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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426호

■ 시선집중

해외대표부, 새 일군들에 반감

해외대표부 일군들의 불편한 심경은 자연히 새로 교체된 일군들에게 향하고 있다. 식당의 부지배인이면 보통 보위부 계통 일군들이 나오는데, “요즘 나오는 부지배인들이 하는 짓을 보면 통 눈에 담지 못할 지경이다. 어찌나 건방지고 거들먹거리는지. 배운 건 없으면서 새 정권의 세력구도에 들어간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꼴이 역력하다. 그 사람들 눈에는 자기들 말고 보이는 게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다”고 노골적으로 험담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한 일군은 “자기 혼자 조선 혁명을 다 하는 것처럼 시도 때도 없이 지껄이는데, 도저히 못 들어줄 지경이다. 앞으로 저런 사람들이 출세하면 조국을 완전히 말아먹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얼마 전 평양에 잠깐 들어온 일군도 “(동료들이) 새로 교체된 일군들의 이름을 찍어가며 욕을 한다. 법의 칼날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니 비위를 맞추고는 있지만 속에서 열불이 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오래된 사람들을 범죄자 취급하고, 뭔가 하나라도 더 캐내려고 하는 모습이 얼마나 기분 나쁜지 모른다. 올해 춘궁기 때 우리 집에서도 식량이 떨어졌으니 쌀을 보내달라는 연락을 받아 보내준 적이 있는데, 이번에 들어오니 생각보다 상황이 더 나빠서 충격 받았다”고 했다. 자신은 식량 과제를 달성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며 압박감을 받기는 했지만 먹는 걱정은 없었는데, 자기 식구들은 잘 먹지 못해 얼굴에 윤기가 하나도 없고 몸이 말라서 너무 미안했다는 것이다. 그는 평양 시장에서 쌀값이 kg에 2,900원까지 올라간 것을 보고 놀랐다며, “돈을 보내줘도 쌀을 살 수가 없으니 꼭 쌀을 사서 보내달라고 했던 식구들의 얘기가 이제야 실감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다 범죄자로 보면서 충성심을 요구하는 게 말이 되는가. 우리의 노고를 알아달라는 게 아니다. 새 일군들이 아무 경험도 지식도 없으면서, 전임자나 오래 일한 사람들을 무조건 아래로 깔고 보지 말라는 것이다. 자기들은 앞으로 얼마나 잘 해나갈지 모르겠으나 국가 과제를 달성하면서 자기 상급 간부들 낯도 살려주고, 자기 식구들 먹고 사는 문제까지 책임지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곧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해외대표부, 국가상납금 인상 날벼락

중앙당은 내각회의 결과 “광석과 탄으로 충당하던 자금은 앞으로 해외대표부들에게 국가 상납 수당수를 높여 충당하기로 한다”고 결정했다. 국가상납금을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올리겠다는 내용이다.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해외대표부 일군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검열 폭풍의 혼돈이 채 가시기도 전에 상납금 인상으로 연타를 당했다는 분위기다. 식량 50만 톤 과제도 애초 9월 말에서 10월 말로 1개월 연기되었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인데, 3만 달러는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다. 한 일군은 “2만 달러를 내라고 할 때도 임무 완성을 못했는데, 1만 달러를 더 올리니 헛웃음만 나온다. 한쪽에선 제 주머니를 얼마를 채웠냐며 시시때때로 검열하면서, 다른 한쪽으로는 과제 액수를 자꾸 올리니 과제를 어떻게 완성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현재 국내외 모든 부서들이 검열로 마비되다시피 했는데, 돈은 어떻게 벌어야 하나? 당 창건일이라고 충성자금으로 4천 5백 위안 냈을 때도 겨우 낸 건데, 갈수록 액수가 커지니 험산이다”고 한탄했다.

김정은 군사부위원장 공식 등장 1주년을 맞아 크게 달라진 점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예전에는 해외진출 회사나 대표들이 소속을 막론하고 모두 정치 임무 달성을 제일로 치는 분위기였다. 연말에 국가상납금을 다 못 해도, 정치 실적이 좋으면 인정도 받고 표창도 받았다. 이제는 조국에서도 돈 밖에 모른다. 연말 상납금 달성을 더 강조하는데 금액을 잔뜩 올려놓고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면, 다른 정치 임무를 아무리 잘 해도 인정해주지 않는 다”며, 정치 실적보다 경제 실적을 더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로 바뀐 것을 지적했다. 그렇다 해도 이번 상납금 인상은 인상폭도 그렇거니와 검열 광풍으로 무역거래가 거의 중단된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라, 과연 당이 현실 인식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심지어 “이번에는 몇 사람 경질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말을 하는 일군들도 있다.

