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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331호

■ 집중탐구

북 인민보안성과 국가안전보위부 연합성명 발표 배경

지난 2월 8일, 북한 인민보안성과 국가안전보위부는 연합성명을 발표했다. 표면상 ‘남조선당국의 반공화국체제전복시도’에 대한 경고성 성명이었다. 그러나 화폐 교환 조치 이후 나타난 사회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내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내부에서 얘기하는 이번 련합성명의 배경은 다음과 같다.

첫째, 탈북자 단속

화폐 교환 조치 후 장사꾼들이 시장에 물품을 내놓지 않으면서 전국적으로 경제위기가 초래됐고, 급기야 굶어죽는 사람들이 나타나며 대량 아사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정부에서는 현재 주민들의 식량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각 도시에서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어 사회질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에서는, 해외에 이미 20만 명 이상의 탈북자와 가족, 친척들이 나가있고, 국내 주민들도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을 겪은 바 있어 더 이상 예전처럼 앉아 죽기를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이에 탈북자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탈북자 단속을 목표로 이번 련합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또 국내의 어려운 사정들이 탈북자들을 통해 외부에 전달되면서 적대세력들이 이때를 맞추어 반공화국 책동을 벌이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이다.

둘째, 국내 민심 소요 처벌 포석

국내 식량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아사자가 발생하고, 폭동까지는 아니지만 주민들의 항의가 날로 격렬해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일례로, 함경남도 단천시에서 전쟁로병(6.25참전용사)들이 선두에 서서 항의한 데 이어 평안남도 평성시, 함경남도 함흥시, 자강도 강계시, 강원도 원산시 등에서도 전쟁로병들이 주민들을 선동하여 시당 정부청사에 찾아가 신소하거나 항의하는 등 거센 소동이 일어나고 있다. 일반주민들이라면 바로 조처했을 수 있지만, 상대가 70~80여세 되는 전쟁로병들이다 보니 잘못하면 대대적인 민심소동으로 번질 우려가 있고, 또 상부로부터 전쟁로병을 잘 돌봐주지 못하고 있다는 책망과 함께 철직을 당하거나 죄명을 뒤집어 쓸 수 있어 조치를 취하기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전쟁로병들이 시당 일군들에게 막말을 쏟아 붓는 등 도저히 사태 수습이 잘 안 되는 실정이어서, 앞으로 민심소동이 더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선봉장들을 ‘적대분자’라는 간판을 내걸고 처분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낸 것이다. “적대국의 사주를 받고, 반공화국 책동을 주도했다”는 죄명은 전쟁공로자가 아니라 항일투사들이라도, 그 죄를 면죄받기 어렵기 때문에 누구도 쉽게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을 한 것이다.

셋째, 국내 치안 문제 단속 의지

현재 국내 각지에 아사자가 속출하면서 강도나 살인사건, 마약제조 판매 등 사회질서를 혼란스럽게 하는 범죄가 속출하고 있다. 이번 련합성명은 국내 치안 문제를 앞으로 나라를 어지럽히는 반국가 행위로 간주해 엄중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넷째, 해외 주재원 이탈 방지

한편, 국내 소식들이 흘러나가면서 해외 주재인들의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한 면도 없지는 않다. 조선이 붕괴직전이라는 생각으로 적대국에 투항하거나 손을 내밀어 자신들의 뒷일을 도모하는 자들 막겠다는 의미이기도하다. 이런 조치의 일환으로 해외 주재인 자녀 중 5세에서 16세 사이의 아이들은 무조건 국내에 들여보내야 한다는 지시가 떨어졌다. 예전에도 이런 조치가 있었지만, 그때는 돈을 고이거나 높은 사람에게 부탁해서 빠져나가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일이 발생하면 그 위의 상관을 처벌하겠다는 엄명이 떨어져 누구도 꼼짝없이 아이들을 다 들여보내야할 형편이다.

