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활동

북한 수해 사상 최고의 인명피해 54,700여 명 – 2006년 9월호

북한 수해 사상 최고의 인명피해 54,700여 명

지난 7월 14-16일간에 걸쳐 퍼부은 집중호우로 남북한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남한은 강원도, 경기도, 충청남북도의 피해가 심했고, 북한은 강원도, 황해남북도, 평안남도, 함경남도 지역에 걸쳐 피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이번 수해로 북한은 역사상 최대 피해로 기록된 1967년의 1만 7천여 명 사상자보다 무려 3배가 넘는 5만 5천여 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수해가 발생한 지 보름이 지난 7월 말경에서야 피해 실태의 대략적인 윤곽이 파악되었는데, 피해 상황은 예상을 뛰어넘는 북한 수해 사상 최악이었다.

인명 피해는 사망자와 실종자를 합쳐 도합 5만 4천 7백여 명에 이르며, 이재민은 250여만 명, 농경지 유실 및 침수는 최대 곡창지 중 하나인 황해도를 포함해 수십 만 정보에 이른다. 이번 수해로 끊어진 다리는 철교까지 포함하여 231개 정도가 되며, 임시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피해 정도가 심한 상태이다. 특히 수십 만 정보의 논밭이 유실되거나 침수되어 “올해 농사는 거둘 것이 없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대동강 상류지역, 인명피해 특히 심해 – 2006년 9월호

대동강 상류지역, 인명피해 특히 심해

이번 수해로 가장 인명피해가 심각한 곳은 평안남도 양덕군, 신양군, 성천군, 맹산군 등 대동강 상류지역으로, 사망자 및 실종자가 약 3만 여명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특히 피해가 심한 양덕군은 양덕-고원 사이의 지수역, 양덕역, 내동역 구간의 50여리에 산사태가 일어나 마을과 철길, 도로가 모두 사라져버렸다. 양덕군은 주변 4개 산(백산, 연두봉, 박죽산, 자하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분지형 도시인데, 이곳은 고도가 높고 경사가 심한 산악지형이라 산 중턱 곳곳에 계단식 뙈기밭을 개간할 때부터 산사태 위험으로 논란이 되던 곳이다. 이런 상황에서 예상 밖의 집중호우로 인해 주변 산의 토사가 한번에 무너져 내리는 바람에 양덕군의 대형 참사가 발생하게 되었다. 신양군도 둑이 터져 물길이 읍내를 가로지르는 바람에 시내 절반이 큰물에 휩쓸렸다. 한마디로 말해 지도 판독이 어려울 정도로 수해로 인한 지형 변형이 심한 상황인데, 북한 당국은 양덕군의 인명피해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군대를 동원해 주민의 통행과 차량 통행을 엄격히 통제하고 지역자체를 봉쇄했다.

양덕군, 새벽의 산사태로 상당수 주민 매몰-2006년 9월호

양덕군, 새벽의 산사태로 상당수 주민 매몰

양덕군에서는 갑작스런 무더기 폭우로 5층 아파트가 산사태에 묻히는 바람에 아파트 주민들이 잠을 자다 매몰되는 참극을 당했다. 집중 폭우가 쏟아지던 당일 새벽 3-4시 경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 잠을 자던 주민들이 순식간에 참변을 당했는데, 3층까지 감탕(진흙)에 잠길 정도로 많은 토사가 쏟아져 내려와 온 가족이 한 번에 매몰된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잠을 자다 참변을 당한 사체가 감탕 밑에 가득한데도 그 양이 엄청나 아직 파낼 엄두를 못 내고 있어 사체의 신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단독가족(독신자가족)의 피해는 실종 신고마저 없어 사망 여부조차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 사체는 감탕 속에서 썩어가고 있는데도 복구 장비와 지원이 열악해 수해복구가 언제 마무리 될지 기약이 없다.

다행히 살아남은 주민들도 창졸지간 잠자던 속옷차림으로 새벽녘에 황급히 빠져나오거나 진흙탕 물에 쓸려 내려와 몰골이 처참한 지경이다. 지원도 못 받기 때문에 몸에 걸칠 옷 한 벌 변변치 않아 거의 벌거벗은 상태로 지내다보니, 여성들의 이차 피해가 발생하는 등 차마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정도이다.

“굴삭기만 있었더라도 사람을 더 살릴 수 있었을 텐데” – 2006년 9월호

“굴삭기만 있었더라도 사람을 더 살릴 수 있었을 텐데”

더욱 안타까운 것은 물을 뽑아낼 수 있는 기계나 장비가 없어 충분히 구조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방치된 채 그대로 죽어간 상황이다. 구조반이 들어가도 장비가 없어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는데, 양덕지구는 아직도 감탕에 묻힌 사람들을 건져내지 못하고 있다. 감탕을 제거하면 아마도 사망자 수가 1-2천 명 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양덕 복구에 참가했던 북한의 한 관리는 “굴삭기가 단 몇 대라도 있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회한의 한숨을 쉬었다. 한편, 집중 폭우로 수해가 발생한 직후 유엔기구에서 양덕군 가기 전의 한 지역을 시찰하고 피해 상황을 발표한 바 있는데, 그 지역은 가옥 피해가 발생한 곳으로 피해 정도가 심한 곳이 아니었다.

