교원들, 대학생 시켜 화폐 교환

함경북도 회령시 김정숙교원대학교의 교원들이 화폐 교환 조치 실시 당시 학생들을 시켜 화폐를 추가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 당국은 대학생들에게 1인당 구화폐 3만원을 새 화폐 300원으로 바꿔주었다. 그런데 대학생들 중 제대군인 학생들의 경우 년말이 가까워오면서 집에서 부쳐준 돈을 거의 다 쓴 상태였다. 부실한 학교 식당 밥으로 세끼를 때우기에는 너무 허기가 지므로, 대학 앞 남문동 음식 매대에서 외상으로 사먹은 학생들이 많았다. 이렇게 돈 3만원은커녕 오히려 외상을 빚진 학생이 전체 학생의 약 60%에 이르렀다. 이에 대학교 교원들은 학생들에게 일인당 3만원씩 주고 화폐를 교환하게 했다. 보통 주민들에게 돈을 줄 때는 5대 5로 나눠먹기 했지만, 학생들의 경우 거의 제값을 모두 거둬들였다. 학생들에게는 수고비조로 10원씩만 주었기 때문이다. 이에 주민들은 “화폐 교환으로 교원들만 잘 살게 해줬다”고 한 마디씩 했다.

■ 사건사고

빙두하다 아버지에 들켜 혼난 아들 자살

지난 1월 5일, 함경북도 회령시에서는 오산중학교 5학년 김정수군이 빙두(얼음)를 사용하다 아버지에게 들켜 크게 혼이 난 뒤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사건 당일 오전, 김군의 아버지가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마약에 손을 댔다”며 매질과 욕설로 크게 꾸지람을 주었다. 김군은 “공부해서 무엇하는가. 돈 많고 부모가 권세 있으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세상인데 우리 집은 막로동자 집안이라 로동자밖에 못하지 않는가”라며 평소 불만을 터뜨렸다. 화폐 교환 조치 이후 장사를 못하게 되면서, 집안 살림이 궁핍해지고 있는 상황에 아들이 빙두를 사느라 집안에서 돈을 몰래 훔쳐간 것에 격분한 아버지는 “계속 마약에 손대겠다는 말이냐. 그렇게 정신이 온전치 못한 놈이 살아서는 뭣 하겠는가. 어서 나가 죽어라. 그게 식구들을 위하는 일”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이에 화가 난 아들이 그 날 어디선가 정체불명의 약을 구해와 다량 복용하고 혼수상태에 빠졌다. 병원에 급히 옮겼으나, 약물 과다복용으로 부작용이 와서 극심한 호흡곤란을 겪다가 곧 숨지고 말았다. 사건을 조사한 보안당국에서는 학생의 자살을 막지 못한 책임을 물어 학교 담당 교사와 부모에게 법적 처벌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의 마약 복용과 자살 문제가 사회에 점차 만연되고 있어, 당국에서 학생 교양을 잘못한 책임을 보다 엄중하게 처벌할 것으로 보인다.

■ 논평

당장 급한 것은 식량과 땔감이다

일련의 새 경제관리조치에 대해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우려를 표해왔다.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식량과 생필품을 공급해주지 못하면 물가 폭등을 결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이다. 식량과 생필품 공급이 여의치 않다면, 주민들이 자유롭게 장사를 할 수 있도록 생계활동을 보장해주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그러나 북한 정부는 이런 우려에 대한 대책은 없이, 새로운 경제조치들을 연달아 내놓고 있을 뿐이다. 이로 인해 주민들의 생계 불안과 고통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새해에 들어서자마자 쌀값이 새 화폐로 30-40원에서 60원으로 뛴 것은 주민들에게는 고통의 서막일 뿐이었다. 그때부터 식량 값은 하루가 다르게, 시시각각 널뛰기하기 시작했다. 100원으로 뛰었을 때 받았던 충격은 얼마 못 가 경악으로 바뀌었다. 일주일도 못 돼 200원으로 폭등했기 때문이다. 보안당국에서 부랴부랴 강력단속에 나설 때면 값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얼마가지 못해 다시 치솟곤 했다. 이젠 어디까지 오를 것인지 그 한도를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15일이 지나면서, 청진과 신의주에서는 240원, 은덕에서는 270원으로 200원대를 훌쩍 넘어서더니, 평성에서는 급기야 300원까지 치솟았다. 주민들로선 하루하루 쌀값 폭등을 지켜보면서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다.

국내 외화 사용 금지조치에 이어, 농민시장 전환조치, 무역회사 해산조치 등으로 시장은 극히 위축된 상태다. 가뜩이나 물건이 없는데 물건이 돌지 않으니 더더욱 물건이 부족하게 되고, 물가가 천정부지 치솟을 수밖에 없다. 물류의 철도수송량은 전년 대비 20%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철도이용객이 급격히 감소하니, 물류이동이 더 어려워졌다. 여기에서 새경제관리조치의 목적이 무엇이었느냐는 물음을 다시 한 번 던질 수밖에 없다.

북한 당국은 각종 강연을 통해 인민들의 생활수준을 높이는 것이 바로 새경제조치의 목적이라 밝혔다. 그런데 그 방법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새경제관리조치 이후에 주민들의 생활이 더 궁핍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식량과 난방용 땔감(석탄)이다. 유례없는 이상 한파로 그 어느 해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주민들에게 따뜻한 밥과 땔감(석탄)은 생존의 가장 기본 필수품이다. 북한 당국은 식량과 난방만이라도 최대한 보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남한 정부의 옥수수 1만 톤 지원을 받아들인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러나 남한 정부와 정치적 자존심 싸움을 계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더 적극적으로 협상해서 대량의 인도주의적 식량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 당장 시급한 식량문제와 난방문제를 해소하고, 잘못된 정책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아직 새경제관리조치 시행 초기라 섣불리 판단내리기 어렵지만, 적어도 시장 폐쇄 조치가 시대의 흐름과 주민들의 요구에 역행하는 일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물류기지로서 라선특구를 활성화시키겠다는 계획은 아직 요원한 일이다. 최소한 물품이 전국에 안정적으로 공급되기 전까지 만이라도, 시장운영은 계속돼야 한다. 물류가 돌지 않으면, 물가폭등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다시 한 번 북한 당국의 재고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