이처럼 북한 당국은 안으로는 내각 총회에서 총리가 직접 나서 화폐 교환 조치의 혼란에 대해 이해를 구하면서 앞으로 빠른 시일 내에 식량 공급을 보장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중앙당 조직부에서는 전국 보안당국에 공급이 보장되기 전까지 시장 전면 허용과 식량 단속을 절대 하지 말라는 조치를 내리는 등 총제적으로 주민 달래기에 나서는 한편, 밖으로는 통제와 단속을 강화하여 현재 혼란 국면을 수습해나가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끝).

■ 사건사고

순천, 벌레 든 돼지고기 무상몰수

지난 1월 27일, 평안남도 순천시 시장에서 벌레가 섞여있는 돼지고기를 팔던 여자 장사꾼이 단속됐다. 수사결과, 여성은 지금까지 촌백충이 있는 돼지고기를 멀쩡한 고기에 조금씩 섞어 판매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날 고기를 사갔던 손님의 남편이 시위생방역소 비상방역지휘부 소속 위생검사였는데, 그날 구입한 돼지고기를 끓인 고깃국을 먹으려다 촌백충이 들어있는 고기 점을 발견하면서 이 일이 밝혀지게 됐다. 그는 다음 날 아내를 따라 고기를 판매한 매대에 가서 돼지고기를 더 구입했다. 장사꾼이 떠준 돼지고기를 방역소에 가서 자세히 살펴보니, 고기 1kg 중 촌백충이 섞인 고기가 150-200g 정도 됐다. 동료들과 이를 확인한 뒤 바로 시장에 다시 나가 그 장사꾼이 팔던 돼지고기 30kg을 전량 몰수했다. 이 일이 알려지자, 그동안 돼지고기를 사먹었던 일부 돈 많은 주민들은 촌백충 섞인 돼지고기를 먹었던 것이냐며 불쾌해하는 반면, 벌레 섞였어도 고기 한 번 먹어봤으면 좋겠다는 주민들도 있었다.

■ 여성/어린이/교육

평성 주례중학교, 아프거나 못 먹어 절반 결석

평안남도 평성시 주례중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출석률 저조로 학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상태다. 한 학급당 30명 내외인데, 잘 나오는 학급은 20명 내외지만, 10명도 못 나오는 학급도 꽤 많아 평균 절반 정도의 출석률을 보인다. 결석 사유를 보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먹지 못해 기운이 없어 학교에 못 나오는 상태이고, 면역력이 약해 여러 질병에 걸려 앓아누운 학생들이 그 다음으로 많았다. 비단 주례중학교뿐만 아니라, 평성시 전체 주민들의 식량난이 심화됨에 따라 다른 학교들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청진 남향중학교 독감 유행으로 절반 이상 결석

함경북도 청진시 포항구역 남향중학교에서는 2월 현재 일반 독감이 유행해 결석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 의사는 “올 겨울 돌고 있는 감기 비루스(바이러스)가 작년보다 독해서 한 번 감기에 걸리면 잘 낫지 않는다. 목이 아프고 열이 많이 나는데 10일 넘게 약을 먹고 주사를 맞아도 낫지 않는 아이들이 많다”고 했다. 남향중학교의 한 교사는 “우리 학급만 해도 31명 중에 23명이 감기로 학교에 안 나오고 있다. 많이 나오는 반은 15명 정도, 적게 나오면 5-6명씩 나온다. 대충 각 학급마다 학생의 절반 이상은 결석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너무 적게 나와 진도 나가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현재 새로운 내용을 가르쳐주는 대신 예전 내용을 복습하고 있다고 했다. 청진 시당의 한 일군은 “다른 구역에서도 비슷한 보고가 들어온다”며 단순 독감일지, 아니면 신종독감일지 몰라 애를 태우고 있다고 했다.

회령 동명중학교 학생 신종독감 사망

함경북도 회령시 동명중학교 6학년 학생이 지난 1월 28일 5일간 감기를 앓다가 고열 상태에서 사망했다. 시 병원과 시방역지휘부 보건 일군들이 환자의 병력상태와 앓고 있을 당시 환자의 검진 기록을 자세히 조사한 뒤 신종독감에 의한 사망이라고 결론지었다. 시당에 1호 보고로 보고됐고, 시당에서는 각 기관, 기업소와 학교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 현재 돌고 있는 감기가 신종독감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신종독감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라는 지시였다. 그러나 이 같은 지시에도 각 기관, 기업소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한 공장 일군은 “당장 먹을 것이 없어 굶어죽을 판에 신형감기가 무섭다, 어쩌다 해봤자 백성들에게 씨도 안 먹힌다”며, 실제 예방 대책에 나선 단위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함북 신종독감 퍼져도 감기와 구분 못해, “나으면 감기, 죽으면 신종독감”