요덕군과 고원군 수동노동자구에서도 사상자 수천 명 발생 -2006년 9월호

요덕군과 고원군 수동노동자구에서도 사상자 수천 명 발생

함경남도 요덕군과 고원군 수동노동자들의 피해도 이미 수천 명에 이른다. 요덕군의 경우 단층집들은 자취도 없이 완전히 쓸려나간 상태이며, 구읍리 아파트는 기둥만 서있는 정도로 피해가 심하다. 긴급 지원조차 없는 상황에서 아직까지 행불자들의 생사여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북한 미사일 관련 유엔 결의안이 발표된 이후 군대는 준전시 상태 아래 거의 갱도 안에서만 생활하는 바람에 군 막사가 붕괴되고 침수되는 것조차 몰랐었는데, 지난 7월 30일 이후 갱도 밖 활동이 허용된 이후부터 무너진 군영을 복구하는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또한 강원도 금강군에서는 저수지 제방 둑이 터져 그 아래 마을과 논밭이 모조리 잠기면서 없어졌는데, 이 곳 역시 수천 명이 넘는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가 이처럼 예상했던 것보다 심한 것은 북한의 살림 가옥 구조에 있다. 살림집 대부분이 바닥은 시멘트 바닥이지만 건물 골조는 목조이기 때문에 집중호우와 이로 인한 산사태에 버티기 힘들었다. 그래서 피해규모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민심 동요 우려해 수해 소식 차단 -2006년 9월호

민심 동요 우려해 수해 소식 차단

북한 당국은 수해로 인한 인명 피해를 집계하기 위해 접수대를 만들고, 각 인민반별로 접수자, 행불자, 사망자 등을 한 사람도 빠짐없이 등록하도록 했다. 밖에 책상을 두고, 마을마다 접수처를 만들어 접수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복잡한 민심이 더욱 소란해질까봐 수해 피해 실태를 철저히 통제하면서 상세한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이번 수해 피해가 알려지면 민심이 크게 동요하거나 국제여론이 더욱 악화될 수 있으니 관련 정보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철저하게 통제하라는 지시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이재민들의 이동을 막고 전국의 민심 동요를 방지하기 위해 출장, 여행증 발급까지 제한했다. 대신 전국 각지에서 수재민 구제 사업으로 숟가락, 젓가락, 이불, 담요, 냄비, 밥솥 등 생필품은 물론 수재의연금 2천 원씩을 거두고 있다. 그러는 사이 수해복구 소식 외에 피해상황에 대한 공식보도는 없었으나, 주민들이 수재 지원 물품을 걷는 과정에서 피해 관련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면서 소문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평양시만 하더라도 대동강이 넘치는 바람에 흙모래 감탕(진흙)이 시내에 쓸려 들어와 주민들이 수해 복구 작업에 동원되고 있는데 감탕층은 50cm이상에 이른다. 서해갑문, 미림갑문, 봉화갑문 등을 설치하고 상류에 대동강댐과 남강댐을 설치해 수해방지 대책이 가장 잘 되었다는 평양 시내가 이 정도이니 다른 지역의 형편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주민들은 이번 수해로 논밭이 수십만 정보가 없어져 올해 농사는 거둘 것이 없다고 벌써부터 수심이 깊다. 아직까지 행불자(실종자)들의 생사여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대부분 이미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사일 발사 소식 통제에도 온갖 소문 무성 -2006년 9월호

미사일 발사 소식 통제에도 온갖 소문 무성

북한 당국이 미사일 발사를 주민들에게 공식 발표하지 않았음에도 온갖 소문이 돌고 있다. 미사일 발사 이유는 국제 사회의 압력과 국내 인민의 이목을 돌리려는 목적에서 북한 당국이 일부러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미국대통령이 각국 대통령들을 초청하는 것을 겨냥해 조선의 위력을 시위하기 위해 7월 5일에 7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또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 본토를 지나갔는데, 그 중 한 개는 500km 넘어간 지점에 떨어졌다는 소문이 퍼져 있다.

국경 연선에서는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중국으로 주민들이 달아나지 못하도록 두만강 주변 잠복근무 외에 대대, 연대, 기동순찰대를 요소마다 배치해 저녁 10시~아침 5시까지 사이에 통행자들을 철저히 확인하는 등 경계 근무를 철저히 하고 있다. 또한 안전보위부와 보안서는 문제가 제기되는 사람들과 세대들에 대해 추방을 하거나 처벌하는 등 주민동향 감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더욱이 주민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유엔 안보리 이사회에서 중국과 소련이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왜곡 선전하면서, 우리는 전쟁으로 제국주의 압력과 제재에 맞서야 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소식이 빠른 주민들은 유엔 안보리이사회에서 제재 결의안이 통과되면서 중국과 러시아까지 손을 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전쟁이 날 수도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미사일은 왜 발사해서 가뜩이나 힘들고 못사는 우리를 더 못 살게 만드는가? 나라의 위신을 세우는 것이 그렇게도 중요한가?”라는 불평이 늘고 있으며, “백성이 잘 살고 나라가 잘 살면 자연히 국가 위신도 올라가겠는데 그것도 모르고 백성들만 더 힘들게 하고 있다”는 강도 높은 불만도 표출되고 있다.

