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사고

강원도 도당 책임비서, 작년 말 평양 초청 모임 가려다 교통사고로 사망

강원도 도당 책임비서 리철봉(73세)이 평양에 올라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책임비서는 지난 해 12월 25일, 성진제강련합기업소 노동자 평양 초청 환영모임에 참가 차 평양으로 올라가던 중 전날 내린 폭설로 차가 눈길에 미끄러져 교통사고를 당했다. 리 책임비서는 1984년 정무원 사회안전부 부장에 이어 도시경영부 부장(1989년), 내각 철도성 정치국장(1999-2005년)을 거친 후 지난 2006년 10월 강원도 당위원회 책임비서에 올랐으며, 1986년 최고인민회의 제8기 대의원부터 지난 3월 선출된 제12기 대의원까지 역임했다. 조선중앙TV에서는 사망 다음 날인 26일, 리 책임비서의 교통사고 사망 소식을 전한 바 있다.

회령, 김정숙 사적지에서 자살 사고

지난 2월 24일, 함경북도 회령시 오산덕동 김정숙 사적지에서 자살 사고가 발생했다. 자살한 사람은 철제일용품 공장 노동자 김대한씨였다. 그는 아내가 장사를 하다 망해 많은 빚을 져서, 작년 8월에 살던 집을 빼앗기고 밖에 나앉게 됐다. 그의 아내는 얼마 안 가 어디론가 떠나버렸고, 그는 친척 집에 얹혀살며 눈치살이를 해왔다. 가을에는 수확이 끝난 농장이나 개인 소토지 밭에 나가 이삭을 주워 먹으며 겨우 생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다 화폐 교환 조치가 시행되면서 친척들도 먹고 사는 게 힘들어지자, 그 집에서도 나와야했다. 올해 1월부터는 오갈 데가 없어 직장 휴게실에서 생활했는데, 잠을 자려고 해도 난방이 없어 한겨울 추위에 고생이 심했다. 2월에는 감기에 걸려 열흘 넘게 앓다가 결국 24일 김정숙 사적지인 오산덕 언덕에 올라가 백살구 나무에 목을 매달아 자살했다. 오산덕은 김정숙 동상이 있는 사적지여서 평소 인적이 드문 곳이다. 다음 날 오전 11시 20분쯤 사적지 관리원이 죽어있는 김씨를 발견해 분주소에 신고했다. 분주소 보안원들이 자살자의 거주지를 확인한 다음 철제일용품 공장에 연락했다. 공장에서는 장례식도 하지 않고 관에 넣어서 바로 파묻었다. 이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자살자가 죽은 위치가 사적지 안이어서 나라 정치에 불만이 꽉 차 죽었다고 수군거리고 있다.

■ 여성/어린이/교육

생계 때문에 산모 건강 챙기기 어려워

회령시 김정숙 교원대학 근처에 사는 정인순(32세)씨는 남편과 시어머니를 모시고 콩나물과 두부 장사를 하며 산다. 남편은 직장에 무단결근하다 걸려 단련대 6개월 다녀 온 뒤 폐인이 다 돼 집에서 은둔생활을 하고 있고, 시어머니는 풍을 맞아 집에서 대소변을 누워서 보는 실정이다. 정씨는 임신을 한 뒤 먹을 것이 없을 때는 두부깡치와 술을 만들고 남은 찌꺼기를 이틀 동안 우려내서 무시래기와 섞어서 먹었다. 그런데 술깡치는 독이 있어 제대로 우려내지 않고 먹으면 온몸이 퉁퉁 부어 눈도 뜨지 못하게 되는데, 정씨도 여러 번 고생했다. 정씨는 새벽부터 일어나서 두부를 만들어 시장에 나가 팔아 식구들의 하루 량식을 해결해왔다. 배가 남산만 해도 땔감을 해결하기위해 집에서 3시간을 걸어 산에 가서 나무를 주워 등에 지고 내려왔다. 출산하고 나서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집 식구들 먹을거리를 마련하느라 산후회복도 채 되지 않은 몸을 이끌고 시장에 나앉아서 콩나물을 팔고 있다. 하루 종일 콩나물과 두부를 팔아도 밥상에는 비지와 묵지가루를 섞어서 만든 멀건 죽에, 반찬이라고는 맨 소금에 묻힌 콩나물이 전부다. 산모가 제대로 먹지 못하니 젖이 잘 나오지 않아 아기가 배고프다고 하루 종일 보챈다. 어쩔 수 없이 두부를 만들 때 콩물을 조금씩 덜어놨다가 아기가 울 때마다 조금씩 젖 대신 먹인다. 수돗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강변에 가서 물을 길어다 먹는다. 지금은 강이 얼어 얼음을 깨고 구멍을 만들어 물을 퍼 올린다. 수돗물이 언제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집안에 물통이란 물통을 총동원해서 물을 길어다 놓는다. 정씨는 손등이 다 터져 거친 손으로 버석버석한 얼굴을 문지르며, 그래도 아이를 생각하면 어떻게든 살아야 하지 않겠냐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회령 산원, 너무 낡고 치료비 비싸 이용률 적어

