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중탐구

소토지 농사를 통해 본 식량문제 해결의 실마리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시기, 벌거벗은 민둥산에 자리 잡은 뙈기밭은 북한의 식량난을 보여주는 주요 상징 중의 하나였다. 살아남은 주민들에게 뙈기밭은 식량을 얻기 위한 가장 큰 자원이었다.

북한 당국이 그간 묵인해오던 소토지 농사에 대해 일정하게 제재를 가하기 시작한 것은, 2005년 당창건일을 맞아 배급제를 재개하겠다는 계획 아래 시장에서의 식량판매를 금지하고 토지구획 정리 작업을 시작하던 때부터였다. 국가 배급을 정상화함으로써 사회주의 사회 질서를 다잡기 위한 목적이었으나, 식량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으면서 배급제 재개는 유야무야 되었다. 이듬해 2006년 여름에는, 주요 곡창지대인 황해남북도와 평안남북도에 내린 집중폭우로 수해피해를 크게 겪었다. 그 해 곡창지대의 수확량이 급감한 것은 물론이다.

2006년부터 소문으로 나돌던 소토지 농사금지조치는 2007년 들어서야 가시화되었다. 산림훼손 방지와 산림 복구를 명목으로, “뙈기밭과 같은 개인 소토지 일부를 농장소유로 회수하고 나머지는 산림으로 복원하라”는 방침이 군부, 당, 내각, 지방 당 기관 등에 내려졌다. 주민들은 어렵게 일구어 놓은 땅을 국가 소유로 하겠다는 방침에 불만을 표했는데, 국경연선 일부 지역에서는 잇따라 산불을 내기도 했다.

당국에서는 주민들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사상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토지세를 인상해 주민들의 소토지 농사 의욕을 꺾었다. 평당 10-12원선이던 토지세가 평당 50원으로 올랐는데, 비료 값 대는 것도 부담스러웠던 주민들로선 토지세까지 오르자 소토지 농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중에 2007년 7월이 되자 또다시 수해피해를 입게 됐다. 연이은 수해로 식량생산량이 급감하자, 당국은 소토지 환수방침을 강력하게 추진하기가 사실상 어려웠다. 그 후과는 2008년 춘궁기 아사자 발생으로 바로 나타났다. 북한 정부는 군량미를 신속하게 풀어 구제하기도 했으나 대량아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소토지 농사를 막고 산림반 이용 농사를 폐지하려던 계획은 연기되었고, 오히려 암묵적으로 허용하기 시작했다.

한편 북한의 가장 큰 곡창지대인 황해남북도와 평안남북도의 연이은 수해피해는 군량미 확보에 어려움을 주었다. 이들 지역에서는 군량미를 우선적으로 바치다 보니 흉년이 들면 농민들의 식량부족이 심각해진다. 2008년의 식량난은 1990년대 중반과 달리 농민세대에서 아사자가 많이 발생됐으나, 농민들의 거주특성상 외부에서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에 비해 국경지역에서는 식량사정의 악화로 여전히 소토지 농사가 묵인되는 경향이 있었고, 일부 공장에서는 개인들의 소토지 농산물을 거둬들여 노동자들에게 배급을 준 것처럼 처리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9년 들어 북한당국은 150일 전투, 100일 전투를 시행하면서 소토지 농사를 철저히 금지시켰을 뿐만 아니라, 소토지 농사를 지을 틈을 주지 않았다. 소토지 농사 급감은 곧바로 2010년 식량난 심화로 이어져, 아사자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됐다.