한편 일반 병사들은 이번 준전시체제 선포로 갱도진지에서 대기 근무를 했는데, 이 기간이 다른 때보다 더 좋았다고 한다. 평상시보다 더 잘 먹을 수 있고 근무가 편안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매일 한 덩어리도 안 되는 밥에 각종 건설 및 농사일에 내몰리고 훈련에 동원되어 고생이 많다가, 갱도 진지에 들어오면서부터 공급을 제때 받게 돼 먹는 걱정을 덜게 되자, 병사들 대부분이 전쟁이 나서 죽을 때는 죽더라도 이렇게 편안하고 배불리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군대들의 전투준비 태세는 7월 30일 해제되었는데, 준전시상태가 풀린 것이 아니라 갱도에서 못 나가게 했던 것이 풀렸다. 29일까지 갱도 안에서 못 나가게 해 군영의 피해복구도 못하다가 이후부터 무너진 군영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8월 수해 이후 식량 가격 급상승 – 2006년 9월호

8월 수해 이후 식량 가격 급상승

수해피해와 미사일 발사 후 유엔 안보리이사회의 대북 제재가 결의되면서 시장에서 식량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특히 수해 피해로 교통 사정이 더 악화되어 식량 유통이 거의 불가능해지자 식량 값이 급등하고 있다. 수해 이후 북한 주민들은 수해로 수많은 농토가 유실되거나 황폐화되는 바람에 올해 식량생산이 거의 절반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게다가 수해가 없는 북쪽 지역에서조차 가뭄으로 곡식들이 마르고 있어 작년에 비해 수확량이 대폭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북한 정부의 강경정책으로 유엔과 한국정부의 식량 지원이 중단되었다는 소문이 전해지면서 식량 값이 계속 오르고 있는 추세이다. 다른 물품의 시장가격은 7월 초와 거의 차이가 없으나, 다음 표에서 보다시피 일부 지역의 식량가격은 상승추세로 들어서고 있다. 그러던 것이 8월에 들어서면서 쌀값은 거의 모든 지역에서 1천 원을 다 넘기고 있으며, 옥수수 값이 아직은 싸다고 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지방은 400원을 넘고 수해지역은 500원을 넘긴지 오래이다.

2006년 북한 수해 피해 실태와 이재민 구호 및 복구비용 추산 -2006년 9월호

2006년 북한 수해 피해 실태와 이재민 구호 및 복구비용 추산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현재까지 파악된 인명피해와 이재민, 가옥 및 농경지 침수 및 유실, 경작지 피해 등을 감안하면, 북한 스스로의 능력과 노력으로는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더욱이 1990년대 중반의 큰물 피해와 그로 인한 고난의 행군 시기 3백만 명 이상의 대규모 아사로 이어진 인명피해를 겪은 이후 2000년대 들어서서 조금이나마 회복세를 걷고 있던 북한에게 이번의 집중호우는 예전의 상태로 되돌아가기 어려운 결정적인 충격을 안겼다.

더욱이 현재의 북한의 시설과 장비로는 빠른 복구가 불가능하며 외부지원 없이는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긴급한 재난 구호 및 복구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2-3개월 안에 복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바로 겨울로 접어들기 때문에 추가적인 대량의 인명피해를 가져올 수 있어 1990년대 중반의 민족적 고통과 아픔의 반복이 우려된다.

다음은 최근 수해피해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인도적 차원의 이재민 지원 및 복구경비를 최소로 추산한 내용이다.

■ 논평

특별재난에는 긴급구호와 복구지원이 시급하다 -2006년 9월호

특별재난에는 긴급구호와 복구지원이 시급하다.

북한의 수해가 예상보다 심각하다. 우리도 빠른 복구가 어려울 정도로 심한 피해를 입었지만, 북한의 실상은 설마 하는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피해 상황이 속속 집계되면서 인명 피해만 5만 5천여 명에 달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사실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피해 상황을 접하고는 거짓으로 부풀려진 것이라는 생각이 앞설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100년만의 대홍수였다는 지난 1967년에 1만 7천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당시보다 강우량이 훨씬 적었는데도 인명피해는 1967년의 3배가 넘는 5만 5천여 명에 달한다. 지난 파키스탄 대지진 참사로 발생한 4만 명보다 더 많은 피해이다. 바로 지척에서 이런 엄청난 참변이 발생했는데도 우리는 실상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 체제의 특성이 너무나 폐쇄적이라고 하지만, 수만 명의 사람이 죽어간 참사를 제대로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고 서글프다.

이번 북한의 수해 규모를 보면 쓰나미나 지진과 같은 특별재난에 해당된다. 따라서 특별재난 구호에 맞는 구호 및 지원체제를 가동시키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한데, 북한 당국의 능력과 노력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진흙 속에 묻혀 있는 사체 발굴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이 북한 의 구호 능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긴급 구호를 감당해낼 만한 당국의 능력과 사회지원 시스템이 취약한 상태에서 특별재난에 해당하는 수해 복구를 신속히 해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북한 당국의 구호 의지가 약해 이런 상황이 초래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북한 당국도 주민 총동원령을 내려가면서 긴급 구호에 나서고 있지만, 워낙 피해 규모도 크기 때문에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주민들의 피해 상황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 민심 동요가 일 것을 염려한 당국이 수해 피해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해 피해 상황이 공개적으로 알려지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응당 받아들여야 할 국제기구의 지원도 못 받고 있다. 겨우 우리 민간단체와 적십자사의 지원 의사를 소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제국주의자들에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위신과 능력을 한껏 보여준 상황에서 수해를 입었다고 선 듯 손을 벌리기엔 체면과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저간의 상황으로 북한 당국이 자세를 굽히고 지원요청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또 피해를 적나라하게 공개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방치하고 내버려둘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번 상황은 긴급 구호가 절실한 특별재난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죽어가는 사람을 일단 살려놓아야 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긴급히 도와주어야 하는 특별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앞으로 함께 살아가야 하는 같은 민족이 입은 긴급 상황이기 때문에 도울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펼치는 것이 마땅하다. 미사일 사건으로 인한 대북 불신과 이산가족 상봉 중단에 대한 분노에 기초해 그냥 내버려 두기에는 너무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북한 주민들은 간간히 보도되는 수해 상황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처지에 놓여 있다. 사체도 아직 덜 수습된 상황에서 250만 명이 넘는 이재민들이 긴급 구호를 기다리고 있다. 당장 먹을 식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몸을 감쌀 의복도 필요하다. 생명을 부지할 수 있을 정도의 생필품도 필요하다. 비와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지붕 있는 집도 필요하다. 수해 관련 정보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는 북한 당국도 이런 심각한 상황을 감안하여, 전국 각지에서 수재민 구제 사업으로 숟가락, 젓가락, 이불, 담요, 냄비, 밥솥 등 생필품은 물론 수재의연금을 걷고 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복구 의지와 살아남은 주민들의 노력만으로는 짧은 시간에 피해복구가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번 중부 내륙 지방을 강타한 수해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지원 규모는 약 6조 3천억 원 정도이다. 이는 지난 2003년 태풍 매미가 왔을 때 지원한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 상황을 감안하여 북한 이재민 긴급구호 및 복구에 드는 최소한의 경비를 추산해보면, 대략 우리 수해 피해 복구비용의 1/10에 못 미치는 5천억 원으로 예상된다. 이만한 돈이면 북한 당국도 감당해낼 수 있지 않느냐는 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또 미사일 발사 비용이면 얼마든지 감당해낼 수 있을 텐데 왜 도와주어야 하느냐는 질책과 비판도 예상된다.

