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오늘의 북한소식 367호

■ 시선집중

청진 라남구역 토끼기르기에 매달 4천원

함경북도 청진시 라남구역 녀맹위원회에서는 올해 초부터 토끼를 기르는 초급단체를 만들어 운영해오고 있다. 토끼 기르기 초급단체란 매달 엄지토끼 1마리를 키워 동사무소에 바치는 것을 말한다. 한 초급단체마다 30명 내외의 성원이 있는데, 매달 토끼 1마리를 바치면 여타 모든 세외부담이나 사회동원에서 면제를 받는다. 돈 있는 녀맹원들은 토끼만 바치면, 마음대로 장사를 다닐 수 있다는 생각에 높은 호응을 보였다. 4월 15일까지는 현물로 인민군대에 지원물자로 바치던 것이 어쩐 일인지 초급단체별로 매달 4,000원씩 내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구역 녀맹위원회 일군들은 “시기마다 제기되는 인민군대 원호 사업을 하자면 돈이 많이 필요하다”며 현금을 걷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단순히 토끼 지원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인민군에 바쳐야할 물자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녀맹원들은 “갑자기 토끼를 안 걷고, 돈만 내라는 것이 수상하다. 구역당과 구역 녀맹 일군들이 쓰려고 빼돌리는 것 같다”며 의심하고 있다.

회령 영예군인 공장 없앴다가 중앙당 문책에 부활

함경북도 회령시는 영예군인 공장을 없앴다가 중앙당 검열 때 큰 문제로 제기되자 뒤늦게 다시 부활시켰다. 영예군인들로 구성된 일용품 공장을 폐쇄하면서, 일부는 은하피복공장으로 합쳤지만 나머지는 그대로 방치되고 말았다. 영예군인 240명 중에 약 140명이 시내 공장, 기업소 어느 곳에도 배치를 받지 못해 뿔뿔이 흩어지게 됐는데, 영예군인들이 시당과 시인민위원회에 계속 신소를 제기해왔다. 애초 영예군인 공장을 폐쇄한 것은, 시당위원회에서 보기에 일용품공장이 사실상 쓸모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또 영예군인들이 아무래도 장애인이다 보니, 배려해줘야 하는 부담만 크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시됐다. 이런 이유로 일단 폐쇄하긴 했는데, 후속 조치가 미비해 이 문제가 도당에까지 올라가고, 급기야 중앙당 검열에까지 걸려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 시당일군들과 행정일군들이 사업을 잘못해서 영예군인들을 실업자로 방치시킨 셈이 됐기 때문이다. 시당위원회는 8월 3일 전원 회의를 열고, 어느 곳에도 배치 받지 못한 영예군인들과 은하피복공장에 배치했던 영예군인들을 다시 합쳐서 일용품 공장을 새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시인민위원회 로동부는 영예군인 240명을 모두 새 공장에 다시 배치시켰다. 아무리 없앴다가 다시 살린 거지만, 새로 꾸려지는 것인 만큼 공장 일군들 인선도 다시 해야 했다. 영예군인들로만 이뤄진 공장이다 보니, 당비서와 지배인을 비롯한 일군들을 영예군인들 중에 뽑아야 하는데 군인들 중에 대학졸업자가 없어 적당한 사람을 선출하는 게 쉽지 않았다. 당의 한 일군은 “처음에 시당에서 일용품공장을 없애기로 한 것은, 영예군인들이 장애자들이어서 사회 발전에 도움이 안 되고, 생산할만한 제품도 만들 수가 없어 사회적으로 필요 없는 존재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시당에서는 영예군인들의 생활 처지를 생각해서 옥수수라도 배급을 주려고 노력해왔다. 신소가 계속되고 중앙에서조차 뭐라고 하니까 하는 수 없이 이번에 새로 기업소를 다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8월 6일, 시당 책임비서와 시 인민위원장이 직접 새로 조직된 영예군인공장에 나와 그동안 섭섭했던 마음을 풀고 열심히 일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한 마디로 더 이상 도당이나 중앙당에 이 문제로 시끄럽지 않게 해달라고 달래는 모양이었다고 한다. 시당에서는 앞으로 공장의 생산성과 상관없이 식량 배급은 계속 정상적으로 주겠다고 약속했다

김책 간부 가족 분조 특혜에 농민들 불만

함경북도 김책시 시당위원회에서도 간부 아내들로 분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간부들부터 가족들을 농장에 내보내서 먹는 문제,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데 솔선수범을 보이라는 방침 때문이다. 간부 아내들을 농장원으로 내보내라는 방침은 2008년에도 내려진 적이 있었지만, 화폐교환 조치 이후 전국적으로 생활형편이 급락하자 올해 1월 8일, 재차 내려졌다. 김책시도 2008년부터 이미 시당위원회 일군들의 가족들로 이뤄진 가족분조를 운영해오다가 올해 1월 8일 방침 이후 간부 가족분조를 더 확대했다. 시당, 인민위원회, 보안원, 검찰소 간부의 아내들 중에 이번에 새로 들어간 사람들이 많았다. 농촌 일이 아무래도 힘들고 어렵다보니 기피해온 사람이 많았던 것이다.