함경북도 회령시 산모들은 김정숙 어머니의 고향이라는 이유로 중앙당의 배려에 따라 산원을 이용할 수 있다. 부인과에서 진찰뿐만 아니라, 진료, 출산 그리고 산후조리까지 산원에서 무료로 하도록 돼있는데, 산원이 건물만 덩그렇게 크지 내부시설은 낡고 장비도 빈약하기 짝이 없다. 무상치료는 말 뿐이고, 치료비는 전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병원 입원실에는 난방이 돌지 않아 냉돌이다. 입원환자들은 집에서 가족들이 두꺼운 이불을 두, 세 개씩 가져다 머리끝까지 덮고 부들부들 떨며 지낸다. 간부가족들이나 돈 있는 사람들에게는 국가에서 내려오는 좋은 약재들을 은밀히 공급해주고, 일반주민들에게는 약값을 비싸게 받고 치료해준다. 그러다보니 회령시만 해도 대부분의 주민들이 병원을 잘 이용하려고 하지 않는다. 산모들도 집에서 그냥 출산을 하고 산후조리를 한다. 병원에서 출산하면 안전하고 좋겠지만 병원에 입원하면 치료비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 대부분 여성들이 식구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돈을 벌어 집 살림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남자들은 월급을 받지 못해도 공장에 매일 출근해야 하므로 집식구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라 해봤자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집안 잔일을 하는 것뿐이다.

함경북도, 해마다 유치원 원아 수 감소

함경북도 지역에서는 2001년도부터 인구가 계속해서 줄고 있다. 청진, 회령, 무산 등지의 유치원들에서 학령 전 아동들에 대해 조사했더니 해마다 원아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교육부에서 규정한 유치원 한 학급 당 평균 인원수는 교사 한 명당 약 38명 선이다. 그러나 원아수가 계속 줄다보니 이제는 교사수도 줄여야하는 상황이다. 국가에서는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먹고 살기가 어려워 자식을 1명 이상 낳으려고 하지 않는다. 국가에서는 자녀를 3명 이상 둔 세대들에게는 배급도 정상적으로 주고, 해당 동사무소에서 특별히 돌봐주도록 지시를 내렸으나 집행이 잘 되지 않아 별 효력이 없다.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지금까지 주민들이 굶어죽고 있는데, 아이도 낳지 않으니 인구가 앞으로 얼마나 더 줄어들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최근 화폐 교환 조치 이후, 유치원 교육을 받을 나이가 된 자녀들을 유치원에 보내지 않으려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배불리 먹이지도 못하고 옷 한 벌 제대로 사 입히지 못하는데 유치원에 가서 글을 배우면 뭘 하겠냐고 한다. 생활이 어려워질수록 먹고 사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교육열이 떨어지고 있다.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글자를 익히고, 노래와 춤을 배우며 친구들과 뛰놀아야 할 시간에, 시장에서 장사하는 엄마 옆에 쪼그리고 앉아 물건을 지키거나 잔심부름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 사회