그러나 북한 현실은 우리와 전혀 다르다. 우리는 긴급 상황이 벌어지면 최우선적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한다. 특별재난으로 판단하면 모든 혜택을 신속히 제공하여 해당 지역의 주민을 긴급 구호한다. 전국 각지에서 온정이 답지하며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도 줄을 잇는다.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특별재난에 대한 긴급구호 양상이다. 그러나 북한 사회는 전혀 다르다. 남의 어려움을 생각하는 마음과 의지가 있더라도 도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당사자가 아니면 수해가 일어난 규모와 실태를 알 수도 없을 뿐 아니라, 도울 수 있는 물자와 장비가 거의 없다. 자원봉사를 하려해도 그 지역에 갈 수 있는 교통망과 수송 수단이 없다. 열흘에 한 번 다니는 기차를 타고 어떻게 자원봉사를 나설 수 있겠는가. 설상가상으로 일만 터지면 동원되던 군인들은 이번엔 준전시 태세로 인해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그래서 수해를 입은 북한 주민들은 속수무책인 상태에 놓여 있다. 그리고 희망도 가지지 못한 채 죽어가고 있다.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잘 곳도 없이 250만 명의 이재민이 그야말로 자연 상태에 방치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벌써부터 쌀값이 심상치 않게 폭등하고 있고, 수많은 농경지 유실로 올 가을 농사는 거둬들일 것이 없다는 절망 섞인 한탄이 나오는 마당에 올 겨울 혹독한 추위를 집도 옷도 먹을 것도 없이 이재민들이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긴급구호는 피할 수 없는 당면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현재로선 우리의 긴급 구호와 지원만이 이재민들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자 생명줄이다. 한국 민간단체의 수해 지원 물자가 들어가면서 북한 관리들 사이에도 이번에 도움 받을 곳은 남한밖에 없다고 반기고 있다. 머나 먼 이웃나라의 재해에도 아무 조건 없이 구호물자와 장비를 보내주는데 우리 동포에게 이 정도의 긴급 구호는 해주어야 한다. 지난 2004년 룡천역 참사가 일어났을 때도 우리는 따뜻한 동포애를 발휘하지 않았던가.

북한 정부에 비판적인 야당과 보수 세력조차도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한국 정부의 북한 수해 피해 지원을 촉구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 그 이후 한국 정부와 민간단체의 지원이 시작되어 천만다행이지만, 현재 수준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재민 구호 지원품 외에도 수해 복구 지원이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려면 정치권이 앞장서 주어야 한다. 이데올로기적 판단은 각기 다르더라도 북한 주민을 살려야겠다는 마음에 동의한다면, 국회에서 특별예산을 세워 긴급지원을 결의해주기를 간절히 요청한다.

통일은 말로 떠드는 것보다 지금 당장 고통 받는 민중을 구제하는 것이 통일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다. 지원을 하면 대화의 물꼬가 트이지 않을까 하는 그 어떤 기대도 갖지 말고, 오직 고통 받는 북한 주민을 구제한다는 한 생각만으로 지원하도록 하자. 이번 수해 복구는 북한 정부 단독으로는 불가능하다. 한국 정부의 신속하고도 대대적인 복구 지원만이 자연재해 대참사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특별재난에 처한 북한 이재민들을 살려내는 또 한 번의 자비와 온정을 간곡하게 요청한다.