간부들부터 먹는 문제,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 모범을 보이자는 취지는 좋았으나, 그들에게 주어지는 각종 특혜에 농민들로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햇곡식이 나오기 전까지, 특히 5월부터 7월 사이에 먹을 식량이 없어 굶거나 결근하는 농민들이 많았다. 식량이 없어 한창 고생하던 농가와 달리, 간부 가족분조들에서는 6월 25일경 수확한 올감자를 간부세대별로 38kg씩 공급해주었다. 7월에는 탈곡한 보리를 한 세대당 30kg씩 내주었다. 농민들은 한참 뒤에 잘 자라지 못한 올감자 15kg 정도 받은 게 전부였다. 탈곡한 보리는 구경조차 할 수 없었다. 농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간부 가족 분조원들은 자기들이 농사지은 각종 남새(채소)를 얼마간씩 배분받을 수 있었다. 굳이 시장에 나가서 부식물을 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간부 아내들이 “처음에 농촌에 가라고 할 때는 너무 싫었는데, 농촌에 나와 일하니 시장에서 장사를 할 때보다 더 편안하고, 생활상 도움도 많고 일도 힘들지 않아서 정말 좋다”고 얘기할 정도이다.

급기야 농민들 중에 한두 명이 시당이나 도당에 “왜 간부 가족분조들에만 식량과 부식물을 주느냐, 우리에게도 주든지 아니면 똑같이 주지 말든지 하라”고 신소를 제기하기도 했다. 시당위원회에서는 “간부의 아내들이 농사일을 하다 보니 장사를 할 시간이 없어서 남새를 배분해주는 것이니, 농민들이 관계할 일이 아니”라고만 했다. 도리어 신소한 농민들을 사상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로 몰아 사회적으로 거의 매장되다시피 만들었다. 이를 지켜본 농민들은 앞에서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간부들이 너무 불공평하다. 간부들은 자기 아내들을 농촌에 진출 시켰다고 생색만 내고, 결국엔 자기 특세와 권한으로 챙길 것은 모조리 다 챙겨간다”며 자기들끼리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재령군 간부 가족 분조, 식량 걱정 없어

황해남도 재령군에서는 올해 2월에 간부 가족들로 이뤄진 분조를 새로 구성했다. 이유인즉, “간부들의 안해(아내)들이 먼저 사회주의 농업혁명 전선에서 주민들보다 앞장서 일을 많이 해 주민들을 발동시키자”는 취지였다. 간부분조는 형식상 일반 농장 작업반들과 같아 보이지만, 사실 내용은 전혀 다르다. 일단 가두 녀맹원으로 등록된 평범한 주부들이 농사를 짓고, 군당 일군의 아내들은 그저 매주 금요일에 나가 일하는 ‘금요 로동’ 정도로만 참가한다. 실상 간부의 아내들은 농사를 거의 짓지 않아도 된다. 반면에 간부분조가 받는 혜택은 대단히 많다. 군당 일군들의 가족은 남새농사를 지으면 부식물을 시장에서 사먹지 않아도 된다. 다른 가족분조들은 자기들이 농사지은 것도 제대로 챙기지 못해 시장에서 따로 사먹어야 하는 현실과 대조적이다. 무엇보다 가져가는 식량분배량이 매우 다르다. 간부분조는 지난 6월과 7월에 수확한 보리를 일단 20kg씩 분배받았고, 올감자도 벌써 30kg나 챙겼다. 농민들의 눈에 손 하나 까딱 안하고, 고스란히 식량을 털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당연지사다. 원래 취지와 달리 “해도 해도 너무 한다”싶을 정도로 농민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분노를 사고 있다.

황해남도 농촌 지원 여성 결근율, 갈수록 증가

황해남도에서는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데 기본 중시해야 하는 과업이 바로 먹는 문제와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니, “총동원을 비롯해 농촌을 돕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며 올해에도 녀맹원들을 농촌으로 보내는 사업을 벌여왔다. 도당의 지시에 따라, 안악, 배천, 룡연, 옹진, 태탄군 등 관내 군당에서는 녀맹위원회에 지시해 녀맹원을 150명씩 농촌에 보내도록 했다. 그러나 농촌에 선뜻 가겠다는 녀맹원들이 없어 유인책으로 미리 식량을 앞당겨 주겠다고 했다. 녀맹원 한 명당 벼겉곡으로 50kg, 옥수수 160kg 정도를 주었다. 2월부터 11월까지의 식량치고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지만, 화폐교환 조치로 생활이 급락한 먹을 것이 없는 가난한 여성들이 자원하였다. 당장 끓여먹을 식량이 없어 굶고 있던 가난한 여성들은 식량 한 톨이 귀할 때여서 분배해주는 식량을 바라보고 국가에서 정한대로 3년 기한을 약속하고 자원하였다.

그렇게 농촌에 나간 녀맹원들 중에는 군당이나 군인민위원회, 보안서, 검찰소, 보위부 등 일군들의 아내는 한 명도 없고, 순전히 하루라도 먹고 살기 힘든 노동자의 아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화폐 교환만 아니었으면 농촌에 진출하지 않았을 것이다. 작년에는 그런대로 장사를 해서 먹고 살았는데, 장사가 전혀 안 되니 식량 하나 바라보고 지원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다보니 식량이 떨어지자 자연히 결근율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5월이 되자 벌써 식량이 떨어진 집들이 많아 한창 총동원으로 농촌이 바쁠 시기에 농장에 안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결근율이 높아지자, 군녀맹위원장과 군당일군들이 결근하는 여성들을 찾아가 타일러도 보고 윽박질러보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간부들이 “식량 줄 때는 잘 받아먹고, 이제와 안 나오다니 량심이 있는가. 못 나올 것 같으면 먹은 식량을 다 내 놓으라”고 아무리 겁을 줘도, 녀맹원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도리어 간부들에게 “나가봤자 먹을 것이 있나, 뭐가 있나. 당장 입에 넣을 것이 없으니 장사라도 해야 할 것이 아닌가?”라고 항의한다. 8월 들어 햇옥수수가 나오면서 풀죽으로 끼니를 때울 때보다야 사정은 좀 나아졌지만, 올해 황해남도에 수해피해가 심해 변질된 옥수수들이 많다. 게다가 먹는 문제 외에도 살림하는데 이것저것 돈 들어갈 일이 태산이라, 한가하게 농사만 짓고 있을 수가 없다는 여성들이 많다. “아이들 옷도 사줘야 하고, 상학 준비를 해주려면 학습장 같은 학용품도 사줘야 한다. 학교에서 바치라는 건 또 얼마나 많은가. 인민반에서도 거둬가는 게 너무 많다. 세외부담을 아예 주지를 말든가. 수중에 돈 한 푼 없는데, 이런다고 거둬가고 저런다고 거둬가니 살 수가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들이다. 각 군당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으나 뾰족한 수가 없어 그저 “강성대국 건설에 이바지하라”며 다시 출근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신성천역, 꽃제비 살인사건 발생