올해에는 1월부터 아사자가 전국 각지에서 발생했다. 시장 폐쇄조치로 식량 유통이 금지되면서 주로 도시 지역에서 아사자가 발생했다. 전혀 예기치 못한 사태에 정부에서조차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소토지와 6개월 부업지 환수 등의 강력한 농사 통제와 시장 폐지, 장마당 단속에 더하여 진행된 화폐교환 조치는 배급도, 월급도 없이 살아가는 주민들의 최소한의 생존권을 박탈해버린 꼴이 되었다. 대내적으로는 전년도 흉작에, 대외적으로는 인도적 식량지원 및 무역거래 중단으로 수입 식량이 감소하면서 국내 식량 보유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가 되었다. 여기에 식량유통까지 금지하다보니, 새해 벽두부터 식량난이 심화되면서 전국적으로 아사자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북한 식량난의 한 단면인 뙈기밭을 포함한 소토지 농사는 분명히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산림을 황폐화시켜 홍수와 가뭄을 유발시키고, 개인 소득이 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문전 옥토 대신 소출이 빈약한 황무지에 대부분의 노동력이 투여되는 것은, 분명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임에 틀림없다. 산비탈에 쏟는 노력을 농장에 쏟는다면 몇 배의 소출이 날 것이다. 이 모든 문제에도, 현재 북한 주민이 스스로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소토지 농사가 거의 유일하다.

그래서 함경북도 온성군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온성군은 2008년도에 심각한 식량 위기를 겪고 난 뒤, 소토지 환수에 강력히 반발하는 주민 세대들을 달래려고 작년에는 소토지 개간을 이례적으로 묵인했다. 온성군 당 조직과 군 인민위원회에서는 직장별로 노동자들에게 농사를 지으라며 소토지를 나눠주기까지 했다. 중국으로부터의 비료구입과 농자재수입을 장려하여 농사작황이 다른 지역보다도 상대적으로 좋았다. 그렇기에 화폐교환 조치 이후 전국의 식량사정이 극도로 악화되어 아사자가 발생하고 굶주리는 세대가 증가함에도 온성군만은 아직까지 굶어죽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고 있고, 식량 역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토지 농사 허용만으로,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일까? 매년 식량난이 되풀이되는 것은, 식량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농업개선이 쉽지도 않고, 농업 한 부분만 손댄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점을 감안하고, 현재 시점에서 산림훼손을 막고 농업생산력을 높여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집단농장의 농토를 농민들에게 분배해서 제 마음껏 농사를 짓게 하고 잉여농산물을 자유로이 처분하게 하는 길 밖에 없다.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말처럼 농민들이 안심하고 농사를 마음껏 지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길만이 식량난도 해소하고 소토지 농사의 폐해를 막을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끝).

■ 시선집중

<표> 청진, 회령 7월 15일 외화시세 및 식량가격

청진, 회령 7월 15일 외화시세 및 식량가격

위안화(북한 원/위안)달러(북한 원/달러)쌀(북한 원/kg)옥수수(북한 원/kg)
청진1681,120800-850450
회령750-800410

“불법록화물 검열? 인민 깔보는 강도 짓”

이번 검열에 대해 주민들은 “인민들을 깔보는 파렴치한 강도 짓”이라며 분개하는 모습이다. 세천동에 사는 리금희(가명)씨는 “최근 정치적 사건이 발생하여 시안 주민들이 문제가 있다고 하며, 비법 범죄요소를 없애기 위해 모든 걸 단속하라는 도당 선전부 지시가 있었다고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무자비하게 쓸어갈 줄은 몰랐다. 이런 법은 인민들을 못살게 억압하고 꼼짝 못하게 철창 친 큰 감옥 안에서 생활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중에는 소수지만, “조선 백성들은 다른 나라 사정을 듣도 보도 못하게 해서 머저리로 만들 게 아니라면, 이런 것 정도는 허용해주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주민도 있었다.