아들 군부대에서 오라고 해 갔더니, 이미 저 세상 사람

평안북도 정주시에 사는 백흥수(가명)씨 부부는 슬하에 남매를 두고 있는데, 아들은 작년에 중학교를 졸업하고 입대했다. 세대주 백씨는 목수로 25년 넘게 목공반에서 일했고, 그 아내 한씨는 집에서 가축과 농사를 지어 생계를 유지해왔다. 어려운 생활 형편 속에서도 남매 뒷바라지를 하며 화목하게 잘 살고 있었다. 그런데 올해 2월 중순, 아들의 부대에서 급히 오라는 전보를 받았다. 무슨 일 때문인지 이유는 말하지 않고, 그냥 오라고만 했다. 부부는 별생각 없이 아들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냥 들떠 준비를 서둘렀다. 분주하게 시장을 오가면서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과 약품들, 속내의와 양말 등을 준비했다. 동네에서 가깝게 지내는 이웃들도 간식 사는데 쓰라며, 적은 돈이나마 성의껏 보태주었다. 그러나 군에 간 지 일주일 만에 돌아온 부부는 넋을 잃은 채 돌아왔다. 동네 사람들이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자 부부는 기가 막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겨우 하는 말이, 겨울철 훈련 때 산에 올라가 통나무를 베다가 맞은편에서 넘어지는 통나무에 머리를 잘 못 맞아 아들이 사망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히는 일은 아들이 죽은 지 한 달이 지나서야 부대에서 가족들에게 소식을 보냈다는 것이다. 부대에 찾아갔을 때는 벌써 장례가 다 끝난 상태였고, 부부는 그저 소지품만 받아올 수 있었다고 했다. 어려운 생활형편에서도 외아들이라 애지중지 키워 군대에 보냈는데, 군복무를 잘 하고 있으리라 생각했던 아들이 믿기 어려운 황당한 사고로 사망해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주변에서 아들을 키우는 부모들은 남의 일 같지가 않다며 근심하고 있다. 그저 자기 아들만은 무사히 살아 돌아와 주기를 빌고 또 빌고 있을 뿐이다.

군대 간 아들, 폐결핵과 영양실조에 산송장으로 돌아와

함경남도 함주군에 사는 허용숙(가명)씨는 30대 중반에 남편과 사별하고, 외아들인 김광혁(가명)을 홀로 키워왔다. 사진관을 운영하며 남부럽지 않게 아들을 키워, 3년 전에 군대에 보냈다. 입대시킬 때 곱게 키운 외아들이라 걱정돼 호송군관에게 잘 봐 달라면서 돈도 찔러 주었다. 그동안 아들에게서 군복무 잘하고 있다는 편지도 여러 번 받아보았다. 허씨는 회답편지에 군복 입은 사진을 몇 장 찍어 보내달라고 했지만, 신병 훈련 때 찍은 사진 한 장만 달랑 온 뒤 더 이상 오지 않았다. 그러다 올해 2월 말, 아들이 거의 산송장으로 돌아와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너무 여위고 말라 당장이라도 숨이 끊어질 것 같은 모습이어서, 자기 아들인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부대 군관에게 물으니, 광혁군은 1년 전에 폐결핵에 걸려 그동안 부대 병동에서 치료를 받아왔다고 했다. 그런데 병이 날로 심각해지면서 군복무를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귀가 조처됐다는 것이다. 여태껏 감기 한 번 잘 걸리지 않을 정도로 건강했던 아들이 폐결핵환자가 돼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거의 죽게 된 상태에서 돌아와 허씨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너무 기가 막혀, “1년 전에 병에 걸려서 앓고 있었다면 빨리 집에 연락을 했어야 되는 거 아니냐? 다 죽게 돼서 이제야 집으로 데려오면 어떻게 아들을 살리느냐?”면서 부대 군관을 붙들고 통곡했다. 부대 군관은 “부대에 이런 환자가 한둘이 아니라서 앓는다고 다 귀가시키면 군인들이 동요하고, 부대 기강이 무너질까봐 상급에서 귀가를 허락하지 않는다”고 했다. 병에 걸리는 것은 무엇보다도 혹독한 훈련을 하고나서 군인들이 제대로 먹지 못하기 때문이다. 영양실조에 걸리고 신체가 약해지니 온갖 병에 걸리게 된다.

동네 사람들이 모두 나와서 이 광경을 목격하고 울었다. 오래전부터 허씨 모자를 지켜봐왔던 이웃들은 참담한 현실 앞에 너무 기가 막혀서 뭐라고 위로의 말을 찾지 못했다. 평소 자신들도 잘 먹어보기 어려운 달걀이며 생선, 콩우유, 그밖에 영양 보충에 도움이 될 만한 먹을거리들을 묵묵히 들고 나와 허씨 집에 놓고 돌아갈 뿐이었다. 아들 광혁군은 손가락 하나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을 만큼 몸을 가누지 못해 의사가 왕진을 다니고 있다. 좋은 약을 구해서 치료하고 영양도 보충해주면 얼마 정도는 생명을 연장할 수 있지만, 워낙 병이 너무 깊어지고 몸이 많이 허약해져 병을 고치고 다시 몸을 회복할 수 있을지, 의사들도 완치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한다.