지난 8월 중순, 신성천역에서 대기하던 한 여성이 역내 화장실에서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희생된 여성은 황해남도 태탄군 상업관리소 판매원 김모씨로 밝혀졌다. 김씨는 강원도 원산에 일을 보러 가던 중 어른 꽃제비 2명과 어린 꽃제비 2명에게 붙들려 참변을 당했다. 범행을 저지른 꽃제비들은 인근 마을에서 희생자가 입고 있던 옷과 소지품을 판매하다가 사건 발생 21시간 만에 붙잡혔다. 조사에 따르면, 처음에는 단순히 김씨가 휴대하고 있던 손목시계와 현금, 손가방 등 귀중품만 털려고 했지만 반항이 심해 일단 정신을 잃게 하려고 때렸는데, 깨어나려고 하자 급한 마음에 살인까지 저지르게 됐다고 한다.

살인을 저지른 꽃제비들은 보안서에 이송된 지 얼마 안 돼 혹심한 매를 맞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안원에 따르면, 꽃제비들이라는 신분상 심문을 자세히 할 필요가 없었고, 총살형에 해당하는 중범죄지만 공개처형을 해봤자 주민들이 “국가에서 먹여살려주지 못해 꽃제비들이 생겨난 것이고, 결국 이런 일까지 생긴 것이 아니냐”고 말할 게 뻔해, 비판 여론을 의식해 보안서 내부에서 처리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 신성천역 살인사건을 들은 주민들 중에는 살인을 저지른 꽃제비들을 동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모든 책임을 꽃제비들한테만 돌릴 수가 있겠느냐. 나라에서 얼마나 정치를 잘 못했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느냐. 화폐 교환을 괜히 해서 인민 생활이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진 거 아니냐. 먹고 살기 힘드니까 가정이 파탄되고, 꽃제비가 생겨난 것이다. 백성들이 통옥수수라도 마음대로 먹을 수 있었으면 가정이 파탄날 일도 없고, 꽃제비들이 생겨날 이유도 없었다. 그러면 이런 범죄가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람을 죽인 것은 분명히 나쁜 일이지만, 먹을 것이 없어 빌어먹으면서 고생하던 꽃제비들이 보안서에 갇혀 고무몽둥이에 맞아 죽은 것도 불쌍한 일”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편 신성천역 살인사건 이후, 평안남도 도당에서는 성천군 보안당국에 꽃제비 무리들을 전부 단속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군보안서에서는 어린 꽃제비들은 초등학원에 보내고, 어른들은 농촌에 보내기로 했다. 보안서에서 직접 나서서 처리한다고 하지만, 상급단위에 보여주기식 단속에 그쳐, 꽃제비 발생율을 낮추고 범죄를 예방하는 대책은 여전히 미흡한 상태이다. 성천군 보안원들은 지난 6월, 평안남도 도당 차원에서 꽃제비 단속을 벌였어도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군이라고 별 수 있겠느냐며 하는 시늉만 하는 상태라고 했다.

신성천역 꽃제비, 7-8월에 더 늘어

평안남도 성천군 신성천역 꽃제비들이 7-8월에 부쩍 급증하고 있다. 지난 2월에 아사현상이 생기면서 꽃제비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가 당국의 단속으로 잠잠해지는 듯 보였으나 큰물피해를 겪으면서 다시 늘어났다.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4월까지 신성천역을 배회하는 꽃제비들은 약 25명 정도였지만, 7-8월 들어 40-50여 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그 중 어른이 80%로, 과거와 달리 어른 꽃제비들이 압도적으로 증가했다. 신성천역에서는 성천군 군당위원회와 보안당국에 꽃제비 대책을 계속 요청하고 있으나, 당국에서는 어린 꽃제비들만 붙잡아 구제소에 보내는 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어른 꽃제비들은 단속이 떴다하면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2-3일이 지나면 다시 나타나곤 해서, 단속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꽃제비들은 주로 여행자들이 많은 역을 중심으로 모였다 사라졌다 하면서, 도둑질을 하거나 먹을 것을 구하고 있다. 장사꾼들 짐을 전문적으로 노리거나, 집집마다 동냥을 다니거나, 승객들이 떨어뜨린 음식찌꺼기들을 주워 먹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보안당국에서는 신성천 역이 큰 역이 아닌데도 꽃제비들이 많이 몰리는 것은 동쪽과 서쪽으로 가는 분기점에 위치해 있어 여행자들이 많은 이유 때문으로 보고 있다. 꽃제비들이 늘어나면서 범죄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구제소나 농장 청년 분조에 보내는 식의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태다.