그러나 주민들의 불만이 외부에 표출되지 않는 이유는, 그 내부에 깊은 공포감이 자리 잡고 있어서다. 최근 연이은 정치적 사건으로, 회령시 전체 주민들이 사상문제로 의심을 받고, 상급당의 감시를 받는데서 오는 긴장감이 더 크기 때문이다. 영문도 모른 채 가족 전체가 한밤중에 차에 실려 어디론가 가는 집들이 많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고, 실제 자기 이웃에서 그런 일들을 목격하면서 불안과 공포에 떠는 주민들이 많다. 손전화기 단속도 세지고, 숙박검열도 평소보다 더 자주 하는 등 회령시 전반적으로 옭죄는 검열 때문에 주민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회령, 불법록화물 검열로 전쟁터 방불

최근 함경북도 도당선전부에서는 지난 7월 10일, 회령시의 불량록화물 단속을 위해 합동검열단을 내려 보냈다. 회령 시당에는 사전에 어떠한 통보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도당 간부의 표현에 따르면, “그야말로 그냥 쳐들어간 것”이다. 명목은 한국산 영화CD를 비롯한 불량록화물 단속이었지만, 실상은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정치적 사건을 의식한 대주민 사상검열이었다. 도당 검열원들은 들어가는 즉시 단속의 칼날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회령시 남문동에서는 예고도 없이 급작스레 들이닥친 검열조 때문에 주민들이 11일 아침부터 집안에 있는 온갖 전기제품을 들고 나와 일일이 검사받는 등 각종 시달림을 당했다. 검열원들은 주민들이 가지고 나온 록화기가 등록된 것인지 여부를 검사하고, 텔레비전과 라디오는 고정된 것인지 꼼꼼히 확인했다. 또 CD가 있는지, 있다면 몇 개나 있는지, 어떤 종류의 것인지 하나씩 조사했고, MP3와 MP4 등 작은 기기들은 모두 회수해갔다. 다른 동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혹시라도 집에 숨겨둔 록화기가 없는지 확인하려고, 탐지기를 들고 방안에 들어가 가구며 옷장이며 장식장, 심지어 부엌 찬장까지 샅샅이 신호를 확인했다. 그러다 발견 즉시 회수해갔다. 올해 2월 이후에 들어온 중국산 록화기의 경우, 등록을 했다고 하더라도 가져갔으며, 컴퓨터도 마찬가지로 무상몰수했다. 심지어 북한 영화가 담겨있어도 가져가는 바람에 주민들이 “제 나라 영화도 마음대로 볼 수 없느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단속 첫날, 총 9세대가 한국 영화 CD 소지혐의로 구속됐다.

순천 간부 아내들 특혜에 주민들 발끈

순천시에서는 행정간부와 당간부 아내들에 대한 특혜 시비가 주민들 사이에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올해 1월 중앙당의 “간부 아내들을 농장에 진출시킬 것에 대한”방침에서 시작됐다. 일반 노동자의 아내들조차 농장원으로 가기 싫어 이리저리 빠지는데, 간부 아내들을 농장에 진출시키라는 방침이 내려졌으니 당장 시에서는 곤란한 상황이 됐다. 일반 여성들을 농장에 보내려 할 때도, 1-2개월 식량을 미리 주겠다느니, 꼬박꼬박 배급을 주겠다느니 별별 약속을 다하는데, 간부들의 아내를 움직이려면 그 이상의 보상이 있어야 했다. 시당에서는 1-8월 식량분배를 미리 주겠다며, 쌀 90kg을 30원에 나눠주었다. 요즘 쌀값이 kg에 800원대까지 올라간 현실을 감안하면, 거의 거저 준 셈이다. 이를 두고 주민들 사이에 여론이 악화되었고, “간부 아내들만 특혜를 주는 이유가 뭐냐? 이건 간부들끼리 짜고 먹으려는 수작”이라는 신소가 시당에는 물론 도당에까지 빗발쳤다.