함경북도 전역에 학교마다 학업에 지장을 줄 정도로 돌림감기(신종독감 추정)가 유행 중이다. 회령시 김기송제1중학교 4-6학년과 오봉중학교 3-5학년에서는 한 학급당 30명 중에 절반 이상이 감기로 결석하는 학급이 많다. 학교와 학급마다 편차는 있지만, 학생들의 출석률이 너무 저조해 수업을 계속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망양중학교와 강안중학교 2-3학년의 사정은 더 나쁘다. 약 30여 명의 학급 인원 중에 학교에 나온 학생들은 7-8명에 불과하다. 20명이 넘는 학생들이 감기로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이 학교들은 더 이상 학습 진도를 나가는 것이 무의미하다며, 수업을 아예 중단했다.

신종독감 때문에 이미 한 달 이상 조기방학을 한 데다, 방학 기간도 예년보다 더 길어지는 바람에 학습 진도가 많이 밀려있는 상태이다. 진도를 따라잡기 위해 평소 오전 수업만 하던 것에서 오후 늦게까지 연장수업을 실시해왔는데, 다시 중단해야 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에 일선 학교에서는 시당 교육부에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시당에서는 다시 도당에 제기했고, 도당에서는 비단 회령시 뿐만 아니라 “함경남도에 이어 이제는 함경북도 전역으로 신종독감이 퍼지고 있다”며, 해당 시, 군당 일군들에게 직접 학교 현장에 내려가 지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한편 보안당국에는 독감 예방과 치료약 보급에 전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일선 병원의 의사들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신형독감은 진단하는 기준이 없어 현재 돌고 있는 독감과 일반 감기를 잘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어느 것이 감기인지, 독감인지 판단이 잘 안 된다”고 고백하고 있다. 청진의 한 의사는 “나으면 감기인 것이고, 죽으면 독감으로 판정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우 안타까워했다.

■ 사회

원산에서도 전쟁로병 “식량 달라” 집단 항의

지난 1월 30일, 강원도 원산시 신흥동 동사무소에서 전쟁로병(6.25참전용사) 로인들이 몰려가 백성들의 처참한 상황에 대해 보고들은 것을 얘기하며, 시당에 식량 등을 보장하라 제기했다. “로병세대들마저 식량과 겨울석탄 등 생필품이 없다”며 굶주리는 세대가 급격히 늘었다는 내용이었다. 초급당 일군들이 일단 좋은 말로 타일러서 집에 보냈지만, 그 뒤 매일 출근하다시피 노인들이 방문하는 통에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전쟁로병들은 국가에서 우대해줘야 하는 대상인지라 무작정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매일 무리를 지어 목청을 높이자 구경꾼들이 점점 늘어나는데다, 이들에 합류하는 주민들마저 생기자 어떻게든 대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동사무소에서는 초급당 조직비서와 일군들이 자기들의 주머니를 털어 얼마간의 식량과 무연탄 100여장을 공급해주게 됐다.

