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사고

회령, 손전화기 단속 나선 보위부원 살인사건 발생

함경북도 회령시 세천동에서 손전화기 단속에 나섰던 한 보위부원이 처참하게 살해된 사건이 발생했다. 살인을 저지른 이는 량정사업소에 다니는 김경철이라는 노동자이다. 김씨는 중국에 있는 동생과 손전화기로 통화하는 것을 빌미삼아 자신에게 협박하러 온 보위부원에게 온갖 사정을 했지만 들어주지 않자, 처벌 받을 것이 두려워 손도끼로 무참하게 살해했다. 보안당국에서는 보위부원이 사흘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아 행방을 찾던 중 최종 실종 시간에 김씨에게 간 사실을 알아냈다. 이 때 김씨는 사체를 불에 태워 철도영업소 하수도에 이미 유기한 뒤였다. 시보위부에서는 김씨와 그 아내를 불러 심문했는데, 집에서 나간 뒤 모른다고 해서 김씨의 다른 동생까지 불러와 고문을 가해 결국 살해 사실을 자백 받았다.

시체가 발견된 다음 날, 김씨가 속한 량정사업소에서 장례비를 부담하고, 시당과 보위부, 보안서 일군들이 모여 기관 장례를 치렀다. 한편 살인한 김씨와 아내, 동생은 물론 그의 어머니와 3살 아이까지 모두 체포됐는데, 이들은 보위부원을 살해한 혐의로 22호 관리소에 보내지고, 김씨의 집과 재산은 시당에 몰수됐다. 회령에서 이처럼 보위부원을 잔인하게 살인한 일은 최근 유례없는 일이라고 하면서, 김씨의 직계 가족뿐만 아니라 양가 친척들까지 처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시보위부에서는 중앙당에 제의서를 올려, 회령시 주민들 사이에 손전화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모두 잡아내기 위한 결의를 다졌다. 오는 4월 15일 태양절 이전까지 손전화기를 소지한 자들은 스스로 자수하고, 손전화기를 바쳐야 한다는 내용으로 보위부에서 직접 강연을 하고 있다.

■ 여성/어린이/교육

함경북도 제1중학교 청진에서 회령으로 이전

함경북도 청진에 있었던 도 제1중학교가 폐쇄되고, 대신 회령 김기송중학교를 제1중학교로 개편할 데 대한 교육성 지시가 내려졌다. 회령시를 김정숙 어머니 고향의 면모를 살리기 위한 여러 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진 결정이다. 이에 따라 4월 1일부터 도내 실력이 높은 중학생들을 포함한 간부 자녀들이 회령 김기송중학교로 입학하거나 전학하고 있다. 도당 교육부에서는 회령시당에 다른 시, 군에서 온 학생들의 생활이 불편하지 않도록 시 행정위원회에서 각별히 신경써주고, 학생들의 배급 급수에 따라 입쌀을 보장해줄 것을 여러 차례 당부했다. 그러나 회령시 간부들은 도급 제1중학교가 회령시로 이전된 데 대해 일단 매우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이다. 도당과 도 행정 및 보안당국 일군들의 자녀들이 대거 전학을 오는 바람에 시당의 재정부담도 그만큼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제1중학교에 배치된 교사들은 생활 형편이 더 나아질 것으로 은근히 기대하는 분위기다. 도내 제1중학교 학생 구성을 살펴보면, 학생의 70% 가량이 도내 간부들의 자녀이고, 나머지 30% 정도는 차판 장사 등으로 돈을 크게 모은 돈주들의 자녀들이다. 기본적으로 돈과 권세가 있는 집 자녀들이다보니, 기숙사 생활이 불편하면 당장 집에서 생활비를 척척 보내줄 정도로 유복한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학부모들이 교사들의 생활까지 넉넉하게 도와주기 때문에, 교사들 사이에는 제1중학교에 배치 받는 것이 꿈이라고 할 정도이다. 그동안 청진 교사들이 일부나마 그 혜택을 받아왔다면, 이번에 회령시로 이전되면서 김기송중학교 교사들이 지금까지보다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사회

어부들 한탄,“집에서 남편이 아니라, 돈 버는 도구 취급”