“채굴권 제한해도 쉽지 않을 것”

외국인들의 탄광이나 광산경영권 제한 방침은 “국내 화력발전소를 돌리지도 못하면서 전략물자인 무연탄을 중국에 넘겨왔지만, 여전히 경제난과 식량난이 안 풀리는 현실”도 한 몫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량으로 싸게 넘기는 것이 당장 급한 불을 끌 수는 있어도 근본 해결책이 아니라는 인식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국내 광산 투자를 선별적으로 하자는 주장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북제제가 계속되고 교역국이 갈수록 감소하는 등 국제정세가 바뀔 기미가 안 보이고, 남북관계도 풀리지 않고 있다. 어쨌든 국내외 여건이 크게 변화할만한 상황이 아닌데도 이런 결단을 내렸을 때, 부족한 국고를 어떻게 채울 것인지가 핵심 관건이다. 그래서 일부 간부들은 말만 그렇게 하고 선별적으로 투자를 받는 일이 흐지부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군부와 당, 내각 등이 각 단위경제별로 자력갱생하는데 그나마 접근이 쉬운 방법을 포기할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최고지도부의 방침과 하부 단위들의 이해가 딱 맞아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탄은 팔되, 탄광경영권 제한하겠다”

김정은 공식 등장 1주년을 맞아 열린 경제정책회의에서 대중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조․중 협력강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라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국내 광물자원을 무서운 속도로 잠식하는 중국의 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對)중 교역 의존도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체교역의 80%를 훨씬 넘어섰고, 석탄, 철광석, 아연 등 광물 자원의 수출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일부 내각 일군들은 경제학자들의 말을 빌려 “국내 자원이 모두 원석으로 중국에 헐값으로 팔려나가고 있어 앞으로 몇 십 년이 지나지 않아 모든 자원이 고갈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전하며, 중국의 광물자원 싹쓸이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했다.

중앙당의 한 간부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경제난과 식량난을 타개하기 위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자원을 팔아왔지만, 앞으로 더 팔 것이 없어질 때까지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대로 가다가는 온 나라가 중국 사람들에게 거덜이 날 수도 있다. 우리 자손들이 무엇으로 먹고 살 수 있겠는가. 앞으로는 우리가 생산해서 더 값있게 팔아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했다. 앞으로 중국인의 광산 투자를 선별적으로 받겠다는 뜻이다. 평양의 다른 고위간부 역시 비슷한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제 실력으로는 탄광이나 광산을 자체 개발하기가 힘들어서 부득이하게 외국에 경영권을 팔아야 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자원이 헐값으로 중국에 나갔는지 모른다. 이대로 가다가는 조선 자원들이 중국 때문에 고갈 될 것이라는 우려가 심각하게 제기됐다. 그동안 그렇게 많은 광석과 석탄을 팔았어도 국내 경제 어려움이 해결된 것이 없지 않느냐는 주장도 있었다. 국내 각 기관들에서 발전소들을 가동하지 못하면서까지 식량 자금을 마련하려고 중국에 모두 팔았는데, 식량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다. 그래서 다들 돈을 받고 광물을 팔기는 하되, 직접 채굴해가지는 못하게 하자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우리가 경제기술을 하루빨리 높여서 직접 가공하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앞으로 국내 경제기술발전에 투자하자고 했다”고 회의의 결과를 전했다.