군대 훈련 지장 줄 정도로 허약자 문제 심각

특수병종을 제외한 일반 사병들의 영양실조 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태이다. 포병훈련의 경우, 10kg되는 포에 장탄하는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다. 신체가 허약한 사병들이 제대로 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강원도 주둔 부대의 경우 중대마다 허약자들이 속출해 훈련사기도 바닥에 떨어진 상태이다. 각 부대에서는 상태가 심각한 군인들을 선별해 군의소에서 요양하도록 조처를 취하고 있으나, 허약문제를 개선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군의소에서조차 몸을 추스르기 어려운 군인들은 결국 귀가 조치되고 있다. 현재 군관급들은 배급을 받고 있지만, 가족들에게는 올해 1월과 2월 배급이 없었다.

■ 정치생활

보위부, 탈북자 방지를 최우선 목표로

국가안전보위부에서는 올해 들어 국내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해외로 달아나는 주민들이 여러 명 발생하자, 최우선 목표를 탈북자 방지에 두고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함경북도와 평안북도, 량강도 등 국경연선지역의 보위부에서는 탈북자 가족들을 본격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먼저 탈북자 가족들의 재정 상태를 점검하는데, 외화를 바꾸거나, 수입 대 지출이 맞지 않을 정도로 돈이 많아 보이면 출처를 밝히고, 혹시 시장에서 물건이라도 구입할라치면 곧바로 불러다 확인을 한다. 탈북한 가족과 연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가족들은 일일이 미행하다가, 갑자기 사람을 붙잡고 주머니를 들춰보거나 짐을 수색하고, 마땅한 증거가 없다 하더라도 상대가 주눅이 들만큼 위압적으로 감시한다.

인민보안성에서는 화교들을 감시하는데, 연선지역의 각 보안서에 지시해 그간 탈북자들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는지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전화 통화가 가능한 국경 주변이나 시내 곳곳에는 전화탐지기를 배치해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밤늦게 다니는 사람들 중 좀 수상해 보이는 사람들은 불러다가 역시 몸수색을 벌인다. 탈북자 가족이나 친인척들 중에 의심이 가는 사람이면, 수첩에 이름을 올려놓고 사람을 미행시키거나, 주위를 배회하다 집에 들어가려고 하면 불러 세워 몸을 조사한다. 한편 전화기를 소지하다 걸리면 반죽음이 될 정도로 공포 취조를 하고 있다.

■ 경제활동

김책제철소, 회령에서 받아오려던 옥수수 대량 유실

함경북도 청진 김책제철련합기업소에서 선철을 중국에 팔아 받은 비료와 비닐박막을 회령에 넘겨주고, 그 대신 옥수수를 받기로 했던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2월 20일부터 회령 역에는 김책제철소에 이관하기 위해 농장에서 거둬들인 옥수수가 쌓여있었다. 그러나 식량을 김책제철소로 실어갈 화차 편재가 안 돼 25일까지 대기해야 했다. 그동안 농장 경비원들은 옥수수를 몰래 장사꾼들에게 빼돌려 돈을 벌었다. 보안서 순찰대에서 하룻저녁 단속해 빼앗은 수량만 해도 4톤이 넘을 정도였고, 매일 300-600kg씩 없어졌다. 일부 농장 일군들은 역에 가져다주려고 시내에 나오는 기회에, 농장의 필요물자를 구입하려고 3톤씩 팔다가 시당에 신고된 농장들도 있었다. 이래저래 김책제철소가 가져가는 옥수수량이 줄어드는 만큼, 노동자들의 배급량 역시 더 줄어들게 됐다.