■ 사회

청진 라남구역 토끼기르기에 매달 4천원

함경북도 청진시 라남구역 녀맹위원회에서는 올해 초부터 토끼를 기르는 초급단체를 만들어 운영해오고 있다. 토끼 기르기 초급단체란 매달 엄지토끼 1마리를 키워 동사무소에 바치는 것을 말한다. 한 초급단체마다 30명 내외의 성원이 있는데, 매달 토끼 1마리를 바치면 여타 모든 세외부담이나 사회동원에서 면제를 받는다. 돈 있는 녀맹원들은 토끼만 바치면, 마음대로 장사를 다닐 수 있다는 생각에 높은 호응을 보였다. 4월 15일까지는 현물로 인민군대에 지원물자로 바치던 것이 어쩐 일인지 초급단체별로 매달 4,000원씩 내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구역 녀맹위원회 일군들은 “시기마다 제기되는 인민군대 원호 사업을 하자면 돈이 많이 필요하다”며 현금을 걷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단순히 토끼 지원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인민군에 바쳐야할 물자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녀맹원들은 “갑자기 토끼를 안 걷고, 돈만 내라는 것이 수상하다. 구역당과 구역 녀맹 일군들이 쓰려고 빼돌리는 것 같다”며 의심하고 있다.

회령 영예군인 공장 없앴다가 중앙당 문책에 부활

함경북도 회령시는 영예군인 공장을 없앴다가 중앙당 검열 때 큰 문제로 제기되자 뒤늦게 다시 부활시켰다. 영예군인들로 구성된 일용품 공장을 폐쇄하면서, 일부는 은하피복공장으로 합쳤지만 나머지는 그대로 방치되고 말았다. 영예군인 240명 중에 약 140명이 시내 공장, 기업소 어느 곳에도 배치를 받지 못해 뿔뿔이 흩어지게 됐는데, 영예군인들이 시당과 시인민위원회에 계속 신소를 제기해왔다. 애초 영예군인 공장을 폐쇄한 것은, 시당위원회에서 보기에 일용품공장이 사실상 쓸모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또 영예군인들이 아무래도 장애인이다 보니, 배려해줘야 하는 부담만 크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시됐다. 이런 이유로 일단 폐쇄하긴 했는데, 후속 조치가 미비해 이 문제가 도당에까지 올라가고, 급기야 중앙당 검열에까지 걸려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 시당일군들과 행정일군들이 사업을 잘못해서 영예군인들을 실업자로 방치시킨 셈이 됐기 때문이다. 시당위원회는 8월 3일 전원 회의를 열고, 어느 곳에도 배치 받지 못한 영예군인들과 은하피복공장에 배치했던 영예군인들을 다시 합쳐서 일용품 공장을 새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시인민위원회 로동부는 영예군인 240명을 모두 새 공장에 다시 배치시켰다. 아무리 없앴다가 다시 살린 거지만, 새로 꾸려지는 것인 만큼 공장 일군들 인선도 다시 해야 했다. 영예군인들로만 이뤄진 공장이다 보니, 당비서와 지배인을 비롯한 일군들을 영예군인들 중에 뽑아야 하는데 군인들 중에 대학졸업자가 없어 적당한 사람을 선출하는 게 쉽지 않았다.당의 한 일군은 “처음에 시당에서 일용품공장을 없애기로 한 것은, 영예군인들이 장애자들이어서 사회 발전에 도움이 안 되고, 생산할만한 제품도 만들 수가 없어 사회적으로 필요 없는 존재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시당에서는 영예군인들의 생활 처지를 생각해서 옥수수라도 배급을 주려고 노력해왔다. 신소가 계속되고 중앙에서조차 뭐라고 하니까 하는 수 없이 이번에 새로 기업소를 다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8월 6일, 시당 책임비서와 시 인민위원장이 직접 새로 조직된 영예군인공장에 나와 그동안 섭섭했던 마음을 풀고 열심히 일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한 마디로 더 이상 도당이나 중앙당에 이 문제로 시끄럽지 않게 해달라고 달래는 모양이었다고 한다. 시당에서는 앞으로 공장의 생산성과 상관없이 식량 배급은 계속 정상적으로 주겠다고 약속했다

김책 간부 가족 분조 특혜에 농민들 불만

함경북도 김책시 시당위원회에서도 간부 아내들로 분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간부들부터 가족들을 농장에 내보내서 먹는 문제,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데 솔선수범을 보이라는 방침 때문이다. 간부 아내들을 농장원으로 내보내라는 방침은 2008년에도 내려진 적이 있었지만, 화폐교환 조치 이후 전국적으로 생활형편이 급락하자 올해 1월 8일, 재차 내려졌다. 김책시도 2008년부터 이미 시당위원회 일군들의 가족들로 이뤄진 가족분조를 운영해오다가 올해 1월 8일 방침 이후 간부 가족분조를 더 확대했다. 시당, 인민위원회, 보안원, 검찰소 간부의 아내들 중에 이번에 새로 들어간 사람들이 많았다. 농촌 일이 아무래도 힘들고 어렵다보니 기피해온 사람이 많았던 것이다.