김정은 공식 등장 1주년, 경제회의에 집중

지난 10월 10일 당 창건일은 김정은 군사부위원장이 세상에 공식적으로 등장한 지 1주년이 되는 기념일이라며 의미가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군사부위원장은 지난해 9월 28일 개최되었던 제3차 당대표자회에서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됐는데, 10월 10일 당 창건 65주년 기념 열병식때는 주석단에 등장해 사열했다. 올해는 특별한 외부 행사가 없었지만, 내부적으로 새로운 지도 체제에 맞는 경제정책 회의가 집중적으로 열렸다. 중앙당의 한 간부는 “지난 1년 평가와 향후 전략 등이 토론됐다. 대외적으로 중국, 러시아와 정치, 군사,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무엇보다 중국과의 동맹관계를 높이 평가했다. 수령님 시기에도 조․중관계가 이정도로 밀접하지는 않았다고 말할 정도로 중국에 대한 당의 평가와 견해가 달라졌다. 각종 상업분야는 물론이고, 무역성, 공업성, 체육성, 보건성 등 내각의 각 부문들에서도 중국과 러시아 등지에 대표단을 많이 파견해 대방을 물색하는 등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며 북․중․러 삼각동맹 강화 기조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해주었다. 미국 정부와의 관계가 잘 풀리지 않자, 체제안정과 경제회복을 위해 대중, 대러 외교에 집중하는 것 외에는 달리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고 했다.

“우리 공화국으로서는 온 나라가 식량난과 경제난에 허덕이고, 국제 금융 제재로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에 진출하는 것만이 살 길이었다. 그러나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6자회담에 참가해서 국제공조를 이뤄 국제사회와의 경제협력을 모색하는 것이 우리나라 경제를 추켜세우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최고지도부에 건의할 수 있는 사람이 극히 한정되어 있어 공론화하지 못할 뿐이지, 대외정세를 잘 아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북․중․러 삼각동맹이 유일한 방법이라면서도 전적으로 기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평양 중심의 해외무역활동을 탈피해 지방의 모든 시, 군들도 해외 진출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해주어 현 시기 어려운 경제난을 타개해 가야 한다”며 지도부와 다른 의견들이 있다고 했다.

북한 광물 자원, 남한에도 귀한 자산이다

김정은 군사부위원장이 세상에 얼굴을 드러낸 지 1주년을 맞은 간부 회의에서 새 지도부에 맞는 새 경제정책들이 많이 나왔다고 한다. 북․중․러 삼각 동맹 강화 기조는 그대로지만 세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광물자원에 대한 외국인 투자 규정을 강화하고, 자체 기술로 광물자원을 생산하자는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의 무차별 싹쓸이로 국내 자원이 너무 빠르게 고갈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가장 큰 것 같다. 그러나 외국인 채굴권이나 경영권을 제한한다고 해서 곧바로 수출이 줄 것 같지는 않다. 당, 군부, 내각 등 각 단위들이 가장 쉬운 돈벌이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앙당 간부들도 현실적으로는 규제가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 북한의 광물자원은 남한에도 귀한 자산인데, 외국으로 헐값에 매각되고 있으니 중단된 남북경협사업이 참으로 아쉽다. 광물 생산에는 제반시설 확충 등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남북한 공히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협력 사업이다. 하루라도 빨리 경제협력의 물꼬를 트고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 경제활동

해외대표부, 새 일군들에 반감

해외대표부 일군들의 불편한 심경은 자연히 새로 교체된 일군들에게 향하고 있다. 식당의 부지배인이면 보통 보위부 계통 일군들이 나오는데, “요즘 나오는 부지배인들이 하는 짓을 보면 통 눈에 담지 못할 지경이다. 어찌나 건방지고 거들먹거리는지. 배운 건 없으면서 새 정권의 세력구도에 들어간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꼴이 역력하다. 그 사람들 눈에는 자기들 말고 보이는 게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다”고 노골적으로 험담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한 일군은 “자기 혼자 조선 혁명을 다 하는 것처럼 시도 때도 없이 지껄이는데, 도저히 못 들어줄 지경이다. 앞으로 저런 사람들이 출세하면 조국을 완전히 말아먹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얼마 전 평양에 잠깐 들어온 일군도 “(동료들이) 새로 교체된 일군들의 이름을 찍어가며 욕을 한다. 법의 칼날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니 비위를 맞추고는 있지만 속에서 열불이 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오래된 사람들을 범죄자 취급하고, 뭔가 하나라도 더 캐내려고 하는 모습이 얼마나 기분 나쁜지 모른다. 올해 춘궁기 때 우리 집에서도 식량이 떨어졌으니 쌀을 보내달라는 연락을 받아 보내준 적이 있는데, 이번에 들어오니 생각보다 상황이 더 나빠서 충격 받았다”고 했다. 자신은 식량 과제를 달성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며 압박감을 받기는 했지만 먹는 걱정은 없었는데, 자기 식구들은 잘 먹지 못해 얼굴에 윤기가 하나도 없고 몸이 말라서 너무 미안했다는 것이다. 그는 평양 시장에서 쌀값이 kg에 2,900원까지 올라간 것을 보고 놀랐다며, “돈을 보내줘도 쌀을 살 수가 없으니 꼭 쌀을 사서 보내달라고 했던 식구들의 얘기가 이제야 실감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다 범죄자로 보면서 충성심을 요구하는 게 말이 되는가. 우리의 노고를 알아달라는 게 아니다. 새 일군들이 아무 경험도 지식도 없으면서, 전임자나 오래 일한 사람들을 무조건 아래로 깔고 보지 말라는 것이다. 자기들은 앞으로 얼마나 잘 해나갈지 모르겠으나 국가 과제를 달성하면서 자기 상급 간부들 낯도 살려주고, 자기 식구들 먹고 사는 문제까지 책임지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곧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해외대표부, 국가상납금 인상 날벼락