■ 식량소식

도시 빈민들, 옥수수국수 맹물에 소금 쳐 먹는 수준

요즘 도시 빈민들이 먹는 음식 수준이 말이 아니다. 옥수수 국수를 삶은 맹물에 소금 또는 간장으로 간해서 먹는데, 김치를 먹는 집은 그나마 괜찮게 먹는 편이다. 옥수수 국수 건더기가 조금이라도 걸리거나, 다른 시래기라도 넣어 먹으면 사정이 더 낫다. 림성희(가명)씨는 “우동 같은 것은 물에 퍼지면 금방 죽풀처럼 되고 만다. 먹고 돌아앉으면 금방 소화가 돼 곧 배가 고프다. 그러니 옥수수가 더 좋지만, 요즘엔 옥수수 국수 건더기 먹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라며 먹는 문제가 최근 더 악화됐다고 말한다. 맹물에 소금 쳐 먹는 수준의 주민들에게 긴급 식량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 시선집중

청진 공동묘지, 장례차 하루 2-3개씩 들어와

함경북도 청진시 청암구역에는 거적골이라고 부르는 공동묘지 지역이 있다. 화폐 교환 조치가 실시되기 전에는 시신을 산에 묻기 위해 오는 주민들이 3-4일에 1번꼴이었다. 그러나 식량 값이 폭등하고, 굶주리는 세대가 속출하면서 영양실조와 병으로 뜻하지 않게 사망하는 수가 늘고 있다. 2010년 1월 7일부터 27일 동안 거적골에 묘를 쓰러 가는 세대는 하루 평균 4-6세대 정도였다. 지금도 최소 2-3개의 차량이 매일 들어가고 있다. 그만큼 사망자 수가 늘었다는 말이다. 김상조(가명)씨는 사람들이 못 먹어서 죽는 게 가장 큰 이유지만, “이번 조치 기간에 앓는 사람들이 약을 쓰지 못해서도 많이 죽었다. 의약품 장사꾼들이 약을 팔지 않아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도 약을 쓰지 못했다”며 시장 통제도 문제였다고 말했다.

신의주 백사동 주민, 알곡 걷는 인민반장과 싸워

가난한 이웃을 돕자며 인민반장들이 집집마다 알곡을 거두러 다니다보니 주민들과 알게 모르게 충돌을 많이 한다. 신의주 백사동에서는 박혜란(가명)씨가 인민반장에게 “주는 것은 개미만큼도 없으면서, 어려운 생활난에 시달려 다 말라 먼지 나게 생긴 (인민)반원들의 등까지 긁어가려 하냐?”면서 “그리도 가져가고 싶으면 이거나 가져가라”고 쓰레기통을 인민반장의 얼굴에 뒤집어 씌웠다. 격분한 인민반장이 “난들 어떡하겠냐? 위에서 시키니까 시키는 대로 하는 거지. 량곡을 거두면 내가 먹냐?”며 박씨와 머리채를 잡고 싸웠다. 주변에서 겨우 싸움을 뜯어 말리긴 했지만, 성난 박씨는 “다시 우리 집문 앞에 쌀자루 쥐고 나타나면 너 죽고 나죽고 결판을 내겠다”면서 으름장을 놓았다.

신의주 시당 “빈곤 세대 돕자”는데, 주민들 냉랭

평안북도 신의주 농촌경영위원회에서는 대량아사를 막기 위한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시에서 관리하는 2호 물자를 얼마간 덜어내 빈곤세대에 겉곡 10kg씩 공급해주었다. 그러나 굶어죽는 세대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에 시당과 인민위원회에서는 각 리, 동, 인민반별로 회의를 열고, 시당일군들이 직접 “주민들이 아름다운 사회미풍을 발휘해 당장 식량 한줌도 없어 굶어죽을 처지에 놓인 이웃 세대를 자발적으로 돕자”고 호소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자신들도 겨우 목숨을 유지하고 있는 판에, 누가 누구를 돕느냐며 회의 집행자에게 정신없는 사람이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이렇게 대놓고 욕설을 하는 사람 몇을 제외하고, 회의는 내내 불편한 다수의 침묵 속에 끝이 났다.

주민들이 자발적인 이웃돕기를 거부하자, 시당에서는 해당 동사무소에 과제를 내렸다. 동사무소에서는 하는 수없이 인민반장들을 모아 회의를 하고, 인민반별로 세대당 알곡을 2kg씩 거두라고 지시했다. 다음 날부터 인민반장들은 쌀자루를 쥐고 매집마다 돌아다니며 알곡을 거둬들이고 있는데, 40세대 중에 알곡을 내는 집은 2-3집도 안 된다. 인민반장들은 새벽부터 문을 두드리면서 정 사정이 어려우면 단 몇 백 그램이라도 내달라고 거의 사정하다시피 하고 있으나 분위기는 냉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