함경북도 동해안 어촌마을의 어부들은 살기가 어려워지면서, 집에서 자신들을 하찮게 취급하니 밖에서도 푸대접을 받는다고 하소연한다. 함경북도 청진시 수산사업소에 다니는 김관용(50대)씨는 “집에서 남편이나 세대주로 대접받는 것은 옛날이나 그랬을까, 지금은 그저 돈 버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우스운 소리지만 이런 얘기도 있다. 어떤 사람이 바다에 한 달 나마 고기잡이를 하다가 집에 돌아와 가족들이 모여 술도 마시고 휴식을 취하다가, 어느 날 해류가 달라져 다시 바다에 나가야 할 상황이 오니까 그 남자 안사람이 잠자는 남편을 달구지에 싣고 부두로 나가 배에 태워 바다에 내보냈다고 한다. 본인은 피곤에 몰려 정신없이 잠을 자다가 깨어나 보니 바다 한 가운데 떠있는 배여서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몰라 어리벙벙해 했다는 얘기다. 결국 집에서 이런 대접을 받으니 로씨야(러시아)에서도 우리나라 어부들을 개처럼 취급한다고 말들을 많이 한다”고 했다. 작년에 해상 국경을 침범해 러시아 경비대에 붙잡혔다가 간신히 살아 돌아온 박석중(가명)씨는 “콘테이너 같은데 감금당하고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세수도 제대로 못했다”고 끔찍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러시아 측에서 불법월경자들을 데려가라고 통보해오자, 해당 보위부에서 배를 보내야 하기 때문에 기름이 필요하다며 가족들에게 기름 값을 요구했다. 이 때 박씨와 동료의 가족들은 돈이 없다고 거절했다고 한다. 가족들의 사정이야 모르는 바는 아니었으나, 나중에 그 소리를 들었을 때는 살고 싶은 생각이 없어지고 바다에 나가서 고기를 잡아 돈 벌고 싶은 생각도 없어졌다고 했다. 다행히 박씨가 속한 수산사업소에서 기름 값을 지불해 돌아올 수 있었지만,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다고 술회했다.

올해 초모, “신장 155cm 이상 여학생들, 무조건 입대시켜라”

올해 군사동원부에서는 4월 15일부터 중학교 6학년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초모를 시작한다. 인민무력부 대렬보충국에서는 “남학생 입대자가 많도록 하고, 혹시 남학생의 수가 적으면 여학생들이라도 입대자 수를 늘리라”는 지시를 전국 시, 군 군사동원부에 하달했다. 특히 여학생들 중에 신장이 155cm 이상이 넘으면, 본인의 입대 의사가 없더라도 사상 교양을 강화해 무조건 입대시키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여성이라도 무조건 입대하라고 한 것은 초모 대상자 수 자체가 그만큼 부족하기 때문이다. 단 부모가 철도계통 종사자들인 경우, 그 자녀들은 군 입대 대신 철도 노동자로 근무하는 철도 초모를 하도록 했다.

■ 정치생활

국경연선지역, 중앙당 검열그루빠 파견해 손전화기 회수

평안북도 신의주를 비롯한 국경연선지역에 중앙당의 지시로 국가안전보위부원들로 구성된 중앙당 검열그루빠가 파견됐다. 해마다 국경연선지역에 손전화기 등의 검열이 행해지고 있지만, 올해는 특히 신의주에서 초강도의 검열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검열의 주요 단속 대상은 불법 사용하는 손전화기이다. 국가에서 판매하는 손전화기는 평양과 중국 등지에 통화가 되지 않는 것으로, 이번 단속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대신 중국이나 평양 등과 통화가 가능한 손전화기의 경우 소지자들은 엄중하게 처리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300-500달러 상당의 뇌물을 주면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벌금을 물리는 한편 바로 추방시키고 있다. 이렇게 손전화기 단속을 집중적으로 하는 것은 일단 국내 소식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의식한 조치이다. 검열그루빠가 손전화기를 단속하는 과정에 꼭 간첩 소행이 아니라도, 중국과 장사하려고 통화한 사람들까지 붙잡아 그날로 추방하는 등 강도 높은 처벌을 실시하자, 신의주 화교들까지 손전화기를 바치고 자수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수하면 벌금을 물리지 않고, 없던 일로 취급해 관대하게 용서해주고 있어서다. 한편 인민반 회의에서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손전화기를 자진해서 바치라고 선전하고 있다.

■ 경제활동

북한 내부 전문가, “잘못된 정책으로 하루 수백만 달러 국가적 손실”

북한의 내부 경제전문가들은 화폐 교환 조치를 실패라 규정하고, 그 원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하고 있다.