중앙당은 내각회의 결과 “광석과 탄으로 충당하던 자금은 앞으로 해외대표부들에게 국가 상납 수당수를 높여 충당하기로 한다”고 결정했다. 국가상납금을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올리겠다는 내용이다.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해외대표부 일군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검열 폭풍의 혼돈이 채 가시기도 전에 상납금 인상으로 연타를 당했다는 분위기다. 식량 50만 톤 과제도 애초 9월 말에서 10월 말로 1개월 연기되었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인데, 3만 달러는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다. 한 일군은 “2만 달러를 내라고 할 때도 임무 완성을 못했는데, 1만 달러를 더 올리니 헛웃음만 나온다. 한쪽에선 제 주머니를 얼마를 채웠냐며 시시때때로 검열하면서, 다른 한쪽으로는 과제 액수를 자꾸 올리니 과제를 어떻게 완성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현재 국내외 모든 부서들이 검열로 마비되다시피 했는데, 돈은 어떻게 벌어야 하나? 당 창건일이라고 충성자금으로 4천 5백 위안 냈을 때도 겨우 낸 건데, 갈수록 액수가 커지니 험산이다”고 한탄했다.

김정은 군사부위원장 공식 등장 1주년을 맞아 크게 달라진 점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예전에는 해외진출 회사나 대표들이 소속을 막론하고 모두 정치 임무 달성을 제일로 치는 분위기였다. 연말에 국가상납금을 다 못 해도, 정치 실적이 좋으면 인정도 받고 표창도 받았다. 이제는 조국에서도 돈 밖에 모른다. 연말 상납금 달성을 더 강조하는데 금액을 잔뜩 올려놓고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면, 다른 정치 임무를 아무리 잘 해도 인정해주지 않는 다”며, 정치 실적보다 경제 실적을 더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로 바뀐 것을 지적했다. 그렇다 해도 이번 상납금 인상은 인상폭도 그렇거니와 검열 광풍으로 무역거래가 거의 중단된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라, 과연 당이 현실 인식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심지어 “이번에는 몇 사람 경질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말을 하는 일군들도 있다.

“채굴권 제한해도 쉽지 않을 것”

외국인들의 탄광이나 광산경영권 제한 방침은 “국내 화력발전소를 돌리지도 못하면서 전략물자인 무연탄을 중국에 넘겨왔지만, 여전히 경제난과 식량난이 안 풀리는 현실”도 한 몫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량으로 싸게 넘기는 것이 당장 급한 불을 끌 수는 있어도 근본 해결책이 아니라는 인식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국내 광산 투자를 선별적으로 하자는 주장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북제제가 계속되고 교역국이 갈수록 감소하는 등 국제정세가 바뀔 기미가 안 보이고, 남북관계도 풀리지 않고 있다. 어쨌든 국내외 여건이 크게 변화할만한 상황이 아닌데도 이런 결단을 내렸을 때, 부족한 국고를 어떻게 채울 것인지가 핵심 관건이다. 그래서 일부 간부들은 말만 그렇게 하고 선별적으로 투자를 받는 일이 흐지부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군부와 당, 내각 등이 각 단위경제별로 자력갱생하는데 그나마 접근이 쉬운 방법을 포기할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최고지도부의 방침과 하부 단위들의 이해가 딱 맞아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탄은 팔되, 탄광경영권 제한하겠다”