간부들부터 먹는 문제,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 모범을 보이자는 취지는 좋았으나, 그들에게 주어지는 각종 특혜에 농민들로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햇곡식이 나오기 전까지, 특히 5월부터 7월 사이에 먹을 식량이 없어 굶거나 결근하는 농민들이 많았다. 식량이 없어 한창 고생하던 농가와 달리, 간부 가족분조들에서는 6월 25일경 수확한 올감자를 간부세대별로 38kg씩 공급해주었다. 7월에는 탈곡한 보리를 한 세대당 30kg씩 내주었다. 농민들은 한참 뒤에 잘 자라지 못한 올감자 15kg 정도 받은 게 전부였다. 탈곡한 보리는 구경조차 할 수 없었다. 농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간부 가족 분조원들은 자기들이 농사지은 각종 남새(채소)를 얼마간씩 배분받을 수 있었다. 굳이 시장에 나가서 부식물을 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간부 아내들이 “처음에 농촌에 가라고 할 때는 너무 싫었는데, 농촌에 나와 일하니 시장에서 장사를 할 때보다 더 편안하고, 생활상 도움도 많고 일도 힘들지 않아서 정말 좋다”고 얘기할 정도이다.

급기야 농민들 중에 한두 명이 시당이나 도당에 “왜 간부 가족분조들에만 식량과 부식물을 주느냐, 우리에게도 주든지 아니면 똑같이 주지 말든지 하라”고 신소를 제기하기도 했다. 시당위원회에서는 “간부의 아내들이 농사일을 하다 보니 장사를 할 시간이 없어서 남새를 배분해주는 것이니, 농민들이 관계할 일이 아니”라고만 했다. 도리어 신소한 농민들을 사상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로 몰아 사회적으로 거의 매장되다시피 만들었다. 이를 지켜본 농민들은 앞에서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간부들이 너무 불공평하다. 간부들은 자기 아내들을 농촌에 진출 시켰다고 생색만 내고, 결국엔 자기 특세와 권한으로 챙길 것은 모조리 다 챙겨간다”며 자기들끼리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재령군 간부 가족 분조, 식량 걱정 없어

황해남도 재령군에서는 올해 2월에 간부 가족들로 이뤄진 분조를 새로 구성했다. 이유인즉, “간부들의 안해(아내)들이 먼저 사회주의 농업혁명 전선에서 주민들보다 앞장서 일을 많이 해 주민들을 발동시키자”는 취지였다. 간부분조는 형식상 일반 농장 작업반들과 같아 보이지만, 사실 내용은 전혀 다르다. 일단 가두 녀맹원으로 등록된 평범한 주부들이 농사를 짓고, 군당 일군의 아내들은 그저 매주 금요일에 나가 일하는 ‘금요 로동’ 정도로만 참가한다. 실상 간부의 아내들은 농사를 거의 짓지 않아도 된다. 반면에 간부분조가 받는 혜택은 대단히 많다. 군당 일군들의 가족은 남새농사를 지으면 부식물을 시장에서 사먹지 않아도 된다. 다른 가족분조들은 자기들이 농사지은 것도 제대로 챙기지 못해 시장에서 따로 사먹어야 하는 현실과 대조적이다. 무엇보다 가져가는 식량분배량이 매우 다르다. 간부분조는 지난 6월과 7월에 수확한 보리를 일단 20kg씩 분배받았고, 올감자도 벌써 30kg나 챙겼다. 농민들의 눈에 손 하나 까딱 안하고, 고스란히 식량을 털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당연지사다. 원래 취지와 달리 “해도 해도 너무 한다”싶을 정도로 농민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분노를 사고 있다.

황해남도 농촌 지원 여성 결근율, 갈수록 증가

황해남도에서는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데 기본 중시해야 하는 과업이 바로 먹는 문제와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니, “총동원을 비롯해 농촌을 돕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며 올해에도 녀맹원들을 농촌으로 보내는 사업을 벌여왔다. 도당의 지시에 따라, 안악, 배천, 룡연, 옹진, 태탄군 등 관내 군당에서는 녀맹위원회에 지시해 녀맹원을 150명씩 농촌에 보내도록 했다. 그러나 농촌에 선뜻 가겠다는 녀맹원들이 없어 유인책으로 미리 식량을 앞당겨 주겠다고 했다. 녀맹원 한 명당 벼겉곡으로 50kg, 옥수수 160kg 정도를 주었다. 2월부터 11월까지의 식량치고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지만, 화폐교환 조치로 생활이 급락한 먹을 것이 없는 가난한 여성들이 자원하였다. 당장 끓여먹을 식량이 없어 굶고 있던 가난한 여성들은 식량 한 톨이 귀할 때여서 분배해주는 식량을 바라보고 국가에서 정한대로 3년 기한을 약속하고 자원하였다.

그렇게 농촌에 나간 녀맹원들 중에는 군당이나 군인민위원회, 보안서, 검찰소, 보위부 등 일군들의 아내는 한 명도 없고, 순전히 하루라도 먹고 살기 힘든 노동자의 아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화폐 교환만 아니었으면 농촌에 진출하지 않았을 것이다. 작년에는 그런대로 장사를 해서 먹고 살았는데, 장사가 전혀 안 되니 식량 하나 바라보고 지원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다보니 식량이 떨어지자 자연히 결근율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5월이 되자 벌써 식량이 떨어진 집들이 많아 한창 총동원으로 농촌이 바쁠 시기에 농장에 안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결근율이 높아지자, 군녀맹위원장과 군당일군들이 결근하는 여성들을 찾아가 타일러도 보고 윽박질러보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간부들이 “식량 줄 때는 잘 받아먹고, 이제와 안 나오다니 량심이 있는가. 못 나올 것 같으면 먹은 식량을 다 내 놓으라”고 아무리 겁을 줘도, 녀맹원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도리어 간부들에게 “나가봤자 먹을 것이 있나, 뭐가 있나. 당장 입에 넣을 것이 없으니 장사라도 해야 할 것이 아닌가?”라고 항의한다. 8월 들어 햇옥수수가 나오면서 풀죽으로 끼니를 때울 때보다야 사정은 좀 나아졌지만, 올해 황해남도에 수해피해가 심해 변질된 옥수수들이 많다. 게다가 먹는 문제 외에도 살림하는데 이것저것 돈 들어갈 일이 태산이라, 한가하게 농사만 짓고 있을 수가 없다는 여성들이 많다. “아이들 옷도 사줘야 하고, 상학 준비를 해주려면 학습장 같은 학용품도 사줘야 한다. 학교에서 바치라는 건 또 얼마나 많은가. 인민반에서도 거둬가는 게 너무 많다. 세외부담을 아예 주지를 말든가. 수중에 돈 한 푼 없는데, 이런다고 거둬가고 저런다고 거둬가니 살 수가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들이다. 각 군당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으나 뾰족한 수가 없어 그저 “강성대국 건설에 이바지하라”며 다시 출근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신성천역 꽃제비, 7-8월에 더 늘어