“첫째, 화폐 교환 조치 이후 국가에서 쌀값을 kg당 44원으로 고정한 것이 문제였다. 7.1조치 이전에 8전이었던 것을 이후에 44원으로 바꾼 뒤, 이번 화폐 교환 조치에도 그대로 44원을 유지시켰다. 당시 시장 가격은 25-30원/kg이었는데, 국가에서 원래 가격대로 발표하자 시장 가격이 갑자기 폭등해 100원/kg, 120원/kg, 500원/kg, 심지어 3월 초에는 1,400원/kg까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것이 바로 시장 혼란이 조성된 첫 번째 실패 이유였다.

둘째, 2010년 1월 1일부터 외화 류통을 완전히 금지시킨 것이 문제였다. 우리나라 자체 생산품이 적어 거의 수입 상품이고, 또한 우리나라 화폐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갑자기 외화 류통을 전면 차단함으로써 모든 상업 류통이 정지됐다. 이것은 곧 생산 원료품과 기타 공급품을 전면 차단시킨 것으로, 굶어죽는 사람이 나타나게 된 중대한 실책이자, 국가를 위기에 몰아넣은 조치였다.

셋째, 국가 환률 시세는 달러당 30원으로 정해놓고, 상점에서 상품 가격은 달러당 98.35원으로 환산해 갑자기 상품 값을 폭등시키고, 조선 돈 시세를 하락시켰다. 이 때문에 달러 소유자가 국가 은행에 가서 환률대로 바꾸는 대신 암시장에서 바꾸는 바람에 매일 수백만 달러가 은행에 들어오지 않아 손실을 보게 됐다.”

■ 식량소식

신의주, 아직도 하루 1-2명씩 굶어죽어

평안북도 신의주에서는 4월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굶어죽는 사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남신의주시의 락원기계련합기업소가 있는 락원 1-2동과 락청 1-2동 등에서는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고 있다. 아사자의 수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4월 현재까지 그렇게 죽은 사람이 약 3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의주 시내만 보더라도 약 절반 정도의 주민들이 옥수수죽으로 연명하는 형편이고, 당장 먹을 것이 없는 주민들도 많다. 한 동에 하루 1-2명씩 목숨을 잃고 있는 집들을 보면 당장 먹을 것이 하나도 없는 집들이 대부분이다. 사망자가 나오면 인민반장들이 동사무소에 보고하고, 동사무소에서는 다시 해당 보안서에 보고해 처리하는데, 굶어죽은 사람들일 경우 사망 원인이 무엇인지 말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인민반장들에게 굶어죽었다는 소문이 나가지 않도록 철저히 입조심을 시키고 있다. 신의주 주민들은 4월 중순까지도 아무런 식량 공급이 없으면, 그 후과는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들이 많다. 한편 평안남도 덕천, 순천지역과 자강도 강계, 강원도 원산 등지에서도 식량 사정이 어려워 굶어죽는 사람들이 많다는 소식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339호] 큰 공장, 선철 팔아 배급 준 것도 쌀값 하락에 영향

현재 배급은 유일하게 평양에서만 3월 상․하순 배급이 지급됐고, 함흥, 청진, 원산 등지에서는 큰 공장들에서만 자기 공장의 선철이나 기계들을 팔아 노동자들에게 식량을 주었다. 평양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경우 쌀값이 하락한 것은, 큰 공장 노동자들이 약간의 배급을 받아 잠시나마 시장에서 식량을 사먹지 않고 있는 것도 한 이유이다. 4월 1일 현재까지도 시장에는 쌀이 안 풀린 상태다. 중국에서 쌀이 수입되었거나 개인들의 보유 식량이 시장에 풀려서 쌀값이 하락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보안당국에서는 식량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개인이나 단위, 공장 등을 이미 털었기 때문에 아직까지 식량 사정이 특별히 나아질 이유는 없는 상태다.

■ 시선집중

큰 공장, 선철 팔아 배급 준 것도 쌀값 하락에 영향

현재 배급은 유일하게 평양에서만 3월 상․하순 배급이 지급됐고, 함흥, 청진, 원산 등지에서는 큰 공장들에서만 자기 공장의 선철이나 기계들을 팔아 노동자들에게 식량을 주었다. 평양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경우 쌀값이 하락한 것은, 큰 공장 노동자들이 약간의 배급을 받아 잠시나마 시장에서 식량을 사먹지 않고 있는 것도 한 이유이다. 4월 1일 현재까지도 시장에는 쌀이 안 풀린 상태다. 중국에서 쌀이 수입되었거나 개인들의 보유 식량이 시장에 풀려서 쌀값이 하락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보안당국에서는 식량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개인이나 단위, 공장 등을 이미 털었기 때문에 아직까지 식량 사정이 특별히 나아질 이유는 없는 상태다.