■ 정치생활

회령시, 선전구호 받침 돌려놓은 정치범 잡기 골몰

지난 1월 31일 저녁 8시부터 2월 1일 새벽 6시 사이 회령시 오산동에서는 출판물 보급소 책방의 책 소개 게시판에 쓰인 구호들 중에서 글 받침을 교묘하게 바꿔버려, 크게 ‘사건화’할 수 있는 사건이 발생했다. 2월 1일 아침 출근하던 사람들이 게시판 앞을 지나치다 발걸음을 멈추고 이를 목격하고 몰려드는 통에 한때 구경꾼들로 북적거리기도 했다. 김정숙 어머니의 고향에서 일어난 일종의 정치 사건이라, 중앙당 선전선동부에까지 보고돼 예민한 문제가 됐다. 중앙당 선전선동부에서는 3일, “회령시당 일군들이 군중 정치교양사업을 실속 있게 짜고 들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시당 일군들을 비판했다. “이런 (정치) 사건이 발생하도록 방치해둔 당 일군들의 과오는 책임을 물어 마땅하지만, 일단 군중 내에 섞여있는 정치범을 붙잡는 데 총력을 다하고, 군중들의 경각성을 높여 당의 일심단결을 강화할 데 대한” 내부 지시문을 내려 보냈다. 이번에 정치문제로 비화된 책방 게시판 구호는 원래 “전당적인 학습기풍을 세우자”였는데, 누군가 “적당한 학습기풍을 세우자”로 바꿔버렸다. 국가보위부에서는 시보위부와 함께 범죄자를 잡기 위해 시 근로단체와 청년동맹조직들을 동원해 인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건 발생 시간 동안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상세히 적어내게 하고 있다.

■ 경제활동

[331호] 내각 재정성 일군 경제 대책마련 회의 실시

지난 1월 28일과 29일, 내각 재정성에서는 주민 생활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경제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회의를 실시했다. 재정성은 새해 초부터 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비정상적으로 폭등하고 굶주리는 주민들이 속출하는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자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조용히 전국적으로 실무 능력이 뛰어난 일군들을 도마다 1-2명씩 선발해 소집했다. 전국적으로 실력 있고 경험이 많은 재정일군들을 모아 당면한 경제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은 공화국 사상 매우 드문 일이다. 회의에 참석한 재정일군들은 이 자리에서 정리된 경제 정책을 학습해 돌아갔고, 재정성에서는 전국의 재정일군들을 대상으로 강습 요강을 발표했다.

강연에서는 “재정 일군들이 재정 사업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면, 강성대국이 멀지 않아 실현될 것이다. 재정 일군들은 모두 당적 량심을 가진 일군이 되어야 한다. 지난기간 재정 일군들이 국가의 재정사업을 하면서 기관, 기업소의 수입금을 국가에 넣지 않거나, 로동자와 사무원들의 월급을 절취해 개인이 소비하는 행위가 많이 제기됐다. 이제는 재정사업을 깨끗한 마음으로 임해 다시는 국가의 돈을 떼먹는 행위가 없어야 할 것이다. 재정 일군들은 모두 고지식하게 전심전력을 다해 나라와 인민을 위해 재정사업을 착실히 해야 하며, 하루빨리 조국의 어려운 재정사업을 일떠세우고 강성대국의 대문을 여는데 기여하여야 한다”고 했다.

지난 1월 28일과 29일, 내각 재정성에서는 주민 생활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경제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회의를 실시했다. 재정성은 새해 초부터 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비정상적으로 폭등하고 굶주리는 주민들이 속출하는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자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조용히 전국적으로 실무 능력이 뛰어난 일군들을 도마다 1-2명씩 선발해 소집했다. 전국적으로 실력 있고 경험이 많은 재정일군들을 모아 당면한 경제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은 공화국 사상 매우 드문 일이다. 회의에 참석한 재정일군들은 이 자리에서 정리된 경제 정책을 학습해 돌아갔고, 재정성에서는 전국의 재정일군들을 대상으로 강습 요강을 발표했다.

강연에서는 “재정 일군들이 재정 사업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면, 강성대국이 멀지 않아 실현될 것이다. 재정 일군들은 모두 당적 량심을 가진 일군이 되어야 한다. 지난기간 재정 일군들이 국가의 재정사업을 하면서 기관, 기업소의 수입금을 국가에 넣지 않거나, 로동자와 사무원들의 월급을 절취해 개인이 소비하는 행위가 많이 제기됐다. 이제는 재정사업을 깨끗한 마음으로 임해 다시는 국가의 돈을 떼먹는 행위가 없어야 할 것이다. 재정 일군들은 모두 고지식하게 전심전력을 다해 나라와 인민을 위해 재정사업을 착실히 해야 하며, 하루빨리 조국의 어려운 재정사업을 일떠세우고 강성대국의 대문을 여는데 기여하여야 한다”고 했다.