평안남도 성천군 신성천역 꽃제비들이 7-8월에 부쩍 급증하고 있다. 지난 2월에 아사현상이 생기면서 꽃제비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가 당국의 단속으로 잠잠해지는 듯 보였으나 큰물피해를 겪으면서 다시 늘어났다.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4월까지 신성천역을 배회하는 꽃제비들은 약 25명 정도였지만, 7-8월 들어 40-50여 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그 중 어른이 80%로, 과거와 달리 어른 꽃제비들이 압도적으로 증가했다. 신성천역에서는 성천군 군당위원회와 보안당국에 꽃제비 대책을 계속 요청하고 있으나, 당국에서는 어린 꽃제비들만 붙잡아 구제소에 보내는 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어른 꽃제비들은 단속이 떴다하면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2-3일이 지나면 다시 나타나곤 해서, 단속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꽃제비들은 주로 여행자들이 많은 역을 중심으로 모였다 사라졌다 하면서, 도둑질을 하거나 먹을 것을 구하고 있다. 장사꾼들 짐을 전문적으로 노리거나, 집집마다 동냥을 다니거나, 승객들이 떨어뜨린 음식찌꺼기들을 주워 먹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보안당국에서는 신성천 역이 큰 역이 아닌데도 꽃제비들이 많이 몰리는 것은 동쪽과 서쪽으로 가는 분기점에 위치해 있어 여행자들이 많은 이유 때문으로 보고 있다. 꽃제비들이 늘어나면서 범죄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구제소나 농장 청년 분조에 보내는 식의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태다.

■ 경제활동

회령 영예군인 공장 없앴다가 중앙당 문책에 부활

함경북도 회령시는 영예군인 공장을 없앴다가 중앙당 검열 때 큰 문제로 제기되자 뒤늦게 다시 부활시켰다. 영예군인들로 구성된 일용품 공장을 폐쇄하면서, 일부는 은하피복공장으로 합쳤지만 나머지는 그대로 방치되고 말았다. 영예군인 240명 중에 약 140명이 시내 공장, 기업소 어느 곳에도 배치를 받지 못해 뿔뿔이 흩어지게 됐는데, 영예군인들이 시당과 시인민위원회에 계속 신소를 제기해왔다. 애초 영예군인 공장을 폐쇄한 것은, 시당위원회에서 보기에 일용품공장이 사실상 쓸모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또 영예군인들이 아무래도 장애인이다 보니, 배려해줘야 하는 부담만 크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시됐다. 이런 이유로 일단 폐쇄하긴 했는데, 후속 조치가 미비해 이 문제가 도당에까지 올라가고, 급기야 중앙당 검열에까지 걸려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 시당일군들과 행정일군들이 사업을 잘못해서 영예군인들을 실업자로 방치시킨 셈이 됐기 때문이다. 시당위원회는 8월 3일 전원 회의를 열고, 어느 곳에도 배치 받지 못한 영예군인들과 은하피복공장에 배치했던 영예군인들을 다시 합쳐서 일용품 공장을 새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시인민위원회 로동부는 영예군인 240명을 모두 새 공장에 다시 배치시켰다. 아무리 없앴다가 다시 살린 거지만, 새로 꾸려지는 것인 만큼 공장 일군들 인선도 다시 해야 했다. 영예군인들로만 이뤄진 공장이다 보니, 당비서와 지배인을 비롯한 일군들을 영예군인들 중에 뽑아야 하는데 군인들 중에 대학졸업자가 없어 적당한 사람을 선출하는 게 쉽지 않았다. 당의 한 일군은 “처음에 시당에서 일용품공장을 없애기로 한 것은, 영예군인들이 장애자들이어서 사회 발전에 도움이 안 되고, 생산할만한 제품도 만들 수가 없어 사회적으로 필요 없는 존재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시당에서는 영예군인들의 생활 처지를 생각해서 옥수수라도 배급을 주려고 노력해왔다. 신소가 계속되고 중앙에서조차 뭐라고 하니까 하는 수 없이 이번에 새로 기업소를 다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8월 6일, 시당 책임비서와 시 인민위원장이 직접 새로 조직된 영예군인공장에 나와 그동안 섭섭했던 마음을 풀고 열심히 일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한 마디로 더 이상 도당이나 중앙당에 이 문제로 시끄럽지 않게 해달라고 달래는 모양이었다고 한다. 시당에서는 앞으로 공장의 생산성과 상관없이 식량 배급은 계속 정상적으로 주겠다고 약속했다