■ 시선집중

북한 수해 사상 최고의 인명피해 54,700여 명-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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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수해 사상 최고의 인명피해 54,700여 명

지난 7월 14-16일간에 걸쳐 퍼부은 집중호우로 남북한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남한은 강원도, 경기도, 충청남북도의 피해가 심했고, 북한은 강원도, 황해남북도, 평안남도, 함경남도 지역에 걸쳐 피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이번 수해로 북한은 역사상 최대 피해로 기록된 1967년의 1만 7천여 명 사상자보다 무려 3배가 넘는 5만 5천여 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수해가 발생한 지 보름이 지난 7월 말경에서야 피해 실태의 대략적인 윤곽이 파악되었는데, 피해 상황은 예상을 뛰어넘는 북한 수해 사상 최악이었다. 인명 피해는 사망자와 실종자를 합쳐 도합 5만 4천 7백여 명에 이르며, 이재민은 250여만 명, 농경지 유실 및 침수는 최대 곡창지 중 하나인 황해도를 포함해 수십 만 정보에 이른다. 이번 수해로 끊어진 다리는 철교까지 포함하여 231개 정도가 되며, 임시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피해 정도가 심한 상태이다. 특히 수십 만 정보의 논밭이 유실되거나 침수되어 “올해 농사는 거둘 것이 없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대동강 상류지역, 인명피해 특히 심해

이번 수해로 가장 인명피해가 심각한 곳은 평안남도 양덕군, 신양군, 성천군, 맹산군 등 대동강 상류지역으로, 사망자 및 실종자가 약 3만 여명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특히 피해가 심한 양덕군은 양덕-고원 사이의 지수역, 양덕역, 내동역 구간의 50여리에 산사태가 일어나 마을과 철길, 도로가 모두 사라져버렸다. 양덕군은 주변 4개 산(백산, 연두봉, 박죽산, 자하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분지형 도시인데, 이곳은 고도가 높고 경사가 심한 산악지형이라 산 중턱 곳곳에 계단식 뙈기밭을 개간할 때부터 산사태 위험으로 논란이 되던 곳이다. 이런 상황에서 예상 밖의 집중호우로 인해 주변 산의 토사가 한번에 무너져 내리는 바람에 양덕군의 대형 참사가 발생하게 되었다. 신양군도 둑이 터져 물길이 읍내를 가로지르는 바람에 시내 절반이 큰물에 휩쓸렸다. 한마디로 말해 지도 판독이 어려울 정도로 수해로 인한 지형 변형이 심한 상황인데, 북한 당국은 양덕군의 인명피해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군대를 동원해 주민의 통행과 차량 통행을 엄격히 통제하고 지역자체를 봉쇄했다.

양덕군, 새벽의 산사태로 상당수 주민 매몰

양덕군에서는 갑작스런 무더기 폭우로 5층 아파트가 산사태에 묻히는 바람에 아파트 주민들이 잠을 자다 매몰되는 참극을 당했다. 집중 폭우가 쏟아지던 당일 새벽 3-4시 경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 잠을 자던 주민들이 순식간에 참변을 당했는데, 3층까지 감탕(진흙)에 잠길 정도로 많은 토사가 쏟아져 내려와 온 가족이 한 번에 매몰된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잠을 자다 참변을 당한 사체가 감탕 밑에 가득한데도 그 양이 엄청나 아직 파낼 엄두를 못 내고 있어 사체의 신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단독가족(독신자가족)의 피해는 실종 신고마저 없어 사망 여부조차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 사체는 감탕 속에서 썩어가고 있는데도 복구 장비와 지원이 열악해 수해복구가 언제 마무리 될지 기약이 없다.

다행히 살아남은 주민들도 창졸지간 잠자던 속옷차림으로 새벽녘에 황급히 빠져나오거나 진흙탕 물에 쓸려 내려와 몰골이 처참한 지경이다. 지원도 못 받기 때문에 몸에 걸칠 옷 한 벌 변변치 않아 거의 벌거벗은 상태로 지내다보니, 여성들의 이차 피해가 발생하는 등 차마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정도이다. (33호)

“굴삭기만 있었더라도 사람을 더 살릴 수 있었을 텐데”

더욱 안타까운 것은 물을 뽑아낼 수 있는 기계나 장비가 없어 충분히 구조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방치된 채 그대로 죽어간 상황이다. 구조반이 들어가도 장비가 없어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는데, 양덕지구는 아직도 감탕에 묻힌 사람들을 건져내지 못하고 있다. 감탕을 제거하면 아마도 사망자 수가 1-2천 명 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양덕 복구에 참가했던 북한의 한 관리는 “굴삭기가 단 몇 대라도 있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회한의 한숨을 쉬었다. 한편, 집중 폭우로 수해가 발생한 직후 유엔기구에서 양덕군 가기 전의 한 지역을 시찰하고 피해 상황을 발표한 바 있는데, 그 지역은 가옥 피해가 발생한 곳으로 피해 정도가 심한 곳이 아니었다. (33호)

요덕군과 고원군 수동노동자구에서도 사상자 수천 명 발생

함경남도 요덕군과 고원군 수동노동자들의 피해도 이미 수천 명에 이른다. 요덕군의 경우 단층집들은 자취도 없이 완전히 쓸려나간 상태이며, 구읍리 아파트는 기둥만 서있는 정도로 피해가 심하다. 긴급 지원조차 없는 상황에서 아직까지 행불자들의 생사여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북한 미사일 관련 유엔 결의안이 발표된 이후 군대는 준전시 상태 아래 거의 갱도 안에서만 생활하는 바람에 군 막사가 붕괴되고 침수되는 것조차 몰랐었는데, 지난 7월 30일 이후 갱도 밖 활동이 허용된 이후부터 무너진 군영을 복구하는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또한 강원도 금강군에서는 저수지 제방 둑이 터져 그 아래 마을과 논밭이 모조리 잠기면서 없어졌는데, 이 곳 역시 수천 명이 넘는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가 이처럼 예상했던 것보다 심한 것은 북한의 살림 가옥 구조에 있다. 살림집 대부분이 바닥은 시멘트 바닥이지만 건물 골조는 목조이기 때문에 집중호우와 이로 인한 산사태에 버티기 힘들었다. 그래서 피해규모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33호)