급기야 평안남도 도당검열위원회에서 순천시에 상세보고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시당에서는 “당 일군들이라고는 하지만 다 사는 게 어려운 집들이다. 그 집 녀성들이 농장에 나가면 부업을 못하게 돼 가정 살림이 더 힘들어질 것을 고려해서, 농촌 진출을 시작할 때 먼저 식량을 지급해준 것”이라고 보고를 올렸다. 도당에서는 “시당의 사유가 법에 어긋남이 없고, 주민들의 신소가 사실과 부합되지 않으며, 일군들의 비리에 해당사항이 없다”고 최종 해석을 내려 보냈다. 주민들은 즉각 “도 일군들도 시당 일군들의 리익과 생활 편리를 두둔하고 옹호해 나선 것”이라며 끼리끼리 도와주고 눈감아준다며 반발했다.

“지금은 식량 돌려막기라도 해야 할 판”

순천시 련봉동에서 아사자 발생을 막기 위해 일군들이 식량을 거두고 있는 것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언제까지 그렇게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두 번이야 특별히 마음내서 다만 1-2kg라도 낼 수 있지만, 굶어죽는 사람들이 금방 회복되는 것도 아니고, 굶어죽기 직전인 가정들이 계속 늘고 있는데 대해서는 여전히 속수무책이지 않느냐는 것이다. 올해 3월 초부터 간부들이 개인 식량을 갹출해 빈민 가정들을 구제했고 물론 도움이 되긴 했지만, 근본 문제는 바뀌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인민반장 김영미(가명)씨는 대뜸 “당장 굶어죽는 사람 구하다가 조금 있으면 전부 다 죽을 판”이라고 단언했다. 간부들이야 그래도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의 식량을 축적해놓고 살기 때문에 식량 몇 kg 내는 게 부담이 안 될지 모르지만, 자신들은 가뜩이나 없는 살림에 옥수수 1kg도 큰 부담이라는 것이다. 당장 굶고 있는 건 아니지만, 3끼 먹을 걸 2끼로 줄이고 밥 먹을 걸 죽으로 연명하는 처지에 극빈가정을 돕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말이었다. 당장 2-3세대 살리려고 없는 사람들한테 거둬서 더 가난해지게 만든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련봉동 동사무소 일군은 “지금은 식량을 돌려막기라도 해야 할 판이다. 굶어죽는 사람이 1-2명이면 모르겠지만, 열흘도 안 돼 우리 동에서만 8명이 넘게 죽었다. 내가 다른 동사무소 사정까지는 모르지만, 순천시 전체적으로 보면 그 수가 더 많아지지 않겠느냐. 일단 굶어죽는 사람이 더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시당의 뜻이고, 우리는 당의 뜻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다. 오늘 3반에서 거둔 식량을 2반에 굶어죽는 사람이 있으면 거기 먼저 주고, 2반에서 거둔 식량을 1반에 굶어죽는 사람에게 주는 식으로, 식량을 돌리는 방법이라도 써야 한다”며 근본 해결방안은 될 수 없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을 할 뿐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갹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언급이 없었다.

순천 인민반장들, 아사자 추가 발생 막으려 십시일반

평안남도 순천시 련봉동에서는 6월 말부터 7월 첫째 주까지 열흘 동안 관내 3지역에서만 5명의 아사자가 발생했다. 련봉동 내 다른 지역들까지 합하면 영양실조 사망자는 더 늘어난다. 시당에서는 련봉동 지역의 아사자 수를 보고받고, 동사무소에 더 이상 죽는 사람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제책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동사무소에서는 현재 굶주리는 가족들이 몇 집인지, 식량 사정은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현재 뚜렷한 방책이 없으니 일군들이 먼저 모범을 보이자는 결론을 냈다. 십시일반으로 각자 집에서 식량을 털어 구제미로 내놓자는 얘기였다. 이에 따라 동사무소 일군들을 비롯해 각 인민반장들은 최소 1kg 이상의 식량을 갹출해 극빈자들에게 지원해주기 시작했다.