무역 회사들, “식량 외 일체 상품 구입하지 말 것”

내각성은 국내 모든 무역회사들에 “식량 외 일체 상품들을 구입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식량을 구입하지 못하는 회사는 처분해 없앨 것이라는 최후통첩까지 내리는 등 식량구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앙당은 세관에 “모든 식량을 우선으로 들여보내라. 식량에 관해선 특혜를 줄 것이며, 단속하거나 지장을 주는 행위를 하면 엄벌에 처할 것”이라고 직접 지시를 내렸다. 지난 2월 7일, 신의주 교두에서는 2.16명절 명목으로 무상으로 들어온 귤, 사과, 바나나 등 과일을 돌려보냈다. “식량 이외에 일체 상품을 들이지 말라는 중앙당의 지시라며, 무상지원이라고 눈 감고 들여놓았다가는 언제 무슨 날벼락이 떨어질지 모른다. 그동안에는 힘 있는 기관들에서 자기들이 가져가려고 돈 주고 산 것도 무상지원이라고 들여오는 것을 눈감아주기도 했지만, 이제는 쌀이 아니면 절대 그럴 수 없다”는 것이 세관검열원의 설명이었다.

그는 “생활수준이 높다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신의주에서조차 사람들이 많이 굶어죽고 있으니, 강원도 같은 데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고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이번에 굶어죽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속출하면서 내각 총리까지 나서서 전국 백성들한테 사과하고, 보안성에서 발표한 외화사용금지 포고까지 폐지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것을 보면 얼마나 사태가 엄중한 지 알 것”이라며, “현재 공화국에 쌀을 지원하는 사람은 최고의 애국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신의주 주민들은 “지금 가장 어려고 긴급한 것이 식량 또 식량”이라면서, “폐결핵, 신종독감, 류행성 전염병이 많이 돌고 있지만 약을 아무리 좋은 걸로 투입한다고 해도 먹지 못하고서야 살아날 수가 있는가? 먹을 게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 식량소식

평양 중구역 강연회, “2월 쌀 kg 24원 배급” 실시

지난 2월 6일, 평양시 중구역에서는 인민반 강연회에서 국정가격을 쌀 kg당 24원으로 하고, 옥수수쌀은 입쌀가격에 따라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콩기름은 kg당 180원, 세숫비누는 25원, 달걀은 한 알 당 12원이었으나 8원으로 조정됐다. 2월 10일 현재, 아직 배급이 시작되지 않아 실제 이대로 집행될지는 미지수다.

평양 국가과학원 2월부터 쌀 kg당 23원에 배급

평양시 국가과학원에서는 세대주는 700g, 부양자(부인)는 300g씩 1월 배급을 정상 실시했다. 세대주가 국가과학원에 다니고 있다는 권은정(가명)씨는 1월 상순에 쌀과 잡곡을 4대 6 비율로 16kg 정도 탔다고 했다. 잡곡 비율은 시기마다 달라지는데, 5대 5일 때도 있고, 7대 3일 때도 있다고 했다. 1월 상순에는 쌀이 kg당 46원에 배급됐는데, 하순에는 찹쌀이 많이 섞여 있어서 kg당 56원에 공급됐다. 그러나 2월부터는 쌀이 kg당 23원에 배급될 예정이다.

■ 시선집중

중앙당에 “굶어죽기 직전”이라는 직보 빗발쳐

중앙당의 한 간부는, “주민들의 식량사정이 어렵다거나 굶어죽기 직전이라는 등 중앙당에 직보로 올라온 반영서만 5천660여 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미 지방마다 우리 시라거나 우리 군에서 누구, 누가 죽었다고 이름을 밝힌 것, 또는 숫자를 넣은 것만도 2천여 건이 넘는다”고 했다. 보고 내용을 보면, 현재 주민들은 장사유통이 안되는데다 식량공급마저 완전히 끊겨 술깡치, 두부깡치, 옥수수껍질, 묵지가루 등 식량 대용물을 닥치는 대로 구해 하루하루 연명해가고 있다. 주민들은, 가뜩이나 백성들 살림이 어려운 상황에서 화폐 교환을 단행했고, 바로 시장을 철폐하면서 생필품과 식량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굶어죽는 사람이 생기고 있다고 말한다. 한 간부는 “화폐 교환 후 시장을 전격 철폐시켰지만, 미처 상품 공급 체계를 이룩하지 못한 상태에서 식량마저 공급하지 못하면서 도시 로동자들이 굶어죽고 있는 것”이라며, 한때 배려금으로 농민들이 살림살이를 대거 사들이는 등 생활환경을 일부 개변시킨 것도 사실이지만, 도시 노동자들은 더 열악해졌다고 했다. 당 일각에서는 “배급 문제가 해결이 안됐는데, 시장까지 철폐시킨 것은 너무 성급한 결정이었다”며, 대책 없이 서둘렀기 때문에 도시 노동자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2월 들어 평안남도 전역에서 아사자 발생