민심 동요 우려해 수해 소식 차단-2006년 8월

민심 동요 우려해 수해 소식 차단

북한 당국은 수해로 인한 인명 피해를 집계하기 위해 접수대를 만들고, 각 인민반별로 접수자, 행불자, 사망자 등을 한 사람도 빠짐없이 등록하도록 했다. 밖에 책상을 두고, 마을마다 접수처를 만들어 접수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복잡한 민심이 더욱 소란해질까봐 수해 피해 실태를 철저히 통제하면서 상세한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이번 수해 피해가 알려지면 민심이 크게 동요하거나 국제여론이 더욱 악화될 수 있으니 관련 정보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철저하게 통제하라는 지시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이재민들의 이동을 막고 전국의 민심 동요를 방지하기 위해 출장, 여행증 발급까지 제한했다. 대신 전국 각지에서 수재민 구제 사업으로 숟가락, 젓가락, 이불, 담요, 냄비, 밥솥 등 생필품은 물론 수재의연금 2천 원씩을 거두고 있다. 그러는 사이 수해복구 소식 외에 피해상황에 대한 공식보도는 없었으나, 주민들이 수재 지원 물품을 걷는 과정에서 피해 관련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면서 소문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평양시만 하더라도 대동강이 넘치는 바람에 흙모래 감탕(진흙)이 시내에 쓸려 들어와 주민들이 수해 복구 작업에 동원되고 있는데 감탕층은 50cm이상에 이른다. 서해갑문, 미림갑문, 봉화갑문 등을 설치하고 상류에 대동강댐과 남강댐을 설치해 수해방지 대책이 가장 잘 되었다는 평양 시내가 이 정도이니 다른 지역의 형편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주민들은 이번 수해로 논밭이 수십만 정보가 없어져 올해 농사는 거둘 것이 없다고 벌써부터 수심이 깊다. 아직까지 행불자(실종자)들의 생사여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대부분 이미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33호)

미사일 발사 소식 통제에도 온갖 소문 무성

북한 당국이 미사일 발사를 주민들에게 공식 발표하지 않았음에도 온갖 소문이 돌고 있다. 미사일 발사 이유는 국제 사회의 압력과 국내 인민의 이목을 돌리려는 목적에서 북한 당국이 일부러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미국대통령이 각국 대통령들을 초청하는 것을 겨냥해 조선의 위력을 시위하기 위해 7월 5일에 7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또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 본토를 지나갔는데, 그 중 한 개는 500km 넘어간 지점에 떨어졌다는 소문이 퍼져 있다.

국경 연선에서는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중국으로 주민들이 달아나지 못하도록 두만강 주변 잠복근무 외에 대대, 연대, 기동순찰대를 요소마다 배치해 저녁 10시~아침 5시까지 사이에 통행자들을 철저히 확인하는 등 경계 근무를 철저히 하고 있다. 또한 안전보위부와 보안서는 문제가 제기되는 사람들과 세대들에 대해 추방을 하거나 처벌하는 등 주민동향 감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더욱이 주민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유엔 안보리 이사회에서 중국과 소련이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왜곡 선전하면서, 우리는 전쟁으로 제국주의 압력과 제재에 맞서야 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소식이 빠른 주민들은 유엔 안보리이사회에서 제재 결의안이 통과되면서 중국과 러시아까지 손을 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전쟁이 날 수도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미사일은 왜 발사해서 가뜩이나 힘들고 못사는 우리를 더 못 살게 만드는가? 나라의 위신을 세우는 것이 그렇게도 중요한가?”라는 불평이 늘고 있으며, “백성이 잘 살고 나라가 잘 살면 자연히 국가 위신도 올라가겠는데 그것도 모르고 백성들만 더 힘들게 하고 있다”는 강도 높은 불만도 표출되고 있다.

한편 일반 병사들은 이번 준전시체제 선포로 갱도진지에서 대기 근무를 했는데, 이 기간이 다른 때보다 더 좋았다고 한다. 평상시보다 더 잘 먹을 수 있고 근무가 편안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매일 한 덩어리도 안 되는 밥에 각종 건설 및 농사일에 내몰리고 훈련에 동원되어 고생이 많다가, 갱도 진지에 들어오면서부터 공급을 제때 받게 돼 먹는 걱정을 덜게 되자, 병사들 대부분이 전쟁이 나서 죽을 때는 죽더라도 이렇게 편안하고 배불리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군대들의 전투준비 태세는 7월 30일 해제되었는데, 준전시상태가 풀린 것이 아니라 갱도에서 못 나가게 했던 것이 풀렸다. 29일까지 갱도 안에서 못 나가게 해 군영의 피해복구도 못하다가 이후부터 무너진 군영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3호)

8월 수해 이후 식량 가격 급상승

수해피해와 미사일 발사 후 유엔 안보리이사회의 대북 제재가 결의되면서 시장에서 식량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특히 수해 피해로 교통 사정이 더 악화되어 식량 유통이 거의 불가능해지자 식량 값이 급등하고 있다. 수해 이후 북한 주민들은 수해로 수많은 농토가 유실되거나 황폐화되는 바람에 올해 식량생산이 거의 절반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게다가 수해가 없는 북쪽 지역에서조차 가뭄으로 곡식들이 마르고 있어 작년에 비해 수확량이 대폭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북한 정부의 강경정책으로 유엔과 한국정부의 식량 지원이 중단되었다는 소문이 전해지면서 식량 값이 계속 오르고 있는 추세이다. 다른 물품의 시장가격은 7월 초와 거의 차이가 없으나, 다음 표에서 보다시피 일부 지역의 식량가격은 상승추세로 들어서고 있다. 그러던 것이 8월에 들어서면서 쌀값은 거의 모든 지역에서 1천 원을 다 넘기고 있으며, 옥수수 값이 아직은 싸다고 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지방은 400원을 넘고 수해지역은 500원을 넘긴지 오래이다. (33호)