외화 가격 급락에 쌀값 하락 연동

그러나 100대 1 상무조의 활약은 임시적이고 일시적이어서 장기적인 쌀 가격 안정 대책은 될 수 없다는 것이 북한 내부의 분석이다. 식량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락한데에는 외화 가격 하락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현재 달러 가격은 지난 3월 4일 최고 2,300원/$까지 올랐다가, 30일 현재 500원 선으로 떨어졌다. 달러는 평양이 아니라 신의주를 기준으로 조정되고 있는데, 국가에서 거둬들였던 달러를 다시 개인들에게 새 화폐(북한 원)를 받고 풀어주면서 외화가격이 급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외화 가격이 떨어지면서 쌀값과 기타 상품들이 떨어지는 등 일시적인 효과는 있지만, 근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일단 아무리 쌀값이 떨어졌다고 해도 돈이 없는 세대에서는 여전히 식량을 사먹기 어려울 정도로 비싼 가격이라는 점과 외부로부터 대량의 식량 유입이 없으면 식량 값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올라갈 것이라는 점이 그 이유이다.

쌀값 일시 하락, 100대 1 상무 단속 때문

지난 3월 30일, 평양시 만경대구역 당상시장에서는 쌀이 kg당 150원까지 떨어졌다. 보름 전만 해도 kg당 700원에 육박했던 것에서 약 1/5 수준으로 급락한 것이다. kg당 400-500원 하던 옥수수는 40원으로 무려 1/10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른 지역들 역시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날, 황해남도 해주시에서는 쌀이 200원/kg, 옥수수가 68원/kg이었고, 함경북도 회령시에서는 쌀이 250원, 옥수수가 80원이었다. 식량 도매상인들은 전국적으로 평균 700-800원대/kg였던 쌀값이 200원대로 떨어진 것은 시장에 쌀이 풀려서라기보다는, 100대 1 상무조의 단속 때문으로 보고 있다. 전국적으로 지난 3월 16일부터 18일까지 내각 성원 1명씩 200개 군에 내려갔다. 함경북도 청진에만 6-7명이 파견돼 시장 단속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 3월 29일, 함경북도에서는 시, 군당 책임비서와 인민위원회 위원장 및 보안당국 주요 일군들과 무역 일군들이 모여 최근 식량 및 상품 가격 안정대책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국가의 경제조치(화폐 교환조치) 이후 모든 상품과 식량을 풀어주지 못하면서 인민들의 생활수준이 급격히 떨어져 민심도 날로 악화되고 있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한 조직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각 시, 군들에서는 백대일 상무들의 감독 역할을 충실히 하고, 통제를 강화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국가에서 제정해 준 가격대로 물건 값을 정화하는 일은 4월 1일까지 마무리되도록 해야 한다. 값의 파동을 없애기 위해 외화 값을 떨구고, 국돈(북한 원) 값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 가격이 정화되어야만 백성들이 안정된 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집중탐구

“모든 물가를 100대 1 가격으로 환산하라”는 의미

최근 북한 정부는 백대 일 상무소조를 꾸려 모든 물가를 다시 단속하고 조정하고 있다. 치솟는 물가와 주민들의 식량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사회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모든 물가를 100대 1로 환산하라”는 국가의 지시는 무슨 의미인지 한 번 짚어보기로 하자.

1. 유명무실한 국정가격의 문제

고난의 행군 시기 이전 북한에서 쌀 1kg의 국정가격은 8전이었다. 당시 일반 노동자들의 월급은 100원 좌우여서 쌀 1톤을 사고도 남을 금액이었다. 그러나 고난의 행군기를 거치면서 시장의 쌀값은 80원선을 오르내렸다. 거의 한달 월급에 준하는 가격까지 상승했고 8전이라는 국정가격은 유명무실해졌다. 이후 배급과 월급이 거의 사라지면서 국가 배급에서 완전히 소외된 다수의 계층들은 시장의 장사와 뙈기밭 경작을 통해 생계를 유지해 왔다. 일반 주민들에게 시장에서의 쌀은 사먹기 힘든 고가품이 되고 말았다.