김정은 공식 등장 1주년을 맞아 열린 경제정책회의에서 대중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조․중 협력강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라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국내 광물자원을 무서운 속도로 잠식하는 중국의 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對)중 교역 의존도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체교역의 80%를 훨씬 넘어섰고, 석탄, 철광석, 아연 등 광물 자원의 수출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일부 내각 일군들은 경제학자들의 말을 빌려 “국내 자원이 모두 원석으로 중국에 헐값으로 팔려나가고 있어 앞으로 몇 십 년이 지나지 않아 모든 자원이 고갈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전하며, 중국의 광물자원 싹쓸이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했다.

중앙당의 한 간부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경제난과 식량난을 타개하기 위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자원을 팔아왔지만, 앞으로 더 팔 것이 없어질 때까지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대로 가다가는 온 나라가 중국 사람들에게 거덜이 날 수도 있다. 우리 자손들이 무엇으로 먹고 살 수 있겠는가. 앞으로는 우리가 생산해서 더 값있게 팔아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했다. 앞으로 중국인의 광산 투자를 선별적으로 받겠다는 뜻이다. 평양의 다른 고위간부 역시 비슷한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제 실력으로는 탄광이나 광산을 자체 개발하기가 힘들어서 부득이하게 외국에 경영권을 팔아야 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자원이 헐값으로 중국에 나갔는지 모른다. 이대로 가다가는 조선 자원들이 중국 때문에 고갈 될 것이라는 우려가 심각하게 제기됐다. 그동안 그렇게 많은 광석과 석탄을 팔았어도 국내 경제 어려움이 해결된 것이 없지 않느냐는 주장도 있었다. 국내 각 기관들에서 발전소들을 가동하지 못하면서까지 식량 자금을 마련하려고 중국에 모두 팔았는데, 식량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다. 그래서 다들 돈을 받고 광물을 팔기는 하되, 직접 채굴해가지는 못하게 하자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우리가 경제기술을 하루빨리 높여서 직접 가공하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앞으로 국내 경제기술발전에 투자하자고 했다”고 회의의 결과를 전했다.

김정은 공식 등장 1주년, 경제회의에 집중

지난 10월 10일 당 창건일은 김정은 군사부위원장이 세상에 공식적으로 등장한 지 1주년이 되는 기념일이라며 의미가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군사부위원장은 지난해 9월 28일 개최되었던 제3차 당대표자회에서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됐는데, 10월 10일 당 창건 65주년 기념 열병식때는 주석단에 등장해 사열했다. 올해는 특별한 외부 행사가 없었지만, 내부적으로 새로운 지도 체제에 맞는 경제정책 회의가 집중적으로 열렸다. 중앙당의 한 간부는 “지난 1년 평가와 향후 전략 등이 토론됐다. 대외적으로 중국, 러시아와 정치, 군사,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무엇보다 중국과의 동맹관계를 높이 평가했다. 수령님 시기에도 조․중관계가 이정도로 밀접하지는 않았다고 말할 정도로 중국에 대한 당의 평가와 견해가 달라졌다. 각종 상업분야는 물론이고, 무역성, 공업성, 체육성, 보건성 등 내각의 각 부문들에서도 중국과 러시아 등지에 대표단을 많이 파견해 대방을 물색하는 등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며 북․중․러 삼각동맹 강화 기조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해주었다. 미국 정부와의 관계가 잘 풀리지 않자, 체제안정과 경제회복을 위해 대중, 대러 외교에 집중하는 것 외에는 달리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고 했다.

“우리 공화국으로서는 온 나라가 식량난과 경제난에 허덕이고, 국제 금융 제재로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에 진출하는 것만이 살 길이었다. 그러나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6자회담에 참가해서 국제공조를 이뤄 국제사회와의 경제협력을 모색하는 것이 우리나라 경제를 추켜세우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최고지도부에 건의할 수 있는 사람이 극히 한정되어 있어 공론화하지 못할 뿐이지, 대외정세를 잘 아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북․중․러 삼각동맹이 유일한 방법이라면서도 전적으로 기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평양 중심의 해외무역활동을 탈피해 지방의 모든 시, 군들도 해외 진출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해주어 현 시기 어려운 경제난을 타개해 가야 한다”며 지도부와 다른 의견들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