7월 말 전국 주요도시 식량가격

(단위:kg/북한 원)

지역

식량

함흥라진청진회령원산사리원평양
북한쌀980 (770)9501,0001,010980 (700) 950 (650)960 (700)
한국쌀960 (750)9501,0001,000950 (670)940 (650)950 (750)
옥수수500 (350)300400250320 (300)300 (240)300 (300)
*( )안은 7월초 가격

2006년 북한 수해 피해 실태와 이재민 구호 및 복구비용 추산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현재까지 파악된 인명피해와 이재민, 가옥 및 농경지 침수 및 유실, 경작지 피해 등을 감안하면, 북한 스스로의 능력과 노력으로는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더욱이 1990년대 중반의 큰물 피해와 그로 인한 고난의 행군 시기 3백만 명 이상의 대규모 아사로 이어진 인명피해를 겪은 이후 2000년대 들어서서 조금이나마 회복세를 걷고 있던 북한에게 이번의 집중호우는 예전의 상태로 되돌아가기 어려운 결정적인 충격을 안겼다.

더욱이 현재의 북한의 시설과 장비로는 빠른 복구가 불가능하며 외부지원 없이는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긴급한 재난 구호 및 복구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2-3개월 안에 복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바로 겨울로 접어들기 때문에 추가적인 대량의 인명피해를 가져올 수 있어 1990년대 중반의 민족적 고통과 아픔의 반복이 우려된다.

다음은 최근 수해피해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인도적 차원의 이재민 지원 및 복구경비를 최소로 추산한 내용이다. (33호)

수해 피해 집계 (2006.07.30 현재)

피해 항목 피해규모비고
인명피해54,700여 명 2-3천 명 추가 예상
이재민250여만 명
가옥 피해30만여 세대완전파손 5만여 세대

부분파손 7만여 세대

침수 18만여 세대

농경지 침수 및 유실10만여 정보
농작물 피해10만여 정보
다리231개
도로168km636개소
수해피해 이재민 지원 및 복구 최소 경비 추산

지원항목지원경비산출근거
이재민

구호

사업비

식량

지원

긴급구호 식량1,125억37.5만톤[250만(명)×15kg(월)×10개월]×30만원
수확손실분1,800억60만톤[20만(정보)×3톤]×30만원

이불100억이불 100만채×1만원 [중국산 20억]
신발250억신발 250만개×1만원 [중국산 50억]
비누, 치약, 칫솔, 수건 등 생필품100억비누 등 250만×4천원 [중국산 25억]
수저, 그릇, 냄비, 대야 등 취사도구 200억수저 등 50만 가구× 4만원 [중국산 50억]
의약품200억설사약, 진통제, 항생제, 소독약 등 200억
소계3,775억
수해

복구

사업비

시멘트576억완파 5만×7톤(1세대당)=35만톤

반파 7만×3톤=21만톤

침수 18만×0.5톤=9만톤

다리 231개× 300톤= 69,300톤

——————

계: 72만톤×8만원=576억원

중장비120억중장비 100대× 1억 2천
트럭120억트럭 200대× 6천만 원
철근, 철로200억철근, 철로 200억
소계1,016억
운송비500억운송비 500억원
총계5,291억
*참고: 남한의 수해 피해 복구 지원 예산은 6조 3천억원

▪논평

특별재난에는 긴급구호와 복구지원이 시급하다.

북한의 수해가 예상보다 심각하다. 우리도 빠른 복구가 어려울 정도로 심한 피해를 입었지만, 북한의 실상은 설마 하는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피해 상황이 속속 집계되면서 인명 피해만 5만 5천여 명에 달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사실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피해 상황을 접하고는 거짓으로 부풀려진 것이라는 생각이 앞설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100년만의 대홍수였다는 지난 1967년에 1만 7천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당시보다 강우량이 훨씬 적었는데도 인명피해는 1967년의 3배가 넘는 5만 5천여 명에 달한다. 지난 파키스탄 대지진 참사로 발생한 4만 명보다 더 많은 피해이다. 바로 지척에서 이런 엄청난 참변이 발생했는데도 우리는 실상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 체제의 특성이 너무나 폐쇄적이라고 하지만, 수만 명의 사람이 죽어간 참사를 제대로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고 서글프다.