황해남도 농촌 지원 여성 결근율, 갈수록 증가

황해남도에서는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데 기본 중시해야 하는 과업이 바로 먹는 문제와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니, “총동원을 비롯해 농촌을 돕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며 올해에도 녀맹원들을 농촌으로 보내는 사업을 벌여왔다. 도당의 지시에 따라, 안악, 배천, 룡연, 옹진, 태탄군 등 관내 군당에서는 녀맹위원회에 지시해 녀맹원을 150명씩 농촌에 보내도록 했다. 그러나 농촌에 선뜻 가겠다는 녀맹원들이 없어 유인책으로 미리 식량을 앞당겨 주겠다고 했다. 녀맹원 한 명당 벼겉곡으로 50kg, 옥수수 160kg 정도를 주었다. 2월부터 11월까지의 식량치고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지만, 화폐교환 조치로 생활이 급락한 먹을 것이 없는 가난한 여성들이 자원하였다. 당장 끓여먹을 식량이 없어 굶고 있던 가난한 여성들은 식량 한 톨이 귀할 때여서 분배해주는 식량을 바라보고 국가에서 정한대로 3년 기한을 약속하고 자원하였다.

그렇게 농촌에 나간 녀맹원들 중에는 군당이나 군인민위원회, 보안서, 검찰소, 보위부 등 일군들의 아내는 한 명도 없고, 순전히 하루라도 먹고 살기 힘든 노동자의 아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화폐 교환만 아니었으면 농촌에 진출하지 않았을 것이다. 작년에는 그런대로 장사를 해서 먹고 살았는데, 장사가 전혀 안 되니 식량 하나 바라보고 지원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다보니 식량이 떨어지자 자연히 결근율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5월이 되자 벌써 식량이 떨어진 집들이 많아 한창 총동원으로 농촌이 바쁠 시기에 농장에 안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결근율이 높아지자, 군녀맹위원장과 군당일군들이 결근하는 여성들을 찾아가 타일러도 보고 윽박질러보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간부들이 “식량 줄 때는 잘 받아먹고, 이제와 안 나오다니 량심이 있는가. 못 나올 것 같으면 먹은 식량을 다 내 놓으라”고 아무리 겁을 줘도, 녀맹원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도리어 간부들에게 “나가봤자 먹을 것이 있나, 뭐가 있나. 당장 입에 넣을 것이 없으니 장사라도 해야 할 것이 아닌가?”라고 항의한다. 8월 들어 햇옥수수가 나오면서 풀죽으로 끼니를 때울 때보다야 사정은 좀 나아졌지만, 올해 황해남도에 수해피해가 심해 변질된 옥수수들이 많다. 게다가 먹는 문제 외에도 살림하는데 이것저것 돈 들어갈 일이 태산이라, 한가하게 농사만 짓고 있을 수가 없다는 여성들이 많다. “아이들 옷도 사줘야 하고, 상학 준비를 해주려면 학습장 같은 학용품도 사줘야 한다. 학교에서 바치라는 건 또 얼마나 많은가. 인민반에서도 거둬가는 게 너무 많다. 세외부담을 아예 주지를 말든가. 수중에 돈 한 푼 없는데, 이런다고 거둬가고 저런다고 거둬가니 살 수가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들이다. 각 군당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으나 뾰족한 수가 없어 그저 “강성대국 건설에 이바지하라”며 다시 출근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 여성/어린이/교육

황해남도 농촌 지원 여성 결근율, 갈수록 증가

황해남도에서는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데 기본 중시해야 하는 과업이 바로 먹는 문제와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니, “총동원을 비롯해 농촌을 돕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며 올해에도 녀맹원들을 농촌으로 보내는 사업을 벌여왔다. 도당의 지시에 따라, 안악, 배천, 룡연, 옹진, 태탄군 등 관내 군당에서는 녀맹위원회에 지시해 녀맹원을 150명씩 농촌에 보내도록 했다. 그러나 농촌에 선뜻 가겠다는 녀맹원들이 없어 유인책으로 미리 식량을 앞당겨 주겠다고 했다. 녀맹원 한 명당 벼겉곡으로 50kg, 옥수수 160kg 정도를 주었다. 2월부터 11월까지의 식량치고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지만, 화폐교환 조치로 생활이 급락한 먹을 것이 없는 가난한 여성들이 자원하였다. 당장 끓여먹을 식량이 없어 굶고 있던 가난한 여성들은 식량 한 톨이 귀할 때여서 분배해주는 식량을 바라보고 국가에서 정한대로 3년 기한을 약속하고 자원하였다.

그렇게 농촌에 나간 녀맹원들 중에는 군당이나 군인민위원회, 보안서, 검찰소, 보위부 등 일군들의 아내는 한 명도 없고, 순전히 하루라도 먹고 살기 힘든 노동자의 아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화폐 교환만 아니었으면 농촌에 진출하지 않았을 것이다. 작년에는 그런대로 장사를 해서 먹고 살았는데, 장사가 전혀 안 되니 식량 하나 바라보고 지원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다보니 식량이 떨어지자 자연히 결근율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5월이 되자 벌써 식량이 떨어진 집들이 많아 한창 총동원으로 농촌이 바쁠 시기에 농장에 안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결근율이 높아지자, 군녀맹위원장과 군당일군들이 결근하는 여성들을 찾아가 타일러도 보고 윽박질러보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간부들이 “식량 줄 때는 잘 받아먹고, 이제와 안 나오다니 량심이 있는가. 못 나올 것 같으면 먹은 식량을 다 내 놓으라”고 아무리 겁을 줘도, 녀맹원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도리어 간부들에게 “나가봤자 먹을 것이 있나, 뭐가 있나. 당장 입에 넣을 것이 없으니 장사라도 해야 할 것이 아닌가?”라고 항의한다. 8월 들어 햇옥수수가 나오면서 풀죽으로 끼니를 때울 때보다야 사정은 좀 나아졌지만, 올해 황해남도에 수해피해가 심해 변질된 옥수수들이 많다. 게다가 먹는 문제 외에도 살림하는데 이것저것 돈 들어갈 일이 태산이라, 한가하게 농사만 짓고 있을 수가 없다는 여성들이 많다. “아이들 옷도 사줘야 하고, 상학 준비를 해주려면 학습장 같은 학용품도 사줘야 한다. 학교에서 바치라는 건 또 얼마나 많은가. 인민반에서도 거둬가는 게 너무 많다. 세외부담을 아예 주지를 말든가. 수중에 돈 한 푼 없는데, 이런다고 거둬가고 저런다고 거둬가니 살 수가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들이다. 각 군당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으나 뾰족한 수가 없어 그저 “강성대국 건설에 이바지하라”며 다시 출근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 사건사고