2. 7.1 경제조치로 국정가격 상향 조정을 통한 가격 현실화

북한은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를 통해 국정가격과 시장가격 사이에 존재하는 격차를 해소하고자 하였다. 모든 생필품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져 아무 것도 살 수 없었던 노동자들의 평균 월급을 100원에서 25배 가량 인상된 2,500원으로 인상하여 구매력을 높였다. 또 8전이라는 비현실적인 쌀의 국정가격을 무려 550배나 인상해서 시장가격의 절반 정도에 거래되도록 44원으로 현실화하는 조치를 함께 취했다. 쌀값의 인상폭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월급도 나름 인상되어 주민들은 일시적으로 구매력이 높아졌고 시장은 활기를 띄는 듯했다. 그러나 물량 공급이 동반되지 않는 조건에서 구매력 증가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했고,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던 쌀값은 2008년 춘궁기에 4,000원을 넘어섰다가 화폐 교환 직전에는 다시 월급과 맞먹는 2,000원대 선에서 유지됐다.

3. 화폐교환 조치로 시장가격 하향 조정을 통한 가격 현실화

북한 정부는 이번에 화폐 교환 조치를 단행하면서 화폐 단위를 100대 1로 조정했다.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와는 반대로 이번에는 월급의 액면가는 2­~3,000원대를 유지하면서 모든 물가를 1/100 수준으로 낮춘 것이다. 신권을 유통시키면서 북한 정부는 새 국정가격으로 쌀값을 44전으로 제시했다. 이 가격은 지난 44원의 1/100 가격이다. 한편 배급소에서 배급 대상이 아닌 부양가족을 위해 식량을 공급하는 공급 가격은 기존대로 44원을 유지했다. 액면가는 동일하지만, 부양가족들은 통상적으로 배급가격보다 100배나 비싼 가격으로 식량을 구해야 한다.

4. 새 국정가격, 시장 혼란 가중

공시가격이 제시될 당시, 공급가격은 44원이지만 아직 시장에서 상인들은 신권 교환 비율인 100대 1을 상거래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었다. 교환조치 전 쌀값 1,800-2,000원/kg이던 것이 시장에서는 18-20원 선에 거래됐다. 이에 북한 정부는 “물가를 100대 1로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국정가격을 따라야 한다”고 지침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생필품의 국정가격 발표가 늦어지면서 시장의 상거래는 화폐 교환 조치 이전의 1/100 가격으로 거래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다보니 정부의 식량 공급가격이 시장가격보다 더 비싸서 주민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5. 새로운 인플레이션, 100대 1의 방침 하달

수요와 공급 사이의 불균형을 해소하지 않고 진행된 화폐 교환 조치는 근본적인 모순을 안고 있었다. 시장 가격이 공급가격보다 낮은 상황은 며칠 가지 못하고, 물가는 다시 폭등했으며 환율마저 뒤따라 요동치게 되었다. 수중에 돈이 늘어난 농민들은 춘궁기에 대비해 식량을 움켜쥐고 있고, 장마당 상인들은 가격이 더 오를 때까지 관망하고 있다. 국가가 약속한 배급과 월급은 곧 중단되었고, 도시 노동자 계층부터 식량 부족으로 사망자가 발생하기에 이르렀다.

당장 외부의 공급도 없고, 외부의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물가와 환율의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12월 9일 쌀 가격의 기준을 23원으로 제시했지만, 신권 가치가 날이 갈수록 하락하고, 전국 곳곳에서 아사자가 발생하며, 노동자 집단 거주 지역에서는 국가 정책에 대한 반발감이 심해 전반적으로 민심 동향이 심상치 않아졌다. 생필품 가격을 강제로라도 끌어내리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증폭될 수밖에 없다. 이에 북한 당국은 100대 1 소조를 만들어 전국 곳곳에 단속원들을 내려 보내기로 한 것이다. 이들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물건을 한도가격 이내로 제한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다. 이들이 제시하는 시장한도가격은 쌀 1 kg에 25원(2010년 2월 1일 기준)이다. 이것은 화폐교환 조치 이전의 장마당에서 거래되던 쌀 가격 중에서 가장 높았던 가격이다. 이것은 화폐교환 직전의 시장가격을 전격 수용하여 시장을 안정화시키고, 주민들의 반발을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기 위한 일종의 임시방편적 정책 수단인 것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