이번 북한의 수해 규모를 보면 쓰나미나 지진과 같은 특별재난에 해당된다. 따라서 특별재난 구호에 맞는 구호 및 지원체제를 가동시키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한데, 북한 당국의 능력과 노력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진흙 속에 묻혀 있는 사체 발굴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이 북한 의 구호 능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긴급 구호를 감당해낼 만한 당국의 능력과 사회지원 시스템이 취약한 상태에서 특별재난에 해당하는 수해 복구를 신속히 해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북한 당국의 구호 의지가 약해 이런 상황이 초래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북한 당국도 주민 총동원령을 내려가면서 긴급 구호에 나서고 있지만, 워낙 피해 규모도 크기 때문에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주민들의 피해 상황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 민심 동요가 일 것을 염려한 당국이 수해 피해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해 피해 상황이 공개적으로 알려지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응당 받아들여야 할 국제기구의 지원도 못 받고 있다. 겨우 우리 민간단체와 적십자사의 지원 의사를 소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제국주의자들에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위신과 능력을 한껏 보여준 상황에서 수해를 입었다고 선 듯 손을 벌리기엔 체면과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저간의 상황으로 북한 당국이 자세를 굽히고 지원요청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또 피해를 적나라하게 공개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방치하고 내버려둘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번 상황은 긴급 구호가 절실한 특별재난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죽어가는 사람을 일단 살려놓아야 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긴급히 도와주어야 하는 특별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앞으로 함께 살아가야 하는 같은 민족이 입은 긴급 상황이기 때문에 도울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펼치는 것이 마땅하다. 미사일 사건으로 인한 대북 불신과 이산가족 상봉 중단에 대한 분노에 기초해 그냥 내버려 두기에는 너무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북한 주민들은 간간히 보도되는 수해 상황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처지에 놓여 있다. 사체도 아직 덜 수습된 상황에서 250만 명이 넘는 이재민들이 긴급 구호를 기다리고 있다. 당장 먹을 식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몸을 감쌀 의복도 필요하다. 생명을 부지할 수 있을 정도의 생필품도 필요하다. 비와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지붕 있는 집도 필요하다. 수해 관련 정보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는 북한 당국도 이런 심각한 상황을 감안하여, 전국 각지에서 수재민 구제 사업으로 숟가락, 젓가락, 이불, 담요, 냄비, 밥솥 등 생필품은 물론 수재의연금을 걷고 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복구 의지와 살아남은 주민들의 노력만으로는 짧은 시간에 피해복구가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번 중부 내륙 지방을 강타한 수해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지원 규모는 약 6조 3천억 원 정도이다. 이는 지난 2003년 태풍 매미가 왔을 때 지원한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 상황을 감안하여 북한 이재민 긴급구호 및 복구에 드는 최소한의 경비를 추산해보면, 대략 우리 수해 피해 복구비용의 1/10에 못 미치는 5천억 원으로 예상된다. 이만한 돈이면 북한 당국도 감당해낼 수 있지 않느냐는 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또 미사일 발사 비용이면 얼마든지 감당해낼 수 있을 텐데 왜 도와주어야 하느냐는 질책과 비판도 예상된다.

그러나 북한 현실은 우리와 전혀 다르다. 우리는 긴급 상황이 벌어지면 최우선적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한다. 특별재난으로 판단하면 모든 혜택을 신속히 제공하여 해당 지역의 주민을 긴급 구호한다. 전국 각지에서 온정이 답지하며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도 줄을 잇는다.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특별재난에 대한 긴급구호 양상이다. 그러나 북한 사회는 전혀 다르다. 남의 어려움을 생각하는 마음과 의지가 있더라도 도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당사자가 아니면 수해가 일어난 규모와 실태를 알 수도 없을 뿐 아니라, 도울 수 있는 물자와 장비가 거의 없다. 자원봉사를 하려해도 그 지역에 갈 수 있는 교통망과 수송 수단이 없다. 열흘에 한 번 다니는 기차를 타고 어떻게 자원봉사를 나설 수 있겠는가. 설상가상으로 일만 터지면 동원되던 군인들은 이번엔 준전시 태세로 인해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그래서 수해를 입은 북한 주민들은 속수무책인 상태에 놓여 있다. 그리고 희망도 가지지 못한 채 죽어가고 있다.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잘 곳도 없이 250만 명의 이재민이 그야말로 자연 상태에 방치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벌써부터 쌀값이 심상치 않게 폭등하고 있고, 수많은 농경지 유실로 올 가을 농사는 거둬들일 것이 없다는 절망 섞인 한탄이 나오는 마당에 올 겨울 혹독한 추위를 집도 옷도 먹을 것도 없이 이재민들이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긴급구호는 피할 수 없는 당면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현재로선 우리의 긴급 구호와 지원만이 이재민들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자 생명줄이다. 한국 민간단체의 수해 지원 물자가 들어가면서 북한 관리들 사이에도 이번에 도움 받을 곳은 남한밖에 없다고 반기고 있다. 머나 먼 이웃나라의 재해에도 아무 조건 없이 구호물자와 장비를 보내주는데 우리 동포에게 이 정도의 긴급 구호는 해주어야 한다. 지난 2004년 룡천역 참사가 일어났을 때도 우리는 따뜻한 동포애를 발휘하지 않았던가.

북한 정부에 비판적인 야당과 보수 세력조차도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한국 정부의 북한 수해 피해 지원을 촉구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 그 이후 한국 정부와 민간단체의 지원이 시작되어 천만다행이지만, 현재 수준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재민 구호 지원품 외에도 수해 복구 지원이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려면 정치권이 앞장서 주어야 한다. 이데올로기적 판단은 각기 다르더라도 북한 주민을 살려야겠다는 마음에 동의한다면, 국회에서 특별예산을 세워 긴급지원을 결의해주기를 간절히 요청한다.

통일은 말로 떠드는 것보다 지금 당장 고통 받는 민중을 구제하는 것이 통일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다. 지원을 하면 대화의 물꼬가 트이지 않을까 하는 그 어떤 기대도 갖지 말고, 오직 고통 받는 북한 주민을 구제한다는 한 생각만으로 지원하도록 하자. 이번 수해 복구는 북한 정부 단독으로는 불가능하다. 한국 정부의 신속하고도 대대적인 복구 지원만이 자연재해 대참사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특별재난에 처한 북한 이재민들을 살려내는 또 한 번의 자비와 온정을 간곡하게 요청한다. (33호)