신성천역, 꽃제비 살인사건 발생

지난 8월 중순, 신성천역에서 대기하던 한 여성이 역내 화장실에서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희생된 여성은 황해남도 태탄군 상업관리소 판매원 김모씨로 밝혀졌다. 김씨는 강원도 원산에 일을 보러 가던 중 어른 꽃제비 2명과 어린 꽃제비 2명에게 붙들려 참변을 당했다. 범행을 저지른 꽃제비들은 인근 마을에서 희생자가 입고 있던 옷과 소지품을 판매하다가 사건 발생 21시간 만에 붙잡혔다. 조사에 따르면, 처음에는 단순히 김씨가 휴대하고 있던 손목시계와 현금, 손가방 등 귀중품만 털려고 했지만 반항이 심해 일단 정신을 잃게 하려고 때렸는데, 깨어나려고 하자 급한 마음에 살인까지 저지르게 됐다고 한다.

살인을 저지른 꽃제비들은 보안서에 이송된 지 얼마 안 돼 혹심한 매를 맞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안원에 따르면, 꽃제비들이라는 신분상 심문을 자세히 할 필요가 없었고, 총살형에 해당하는 중범죄지만 공개처형을 해봤자 주민들이 “국가에서 먹여살려주지 못해 꽃제비들이 생겨난 것이고, 결국 이런 일까지 생긴 것이 아니냐”고 말할 게 뻔해, 비판 여론을 의식해 보안서 내부에서 처리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 신성천역 살인사건을 들은 주민들 중에는 살인을 저지른 꽃제비들을 동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모든 책임을 꽃제비들한테만 돌릴 수가 있겠느냐. 나라에서 얼마나 정치를 잘 못했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느냐. 화폐 교환을 괜히 해서 인민 생활이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진 거 아니냐. 먹고 살기 힘드니까 가정이 파탄되고, 꽃제비가 생겨난 것이다. 백성들이 통옥수수라도 마음대로 먹을 수 있었으면 가정이 파탄날 일도 없고, 꽃제비들이 생겨날 이유도 없었다. 그러면 이런 범죄가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람을 죽인 것은 분명히 나쁜 일이지만, 먹을 것이 없어 빌어먹으면서 고생하던 꽃제비들이 보안서에 갇혀 고무몽둥이에 맞아 죽은 것도 불쌍한 일”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편 신성천역 살인사건 이후, 평안남도 도당에서는 성천군 보안당국에 꽃제비 무리들을 전부 단속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군보안서에서는 어린 꽃제비들은 초등학원에 보내고, 어른들은 농촌에 보내기로 했다. 보안서에서 직접 나서서 처리한다고 하지만, 상급단위에 보여주기식 단속에 그쳐, 꽃제비 발생율을 낮추고 범죄를 예방하는 대책은 여전히 미흡한 상태이다. 성천군 보안원들은 지난 6월, 평안남도 도당 차원에서 꽃제비 단속을 벌였어도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군이라고 별 수 있겠느냐며 하는 시늉만 하는 상태라고 했다.

■ 식량소식

재령군 간부 가족 분조, 식량 걱정 없어

황해남도 재령군에서는 올해 2월에 간부 가족들로 이뤄진 분조를 새로 구성했다. 이유인즉, “간부들의 안해(아내)들이 먼저 사회주의 농업혁명 전선에서 주민들보다 앞장서 일을 많이 해 주민들을 발동시키자”는 취지였다. 간부분조는 형식상 일반 농장 작업반들과 같아 보이지만, 사실 내용은 전혀 다르다. 일단 가두 녀맹원으로 등록된 평범한 주부들이 농사를 짓고, 군당 일군의 아내들은 그저 매주 금요일에 나가 일하는 ‘금요 로동’ 정도로만 참가한다. 실상 간부의 아내들은 농사를 거의 짓지 않아도 된다. 반면에 간부분조가 받는 혜택은 대단히 많다. 군당 일군들의 가족은 남새농사를 지으면 부식물을 시장에서 사먹지 않아도 된다. 다른 가족분조들은 자기들이 농사지은 것도 제대로 챙기지 못해 시장에서 따로 사먹어야 하는 현실과 대조적이다. 무엇보다 가져가는 식량분배량이 매우 다르다. 간부분조는 지난 6월과 7월에 수확한 보리를 일단 20kg씩 분배받았고, 올감자도 벌써 30kg나 챙겼다. 농민들의 눈에 손 하나 까딱 안하고, 고스란히 식량을 털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당연지사다. 원래 취지와 달리 “해도 해도 너무 한다”싶을 정도로 농민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분노를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