■ 정치생활

“불법록화물 검열? 인민 깔보는 강도 짓”

이번 검열에 대해 주민들은 “인민들을 깔보는 파렴치한 강도 짓”이라며 분개하는 모습이다. 세천동에 사는 리금희(가명)씨는 “최근 정치적 사건이 발생하여 시안 주민들이 문제가 있다고 하며, 비법 범죄요소를 없애기 위해 모든 걸 단속하라는 도당 선전부 지시가 있었다고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무자비하게 쓸어갈 줄은 몰랐다. 이런 법은 인민들을 못살게 억압하고 꼼짝 못하게 철창 친 큰 감옥 안에서 생활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중에는 소수지만, “조선 백성들은 다른 나라 사정을 듣도 보도 못하게 해서 머저리로 만들 게 아니라면, 이런 것 정도는 허용해주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주민도 있었다.

그러나 주민들의 불만이 외부에 표출되지 않는 이유는, 그 내부에 깊은 공포감이 자리 잡고 있어서다. 최근 연이은 정치적 사건으로, 회령시 전체 주민들이 사상문제로 의심을 받고, 상급당의 감시를 받는데서 오는 긴장감이 더 크기 때문이다. 영문도 모른 채 가족 전체가 한밤중에 차에 실려 어디론가 가는 집들이 많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고, 실제 자기 이웃에서 그런 일들을 목격하면서 불안과 공포에 떠는 주민들이 많다. 손전화기 단속도 세지고, 숙박검열도 평소보다 더 자주 하는 등 회령시 전반적으로 옭죄는 검열 때문에 주민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회령, 불법록화물 검열로 전쟁터 방불

최근 함경북도 도당선전부에서는 지난 7월 10일, 회령시의 불량록화물 단속을 위해 합동검열단을 내려 보냈다. 회령 시당에는 사전에 어떠한 통보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도당 간부의 표현에 따르면, “그야말로 그냥 쳐들어간 것”이다. 명목은 한국산 영화CD를 비롯한 불량록화물 단속이었지만, 실상은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정치적 사건을 의식한 대주민 사상검열이었다. 도당 검열원들은 들어가는 즉시 단속의 칼날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회령시 남문동에서는 예고도 없이 급작스레 들이닥친 검열조 때문에 주민들이 11일 아침부터 집안에 있는 온갖 전기제품을 들고 나와 일일이 검사받는 등 각종 시달림을 당했다. 검열원들은 주민들이 가지고 나온 록화기가 등록된 것인지 여부를 검사하고, 텔레비전과 라디오는 고정된 것인지 꼼꼼히 확인했다. 또 CD가 있는지, 있다면 몇 개나 있는지, 어떤 종류의 것인지 하나씩 조사했고, MP3와 MP4 등 작은 기기들은 모두 회수해갔다. 다른 동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혹시라도 집에 숨겨둔 록화기가 없는지 확인하려고, 탐지기를 들고 방안에 들어가 가구며 옷장이며 장식장, 심지어 부엌 찬장까지 샅샅이 신호를 확인했다. 그러다 발견 즉시 회수해갔다. 올해 2월 이후에 들어온 중국산 록화기의 경우, 등록을 했다고 하더라도 가져갔으며, 컴퓨터도 마찬가지로 무상몰수했다. 심지어 북한 영화가 담겨있어도 가져가는 바람에 주민들이 “제 나라 영화도 마음대로 볼 수 없느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단속 첫날, 총 9세대가 한국 영화 CD 소지혐의로 구속됐다.