2월에 들어서면서 평안남도 순천시와 평성시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아사자가 발생하더니, 점차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평성시의 경우 도매시장이 철폐된 이후 반년 이상 주민들의 경제 상황이 매우 피폐해진 상태에서 화폐 교환 조치까지 겹쳐, 장사에 의존해 살던 노동자 세대에서 주로 죽어나가고 있다. 평성시에서는 인구 절반가량이 일주일 넘게 굶주리는 등 식량난이 매우 심각한 상태이다. 중앙당의 한 간부는 “2월 8일 전국 지역 조사 결과를 보면, 화폐 교환 조치 이후 굶어죽은 사람 수로 순위를 내보니 순위가 뒤바뀌고 있다. 1월 중순만 해도 함남 단천, 함북 청진, 평북 신의주 순이었는데, 지금은 평남 평성과 순천이 가장 많고 함남 함흥, 단천, 함북 청진 순으로 라렬되고 있다. 1월 중순 넘어가면서 아사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평성시의 한 간부도, “순천시 주민들에 이어 청진시가 더 많이 죽어나가고 있었는데, 현재 평성시가 청진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국가 조치 이후 전국 각 곳에서 농민들은 새 화폐를 많이 풀어주어 그런대로 생활을 유지해 가는데, 도시 로동자들이 많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 이런 사태가 1월 중순 전에는 위에 보고가 안 되었는데, 장사로 살아가던 평성시 주민들은 1월 들어서 하순까지 돈을 가지고도 식량과 알곡류를 사먹지 못할 형편에 처해 급기야 무리로 굶어죽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평성시당에서는 인민반별 식량 실태 조사 결과, 흰쌀밥을 먹는 세대는 100세대 중 한 세대도 보기 힘들며, 옥수수쌀을 절반씩 섞어 먹는 세대조차도 가뭄에 콩 나듯 거의 없는 상태로 파악하고 있다. 평성시 주민들의 대다수 주민들이 풀죽도 먹기 어려운 형편이다. 평안남도 평성과 순천을 포함한 각 시, 군당에서는 “평안남도 관내 절반 이상의 지역에서 인민들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조금만 더 늦어지면, 고난의 행군 시절처럼 전국적인 대량아사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중앙당에 직보하고 있다.

내각 성 일군들, 기아문제로 긴급회의

함경남도 단천시에 이어 평안남도 평성시에서도 주민들이 무리로 굶어 죽어나간 사실이 중앙당에 보고됐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27일과 2월 1일, 중앙당과 내각 성 일군들, 그리고 인민보안성 일군들이 모여 주민들의 기아 문제에 관한 긴급회의를 열고, 장시간 논의했다. 연이은 긴급회의 후에도 식량난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자, 주민들은 “‘이제 더 이상 백성들이 굶어죽는 것을 막아야 된다’며, 혁명적인 대책을 세우겠다고 큰소리치더니 아직까지 식량 해결에는 아무 소식이 없다”고 핀잔을 주고 있다. 현재 중앙당에서는 주민 실태 조사 결과, 함경남도 단천과 함경북도 청진에서 아사자가 많이 발생했었는데, 이제는 평안남도 순천시와 평성시에서 굶어죽는 주민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순천시당과 평성시당에서는 작년 농작물 수확량 가운데 약 65%를 군량미로 거둬들였고, 농민들에게는 평균 5개월 분량만 배분해 식량 부족 현상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