■ 사회

순천 간부 아내들 특혜에 주민들 발끈

순천시에서는 행정간부와 당간부 아내들에 대한 특혜 시비가 주민들 사이에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올해 1월 중앙당의 “간부 아내들을 농장에 진출시킬 것에 대한”방침에서 시작됐다. 일반 노동자의 아내들조차 농장원으로 가기 싫어 이리저리 빠지는데, 간부 아내들을 농장에 진출시키라는 방침이 내려졌으니 당장 시에서는 곤란한 상황이 됐다. 일반 여성들을 농장에 보내려 할 때도, 1-2개월 식량을 미리 주겠다느니, 꼬박꼬박 배급을 주겠다느니 별별 약속을 다하는데, 간부들의 아내를 움직이려면 그 이상의 보상이 있어야 했다. 시당에서는 1-8월 식량분배를 미리 주겠다며, 쌀 90kg을 30원에 나눠주었다. 요즘 쌀값이 kg에 800원대까지 올라간 현실을 감안하면, 거의 거저 준 셈이다. 이를 두고 주민들 사이에 여론이 악화되었고, “간부 아내들만 특혜를 주는 이유가 뭐냐? 이건 간부들끼리 짜고 먹으려는 수작”이라는 신소가 시당에는 물론 도당에까지 빗발쳤다.

급기야 평안남도 도당검열위원회에서 순천시에 상세보고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시당에서는 “당 일군들이라고는 하지만 다 사는 게 어려운 집들이다. 그 집 녀성들이 농장에 나가면 부업을 못하게 돼 가정 살림이 더 힘들어질 것을 고려해서, 농촌 진출을 시작할 때 먼저 식량을 지급해준 것”이라고 보고를 올렸다. 도당에서는 “시당의 사유가 법에 어긋남이 없고, 주민들의 신소가 사실과 부합되지 않으며, 일군들의 비리에 해당사항이 없다”고 최종 해석을 내려 보냈다. 주민들은 즉각 “도 일군들도 시당 일군들의 리익과 생활 편리를 두둔하고 옹호해 나선 것”이라며 끼리끼리 도와주고 눈감아준다며 반발했다.

■ 식량소식

순천 인민반장들, 아사자 추가 발생 막으려 십시일반

순천시 련봉동에서 아사자 발생을 막기 위해 일군들이 식량을 거두고 있는 것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언제까지 그렇게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두 번이야 특별히 마음내서 다만 1-2kg라도 낼 수 있지만, 굶어죽는 사람들이 금방 회복되는 것도 아니고, 굶어죽기 직전인 가정들이 계속 늘고 있는데 대해서는 여전히 속수무책이지 않느냐는 것이다. 올해 3월 초부터 간부들이 개인 식량을 갹출해 빈민 가정들을 구제했고 물론 도움이 되긴 했지만, 근본 문제는 바뀌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인민반장 김영미(가명)씨는 대뜸 “당장 굶어죽는 사람 구하다가 조금 있으면 전부 다 죽을 판”이라고 단언했다. 간부들이야 그래도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의 식량을 축적해놓고 살기 때문에 식량 몇 kg 내는 게 부담이 안 될지 모르지만, 자신들은 가뜩이나 없는 살림에 옥수수 1kg도 큰 부담이라는 것이다. 당장 굶고 있는 건 아니지만, 3끼 먹을 걸 2끼로 줄이고 밥 먹을 걸 죽으로 연명하는 처지에 극빈가정을 돕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말이었다. 당장 2-3세대 살리려고 없는 사람들한테 거둬서 더 가난해지게 만든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련봉동 동사무소 일군은 “지금은 식량을 돌려막기라도 해야 할 판이다. 굶어죽는 사람이 1-2명이면 모르겠지만, 열흘도 안 돼 우리 동에서만 8명이 넘게 죽었다. 내가 다른 동사무소 사정까지는 모르지만, 순천시 전체적으로 보면 그 수가 더 많아지지 않겠느냐. 일단 굶어죽는 사람이 더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시당의 뜻이고, 우리는 당의 뜻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다. 오늘 3반에서 거둔 식량을 2반에 굶어죽는 사람이 있으면 거기 먼저 주고, 2반에서 거둔 식량을 1반에 굶어죽는 사람에게 주는 식으로, 식량을 돌리는 방법이라도 써야 한다”며 근본 해결방안은 될 수 없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을 할 뿐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갹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언급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